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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Against the day

Against the day 1-9

by 어정버정 2023. 4. 9.

2017-02-03 

Against the Day

 

It’s always night, or we wouldn’t need light.  THELONIOUS MONK

 

항상 밤이다, 안 그랬으면 빛은 필요 없을 텐데. -델러니어스 몽크

 

 

 

 

 

하나

 

산줄기 너머 빛

 

 

 

자 한 줄 남기고 모두 푼다!”

기운차게……깔끔하게 ……좋아! 밧줄 풀고 출항 준비!”

윈디 시티(시카고의 별칭), 우리가 간다!”

어여차! 올라가자!”

그런 활기찬 환호 속에서 수소 하늘배 인컨비년스(불편) 호는, 곤돌라에 애국적인 깃발천을 드리우고, ‘기회의 벗들이라는 유명한 항공술 클럽에 소속된 다섯 명의 선원을 싣고 아침 속으로 힘차게 상승하고서 곧장 남쪽 바람을 탔다.

비행선이 순항고도에 다다르고 지상에 남겨진 지형지물이 간신히 현미경적인 크기로 줄어 들고나자, 랜돌프 세인트 코즈모, 비행선 지휘관이 큰소리로, “이제 특별 전방 시계 확보로 전환.(출항 과정을 끝내고 쉬라는 뜻)” 고시하였다. 그러자 적백색 줄무늬 블레이저와 하늘색 바지의 여름 제복을 산뜻하게 입는 장병들이 활달하게 지시를 따랐다.

그들은 오늘 시카고로, 거기 최근에 개설된 세계 콜럼버스 박람회를 향하는 길이었다. 그들에게 명령이 도달한 이후로, 호기심에 흥분한 선원들 사이 파다한 소문이라곤 전설적인 화이트 시티 외에 거의 하찮은 것들이었다. 엄청난 페리스 대회전 관람차, 상업과 산업의 설화석고 사원들, 번뜩이는 석호들, 과학으로나 예술적인 성격으로나 수천은 넘는 그런 경이로운 전시물들이 다들 그들을 기다린다더라 그런.

, 저런!” 다비 서클링이 소리쳤다. 그는 난간밧줄 위로 몸을 내밀어 저 아래 부연 녹색의 소용돌이 속에 깊이 흔들리는 국가의 중심부를 구경하며 지른 소리였다. 노란 삼 부스러기 색깔의 머리 타래가 곤돌라를 지나는 바람 속에서 바람 부는 쪽으로 현수막처럼 나부대었다. (다비는 나의 충실한 독자들의 기억대로 이 선원들 중 막내였고, 잡역부이자 마스코트 역할도 하며, 이들 갓 청춘의 열기구 조종사들이 도저히 노래 한 곡 뽑지 않을 수 없을 적에 어려운 최고음역 부분 역시 맡아 노래를 불렀다.) “감질나서 어떻게 기다리나!” 고함까지 질렀다.

그런 말로 자네 금방 벌점 5점은 벌었다!” 그의 귀 가까이 누군가 단호한 목소리가 꾸중을 해오더니, 불시에 뒤로부터 사로잡혀 들린 다비는 난간밧줄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아니면 10점을 깎을까? 얼마나 말해야 되겠나,”하고 여기 부사령관이 린지 노즈워스가 말을 잇는데, 그는 조그마한 해이의 낌새라도 얄짤없이 발끈하기로 유명하였다. “비공식용어는 엄단한다고, 얼마나 주의를 받아야 되겠느냐고, 서클링?” 오랜 버릇으로 손에 익어, 그는 다비를 휙 위아래 재주넘듯 뒤집었고, 플라이급 선수 무게의 소년의 발목께를 부여잡고 빈 공간 속으로-이제 수월히 천오백 미터는 넘는 테라 피르마terra firma(육지)’ 밖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다비의 표현 속에 든 갖은 느슨함의 해악들에 대해 한바탕 강연을 하였다. 특히나 그런 해악 중에 긴장완화는 거의 신성모독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유해로 번질 수도 있다, 더욱 겁을 주었다. 그러는 내내 듣는지 마는지 다비는 공포로 비명만 질러대었으니, 유용한 취지들이 얼마나 실제로 머리에 박혔을지는 아무래도 의심스럽다.

어허, 그 정도면 충분하이, 린지,” 랜돌프 세인트 코즈모가 옆에서 권고를 하였다. “그자는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겁을 주어버리면 분명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거야.”

