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로, 다이너마이트가 터질 때마다, 너무 멀어 들리지 않는 거리라도, 루의 의식 어딘가에 무언가 동시 발생으로 촉발되었다…잠시 후에는, 누군가 막 터뜨리려고 하는 순간에도 그랬다. 어디든. 곧 그는 사이클로마이트 습관성 중독을 뒤좇고 있었다. 그것도 보나마나 아주 열정적으로.
루가 목격한 첫 다이너마이트 폭발은 칸카키의 지역공진회 축제였다. 저돌적인 오토바이 곡예사가 ‘죽음의 벽’ 안에서 자신이 뿜은 배기가스 연기로 반쯤 눈이 먼 채로 오토바이로 빙글빙글 맴을 돌며 으르렁거렸다. 카니발 의상을 한 젊은 여성들이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덜 걸친 모습을 보려면 5센트가 가외로 들었고, 울타리를 쳐 접근 막은 인근 지역 아이들은 몰래 숨어 들어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당. ‘경천동지할 유전기流電氣Galvanic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운 좋게 뽑힌 동네 아이가 크랭크를 돌리는 발전기에 그가 매달려 있는 동안 발가락 끝에서 귀까지 여러 가지 색깔의 전기 기둥들이 돋아올랐다. 그리고 다이너마이트 라자루스라는 구경거리가 있었다. 작업복에 모자를 쓴 평범해 보이는 일꾼이 검은색으로 칠한 소나무 관 안으로 들어갔고, 일행이 계속해서 엄숙하게 그 안에 다이너마이트를 한가득 채우고 길이가 아슬아슬하게 짧은 선명한 주황색 도화선을 연결했다. 뚜껑을 못으로 박아 넣은 후, 현장감독이 어디 그어도 켜지는 황린 성냥을 과장되게 꺼내, 바지 궁뎅이에 극적으로 그어 점화하고서,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그러자 모두가 걸음아 나 살려라 미친 듯이 뛰었다. 어디선가 드러머가 드럼을 두르르르 치기 시작하고, 소리가 점점 커졌는데, 도화선이 점점 짧아지자, 러프-인(두르르르 꾸밈음)도 점점 더 빨라지며 겹쳤다. 관중석에 있던 루는 폭발하기 시작하는 상자가 보이는 정도까지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폭발음이 들리기 찰나보다 짧은 직전, 그 짧은 순간 어쩌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뎅, 압축파의 파면(派面)이 덮쳤다. 그것은 무언가의 종말이었다. 그의 순수함이 아닐지라도, 적어도 모든 일이 점진적으로 일어나서 그 사이 뭔가 조치할 시간이 있으리라는 그의 믿음의 종말이었다. 그저 지나친 굉음이 아니다, 명심해라, 그 모양이 그랬다.
그는 동종요법 의사 한두 명을 우연히 만난 적 있었고, 그래서 그 이론을 잘 알고 있었다. 이론상 특정 화학 물질을 완전한 강도로 삼키면,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겠지만, 그 아주 소량만 복용하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클로마이트를 먹는 일이 폭발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완전히 우연으로 걸린 행운이었거나. 하지만 생각했던 대로 역시나, 루가 네이트 프리벳에게 키젤거 키드에 대한 의심을 털어놓자마자, 그러니까 사실상 사건을 단념한 바로 그 순간, 바로 그때 ‘뭐든지간 무언가’가 그에게 시도를 해보자 결정하였다. 그는 말을 상류에 남겨두고 작은 계곡에 조용히 오줌을 누고 있었는데, 그때 세상이 완전히 뒤집혔다. 루는 카니발 이론을 알고 있었다. 폭발물이 터지는 순간 폭발 한가운데로 뛰어들라는 내용이다. 그러면 충격파가 이미 밖으로 향하며 당신으로부터 멀어져, 중심부의 진공 속에 안전하게 남게 될 것이다. 어쩌면 잠깐 아찔하게 정신을 잃을 수도 있지만, 몸은 안 다치고 무사할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돌입해야 하는 때, 너무 짧은 도화선의 불꽃을 향해 뛰어드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무엇으로 이어질지 누구도 종잡을 수 없을 눈부시게 빛나는 목구멍방면으로, 거기 제로와 어둠만이 아닌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품고, 뛰어들어야 하는데… 글쎄,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면 그는 망설였을지도 모르고, 그랬다면 그는 여실하게 끝장났을 것이다.
