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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the recognitions, 인식

인식 p108-

by 어정버정 2024. 7. 13.

 

 

 

- 와이엇우리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이 알기 전에 결혼 하자.

에스더답지 않은 말이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다 까놓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는 일을 좋아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다른 여자들처럼 구원이 그녀의 원래 목적이었고, 구원이 그녀의 궁극적인 특전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자들처럼, 그녀가 미처 손을 쓰기 전에 그가 먼저 철저히 지옥에 떨어질 운명에 처하는 일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왜냐면, 그들이 그렇게 하듯이, 그가 지금 죄에서 구해주면, 나중에 결코 구원받을 필요가 없으리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에스더에게는 역사적 진정성이 있었다. 그녀가 의도적으로 이를 사용하긴 해도 어째서인지 이 진정성은 지속되었다. 그녀의 커다란 뼈대 속에는 과거 현세적인 역사의 암시가 내포되었고 미래도 매우 유사할 것이다. 그녀는 도량과 수완이 많았다.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어떤 초현세적인 작인의 소행으로, 운명과 천박하게 혼동되는 그런 작용의 하나로 보이게끔 만드는 힘이 있었고, 여기 그녀를 세상이 기다리는 어떤 모범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로 선택이 되었노라 착각을 주었다. 이들 중 (그리고 어딘가, 실수와 다름 아니지만, 자신의 것인양 끝까지 지고 살아야만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여성으로 산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고심을 거듭했고, 심각한 지성인이 되어 남성적인 무자비함으로 덤벼 과거를 파고들어, 나중에 이성(Reason)이 불필요하다고 비난한 바로 그 상황들의 공범이 되었으며, 자유 의지라는 이름으로, 즉 그녀에게 의미하기로는 의식적인 욕망이라는 미명 하에, 그 위에 세워진 과거를 연장하고, 새롭게 단장하고, 갱신하고 반복해내고 있었다. 대단한 근면성으로, 그리고 그런 한결같은 단일 목적의식의 재능에 그들이 존재하는 뭔가를 추구하는 똑같은 방식으로 달성할 수 없는 것을 그녀 쪽은 성은 추구하는데, 이성에 대한 그녀의 탐색은 항상 여러 이유(reason)들로 중단되었다, 일어나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녀의 청혼은 어쩌면 전혀 이성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확신하는 여성적인 논리일 수도 있었다. 아니면 여성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녀도 여성이라서, 그녀의 프로포즈는 인류의 몇 안 되는 아름다움에 근접한 본보기인, 여성성의 무한한 순간이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어떤 명분도 요하지 않고 두려워할 것 하나 없이 어떤 것도 확실성의 순간에 행동해야 할 필요도 없는, 언젠가 확실성이 위협받는 두려운 순간에 다시 떠올릴 수 있는 행동이다.

왼손, 오른손: 두 손은 동등한 확신을 가지고 그녀 위에서 자세를 바꾸었다. 여기 구별되지 않고 둘은 그녀의 살을 들어 올렸고, 에스더는 이에 대처해 그들을 받아들였고, 각자 상대방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도 모르는 공통 기반을 제공했다.

1년 후, 두 사람은 결혼한 지 거의 1년이 지났고, 이는 와이어트답지 않았다. 그는 결정이 달린 일이 생길 때마다 점점 더 주저하게 되었고, 더 많이 알수록 확실히 몸담아 결정하는 일은 더더욱 꺼렸다. 이런 모습이 예외적인 것은 아니었다. 철학의 전체 체계가 그 위에 세워져 있었다. 반면에 그가 몸담아 확고히 하기를 거부할수록 더 깊이 빠져들었고 그런 깊이에서 더욱 굽히지 않자, 그렇게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심리학 전체 학파의 초석을 형성했던 곤경을 맞았다. 따라서 그의 결혼 결정은 단순히 그가 결국 직면해야 할 결정이 하나 줄이려고 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결혼하겠다는 그의 결정은, 그가 이에 반대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면, 확고히 구체화한 미결정이었을 가능성도 똑같이 있었다.

