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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280

the recognitions p41-45 그위온 눈에 문뜩 그 위에 서 있는 돈 펠리페 5세의 돌 방패에 새겨진 여인의 얼굴이 어렴풋이 들어왔다. 조각상은 코없는 얼굴의 오목한 표면에서 시에라 데 과다야마의 하얀 봉우리에서 북쪽까지, 그 아래 도시로 내린 움직이지 않는 추위를 반추하고 있었다. - El aire de Madrid es tan sutil, que mata a un hombre y no apaga a un candil, (마드리드의 공기는 너무 미묘해서 사람을 죽여도 남포등은 끄트리지 않는다),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치명적인 추위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의 뼛속에 든 골수에서 온몸으로 확산되어 나가는 것 같았다. 거짓 새벽이 지나고 태양이 하늘에 등장할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거기, 지구 테두리에 버려진 의심하지 .. 2024. 6. 22.
the recognitions p38-41 밤에, 그의 창문은 마드리드에서 유일하게 열린 창문이었다. 그의 주변 백만 명이 조금 안 되는 사람들이 바깥 덧문과 내리닫이창들, 안쪽 덧문과 커튼을 닫고 잠그고 빗장을 지른 문 뒤에 동일한 무의식의 형체들로 내리눌린 밤이 지나갈 때까지 숨어 있었다. 그렇게 열어둔 창문을 통해 그는 번개가 치면 깨어났다. 번개 자체가 아니라 번개가 갑자기 없어져서, 번개가 그를 영원한 반의식의 순간에서 깨웠으나, 홀로, 한기에 떨며, 완전히 깨어나, 방금 전까지 모든 것이 빛이었던 곳에서 갑자기 찾아든 어둠에 당혹하는 때, 너무 철저히 한기가 훑고 지나 그 의식이 방 안에 희미하게 보이는 모든 물체까지 확장되는 것 같았고, 그는 창틀에 두드리는 빗줄기처럼 그의 의식을 삼켜 익사시킬 듯이 두드려대며 스미는 공포에 한기가 .. 2024. 6. 21.
A reader's guide to WG's the RECOGNITIONS https://www.williamgaddis.org/recognitions/trguide.shtml A Reader's Guide to William Gaddis's The Recognitions by Steven Moore www.williamgaddis.org 2024. 6. 21.
인식 p35-38 레알 모나스테리오 데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라 오트라 베스Real Monasterio de Nuestra Señora de la Otra Vez 수도원은 소실된 후 14세기에 교황청의 명에 의해 끝장이 났다. 죄책감이 너무나 컸고, 속죄의 조치들이 너무 엄중해서 이를 살아 견뎌낸 이들은 가끔 음식과 잠으로 자신의 육신을 아낀 태완한 수도자들에게 창피를 안기는 근원이 되었다. 포탑 달린 벽, 난간총안, 돌출총안, 망루, 압도적인 로마네스크, 비잔틴 양식 방출 속에서 참혹하게 다채로운 돔과 첨탑, 고딕 양식이 창문 멀리언(중간문설주), 살대들이 마구 날뛰고, 너무 정교해 유리롤 끼울 수 없을 정도로 무늬 장미창이 있는 거대한 수도원이 완성되자 형제들은 이단으로 몰려 재판에 회부되었다. 호모이우시우스(Homo.. 2024. 6. 20.
인식 p32- 35 *단 하나 별자리도 부재하였기에 플레이아데스 성좌를 찾는 그리스 항해사의 불안한 눈에는 밤하늘이 텅 비어 보였을 것이다. 그에게 플레이아데스가 사라진다는 일은 항해 시즌이 종결되었다는 신호가 된다. 플레이아데스는 퍼듀 빅토리호가 아직 바다에 있을 때 졌으나 지금은 아무도 그 성좌를 찾지 않았다. 태양들의 은하계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우리 태양계는 그렇게 먼 거리에서는 보이지 않게 떠오르고 지리라. 이 별자리가 지면 아즈텍 아메리카에서 일본에 이르기까지 무덤에 누워 있는 사람들을 위한 축하 행사를 시작하였고, 드루이드에게 세계 재건의 가장 엄숙한 신비를 촉발하였고 페르시아에는 모르다드(Mordad/각주)의 달, 그리고 죽음의 천사가 나오게 되었다. 아래에는 별자리 속 형태 맞춰 배열된 별들처럼 고대 .. 2024. 6. 16.