그가 정신을 차릴 때 어디에 있든지 간에, 그곳은 더 이상 콜로라도 같지 않았고, 게다가 지금 그를 성심껏 돌보는 이들은 평소 외딴길 인간쓰레기들이 아니라, 오히려 마치 다른 곳에서, 그것도 아주 멀리서 온 방문객 같았다. 이 모두를 겪으며, 이제야 떠올리기 시작하듯이, 그는 깨어 있었으며, 육체에서 벗어나 세상에-바로 그 당시에 “세상”이 무슨 의미이든지 간에-걱정 하나 없이, 그 장면 위를 미끄러져 떠다녔으며, 가능한 한 오랫동안 딱 그 상태 그대로, 비-정신적으로, 고요하게 유지하려고 애썼고, 그러다 그들이 막 포기하고 그의 위로 돌멩이 몇 개를 쌓아 올려 동물들 먹이로 거기 남겨놓으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그러면 무언가에 부추김을 받아 마침내 그를 부추겨 황급히 자신의 시체 속으로 뛰어들었다-이제는 그는 이상하게도 환히 빛이 나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있잖아 나이젤, 적어도 숨은 쉬고 있지?”
“네빌, 솔직히 말해서, 난들 어찌 알겠누, 내가 거울 같은 걸 들고 다니거나 할 사람도 아니잖아?”
“잠깐! 내 장비 가방에 하나 있는데…”
“허영기 다분하기는!”
그래서 ‘새로운 루’가 본 복원된 세상의 첫 대상은, 그 자신의 깜짝 놀란, 코털로 꽉 막힌 콧구멍이, 은빛 숙녀의 삼은 머리카락, 아니면 물 속의 잡초인가로 틀을 두른 화려한 타원형 여행용 거울 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었고, 딱 봐도 비싸 보이는 거울이, 그리고 분명 자신이 쉬는 숨결로, 규칙적으로 흐려졌다 말았다 했다.
“여기요.” 그들 중 한 명이 플라스크를 꺼냈다. 루는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브랜디인가 짐작했지만, 어쨌든 한 차례 죽 들이키고 나니 곧 일어설 수 있었다. 소년들은 심지어 그의 말이 근처에서 이미 찾아내었다. 말의 몸은 멀쩡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고마워요, 여러분. 이제 가봐야겠어요.”
“꿈에도 그럴 생각 마세요!” 네빌이 소리쳤다.
“저기서 당신을 날려버리려 했던 놈이 다시 시도하려 들 수 있어요.” 나이젤이 말했다.
루는 두 사람을 흘끗 보았다. 그를 구해준 사람들은 처음 눈대중에 폭탄 우르릉쾅-꾼이 그에게 갖는 추가적인 관심을 억제할 만한 인물들은 아니 되어 보였다. 중절모, 무릎까지 오는 벨벳 반바지, 눈썹까지 내려오는 앞머리, 아벨랜치 백합과 야생 앵초로 장식된 총벨트. 오스카 와일드의 영향이로세, 추측했다. 유명한 시인이 미국 짧은 여정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간 뒤, 서부, 특히 리드빌에 대한 열광적인 의욕에 그득해, 이쪽 산들에는 온갖 현란하고 야한 차림의 모험가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사냥꾼과 피식자라는 분수령, 끔찍한 미국식 상위(相違)처럼 극명하게 드러난 곳을 막지난 이 상황에, 그가 갈 곳이 어디 있겠는가?
(두 젊은이와 타로점을 치는 이야기)
p190
끝내, 웹 트래버스는 리틀 헬카이트 채굴장에서 교대 책임자까지 승진했다. 베이코와 스퀘어헤드/어수룩이(범죄자가 보기에 순진한 바보, 혹은 독일 혹은 스칸디나비아인에 대한 비속어) 동료들은 축하한다고 그에게 파티를 열어 주었고, 평소처럼 밤새 감자 증류주를 마시는 일이 누구에게나 맞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다행히 눈 올 때가 아직 꽤 남았는데, 안 그랬으면 지난겨울의 재탕이 될 지도 몰랐다. 작년에 핀란드인들이 권유하여 모르는 척 스키를 신게 되었고, 스머글러 광산 위, '빅 엘리펀트'라고 불리는 거대한 눈사태-직전 몸집을 키워가던 지대 곁을 지났는데,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랬을 테지만, 편재하던 모든 생명이 그가 뼈도 부러지지 않고 눈사태도 일으키지 않고 안전하게 눈 속에 굴러떨어지자 엄청나게 안도했다.
