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s Hart Benton
더 크게 그를 불러라! 더 크게 그를 불러라! (멘델스존 오라토리오, 엘리야)트럼펫이 울리고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 그리고 왜 헨델을 좋아하는, 에스더는 말다툼이 끝난 후, 아니 계속하려는 뜻인지, 조용히 말했다. 그녀는 감기에 걸렸고, 격한 감정에 목소리가 낮게 갈라졌다.
- 헨델?
그 분 목소리가 마치 망치…?
- 모차르트요. 그녀가 기침을 했다.
돌을 깨뜨리는 망치 같지 아니한가
그녀는 침을 삼켰다. 그녀의 손에도 잡지가 펼쳐져 있듯이 그의 손에는 책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팽팽하게 몰두하고 있는 얼굴이 독서 때문인지, 아니면 음악의 화음에 딸려, 그녀 목구멍에 수축했다 방출하는 그 다음 소리를 기다리느라 긴장된 정지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구멍은 더 꽉 조였고, 목구멍 협착이 둘러싸, 그녀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 그 순간, 마치 구속에서 풀려나는 신호라도 되는 듯, 한 손이 올라가, 몰두하고 있는 얼굴 한 구석을 가렸다. -그리고 토스카… 웅얼거리자, 동여맨 듯 다시 목구멍에 잠겼고, 그녀는 재빨리 침을 삼켰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책은 꽤 큰 책이었지만 그녀는 제목을 알아볼 수 없었다. 아무 것이든 가능했다. 그의 긴장 상태도 그저 그녀의 존재 때문일 수도 있듯이. 그는 평시에도 모든 것을 잔뜩 긴장해서 읽는 듯했으니까. 그녀가 말을 붙였을 때, 그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를 보고 있었는지 아니면 ‘블랜디쉬 양을 위한 난초는 없다’(르네 레이몬드의 저급 탐정소설, 1939)를 보고 있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버클리의 시각의 신(新)이론’에서 실마리를 끊을 수도 있고, 찰스 포트의 초천국(超天國supercelestial)적 지리학에서 비처럼 떨어지는 물체들로 합류할 수도, 레담 드 라 테레 (주: 앙리 풀리예, 대지의 저주받은 이들, 자신의 어린 시절을 토대로 노동자 계급 삶, 그 당시의 현장 및 운동 상황을 같이 그린 소설, 제목은 인테르내쇼날 가사 일부.) 같은 싸구려 종이 소설에서 나온 발언의 메아리만 울릴 수도 있었다. 멘델스존의 엘리야가 라디오에서 계속 흘러나왔다. 그녀는 침을 삼켰다. 즉시 그는 목을 가다듬었다. 그녀로서는 마음이 계속 불편한 대리적인 조치였다. 그녀가 물었다면 그는 아마 올려다보고, -포트가 “저주받은 자란, 배제된 자라는 뜻이다,”라고 하네. 말했겠지만, 그녀는-무엇으로부터 배제된 자?, 물어야 할 것이다. -“매-/재능의 낭비로부터, 나는 유용성이라 뜻으로 보는데…”
그녀는 이제 그가 전혀 글을 읽지 않고 있을 수도 있고, 눈을 가리고 있는 손의 손가락 사이로 그녀를 훔쳐보나 싶어 그를 뜯어보았다. 그녀는 목을 가다듬었다. 엘리야 오라토리오가 끝이 다가오는데, 대화를 다시 시작할 도리가 없었다. 혹시라도 다음 곡이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의 곡이 아니라면. 라디오방송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37번 쾨헬 번호 444번이라고 나오기만 한다면야…그는 한 페이지 넘겼다. 그들의 대화는 오래 지속되는 일이 드물어서, 그녀는 종종 자신의 마음속으로 그 대화를 이어갔고, 지금은 (그리고 확실히 그의 손가락 사이의 눈빛을 보았고 하니) 모차르트의 완벽함에 속박된 그녀의 신분을 재고해 보았다. 한순간의 망설임이나 버둥이는 몸부림도 없는 천재의 작품, 고투는 결코 해결되지 않고 끝에 가서야 승리를 거두는, 음악을 끊임없이 찢어발기는 베토벤의 영웅적 몸부림과는 아주 다른 논쟁의 천재에 꼼짝 못한다고. - 천재성은 그 자체로 본질적으로 흥미롭지 않아. - 하지만 천재의 작품은… - 완벽하다면 공유하기는 어려워. - 네가, 공유를 해? 그녀는 시작하겠지만 그게 다였다. 그는 책을 읽고 있었다. 그녀는 침을 삼키고 반짝이는 눈빛을 포착했다. 엘리야는 끝났다. 여전히 마음속에, "매춘이란, 유용성이라 뜻으로 보이네,“ 에스더가 말했다:
- 무엇을 읽고 있어?
