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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Against the day

Against the Day p149-156

by 어정버정 2025. 6. 1.

City Hall subway, NY circa 1900

 

 

북극의 불모지를 떠나, 인컨비년스 호는 만용까지 부리듯 하는 한 연료를 다 써가며, 버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무게를 버리고서 남쪽으로, 계속 밀어붙였다. 증기선 에티엔 루이 말뤼스 호보다 먼저 도시에 도착하려는 필사적인 시도였다.

저 불쌍한 말썽꾸러기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 칙 카운터플라이가 곰곰이 생각했다.

북부 캐나다의 칙칙한 갈색 풍경, 수천 개 셀 수도 없이 호수가 구멍처럼 뚫려, 그들보다 1리그 아래를 빠르게 지나갔다. “호숫가 땅을 사기에 딱 좋은 곳이야!” 마일스가 외쳤다.

보먼스 탐험대의 과학자들은 피어리와 다른 최근 과학 영웅들처럼 자신들이 가져오는 물건이 운석이라고 계속 믿었다. 북부 지역은 유성 충돌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그 만큼 대선(임대선박)과 유예된 급여 지급으로 몇 차례나 이름이 낫고, 그리고 간절히 바라던 폭풍 없는 몇 주 동안 빙영(氷映)처럼 항해하는 일로 어느 정도 평판이 있었다. 발견 직전, 하늘을 면밀히 살피던 보먼스 팀에게 분명 충분한 징후들을 내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참-떨어져내린(far-fallen) 그 물체가 단순히 의식만 지닌 정도가 아니라 고대의 목적을 품고 있으며, 그 목적을 실행할 계획까지 숨기고 있을 것이라고 누가 예견할 수 있었겠는가?

우릴 현혹해 운석으로 분류가 되었습니다. 알겠죠....”

그 물건이?”

그 방문자가.”

당신네들 원정대 전원이 바윗돌에 최면이 걸렸다고? 그걸 믿으라는 겁니까?” 조사 위원회는 소관 기관의 수집 행위, 분류, 전시의 역사를 다루는, 박물관학 박물관의 위층 방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위스키 공급을 제한하기로 한 결정은 자칫하면 금방 무례로 치닫는 결과만 초래했고, 모든 신문들이, 권력과 야합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각종 신문사들이 며칠 안에 이에 대해 논평할 것이다. 이들 탑 창문에서 도시의 제법 큼지막 조각들이 여기저기 지평선까지 보이는데, 새까맣게 탄 나무들은 조용히 여전히 ​​연기를 피우고 있었고, 플랜지 결합한 강철 구조물은 쓰러지거나 위험스럽게 기울어 있었으며, 다리와 페리 선착장 인근 거리들은 처음에 사람들이 도망쳐 들려고 하다가 버린 마차, 화차, 전차들이 잔뜩 메우며 얽혀 있었다. 이들은 아직까지도 찾아가는 사람 없이, 뒤집히고, 충돌과 화재로 손상되어, 죽은 지 몇 달 되었으나 아직 치우지 않은 동물에 묶여 널브러져 있었다.

