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뻘짓)302 Against the Day p149-156 북극의 불모지를 떠나, 인컨비년스 호는 만용까지 부리듯 하는 한 연료를 다 써가며, 버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무게를 버리고서 남쪽으로, 계속 밀어붙였다. 증기선 에티엔 루이 말뤼스 호보다 먼저 도시에 도착하려는 필사적인 시도였다.“저 불쌍한 말썽꾸러기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 칙 카운터플라이가 곰곰이 생각했다.북부 캐나다의 칙칙한 갈색 풍경, 수천 개 셀 수도 없이 호수가 구멍처럼 뚫려, 그들보다 1리그 아래를 빠르게 지나갔다. “호숫가 땅을 사기에 딱 좋은 곳이야!” 마일스가 외쳤다.보먼스 탐험대의 과학자들은 피어리와 다른 최근 과학 영웅들처럼 자신들이 가져오는 물건이 운석이라고 계속 믿었다. 북부 지역은 유성 충돌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그 만큼 대선(임대선박)과 유.. 2025. 6. 1. Against the Day p140-146 그들의 초대를 받고 우리는 거대한 비행선의 널찍한 조종실로 다닥다닥 끼어들었다. 조종실은 과학 장비들이 빈 데 없이 입방인치마다-어쩌면 다중입방 인치까지 가득 차 있었다. 꼼꼼하게 닦아 윤이 나 북극의 하늘을 반사하는 에보나이트(경질고무) 조종판처럼 우리로서는 판독할 수 없는, 환상적인 유리 외피들과 금선 매듭들 사이에서, 우리는 여기저기 좀 더 평범한 일상적인 물건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쪽으로는 망가닌 저항 상자와 테슬라 코일, 저쪽으로는 르클랑셰 전지(망간 전지)와 솔레노이드(원통) 자석, 그리고 곳곳에 상용등급 구타페르카 수지로 감싼 전선들이 사방으로 달리고 있었다. 내부는 예상보다 천장이 훨씬 높았으며, 선체 격벽들은 위에 걸린 세 개의 프레넬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부드러운 빛 때문에 잘 구별.. 2025. 5. 29. against the Day p133-139 태양이 하늘에 불길한 얼룩처럼 떠올랐다. 그렇다고 무정형은 아니었지만, 사실 바로 알아볼 수 있지만 그래도 딱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의장(儀仗)의 모습이었다. 너무나 친숙한데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 당혹이 단순한 좌절에서 오싹하게 치고 드는 공포로 바뀌고, 그 복잡성은 거의 순간순간 더욱 깊어지고…그 이름은 힘을 지닌 단어로, 큰 소리로 입 밖에 내어서도 아니 되고, 침묵 속에서도 기억해서는 아니 되는 존재 같았다. 사방에 나쁜 얼음으로 매복이 깔려 있었는데, 잠복하여 숨은 존재들이, 무섭게 모든 업무 교섭들을 따라다녀, 이들 각각은 수학자들이 가끔 용처를 찾는 0으로 수렴하는 무한소 원과 비슷했다. 은회색, 무취, 높은 세계에서 조용히 빠져나온…태양은 구름이 있든 없든 가끔 볼 수 있었지만, 하늘은 파.. 2025. 5. 25. Against the Day p129-133 불과 몇 년 전에 지어진, 선명한 크림색 비막이 판자로 외벽을 대고, 주위를 두른 노두와 돌벽보다 한두 톤 밝은 회색 지붕널로 지붕을 덮은 호텔 보레알리스가 원정대가 본부를 마련한 곳이었다. 호텔 한쪽 구석에는 기묘한 형태의 개방형 탑이 있었는데, 탑의 가느다란 흰색 기둥들이 1층과 2층의 반원형 발코니를 지탱하고 있었고, 그 위로는 거의 첨탑 같은 원뿔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고, 첨탑 꼭지에 풍향계와 무선 안테나가 딸린 피니얼(첨두장식)이 있었다. 호텔 뒤편으로는 가파른 푸른 산비탈이 솟아 있었다. 사방에 안개가 소용돌이로 피어오르고 슬며시 흘러갔다. 길 끝에는 깊고 급격한, 피오르드가 시작되었다.헌터는 바깥 길 건너편에 이젤을 세우고 장소를 그리기 시작했지만, 불가피한 미세한 소금 안개 물방울이 함께 .. 2025. 5. 24. against the day p125-129 익스페디션(탐험) 증기선을 이사피요르드Isafjörðr에서 간발 차로 가로막지 못하고 소년들은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추격을 계속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매번 배를 아슬아슬하게 놓쳤다. 