요즘 그는 자기 가족 중 두 여자를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잘 지내는 것 같았다. 가장 중요시해야 할 두 사람인데, 집안 사내들이 모두 비바람 맞으며 나가고, 그의 위치도 저 밖에 있는 것과 다름없고, 마치 다시 만날 가능성이 어느 아늑한 집안보다 저 밖에서 더 높을 이런 마당에 그랬다. 그가 코빼기라도 문안으로 들이밀면, 일들이 금세 틀어져 애먹었다. 한번은 레이크가 자리를 뜨더니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하루 밤낮을 기다렸고, 마침내 세 번째 교대쯤 되었을 때, 그녀가 불쑥 어두운 데서 미국 달러 한 뭉치를 들고 나타났다.
“어디 계셨나, 아가씨? 그건 어디서 났어?”
“저기 실버튼에 갔어요. 싸움에 내기를 걸었어요.”
“뭘로 내기를 했어?”
“빨래해서 모은 돈이 있어요.”
“그래서 누가 또 싸우고 있었는데?"”
“기관사 짐 플린."
“그리고 누구?”
“앤디 멀로이?”
“고만해라, 이 녀석아. 잘 들어봐. 앤디는 싸움박질할 인물감이 전혀 아니다. 그놈 형 패트만도 못해. 기관사하고 그놈이랑 급이 달라도 한참 달라 아예 싸움이 나지도 않아. 다른 이야기로 둘러대 보시지 그래?”
“아니 제 말은 멕시코인 피트 에버렛요?”
“너 누구랑 같이 있었어?”
“리카 트리몬요.”
“플로라도라 걸스(원래 Florodora girls 1900년대 뮤지컬 코미디 제목), 그쪽 사람들이 이 일을 알고 있는 거지?”
레이크는 어깨를 으쓱했다.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 얼굴을 모로 기울이고, 마치 말로 공유하지 못할 슬픔에 잠긴 듯 눈을 멀리 비꼈다. 애초에 그의 화를 돋우었을 그 장밋빛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슬픈 기색이었다.
“폭풍의 아이.” 주변 소음 수준에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그의 얼굴에 띤 절망적인 표정. 마치 그녀가 뭔지 이름이 붙기 전부터 알고 두려워했던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했다.
“아빠, 그게 무슨 뜻이에요?” 그녀는 자신만만한 척 허세를 부리고 싶었지만, 이제 점점 겁이 났다. 아버지가 자신 앞에서 누군가 다른 누군가로 변하는 것을 보았으니—
“혼자 얼마나 오래 그 속에서 버틸 수 있을지 시험해 봐. 폭풍의 아이야. 뭐, 우라질 폭풍이 널 지켜주라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그가 설명해 주지 않겠지만, 그다지 불가사의한 일은 아니었다. 얼마 전, 리드빌에서 그들 한동안 작업 중 하나에, 리드빌 특유의 푸른 강한 북풍이 불던 어느 하루에, 멈추지 않는 번개가 겨울바람처럼 몰아쳤을 때…그로서는 너무나 또렷한 그녀의 어린 얼굴, 강렬한 빛이, 비록 작은 판잣집은 공기는 바람 한점 없어도, 그 바람에서 흘러내리듯 그녀의 작은 얼굴에서 뒤로 흐르듯 흘러가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거의 하얗게 보일 정도로 부딪히는 것같았다. 칠흑 같은 세상 종말의 하늘 아래서. 그는 척추를 타고 무언가가, 번개를 맞을 것 같은 예감이, 훑고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나중에야 그것이 두려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제만 해도 지저분한 얼굴로 꼼지락거리며 그의 두팔에 안기던 이 젊은 여자 영혼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미쳤어요, 아빠?”
“여기 창-들을 위한 피난처는 운영하지 않아.” 그는 목청껏 소리 질렀고, 이 일을 막도록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기쁨에 거의 떨고 있었다.
기꺼이 응해 그저 기쁠 따름. “피난처? 누구 피할 곳을 준 적은 있어요? 가족의 피난처도 못 되는데. 자기 자신도 보호 못 하고서, 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새끼야.”
“아! 벌어진 입이라고, 그만하지 못해-” 그리고 그는 손을 들어 주먹을 칠 태세였다.
메이는 막 파이프담뱃대를 피워 물었는데, 하는 수 없이 옆으로 치워두고 다시 한번 지친 삭신을 로데오 슈트(방목통로)로 힘겹게 끌어당겼다. “웹, 잠깐만 그거 멈춰 봐, 레이크, 잠깐 저기로 가 있어— 모르겠어요, 걔는 아무 잘못도 없어.”