인식 p29-32 카밀라조차 가장무도회를 즐겼다. 그 자체가 현실로 간주 되는 그 중요한 순간에 가면을 벗고/정체를 드러내는 그런 안전한 종류로는 즐거워했건만. 그러나 사이프러스 나무로 둘러싸인 외국 언덕을 올라가는 이 행렬, 신부의 단조로운 성가로 재촉받고, 열넷 십자가의 길(fourteen stations of the Cross/주석)에서 머뭇거리느라 (그녀가 타고 있던 장례식 마차, 바로크 양식의 사탕과자 가판대를 닮은 백마가 끄는 마차도 한몫 거들어) 지연되는데, 그녀 영혼은 부끄럼 잘 타는 낯색을 일그러뜨렸을 지도 모른다. 식별이 되어야 그렇겠지만. ‘스페인 사건Spanish affair’이라고 나중에 그위언 목사가 칭했다. 어쩌다 뱉은 말이 아니라, 삼가며 신중하게 지칭한 명칭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여행을.. 2024. 6. 15.
그리고 꿈은 꿈 (8), 끝 — 8- 우리는 계속해서 설 땅을, 아니 오히려 하늘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하늘이 우리에게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떼는 걸음마다 그들은 나눠주는 6피트 하늘을 얻었다.” 그 구절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강점이었다. 우리는 얻은 어떤 수익을 보유하지 않고 독자와 추종자들에게 돌려주어 그들이 더욱 부유해지도록 도왔다. 우리는 청소년처럼 하룻밤 사이에 키가 커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 옷을 사야 했다. 우리 신문은 꿈의 페이지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꿈 위에 꿈을, 벽돌 위에 벽돌을 쌓고, 우리는 우리의 피라미드를 짓고 있었다. 곧 “꿈의 건축” 칼럼과 “꿈의 요리' 칼럼이 개설되었다. “바지를 입은 꿈”이 우리의 시 페이지 머리글이 되었다. “꿈 재배” 칼럼을 통해 농민들에게 조언했다. “주식시.. 2024. 4. 7.
그리고 꿈은 꿈이다 6 7 — 6- “내 친구여, 너는 꿈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이 말이 어떻게 실현 불가능하고 달성할 수 없는 일을 의미하게 되었는지, 가장 먼저 우리는 독자들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이 문구를 변형하기를, 부정적인 의미를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도록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말을 명령형으로 바꾸었다: “내 친구여, 꿈의 세계에 살아라!” 누군가 허위 정보를 제공했거나 진실을 왜곡했다고 암시하는 표현인 “네가 꿈을 꾸었던 모양이지”도 동일한 조처를 취했다. 우리 독자들에게 이 말은 “당신은 진실을 말하고 있음에 틀림없다”라는 의미가 되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꿈을 꾸고 그의 운명을 보았다”라는 말을 “현명한 사람은 꿈을 꾸고 그의 운명을 보았다”로 바꿨다. 비록 이런 일은 삶에서 유일하게 현실적인.. 2024. 4. 7.
그리고 꿈은 꿈 4, 5 — 4- 그러나 나는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 신문은 처음에는 작은 풀뿌리 운동처럼 (아무도 위협으로 여기지 않아 홀로 남겨진 녹색당처럼)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강해졌다. 인간의 더 깊은 욕구를 대변한다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대중매체의 인공적인 비료 없이 스스로 성장하고, 뿌리를 내리고 깊이를 획득하였다. 일 초반의 이 과정에 필요한 것은 다만 손을 잡고 협력하는 팀뿐이며, 한편 소수지만 광신적인 입문자들이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가고, 그러다 마침내 일단 적절한 조건이 확립되면 폭발을 한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작은 신문을 통해 서서히 나날이, 거의 깨닫지도 못한 채 독자와 추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스트레피 힐 기슭에 작은 사무실을 임대했다. 사람들.. 2024. 4. 6.
그리고 꿈은 꿈이다 3(3)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다행히 구질서에서는 새로운 것의 위험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혁신이 뿌리를 내리도록 둔다. 우리 자신이 거의 뿌리째 뽑힐 뻔했지만, 그때쯤에는 사람들의 정신 속에 꿈이 너무나도 앞자리를 차지해, 우리를 공격하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코방아를 찧고 넘어졌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렇긴 해도, 우리가 건너뛴 그 첫 번째, 중요하지 않은 작은 부차적인 효력은 –지금부터 어떻게 그랬는지 말해주겠다 - 우리를 뒤흔들어 놓기 직전까지 갔다. 조사관 나리는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디미트리스는 곧바로 이해했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연감을 출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하고 있어요. 우리.. 2024.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