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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ld maid 2

by 어정버정 2023. 5. 7.

 

그녀는 새로운 보넷에 비용을 아끼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던 그를 온화한 미소를 띠우며 떠올렸다. 그녀는 스물다섯에 두 아이의 어머니이지만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 젊은 아내에게 그 당시 점잖게 생각되던 풍만함으로 가슴부위의 회색 실크 옷이 튀어나오고 무거운 금색 시계줄은 낮게 자리 잡은 컬러니 옷깃에 단단히 매어진 모자이크 패턴의 성 베드로의 브로치에서 시작하여 벨벳 허리띠로 버클을 잠근 얇은 허리 위로 아슬아슬하게 허공 속에 달랑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슴 위 어깨는 캐시미어 스카프 아래 앳되게 경사가 지고 모든 동작은 소녀들처럼 아주 재빨랐다.

짐 랠스톤 부인은 만족스러운 듯이 보넷의 금발 주름 속에 장밋빛 볼의 타원형 얼굴이 잘 어울리나 살펴보았다. 그녀 남편의 지시를 잘 따라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보넷은 넓은 새틴 리본을 두르고 수정이 점점이 박힌 대머리황새(마라두 maradout) 깃털 장식을 단 흰색 벨벳의 카브리올레(앞 챙이 둥근 여성 모자)였다. 이것은 그녀의 사촌 샬롯 로벨의 결혼식을 위해 주문을 한 웨딩용 보넷이었다. 결혼은 이번 주에 부워리에 있는 세인트 마크 교회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며 그녀도 델리아와 똑같이 랠스톤 가문의 한 사람, 웨이벌리 방계와 맺어질 예정이었다. 이보다 더 안전하거나 더 견실하거나 더 이상, 그래, 평범할 수 없을 일이다. 델리아는 왜 그 단어가 떠올랐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면 그녀 자신의 좁은 문중의 젊은 여자들 중에서 조차도 그들이 보통은 랠스톤 가문과 결혼을 한다는 일은 거의 상정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주선된 견실함, 안전함, 적절함은 아주 멋진 배경의 멋진 여자애들은 차분하게 그리고 부끄러운 듯이 스스로 예측을 하리라는 전형적인 일종의 동맹을 만들고 있는 가 보다.

그래. 그리고 그 후에는?

그런데. 무슨 이유일까? 대체 이런 새로운 질문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 후에라니. 아니, 물론 약혼반지의 답례로 기껏해야 불그스레한 빰을 양보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젊은 남자의 요건에 깜짝 놀라고 어리둥절한 항복이 있다. 큰 더블 베드가 있고. 그 다음날 아침에 드레싱룸 문 너머로 셔츠 슬리브를 입고, 조용하게 수염을 깎고 있는 남자를 본다는 두려움. 회피, 암시, 체념의 미소. 그리고 누군가 엄마의 성경 구절들. 결혼 서약의 눈부신 혼미 속에 따르라는 문구의 상기. 한 주 혹은 한 달간 얼굴 달아오르는 고충, 혼란, 쑥스러운 즐거움. 습관으로 자라고 어느새 달래지는 당연한 문제들. 크고 하얀 침대 속에 꿈이 없는 두 명의 수면. 아침에는 한때 순수의 눈썹까지 그슬리게 하는 불타는 갱 같이 열려있다고 여겨졌던 드레싱룸 문을 통해 행해지는 토론과 상의.

그리고 그런 뒤, 아기들. 사람들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채운다고 여기는 비록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그들이 없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채우는지에 대한 어떤 명확한 개념이 없는 않은 아기들.

