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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the recognitions, 인식

인식 p53~57

by 어정버정 2024. 6. 29.

*

우리가 제일 모르는 때에 가장 많이 뒤틀린다는 점이 어린 시절의 지복이다. 중세풍으로 해석된 목사관에서 와이어트는 유아용 요강은 졸업하고 더 고상한 도자기 고지로 승격하였고, 엄지 대신 집게손가락으로 코를 파는 법을 배웠다. 그는 바깥보다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어두운 복도에는 계절의 변화에도 떨쳐지지 않는 한기가 있었고, 그 통로들을 종종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그가 목도되었다. 아니면 가만히 서서 웨인스코팅의 홈을 한참 바라보거나 오목한 몰딩을 가만히 올려다보며, 급격한 각도의 목조부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고, 단어와 문구를 계속해서 반복하며 혼잣말을 하다가 그런 뒤 마치 감시당하고 있는 것처럼 다시 움직였다. 서재문의 입구 옆에서 방해받을 때까지 서 있기도 해서, 아버지는 네 개의 작은 거울이 달린 십자가를 올려다보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 암연하게 뒤섞인 감탄사를 내뱉는데, 하지만 그는 그 물건에 대해 묻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가 유일하게 피하는 장소인 홀이 있었고, 혹여라도 식당으로 가기 위해 꼭 지나쳐야 하는 경우에 발을 재촉하는데, 그런 때라도 어깨 너머로 코 없이 터잡은 자리에서, 그가 지나면 그 뒤통수를 치지 않을까 예측이 드는, 손을 들어 올리고 지켜보는 올라야를 재빨리 훔쳐보는 게 다였다.

- -시라--자마니야. 그가 속삭였다.

- 뭐라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냐? 메이 고모가 모퉁이를 돌다가, 캐물었다.

- -시라--자마니야. 예멘의 밝은 별.

-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어? 그녀는 꾸짖었다. - 예멘 설마하니! 그리고 그녀는 그를 계단 쪽으로 돌려서 주님의 사역을 준비하라고 그에게 준 책 중 하나인 폭스의 순교자들의 책을 읽으라고 위로 보냈다. “주 예수를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그는 거북할 정도로 쑥스러웠다. 사랑보다는 증오가 구체화하기 쉬운 개념이기 때문에 교황은 주님보다 한층 더 실재적인 현실로 질겁한 마음속 회랑들을 터벅거리며 걸었다. 그런 나이에 어린양의 피는 목욕에 대한 즐거운 전망은 깡그리 짓눌렸고, 부활은 아직 살아보지도 않은 이에게 불필요한 선입견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메이 고모와 함께 걷는 일이 (그녀의 말대로) 신의 뜻이라고 할만한 일이라면, 그는 단지 대고모의 굳은 살 박힌 발로 그녀로서 충분히 채비가 되었지만 자신은 그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항의했을 것이다. 다만 이 험난한 가시밭길 원정의 배타적인 분위기는 한동안 건전하지 않은 매력을 드러냈고, 그거와 그의 어머니는 이미 그가 합류 할 중간 엘리시움에 도착했다는 장담까지 더하는데, 그 당시에도 메이 고모는 그곳으로, 오르페우스 비율의 추정 항법으로 이끌어 가고 있었다. 두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공포는 말해 무엇할까, 메이 고모가 묘출하는 이 질투심 많은 하나님이 죽음 이후의 죄인의 풍경을 지상에서의 행복한 자신의 행복한 삶보다 더 끔찍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 악마는 놀고 있는 손에 일을 찾아준다/주석, 그녀는 그에게 - 아담의 타락으로 / 우리는 모두 죄를 지었다, 기회가 전혀 없었던 아이의 암울한 참회와 함께, 가르쳤다.

