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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Against the day

Against the day p588-594

by 어정버정 2026. 5. 21.

무두질 공장 같은 냄새가 나네.” 키트에게 그렇게 느껴졌다.

아마괴팅겐이 무두질 공장이니까.” 고틀롭이 지적했다. “특히 수학과가 그렇지.” 훔프리트가 덧붙였다. “기억해, 여기 가우스의 뇌가 보존되어 있잖아. 결국 누구든 뇌의 피질은 또 다른 동물 가죽 조각에 지나지 않지? 그렇지? 괴팅겐에서는 너 좋으라고 네 뇌를 절이고, 염색하고, 완전히 다른 형태로 가공해 줄 거야. 바람에도, 세속적인 부패에도, 신체적이건 사회적이건 사소한 모욕에도 끄떡없게 말이지. 불멸의 망토현재 시제로 추구하는 미래그는 말을 멈추고 출입구를 향해 입을 헤벌리고 바라보았다. “하일리거 빔밤(이거 누구야)!”

이보라고, 훔프리트, 거기 네 외알안경 떨어지려고 그런다.”

그녀야, 그 여자라고!/it’s she, she”

, ‘아 라 모드(유행)’란 거겠지, 거북이 등껍질 테두리까지 갖추고, 하지만

“‘쉬쉬(chichi-멋부린)’가 아니라, 바보야.” 고틀롭이 말했다. “그는 우리의 괴팅겐 코발레프스카야를 두고 하는 말이잖아. 있을 성싶지 않게, 그녀가 방금 이 타락한 늪을 찾았어. 네가 문 쪽을 향해 앉아있었더라면 이런 멋진 사건들을 훨씬 놓치는 일이 덜할 텐데.”

저것 봐, 백조처럼 고요한대.”

대단하지, 그렇지?”

러시아에서도 이런 건 없어.”

그녀가 러시아 사람이야?”

그거 헛소문이야.”

저 눈은

저 다리는.”

어떻게 알 수 있어?”

나튀르리히(당연히) 뢴트겐-선 안경을 썼지.”

저 곡선들은 어디나 연속적이지만 어디에서도 미분가능 하지 않아.” 훔프리트가 한숨을 쉬었다. “놀리 메 탄제레(탄젠트를 그릴 수 없다), 몰라? 더 강력한 기준에 따라 평가된다고, 복소변수(complex variable) 함수처럼.”

그녀는 확실히 복잡해요.” 고틀롭이 말했다.

"그리고 변수도 많고.“

남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자지러졌고, 그들의 시끄럽고 유치한 웃음소리 앞에서라면 그 당시의 어떤 젊은 여성이 적어도 배짱에 잠깐 하락해도 너그러이 용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다가오는 냉정한 미녀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사람들이 대놓고 쳐다보는 시선에도분개가 아니라, 잘 들어라, 궁금증에야슈민 하프코트는 터키 담배 연기와 맥주 냄새 속을 미끄러지듯 움직여 곧장 그들을 향해 왔고, 그녀의 태도는 파트너가 있든 없든 폴카를 추기 시작할 것 같은 기미를 풍겼다. 그리고 저 모자! 낙낙하게 주름진 벨벳 토크는 언제나 키트에게 파멸의 원인이었다.

다들 그녀와 그렇게 친하게 지내다니 멋지군, 누가 나를 소개해 줄래?“

맥주집 가구가 삐걱거리고 긁히는 소리 한가운데 키트 일행은 날렵하게 사라졌다.

“0으로 수렴하네.” 그가 중얼거렸다. “이거 놀라운데안녕하세요, 아가씨. 갑자기 더는 여기 없는 남자애들 중 한 명이라도 찾으시나요?”

그녀는 자리에 앉아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 동양인 눈매, 아래 눈꺼풀의 긴장감이 홍조와 평가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분명 가슴 아픈 비통의 보증수표였다.

당신은 영국인이 아니군요.” 그녀의 목소리가 뜻밖에도 약간 쇳소리가 났다.

미국인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가지고 다니는 건 권총인가요?”

