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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the recognitions, 인식

인식 p171-181

by 어정버정 2024. 7. 21.

<이제야 본격적으로-> 

*

앞다리를 뻗은 채 바닥에 누운 푸들은 브랜디를 마시는 그를 지켜보았다. - 원작! 맙소사, 그런 어리석은 일에 집착하는 사람이 어떻게 머릿속에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그는 창문으로 걸어가서 그 앞에, 방을 등지고 서 있었다. 밖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방은 따뜻했고 빗물은 유리에 부딪혀 덜거덕거렸다. 몇 분이 지나자 주위는 겨울비 내리는 오후의 조용한 방의 모습을 띠었고, 햇빛과 열린 창문으로 용납되던 모든 것으로부터 방은 단절이 되었으며, 음악마저도 그득 채워 고요함을 깨뜨리기보다 오히려 침묵을 명령하는 역할을 하고, 밀회로 둘러칠 때까지 방을 세상의 일부로 되돌리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을 쌓아 올렸다. - 소년이야, 선입견/전개념처럼 부스러지기 쉬운 소년, 나는 그에게 감사해야 하는데. 그 망할 느낌에서 벗어나게 해줘서 그에게 도리어 감사해야 하는데.

개는 앞다리를 쭉 뻗고 발톱을 바닥에 파묻은 채 그를 향해 몸을 당기고, 마치 귀를 세우듯이 고개를 한쪽으로 살짝 기울였다. 그가 몸을 돌렸고, 그들은, 남자와 개가 서로 쳐다보았다. 개는 옷차림새로는 남자가 제 나이보다 몇 살은 더 들어 보였지만, 외모가 눈에 띌 만한 것은조금도 지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개는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앞 몸통을 들고 앉아서, 그가 마루를 건너 가 거의 들리지 않을 때까지 축음기 소리를 줄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잠시 옆에 서 있다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책을 펼치자 종이 한 장이 떨어져 나왔고, 그는 종이를 손가락 사이에 잡았다. 그가 책을 읽으려고 자리에 앉자 개의 눈은 다시 그의 시선과 마주쳤고, 그는 개의 존재가 언짢은 듯이, 검정 푸들은 그 책은 주목할 가치가 없는 오락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암시하듯이, 각자 상대방에게 비낀 눈길을 줬다.

최초의 발견은”(델포스의 신탁에 대한 설명이었다) “파르나소스 산위 입구가 좁은 깊고 큰 동굴 근처에서 먹이를 먹던 염소들 때문에 야기되었다고 한다. 목동인 코레타스는 이 염소들을 치는데, 염소들이 이상한 방식을 따라 뛰놀고 깡충거렸고, 동굴 입구에 접근하기가 무섭에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고, 호기심이 동해 동굴을 여살피는데, 자신이 어느새 마치 광기 발작에 사로잡힌 듯 깡충거리고, 춤을 추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것이었다.”

