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는 왜 이렇게 법석들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우메키는 금방 그 기구와 몇 시간을 들여 씨름하며, 슬픔으로, 슬픔에서 풀려나듯, 눈썹이 긴장했다 풀려났다 반복했다. 그 모습이 마치 접안렌즈를 통해 자신의 고국에서 펼쳐지는 길게 이어지는,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극적인 공연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녀의 눈이 잠시 기구에서 멀어질 때마다 초점이 나가고, 충혈이 되었으며, 마치 두 가지 법칙에 지배를 받는지 따로 놀았다. 키트가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그녀는 처음에는 담배 연기에 찌든 낮은 목소리로, 충격적으로 장황하게, 아마도 일본어라고 짐작하는 언어로 대답했다.
마침내, “맞아. 먼저 거울—여기 보이지, 반-은도금(half-silvered)이 되었는데 유리가 아니라 방해석에 했어. 이 표본은—정말 순수해! 어떤 광선이든 들어오면 즉시 두 개의 광선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상광(Ordinary)’이고 다른 하나는 ‘이상광(Extraordinary)’으로 갈라져. 반은도금 처리 뒤판 하나에 도달하면, 각 광선은 그러면 부분적으로 반사되고 부분적으로 투과되는데—네 가지 가능성이 있어요—두 광선 모두 반사되는 경우, 두 광선 모두 투과되는 경우, 하나는 반사되고 하나는 투과되는 경우,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 치명적인 숫자 4—일본인의 마음에, 말 그대로 치명적이지. 죽음을 해당하는 한자와 같은 발음. 아마도 제가 4원수에 끌린 이유일지도. 네 가지 상태 각각이 민코프스키 시공간의 네 가지 ‘차원’ 중 하나와 연관되어 있다고 해보자고. 또는 대놓고 말해서, 파동의 마루와 상반하는 표면의 네 마루(첨점)이 대응해. 4원수학자들이 ‘지표 표면(intex surface)’라고 하는. 어쩌면 광학적인 부분은 완전히 무시해야 할지도 몰라. 마치 이 장치를 통해 관찰하는 어떤 물체에서든, 광선이 더 이상 이중으로 굴절되는 것이 아니라, 이중으로 방출되는 것처럼… 마치 공동의식 속에 이상광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있고, 우리는 그 미지의 영역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이건 접안렌즈일 뿐이야.” 그녀는 진입 판금을 치우고, 손을 안으로 뻗어, 날렵하게 현란한 이행(移行)과 회전을 하는 듯하더니, 사람 눈알만 한 크기의 결정체 하나를 들고나왔다. 키트는 그것을 받아 각 면을 자세히 뜯어보았다.
“이 모든 면은 등변이군요.”
“그래. 이건 진짜 정이십면체야.”
“정다면체, 황철석에서 볼 수 있는 12+8이 아니라, 하지만—이건 불가능해요. 이런 건 없어요—”
“불가능하지 않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을 뿐! 그리고 12개의 꼭짓점을 통과하는 구는—”
“잠깐만. 설마. 평범한 구(Ordinary Sphere)가 아니란 거죠?” 그 물체가 마치 윙크하듯 그에게 반짝였다. “뭔가… 리만 구(Riemann sphere) 같은.”
그녀는 활짝 웃었다. “x + iy의 영역—우리가 그 안에 있어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상의 이십면체. 멋진데요.” 괴팅겐에서 필독서였던, 펠릭스 클라인의 주요 저서 『이십면체에 대한 강의』에 뭐가 떠오르나 기억해 내려고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가상의’라니,”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주 정확한 표현은 아닌데!” 그녀는 키트가 보기에 공경을 담아 크리스탈을 받아서, 장치에 다시 넣었다.
“이건 어디 쓰는 거예요?” 가느다란 흑단 손잡이가 복잡한 곡선으로 파여있는, 황동으로 가를 두른 홈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키트가 손을 뻗자 그녀가 철썩 그의 손을 뿌리쳤다.
“만지지 마! ‘옴(Ohm) 저항 편차 보정기’는 거울의 은도금층을 통과하는 빛의 양을 조절헤! 특수한 종류의 굴절! 가상 지수에 맞춰 보정되어 있어! 위험해! 필수적 장치야!”
“이 장치 경기관총보다 크지도 않은데.” 키트가 말했다. “강해 봤자 얼마나 강력하겠어요?”
“추론이지만, 자전 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의 속도— 그걸 생각해봐! 초당 18마일! —그 값을 제곱하고 지구의 질량을 곱하면...”