재난 이전, 이 길고 굽은 탁자 앞에 앉아 있던 구레나룻 얼굴들은 정의감에 위배 되어 입맛 쓴 표정을 하고 있는데, 그런 정의감이야 당시의 기준보다 더도 덜도 부정직하다고 할 수 없는 시장의 임명자들로 주축을 이루고 있었고, 태머니홀(뉴욕 부정직하기로 유명한 정치 조직) 유사 생물들은 이 신생 박물관의 감독 위원회 위원 자격에 걸맞은 규모로 필요할 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었다. 더 고위 기관 이사회를 꿰찬 자들과는 달리, 이곳에는 큰 재산이나 가문 혈통서를 지닌 사람이 아무도 없이, 유성같이 떨어지는 별은커녕, 정지해 있는 별도 본 적이 거의 없는 도회지인들이었다. ‘사건이전에는 이 정치꾼들을 가볍고 하찮게 여겼을 수도 있을 저명한 과학계 증인들은 이제 그들의 꾸준한, 때로는 힐문하는 듯한 시선을 마주할 수 없었다. 오늘은 한 남자에게 그들은 지방자치제 복수의 대천사로 몰았다. 주된 이유는 그 일을 맡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과 시의회 의원 대부분이 소이탄처럼 불타오르는 그 형상Figure’의 첫 번째 희생자들 중에 들었고, 대형 은행과 무역 회사들은 아직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었으며, 주 방위군은 낙담에 절어, 재집결을 다짐하며, 뉴저지로 도망쳤다. 즉각적인 여파를 용감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유일한 조직편제는 화이트 윙스(뉴욕 19세기 말 20세기 중반까지 활동한 위생국 거리청소부, 흰 제복을 입어 이런 별명이 붙었다)였다. 그들은 모범적인 투지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청소 작업에 언제나처럼 활기와 규율을 잃지 않고 질퍽이는 거리 일에 돌입했다. 사실, 오늘 이 모든 황량한 포스트-도시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쓰레기 수거마차 한 대를 딸리고 수도권에 남은 마지막 남은 말 한 마리를 동반한 피스 헬멧을 쓴 소규모 전사 패거리뿐이었다.

이 조사 위원회는 때때로 야간 회의를 열었고, 측면 출입구를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이 출입구는 약하고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은 거기 와서 기다려야 할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배웠던 곳이다. 야간의 박물관은 불 꺼진 채 우뚝 솟은, 땅에 묶인 버팀벽들의 전망, 퇴창들 사이 비밀 문들, 그 안에 여러 개의 모형 수준 지상층 옥외 테이블을 깐 술집을 선보였고, 이 옥외 술집들은 관할 경찰의 친절과 지혜 덕분에 늦게까지 문을 열었다. 비탈진 석조물 블록에 블록으로, 점점 어두워지는 어둠 속에서 거무튀튀한 노란색으로 희미하게, 정합(整合) 어긋한 다색 인쇄처럼, 구별되지 않게 이어져 있었다.

에스키모인들은 그들을 둘러싼 주위의 모든 사물에는 보이지 않는 지배자가 있다고 믿습니다.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데, 고대의, 정말 현인류-이전의 법을 집행자라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고 다양한 형태의 뇌물을 대접하여 꾀어야 하는 입니다.” 이 유서 깊은 관습을 언급하자, 위원들의 귀가 아주 뾰족하게 솟아, 앞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따라서 우리가 발견해서 박물관에 가져오고자 했던 것은 눈에 보이는 물건이라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통치 요소였다. 에스키모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측 누군가가 마땅히 지켜야 할 통례를 준수하지 않아 심각한 결례를 범했고, 그로 인해 은 제 천성에 따라 적절한 복수를 감행하는 일을 야기했습니다.”

적절한? 막대한 재산 손괴는 그렇다 치고 무고한 생명까지 희생된 마당에 뭐가 적절하다는 겁니까, 선생님?”

도시 문명에 적절한요. 우리가 그 괴물을 원래 서식하던 영역에서 반출해 냈기 때문입니다. 흔히 쓰이던 처벌, 즉 악빙, 눈보라, 해악한 유령 같은 제재는 더 이상 써먹지 못할 곳으로요. 그래서 응징의 표현방식이 새로운 환경에 더 적합한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화재, 건물 파손, 집단 공황, 공공 서비스 붕괴 같은 것으로.”