- 망할 놈아! 개가 짖자 그는 고함을 쳤다. - 이 방을 네 놈과 공유해야 한다면, 그는 어조를 낮추어 말하기 시작했지만 검은 동물은 그의 욕설에 전혀 속상한 것 같지 않았다. - 썩을 놈의 새끼, 그는 더 조용히 확고부동한 어투로 반복하고 책을 아래로 던져놓았다.-깡충거리고, 춤을 추며 다가올 일을 예언하고. 그는 일어나서 브랜디 한 잔을 더 따랐다. 개는 그가 방을 둘러보는 것을 지켜보았다. 음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고, 그는 갑자기 방을 질러, 음악을 멈췄다. 너무나 갑작스러워 개는 그의 뒤로 뛰어들 준비처럼 몸을 일으켰다. 그는 조용한 축음기 옆에 서서,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종이를 바라보았다. - I A O, I A E, 그가 읽었다, 구가 공들이던 섬세한 이탈리아 세미 고딕체 서체로 베낀 글자였다. 그 앞에, 벽 위에 그리고 다른 방이 보이는 시야에 개가 자세를 잡고 앉아서 그를 바라보고 있는 그 너머에, 제소 위 때가 탄 카밀라 그림 초벌이 걸려 있었다. 그는 그림을 바라보며 서 있는데 무언가 움직였다. 그는 홱 돌렸다. 거울에 비친 개의 그림자였다. 하지만 개는 문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 망할 놈아, 그는 개 얼굴에 직접 대고 말했다. - 대체 뭐에 들렸기에, 아니 뭐가 없어서, 네 녀석은 완전 만족을 해서 거기 앉아 있나, 네 놈이 앉아서 안다고네 놈 발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서? 그래, 그런 점에서 고양이가 놀랍기 그지없지, 왜냐면 네 놈 아다시피 고양이들은 발이 어디에 있는지 매 순간 알고 있고, 다른 고양이와 얼마나 많은 것을 공유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야, 그들은 그런 척하려고도 하지 않아투덜거리며 나와서 그는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세 번째 잔을 다 비웠다. 블랙 푸들은 그의 뒤를 따라 나왔고, 꽤 가까이 바싹 다가와 앉아 그의 머리 뒤통수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이를 깨닫지 못하고 몸을 돌리다가, 유리잔을 떨어뜨렸고 잔은 두 사람 사이 바닥에 깨졌다. 개는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가 버럭 소리 질렀다. - 여기서 뭘 원해? 넌 대체 뭐냐,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약간 흔들거리며 그는 손으로 뺨을 훔쳤고, 자신이 비오듯 땀을 흘리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다시 뺨을 닦았다. 개는 그가 손을 천천히 내리는 것을 지켜보고 눈을 마주보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 비켜! 그가 명령했다. - 방해 말고 저리 비켜, 저리 가! 개는 깨진 유리를 발앞에 두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빗소리가 그의 뒤에서 유리창을 때렸다. 그런 다음 그는 개를 옆으로 밀어내는 대신 몸을 돌려 소파 주위를 빙 돌았다. 그는 개가 길을 막고 있는 테이블 위 브랜디 병을 향해 출발했지만, 스튜디오 문 앞에서 다시 멈춰 서서 바닥에 쌓인 음반 더미를 뒤졌다. 개가 다가와 가만히 출입구를 킁킁대었다. 그는 턴테이블 위에 레코드를 올려놓고 회전하는 음반 홈에 손톱을 대고 서 있었다. 그러다 레코드판에 바늘을 얹고, 볼륨을 높이자 개가 처음으로 깜짝 놀랐다. 음악은 아랍어였다. 개는 머리를 한쪽으로 치웠다가, 다시 다른 쪽으로 치우고, 그를 지켜보았다. - 저기 모양이 있어. 그는 중얼거리고, 오른손을 들어 불협화음에서 플루트의 선율의 모양을 그리듯이 공중에서 움직였다. 개는 귀를 편안히 뒤로 젖히고 입을 다물고 더 이상 헐떡이지 않았고 더 이상 이빨도 드러내지 않았다. - 모양이 있고, 절묘한 힘이 있어. 둘 다 그의 손이 그들 사이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 손대지 않고 선을 바꿔...미묘함이 들었어. 개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가 그들 사이에서 공중에서 만들고 있는 부호들에 무슨 증거나 배신의 기색을 찾는 듯이 그의 얼굴, 땀에 젖은 이마를 바라보았다.- 한 마디도 없이. 한순간 불륜도 없이. “이제 정말 하고 싶은 건 뭐든 할 수 있어!” 개는 그의 거친 웃음소리에 이빨을 드러내었고, 손이 떨어지고 계속 내려가 몇 분 전에 떨어뜨린 종이 줍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 I A O, I A E(야훼, 신의 이름), 성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리테리 에스타더, 노흐타이 브라삭스 살롤람그래, 이집트의 소들에게 아주 좋겠지옵사키온 아클라나 탈릴라 이아오,이아에

개는 그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그는 종이를 구겨서 던졌지만 종이가 개 발밑에 천천히 떨어졌다. 개는 즉시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돌아갔는데, 아직 스튜디오만큼 어둡지는 않았지만 방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거기에 그는 테이블 가장자리를 잡고 앉아 앞에 펼쳐진 책과 종이를 매섭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레미지우스의 데모놀라트리아(마귀숭배)’를 집어 들었다가, 옆으로 밀쳐내고, 리브로 델라 아르테의 표지를 들었다 바닥으로 밀쳐낸 다음 펜과 종이, 이미 개봉된 잉크병을 찾고서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글을 썼다,

황제

그의 입술이 글자 위로 움직이자 플루트가 사라지고, 음악이 끊기고, 회복되고, 치솟아 충돌하고, 쨍그랑 떨어졌고, 다른 방에 있는 개가 불규칙한 원을 그리며 종종걸음으로 돌기 시작하고, 더위로 무겁게 짓눌린 데다 라벤더로 더욱 무거워진 공기를 킁킁거렸다.