그렇다. 샬롯의 운명은 그녀의 운명과 꼭 같을 것이다. 조 랠스톤은 그의 육촌 짐(델리아의 제임스)와 아주 똑 같다. 델리아가 웨이벌리 플레이스에 있는 낮은 벽돌집에서 삶이 그레이머시 파크의 큰 브라운스톤 집에서 삶과 정확하게 닮지 않을 어떤 이유도 없었다. 단지 샬롯의 침실은 분명 그녀의 침실보다 예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흐뭇하게 물결무늬 비단으로 재현해낸 프랑스식 벽지와, 고리 사이에 태슬을 흘낏 보았다. 흰색 자수의 베드스프레드로 덮여있는 마호가니 침대기둥은 침대와 짝을 이룬 옷장의 거울에 동일하게 반사되어 비쳤다. 레오폴드 로버트의 사계절의 채색 석판 인쇄는 한 무리의 움푹 파인 금장 틀 속에 가족의 다게리오타입(초기 은판 사진) 위에 얹혀 있었다. 오르몰루(금박 대용 합금) 시계는 발치에 꽃바구니가 놓이고, 쓰러진 나무 둥치에 앉은 여자 양치기가 묘사되어 있었다. 양치기는 몰래 볼을 훔쳐 그녀를 놀래키고, 한편 작은 개는 장미 수풀 속에서 양치기를 향해 짖고 있었다. 이 연인들의 직업은 그들의 지팡이와 모자의 모양으로 알 수 있었다. 이 바보 같은 시계는 맨슨 민고트라는 델리아의 파리에 살면서 튈르리 궁에도 환대를 받는 멋진 미망인 친척 아줌마가 준 결혼 선물이었다. 시계는 민고트 부인이 델리아 결혼 직후에 짧게 이탈리아로 휴가를 갔다 온 젊은 클레멘트 스펜더에게 맡겨졌었다. 이 결혼은 어쩌면 클레멘트 스펜더가 그의 아내를 부양할 수 있다거나 그나 그림과 로마를 포기하고 뉴욕과 법을 선택을 동의했더라면 결코 없었을 수도 있었다. 그 젊은이는 (사람들이 벌써 아주 기이하고 외국인 같으며 빈정대는 듯이) 웃으면서 친척의 선물이 팔레 로얄에서 가장 최신의 물건이라며 신부에게 장담을 했다. 그리고 맨슨 민고트의 외국물은 못마땅하지만 그녀의 취향만은 존경하던 가족들은 델리아가 시계를 응접실 벽난로 선반에 올려 자랑하는 대신에 침실에 놓자 비난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대담한 양치기가 그녀의 키스를 훔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샬롯은 분명 그런 어여쁜 시계를 침대에 두지 못하리라. 하지만 게다가 그녀는 그런 어여쁜 물건에 익숙하지가 않았다. 나이 서른에 폐의 열병으로 죽은 샬롯의 아버지는 불쌍한 로벨가의 한 명이었다. 미망인은 어린 가족들을 짊어지고 강 위쪽을 빙빙 돌며 거기서 죽 살며 장녀에게 많은 것을 해줄 수가 없었다. 샬롯은 어머니의 의복을 다시 재봉한 옷을 입고 워싱턴 장군과 신나게 놀았다던 작고한 친척 어른이 물려준 공단 샌들을 신고 사교계에 입문하였다. 델리아가 이미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한 유행 지난 랠스톤 가구들은 채티에게는 호화로운 가구가 될 것이지만 샬롯은 델리아의 화사한 프랑스산 시계도 다소 경솔하고 혹은 꽤 근사한 물건조차 아니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아주 컸다. 불쌍한 샬롯은 무도회들을 포기하고 대신 빈자들을 방문하는 일을 한다고 한 이후로 아주 진지한 사람이, 어찌 보면 거의 내숭을 떠는 사람이 되었다. 델리아는 항상 되풀이되던 의문, 갑작스런 그녀의 변화가 떠올랐다. 정확히 그때 비밀스럽게 가족 내에서는 결국 샬롯 로벨은 늙은 독신녀가 될 거라고 암묵적으로 용인이 되었다.