이거요? 아니, 아니, 이건, 사람들이 하우스크노헨(커다란 집열쇠)인가 부르는 거던가? 길거리에서 벗어나 들어와 들고 계단을 올라요.” 그는 엄청나게 큰 열쇠를 꺼냈다. 그 크기가 하도 얼척없이, 모든 고상한 기준을 넘어, 그 시절에는 가장 냉철 침착한 사람조차 거북하게 만들었다. “여기 사람들은 다 이런 거 하나씩 가지고 다녀요.”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에요. 저한테는 이것밖에 안 줬어요.” 그녀는 작은 현관 걸쇠 열쇠 두 개가 달린 은빛 고리를 딸랑거리며 들어 보였다. “여성스럽죠? 이것 말고도, 사용 허락이 떨어지기 전에 신호와 암호까지 서로 주고받아야 해요. 감시가 가차 없거든요. 방을 들고나는 데도 시간을 반이나 잡아먹는데 어떻게 리만의 가설을 증명할 수 있겠어요?”

또 한 명 제타광이군요, ? 요즘 당신들 부류가 마을로 많이 몰려들고 있네요. 마치 콜로라도의 은광촌 같이, 영원히 명성이 저 언덕들에 자자하니, 뭐니.”

야슈민은 오스트리아산 담배에 불을 붙여 이 사이에 물고 씩 웃었다. “대체 어디 있다 온 거예요? 하다마르(Jacques Hadamard), 아니, 원하신다면, 푸생(Vallée-Poussin), <소수 정리>를 증명한 이후로 어디에서나 계속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당신 말마따나 땅에서 굵직한 첫 금덩이가 나온 건데. 당신을 기분 상한 게 문제 자체인가요, 아니면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인가요?”

둘 다 아녜요, 쫓기에 훌륭한 연구이긴 한데, 그냥 좀 뻔한 것 같아서 그래요.”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그녀는 항의를 기다렸지만, 그는 그저 미소만 지었다. “‘뻔하다?”

키트는 어깨만 으쓱했다. “내가 보여드릴 수도 있어요.”

, 보고 싶네요. 보여주는 김에 당신 하우스크노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보여주시고.”

그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별다른 불편함 없이 그 자체 이행이 되어 문밖으로 나와 길을 따라 걸어가고 계단을 올라가 그의 방에 도착해, 그가 특허받은 쿨박스(Kühlbox)에서 찾아낸 맥주 두 병을 들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아 잠시 그녀를 눈여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 사람들 말로 당신 꽤 유명하다고 하던데?”

괴팅겐의 여자들은 좀 곤경에 포위된 부분집합을 형성하죠.”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서 무슨 일을 한다고 했더라?”

맥주 마시고, 수면 할당량 채우는데 힘쓰고, 늘 하던 대로.”

난 당신이 수학자라고 여겼는데요.”

당신과 비슷한 부류는 아닐지도

그래요? 너무 똑똑한 체 돌리지 말고.”

좋아요.” 그는 어깨를 펴고, 거의 어른스러운 콧수염에 묻은 가상의 맥주 거품을 닦아내고, 그녀가 맥주 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거라고 예상하며 사과 조로 주춤 얼굴을 찡그렸다. “저는 뭐냐면, 일종의 벡터리스트 같은?”

엉겁결에 움찔할 의향이 살짝 스치기는 해도, 그녀는 오히려 미소를 지어 사람을 놀래켰다. 그 미소는 마치 고통에 찌든 사람에게 짓는 미소와 아주 흡사했지만, 키트의 팔다리를 돌처럼 굳혀 버리기에 충분했다. 아니, 그러니까, 참 대단한 미소였다. “미국에서 벡터를 가르쳐요? 놀랍네요.”

여기서 가르치는 것과는 전혀 견줄만 한 것이 못 돼요.”

지금쯤 영국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마치 단기간에 더 버릇없는 말썽꾸러기가 되리라 기대되는 말썽꾸러기 아이에게 대하듯.

거기선 4원수 밖에 없잖아요.”

이런, 4원수 전쟁 얘기인가요? 그건 이제 거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민담에도 오르지 않는데왜 자꾸 당신네들은 이런 식으로 계속 들추고 다닐까요?”

“4원수론자들은 해밀턴이 그 체계를 스스로 알아낸 게 아니라 저 너머 어딘가에서 받았다고 믿어서? 치자면 모르몬교도들과 거의 엇비슷해요.”

그녀는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적절히 뜸을 들인 후 그에게 가까이 발을 떼었다. “실례지만요? 그건 벡터 체계라고요, 트래버스 씨. 엔지니어들 위해서 도입한, 불쌍한 멍청이들이 진짜 수학으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내용을 시각화해서 도와주는 그런 거라고요.”

