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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루나 거리의 해괴한 변고 p198-203 한편 시간은 절박했다. 바로 그날 아침 정오 전에 그는 토파즈를 한쪽 주머니에 그리고, 보석, 금, 가짜 진주, 예쁘든 못생겼든 모두 거짓말쟁이인 여자들 뭐든, 부랑아처럼 정처없이 헤매다 운 좋게 거둔 엄청난 결실들을 다 들고 마리노로 돌아가야 했다. 찾았건, 못 찾았건 되찾은 물건들에 대해, 그는 하사관에게 보고, 설명해야 했다. 손안에 든 목록, 이름들은 죄 낯설고 어려웠고, 뭔가 마법 같고 신비롭고 인도풍 느낌이 났으며 모든 ‘o’가 든 자리마다 마치 천공기로 찍은 기차표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다. 두 번째 목록은, 한 장이 빠져 불완전하지만 첫 번째 목록 못지않게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데, 그에게는 골칫거리긴 하지만, 오히려 자신은 상관할 바 없는 귀찮은 골칫거리로 느껴졌다. 브리얀틴(Brillia.. 2026. 8. 22.
메를루나 거리의 해괴한 변고 p167 -174 ****라 자미라, 정말 그녀가, 부스스한 머리에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빗자루로 적절한 집안 보풀들 지푸라기와 정체불명의 잡동사니 비축물들을 앞세우고, 침 질질 흐르는 능글맞은 직업적인 미소와 허위의 농사꾼 눈빛으로 짐짓 두 남자를 맞이했다. 그에 따른 우거지상은, 변덕스러운 날씨로 우충충한 꾸물한 창문에 납빛이었다가 갑자기 햇살이 쏟아져 비추자, 전혀 반갑지 않은 방문을 극도로 환영하는 척 속이려 들었다.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이 일을 이 방문을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었나? 아니면 이 여자는 그때 그 자리에서 바로, 목적은 몰라도 그 이유를 짐작했을까? 강건한 하사는 근방에 모르는 사람 없는 오토바이를 길에다 놔둘 수 없어 안으로 들여놓으려 했다. 멈칫거리는 말을 어루고 부리듯이 계단을 두 바퀴로.. 2026. 8. 22.
메룰라나 가도 해괴한 사건 p163- 두 산티에서 부우부우부우 소리가 잦아들고, 바퀴가 잠깐 미끄러졌지만 브레이크가 재빨리 걸리고 멈추자, 병사는 거기 떨어진 듯이 바닥을 딛고 어느새 서 있었다. 덩치가 산만한 어린 곰, 오른쪽 왼쪽, 어느 한쪽도 덜하지 않게, 올리브색 상의 군복 아랫단까지, 팽팽하게 다림질이 되었는데, 그 자체로 퉁실퉁실하고 몸집 큰 그의 인류학적 유형으로는 턱없이 짧은 의복이었다. 알바노 방향으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아피아 가도의 오른쪽으로, 불투명한 아니면 색을 넣은 유리문을 통해 작은 가게로 들어가는데, 가게 입구는 닳은 회색 페페리노 돌로 문턱은 아직 축축한 아스팔트 바닥과 같은 높이였다. 문 맞은편, 차분하게 오르막인 똑바른 길 왼쪽에, 병영과 마을에서 이곳으로 그들이 따라온 두 갈래 길의 어귀 사이에, 정원인지.. 2026. 8. 8.
메룰라나 가도 해괴한 사건 p155- 163 우연한 기회가 (non datur casus, non datur saltus, 우연이 없으면 도약도 없다), 도리어, 그날 밤 종잡지 못하던 사람들을 도와주고, 수사를 똑바로 정리하고, 바람의 방향을 바꿨다. 우연이, 요행이, 약간 풀리고, 조금은 해진 순찰대의 인위적이며, 교묘한 총명함이나 쇄세히 집착하는 변증법보다 더 큰 역할을 한 듯했다. 잉그라발로는 데비티를 불러들여, (이번에는 그가 거기에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아스카니오 란치아니라는 아이를 찾는 일을 맡겼다. 그 아이의 얼굴 생김새는...이네스가 바로 마치 작은 초상화처럼 적절히, 짧고 특징만 잡아 일러주었다. (p155) 그리고 이네스는 노점의 위치가 어디인지, 포르셰타(구운 돼지육)를 파는 할머니의 위치가 어디인지 설명해야 했다. 그렇다.. 2026. 8. 2.
메룰라나 가도 사건 p120-126 거기 또 어떤 동물들을 두었나? 그리고 누가 그 동물들을 돌봤나? 아하! 그래? 그리고 다들 스코포네 카드놀이도 했지? 아, 하지만 토요일에만. 당연하지. 물론, 당연히 그랬겠지. 토요일 저녁. 거의 모든 사람들이 와 조금씩 떠들고. 와인도 맛있었다. 그렇다, 자미라는 주류 판매 허가증도 있었다. 뭐, 그런 식이었다. 그런데 금요일과 화요일에는 카라비니에리들이, 그것도 왕립 카라비니에리가 자주 찾곤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페스탈로치 처지로서는 항의하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항의를 해야만 했으리라. 하지만 그의 입장도 “엑소테로(exotéro, 개방적으로/대중적으로)”, 그런 풍족한 수도꼭지에서 신선한 물이 조금 흘러나오도록 내버려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고비의 순간에는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 2026. 7. 26.