좋아. 난쟁이 똥자루, 힘껏 노력한다,” 린지는 투덜거리고 마지못해 겁에 질린 다비의 발을 아래로 바로 세워놓았다. 선임 위병 하사관으로서 선상의 훈육을 떠맡아 그는 웃음기 싹 가신 엄정함으로 그의 소임을 돌보며 바쁘게 돌아다녀, 편견 없는 관측자에게라면 일종의 편집광이란 오해까지 샀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진취적 기상의 선원이 툭하면 수선을 피울 좋은 구실이 되어주는 이런 느슨한 긴장완화를 고려해보면-그 결과 비행선원들이 공포로 바짝 얼어붙게 만드는 여러 차례 이런 종류의 구사일생으로 치닫고는 하니-랜돌프는 보통은 부사령관이 지나치게 열의에 치중하도록 두었다.

곤돌라의 저 끝에서 기나긴 우당탕 부딪는 소리가 나고, 험악한 투덜거림이 뒤따르자 랜돌프는 언제나처럼, 얼굴을 찌푸리고 쓰린 명치로 손을 뻗었다. “이들 소풍 바구니 하나에 발에 걸렸을 뿐입니다,” 잡역부 견습생 마일즈 블런델이 소리쳤다. “그릇을 넣어뒀던 바구니인 것으로 보입니다……제가 이를 못 본 모양입니다, 프로페서.”

아마 익숙한 모양새라서 일시적으로 자네에게 보이지 않았나 보군.” 그의 책망은, 신랄함에 근접하긴 해도, 근거가 충분했다. 마일즈는 이 작은 무리 중에 선의와 착한 심성을 지닌 사람이긴 하지만 가끔은 자신의 운동과정 중에 혼돈에 시달렸고, 명랑한 결과들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종종 선원들의 신체적 안전을 위태롭게 하기도 했다. 마일즈가 손상된 도자기 조각들을 주섬주섬 주워올리자, 이에 삭에 몸을 기대고 그를 관찰하고 있던 칙 카운터플라이라고 하는, 선원 중 가장 신참의 웃음보가 호되게 터졌다.

하하,” 젊은 카운터플라이가 꺽꺽거렸다, “이야, 하지만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발 느린 사람이지 않을까! 하하하!” 화에 치받친 대꾸가 마일즈 입술까지 솟았으나 그는 이를 억눌렸다. 모욕과 도발에 휩쓸리면 자연적으로 이 신참자의 출신과 동일한 부류가 되기 때문에, 저 자식의 말본새는 그의 건강하지 못한 과거로 탓하고 묻어야 한다 스스로 되새겼다.

그 멋진 은식기들 좀 제게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블런델?” 젊은 카운터플라이가 말을 이었다. “그러다 시카고에 우리가 닿으면 전당포를 찾아봅시다, 그리고선-”

잘 들어, 잊었을까 일러주는데,” 마일즈가 정중하게 대답했다. “기회의 벗들 휘장이 달린 모든 식기류는 조직의 재산으로, 공식 식사기간 동안에 사용하도록 승선한 배에만 보관해야해.”

일요일 성경학교라도 열렸나,” 장난꾸러기 젊은이가 투덜거렸다.

곤돌라 한쪽 끝에서는, 갑판에서 오고가는 일은 크게 의식 저 너머 묻어두고, 널판자에 가끔씩 의미심장하게 꼬리를 쿵쿵 찧으며, 코는 헨리 제임스 씨 책의 페이지 속으로 박고, 특정 품종이랄 수 없는 개 한마리가 누웠는데, 어느 모로 보아도 그 앞에 놓인 문맥에 깊이 빠진 모습이었다. 우리 나라의 수도(기회의 벗들과 사악한 얼간이 편을 보라)에서 기밀 임무 중에, 그 벗들이 그 당시 새끼에 불과했던 퓨그녹스를, 구역을 접수한 두 라이벌 야생개들 사이 워싱턴 기념비의 그림자 속 사나운 조우로부터 구한 뒤로, 인컨비년스 호에 타고 있는 중에 얻어걸리는 인쇄물은 뭐든 그 종이쪽을 파고드는 버릇이 들었다. 비행선 기술을 다룬 이론에서부터 종종 덜 적절한 내용, ‘삼류소설같은 읽을거리까지 탐독했다. 물론 그가 조금 선정적이라 진저리치는 극단적인 인간행동을 나열 전시하는 이야기보다 자신과 동족의 감상적인 이야기에 더 선호를 하긴 했다. 그는 개들 특유의 기꺼이 파고들려는 자세로 코나 발을 이용해 지극히 정교하게 종이를 넘기는 방법을 배웠고 그렇게 몰두하고 있는 개를 관찰하는 사람은 어김없이 개의 얼굴 표정 변화를 눈치 채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나 흔치않게 또렷한 눈썹이, 흥미, 동조, 그리고-거의 피할 수 없는 결론-이해의 전체적인 효과를 십분 표출하였다.

