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들은 시신을 집으로 운구하지 않은 일로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위언은 가족들에게 영혼을 엄청 사치스럽게 잘 달래어 처분하였다, 간략히라도 설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아니 적어도 덜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 조카가 실어 날라 온 이 모든 쓰레기보다 한참이나 무게가 덜 나갔을 텐데, (시신에 대한 말이 나오자) 메이 고모가 말했다, 쓰레기는 비-개신교 여러 유물이 포함되어 있어, 곧 목사관을 어둡게 채웠으며, 그중에는 그 심란한 여인이 아직 보지 못한 꼬리가 없는 원숭이(검역으로 입항 금지를 당한, 지브롤터에서 온 바바리원숭이)도 있었다.
와이어트는 아버지가 홀로 스페인에서 돌아왔을 때 네 살이었다. 모래색 머리카락에 개암색 눈동자가 때로 화가 나면 초록색으로 타올랐고, 손은 항상 바빠, 쥔 것 없이 쥐었다 폈다 하거나 무언가를 부수거나 코를 후비는, 부루퉁한 작은 아이였다. 그 봄날 그는 축연 분위기에 신나, 엄숙한 귀가 의식을 기념하여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 명상을 하던 항아리(요강)를 마루의 난방 통풍기에 비웠다. 메이 고모가 아주 잠시 후 거기 나타났다. 그녀는 그의 엉덩이를 세게 때리고,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손을 씻으며, 이 기독교 집안의 종말이 어찌 되려나 씁쓸하게 고심했다. 그녀는 방금 그 아버지 되는 이가 검역소에 조바심치는 짐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는 길이었다. 그녀가 이 발각물을 얼른 치우고 이를 최근의 정신없는 사건들의 칠교판(七巧板)에 끼워 맞추려고 애쓰며, 퉁명스럽게 아이 방을 떠나는데, 계단 머리 엄지기둥에 거의 다다르자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와 보니 특히나 못 생겨도, 그녀가 매우 아끼고 좋아하던 베닝턴제 도자기 피처 병 깨진 파편들 사이에 불안정하게 흔들거리는 목사를 발견했다. 옷을 갈아입으려던 목사는 바지를 다시 끌어올리려고 비틀대며, 배 요동으로 기우뚱거리느니 뭐니 같은 말을 했고, 시폰니에(키 큰 서랍장)가 얼른 건너와 그를 지탱하지 못하자 균형을 잃었다. 고모 킁킁대는 콧방귀가 단순히 경멸을 표현하려는 뜻이긴 해도, 이를 반복하며 얼굴에 날카롭게 노려보는 표정이 스미고, 막 뭐라고 한마디 하려는데, 아래 덱(쪽마루)에서 금속을 금속에 대고 부딪는 떠들썩한 소리가 올라왔다. 넓은 황금빛 참나무로 된 앞계단을 메이 고모는 단걸음에 뛰어 내려갔다. 엄청난 속도로 이동을 하지만, 안경은 코에 그대로 죄어 남아있고 그렇게 고모의 위엄도 유지되었다.
- 지금쯤이면 분명 아궁이에 닿았을 것이다, 낡은 행주로 손을 닦다가, 그녀는 아이의 아버지가 등장하자, 말했다. - 너도 집안 곳곳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지. 그녀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말을 덧붙였고, 그 연장으로 와이어트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 왜 그렇게 얄구진 일을 했니? 그는 그녀 뒤에서 벽난로 위에 걸린 어머니의 사진, 카밀라가 결혼하기 전에 박은 사진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메이 고모는 그의 자그마한 뼈대의 어깨를 잡고 그를 흔들었다. 그녀는 그의 기독교 스승이었다. 토끼 사건 후에 세탁비누로 그의 입을 씻어낸 것도 그녀였다. - 니엠새가 아주 꼬소하지? 계속해서 그녀는 단어에 냄새가 저절로 가득 밴 것처럼 그 단어를 길게 늘이며 이어갔다.
- 너 방으로 가는 게 좋겠구나. 아이 아버지가 말했다. 목소리는 엄격한데, 갑작스러운 이런 훈육의 부담에 당황스러워서, 간신히 애써 꾸민 목소리였다.
