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kind_prologue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난데없이, 시간에서 벗어나, 순서가 뒤틀린 채, 미래에서, 어쩌면 과거에서 내몰려, 하지만 바로 여기, 바로 이 순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이 순간에 착륙한다. 이 순간은 언제든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짐작하다시피, 아무 순간도 아니라는 뜻이다. 영화가 될 모양이다. 허버트와 던햄, 자전거를 타다 (1896)허버트와 나는 자전거를 타고 아나스타샤 섬으로 건너간다. 이제 새 다리가 생겼다. 1896년 11월 30일, 거의 날이 캄캄하지만 아직은 시꺼멓지 않다. 나는 날씨는 정확히 모른다. 그렇게 이전 기록까지는 지니고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플로리다니까 계절이 언제이든지 아마 따뜻할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신이나 소리 지르고 소란을 피우고 떠들썩하게, 어린 소년들이 하는 ..
2025. 6. 10.
Against the day p 171-174
디뎌서 난 외딴길 위에서 자신의 뒤를 돌아보다 보면, 루 바스나이트는 걸핏하면 꼭 그곳에 있지 않은 것들도 눈에 들곤 했다. 검은 더스터 외투를 두르고 모자를 쓴 말 탄 인물, 항상 가만히, 햇볕이 내리쬐는 단단히 저 멀리서 비스듬히 옆으로 서 있고, 말은 황량한 땅바닥을 향해 몸을 숙이고 있었다. 진짜 주의집중 하는 빛줄기가 아니라, 혹여 있더라도, 마치 그것이 그가 갈망했던 전부라는 듯, 오히려 한쪽으로 기울어진 별 모양 실루엣 속으로의 침잠이었다. 오래지 않아 지금 그의 뒤에, 딱 눈대중의 범위를 벗어나 있는 존재, 언제나 동일 인물, 바로 샌 후안의 악명 높은 다이너마이트범, 키젤거 키드Kieselguhr Kid라는 점에 확신이 섰다.그 키드는 공교롭게도 화이트 시티 수사대의 주요 관심사였다. 루..
202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