그들은 그녀가 데뷔하던 때만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그녀의 어머니가 새로운 탤러턴(얇은 모슬린) 드레스 한 벌 이상 해 입힐 여력이 없긴 해도 그녀의 외모가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너무 밝은 머리카락, 너무 연한 갈색의 눈동자, (터무니없는 생각이지만!) 그녀가 일부러 그려서 꾸미기라도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적자색 동그란 광대뼈는 말할 것도 없이 모든 면에서 거의 유감스러운 수준이긴 해도, 이런 결함들은 날씬한 허리와 가벼운 발놀림과 유쾌한 웃음소리로 벌충이 되었다. 그리고 이브닝 파티를 위해 머리카락에 기름을 잘 바르고 잘 빗어 넘기면 머리는 거의 갈색으로 보였고 붉은 색과 흰색 동맥 아래 섬세한 볼을 따라 매끈하게 놓으면 몇몇 신랑감 후보 젊은이들이 (조 랠스턴이 그들 중 한 명이었다.)은 그녀를 예쁘다고 칭한다는 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 뒤 그녀는 병이 들었다. 그녀는 달빛 아래 썰매를 타던 파티에서 감기에 걸렸다. 적자색 동그라미는 더욱 깊어졌고 그녀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버지처럼 갈 거라는 예측들이 돌았다. 그녀는 조지아의 멀리 떨어진 마을로 서둘러 떠나서 거의 일 년 동안 노복의 가정교사와 떨어져 살았다. 그녀가 돌아오자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챘다. 창백하고 예전보다 더 말랐고 절묘하게 투명한 뺨을 지니고 더 깊어진 눈매와 더 붉은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 외모의 특이함은 퀘이커 교도 같은 평범한 드레스 모양으로 더욱 증대되었다.

그녀는 값싼 장신구와 시곗줄은 빼버리고 항상 같은 회색 외투와 작은 빡빡한 보넷을 썼고 궁핍한 사람을 방문하는 데 갑작스런 열의를 보였다. 가족들은 남쪽에서 지내는 동안 그녀는 불쌍한 백인과 그들 아이들의 희망 없는 추락에 충격을 받았고 이런 드러난 빈곤의 모습에 젊은 그녀의 친구들처럼 가벼운 마음의 삶에 돌아가는 게 불가능했다고 설명을 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비정상적인 마음의 상태를 시간이 지나면 지날 것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수긍을 했다. 한편으로 채티의 할머니인 로벨 노부인은 아마 그녀를 어떤 다른 사람들보다 이해를 했었는지 그녀의 극빈자들을 위해 작은 돈을 주었고 (노부인의 머서 스트리트 하우스의 뒤편에 있던) 로벨 마구간에 있는 방을 빌려주었으며 거기에 이후로 아마 주간 탁아시설이라고 부르게 될 곳에 이웃의 극빈자 자녀 일부를 모아들였다. 그들 중에는 2-3년 전에 출신을 두고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여자아이까지 들어있었다. 근사한 외투를 입은 베일로 가린 여인이 사이러스 워싱톤이라는 흑인 잡역부의 가축우리 같은 집에 데리고 왔었고 그의 아내 제사민은 랜스켈 의사의 세탁물에 담아갔다. 랜스켈 의사는 그때의 주요 진료의이자 배터리에서 유니언 스퀘어까지 모든 집안의 비밀스런 역사에게 정통할 거라고 여겨지던 사람인데 환자들을 꼬치꼬치 캐묻는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그는 변함없이 제서민의 베일을 쓴 여인이 누구인지 밝힌다거나 혹은 아기의 턱받이에 핀으로 꽂은 백 달러 지폐의 출처에 대해 어떤 어림짐작도 할 수 없노라고 단언을 했다.

백 달러들은 결코 갱신이 되지 않았고 그 숙녀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기는 제서민의 피카니니(모욕적으로 흑인 아이의 이르는 말)로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았다. 그리고 곧 걷자마자 채티 로벨의 주간 탁아시설로 데리고 왔다. 그곳에 아이는 (다른 동료 극빈자들 아이처럼) 자신의 낡은 드레스에서 잘라내어 만든 작은 옷을 입고 지칠 줄 모르고 뜨개질 한 양말을 신고 나타났었다. 자신의 아이들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델리아지만 탁아소에 한두 번 방문을 했었고 채티의 모성적인 본능이 결혼에서 일반적인 발산 수단을 찾을 수 있기를 빌며 떠났었다. 결혼한 사촌은 잘생긴 아이들에 대한 그녀 자신의 애정이 로벨 할머니의 마구간에 있는 비쩍 마른 아이들에 대한 채티의 강렬한 열정에 비교하자면 순하고 신중한 정서가 아닌지 혼란스럽게 느꼈었다.