장대한 ADONAY(아도나이)의 힘에 의해그의 입술이 글자로, 이어 단어 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당장에 등장할지라, 그리고 ELOIM으로, ARIEL으로, JEHOVAM으로, AQUA, TAGLA, MATHON, OARIOS, ALMOAZIN, ARIOS, MEMBROT, VARIOS, PITHONA, MAJODS, SULPHÆ, GABOTS, SALAMANDRÆ, TABOTS, GINGUA, JANNA, ETITNAMUS, ZARIATNATMI으로.

그는 멈추고서 귀를 기울였다. 그런 뒤

A. E. A. J. A. T. M. O. A. A. M. V. P. M. S

음악이 멈추고 나무 바닥에 개의 발톱이 부딪쳐 달칵거리는 소리만 남았다. 그러다 갑자기 그 소리도 뚝 하니 멈추고 그의 손에 쥐어진 펜이 종이 위 아직 젖은 검정 글씨 위에 그대로 멈췄다. 눈가로 움직임이 포착되어,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고, 축음기의 팔이 저절로 올라가 정지되는 것을 보았다. 블랙 푸들이 보이지 않아, 그는 문 너머 찬찬히 살폈다. - 개야, 그는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 (Dog)! ! ! 그의 도전에 맞서는 소리도 없었고, 과거에 신의 이름을 거꾸로 쓴 죄로 투옥된 사람들을 알아보는 인식의 표식도 없었으며,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 번 뒤집힌 신(God)을 속삭여도 응답이 없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다, 탁자에 발이 걸려 거기 있던 종이에 잉크를 쏟고는 세 걸음 만에 문을 통해 다른 방으로 갔다. 개는 현관문 앞의 어두운 현관에 문을 향해, 아마 쉬고 있는지 누워 있었다. - 망할 녀석! 그가 말했다. -내가 저 놈을

그가 그 앞에 두 손을 들이밀자, 개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 망할, 지옥에서 온 짐승이로구나. 어둠 속에서 부분적으로만 구별되는 개가 그가 두 걸음 더 가까이 다가 어깨의 털이 뻣뻣하게 곤두서 일어나, 멈췄다. 둘 다 아래 계단 통에서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고, 그의 손은 발걸음을 세는 것처럼 공중에 그대로 멈춰 있었다. 발소리는 무겁게 그리고 고르게, 한가하지도 않고 서두르지도 않은 채 착착 아래 복도에, 계단참에 이르렀고, 단지 한 번에 한 걸음 눈에 띄는 노력도 없이 올라, 허나 너무 빨리 똑, , 똑 노크소리가 났다.

무관심으로 조용히 있던 빗소리가 유리창을 다시 때리며 부딪히기 시작했고, 개가 울부짖으며 문을 할퀴었다. 모든 사물이 긴장한 듯 그대로 굳은 곳에서 정적 배치를 깨뜨리는 움직임이었다. 그가 문으로 걸어가 걸쇠에 손을 올리자, 반대편에 있던 손이 응답이라도 하듯 움직였다. , , . 그리고 그는 위협을 느낀 듯 뒤로 물러섰다.

개는 문을 발톱으로 할퀴었고, 그가 문을 열자 미처 제지할 틈도 없이 개가 재빨리 뛰어올랐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기다리던 방문객은 개가 공격할 것을 예상한 모양인지 개의 빨간 목줄을 틀어쥐고 블랙 푸들을 제압했다.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응달 속의 목소리가, 쾌활하면서도 동시에 불쾌한 목소리가 말했다. - 길거리 아이들 몇몇이 당신이 이 암캐를 데려오는 걸 봤다고 하더군요.

