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처 마틴1 핀처 마틴 p7-10 그는 사방으로 몸부림치고 있었고, 본인 몸이라는 뒤틀며 발버둥질하느라 얽히고설킨 모양의 중심부였다. 위도 아래도 없었고, 빛도 없었고 공기도 없었다.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게 느껴지더니 새된 외마디가 터져 나왔다. “살려 줘!” 새된 비명과 함께 공기가 사라지자 물이 들어와 그 자리를 메웠다. 화끈거리는 물이 아품을 주는 돌덩이들처럼 목구멍과 입안에 딱딱하게. 그는 공기가 있던 자리를 향해 몸을 홱 수그렸지만 이제 공기는 사라져 있었고 검고도 숨이 막히는 너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몸은 공황을 발산했고 입은 무리하게 벌어지다 못해 턱의 경첩이 아플 지경이었다. 물은 무자비하게도 안으로, 아래로 들이박았다. 물과 더불어 한순간 공기가 들어왔기에 그는 마땅히 공기가 있는 방향이었을 법한 곳을 향해 .. 2024. 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