“실버튼에서 일주일 머물고, 1년 치 집세를 들고 돌아오는데, 내가 여기서 무슨 똥거름 무더기에서 그저 뒹굴거린다고 생각해, 아내? 블레어 스트리트(실버톤 환락가) 데뷔탕트 같은 년을 두었는데, 알고 보닌.”
그는 그러고 진짜 그녀 뒤를 쫓아갔고, 메이바는 삽을 집어들지 않을 수 없어, 마침내 그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레이크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때쯤, 딸도 전적으로 찬성했다.
난 정말 나빠, 그녀는 계속 스스로에게 되뇌었지만, 실버톤에 다시 갈 때까지 실제 믿기기는 않았다. 실버톤은 나쁜 여자가, 진짜 가족에게 돌아오는 것처럼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곳이었다. 산봉우리 아래 푸른 저지대 평지에 자리 잡은, 작은 가로세로 두서너 거리에 불과하지만, 사악함으로는 타락한 대지의 거대한 메트로폴리스 중 하나였다…조마조마한 예수님. 블레어 스트리트에만 육칠십 개의 술집과 스무여 개의 고급 --창가가 있었다. 하루 24시간 술과 도박을 하고 섹스한다. 철퇴? 무슨 철퇴? 와서 여자들 세탁을 해주는 중국인과 아편을 피우고. 바다 건너 멀리서 온 위험한 취향의 외국인 방문객들로 조종되고, 더군다나 미국 국내의 아동 부패범, 아내 불구로 만든 놈, 살인범, 공화당원들까지, 그녀든 리카든, 누구랄 것 없이 그 여자가 누구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는지 매한가지로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들은 마치 초자연적인 보호 아래 있는 듯 밤을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배웠다. 왜냐하면 그들은 항상 웃기 시작했고, 어떤 손님들은 그 때문에 난폭해졌기 때문이다. 때때로 그들은 작은 교도소에서 깨어나 보안관 부인이 지울 수 없는 찡그린 얼굴로 평소처럼 말하는 것을 들었다. 겨울이 찾아오기 시작할 때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되었고, 곧 처마까지 눈이 쌓일 것이라는 전망에 심각한 위험에 처한/줄줄이 늘어선 모든 여성들은 계절에 맞춰 재조정에 들어갔다.
레이크는 어느 날 자신의 물품들 가지러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오두막은 다들 나가 있어 메아리가 울렸다. 웹은 근무 중이었고, 메이바는 허드렛 집안일을 보러 나갔고 그녀의 형제들은 모두 오래전에 떠났다. 그녀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키트였다. 둘이 제일 어리기도 했고, 엇비슷하게 고집이 세고, 꿈꾸지 못했던 운명에 대한 갈망, 어쩌면 남들의 일상에 안주하는 것에 대한 완고한 혐오감을 공유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어느 날 외진 길에서 웹을 기다리는 상상을 했다. 웹에게 다이너마이트를 떨어뜨린다. 그녀는 위에 안전하게 가파른 산 움푹 들어간 곳에 안기듯 숨어 있고, 그는 저 아래 멀리, 작고 무방비한 채로 있다. 캡을 씌우고 도화선에 불을 붙인 다음, 길고 급강하하는 곡선으로 막대기를 놓는다. 뒤로 불꽃을 그리며, 햇빛을 벗어나 그림자의 우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러면 그 늙은 개새끼는 흙과 돌, 불꽃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 우르르 쾅쾅 파멸의 깊은 울부짖음으로 말소될 것이다.
메이바는 그녀가 거기 다녀갔다는 것을 알았다. 가게에서 산 향수 때문일 수도 있고, 어딘가 물건들이 제자리에 벗어난 듯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아는 것일 수도 있었다. 뭐래도 확실한 사실은 적어도 그녀 아이 중 한 명은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웹, 난 걔 곁에 계속 붙어 있어야겠어. 어쨌든 좀 더 오래.”
“그만 포기해.”
“어떻게 걔를 그냥 저밖에 내버려둘 수 있어? 온갖 저런 상황에다?”
“걔는 스무 살이 다 됐잖아. 이제 자기 손수 앞가림은 하고도 남아.”
“제발 좀. 여기 위는 전쟁터야, 아무도 멀리 피하는 도리 외에 할 수 있는 일도 없다고.”
“걔는 당신이 필요 없어, 메이.”