당신의 리만 문제 같은 것처럼.”

디 눌스텔렌 데어 제타 푼시온(제타 한수의 영점들).” 마치 다른 여자들이 파리리처드 하딩 데이비스를 입에 올리듯이 말했지만, 자신은 비록 왕성한 유머감각을 보유하긴 해도, 리만 문제라면 웃어넘기지 않는다는 경고도 내비쳤다. 키트는 뉴욕-뉴헤이븐 트레일을 따라 수년간 오가며 사교계 데뷔를 앞둔 아가씨부터 텐더로인 홍등가의 요정들까지, 혹여 있더라도, 만난 사람 중에, 이처럼 머리꼭대기까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얼굴 쪽 바른 인물만큼이나 열정적인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목은 유난히 가늘고 길었다.

이런 말씀드리기 싫지만, 증명하는 게 아주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 벡터리스트 증명이겠군요. 틀림없이. 너무 겸손이 지나쳐서 발표는 계속 미루고 감춰두겠죠.”

아직 빈자리가 있을 법한 종이쪽을 찾아 집안의 잡동사니를 뒤지고, ”제가 사실, 리만 문제를 해결을 찾고 있었다기보다 제다 함수를 벡터-타입 상황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특정 벡터 가능성의 세트를 지도화할 수 있는 것처럼 복소수 세트로 삼고, 그 속성이나 여러 내용을 연구하는 거죠. 소수 차원의 벡터 시스템부터 시작해서-잘 알려진 2차원과 3차원은 물론이고, 그런 뒤 5차원, 7차원, 11차원 등등 역시 살펴요.”

소수만요. 그럼 4차원은 건너뛰는 거군요.”

"4차원은 건너뛴다, 미안해요. 그보다 재미없는 숫자는 상상하기 어려워서."

아니겠지만 혹시 당신

뭐요?”

죄송해요. 그냥 혼잣말이었어요.”

어허,” 이 멋진 여자가 작업을 거는 건가? 어떻게 하다 그가 눈치도 못 챘나?

폭로하면 죽을 지도 몰라요.”

정말요?”

저기

그렇게 해서 키트는 런던에 있는 T.W.I.T.에 관해서 처음 듣게 되었고, 영적인 신피타고라스주의적 테트라라트리 혹은 숫자 4에 대한 숭배에 대해서도 들었다. 당시 유럽의 특정 계층에서 격렬하게 유행을 타고, “타원과 쌍곡선은 말할 것도 없이사실상 T.W.I.T.와 일종의 통신원 그룹으로, 느슨하게 연합을 맺었다. 요즘 신비주의, 4차원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C. 하워드 힌튼(Charles Howard Hinton), 요한 Ê. F. 욀너 교수(Johann Karl Friedrich Zöllner) 등의 저서 덕분에 4차원이 어느 정도 유행(vogue)을 타고 있었다. "아니면 바그(물결 vague)’고 해야 할까요?“야슈민이 말했다.

좋아요. 여기 리만 증명이 있습니다그는 잠깐 멈추는 법없이, 12줄 남짓 적어 내려갔다. “명백한 이행은 모두 생략했어요, 물론.”

물론. 참 별나게도 생겼네요. 저 거꾸로 된 삼각형들은 뭐였더라?”

갑자기 거리 입구 쪽에서 끔찍한 금속성 쿵쿵 치는 소리와 덜커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창문 아래에서는 더불어 음치 맥주 모임 사람들의 저속한 노래도 동반되었다. 그녀는 입술을 앙 다물고, 키트를 바라보며 고개를 단호하게 끄덕였다. “그러니까, 전부 속임수였구나. 그렇지? 정말 추잡한 속임수.”

뭐라고요?”

당신네 자그마한 맥주 친구들과 다 말을 맞춰놓았던 거죠. 내가 당신이 들이민 이 증명에서 극도로 빤한 오류를 막 발견하려는 순간, 그 맥주 친구들이 나타나도록 계획을 짰죠

그저 훔프리트와 몇몇 친구들이 자물쇠에 하우스크노헨을 끼우려고 버둥대고 있을 뿐이에요. 숨을 곳이 필요하면 저기 있는 옷장을 추천합니다, 저기.”