그는 문을 좀 더 넓게 열었다. - 들어오세요, 그는 안심시키는 듯한 어조로, 그래서 반복해서 말했다. - 들어오세요누구신지?

방문객이 들어오면서 손을 내밀었다. 뭉뚝한 손의 한 손가락에 다이아몬드 두 개를 올려 금으로 세팅을 하고 있었다. - 저는 이름은 렉톨 브라운Recktall Brown입니다. 

그는 그 손을 잡고 대답으로 그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쌀쌀하게, 마치 기억나지 않는 친구의 이름을 기억해내기 위해 되뇌듯이, 멀찍이.

렉톨 브라운은 방 한가운데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무거운 안경 너머로 방안을 둘러보았다. 안경에 눈동자가 중심 잃은 모양으로 분산되었다.- 당신이 개를 안으로 들이다니 참 다행입니다, 말하며 그는 바닥에 누워 몸을 핥고 있는 개를 향해 다이아몬드를 흔들었다. - 개가 비를 싫어해요. 그런 다음 몸을 돌렸다. 낯선 추악함, 오로지 그 얼굴에 미소가 불가능해 보여서인지도 몰랐다.

- 한잔하시겠어요?

- 아니요, 지금은 안 됩니다. 지금은 안 돼요.

- 그래요, 저기, 네 거기, 앉으시죠.

브라운은 스튜디오의 열린 문을 향해 면한 무거운 안락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는 의자 팔걸이에 다이아몬드를 두드리며 방안을 계속 둘러보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얼굴은 계단을 오르느라 붉은 빛으로 심하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아주 조용히, 거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숨을 쉬었다. 왜냐하면 몸집이 아주 튼튼해 그런 증거가 그의 흉부 두줄 단추 양복 상의 표면에 도달하기 전에 흡수되었기 때문이었다. - 저는 당신의 이름을 압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원본보다 더 나쁜 생김새의 띠고, 브랜디를 잔에 따르며 서서 그를 지켜보던 남자에게 잠시 고개를 돌렸다. - 나는 당신의 이름을 알긴 아는데, 하지만 어떻게 결부된 지는

- 출판사? 수집가? 중개인? 렉탈 브라운은 아주 약간만 흥미가 돋은 목소리였다. -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많은 말을 합니다. 그런 후 그는 웃었지만 그 웃음소리는 목구멍을 떠나지 않았다. - 아주 많은 말들을. 내가 그들을 위해 하는 일이 좋은 일로 밝혀지더라도 내가 지옥만큼 사악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사업가입니다.

- 근데 제 이름은 어떻게 아셨어요?

- 무슨 일을 하시죠?

- 저는 제도사입니다.

- 그리고 예술가요? 브라운은 그를 넘어 스튜디오를 바라보고 있다가, 그가 다가와 소파에 앉자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 ... 복원 작업을 좀 해요.

- 알아요

- 알아요? 그는 무릎 사이에 유리잔을 잡고, 소파에서 나앉으며 몸을 앞으로 빼고, 그가 헤아릴 수 없는 무슨 어려움이 있다는 듯이 방문자를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

- 내게 일을 좀 해줬어요.

- 당신을 위해서요?

- 네덜란드 그림, 풍경 그림, 오래된 그림 한 점.

- 플랑드르 그림. 네, 기억 나요. 그 그림은 어느 박물관에나 걸릴 수 있어요.

- 정말 그래요. 다이아몬드를 나르는 손이 다른 손 위로 접혔다. - 누가 손을 대었는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됩니다. 어느 전문가도 화학 테스트를 하고 엑스레이를 보지 않고는 감별을 못했죠, 전문가가 직접 제게 말했습니다.

- 물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노력했다고요! 기똥차게 잘해 내었어요. 그는 크게 사심 없는 호기심으로 방안을 둘러보더니 마침내 이상한 냄새가 무엇인지 물었다. 안경이 그의 시선을 가려서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기는 어려웠지만, 그는 자신이 불신에 가까운 불안한 표정으로, 자신이 아니라 오해를 받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설명하려는 열의로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질문은 끝이 없었다.

- 라벤더요. 가끔 용제로 사용하는데, 냄새가 종종 오래 가요.