“걔한테 필요 없는 건 당신이지.”
그들은 터무니없어 씩씩대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그럼 당신도 가보시지. 그럼 포커 패 다섯 개는 다 갖췄네. 난 그냥 나 혼자 다 하면 돼, 내가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너랑 그년은 아랫마을에서 진짜 재밌게 놀 아.”
“웹.”
“간다고 했으면, 가.”
“그건 단지—”
“돌아오기로 결정하면 전보는 보내지 마. 난 여기서 얼굴은 들고 다녀야잖아. 오면 오는 거지. 아니 차라리, 그러지도 말아,” 멀리 어딘가에서 쇄광기 쿵쿵 찧는 소리가 들렸다. 언덕 아래로 노새 일대가 히히힝 거리며 멀어지고. 고갯길 위에서 주 방위군이 원주민들을 통제하에 두려고 대포를 쏘고. 웹은 그 자리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의 얼굴선들이 돌처럼 굳었고, 들어오는 작은 햇빛이 발끝에 살짝 닿았다, 아주 고요하게. “아주 고요하게,” 메이바는 나중에 회상했다. “사실, 전혀 그답지 않았어. 그가 뭐에라도 씐 건지, 그때부터는 다른 모습은 보이질 않았어.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오, 딸아, 내가 알았어야 했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요.” 레이크가 어머니의 어깨를 꽉 쥐었다. “일찌감치 이미 접어든 거라.”
“아니. 너, 나, 그리고 그이, 다시 모여 살 수도 있었어, 레이크. 마을을 떠나서, 사람들이 가지도 않는 곳으로 가서,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이 빌어먹을 이들 산들을 벗어나 골짜기로 내려가 작은 땅이라도 찾아내어서—”
"그래도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든 망칠 방법을 모색했을 거에요." 레이크의 얼굴이 젠체 부어올랐다. 마치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꿈에서 막 깨어난 듯, 어머니가 익숙하게 보던 모습보다 나이 들어 보였다. 더 공허하게 보였다.
“아버지 없어도 아쉽지 않다는 말인 걸 알지만, 가엽구나. 어떻게 이렇게 계속 고집불통으로 그대로이니? 용서고 뭐고 못 하고?”
“엄마, 우리는 아버지게에 그렇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어요. 아버지는 전능한 노동조합이 있고, 바로 그게 사랑하는 전부에요. 뭐든 사랑이란 감정이 있다면요.”
사랑이라면, 그것은 쌍방은 절대 아니었다. 더 이상 뒤에 숨어 회피하는 존경할 만한 가정적인 남자가 더 이상 되지 못하자, 웹은 63 지부가 포용해 받아주기를 청했다. 63 지부는 그의 맹위에 놀라 그와 노조 사이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운콤파그레(Uncompahgre) 고원의 토피도(어뢰) 채굴장으로 잠시 옮겨가라고 제안했다. 그곳이 그는 듀스 킨드레드를 만났던 곳이다. 그랜드 정션을 조금 황급히 떠난 뒤, 지하가 최근에 그에게 개인적으로 선보이는 법적 관심에서 숨겨줄 수 있으리라 품팔이를 하는 듯이, 토피도에 막 고용되었다.
듀스는 이 병약한 청년들, 이 나라의 약골들에게 너무나 뻔히 닥쳐올 운명을, 엄격하게 단련하고 운명을 모면하는데 드는 육체적 분투보다 더 두려워하는 그런 젊은이들 중 하나였다. 아무리 여러 ‘불굴의 분투’를 통해 자가 훈련을 했다고 해도, 그는 초기의 모욕에 아직 상당히 몰두하는지라 나중에 불가피하게 다른 심리적 주파수에, 즉 형광 빛 선명한 복수심으로 재-발산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이를 대개 규모와 관계없이, 카드 한 벌 나누는 일부터 암벽면을 뚫는 것까지, 발생하는 모든 도전을 이겨내고 압도해야 한다는 의무로 여겼다.
“차라리 패덤 깊이로 일하는 게 낫지.” 듀스가 투덜거렸다.
“이곳에는 도급제는 없어.” 우연히 옆에서 싱글잭(운두는 크고 손잡이는 작은) 망치질을 하고 있던 웹이 말했다. “공일(1901)년 파업 이후로는 없었어. 그렇게 되겠다고 훌륭한 사람들이 죽어나갔지.”
“개인감정으로 한 말은 아닙니다. 어쩐지 일품이 더 드는 것 같다, 그런 뜻이에요.”