이 두 사람,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와이어트는 이기적인 사랑에 대한 향수로 자신을 붙잡아 두는 이는 대개는 순진무구한 건성으로 도피하며, 앞을 향해 자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일상의 모험이 점점 더 고역인 것 같았다. 그위언 목사는 서재로 도망칠 수 있을 때마다 이런 일에서, 몇 세기씩 물러나 있었고, 그곳에서 고모 목소리가 묘 파는 사람 곡괭이같이 날카롭게 들이닥칠 때까지 매장되어, 가라앉았다. 늦은 나이에 아들을 본 남자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는 와이어트를 경탄으로 멀찍이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그의 행동에서 비밀리에 성장해야 했던 자신 속 그런 일부들을 설명하는 완벽한 논리의 환상을 보았다. 둘이 비밀/신뢰를 공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마저도 대개는 그위언 마음 앞부분에서 나온 자질구레한 자투리들에, 그가 조금 전에 서재에 남겨두고 왔을 지도 모를 주제에, 집중되었다. 오시안이나 테오프라스토스에서부터 나일강의 범람을 예고한 태양, 천랑성(시리우스), -시라알자마니하, 더위와 역병의 별, 이런 이야기들이, 그위언이 계속 마주치는 자신의 파편 이 퉁명스럽고 수줍은 더 타는 존재와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때면 친숙하게 들먹거리는 화제거리였다. 그는 심지어 아들의 이름도 생소한 이름처럼 서먹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들이 태어나기 몇 달 전, 그와 카밀라는 아들이라면 이름을 스티븐으로 짓기로 합의를 보았는데, 아들이 태어난 지 몇 달이 지나서야, 메이 고모가 독단적으로 그위언 족보 어딘가에서 찾은 와이어트라는 이름을 공급한 지 한참 뒤에야, 그들은 그 기억이 났다. 아니, 오히려 카밀라는 기억하고 있었고, 최초의 기독교 순교자라는 이름이기 때문에, 메이 고모에게도 무난한 선택일 수도 있었지만, 이미 세례를 받고 해서, 둘 중 누구도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훈육에 관한 질문이 화제에 오르면, 그위언의 얼굴은 방 안의 다른 모든 사람이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받은 사람의 표정이 되었다. 또는 아들이 거역을 하며 앉아서 징징거리면 그위언은 아이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꾹 억누르는 듯 두 손을 꼭 쥐고 그를 굽어보며 섰고, 그러다 한 손과 한 발을 잡고 아주 뜬금없이 집어올리고서, 와이어트가 기쁨으로 소리를 지를 때까지 앞뒤로 힘겹고 어색한 원호를 그리며 흔들었다.

비록 보상을 받겠으나 보상받지 못하고, 현실적인 목적에 민감하게, 현 상황에 굳건하게 배려하고 중용을 지키며, 두 사람 옛날 가마니 묶던 철사로 함께 묶는 이가 메이 고모였다.

- 아버지에게 가서 물어보거라, 그녀는 자주 말했다. 읽은 책에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그를 자꾸 떠밀었다. - 아버지에게 호모우시우스가 무슨 뜻인지 물어봐. 하지만 30분 족히 지나 그녀는 서재 문밖 복도에서 가만히 서서 호모오우시스, 호모-오우시스? 중얼거리고 있는 그를 발견했다.

- 뭐가 문제인 거니? 왜 아직도 안 했니-? 뭐가 문제야?

그리고 몇 분 후 와이어트는 침실로 가란 말을 들었다. 벽에 걸린 십자가 팔에 걸린 거울들이 뒤에서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처럼 움직일 수 없다고 해서였다.

그위언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나와보고, 고모는 심통 부리며 설명했다. - 아이는 온갖 종류로 날조를 해대. 그녀는 이번이 기회다 싶어 말을 이었다. -그가 지어낸 것들이며 그것들이 그렇다 그런 척하질 않나, 당최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모를 것들하며. 아이가 일곱 개의 하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건 여러 종류의 금속으로 만들어졌대. 하이고, 진짜! 어젯밤에 별은 사람들의 영혼이고 마법사들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있다고 했어. 마법사들이라니! 그 지저분한 노친네, 외할아버지란 작자한테서 이런 얘기를 주워들은 거지! 마녀들이 하늘에서 달을 끌어내린다니, 뭐니 온갖 얘기를 다 지껄여.

- , 맞아요 그위언 턱에 손을 괴고 생각에 잠겨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 데살로니카에서.

- ?

- ? 그래요, 그러니까 음, , 데살로니가 마녀들요, 물론 그들은

- 그러니까 지금 네 말은, 네가 이런 말을 한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애 머리를 채우고 있다고?

- , 맞아요. 버질이 한 말이에요, , ‘부콜릭tm(Bucolic 전원시)’ 어딘가에서..

- 아마도 네가 그에게 진주는 물을 뚫고 부딪혀 들어온, 햇빛의 침전물이다 했겠지.