그런 뒤에 다들 놀라게, 샬롯 로벨은 조 랠스톤과 약혼을 하였다. 조가 그녀가 데뷔한 해에 그녀를 추종했던 사람인 건 알고 있었다. 그녀는 우아한 춤꾼이었고 그리고 키가 크고 발이 민첩한 조는 많은 릴(스코틀랜드 경쾌한 춤곡)과 쇼테세(2박 폴카 비슷한 춤곡)를 그녀와 춤을 추었다. 겨울이 끝나가자 모든 중매장이들이 그들 사이에 무슨 말이 나올 거라고 예측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델리아가 사촌의 말을 들어보니 사촌의 자꾸 피하는 대답과 화끈거리는 이마로 보건대 그녀의 추종자가 마음을 바꿨다는 암시가 보여 더 이상 캐물을 수가 없었다. 지금 보니 사실 그들 사이에 과의 로맨스가 있었고 흥미진진한 사건 뒤에 아마도 오해가 벌어졌던 게 명백해 보였다. 하지만 결국 모든 일이 잘 풀렸다. 세인트 마크의 종은 샬롯의 더 행복한 나날을 위해 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 그녀가 첫 번째 아기를 가진다면.’ 랠스턴가의 어머니들이 합창을 했다.

채티!’ 델리아가 사촌이 거울 속 어깨너머로 보이자 의자를 뒤로 밀며 소리를 쳤다.

샬롯 로벨이 문가에 서있었다. ‘사람들이 네가 여기 있을 거라고 해서, 그래서 달려올라 왔어

잘 했어. 포플린 옷을 입으니 아주 근사해 보인다. 너도 다채로운 옷이 필요하다고 내가 늘 말했었잖아. 네가 회색 캐시미어를 벗어버린 모습을 보니 아주 고맙다야.’ 델리아는 손을 올려 검게 기름을 바른 머리 위에 올려진 흰색 보넷을 벗었다. 그리고 수정이 반짝거리도록 보넷을 부드럽게 흔들었다.

이거 마음에 드니? 네 결혼식을 위해 마련한 거야.’ 그녀가 웃었다.

샬롯 로벨은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모친의 오래된 비둘기 색의 포플린 옷에, 새롭게 크림슨 벨벳 리본의 좁은 끈들로 허리를 두른 옷을 입고 어민 모피 어깨걸이를 가슴에 두르고 떨어지는 깃털을 단 새로운 비버 보넷을 쓰고 있는 모습이 벌써 결혼한 여자의 자신감과 장엄함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고 너 머리색이 확실히 진해진 거 알지?’ 델리아가 여전히 희망적으로 그녀를 살펴보며 말을 덧붙였다.

진해져? 회색이야.’ 샬롯이 갑자기 침묵을 깨고 깊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녀는 그녀의 얼굴선을 따라 있던 포마드 바른 띠를 젖히고 관자놀이 위의 하얀 머릿결을 보여주었다. ‘넌 보넷 살 돈을 모을 필요가 없었는데. 나는 시집을 안 갈 거야.’ 그녀가 순간적으로 작고 하얀 이를 반짝거리며 드러내고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델리아는 간신히 태연자약을 가장해 보넷을 내려놓고 마리부 깃털을 세우다가 사촌에게 발끈 달려들었다.

시집을 안 간다고? 너 완전히 미쳤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왜 미친 건데?’

하지만 사람들이 네가 데뷔하던 해에 그와 결혼을 할 거라들 했지. 그리고 아무도 그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어. 그리고 지금, 어떻게 그 일이 옳을 수가 있는데. 너 그냥 관둘 수는 없어.’ 델리아가 조리에 안 맞는 말로 울부짖었다.

