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그의 창문은 마드리드에서 유일하게 열린 창문이었다. 그의 주변 백만 명이 조금 안 되는 사람들이 바깥 덧문과 내리닫이창들, 안쪽 덧문과 커튼을 닫고 잠그고 빗장을 지른 문 뒤에 동일한 무의식의 형체들로 내리눌린 밤이 지나갈 때까지 숨어 있었다. 그렇게 열어둔 창문을 통해 그는 번개가 치면 깨어났다. 번개 자체가 아니라 번개가 갑자기 없어져서, 번개가 그를 영원한 반의식의 순간에서 깨웠으나, 홀로, 한기에 떨며, 완전히 깨어나, 방금 전까지 모든 것이 빛이었던 곳에서 갑자기 찾아든 어둠에 당혹하는 때, 너무 철저히 한기가 훑고 지나 그 의식이 방 안에 희미하게 보이는 모든 물체까지 확장되는 것 같았고, 그는 창틀에 두드리는 빗줄기처럼 그의 의식을 삼켜 익사시킬 듯이 두드려대며 스미는 공포에 한기가 스쳤다 - 내가 서재 창문을 닫았나? 마차 헛간으로 이어지는 문은? 뭐든. 내가 저 비바람 속에 뭐라도 두고 왔나? 폴리?... 40년 전에 가지고 놀던 인형, 오후 햇살을 받는 자작나무 아래 집의 여주인, 그리고 그런 나무들이 지금 물과 어둠으로, 고갈되는 일없이 충전된 강풍에 낭창거리고, 무덤 쉼터 진흙, 무언가 잃어버린 감각.
산 츠빙글리의 언덕에, 빗줄기는 대문 위 돌에 무용수처럼 팔을 뻗은 채, 십자가에 못 박힌 조각상에 세차게 부딪혔다. 비는 보베다bòveda, 납골당 위의 납골당, 구슬 꽃과 금속 화환, 부러진 굽과 이름 위의 액자 유리처럼 깨진 유리잔을 때렸고, 그리고 카밀라 옆에 누운 하얀 스타킹을 신은 사팔뜨기 소녀가 기다리던 안타까운 긴 세월을 두드렸고, 빗물이 빈 납골당들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바깥쪽, 또 다른 벽이 오랫동안 웃자란 풀밭과 예전에 우뚝하다 가라앉은 흙더미 위로 들쑥날쑥 다 무너진 곳을 둘러쌌고, 나무 삼각형과 십자가만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사납고 맹렬한 풀에 비뚤어지고 방치되어, 그 아래 가난으로 살았을 제와 마찬가지로 죽었을 제도 따로이 서 있는 집을 허락하지 않은 주검들처럼 보호받지 못하고, 믿음만으로 간신히 한자리 축성된 대지의 너저분한 피난처 얻었는데, 그곳도 지금은 젖었다.
그위언은 갑자기 놀라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고, 차가운 타일 바닥에 발을 딛자 자신이 마드리드에 있음을 퍼뜩 떠올랐으며 살아있다는 생동감에, 스페인의 시간에 에워싸웠다는 느낌, 아내처럼, 그도 절대 떠날 수 없으리라 느낌에 몸을 떨며 서 있었다. 그는 평상시와 다름 없으나 조금 서둘러 옷을 입고 코냑 한 잔을 마시고 밖으로 나섰다. 비가 그쳤다. 거대한 출입구 문이 열리자 움쩍도 하지 않는 군주들의 조각상으로 모든 방향에서 위협을 받으며, 늦은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레티로 공원의 졍규 겨울 폐허로 그는 걸어 들어갔다.
동이 트지 않은 빛 속에서 단단한 화강암 벤치는 같은 넓이로 크기가 바뀌고 가공을 거쳐 마치 묻히지 않은 아이들의 관처럼 보였다. 그 뒤에는 나무들이 잎사귀 없이 서서 생명을 기다리지만 아직은 차갑게 각자의 차이를 드러내었고, 마치 누군가 들어서자 잔을 들고 차렷자세로, 파티의 사람들이 일순 얼어붙어 돌아서는 침묵의 순간처럼 정식으로 정리가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크기가 전혀 다른 사람들로 된 파티. 거기 받침대 위에 균형을 잡고, 굴복하지도 않고 격퇴되지도 않으나 깎여 나간 공실에, 풍화에 흡수되는 시간의 무게에 대항하여 자신의 무게로 눌러 버팅키며, 느긋하게 굽히지 않는 하얀 대리석, 아직 깔리지 않은 과거의 인물 조각들을 기다렸다.
그위언은 팔 아래에 있는 지팡이를 손가락으로 더듬어, 이를 뻗어 나뭇잎을 쳤지만 놓쳤다. 그는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가족처럼 그들은 기다렸다; 그리고 그는 피가 소비되는 매순간마다 그들 사이에서 낯선 사람으로 견뎠고, 자신 안 생명에 죄책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이 돌 조각상들처럼 각 덩어리는 다른 덩어리와 고랑이 져 서로 떨어져 있었고, 다리가 하나의 독립체이고, 동체갑옷을 입은 몸통은 또 다른 독립체요, 머리는 또 다르게, 떨어져, 그의 가족이 차갑게 연결되지 않은 생명에 대한 반감으로 그를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각상이 계절의 흐름을 견디듯이 그의 가족은 시간의 경과를 바위처럼 등한시하며 살아왔고, 죄의식으로 잉태되고 거부로 영속화된 삶을 살았다. 그들은 그에게도 같은 것을 기대했다.