그날 밤은 갈수록 꽤나 불쾌했다. 이 도시는 아무리 좋은 날이라도 늘 불안감이 뒤섞인 소음이 배후에 깔린다고 그러려니 여겼다. 다 알고서도 이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적어도 한 번은 누군가와 상의할 시간은 있을 만큼 천천히 진행될 거라고, 시민들이 즐겨 말하듯이 항상 시간은 있을 것이라데 매일 도박을 걸었다. 하지만 그 무지막지한 해질녘, 사건들은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감당하기조차 못해, 조사하거나 분석하는 것은 잊고, 사실 도망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대충 그 정도로 그게 누구든 심사숙고하며 그 일을-마을의 모든 사람이, 가장 불편하게도 동시에, ‘/목신/Panic’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엇비슷하게 생각했다. 지난 수년간의 호황과 부패를 겪으면서 그들은 바로 그럴 가능성에, 수차에 걸쳐 경고를 받았다. 도시는 갈수록 더욱 수직화되고, 인구는 밀집도가 점점 증가하고, 모두 그런 외부의 급습에 인질처럼 좌우되었다도시 밖에서 누가 그들이 기습 공격의 희생자가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 점에서 물론 안에 든 사람 누가 그랬겠는가? 물론 그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충격에 얼빠진 모양새로 동정을 사 잠깐의 이익을 얻기는 했지만.

그들이 사실로 확립한 일들은 거의 없었다. 도심 깊숙한 곳에 오래전부터 도시 안으로 이어지는 좁은 수로를 따라 화물선 한 척이 도착했다. 그 배의 짐칸에 효과적이라기보다는 희망적인 억제대로 묶여있던,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조형상을 자극해 깨웠다. 이 형상의-아직-기록되지-않은-역사에서 아무도 그 존재를 막는 방법을 몰랐다. 도회지 사람들은 모두 그 존재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했다. 늘 알고 있던 일,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이야기라 진짜로 실현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무자비한 능력들이 이를 부려놓을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도 또한 감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존재를 이곳으로 데려온 과학자들, 불과 몇 개의 금속 복도 너머 지내고 있던 늙은 북극 승선원들은, 남쪽으로 온 여정 내내, 아무도 이런 점은 아예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 도착의 순간을 완벽하게 알고, 필요한 온도에 스스로 의지로 끌어올린 그 존재는, 조직적으로 무작스럽게 불을 질러 길을 텄고 감금된 곳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가능한 한 오래 배에 머물기로 작정했던 자들은, 마치 도덕적으로 기진맥진한 듯, 하나씩, 하나씩, 자유롭게 풀려나, 탈출에 휘말려 들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출입구 해치를 나와, 꼭대기를 넘어 멀리 도시의 번화가로 들어갔다. 하지만 평범한 역사의 순간들이 점점 줄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어디에서 그들 중 어느 누가 시간 맞춰 어디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겠는가? 홍등가 텐더로인 어깨들의 호위도, 어디든 거대한 조교弔橋들 어디 고정장치 속 깊숙한 곳에 있는 특권층 밀실도, 기차 터널이나 수로 터널도, 이 불순한 피난민들을 뭐든 앞으로 닥칠 일로부터 단 한 명이라도 지켜낼 수 없었을 것이다.

불과 피가 마치 운명처럼 안주하고 있던 군중 위로 굴러가려고 하고 있었다. 저녁 러시아워 최고 절정 무렵, 도시 전역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주요 가스관이 점화되기 시작하고 길모퉁이마다 또렷한 수 천 가지의 국지적인 바람이 예측불허로 불어대자, 자갈들이 하늘 높이 치솟아 멀리 몇 블록이나 떨어져, 무척 보기 힘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쏟아져 내렸다. ‘형상을 반격하거나 심지어 피하려는 모든 시도는 좌절되었다. 나중에는 대답 없는 화재 경보들이 울리고 최전선의 소방관들은 일찌감치 지원군도, 아니 그럴 희망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억지고집으로 개의치 않던 사람들에게조차 피난처가 없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면서, 소음은 끔찍하고 끊이지를 않게 되었다.

