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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50- 2019-05-06 Dusan Djukaric 3. 오늘 내게 필요한 것은 책 한 권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 나는 운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붉은 산호처럼 묵직한 슬픔이. -빅토르 슈클로프스키, 제3 공장 page 50 ‘여기 있다.’ 엄마는 내게 숙제라도 내밀고 있기라도 하듯 무심히 말했다. 오랫동안 나는 꽃무늬 공책을 건드릴 엄두도 나지 않았다. 연다는 생각 자체가 마음이 아렸다. 그러다 하루는 아무튼 이를 열었고 이미 열린 상처 그 페이지들이 흩뿌린 것들은…소금이었다. 나는 문장들을 씻고 껄끄러운 부분과 진흙들을 제거하고, 손수건에 침을 뱉어 내 자신의 침으로 이를 씻어 내렸다. 이제 내 손바닥 안에 엄마가 사용하지 않은 단어들(어머니는 ‘shaft’대신에 ‘draught’적었다. ..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33- 2019-05-03 page 33 II 꽃무늬 표지의 공책 그리고 그가 직접 저민다. 그는 그 씨앗들을 특별한 종이조각에 주워 모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갑카에게 잉크를 가져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씨앗을 담고 있는 종이에 내용을 적어 넣는다. ‘이 멜론은 모월모일 먹었다.’ 혹시라도 손님이라도 같이 있었다면, ‘모모씨가 참여했다.’ -V. N 고골 ‘어떻게 이반 이바노비치는 이반 니코포로비치와 싸웠나’ 1986년, 어둑하고 먼지투성이 고미다락의 판자 마룻장을 짚어 모스크바에 속한 화가 일리야 카바코프의 스튜디의 빛 들어오는 공간에 어느새 들어있을 적에 나는 마음속으로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절’을 했다. 나는 인정받지 못한 쓰레기의 왕, 쿠르트 슈비터스(Kurt Schwitte..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13 2019-05-03 part 2 가족 박물관 I (page 13) 앨범의 시학 현시대는 향수의 시대이고 사진들은 적극적으로 향수를 조장한다. 사진술은 애수 어린 예술, 황혼의 예술이다. 사진으로 찍은 대부분의 주제들은, 그냥 사진으로 찍혔다는 점 때문에, 파토스, 연민을 자아낸다. 꼴사납거나 섬뜩한 주제가 사진사의 주목으로 위엄을 갖추게 되었기에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름다운 주제는 나이를 먹거나 퇴락하거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회의 감정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사진을 찍는 일은 다른 사람의 (혹은 물건의) 필멸성, 취약성, 변덕스러운 변화에 참여하는 일이다. 정확하게 이 순간을 잘라내어 동결시키는 일, 모든 사진들은 가차 없이 녹아내리는 시간을 증명한다. -사진술에 관하여, 수전..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7- 2019 5-02 14 애초부터 내 지인인 S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녀는 간호사 교육을 완수했고 마을 끄트머리 정신박약 소아병원에 일을 구했다. ‘좋게 끝맺지 못할 거야. 나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압지처럼 빨아들여.’ 그녀가 말했다. 병원에서 그는 작은 개인적인 행복을 발견했다. 남자 간호사, 그녀보다 훨씬 젊은, 남들보다 한참이나 작은 남자였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광택을 낸 작은 신발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기억이 난다.) 그의 성조차 자소사(diminutive)형이었다. 상당히 늦은 나이에, 그녀는 임신을 했고, 둘 다 당뇨를 갖고 있는 데도 밀고 나가 보자고 결정했다. 그녀는 (쌍둥이를 임신해) 만삭에 이르렀고, 그러다, 출산 예정일 하루 전에 태중의 아기들은 질식사했다. 지.. 2023. 4. 1.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3- 2019 5-2 page 3 part 1 ich bin müde 1 ‘Ich bin müde(나는 지쳤어)’하고 나는 프레드에게 말한다. 슬픔 가득한 창백한 얼굴이 활짝 웃음으로 길게 벌어진다. ich bin müde가 그 순간에 내가 아는 유일한 독일어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더 이상은 배우고 싶지 않다. 더 배운다는 것은 마음을 터놓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는 당분간은 한참까지 닫아 놓고 싶다. 2 프레드의 얼굴을 보면 옛날 사진의 인물이 떠오른다. 프레드는 러시안 룰렛을 불행하게 사랑하는 젊은 장교처럼 보인다. 나는 한 백 년 전쯤 부다페스트 식당에서 온밤을 지새우는 그를 상상해본다. 애절하게 긁어대는 집시 바이올린은 그의 창백한 얼굴에 가벼운 떨림조차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아주 가끔씩만 그의 두.. 2023. 4. 1.
