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윌리엄 포크너2

야생 종려 p10- 그는 그릇을 직접 전달하였고 - 작달막하고 둥글둥글한 남자가 조금 추레하게 말쑥하지 않은 리넨 옷을 입고, 아직 구김살이 진(아직 세탁도 하지 않은 새 것이라) 리넨 냅킨으로 그릇을 덮고서, 서양 협죽도 울타리를 조금 엉성하게 옆걸음으로 지나- 진심이나 동정심이 아닌 의무감에 우러나 수행하며 비타협적인 기독교인 행동의 상징으로 나르는 그릇까지 어색한 온정의 분위기를 풍기며 - 이를 마치 니트로글리세린 폭약이라도 함유된 양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았고 매정한 고양이의 눈 외에 움직이지도 않았다) 내려놓았다. 면도를 하지 않은 퉁퉁한 가면은 바보처럼 환히 웃고 있지만 가면 뒤에 닥터 내부 의사의 눈은 기민하게 아무것도 놓치지 않고 빈틈없이 살펴보며 미소도 짓지 않고 주뼛거리지도 않고 그냥 마른 편이 .. 2024. 4. 14.
Intruder in the dust 2016-8-10 2 장 그리고 그들은 다시 밝고 (지금은 정오인데다 오늘 아마 도달할 수 있는 한 제일 따뜻하긴 했어도) 차가운 날씨 속을 걸어, 개울 다리를 다시 건넜고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자 그들은 개울을 따라 거의 반 마일을 왔는데 그는 이런 기억조차 없었다.) 개가 토끼 한 마리를 면화밭 옆에 찔레 관목 속으로 몰았고 토끼를 밖으로 낚아채려 발작적으로 짖어대었다. 작은 정신없는 황갈색 방울은 어느 순간 동그랗게 뭉쳐 크로켓 공처럼 바싹 붙어있더니 다음 순간 뱀처럼 길게 늘어나 개에 앞서 덤불에서 뛰어나왔다. 하얗게 펄럭이는 작고 짧은 꼬리가 뼈대만 남은 면화밭 고랑을 가로질러 바람 부는 연못에 장난감 배의 돛처럼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덤불 건너 알렉 샌더가 고함쳤다. “토끼를 쏴! 토끼를 쏴.. 2023.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