- 방으로 보내다니! 마치 훈계로 손 하나 쳐내버릴 듯이 대고모가 말했다. - 대체 왜 쟤는?
- 네 방으로 가, 와이어트. 이제 목사의 목소리가 엄격했다. 고모를 향해서, 아이 때문이 아니라. 메이 고모는 방을 쓸 듯 빠져나와 저를 쓰소서Use-Me회 숙녀들에게 보낸 차 초대를 철회하는 편지를 썼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키 차이로 인한 극명한 경사를 가로질러 마주하였다, 아비는 말없이 오래전 다른 삶에서 상상했던 일의 화신을 바라보았고, 아이는 그 너머 처녀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위언은 정신을 들었다. 하지만, 목구멍에서 아직 단어를 이루지 못한 그 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와이어트는 돌아서서 천천히 계단을 올라 방으로 향했고, 닫힌 창문 옆 의자에 앉아 코를 후비며, 겉보기에 숨 쉬지 않는 듯, 충족되지 않는 봄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마차 헛간 지붕 너머로 구름이 래먼테이션(애도, 한탄)산 위로 음모를 꾸몄다. 그는 동그랗게 뜬 눈을 깜빡이지 않은 채, 마치 그 방향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고, 그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그가 확증적으로 헌신하게 될, 가망 없는 미래가 있는 것처럼,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어깨가 습관처럼 추위에 노출되어 버릇처럼 굳어진듯, 움츠러들었다.
주님을 섬기는 데 헌신할 사람치고는, 메이 대고모가 자신에게 장담했듯이, 와이어트가 그럴 사람인데, 그는 이미 깔끔하게 상당한 죄가 쌓아 올린 것 같았다. 어디라도 움직일라치면 몇 발자국도 못 떼고, 꼭 죄를 더하였다. 그의 가장 놀라운 성취는 할로윈 직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낮잠을 자고 있어야 할 오후 시간에 그가 어머니의 재봉실에서 단추 서랍을 뒤지고 있는데, 어머니가 들어왔다. 어머니는 하얀 옷을 입고 있었고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그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는 기쁨에 겨워 소리치며 그녀를 향해 달려갔지만, 그가 닿기도 전에 몸을 돌려 나가버렸고, 바로 그 순간 메이 고모가 문틈으로 들어왔다. - 여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어요? 어머니가 여기 있었어요. 메이 고모에게 시작을 했지만, 그는 살과 피가 없는 그 여자가 자신을 안아 들고 침대에 데려가 손목만 까딱 돌려 강제로 눕히고 거짓말을 그만하도록 도와달라고 “주님께 간구하라”고 그를 남겨두고 가자, 다른 말은 거의 하지도 못했다. 메이 고모가 그를 다시 불러, 손에 편지를 펼치고 벌벌 떨며 그 거짓말을 자세히 반복하라고 한 게 그 며칠 지나서였다. 그는 고모 손에 쥔 편지처럼 떨면서 마치 이것이 메이 고모에게 타당한, 더 많은 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장치인 것처럼, 겁에 질려 마지못해 말했다. 하지만 말을 마친 후 메이 고모는 침대 옆에 무릎을 꿇리고 주님께 그 일을 잊게 해달라고, 주님께 용서해달라고 기도하라 시켰다. 심지어 고모도 그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
주님은 그를 도와주지 않으셨다. 그는 이를 아주 잘 기억했다. 아버지가 돌아왔을 때 그의 마음속에 약간의 혼돈이 있었다. 왜 그런지 아버지와 주님이 같은 분이니까 아버지에게 잊어버리게 도와달라고 부탁할 뻔했다. 메이 고모가 아버지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아버지는 몰랐나? 주님이 어디에나 계시다면 그분은 카밀라가 얇은 흰색 천을 두르고 무언가를 찾으러 들어오는 것을 보지 않으셨을까?