- 어? 그의 놀란 표정은 그의 얼굴에 늘 따라다니는 표정(언젠가 그녀는 이 표정이, 기억이 나서, 혹은 기억하려고 노력하여, 떠올리곤 할 것이다)이었다. 즉각적인 예감의 놀란 표정, 뭔가 갑작스러운 지난 일의 시음을 반영하거나(그녀가 그에게 스페인에 언제 갔었냐고 물었을 때처럼: -나? 난 스페인에 간 적이 없어), 아니면 지금 그가 내보이는 이 표정, 뭔가 침범을 받은 사람의 놀란 얼굴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결혼 생활이 계속되고 해를 거듭할수록 첫 번째는 점점 줄어들고, 후자의 표정이 잦아졌다. 그러다 마침내 어느 날 그를 기억하거나 기억하려고 하면, 이 표정이, 혼란스러운 얼굴, 침범당한 듯한, 불안한 표정이 그녀에게 다가오리라. 그는 말했다, - 아무 것도 아냐.
- 아무 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닌 걸 읽을 수 없지.
- 미라에 관한 책이야.
- 미라?
- 이집트 미이라.
- 이집트 미라에 관한 책은 왜 읽어?
그는 목을 가다듬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하지만 내가 당신에게 준 이야기, 내가 쓰고 있는 이야기는 아직 읽지 않았지.
- 아니, 다 읽었어.
- 그래서…뭐? 어떻게 생각해?
- 그게…너는 아타비스트(인간 본래)라는 단어에 꽤나 편애하는 것 같았어.
- 그렇다고, 그게 다야?
- 어 에스더, 그게-엄, 그리고 이중 형용사들도, 잔인하고 빨간 분노, 단단하고 얇은 입술, 어둡고 비밀스러운 고통...
- 하지만.
- 하지만 여자들의 글은 말하자면... 날카롭고, 열망에 찬 면모들을 띠는 것 같아. 신랄하고 불쾌한 악취…잠깐, 들어봐. 그는 라디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라디오에서 두 사람 다 좋아하는 시인의 작품이 막 낭독되려던 참이었다. 그녀는 그를 조금 더 바라보았고, 그리고 그녀가 말을 건네는 순간 그의 손에 이미 책이 덮였다. 이런 일은 그녀가 –당신 참 아름다운 눈을 가졌다-라고 말하자, 그녀로부터 바로 눈을 돌려버렸던 때도 벌어졌다. 왜 그랬지? 마치 자신이 직접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뭐든 그 너머에 있는 것은 보호하기 위해, 한순간 느슨해지기라도 하면 자신의 눈이 그녀의 입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내비치는 모습. 그는 그녀가 읽던 책(에스더는 헨리 제임스를 찬탄했지만, D. H. 로렌스를 더 신뢰했다)을 집어 드는 일에도, 마치 텅 빈 페이지, 그 굶주림에 단어들이 먹혀 들인 페이지를 발견할까 봐, 아주 불안해 하며 집어 들었다.
- 눈으로 같이 따라 읽을까? 그녀는 그녀 손에 시 모음집을 펼쳐 들고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그는 고개는 들지않고 좌우로 저으며, 듣고만 있었다. 그녀는 그 가까이 앉았다.