각 세대는 이전 세대의 재반복이었다. 그래서 그 가족은 점차 그리스식 프렛/마이안드로스, 주석마냥 반복적인 패턴을 형성했고, 두 세기 사이에 단 한 번, 아홉 살 소년이 자신의 장래를 살펴보고 목에 끈을 묶고 반대편 끝에 벽돌을 매달고 인도교에서 2피트의 물속으로 뛰어드는 일 외에 끊어진 적도 없었다. 용기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는 목적에 대한 집안의 집요함을 가지고 있었고, 물에 빠져 죽었다. 패턴의 단절은, 침묵의 칼시민 백색도료로 재빨리 지워졌다.
- 잃어버렸다: 다이아몬드로 분이 박힌 황금 한 시간을 잃어버렸다…아버지의 설교에서 자주 인용되는 구절이었다. 뭐든 즐거운 일은, 범주상 악하지는 않더라도, 더 나쁜, 시간 낭비에 치부되었다. 감상적인 미덕은 그들의 체계에서 오래전에 뿌리 뽑혔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을 꼭 하나님의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 정신이 가난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신이 바라시는 감사의 표현이었으며, 때가 맞아 일이 잘 풀리면 부수적인 증거물로 돈이 쌓이는 것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위언의 집안에 돈이 들어왔다. 식탁의 진미가 탐탁지 않아서, 이전 어느 그위언 조상이 오트밀 공장을 세웠고 꽤나 성공했다. 그의 후손들은 복리 이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탐탁지 않게 대했기 때문에, 재산은 거의 터무니없이 과도한 비율로 성장했으며 이제야 콧대 꺾일 만큼 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위언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해에 카밀라와 결혼했다. 결혼 행진은 의기양양 개선의 고음에서 갑작스럽게 끝난 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세기의 전환기에 한 차례 처녀 기망행위한 이후로 정기적으로 오르간을 공격해대던 아디테 양이 그대로 죽어나가떨어지며 날카로운 턱으로 높은 나음을 쳤던 것이다. 카밀라의 아버지, 마을 목수가 인디언의 피가 섞여 있다고 영 못마땅해하던 메이 고모도 빠지지 않고, 결혼식장에서 시끌벅적 난동을 부렸다. 메이 고모는 당시에도 그녀가 선행의 연장 선상에서 접촉한 사회단체 중 어느 대표들이 뒤쫓고 있던 곤혹에 처한 라플란드인들과 달리, 그는 기독교인 도리에서 세례를 받았고 그의 구원은 자신의 문제였기 때문에 그녀의 조직체계에서 그를 할 수 있으면 배제하려고 했다. 그 이교도들은 멀리 안전한 거리를 두고 멀리 있는지라, 불미스러운 시간에, 기독교답지 않은 노래를 부르며, 섬머 스트리트를 비틀비틀 내려오는 모습을 내보일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까.
카밀라는 그위언과 아들을 낳고 처녀의 몸으로 땅에 묻혔다. 어쨌든 남편 눈에는 처녀의 몸이다. 산 츠빙글리의 하얀 장의차는 존명을 받자와 유아와 처녀를 위한 장의차로 따로 지정되었다. 흠결있고 부패한 자들을 위해서는 둔중한 검은색 장의차가 있었는데, 그웬은 마차를 보는 순간 등을 돌려버렸다. - 아내는 절대 저 안에 타지 않을 것이다, 영어로 그는 중얼거렸다. 옆에 서 있던 산 츠빙글리 신부가 아니라 마치 자신의 내면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처럼 하던 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관을 닫기 전에 그위언은 막아서고 카밀라의 귀걸이를 뺐다. 이 금제 귀걸이는 마지막 몇 년 동안 그녀 얼굴의 고운 뼈대와 대조를 이루그 무거운 비잔틴 고리모양 귀걸이였다. 결혼 첫 주에, 그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고고학자인 친구가 카밀라에게 그 귀고리를 보여주었고, 귀에 섬세하게 찔린 자국(몇 년 전에 바늘과 코르크로 뚫은 구멍)을 알아보고 웃으며 말했다. - 착용만 할 수 있다면 당신이 가져도 됩니다…, 카밀라를 모르고, 그녀가 금제 고리 귀걸이를 움켜잡고 방에서 뛰어나갈 줄은 모르고 그랬다가, 그리고 신이 나서 한껏 눈에 광채를 내며 온통 피가 묻는 금 귀고리를 착용하고서 왈칵 다시 들어오는, (그위언은 그렇지 않았지만) 몹시 놀랄 일을 당했다.
이제 그는 몇 개 교묘한 거짓말과 악명 높은 북부 세례반에서 나온 성수로 큰 항아리 분량으로 약속하고 언덕까지 그녀를 날라 올릴 하얀 마차를 확보했고, 매년 처녀성을 되찾은 채 물웅덩이에서 어기적 기어 나오는 여신처럼 다시 피어나도록 개조했다. 그 영원한 순결함 속에서, - 오직 시간만 있었더라면. 평생동안 볼멘소리로 아쉬워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 시간만 있었다면, 그녀는 그에게 가르쳐달라고 청했을 것이다. - 연옥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모두 스페인어를 쓰는 곳에서? 나는 연옥에 가본 적도 없고, 아무도 그런 적 없어요… 난 안 무서워요, 안 무서운 거 알죠 하지만. 뭘 해야 하는지 당신이 알려만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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