- 용제요?

- 색을 섞어 넣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 여기서 작업을 많이 하시죠?

- , 집에서 일부 작업을 하긴 하죠. 제도작업, 교량 설계도

- 아니, 그림요, 그림, 브라운이 성마르게 말했다

- , 이런 복원요. 이런과거를 수선하는 일은 제가 하죠.

- 그림 안 그려요? 직접 그림은 안 그려요?

- 아뇨.

- 왜 안해요?

- 그냥그림은 안 그려요.

렉탈 브라운은 그가 땀에 젖은 이마를 닦고 브랜디를 홀짝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 이 모든 작업들이며, 이 모든 책, 이 모든 수고를 다해, 고작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수선이나 한다고요? 어째서 자신의 작품을 직접 그린 적이 없을까요?

- 그렸지요, 그린 적 있어요.

-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림을 팔지 못했나요?

- 어 못했어요, 하지만...

- 왜요?

- 사람들, 비평가들... 그때는 젊었어요, 저는 아직 젊었어요.

- 지금은 몇 살이죠? 마흔 살쯤?

- 마흔? 제가 마흔요?

- 어때서요. 당신 마흔처럼 보여요. 그는 주머니에서 시가를 꺼내더니 맞은편 남자를 계속 쳐다보았다. - 그래서 그들은 당신 그림들을 좋아하지 않았군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비평가들이 당신을 아주 가소롭다 비웃었나요?

- 그런 셈이죠, 그들이

- 그리고 아무도 당신의 천재성을 못 알아봐서 억울했겠죠.

- 아뇨, ...

- 돈을 한 푼도 못 벌어서, 그래서 그만뒀어요?

- 아니, 그건...

-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남의 그림을 수선하는 것뿐이라고 결심했고요.

- 아니, 젠장, ...

- 화내지 마세요, 그냥 물어보는 거니까. 포장을 푼 시가를 그는 귀 높이까지 올리고 손가락만큼 굵은 시가를 손가락 사이로 굴렸다. - 내가 묻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 그래요. 화는 안 났지만, 젠장...

- 아니, 낡은 그림을 수선하는 일 이상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요? 그가 시가를 돌리던 시가에 마른 소리가 안 나자, 그는 금 펜나이프로 끝을 다듬고 고르지 않은 치아 사이로 밀어 넣었다.

- 물론 그럴 수 있어요.

- 하지만 안 그럴 거죠. 괜히 사람들이 모두가 일어나서 환호하며 당신에게 큰 값을 치르지 않을 테니까요.

-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런 것들만이 아니에요. 그들은 중요하지 않아요.

- 중요하지 않다고요? 설마 중요하지 않을 리가 있나. 누구나 원하는 바가 그건데, 렉탈 브라운이 시가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 모두 일어나서 환호하길 원하는데. 그게 그렇게 이상할 일은 아니죠.

- 하지만 이제 모든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이제?

- 그림에서, 오늘날의 예술에서...

- 오늘날의 예술? 연기 사이로 지은 활짝 웃음에 고르지 못한 이빨이 보였다. - 오늘날의 예술은 철자가 f로 끝나요. (멍멍이라는 뜻). 당신도 알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는 차분하게 덧붙이고, 대답을 강요하는 억압적인 침묵을 전신하며 기다렸다.

- 마치지금 행동할 방향이 없는 것 같아요.

- 말도 안 돼요. 당신 책을 너무 많이 읽었어요. 누구든 당신이 가진 만큼만 갖고 있다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담배에서 나는 연기가 시가의 연기와 서로 섞였다, 그리고 그는 - 왜 안 되냐? 묻고는, 차분하게 웃었다.

- 사람들은 반응을 합니다. 지금 사람들이 하는 일 다만, 반응하는 것이에요, 사람들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될 때까지 그들은 반응했는데, 그래요마침내 반응하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여지도 남아 않았어요.

- 그리고 여기 당신은 모든 조각들을 가지고 여기 앉아만 있고. 당신은 반응하고 현명하게 굴 수 없나요?