라디오를 통해 나오는지라, 시를 읽은 시인 목소리는 공허한 울림으로 음색이 변조되었다. 에스더 엄지손가락이 페이지를 따라 한 줄에서 다음 줄로 내려가고, 책으로 몸을 기울여, 시인이 하는 말에 따라 시인의 단어 비슷하게 형성을 하며, 그녀의 입술은 움직였다. 명확한 개별 음절들, 만나고 헤어지는 그녀의 입술을 혀로 촉촉하게 적셔가며 뱉고, 모음에 숨을 내쉬고, d는 입천장에서 나는 젖은 탈칵 소리가 되었고, 열중으로 점성 어린 자음으로 이동하였고, 그녀 옆에 단단히 다물고 있던 두 입술에 아랑곳하지 않는데, 드디어 그는 목을 가다듬고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그는 문 앞에 다다랐다.
- 그런데 뭐?...
-할 일이 좀 있어, 그는 재빨리 말하고서, 몸을 구부린 채 앉아서 그의 뒤를 쫓아 쳐다보는 그녀를 두고 떠났다. 그 사이 시인이 또박또박 떨어진 음절로 읽어 나갔다. 그녀는 코를 풀고 그녀 앞에 있는 페이지로 돌아갔지만 그녀의 입술은 움직이지 않았다. 낭독하던 단어 더 이상 한 마디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눈도 움직이지 않았다. 눈이 자신의 손등을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와이어트가 들어간 방은 침실만큼 컸지만, 창문이 하나밖에 없었고, 굳이 열지는 않았지만 열면 창문은 통풍구로 열렸다. 처음 1년 정도 동안 그 방은 여러 가지 모호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들 공동으로 비록 그렇게 많은 수의 책이, 말하자면, 대저택 서재로도 모자람이 없는 대단한 수의 책은 (에스더에게 서재란 방이 가득 찰 정도의 책이 많아야 했다) 아니지만, 한동안 서재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이유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각자 서로를 남몰래 비난하던 근거들로, 실제로 활용되지 못했다. 에스더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책을 두기를 좋아했다. 그녀의 복잡한 정신의 미로에 대한 일종의 그래픽 인덱스로 배열되어 아주 건성인 손님에게도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수많은 때묻고 지저분한 지식인 가정에서 흔히 접하고 보이던 즉각적인 소개 시스템이었다. 반면에 그녀의 남편은 책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즉 그가 놓은 자리에 있기만 하다면, 말하자면,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보나마나, 보일의 <회의적 화학자>, 잴랜드의 <교회와 교황청>, 세니노 세니니의 <리브라 델 아르테/예술 책>, 혹은 <라 키미 오 모옌 아쥬-중세의 화학> 등이 에스더의 서가 쪽을 덮고 장식했을 것이고, 당연지사, <그리모리움 베룸>과 <투르바 필로소포룸>도 정기적으로 책등의 먼지를 털어주었을 것이다. 당연히, 그가 자신의 방식으로 책을 유지하는 이유들 중에서 이런 것들로, 혹은 잡동사니들 사이에 흩어두어 애매한 목적의 방을 점차 채워 결국 그의 방이 되었던 것이다. 벽에는 여러 물건들이 되는 대로 덧붙어 있었다. 베살리우스의 ‘파브리카fabrica’ 목판화에서 나온 해부된 팔, '파레의 수술'에서 나온 또 다른 16세기 삽화, ‘상처 입은 사람'이라고 불리는 구급처치 차트, 포 강의 홍수로 침수된 이탈리아 공동묘지 사진이 붙어 있고 1753년부터 2059년까지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달력, 멜로조 다 포를리의 그리스도의 머리 소묘 인화지, 시리아 렙티스 마그나의 로마 도시의 평면도, 거울, 모서리에 기대어 둔 스트레처 가구들 위에 종이 두루마리와 캔버스가 있었다.
