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슬프다.
1. 불타는 집처럼
내가 죽어도 별로 신경이 안 쓰여요, 코린은 말하고, 기나긴 침묵 후에 물에 잠긴 근처 채석장을 가리켰다. 저거 백조인가요?
2.
일곱 명의 아이들이 철도 보행자용 다리 중간에 반원으로 그를 두르고 쪼그리고 앉았다. 그를 거의 차단벽에 밀어붙인 모양새로, 한 반 시간 전 그를 털려고 처음 공격할 때와 진이 비슷하였다. 사실 정확하게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번에는 그들 아무도 공격이건 터는 일이건 부질 없다고 생각하는 점만 달랐다, 무슨 예견할 수 없던 요소들 때문에, 그를 털거나 공격하는 일이 가능은 하겠으나 의미 없다는 게 자명하였으니까, 그는 진짜 뺏을 만한 물건은 전혀 지니고 있지 않아 보였고, 다만 무슨 불가사의한 짐을 진만 잔뜩 진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짐의 존재는, 코린이 미친 듯이 횡설수설하는 독백하던 어느 한 지점에-“사실이지, 뭣 같이 지루하더라고,” 그들이 말하듯이-분명해졌는데, 사실 가장 정확하게 극명하게 드러난 때가 그가 머리 꼭지가 돈 이야기를 시작하던 때로, 그 지점에 그들은 참지 못하고 반편이 같이 주절거리던 그를 내버려 두었지만, 그들이 있던 자리에 남아, 원래 그들이 찜하려고 했던 자리에, 반원을 그리고 꼼짝 않고,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저녁은 이미 사방으로 저물어 어둑했기 때문에, 산업지대 땅거미 속에 소리 없이 내려앉은 우울한 어둠에 멍하니 가라앉았기 때문이었고, 이런 얼어붙은 무기력한 상태로 남은 집중은 오롯이, 그들 너머 헤엄쳐 간 코린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남아 있는 한 가지 대상, 아래 철로에 쏠렸기 때문이었다.
3.
아무도 그에게 말하라 요청하지 않았다, 다만 돈만 넘겨달라고 요구했지만, 돈이 없다는 이유로 주지도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처음에는 멈칫멈칫하다가, 점차 유창하더니, 결국 끝도 없이 쉬지 않고 말했다, 일곱 어린이들의 눈길에 딱 봐도 겁을 먹어, 아니, 그 자신의 말을 빌면, 그의 위가 두려움에 뒤집혀, 그래서, 그의 말마따나, 일단 그의 위장이 겁에 쥐어잡히면, 말을 아니 할 수가 없을 지경이어서였다, 더군다가, 그 두려움이 가시지를 않으니-어쨌거나, 이 아이들이 무기를 들고 다닐지 아닐지 알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그는 갈수록 자신의 발화에 빠져들었고, 아니 오히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그들에게 이야기 한다는, 아무튼 누군가에게 말을 한다는 생각에 이야기 한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되었다, 왜냐면, 그가 남몰래, 가능한 최후의 순간에, 그가 부르는 바 대로 ‘대장정’에 오르는 일에 착수하던 때부터, 너무 위험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한 마디도, 어느 누구와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어찌 되었든 그가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긴 해도, 해가 없다 적이 마음 놓이는 사람을 여지껏 만나지 못했던 탓에, 적어도, 그의 경계심을 돋우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어서였다. 왜냐면 사실 진짜 해가 없다 싶은 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뜻이냐 하면 그는 모든 사람들을 경계해야 했고, 그가 애초에 말했듯이, 그가 눈길을 주는 누구든지 간에, 그가 보는 것과 같은, 어느 인물이, 즉, 직접이든 간접이든, 그를 쫓는 사람들과 내통을 하고 있는 인물, 밀접하건 멀건, 하지만 틀림없이 그의 말을 빌면, 그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감시하는 사람과 관련이 된 누군가를 꼭 보는 것이었다, 그들보다 한 ‘적어도 반 나절’ 더, 그가 나중에 설명한 대로, 계속 앞서는 이유가 오직 그의 움직임의 속도 덕분이었다, 시간과 장소들을 비껴가는 승리의 대가로 치른 것 마냥, 그래서 이전에 그는 누구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 오로지 공포에 뒤쫓겨서, 두려움의 압박감에 그의 삶에서 갈수록 더 중요한 지역으로 접어들었으니, 더욱 깊고 더욱 내밀한, 더욱더 심오한 속들 들여다보라고, 그들을 살살 꼬드겨, 그들이 그를 마주하게 하려고 그래서 그가 공격자들 중에서 공격자를 즉결에서 싹 씻어내어 버리려고, 그래서 그는 그들 일곱 모두에게 그가 그들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것만이 아니라, 그런 항복이 그들 공격자들에게 대한 돌진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