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st the Day p133-139
태양이 하늘에 불길한 얼룩처럼 떠올랐다. 그렇다고 무정형은 아니었지만, 사실 바로 알아볼 수 있지만 그래도 딱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의장(儀仗)의 모습이었다. 너무나 친숙한데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 당혹이 단순한 좌절에서 오싹하게 치고 드는 공포로 바뀌고, 그 복잡성은 거의 순간순간 더욱 깊어지고…그 이름은 힘을 지닌 단어로, 큰 소리로 입 밖에 내어서도 아니 되고, 침묵 속에서도 기억해서는 아니 되는 존재 같았다. 사방에 나쁜 얼음으로 매복이 깔려 있었는데, 잠복하여 숨은 존재들이, 무섭게 모든 업무 교섭들을 따라다녀, 이들 각각은 수학자들이 가끔 용처를 찾는 0으로 수렴하는 무한소 원과 비슷했다. 은회색, 무취, 높은 세계에서 조용히 빠져나온…태양은 구름이 있든 없든 가끔 볼 수 있었지만, 하늘은 파..
2025.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