비아 메를라나의 끔찍한 사건 114-120 VI 같은 날 오후, 22일 화요일에 4번 방에서 앞서 언급한 세 남자의 담소가, 훗날 공식 기록에는 ‘발두치 5차 심문’으로 기록된 심문이 진행 중이던 때, 마리노 주재 카라비니에리(국방부 산하 군경찰) 본부에서 ‘메네가티 사건’ 수사에 관한 전화가 (콜레지오 로마노의) 산토 스테파노로 왔다. 전화의 전갈은 디 피에트란토니오 경사가 받았다. 연락을 준 테넨자(군경찰 주재소)는 아직 비공식적이지만 그저 예감이 그럴듯해, 녹색 스카프(그 즈음에 더 이상 그렇게 선명하게 새푸른 색이 아니긴 해도)의 주인이 레탈리 에네아, 일명 루이지니오라는 사람으로 확인되었다고 전해 주었다. 19살 이 청년은 안키세 레탈리와 결혼전 프로카치인 어머니 베네레의 아들이며, 레 프라토키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 토라치오’라는 .. 2026. 7. 21.
비아 메를라나에서 벌어진 인목불견 사건 p103-113 돈 로렌초는 산 자와 가련한 ‘망자’에게 송구하나, 릴리아나 발두치가 딸로 받아들였다가 내친 세 소녀, 그리고 차례로, 장차 피보호자가 되려던 세 소녀가 다소 쉽게, 다소 자발적으로, 분리 퇴거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 이 네 번째 소녀, 자가롤로 출신의 지나는 현재 그 자리를 맡고 있는 조카딸이, 다른 모든 이들을 대신하여 혜택을 받았다. 티볼리의 카라비니에리(헌병역할 국군 경찰)는 이미 어머니와 정육점 주인 역시 심문했다. 이레네 스피나치는 로마에 오고 싶어 했지만, 지나가 사크로 코레(성심 학교)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입을 다물었다. 어차피… 와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돈만 낭비하러? 기차표 살 돈조차 넉넉지 않은 형편에? 돈 로렌조는 망설이며 조심스럽던 마음을 떨.. 2026. 7. 18.
비아 메룰라나의 끔찍한 난장판 p102-107 바로 이 순간에 잿빛으로 변한 얼굴로, 잉그라발로는 업무상 이유로 자리를 비워야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부하 직원들이 올린 보고와 서류, 구두 혹은 서면, 전달해야 할 명령, 전화 통화. 후미 박사는 한눈으로 고개를 숙이고 어깨가 굽어 지친 듯이 생각에 잠긴 모습으로 문 쪽으로 향하는 그를 쫓았다. 무엇인지 도통 모를 슬픔에 잠겨 주머니에서 마케도니아 담배 한 갑을 꺼내, 그 마지막 한 개비를 빼어 무는 그를 지켜보았고, 문은 다시 닫혔다.돈 치치오에게는 마치 이 모든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일 같았다. 릴리아나 사촌과 남편이 고통스러운 인양 구조작업처럼 그렇게 끔찍하게 끝나버린 나날에서 끄집어내어 되살리고 있는 인상들과 기억들은 그가 비록 어렴풋이 확신은 없으나마, 이미 감지했던 점들의 재확증이었.. 2026. 7. 15.
Quer pasticciaccio brutto de via Merulana "비아 메룰라나에 벌어진 참으로 참혹한 곤경" 카를로 에밀리오 가다 1957 2026. 7. 11.
Against the day p695-708 4 장 날을 거슬러 Against the Day시프리안의 첫 근무지는 트리에스테였다. 그는 항구와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 통행을 감시하였고, 피우메로 짧게 임시방문도 하고 신참자로서 화이트헤드 어뢰 공장과 석유 항구에 순회 점검도 나갔으며, 또한 해안을 따라 젱그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젱그는 점점 활동적으로 나오는 신 우스코크(세르비아어로 피난민) 운동의 본거지였고, 16세기 한때 아드리아해 이쪽 끄트머리를 장악하고 주무르던 망명 공동체의 이름을 따서 지은 운동으로, 그 옛적에 바다에서는 베네치아에, 뒤의 산지에서는 터키에 큰 위협이었으며, 오늘날에도 쇄도할지도 모를 터키의 침략 위협이 무자비하게 임박하였다는 확신이 생생한 헌신적인 열성파였다. 이들은 군사 국경선을 따라 밤낮으로 운명적인 침해를 지.. 2026. 6. 28.
날을 거슬러, 3 장 PDF 429-694 Against the day 3 장, 429-694 Against the day 1-2장, 1-428 2026. 6. 22.
Against the day 678-685 그리고 여기 네빌과 나이젤이 다시 등장했다. 그들은 휴대용 탄산수 제조기에서 기포를 넣은 물과 영국산 기침 시럽으로 만든 - 하이볼을 마시고 있었고 더불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탄산수를 계속 방출하고 있는지라 T.W.I.T. 회원들 사이에서 약간 성가신 불평이 일었다.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화이트채플에서 왈츠, 혹은 멋진 로맨스’를 보러 가던 길이었는데, 막연히 그리고, 일부 논평에 따르면 저속하게, 80년대 후반 화이트채플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코믹 오페레타였다. “아아아!” 네빌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헐렁 바지! 피곳 양품점에 저런 ‘헐렁’ 바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루이스, 같이 가자.” 나이젤이 말했다. “티켓 한 장 남았어.”“아, 그리고 참,” 네빌이.. 2026.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