때로는 역풍 때문에, 때로는 무선 통신 오류 정보 때문에, 기껏해야 유령 같은/스펙트럼 일반승무원에 지나지 않는, 북극 신화 속 “가외 인원”의 늦은 귀환으로 항구에서 지연되었다는 이유였다. 이곳에서는 익숙한 이야기였지만 늘 마찬가지로 불안을 야기하였다. 이따금 인컨비니언스 호 승무원 중에서 가외 인원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하지만 이는 아침 점호 때 기록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때때로 소년선원 중 한 명이, 물론 너무 늦게야, 자신이 상대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얼굴이 어쨌거나 진짜 얼굴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 .. 2025. 5. 18. Against the day p121-125 2 장빙주석ICELAND SPAR 최상층 선교에서 직접 눈을 부라리며 지켜보는 일 외에도, 랜돌프 세인트 코즈모는 또한 앞에도 고물에도 비행선의 가장 쌍안경으로 망을 보라고 경계를 세워 두었다. 여기, 북극권의 북쪽, 모든 기회의 친구들에게 내려진 상시 훈령은 “익숙하지 않은 창공-운항은 달리 증명되지 않으면 적대적이라고 가정하여야 한다”였다. 일상사 소규모 교전들이 일전을 치루고 있는 바 더 이상 영역 다툼이나 물품이 아니라, 전기-자기적인 정보를 두고 싸웠다. 가장 정확하게 지구를 둘러쌌다고 그 당시까지 알려진 신비로운 수학적 격자의 각 지점에 대한 장-계수들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고 지도화하는 국제적인 경주의 싸움이었다. 대항해 시절은 바다와 지상의 해안 지도, 풍배도風配圖wind rose 바람들.. 2025. 5. 17. House of leaves, Mark Zbigniew Danielewski This is not for you 2025. 4. 19. 인식, part1 (28-322)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18. 인식 p267~274 - 오늘 아침 풀러가 내 눈치를 보며, 브라운 씨, 유티카라는 곳에서 미국 돈을 사용하나요? 묻더군요. 브라운이 웃자 바질 발렌타인은 미소를 지으며 권련갑에서 담배를 꺼내고 그 앞에 놓인 낮은 탁자 위에 갑을 내려놓았다. 금색 표면에는 거의 매끈하게 마모된 긴 새김글이 있었고, 그는 손가락 끝으로 그 위를 훑고서, 유리로 덮인 그림, 아바리티아와 인비디아(탐욕과 질시) 광경을 갈라놓은 가느다란 기둥 위에 갑을 올려놓았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일 때 눈을 살짝 들어 테이블 중앙으로 향했고, 불구가 된 손을 들어 올리고서 옷을 얇게 입은 인물을 향해 연기를 계속 뿜어냈다. - 당신 여긴 너무 따뜻하게 유지해요, 그가 마침내 말했다.- 난 이대로가 좋습니다.- 당신이 아니고, 당신 위해서가, 당신은 두고 한 .. 2024. 8. 15. 인식 p262~ VII 다윗 가문의 예수 그리스도께서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죄의 속박에 있던 인류를 해방하고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본성을 직접 취하신 것처럼, 그러니 우리의 예술에서도 한 사람에 의해 부당하게 더럽혀진 것은 그에 거역하는 다른 사람에 의해 사면 되고, 정화되고, 추잡함에서 구출 받게 될 것이다.- 레이몬드 룰리, 코디실러스 그날 오후 풀러는 12월의 센트럴파크를 등지고 벤치에 앉아있었다. 금과 귀중한 장신구가 달린 묵직한 모피로 종종거리며 지나는 여자들을 그는 별 부러움 없이 바라보았다. 그는 다만 미소를 짓거나 하품을 하거나 솔직히 윗입술을 삐죽거리기만 해도 그 여자들이 차고 있는 어떤 량보다도 많은, 도저히 참아주기 힘든 취향의 포부심에도 과한 금을 보여줄 수 있었다. 파운드 단위 저울추의 보석들.. 2024. 8. 11. 이전 1 2 3 4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