- 그럼 여기 모든 조각을 가지고 있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요, 그럼 다 맞춰 모았는데, 그것들 가지고 할 게 더 뭐가 남나요? 있을까요? 방금 스스로 말씀하셨잖아요, 오늘날 예술이

- 오늘? 당신이 조각을 잘못 맞췄을 수도 있어요.

- 무슨 뜻이죠?

연기가 눈앞에서 피어오르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분명해졌다. 귀가 이상했다. 귀는 거의 귀모양이라 할 수 없었고, 귓바퀴의 나선주름이 없이 머리 양옆에 매달린 무거운 살덩어리였고,그 자체 하나의 추 같았다. - 마흔 살처럼 보이는데 마치 어제 태어난 사람처럼 말하네, 렉탈 브라운이 말했다. 그는 안경을 통해 뚫어 쳐다보고 있어, 들리는 목소리는 더 멀게 들렸고, 첫 몇 마디는 거의 그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 어떤 의미에서 보면 예술가는 항상 어제 태어난 사람이죠.

- 참나, 답답하네.

- 젠장, 나만 이런 기분이 드는 건가요? 이 모든 게 나 혼자 지어낸 일인가요?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당신은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못하기 때문에 당신은 하고 싶어 해야 한다고 그들은 생각하죠.

렉탈 브라운이 시가로 손짓을 하자 재가 회색 새똥처럼 떨어졌다. - 그래서 당신은 여기 남아서 다리 그림을 그리고 수선이나 해주고

- 저 다리들, 저 망할 다리들!

- 다리들이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

- 저들 모두, 다리가 거기서 마치 그저 자라난 것처럼 다리들을 운전해서 지나는 사람들 모두. 그렇지 않아요. 안 그렇다고요.

- 그들은 당신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아요.

- 아니,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 유감스럽게도 그래, 아들아.

- 젠장, 그렇지 않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죠. 이해가 안 돼요? 자신의 일에 대한 필요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꼭 해야만 한다고, 자신의 일이라는 생각이 전혀 없죠. 그렇게 느낀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일에서 필요한 것들을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모든 예술 작품은 완벽한 필요성의 공정입니다.

- 그건 어디서 읽었나요?

- 안 읽었어요 그게 바로... 그래야만 한다는 것일 뿐. 당신 주변 다른 모든 사람의 삶과 주변의 모든 사람의 작업이 서로 바뀔 수 있고 교체가 가능하고, 아무도 멈춰서 이것이 내 것이다,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이 내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 어떻게 내 일에서 필요성을, 이런 필연성을, 이건 꼭 이런 식이어야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이런 한가운데 제가 어떻게 느끼겠습니까, 젠장, 그림을 그릴 때는 그냥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선을 여기저기 긋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려놓은 모든 선이 다른 곳에 들어갈 수 없고, 전혀 달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한가운데서... 뿌리도 없이, 어떻게 하나요... 젠장,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겠어요? 그들의 말을 듣나요?

- 난 사람들에게 사업 얘기를 하죠. 렉탈 브라운은 시가를 깊게 빨며, 담배는 비켜 끄고, 브랜디는 다 들이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 하지만 당신은 나한테 말하고 있잖아요. 내 말을 듣고 있잖습니까.

- 우린 지금 사업 얘기 중입니다, 렉탈 브라운이 차분하게 말했다.

- 하지만

- 사람들은 돈을 보고 일합니다, 젊은이.

- 하지만 난

- 돈은 어떤 것에든 의의를 부여합니다.

- 그래요, 사람들은 그렇게 믿죠, 안 그래요? 사람들은 그렇게 믿어요.

브라운은 아이가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간단한 문제를 풀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끈기있게 지켜보았다. 맞은편에서 불을 붙인 담배는 서로 다른 질감의 연기로 두 사람을 하나로 엮었다.

- 아시다시피 성 바울은 우리에게 시간을 만회하라고 하시죠.

- 그래요? 브라운의 어조는 부드럽고, 고무적이었다.

- 예술 작품은 시간을 만회해요.

- 그리고 그걸 사는 건 돈을 만회하는 거죠, 렉탈 브라운이 말했다.