그들이여기 살아요?”

여기 사는 건 아니지만, 모두들 두세 블록 이내 거리에 살아요. 리만 사람들은 메트릭 간격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그럼 당신 친구가 왜 그 사람 열쇠를 쓰는지

, 사실은, 알고 보니 여기 있는 거의 모든 자물쇠에 모든 하우스크노헨이 맞더라고요.”

그러니까

사회생활이란 예측 불가능해요.”

그녀는 바닥에 눈을 주고 고개를 저으며, “오프 비더제헨(안녕히 가세요), 트래버스 교수님.” 실수로 그녀가 나가려고 선택한 문은 뒷문이 아니었다. 비록 그 문은 보기에는흔들리는 모습으로 나가는 무게도얼추 비슷하게 생겼고, 그러고 보면 키트의 방에서 같은 쪽에 뒷문으로 있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뒷문이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걸까? 사실, 그것은 애초에 문이 아니라, 인간의 뇌가 문으로 이해하도록 설계된 대상이었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문 반대편으로 나오니, 그녀는 프린첸슈트라세와 벤더슈트라세가 만나는 모퉁이에 서 있었다. 이곳은 수학자들에게 괴팅겐 시 좌표계의 원점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자.”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녀는 이런 종류의 외도가 특별히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 아무런 해도 미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하던 일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 마치 생생한 꿈에서 깨어나는 것보다 당황스러울 일도 아니었다.

일상의 공간에 돌아와, 키트는 야슈민이 그야말로 단단한 벽을 뚫고 지나가는 일을 목격하고는 어리둥절해할 틈도 없이 훔프리트와 그가 만든 생물, 고틀롭이 쿵쾅거리며 계단을 올라와 방으로 들어왔다. 사실 그들은 남의 삶의 세부들에 현혹되어, 아무리 사소해도 궁금증에 못 넘기는 공통점 때문에 거의 떨어져 있는 적이 없었다. “좋아, 그녀는 어디 있어?”

누가 어디 있어? 그리고 어딨냐니 하는 말인데 고틀롭, 네가 나한테 빚진 20마르크는 어디 있어?”

, 더 피스톨렌헬트(총잡이)!” 고틀롭은 비명을 지르며 평소처럼 먹을 것을 찾고 있던 훔프리트 뒤에 숨으려고 들었다.

아니, 아니, 고틀롭, 진정해. 그는 너를 쏘지 않을 거야. , , 이건 재미있는 소시지훔프리트는 소시지의 절반을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나머지를 고틀롭에게 건넸지만, 고틀롭은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훔프리트는 한동안 자기동형/보형 함수와 비조화 연필, 혹은 오일러 이후로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모든 논문을 라틴어로 쓰기로 결심하긴 했어도, 그가 선호하는 표현인 다스 니히타르모니세스트라렌번델(das Nichtharmonischestrahlenbündel/비조화연필)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 확신에 집착하며 몰두하고 있었다.

반면 고틀롭은 복소변수 함수를 통해 접근하는 펠릭스 클라인의 걸작 팽이의 수학적 이론(1897)에 힘입어, 클라인 수하에서 공부하러 한편으로 그는 작고한 레오폴트 크로네커의 불길한 영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바람도 한몫해 베를린에서 괴팅겐으로 건너왔다. 크로네커의 신념을 지키는 추종자들은 복소수 영역을 노골적인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고괴팅겐에서 그때 당시 베를린뿐 아니라 전 세계를 사납게 휘몰아치던 크로네커와 칸토어(Georg Cantor) 사이의 거대한 논쟁의 축소판 싸움거리만 찾아다녔다. 다들 알다시피 크로네커 추종 근본주의자들은 주기적으로 급습하러 괴팅겐에 내려왔으며 그들 모두가 살아 돌아가지는 못했다.

아흐 데어 크로네커!” 고틀롭이 외쳤다. “그가 거리로 나서기만 하면 미친개들이 도망치거나, 아니, 그들에게 뭐가 좋을지 알아차렸으니, 즉시 제정신을 차렸어. 키는 겨우 150cm밖에 안 됐지만, 그는 악령에 씌인 사람처럼 비정상적인 힘을 누렸어. 그가 나타날 때마다 사람들이 몇 주 동안 공포가 가겠구나 능히 짐작했지.”