익명의 방문객들과 교섭의 보고가 나는 듯이 퍼지자, 동원은 전 도시로 확대되었다. 군 휴가가 취소되고, 오페라 공연이 절반으로-유명한 아리아조차 완전히 생략되어- 줄어, 관객을 일찍 해산시켰고, 기차역에 이동하는 군대 행군 소리가 울려 퍼지고, 텐더로인 골목길에서는 카드와 주사위 게임이 갑자기 그리고 대개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중단되었고, 황혼 시간이 너무 갑자기 길어진 서민들 사이 공포가, 불분명한 얼굴의 이들, 높은 창문이든 뭐든지 사람들 사이 공포가, 시민의 기억 속에, 처음으로 거기 들어와서

그런 여파에 따라, 시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달아났다, 죽었다, 제정신이 아니라더라, 시장의 부재에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그의 얼굴은 공터 주변 나무 울타리 곳곳에, 전차 뒷부분에 붙은 전단에 나타났다. 전단 위 너무나도 익숙한 뼈대는, 가차 없이 단순한 해골처럼 빛이 났다. “실내에 머물러라그의 서명 위로 탄화된 벽에 붙은 공고가 경고했다. “오늘 밤, 당신들은 거기 너무 많건 적건, 내 거리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그날 밤, 도시에 해가 지자 가로등은 평소 촉광에 아예 미치지를 못했다. 아무것도 뚜렷하게 알아보기 어려웠다. 일반적인 사회적 제약은 걸핏하면 결함을 선보이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밤새도록 이어지던 비명 소리는 낮에는 배경 투덜거림으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떠들썩한 거리 교통 소음이 사라지자, 절박함과 절망을 띠었다.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실제로 조처해야 할 주요한 일로 막 넘어가려는 고통의 합창이었다. 밤이 이슥하자 회색조로만 보이는 형체들이 이제는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낮에 익숙한 색조가 아니라 핏빛의 붉은색, 영안실 노란색, 독약의 녹색을 띠고 있었다.

위치가 시작이자 끝, 그리고 그 사이 모든 이야기를 좌우하는 대도시에서, 예표(豫表, Prefiguration) 성당 아래 세 개의 세례반에 물을 공급하던 지하 샘물의 존재는 이 생급스러운 강림 전까지는 모든 사람에게는 기적적이지는 않더라도 충분한 방어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 교회 가장 높은 곳에 매달린 아크등 아래, 당국은 엄밀히 그리스도의 모습은 아니지만, 수염이 나고 긴 옷을 입고 빛을 발하는 능력을 가진 총천연색 삼차원 영상을 투사하기 시작했다. 마치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기독교에 대한 철두철미한 충성을 부정할 수 있을 것처럼, 그래서 침략자와의 협상을 트는데 필수적이라면 개심이든 뭐든 그런 일이 훨씬 쉬워질 수 있도록. 매일 밤 해 질 무렵, 발광하는 이 선언서 같은 영상의 전기적 연속성, 전력 수준, 색상의 정확성 등등을 점검했다. 모두의 악몽처럼 투사 장치가 중요한 순간에 고장날 가능성의 우려가 따라 예비 램프도 준비해 두었다. “어느 누구도 밤에 旣知의 뱀파이어들이 사는 동네에 십자가를 지니지 않고 언감생심 들어가지는 않을 겁니다.” 예전 대주교가 선언을 했듯이, “그들이 지금 그럴까? 아니요, 그러니,” 여전히, 조심스럽게 이름 밝혀지지 않은 우리의 이 수호자와도 마찬가지.”

최근의 편입에도 불구하고, 외곽 자치구들은 적어도 잠시나마 몇 년 더 그 시절 꿈으로 통하던 건설업자와 개발업자들의 아무렇게 휘갈긴 우매한 짓에서 벗어났기에, 명예로운 황야와 목가적인 고요함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리 건너편 지역에 조만간 교외의 역사와 문화가 겪게 될 일 외에, 어떤 미래가 있겠는가?

