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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 먼저 읽고-   아쉬운 마음에  부정기화물선 마지막 기항부터 해볼까 생각 중, 스페인어는 잘 몰라 영어-스페인어 참조 예정.  마크롤 가비에로 모험만 읽어도 되지만 뒤에만 읽을 수 없으니 일독을 먼저 권함. 2024. 9. 25.
살아남은 이미지들 p39-41 르네상스와 시간의 불순물: 부르크하르트와 바르부르크 바르부르크는 나흐레븐의 개념을 매우 엄밀한 역사적 틀 안에서 정교화했으며, 이는 그가 출판한 연구들로 거의 배타적인 영역을 형성했다. 이런 출판물에 우선 이탈리아 르네상스(보티첼리, 기를란다요, 프란체스코 델 코사, 피코 델라 미란돌라)와 부차적으로 플랑드르 및 독일 르네상스(멤링, 판 데어 후스, 뒤러, 루터와 멜란히톤)이 포함되었다. 우리가 이러한 개념을 오늘날 시각으로 고려한다면, 그것은 이미지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지식에 관한 몇 가지 주요 전제를, 말하자면, ‘재설립’할 수 있는 이론적 교훈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리라. 하지만 바르부르크가 특히 르네상스 시대 전후 맥락으로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상술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그.. 2024. 9. 21.
살아남은 이미지 p34~38 레비-스트라우스가 『구조인류학』 서문에서 제기한 비판은 훨씬 더 가혹해 보인다. 더 급진적이지만 동시에 더 편향적이고, 때로는 부정직이라고까지 할 수 없다 해도, 부정확함으로 그득하다. 그는 모스에 뒤따라 원형주의 그리고 원형주의가 보편주의의 편익을 위해 실체화된 유추와 의사형태를 잘못 사용한다는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타일러에게서 직접 이러한 접근법의 흔적을 찾아나서며, 그는 활과 화살은 하나의 “종species”을, 타일러가 생식이라는 생물학적 연결고리에 근거한 언어로 표현한, 종을 형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왜냐면 “동일한 두 도구 또는 기능은 다르지만 형태가 유사한 두 도구 사이에는 항상 기본적인 차이가 있는데, 이는 하나가 다른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각각이 표상 체계의 산물이기 때문.. 2024. 9. 21.
살아남은 이미지 p31-34 이 생존의 예-『원시문화』에서 가장 먼저 제시된 예-는 꾸밈새의 형식적 요소, 즉 스타일 개념에 대한 모든 논의에서 발견되는 “원시적 단어”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형식의 생존’이 각인이나 날인이란 용어로 표현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특징적이다. 현재가 여러 많은 과거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재 삶의 형태 자체에 찍힌 시간의 날인이-또는 여러 시기의 도장이- 파괴할 수 없다는 점을 확고히 보여준다. 따라서 타일러는 “이러한 생존의 힘”에 대해 그가 또 다른 은유를 사용하여 언명한 말마따나, “오래된 습관이…이들을 밀어내기 위해 강하게 압박하는…새로운 문화 한가운데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쓴다. 그는 또한 생존의 집념과 끈기를 “시냇물이 일단 강바닥 따라 자리잡히면.. 2024. 9. 18.
살아남은 이미지 p26~31 나흐레븐, 또는 시간의 인류학: 타일러와 함께한 바르부르크 이 ‘다른 시간’의 이름은 “생존”(나흐레븐)이다. 우리는 핵심 표현, 바르부르크의 진취적 전반 기획을 관통하는 신비한 좌우명, 나흐레븐 더 안티커Nachleben der Antike(고대의 생존)를 알고 있다. 이것이 ‘근본적인 난제’이다. 이를 위해 바르부르크가 포함된 다양한 지형에서 발생한 퇴적과 단층들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기록 보관소와 도서관에 모든 자료를 수집하며 모아들였다. 이런 근본적인 난제로 또한 바르부르크가 짧은 시간 머물며, 아메리칸 인디언 경험의 지형 위에서 직접 직면하려고 했다. 따라서 바르부르크가 고대와 현대 서구 세계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끈기있게 정교하게 발전시킨 “문화 과학”의 맥락에서 생존의 개념을 살펴보기 전에, .. 2024. 9. 8.