“아주 상당한 운동 에너지네요.”
“최근 암스테르담 학술원 회의록에 실린 로렌츠의 논문에서— 피츠제럴드와 다른 연구진들도 포함해서 — 고체가 에테르를 초고속으로 통과하면 운동축을 따라 약간 짧아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어. 그리고 2차 효과를 연구하던 레일리 경은 그러한 운동이 결정체를 복굴절시킬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해해. 지금까지 이러한 실험들은 결과가 부정적이야. 하지만, 그 원리를 뒤집어 본다면, 그래서 지구의 운동 때문에 공간 단위 자체가 바뀌어, 더 이상 균일하지 않은 축들에 의해 복굴절이 발생하는 결정체에서 시작해 본다면 —그러한 결정체에는 이미 그 엄청난 행성 속도가, 엄청나게 광대한 에너지가 내포되어, 거기 내재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이제 그 에너지를 결부시킬 방법을 찾아낸다면 …”
“정말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 말하며 키트는 손가락으로 귀를 막는 척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꿈속에서 그녀는 그 물체를 들고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 끔찍한 기구를 집어 들고 다른 나라의 해안으로 도망쳐야 걸까?” 정신 번쩍 드는 차가운 냉소가 섞이지 않은, 무방비의 그녀의 목소리는 그를 그 슬픔 속으로 이끌었다. 이는 우메키에 관한 꿈이었지만, 동시에 민담에 종종 등장하는 수학자들의 꿈이기도 했다. 그는 만약 Q파가 어떤 식으로든 종파라면, 소리가 어떤 식이든 공기를 통해 전달되듯이 파동이 에테르를 통해 전달된다면, 소리와 추가적인 유비들의 집합 중에서, 체계의 어딘가에 음악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깨달았다—그리고 그는 곧바로, 선뜻 부응해, 이를 들었다, 아니 받아들였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빛의 행동을 묘사하는 방정식, 장 방정식, 벡터와 4원수 방정식들 사이 깊숙이, 숨겨진 공간으로 가는 일련의 방위, 여정, 지도가 놓여 있다. 이중 굴절은 핵심 요소로 거듭 등장하여 이 세계 바로 옆에, 너무나 가까워 중첩되어 놓인 또 다른 삼라만상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 그 두 세계 사이의 차단막이 여러 군데 너무 약하고 침투력이 강해 안전하지 않다… 거울 속에, 스칼라 항 안에, 대낮처럼 환하게, 명백하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 내부에는 마치 기다리고 있는 듯 캄캄한 여정, 타락한 순례자의 안내서, 첫 번째 이전의 이름 없는 정거장, 빛이 없는 아직 창조되지 않는 것 내에, 구원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곳이 항상 도사리고 있었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오랜만에 처음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으며 잠에서 깼다. 마치 막혔던 코가 뚫린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명백했다. 알고 보니 이 장비는 극도로 위험하였으며, 목표물만큼이나 사용자에게도 해를 끼치기가 쉬웠다. 벨기에의 군사 정보국이 가공이건 아니건 이를 ‘4원수 무기’로 혼동하고 있다면, 다른 강대국들의 관심도 실로 엄청날 것이다. 전 세계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어느 정부든 챙길 가치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이것을 이해하고 소중히 여겨줄 만한 사람이 지니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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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떠날 필요가 없어요. 만약에—”
“떠나야 해. 그리고 나도 너 없이 지내야 하고.” 하지만 꿈속에서 그녀의 목소리에 슬픔의 무게 아래 심히 구부러지던 슬픔은 묻어 있지 않았다.
나중에 마지막으로 방을 나설 참에, 그들은 담배를 피우며 누워있었다. “푸치니의 새 오페라가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어느 미국인이 일본 여자를 배신해. 나비. 남자는 수치심에 죽어야 하지만, 죽지 않아. 나비가 죽어. 이걸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일본인은 수치심과 불명예에 죽지만 미국인은 그렇지 않다? 어쩌면 미국인들은 그런 문화적 소양이 부족해서 수치심으로는 죽을 수 없다? 마치 당신 나라는 누가 길 위에 서서 방해되든 아니면 발밑에 있든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앞으로 밀고 나아가도록 운명지어진 것처럼?”
마치 방금 생각난 듯 그가 말했다. “당신에게 주고 싶은 물건이 있어.”
그녀는 베개의 만곡부 너머로 그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당신 게 아니라서, 당신이 누구에게 주고말고 할거 없어. 내가 존재를 알기도 전에 이미 내 거였어.”