- 여덟 번째 부콜릭인가, 아닌가요, 카미나 벨 카엘로

- 그리고 아주 고맙게도, 그녀는 어두운 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계속했다. 은하수는 천국의 단단한 돔이 엉성하게 엮여 그 빛이 사이로 보이는 곳이라는 바보 같은 이야기도 해주고.

- 테오프라스투스, , ..

- 하늘이 바다라는 이야기, 천상의 바다, 그리고 어느 남자가 묘비에 걸린 닻을 풀기 위해 밧줄을 타고 내려온다는 이야기도?

그위언은 이제껏 입안 가득 생선살에 딸려 든 가시를 찾은 사람의 표정으로 그녀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가 이제야 처음으로 그녀의 대화의 취지를 이해한듯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중얼거림이 방어적이 되기 시작했다. - 틸버리의 걸비스 (민간설화집)

- 자신의 아버지가! 그리고 기독교 목사가, 그런 말을 해주다니. 그런데 나는 그 어리석은 노인네만 욕하고 있었으니.

- 왜요?

- 그래, 왜 어리석을 이유가 없을까 봐? 우물에서 떨어져서 대낮에 별을 봤다고 올라와서 말하는데! 참나! 악령들이란 낙원으로 가는 길은 더럽게 유지하고 지지옥으로 가는 길은 깨끗하게 잘 닦아 선한 사람들을 속인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다 그 영감 덕분이다 생각했지!

그웬은 서재로 돌아가며, 개시했다. - 와티 와티들 사이에서는.

- 와티... 와티! 그녀가 외쳤다. - 그거 기독교인에게 합당한 거냐?

- 설마 그게, 그웬은 문에 등을 돌리고 큰 덩치로 문간을 가득 채운 채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 고개를 숙이고 좀 더 차분히 말했다. - 고모에 아이에게 읽으라고 준 그런 것들보다 더 나쁜가요, 가시덤불에 뛰어 들어 두 눈을 긁어 파내는 남자나..

- 아이들이야.

- 표리부동, 이중적인 행실의 남자, 씨앗도 없이 밭에 씨를 뿌리는 사람.

그러나 그녀는 이미 돌아서서 멀어졌고, 뒤축이 이미 그녀 주변 날카롭게 삐걱대는 마룻장의 소리와 찢어지게 충돌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준열한 투덜거림으로 거기 걸려있는 그 한기를 거의 달랬다. 고모는 이번이 아니라, 운 좋게도 그녀가 중단시켰던, 마을 목수가 대문간 구석에 손자를 몰아넣고 털어놓던 이전의 대화 조각을 불러내었다. - 네 아빠는 천랑성이 일종의 태양이라고 생각하지만, 물론 나는 본 적이 있어. 대낮에 그걸 봤지. 나는 그걸 아주 환한 대낮에도 봤어, 그날 우물에 빠졌던 날, 대낮에 온갖 별을 다 봤어. 낮에는 빛이 너무 많고 공기에 빛이 가득 하지만 우물 바닥에 가면 이여, 나는 그 별들을 보려고 여전히 거기에 가, 언젠가 너도 함께 데려 가마 그러면 너도 대낮에 별을 볼 수 있어.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서 집안 오트밀 공장이 번성했던, 호시절의 상표 딱지가 달린 빈 사각형 주석 상자로 가득 쟁여놓은 벽장으로 지나며, 거기서 코를 킁킁대고, 안경을 코에 얹고서, 멈추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서 첫 번째 닿는 책을 손에 들고 단단히 착석하고서, 자넷을 불러 저녁 식사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다. 하필 집은 책이 부폰의 <자연사>였지만, 그녀는 그 책을 하는 수 없이 들고 앉아 '일반적으로 바바리원숭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매거트 란을 홱 펼쳐들었다. “꼬리가 없는 유인원 중에서 이 동물은 우리 기후의 기온을 가장 잘 견뎌낼 수 있는 동물이다. 우리는 수년 동안 한 마리를 키웠다. 여름에는 야외에 머물며 즐겁게 지냈고, 겨울에는 불을 피우지 않은 방에 가둬 두어도 되었다. 불결하고 시무룩한 기질을 가진 이 동물은 화를 내거나 혹은 배고픔을 표현할 때도 공히 똑같이 찡그린 표정을 사용하였다. 동작이 폭력적이었고 태도는 서툴렀으며 생김새는 우스꽝스럽기보다는 추악했다. 기분이 상할 때마다 웃는 듯이 활짝 입을 벌리고 이빨을 드러냈다.”

https://www.riverbrink.org/blog-5711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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