살아남은 이미지 p23-26 생존한 이미지  따라서 인류학은 미술사를 대체/전위하고 낯설게 이화(異化)하며, 심하게 말하면, 불안하게까지 한다. 관점이 없는 다방면 절충주의적인 학제 간 학문으로 흩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문 내에서 대규모로 검토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드넓게 열기 젖히고 닿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이미지를 구성하는 관계와 결정, 더 나아가서는 과잉결정의 극단적인 복잡성을 공정하게 숨김없이 다루는 문제이다. 그러나 또한 이러한 관계의 특수성 그리고 이미지 자체가 구성 요소인 일정 양식의 작업에 대한 새로운 공식을 제공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바르부르크를 역사적 “사실”과 도상학적 “내용”의 발견에만 유일한 관심을 둔 사람, 대량 생산된 이미지와 유일무이한 걸작을 구별하지 못하.. 2024. 9. 8.
살아남은 이미지 p20-23 여러 일들을 대체하는 한 가지 방법은 시간을 갖고 늑장을 부리는, 미루는/연기하는[différer] 길이 있다. 피렌체에서 바르부르크는 이미 예술의 역사를 “연기”하고 있다. 그는 자기 미화로 자만하는 “역사”의 바사리식 시간이나 “역사의 보편적 의미”라는 헤겔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을 취하여 그렇게 해낸다. 그는 특수한 것과 보편적인 것 사이에 새로운 유형의 관계를 창조한다. 이를 위해 그는 예술 자체의 전통적인 영역을 샅샅이 뜯어보고 전복한다. 우피치 미술관이 더 이상 그에게 충분하지 않자, 그는 수많은 개인 ‘리코르단체(ricordanze회상)’, 회계 장부, 공증된 유언장 등 그런 문건들의 비계층적인 기록 보관소의 세계, 아르키비오(Archivio)의 세계에 몰입하기로 결심한다. 따라서 1481년에.. 2024. 9. 1.
살아남은 이미지 p16~20 형식이 살아남다. 역사가 열리다.  여전히 확고한 점은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말처럼-그러나 그가 어떻게 자신의 발언으로 자신이 표적이 되었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 “바르부르크의 유산이 발휘하는 [현재의] 매혹을” 2차 대전이 끝난 이후 자행된 미술사에 대한 “확실한 불만의 증상으로 볼 수도 있다.”당시 바르부르크 자신도, 아직 완전히 체계가 서지 않았지만 필요성의 촉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런 종류의 불만을 드러냈다. 1888년, 겨우 스물두 살이었던 바르부르크는 자신의 개인 일기에서 이미 '교양 있는 사람들'을 위한 미술사로, 아름다움의 관점에서 구상 미술 작품을 평가하는 데 만족하는 사람들의 미술로 ‘미학화한’ 역사라고 혹평하였다. 그는 이미 “예술의 과학”, 예술학(Kunstwissens.. 2024. 8. 31.
살아남은 이미지 p13~16 물론 나는 이 모든 것을 매우 갑작스레 불쑥 압축된 방식으로 주장했다. 우리가 지금 다루는 이 가설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천명해야 했다. 바르부르크와 함께 예술에 대한 생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은 결정적인 전환을 맞이했다는 점. 그리고 그 이후 우리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이미지 앞에[devant l'image] 또는 시간 앞에[devant le temps] 서거나’ 대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살아남는 이미지]에 앞서 (디디-위베르망은) 예술과 그 역사에 대한 방법론과 인식론에서 주제를 탐구한 두 권의 다른 저서, 이미지 앞에[devant l'image] 그리고 시간 앞에[devant le temps]를 출간했다. 그래도.. 2024. 8. 27.
살아남은 이미지 9-13 ***여기 우리의 예술사 발명가가, 고대 절세미인들의 죽음에 탄식을 하며, 자신의 대상을 두고 애도에 빠졌던 그가 등장한다. 여기 자신의 ‘체계적 정신esprit de systéme’을 지닌 미학자, 우리의 역사가가 등장한다. 유령을 믿지 않는 이 역사가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이야기- 또는 그가 믿는 대로 과학-에서 부재하는 대상을 그려내며 황송스럽게도 신빙성을 부여할 수 밖에 없던 오래된 라틴 어와 그리스어 묘사에 입각하여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혼자] 대상들을 상정한다. 여기 마침내 –'예술의 본질'로 괴롭히고, '좋은 기호'(der gute Geschmack)이라는 원칙에 입각한 찬사로 그리고 아무리 어떠한 ‘신체의 변형'이라도 변형에 절대적인 거부로 우리를 공격하던-그가 『모방에 관한 반주』의 놀.. 2024.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