그가 고정 일자리에 더해, 그림 복원 작업을 시작했을 때 어수선한 방은 아주 약간만 바뀌었다. 항상 도화지 더미와 액자에 씌운 캔버스들이 있어서, 초벌 처리하고 깨끗한 상태로 아니면 검은 미완성 선으로 시작된 구도가 들어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아니 가장 친숙한 것은 카밀라의 초상화였다. 제소 바른 표면은 여기저기 갈라지고 고르지 않게 때가 탔지만, 구도는 선들이 아주 선명하였고 한 15년 전에 그려 넣은 이후로 바뀌지 않았다. 때때로 이 그림은 마치 완성을 염두에 두고 뜯어보고 고심하는 듯이 벽면 한쪽에 걸려 있기도 했다. 다른 때는 때가 눌은 다른 빈 캔버스들과 함께 벽에 기대여 쟁여 있었다. 넓고 평평한 제도대가 있었고, 방 한가운데에는 벗은 전구 아래 무거운 이젤이 똑바로 서 있었다. 그러나 가장 현저한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이었다. 공기 중에 무겁게 깔려 있는, 바니시(니스), 오일, 테레빈 유 냄새, 깊이 스미는 섬세한 라벤더, 그가 때때로 매질(용제)로 사용했던 라벤더 오일로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에스더는 예전에 지저분하고 갈라진 커다란 표면에서 시작된 데생을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자신과는 사뭇 다른) 가늘고 고운 뼈대의 얼굴, 움푹 들어간 살점 없는 특징들은 무거운 귀걸이로 도드라졌다, 고풍스러운 금색 고리 장식은 남편이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를 보관하던 가죽 상자에서 본 적 있었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데생이 아니라, 그녀 말마따나 그 데생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감탄했다. 그는 그림을 바라보며 서 있었고,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은 조용했다. 그가 완성한 유일한 작품, 몇 년 전 파리에서 선보였던 그 그림들은 뉴저지의 창고에 처박혀 있었다. 에스더는 그 그림들을 본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은 회화는 거의 논의를 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의견을 같이 할지도 모를 수많은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동시에 둘이 동의에 이르는 일이 여간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혼 초기 몇 달 동안 계속 대화를 주고받으며, 그들의 생각과 의견은 오로지 스칠 듯이 맞아 들었다가, 각 반대 방향으로 향했으며, 정중하게 멈춰 잠깐 알은 척해 주는 이상의 경의의 표하는 일은 없는 것 같았다.
시인의 분명한 어조는 아나운서의 환심 사는 노략질에 자리를 내주었고, 매력은 깨져, 일어서는데 시인의 말은 한마디도 머릿속에 남지 않고, 무슨 명확한 연유도 없이, ”매춘이란 쓸모가 있다는 뜻인 것 같다“는 말만 맴돌았다. 그녀는 <왕족 미라들>을 집어 들고 코를 풀며 방을 가로질러 반쯤 열린 문을 향해 머리, 그리고 책을 집어넣고 말했다. ”이 책 거기 넣어둘까?“
- 뭐? 아, 그거, 고마워.
- 뭐 하고 있어?
- 아무것도, 그냥.. 이 일. 그는 제도대에 핀으로 고정된 설계도를 가리켰다.
- 저 아래에서 당신 일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아?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떨구고,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제도대로 돌아섰다 - 진짜 일이었다면 하지만, 이 일은, 이 바보 같은 일을 매일, 해마다 하게 될 거야.
- 바보 같은 일이 아니야, 에스더, 그는 돌아보지 않고 냉정하게 대답했다.
- 선을 베끼고, 설계도를 베끼고, 다리 하나 끝나면 다른 다리. 오, 맞아, 바보 같은 일은 아니지만 더 잘할 수 있고 더 많이 할 수 있어. 솔직히 와이어트, 매일매일 당신 일과 독서와 당신...빈둥거리는 짓으로 보내고, 그러고도 더 많이 할 수 있지. 그렇지 않아… 넌 뭔가를 발견하길 기다리는 게 아니지 않아?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거야, 안 그래? 이런 식으로 계속 되풀이하는 거 진저리가 나. 이건 마치… 그녀는 잠시 멈추고, 검은색 정장을 입은 그의 좁은 몸매가 종이에 무너져 내리는 수직선처럼 굽은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런 일은…, 가끔 이런 모습을 보면, 그녀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당신을 보면, 나도 모르겠어, 왠지 화가 나고, 그런 당신을 보고 있는 내가 불쌍하고 불행하게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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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는 비공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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