, 사람들!’ 샬롯 로벨이 진력이 난 듯 말을 뱉었다.

샬롯의 결혼한 사촌은 깜짝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샬롯의 목소리에는 델리아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니 어떤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느껴보니 못한 몸서리처지는 무언가가 들어있었다. 그 말의 메아리가 친숙한 그들의 세계를 흔들어 놓고 액스민스터(황마와 울컷트 파일로 기계로 짠 전통 카페트) 카펫이 오그라드는 델리아의 슬리퍼 아래에서 정말 융기하는 것 같았다.

샬롯 로벨은 눈꺼풀은 잔뜩 힘을 주고 앞을 똑바로 주시를 하며 서 있었다. 그녀의 연한 갈색 눈동자에서 델리아는 샬롯이 화나거나 흥분하면 떠다니는 푸른 반점들을 알아차렸다.

샬롯, 너 대체 어디서 온 거니?’ 그녀는 샬롯을 소파로 끌어다 앉히며 물었다.

어디서 오냐고?’

그래. 너 마치 유령이라도, 무슨 유령 군대라고 본 거 같다.’

똑같이 으르렁거리는 듯한 미소로 샬롯의 입매가 비틀려 올라갔다. ‘조를 보고 왔어.’ 그녀가 말했다.

뭐라고? , 채티.’ 델리아가 탄식을 질렀다. 갑자기 모든 게 선명해졌다. ‘너 조의 과거에 어떤 자그마한 일도 그냥 넘기지 않을 거란 뜻은 아니……겠지? 그런 일이라면 어떤 꼬투리될 만한 일도 들은 적이 없어. 결코 없어.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그리고 용감하게 하기 난처한 말을 어렵사리 꺼내었다.

네가 비록 그가……그가 아이를 가졌었다는……말을 들었더라도, 물론 그는 그전에 부양을 했었고…….’

샬롯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도 알아. 계속 말할 필요 없어. “사내들은 사내들이기 마련이지.”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냐.’

그럼 뭐가 문젠지 말해 줘.’

샬롯 로벨은 그가 마치 그녀 세계의 인상이라도 되는 듯이 그리고 그 세계가 그녀가 반드시 깨치고 나와야 할 감옥이라도 되는 양 햇빛 가득한 유복한 방안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떨구었다. ‘나는……벗어나고 싶어.’ 숨을 헐떡였다.

벗어나? 조한테서?’

그의 생각에서. 랠스턴식 발상에서.’

델리아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어찌 되었든 그녀 역시 랠스턴 아닌가! ‘랠스턴식 발상? 난 참지 못하고, 살지 못할 정도로 불쾌한 발상 같은 것은 전혀 알아챈 게 없는데?’ 살짝 신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냐. 하지만 너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사람들은 너에게 일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지.’

무슨 일?’ 이 세상에 불쌍한 샬롯이 그녀가 포기하기를 원할 만한 게 있는가? 델리아는 의문이 들었다. 그녀는 항복을 해야만 하는 처지가 아니라 항상 차지를 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나한테 설명 좀 해줄래.’ 델리아가 대답을 재촉하였다.

내 불쌍한 아이들……그는 나보고 그들을 포기하라고 말을 하네.’ 샬롯은 고통을 삭히며 속삭이듯 울었다.

그들을 포기하라고? 그들 도우는 일을 포기하라고?’

그 아이들 보는 일을……그들을 돌보는 일까지. 모두 다 포기하래. 그는 어머니더러 대신 내게 설명하라고 시켰어. 우리가……우리가 아이를 가진 다음에그는 두렵대. 우리 아이들이 무슨 병이라도 걸릴까봐 두렵대.그는 내게 물론 누군가고용할 만한 돈을 줄 테니 그들보고 돌보라는 거야. 그는 그게 훌륭하다고 생각했다네.’ 샬롯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보넷을 벗어던지고 엎드려 쿠션에 얼굴을 묻고 소리죽여 눈물을 흘렸다.