- , , 소유하는 일은

- 그런 이유로 당신은 여기 앉아서 과거를 수선하며 어정거리고. 렉탈 브라운은 팔꿈치를 넓은 무릎에 얹고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런 이유로 오래된 예술품이 제값을 받습니다, 그는 말했다. -모두가 이에 동의하고 모두가 걸작이라고 동의합니다. 사람들은 사방 천지에서 모사합니다. 당신도 모작을 직접 해보셨겠죠.

- 공부하던 시절 이후는 아니죠. 누가 그런 걸 원합니까? 모작을 원하는 사람이 어딨나요.

렉탈 브라운은 그가 갑자기 일어나 창문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곳에 비가 유리에 훤히 보일 정도로 굵은 빗줄기로 흘러내렸다. - 아무도 모작은 원하지 않아요. 그는 재떨이에 시가를 비벼서 껐다. - 돈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원본을 원합니다. 그들은 원본에 돈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돈값을 하려고 하죠.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억양을 높였다. - 예술가는 살아있는 한 그림을 더 그릴 수 있습니다. 그들이 죽으면 끝이죠. 옛 네덜란드 화가들을 생각해보세요. 최고의 화가가 아니더래도. 시시한 이류 화가, 위대하지는 않지만 유명한 화가요. 배타적인 사람으로, 마치마치

- ‘막달레나 전설의 거장’, 창문으로 흐릿해져, 방을 너머 건너왔다.

- 안 팔릴 리가 없죠. 그의 그림 중 일부가, 알려지지 않은 그림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당신이 하는 작업처럼 약간 복원이 되어 등장할 수도 있죠. 저안에 든 저 캔버스 좀 봐요, 뭐죠? 그는 그가 손짓을 하고 있던 작업실 문 안쪽에 있는 캔버스를 보지 않고, 땀을 흘리며 캔버스를 향해 몸을 돌리는 얼굴을 쳐다보았다.

- 아무것도 아녜요. 2, 3년 전에 준비한 캔버스. 전혀 저는

- 그냥 가정만 해봐요, 그가 끼어들 틈을 주지 않고 브라운은 말을 이었다. -당신이 그림 위 복원했다고 가정해 보죠. 한동안 작업을 하는데 누가 되었던 위대한 마스터가 그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그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만 달러의 가치가 될 수도 있고. 5만 달러의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등을 돌리고 있는 이를 향해 걸어갔다. - 이런 생각 한 번도 안 해봤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 물론 해본 적 있어요. 그들은 갑자기 얼굴을 마주하였다. - 엄청나게 일이 많을 겁니다.

- ! 당신에게 일이 대수인가요? 렉탈 브라운은 무거운 두 손을 뻗어 그의 앞에 놓인 팔을 잡았다. - 지금까지 늘 해왔던 일, 이제껏 했던 모든 일, 그리고 할 수 없던 일과, 이런 만족스럽지 않은 일을 두고 어떤 이의도 없습니까?

- 아니요, 하나만 빼고요

- 뭘 빼고요?

- 아무것도 아녜요.

브라운은 그를 놓아주고 주머니에서 시가를 하나 더 꺼냈다. 시가의 포장을 풀고 끝을 다듬은 다음 입에 무는 동안 그의 입이 이를 물고 있는 크기로 주는 것 같았다. - 비평가들은 당신의 결정에 매우 만족할 것입니다.

- 비평가들

- 비평가들! 오래된 거장을 발견해내는 일보다 그들이 더 원하는 것은 없습니다. 당신이 살 수 있는 비평가들은 당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당신이 살 수 없는 비평가들은 불쌍하기 짝이 없는 개자식들이라서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평생을 할 수 있는 이들은 복수하느라 보내죠, 죽은 지 500년이 지난 노장이 아니라면 다들 씹어댑니다, 그들은 마치 아스파라거스 밭에서 새우등-술래잡기(stoop-tag)를 하는 한 무리 늙은 하녀들 같죠. 그의 웃음소리가 입과 콧구멍에서 짙은 연기를 내뿜었다. 그런 뒤 그는 안경을 벗고 자신 앞 땀에 젖은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무거운 렌즈 뒤에서 초점 없이 헤엄치는 것 같던 그의 눈동자가 날렵한 검은 점으로 수축하였고, 갑자기 칼집을 벗어난 무기처럼 눈을 돌리는 곳마다 순식간에 파고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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