그래서 도시는 특정 순수함의 상실에 대한 물리적 표현이 되었다. 성적 또는 정치적 순수함이 아니라, 도시가 자타공인 최고로 입증될 수 있는 공유된 꿈에 대한 상실, 도시 주민들은 원통한 마음에, 기억 상실에 시달리는 종족이 되었고, 그렇게 남아, 상처를 입었지만 기억을 통해 상처의 순간을 연결하지 못하고, 가해자의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였다.

무조건적인 분노 속 그날 밤과 낮을 벗어나, 사람들은 어떤 도시든, 혹시라도 살아남은 도시라면, 완전 새롭게 태어나고, 불꽃으로 정화되어, 탐욕, 부동산 투기, 지역 정치는 초월하여 말끔이 씻겨나가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 여기 이 울부짖는 미망인이 있었다. 상복 입은 1인 여성 고충 처리 위원회가, 계속해서 돈을 모으고, 성실하게 기록하고, 자신이 흘린 모든 눈물 한 방울까지 무자비하게 치를 떨어가며, 앞으로 다가올 세월 내내, 친절함이 눈에 뜨이지도 않은 도시들 중에서도 가장 비열하고 잔인한, 몹쓸 년의 도시로 개발하여 그 모든 것을 벌충할 것이었다.

겉보기에 단호하고 저돌적이며 남성적인 그 도시는 밤새 그 끔찍한 강-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때 는 굴종을 당하고, 용납할 수 없이, 무작정 고분한 여성처럼 항복을 하여, “그녀가 사랑하는 이의 지옥불품에 들었다. 그는 그 후 몇 년 동안 잊는데, 왜곡으로 꾸며대며, 자존심을 되찾으려고 허비했다. 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 는 여전히 지옥의 미동, 그곳 주민들이 마음대로 부리는 펑크(불량청소년), 남자 옷을 입은 암캐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의 고통을 면하고자 하는 바람에, ‘파괴자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행위로서, 봉헌 신전에 입각해, 도시는 다수의 위령/위로 구조물을 세웠다. 이 중 다수는 고의적으로 불태웠는데. 미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양식화된 잔해로 검게 더럽히겠다는 시도들로 이뤄진 일이었다. ‘도심에 주의가 쏠렸다. 도심은 보호조치 무시의 플라즈마에 싸인 채, 마침내 그 가장자리를 따라 펼쳐진 거대한 침묵의 성벽까지 뻗어 나갔다, 성벽은 기지旣知 세계의 한 경계였으며 그 너머에는 나머지 도시는, 마치 명부(冥府)식 어떤 거래의 일부로, 심지어 언급할 언어조차 포기한 듯이, 말할 수 없는 영역이 놓여 있었다. ‘도시에 아치 형태가, 대개 승리의 상징이지만, 건축되던 웅장한 시대이다보니, 금지된 영역으로 들어가는 어느 이행 지점에 또 다른 크고 으리으리한 정문을 세우기로 결정되었다. 문에는 나는 처연한 도시로 들어가는 길에 섰다 단테라고 새겨져 있었고 그 위로, 그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난 매년 기념일마다 항구 위의 하늘을 가로질러 야간 파노라마가 나타나곤 했다. 기념으로 재연한다기보다는, 다채로운 불빛이 푸른 바다 같은 파란 어둠을 배경으로 움직이는 추상적인 집합체에 가까웠고, 관람객은 이를 자신 좋을 대로 해석을 했다.

문제의 밤, 헌터 펜할로우는 이미 마을을 벗어나던 길이었는데, 등 뒤에서 무언가가 느껴져 돌아섰다가 지평선을 따라 펼쳐지는 비극을 목격하였다. 그 자리에 못 박혀 그는 너무나 오래되어서 자신만의 악몽은 아닐 악몽을 기억에 담았다. 눈알은 불꽃 같은 색조의 무자비하게 아주 뚜렷한 이미지들로 빛났고, 과도하게 밝아서 그의 안구와 광대뼈에도 불타는 듯 맹렬함을 빨아들였다.

