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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Lost classics

Classic Revisited, Kenneth Rexroth

by 어정버정 2023. 4. 23.

 

Brian Brett, 

Classic Revisited-Kenneth Rexroth 

클래식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과거 보더빌 배우이자 시인인 케네스 렉스로스가 수십 년 전에 1964년에 시작을 해 그가 죽던 1982년까지 수필을 통해 숙고를 하고 짚고 넘어갔다. 그의 수필 편찬한 책이 클래식 재고(그리고 그 후속이 '더 많은 클래식 재고, More classic revisited)이다. 

건방지고, 정신 없고, 아집 세고 다양한 이런 짧고 재기발랄한 농담들은 이제껏 내가 마주친 어떤 문헌목록 개요서들보다 맛깔스럽다. 대부분은 렉스로스가 문헌목록의 개요를 의도하지 않아서 그렇다. 대신 이들은 인간이 처한 조건의 공감이다. 칼레바라(Kalevala 핀란드 민족서사 시인)에서 스탕달, 길가메쉬 세이 쇼나곤까지 모든 것이 그렇다. 렉스로스는 독학을 한 사람이고 (그는 대학교 '안개 공장들(혼란을 획일적으로 찍어내는 온상)"이라고 불렀다) 유럽 중심의 시각이라는 단어가 창작되기 훨씬 전에 탈피한 사람이었다. 

책이 그렇게 남다른, 그렇게 유쾌하고, 젠체하지 않고 수수한 것은 렉스로스의 거리낌 없는 상식과 은유의 요령 덕분이다. 줄리어스 시저의 스타일을 논의하는 말, "단순한 명사와 동사들이 당구공들처럼 서로 부딪혀 튄다'라거나, 타키투스의 산문에 대한 전설적인 논평 '치과 기구들 얹은 트레이 같은 스타일'이 그렇다. 

'클래식 재고'는 지금은 재판되긴 했지만 현재의 학술적인 평단 쪽으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논의된 몇몇 작품의 훌륭한 번역 또한 여전히 찾기 힘들다. 매장, 추방된 책들, 옛날식 표준들을 다루니, 여전히 가장 나쁜 의미에서 잃어버린 책으로 남아있다. 

내가 스물두 살, 돈 한푼 없고 상심 깊을 때는 처음 클래식 재고를 우연히 마주하게 되었다. 1972년 겨울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어사카에서 망해버린 사랑 사업에서 도망치던 중이었다. 나는 산타바바라에 이르렀다. 히치하이킹은 나빴다. 무리진 히피족들이 여전히 육십년 대 기이함을 활짝 꽃 피우고서 발이 묶어 있고, 101번 도로에 대한 흉포한 소문들, 촌뜨기들이 장발족을 두들겨 패러 눈을 켜고 찾아다닌다더라,  기괴한 섹-에 이용되는 음식에 슬그머니 넣은 애시드를 먹은 희생자들이니. 그리고 모두가 열반을 찾아, 아니 적어도 재미라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완전 감미로운 삶이 그 길 앞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나는 공중전화 박스를 보았고 산을 오르는 전설적인 무정부주의 시인 케네스 렉스로스가 산타바바라에 산다는 기억이 났다. 뜻밖에도 그의 이름을 전화번호부에서 찾았다. 나는 그 번호의 다이얼을 돌렸다. 걸걸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케네스 렉스로스 씨인가요?" 

"예." 

"제 이름은 브라이언 브렛입니다. 캐나다에서 온 시인인데 그냥 전화드려서 선생님 작품을 감탄하며 읽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요." 

쥐죽은 듯 휴지기가, 낮부끄러운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그 곰같은 목소리가 '그러어타며언, 들러나 보쇼," 말했다. 

일주일 간 나는 머물렀다. 우리는 당왕종 시인들, 감자행상, 헤르메스 트리스메기토스(Hermes Trismegistus), 보더빌 기법들, 에즈라 파운드 미친 괴벽과 재기, 크로포트킨의 상호원조 이론들, 오노 고마치의 애정생활, 반체제 문화의 결함들에 대해 논의했다. 클래식 재고에 그가 언급했던 거의 모든 것이다. 

나는 머리는 백일몽 구름에 휩싸여 떠났다. 그래 이게 문학이로구나. 물론 그는 열공탈장으로 툭하면 짜증내고 불평 쏟는 괴짜지만, 그런 면모 뒤로 꿈이,  위엄과 치욕, 놀라움과 공포와 마법들이 가득한 세계 문학이었다. 정말 우아한 꿈이었다. 

내 첫 클래식 재고 책은 없어진지 오래다. 열댓 명이, 허기 지닌 이들 누구든 이를 빌렸다. 나는 몇 부 더 샀고 이들을 나눠주었다. 내가 만약 어떻게 문학을 바라볼 것인가 정의하려고 한다면 클래식 재고가 그 정의일 것이다. 대단한 고갱이이다, 아마 몇개 원주민 문학 번역작들을 더한다면 더욱 통통하게 살이 붙을 것이다. 어느 학문의 입문자든 대학 초년생 모두에게 주어야 한다. 공짜로, 그의 집에서 후한 품위로 주어졌던 방식, 어느 밤 그의 베란단에 혼자 앉을 수 있는 장소-이른 시기의 그들 수필들을 읽으며-흥분 가득한 세상으로 가는 입구로. 

내 방문의 끝, 과도한 중량의 백팩 아래 비쩍 마른 나는 앞으로도 수천 마일의 길을 두고 서 있었다. 나는 굿하트(Goodheart)라는 이름 지 잃어버린 여성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하였다. 내 슬픔을 알아차린 렉스로스의 마지막 말이 내 의표를 찔렀다. "모든 노면 전차마다 사랑이 있어." 내게 윙크를 하고 그는 문을 닫았다. 전형적인 렉스로스의 대사-온갖 종류의 해석이 열린, 조금 못 생기고 조금 아름다운 말이었고 그렇게 오랫동안 내 귓전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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