“당신 나름 고맙다는 표현인 거 나도 알아요.”
“키무라 씨에게 보여줘야겠지. 그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게.”
“그러시겠죠.”
“일본 정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
“집에 가시는 건가요?”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집이 어디인지도 모르겠네. 너는?”
오스텐데-빌레 역에서 키트는 잠시 멈춰— 곧이어 시끌벅적한 의도적인 소음과 석탄 연기, 맥주를 마시는 흥겨운 분위기, 루트 터브스미스가 보렐-클레르의 인기곡 “라 마치슈”를 포함한 우쿨렐레 메들리를 챙챙 신나게 연주하는 소리에 묻혀버리지만— 그는 오스텐드가 단순히 감당 안 되게 많은 돈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유흥지가 아니라, 어쩌다 보니 오리엔트 특급 열차, 시베리아 횡단 열차, 베를린-바그다드 철도 등 세계도(World-Island)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철강 산업 확장 속 대륙적 시스템의 주요 서쪽 지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았다. 아직 그는 불과 계절 몇 번 안 바뀌었는데, 증기 초대국/지배권과 친숙하게 되었는지, 오스텐드에서 국제 철도 회사(Compagnie Internationale des Wagons-Lits) 덕분에 200프랑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아찔하게, 사람이 어쩌면 영원히 동쪽으로 내던져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직은 인식하지 못했다. 그는 기차역의 인파 속에서 우메키를 찾았다. 그녀가 있을 리 없는 부분집합까지 뒤지며, 운명의 규약들, 유혹되고, 외면당하고, 자신이 어디에 속하고 속하지 않는지를 깨닫는 의례에 대해 곱씹었다. 그녀는 거기에 없었고,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녀가 없을수록, 그녀는 더욱 사무치게 존재했다. 키트는 집합론에 이를 포함한 해명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차는 움직이고 있었고, 그의 머리는 멍했고, 심장은 연락이 차단(incommunicado) 되었고, 모래 언덕이 스쳐 지나가고, 그런 뒤, 브뤼헤 운하 그리고 종달새들이 그루터기만 남은 벌판에서 휘몰아쳐 올라 가을에 맞서는 방어선으로 모여들었다.

Village in HEAVEN, STANEY Spencer
.......
댈리는 누군가 끈질기게 물었다면 설명했을지도 모른다 — 시카고 박람회는 오래전 일이었지만, 그녀는 운하 위 조용한 배들에 대한 기억 두엇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서, 바포레토(베니스식 해상 버스)가 기차역에서 대운하(카날 그란데)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하자, 무언가 마음이 약간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해질녘에, 끄트머리 산 마르코 광장에 다다르자, 순수한 베네치아의 저녁, 청록빛이 감도는 그림자, 연보라색, 울트라마린, 시에나, 그리고 호박색이 하늘이 있었고, 그녀가 숨 쉬는 빛을 머금은 공기, 매일매일 황혼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탄력, 피아체타에 들어오기 시작한 가스등, 물 건너편 천사처럼 창백하게 내려앉은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천국처럼 멀리 있지만 마치 한 걸음만 내딛으면, 마치 그녀의 숨결처럼, 그녀의 갈망처럼 그곳을 향해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녀는 승승장구 굴러가는 삶에 처음으로 ‘고향’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한 것이든, 고향이란 기억보다, 그녀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보다 훨씬 오래된 것이라고 확신이 들었다. 점점 마음속에서 고조되는 감정을 담아두려 애쓰야 했고, 안 그러면 유감스럽기 시작할지도 모를 일이, 역겹도록 코맹맹이 미끌거리는 영국식 억양으로 근처 어느 관광객이 야단스러운 동행에게 “다들 그렇게 말하죠. 하루 이틀 지나면 도망치고 싶어서 소리 지르게 될 거”라고 이기죽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 댈리는 곤돌라 노를 찾아 그를 내리칠까, 그것도 여러 번 쳐 버릴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깊은 장막을 드리우는 저녁 나절이, 알아서 이 성가신 존재와 해충처럼 그 비슷한 수천 명의 복제품들을 처리하리라. 그들은 마치 해질녘 구름처럼 솟아오르는 각다귀떼 같아, 그들 목적은 베네치아의 여름에 들끓으며 극성을 부리다, 세속적인 골칫거리로 여름 도시의 화려함을 드높이다, 운명대로 결국 지나가리라, 쫓겨나고 잊히리라. 한편, 그녀는 이곳에서 영원히 살기로 결심했다.