무조건 항복 박물관 1999 Dubravka Ugresic 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 베를린 동물원에, 살아있는 바다코끼리가 들어 있는 못 옆에 범상치 않은 전시물이 있다. 그 유리장 안에 1961년 8월 21일 죽은 바다코끼리 롤란트의 뱃속에서 발견된 모든 물품들이다. 아니, 더욱 엄밀히 말해, 분홍색 담배 라이터 하나, 아이스크림 (나무) 막대 4개, 푸들 모양의 금속제 브로치 하나, 맥주병 따개 하나, 여성용 팔찌 하나(추정컨대 은제), 머리핀, 목제 연필, 어린이용 플라스틱 물총, 플라스틱 칼, 선글래스, 작은 사슬, 18인치 가량의 금속제 사슬, (대형) 못 4개, 녹색 플라스틱 차, 금속 빗, 플라스틱 배지, 작은 인형, 맥주 캔 (필스너, 하프-파인트), 성냥갑 하나, 갓난아기 신발, 콤파스, 작은 자동차 열쇠, 동.. 2023. 4. 1.
Mason and Dixon 23 2015-9-10 19 조지 바에서 그는, 격렬한 대화의 주제로서, 다시 브래들리를 마주치고 말더라.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영광을 영국에 가져왔는지는 상관하지 않아, 그는 여전히 여기 빚진 외상술값을 갚아야해.” “지금은 말도 안 되는 말이지 않은가? 불쌍한 녀석.” “그나저나-그도 한통속이었어, 잊지 말게나, 맥클즈필드와 그리고 그 패거리하고, 달력에서 십일 일을 삽시간에 훔쳐가 버렸어. 신은 기다릴 수도 있어, 살아있는 신은 맹수이니까, 기다리지, 그래, 몇 년이라도 기다려……그래도 마침내 생각도 못했던 때에 튀어 오르지.” “고마우이, 목사, -자 언제쯤이면 당신 예배당에서 에일을 팔게 될까? 일요일이면 괜찮겠소?” “아니야, 그 사람 말 잘 들어, 우리가 아는 전장터는, 땅의 삼차원에 존재하는.. 2023. 4. 1.
Mason and Dixon 19 19 조지 바에서 그는, 격렬한 대화의 주제로서, 다시 브래들리를 마주치고 말더라.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영광을 영국에 가져왔는지는 상관하지 않아, 그는 여전히 여기 빚진 외상술값을 갚아야해.” “지금은 말도 안 되는 말이지 않은가? 불쌍한 녀석.” “그나저나-그도 한통속이었어, 잊지 말게나, 맥클즈필드와 그리고 그 패거리하고, 달력에서 십일 일을 삽시간에 훔쳐가 버렸어. 신은 기다릴 수도 있어, 살아있는 신은 맹수이니까, 기다리지, 그래, 몇 년이라도 기다려……그래도 마침내 생각도 못했던 때에 튀어 오르지.” “고마우이, 목사, -자 언제쯤이면 당신 예배당에서 에일을 팔게 될까? 일요일이면 괜찮겠소?” “아니야, 그 사람 말 잘 들어, 우리가 아는 전장터는, 땅의 삼차원에 존재하는데, 또한 시간 속.. 2023. 4. 1.
Mason and Dixon 16-17 2015-07-05 16 메이슨이 딕슨에게 그와 레베카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이야기는 이러하더라. 메이슨이 진행할, 레베카를 배반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늘어놓을 그 서술 범위가 어떨지 아직 감은 안 잡히나, 딕슨은 단어 하나까지 믿으니…… 스트라우드의 반대 쪽 몇 마일 지점에 있던 랜드위크 교구 교회에서 연례 치즈 굴리기 대회가 있던 때라. 마침 메이슨의 세례날, 영국식 영광이 가득한 5월제 날이기도 하여,-그 자체의 숨결로도 열기 오르는, 향기로운 개울가, 잡목림, 밭들을 지나 다시 또 다시 이끌리나니. 주변 몇 마일 젊은 처자들은 거기 모였을 것이로다. 비록 메이슨은 좀 더 과학적인 동기를 취하니, 직접적으로 소문 무성한 불가사의, “옥튜플(8겹, 여덟배) 글로스터”라고 명칭의, 이 지역에서는 가.. 2023. 4. 1.
메이슨과 딕슨 씨 14-15 ....2015 07 03 “메이슨은 타고나길 다정하게 태어났지. 그가 여자라면 죽이 끓는지 장이 끓는지 모를 사람처럼 보여도, 하지만 그가 혹시 생각할 짬이 나면 생각하는 게 그게 전부요. 그대는 나를 회사 성에 고발할 것이오, 그럼?” “조심해서 다니세요.” 저 아래 성 안에서, 아무리 그래도, 그들은 딜레마를 마주치고 있으니. 여기나 화란 모두 목하 네덜란드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바늘이 두 개인 시계에 대한 사전 모의하지 않은 열광의 물결이 있더라. 곧, 어느 심문 중에, 누군가 각 질문이 이뤄진 시간과 행동이 취한 그 정확한 시간을 바늘이 두 개인 시계에 준해, 기록하기를 바랄 것이니,-누가 심문기록을 검토하기 때문이 아니라,-아마도 그 대상자를 분명 그 시대에 가장 진보한 기계적 장치로 겁을 주기.. 2023.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