하지만사람들 말이 그분 아주 붙임성 좋고 외향적이었다고 하던데.” 키트가 말했다.

아마도, ‘양의 정수는 신이 창조했고, 나머지는 모두 인간의 작품이다라고 믿는 광신도에게는 그럴지도 모르지. 당연히, 이건 종교 전쟁이야. 크로네커는 파이도, 음수 1의 제곱근도 믿지 않았어

양수 2의 제곱근조차 믿지 않았지.” 훔프리트가 말했다.

이에 반해, 칸토어는 연속체Kontinuum에서, 크로네커가 그토록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떠받들던 정수들 사이의 영역, 무한히 나눌 수 있는 영역에 대해 동일하게 확고한 믿음을 고수했지.”

그리고 그런 믿음이 바로 칸토르를 네븐클리크(nervenkilinik, 신경정신병원, 없는 말)로 계속 되돌아가도록 몰아댔지.” 훔프리드는 덧붙였다. “그는 오직 선분(線分)에만 신경 썼어. 하지만 여기 민코프스키 박사의 4차원 시공간에서는,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락 말락 아주 작게, 아주 조그마한 간격안에서, 각각 아주 자그마한 연속체 초부피 내부에 마찬가지로 무한히 많은 다른 점들이 항상 숨어 있어야 해 그래서 만약 우리가 하나의 세계를 매우 크고 유한한 점들의 집합으로 정의한다면, 그럼 여러 세계들이 있어야 하지. 유니버스들!”

사실, 신비주의 칸토어파 추종 집단은 아주 실제로는 사라진 것과 진배없이 미미할 종파는 한이 없는 엡실론적 세계로 탈출을 늘 추구하며, 기차역 근처, 마을 옛 성곽 바로 바깥, 맥주집 데어 핀스터츠베르크(검은 난장이)’에서 매주 모임을 갖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제로에 인접한 지역을 무한히 탐험하는 일종의 지리학회지.”

키트가 금세 알아챈 것처럼, 이런 종류의 기벽은 괴팅겐에 가득했다. 토론은 밤늦도록 이어졌고, 불면증은 일상사였지만, 어떤 이유로든 잠을 자고 싶다면 늘 마취제, 포수(抱水) 클로랄이 있었고, 이 물건에 그 나름 추종자들도 있었다. 그는 야슈민을 가끔 보곤 했는데, 대개 강가에 있는 평판이 좋지 않은 크나이프(술집)의 자욱한 담배 연기 가로질러 보기는 했어도,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옛 요새 위 산책로를 걷다가 가우스가 베버에게 영원히 침묵의 페이지들 사이에 든 말을 건네는 동상 근처에서, 붉은 기와지붕이 얹힌 마을과 막 켜지기 시작하는 불빛들을 내다보고 있던 그녀에게 아는 체했다.

예전 제타 함수는 어떻게 돼가요?”

뭔가 재밌는 게 있어요, 키트?”

"제타를 볼 때마다 뱀이 뱀 부리는 사람에게 홀려 꼬리를 대고 몸을 세우는 게 떠올라요. 그런 적 있어요?“

이런 잡생각들에 시간 잡아먹고 있는 거예요?”

다른 식으로 말해 볼게요. 그걸 볼 때마다, 당신이 떠올라요. 특히 부리는 사람이라 면이.”

아아! 더 시시하네. 당신들 누구도 이 벽 너머는 생각해 본 적 없나요? 바깥은 위기에 처해 있어요.” 그녀는 방금 저문 태양이 남긴, 수백 개의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로 물든 주황빛하늘을 노려보았다. “괴팅겐도 리만 시대, 프로이센과의 전쟁 당시와 다를 바 없이, 열외는 아녜요. 유럽의 정치적 위기의 지형도가 수학계의 위기에도 이어지고 있죠. 바이어슈트라스 함수, 칸토어의 연속체, 러셀의 끝없는 장난기까지 한때는 국가 간에, 체스에서처럼 자살이 불법이었어요. 한때 수학자들 사이에서 무한은 마술사의 편의에 불과했죠. 연결고리는 바로 거기에 누워있어요, 키트. 독을 품고 숨어서. 그 사이를 기어다녀야 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러고 있어요.”

그만하고, 가요. 시시한 녀석이 맥주 한잔 사드릴게요.” 키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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