3달러짜리 헐렁한 신사복을 입은 무덤처럼 음침한 인물이 나타나 그들의 대화가 중단되었다. 듀스는 웹에게 눈을 흘깃거렸다.
“도대체 이건 뭔가?” 웹이 말했다.
“저도 몰라요. 수상하게 나를 쳐다봐서, 그리고 다들 저 사람과 얽히지 말라고 해서.”
“저 사람? 그냥 에이버리 늙은이잖아.”
“회사 스파이라고 하던데요, 사람들이.”
“이곳에서는 조사관을 그렇게도 불러. 너무 걱정하지 마. 그놈들은 툭하면 신경과민인데, 갱도로 내려가는 곳에서 절대 한발 이상 떨어지지 않아…하지만 너도 다 알잖아, 뷰트에서 일했다고 하지 않았어?”
“저 아닌데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누가 그런 말 했어요?”
“아, 알잖아, 넌 신입이니까, 온갖 이야기가 다 돌지.” 웹은 안심시키려고 이 꼬마의 어깨에 손을 얹었고 듀스의 움찔거림을 못 느낀 척 아니 모른 척하고 넘겼다. 어떻게든 온 가족을 쫓아내는 일에 이러나저러나 성공한 웹은, 마찬가지로 판단력이 흐려진 채 마음의 끈을 놓고, 듀스 킨드레드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들의 대열에, 뒤잇는 그들의 크나큰 서러움에, 합류하고 있었다.
두세 밤 후, 그는 비버 살롱에서 어린 킨드 레드를 우연히 마주쳤는데, 그는 원칙 없기로 악명높은 신사들로 가득 찬 탁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있었다. 웹은 아이가 잠시 쉴 때까지 잠시 서 있었다.
“오늘 밤 어때?”
“거의 비슷비슷해요.”
“아직 이른 밤인데. 너는 저 탁자에서 낚시감은 되고 싶지 않지.”
“아니요. 봉은 저기 안경 쓴 그 작은 녀석이에요.”
“대령이? 야단났네, 저 사람 덴버에서 휴가 왔어. 더 이상 거기서 게임에 끼지 못하게 해서.”
“그 앞에 그렇게 많은 칩이 있는 줄 몰랐네요.”
“쥐구멍 넣듯 조금씩 훔쳐 넣고 있어. 시가 잘 봐. 연기를 크게 피우고… 저기 저기, 봤지?”
“허, 이게 뭐람.”
“당연히 네 돈이지.”
“고맙습니다, 트래버스 씨.”
“웹이라 불러.”
“전에도 이런 일을 하신 적이 있나요, 킨드레드 씨?”
“저 사람들을 고객의 생각에 더 부합하여 협조하라고 설득하는 거라면—”
“이번에는 더 심각하게 나가려고 한다고 치면요.”
“그들이 그렇게 말했어요?”
“그렇게 말했죠. 동물이 하나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개든 노새든, 항상 물거나 발로 차요. 그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요, 그 생물을 누군가 그런 동물과 완전히 길들인 동물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넘기겠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 차이를 알고 있습니다.” 회사 대변인이 조용히, 하지만 약간 안달을 내며 말했다.
“당신은…당신이 원하는 게 뭔지 실제 입 밖으로 내려고 하진 않을 거죠?”
“킨드레드 씨, 당신 혼자서 얼마나 알아내실 수 있는지가 우리 주 관심사일지도.”
“그러시군요. ‘진취성’이라고들 하던데. 그런 경우 진취성 수수료가 부차적으로 붙을 수도 있는데요.”
“아, 이 근방에서 얼마나 달할지…?”
듀스는 회사가 얼마나 되는 돈을 내어놓을지 대리인의 예상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물론 댁이 지출 권한이 없으시다면, 우리는 대신 그 사람 그루터기 위에 올려놓을 수도 있습니다. 댈러스 디바이드(고갯길) 위에 그를 떨구놓아서, 말하자면, 몬트로즈행 차편 가격에 제 수수료만큼 가격으로. 아니면 그보다 조금만 더해주면, 다른 주 밖으로 아주 깨끗이 당신은 다시는 못 보도록 할 수도 있고. 돈 조금 아끼다가, 어쩌면 나중에 문제가—”
“제대로 하시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듀스는 그 말뜻을 알아들었다. “이제 솔깃한데요."
”담력과 진취성은 별개입니다, 킨드레드 씨.“ 그들은 액수에 합의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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