좀비니 부부의 트리에스테의 테아트로 베르디에서 첫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그들은 현지뿐 아니라 로마와 밀라노 신문에서도 대대적인 극찬의 논평이 이어져, 공연이 일주일 연장되어 베니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공연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졌으며 공연장은 몇 주 전부터 매진되었다.
“그러니까 이게 바로 말리브란 (극장)이네.”
“마르코 폴로의 집이 바로 모퉁이 돌면 있어.”
“이봐, 우리가 그에게 공짜표를 주면 올까?”
“여기, 시시, 던진다, 잘 잡아.”
“이여으으악!” 시시는 마치 실물 크기의 코끼리가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와 막 머리 꼭대기에 착륙해 자신을 깔아뭉갤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스스로 일깨웠다. 그는 가까스로 한 발짝 옆으로 피한 후, “판세트pincette(동전 사라지는 마술 중 하나) 속임수를 부려, 코끼리를 자신의 묘기 재킷 프로폰데(연미복의 깊은 주머니)에 집어넣었고, 거기서 코끼리는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오늘날 고향 아프리카 숲을 한가롭게 돌아다니고 있다고들 한다. 또 하나의 유명한 후피동물(코끼리 같은 두꺼운 거죽의 동물) 묘기가 성공적으로 성사되었다.
무대 옆면에서 이솔라 델리 스페키의 거울 공장 영업 사원인 빈첸초 미세레레는 감탄하며 지켜보았다. 그는 수년 동안 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공연들을 보아왔지만, 트리에스테까지 그가 기차를 타고 와서 지켜보니, 이름 높은 좀비니 가족은 명불허전이었다.
“옛날에 한때 베네치아 주변에 좀비니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루카에게 말했다. “아주 오래전에. 이왕 여기 온 김에 공장도 한번 들러 보세요. 오래된 문서들이 도서관에 온전히 남아있고 지금 목록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피사 대학교의 스베글리 교수님이 그 일을 거들어주고 계십니다. 뭔가 찾을 지도 모르죠.”
브리아는 옛날부터 베네치아 좀비니 가문에 대해 알고 있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서재로 들어오라 불러들이더니, 풍성하고 호화로운 혼란 속에서 상어 가죽으로 제본된 고서, 《니콜로 데이 좀비니, 스페키에레(거울 제작자)의 여행과 모험》을 꺼냈다. 과거 17세기, 니콜로는 집안의 대를 이어 섬의 거울 세공업자들 도제 생활을 했는데, 무라노의 유리 세공업자들처럼 그들은 자신들 공정의 비법을 광적으로 보호했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그 초기 공장주들의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지날수록 점점 더 비열하고 잔인해지는 비밀주의와 집착에 비하면 훨씬 너그럽고 배려심이 깊다. 공장 주인들은 노동자들을 습지로 뒤덮인 작은 섬에, 죄수처럼 가두어 두었고, 도망치는 일은 용납하지 않았다—도망치려는 자의 처벌이 추격과 죽음이었다. 하지만 니콜로는 어떻게든 무사히 도주했고, 루카가 그녀에게 보여준 책은 그가 섬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루카는 아이들을 재울 때 그 책을 읽어주는 습관이 생겼다. 한 과글리온(소년)이 다른 소년을 쫓으며, 유럽 지도를 종횡무진,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곳곳을 누볐고, 전신도, 여권도, 국제 첩보망도 없이, 다른 쪽보다 앞서 나가려면 더 나은 속도와 약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됐다. 니콜로는 그 당시 유럽에 그대로 횡행하던 소음과 혼란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어떤 이야기에 따르면, 니콜로는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후손을 남겼다고 해,” 루카가 말했다. “우리도 그중 하나지. 하지만 좀비니 사람들은 더 이상 거울 일에 몸담지 않았어. 온갖 다른 일은 다해도, 석공, 술집 주인, 카우보이, 도박꾼도 있고, 심지어 남북 전쟁 전 남부까지 갔다? 우리 몇 명은 흑인이었어.”
“허어?”
“뭐, 너는 가계도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자, 봐봐. 엘리야 좀비니, 요리 달인, 메이슨-딕슨 선 남쪽 최초 라쟈냐, 리코타 치즈 대신 굵게 빻은 옥수수를 쓴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브리아가 아기였을 때부터 늘 그랬듯이, 루카는 수많은 그의 이야기 중 하나를 또 늘어놓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하나둘씩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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