메이 고모는 다시는 그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토끼에 대해서는 지체없이 아버지에게 고해바쳤다. -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모는 말문을 열었고, 그위업이 아주 만족스럽게 놀란 표정을 짓자, 말을 이었다- 네 아들이 어디선가 욕하는 법을 배웠나 봐. 술집에서 친구들에게 하는 말투로 그에게 말을 하는 그런 외할아버지가 있으면 놀랄 일도 아니지. 온갖 종류 쓸데없는 말을 잔뜩 머리에 주입해대니… 그녀는 계속해서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관대하게) 와이어트에게 장난감을 치웠고, 결국 천으로 된 토끼 한 마리만 남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아이가 그 보물을 희생해야 했던 단어는 ‘망할, 에라이(darn, heck)'이었다. 그녀는 이 완곡한 표현의 유래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마지막 한계가, 나는… 나는 아이 말을 도저히 입에 다시 올릴 수가 없네. 그래도 어떻게 그 말이 내 기억에 달라붙었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내가 방에 있는 걸 버젓이 알면서 마지막 장난감, 이 토끼를 들고 바닥에 앉아서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내가 본 망할 토끼 중에 최고로 멋져야!” 이 말에, 이런 말을 뱉은 스스로에, 메이 고모는 거의 울먹이며 소리쳤다. - 저런 애가 대체 어떻게 기독교 모... 모옷... 목사가 되려고 저러는 걸까?
사실 와이어트는 기독교 체계에 영 의구심이 들었다. 네 번째 생일 파티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 파티는 메이 고모가 모자와 경품들, 케이크 나누는 양까지 세심하게 계획한 행사였다. 그런데, 와이엇의 친구가 전혀 아닌(“우리보다 더 불우한 이웃” 가족) 한 손님이 확고하게 파티에 미친 형제와 함께 나타났다. (친구도 아닐뿐더러, 더군다나 일주일 전에는 마차 헛간 뒤 울타리를 통해 와이어트에게 “니얌, 니얌, 엄마찌찌 빠--라”며 싸움을 걸었다.) 와이어트는 어두운 구석으로 끌려갔고, 그는 나중에 모든 선한 일이 잉태된 곳이라고 여기는 거기서, 그의 몫을 양도하는 일이 기독교인이 할 일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그는 크레이프 주름종이 장식줄 사이에 모자 없이, 터지는 딱총 불꽃 사이에 소리 없이, 너는 왜 케이크를 안 먹고 있냐고 그에게 묻는 초대 받지 않는 이에게 기독교적인 사랑 없이, 다섯 살에 접어들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그는 단추들을 잡아당기고, 신도석 덮개에서 말총 가닥을 잡아당기고, 젖은 손바닥에 든 동전을 넘겨주는 일을 피할 계책을 짜려고 노력하곤 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기에, 하늘에서 예고처럼 ‘주여, 모든 것이 주로부터 왔사오니 주께로 돌아가게 하소서’ 노래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면, 역경의 순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나중에 그는 그 목소리가 하늘의 음성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종탑 근방 어딘가에 배치된, 땅딸막하고 가슴팍이 두툼한, 하숙집 관리인 도먼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머지 신도들은 이 계략에 부당하게 희생당하고 있었고, 노란 세탁비누가 가망성만 없었다면 그는 신도들을 깨우쳤을지도 모른다. 5센트라는 실제 구매력 외에도, 그가 분하게 여기는 것은 동전이 한때 바로 주님의 소유였다는 개념이었다. 즉 탐욕스러운 천상의 주인이 저런 니켈 한 닢이 대체 무슨 소용있겠느냐. - 모든 축복이 흘러나오는 하나님을 찬양하라, 성가대를 한바탕 노래 부르고, 돈은 고리버들 바구니에 담겨 사라져 버리고, 다시는 이 땅에서 볼 수 없었다.
'그외(뻘짓) > the recognitions, 인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식 p53~57 (0) | 2024.06.29 |
---|---|
인식 p48-53 (0) | 2024.06.24 |
the recognitions p41-45 (0) | 2024.06.22 |
the recognitions p38-41 (0) | 2024.06.21 |
A reader's guide to WG's the RECOGNITIONS (0) | 2024.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