델리아는 어쩔 줄 모르고 앉아 있었다. 뒤따를 만한 뜻하지 않은 난제 중에서도 이건 진짜 전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그리고 그녀 속에 존재하는 획득한 랠스턴 기질로 놓고 보면 그녀는 조의 반대의 강압을 아니 볼 수는 없긴 하지만, 그녀는 조의 의견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고 할 수 있었다. 뉴욕에 있는 어느 누구도 헨리 반 데르 루이덴의 유일한 자손의 불쌍한 죽음을 잊지 않았다. 아이는 아무 개념 없이 애 보던 식모가 몰래 아이를 서커스에 데리고 갔다가 천연두에 걸려 죽었다. 경고 같은 그 일이 있은 뒤 사람들은 전염에 대비해 온갖 주의를 기울이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무지하고 조심성이 없어서 그들의 아이들은 당연히 끊임없이 온갖 돌림병에 노출이 되었다. 아니다. 조 랠스턴이 분명 맞다. 그리고 샬롯은 거의 미친 사람처럼 비이성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일이 지금 당장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델리아는 말을 뒤로 미루었다.

결국에는.’ 그녀는 숙인 귀 쪽으로 속삭였다. ‘만약 네가 아이를 가지기만 한다면……네가 어쩌면 당분간은……없을 수도 있고.’

, 아니야. 분명 있을 거야.’ 쿠션 속에 비통함이 다시 찾아들었다.

델리아는 기혼 부인의 우위를 머금고 미소를 지었다. ‘정말, 채티. 네가 그런 걸 어떻게 다 미리 점치는지 난 좀 이해가 안 간다. 아직은 잘 몰라.’

샬롯 로벨은 자신을 곧추 세웠다. 브뤼셀 레이스의 그녀 깃이 고리에서 풀려 구겨진 보디스에 조각처럼 달려있었으며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머리결이 초췌하게 깜박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밝은 갈색의 눈 속에는 작은 푸른 반점들이 송어 연못 속의 잎사귀처럼 떠돌았다.

불쌍한 아가씨.’ 델리아는 생각을 했다. ‘정말 나이 들고 못생겨 보이는군! 노처녀들 모습도 이것 보다 나아. 게다가 다시는 또 다른 기회가 없으리란 걸 조금도 깨닫지 못하다니 어쩌누.’

너 조금만 더 분별을 가지도록 해봐. 채티야. 결국에는 사람들 자신의 아기들이 항상 첫 번째 관심사가 되지.’

바로 그거야.’ 샬롯은 델리아의 팔목을 사납게 쥐었다. ‘내가 어떻게 내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니?’

너의……너의……?’ 델리아의 세계가 다시 그녀 아래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불쌍한 말라깽이들 중에 누가, 누굴 너 자신의 아기 같다고 여기는 거니?’ 그녀는 참을성 있게 질문을 던졌다.

샬롯은 델리아의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나는 내 자신을 아이를 내 자신의 아이라고 여기는 거야.’

네 자신의……? 이것 좀 놔 봐. 채티. 손목 아파!’ 델리아는 풀려나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네 자신의……?’

내 어린 딸. 제서민과 사이러스가 데리고 왔던…….’

…….’ 델리아 랠스턴은 숨이 턱 막혔다.

두 사촌은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맞대고 앉아 있었다. 하지만 델리아가 시선을 피했다. 그런 일에 반감의 전율이 덮쳤다. 해야 할 말이긴 해도 그녀의 침실에서 꼭 해야만 했나, 저 복도 건너에는 한 점 오점 없는 유아방이 이렇게 가까운데. 기계적으로 그녀는 사촌의 포옹으로 푹 주저앉아 있는 비단 치마의 오르간 같은 주름들을 매만져 폈다. 그런 후 그녀는 다시 샬롯의 눈을 바라보았다. 시야가 부예졌다.

오 불쌍한 채티. 우리 불쌍한 채티!’ 그녀는 사촌을 향해 팔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