너무나 자주 여자의 과거에 대해 질투 가득한 증오를 품는 남성들의 비상한 능력을 알고 있는 에스더는 어떤 면에서는 그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묻지 않는 점에 대해 감사했다. 그래도 그녀는 과거와 완전 연을 끊지 않았다. 비록 그녀는 가보지 않은 곳은 어디든 가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그 과거에, 그리 열렬한 마음으로는, 다시 찾고 싶지 않았다. 여전히 피해자로 남아 있는 광란의 연쇄극 장면을, 아버지가 처음 주사위를 던진 이래로 매번 주사위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매번 그녀가 희생양이 되었던 그 세상을, 온갖 자유 의지와 도전 분개를 안고 과거를 자신의 미래에 투영하고 싶지 않았다. 그 후 에스더의 정신이 어디로 가든지, 그녀의 허벅지는 정도를 벗어나 등골이 휘는 진정성을 담아 뒤따랐다. 저들 희생자 제물, 적으로서 그들을 꼼짝 못하게 위협하던 그 힘들을 나누어 받으려고 희생자를 먹는 냉정한 전우의식 속 원시적 식인 의식 비견되는 문명적인 방책이었다 (단순히 배고픔 때문만은 아니다. 배고픔에만 내몰렸더라면 후에, -나는 돼지고기가 훨씬 더 입에 맞았는데. 다른 말을 했을 것이다.)

배고픔이 아니라고? 그녀의 과거에서 올라온 더 깔끔 떠는 강평들 중 하나가 자랑스레 바기나 덴타타(vagina dentata이빨 가진 질) 문구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은 배고픔이 아니라, 이 배고픔을 방침으로 삼은,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였고, 그 명백한 요구에, 그녀가 갖지 못하게 보류되었던 속성들을 흡수할 방도를 추구하였다. 그리고 일시적인 만족을 찾고, 그에 따른 금단의 고통, 채울 수 없는 갈망을 발견하였다. 해마다 해방된 자유의지의 아니무스는 방적돌기에서 열심히 자아, 인과관계의 점성액을 뽑아내었고, 이 액체는 굴을 뒤덮는 타란툴라의 비단실 거미줄처럼 치명적인 가닥으로 이곳 원시 희망의 모래땅에 급속히 굳어버렸다. 그녀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타란툴라가 꼭대기에 열어둔 덫의 문이나 그 안으로 굴러들어온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별다르지 않았다. 사랑이 아닌, 그녀의 게걸스러운 먹성이 지속되는 곳에서 그들의 가벼운 행운들의 성공에 대한 남자들 분개로 표출되는, 공통의 운명에 대해 깊은 절망에 빠진 그녀의 여자 역할을 수긍하였다.

에스더는 주변의 삶들이 비극으로 치달으려 봉기하려는 시도에 대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용케 다잡을 즈음에, 이들은 비극을 피해 탈출했고, 그들의 지배적인 우위를 통해, 그녀는 오히려 자신을 잡다하게 집합된 비극적 인물로 외려 여기게 되었다. 왜냐면 항상 남겨지는 이는 그녀였으니까. 이는 무언가 확증을 해주었다. 에스더는 여자들과는 거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여자들의 문제점에서 자신의 괴물 같은 이미지에 대한 나약하고 왜곡된 표절만을 발견하는 것 같았다. 따라서 그녀를 아는 많은 이들이 그녀가 굳이 여성 분석가를 선택하자 매우 기이하게 여겼다. 깊은 애착이 형성이 되었고, 분석이 끝나기 훨씬 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 누가 우위에 있는지 분명해졌다. 에스더는 와이어트를 만났을 때 결혼을 해도 되는지 물었지만 안된다 금지되었다. 그녀는 따졌고, 마음 돌리라는 탄원을 받았다. 그녀는 결혼했고, 그녀의 분석가는 자살했다. 에스더에게 일이 이런 식으로 풀렸다. 무언가 확증을 해주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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