그는 별안간 마을의 익숙하지 않은 부분에서 길을 잃었다. 헌터가 파악했다고 여겼던 번호가 매겨진 격자판 거리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사실 그 격자는 이미 도시의 필요성에 대한 또 다른 역사 속 표현으로 왜곡되어 있었고, 더 이상 일련번호가 매겨지지 않은 거리들은 예상치 못한 각도로 교차하고,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는, 길고 특징 없는 골목길로 좁아지고, 전에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던 언덕을 가파르게 오르내렸다. 저 멀리 한참 따라 걷다 보면 알아볼 수 있는 교차로에 다다를 거라고 믿고 계속 밀고 나갔지만, 모든 것이 점점 더 낯설어졌다. 어느 순간 그는 옥내로 접어들었던 건지, 마치 탁 트인 안뜰 같은 곳에 들어갔고, 거긴 머리 위로 녹같은 붉은색과 누런 잔해로 뒤덮인 패총이 십이나 십이 층 높이로 우뚝 솟아 있었다. 일종의 기념비적인 관문, 기지의 도시의 어떤 것보다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고 이질적이었다. 거리들은 이제 아늑하고 친숙해, 마치 복도 같았다. 의도치 않게 그는 곧 사람이 살고 있는 방들을 지나가고 있었다. 거의 텅 빈 복도 한쪽 끝에서 그는 회의가 진행 중인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벽난로 주위에 옹기종기, 컵과 잔, 재떨이와 타구들을 가지고 모여 있었지만, 그 자리는 그냥 단순한 사교 모임은 아닌 것 같았다. 남녀 모두 코트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있었다. 헌터가 머뭇거리며 다가왔다.

우리 모두 도시를 떠나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 같은데요.”

다들 짐 챙겼나요? 아이들은 다 준비되었습니까?”

사람들이 떠날 채비를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서고 있었다. 누군가 헌터를 알아챘다. “자리 있어, 원하면 껴도 돼.”

그가 얼마나 망연자실 멍해 보였을까. 그는 묵묵히 일행을 따라 한 층 구불구불한 금속 계단을 내려가 전기 조명이 켜진 플랫폼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다른 사람들, 아니 꽤 많은 사람들이 별난 대형 운송수단에 올라타고 있었다. 짙은 공업용 회색으로 칠해진 매끄러운 철제 열차는 가지런히 반질반질 길게 이어졌고, 다기관多岐管 배기장치의 배관들은 차체 밖으로 이어져 있었고, 아래위로 차량 전체에 주행등이 달려 있었다. 그는 열차에 올라탔고 좌석을 찾았다. 차는 움직이기 시작해, 공장 공간, 발전기, 다소 용도가 불분명한 거대한 기계 설비들 사이를 지나갔다. 바퀴가 공회전을 하고, 안전 조절 밸브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동안 다른 공장 설비들은 빛이 들지 않는 미스터리 속에 무력하게 멈춰 있었다. 마침내 터널 계통 안으로 들어가, 일단 안쪽 깊숙이 닿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소리, 웅웅 소리, 바람 돌진하는 소리가 점점 커졌고, 마치 그 속도와 방향에 대담성이 붙는 듯이, 어쩐지 더 편안해졌다. 오로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계속 나아갈 뿐,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 가끔, 창문 너머로, 설명이 안 되지만, 그들 위로 도시가 살짝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그 아래 얼마나 깊이 여행하고 있는지는 감 잡을 수는 없었다. 선로가 여기저기 지면 위로 솟아오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지면이 그들을 만나기 위해 깊고, 아주 투지 넘치게 외도를 하며 내려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더 오래 여행할수록 풍경은 더욱 미래적으로 다가왔다. 헌터는 피난처를 향해 가고 있었다. 피난처란 이렇게 몰락해가는 이런 세상에서. 이제 무엇을 의미하게 되었든지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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