이제는 한 마리 늙은 비행기구 승조원이 된 퓨그녹스는 역시, 나머지 사람들처럼 자연의 부름(마려운 오줌)’에 곤돌라의 순풍방향으로 가서 해결하는 법을 배웠다. 아래 표층 주민들 사이에 화들짝 반응을 일으키긴 하지만 아주 자주는 아니었다. 아니 누구든 이런 하늘에서 떨어지는 변소 공격을, 훨씬 덜 소변좌표적인 보고들을 기록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현저할 정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보고들은 민간전설, 미신의 영역에 들어갔고, 어쩌면 아량 넓은 독자가 의미의 확대에 개의치 않는다면, 종교적인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다비 서클링은, 최근의 대기권 유람에서 회복을 하고서 공부에 열중하는 견공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퓨그녹스, 너 지금 뭐 읽고 있어?”

왈 왈프-왈프 왈왈왈-왈프-와알프-와알프,” 쳐다보지도 않고 퓨그녹스가 대답하였다. 다비는 다른 선원들처럼 퓨그녹스의 목소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짜 이 사람들이 여행 중에 듣게 되는 지방 사투리의 몇몇 말씨들보다 알아듣기 쉬웠다-이를 이제 카사마시마 공작부인(헨리 제임스의 소설)’이라고 해석하였다.

. 무슨 그런……이탈리아 로맨스지, 아마도?”

책은,” 이 대화를 우연히 엿들은 언제나 경계태세 린지 노즈워스가 즉각 그에게 전보를 전달하였다. “거침없이 솟아나는 세계 무정부주의 조류를 다루고 있지. 현재 우리 목적지에서는, 사실, 기이하게 횡행하는 모습이 목격되지. 해로운 불행의 원인이라 기회가 닿더라도 너무 금방은 겪지 않기만을 더없이 바란다. 지금 이 순간 퓨그녹스처럼 안전하게 가공의 책갈피 속에 들어앉아 있듯이.” ‘이란 단어에 아마 선임참모들이나 가까이 꺼낼 수 있을 수준의 경멸을 담고 강세를 주었다. 퓨그녹스 린지의 방향으로 짧게 코를 킁킁 대며,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점점 더 익숙하게 맡아가던 후각적 ()’의 조합을 감지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냄새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신통찮은 감별력에 해명으로 내세우긴 미덥잖아도, 그럴싸한 변명이 있을 것이지만, 변명은 그가 아는 한, 개에게 구하지도 않거니와 개에게 그럴 자격을 주지는 않는 것 같았다. 특히나 퓨그녹스가 이 위에서 그러듯, 하늘에서, 저 아래 지구 표면에 발견되는 끊이지 않고 발산하는 복합적인 냄새 아주 위로, 많은 시간을 보낸 개들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우현으로 불어오던 바람이 변하기 시작했다. 명령이 지체 없이 시카고로 향하라는 하달되었기에, 그들 아래 지방의 비행선지도를 골똘히 살핀 후 랜돌프가 외쳤다. “, 서클링-풍속계 들고 하늘높이-블런델과 카운터플라이, 스크류(추진기, 프로펠러) 옆에 대기한다,” 대기-추진용 장치를 언급을 하자면, 나의 젊은 독자들 중에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들 친구들의 이전 모험들(크라카타우의 기회의 벗들, 기회의 벗들 아틀란티스 수색하다)을 아련하게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인컨비년스 호의 순항속도를 증강시키기 위해-그들의 해묵은 친구 프로페서 뉴헤이븐의 헤이노 밴더주스가 발명하였고, 특별 밸브 장치들을 통해 얻은 잉여의 수소 가스를 태워 가열한 보일러로 돌아가는 기발한 터빈 엔진으로 동력을 얻었다. 이런 발명은 밴더쥬스의 많은 경쟁자들로부터 분명한 열역학법칙의 위반이란 점에서 영구 기관과 다를 바 없다느니 하는 이유로 안 봐도 뻔한 폄훼의 험담을 들었다.

조정력에 아슬아슬한 재주를 타고 난 마일즈와, 낱낱이 손에 잡힐 듯 날렵함은 영 부족한 칙은 그 기구의 조정판에서 그들 자리를 잡았다. 한편으로 다비 서클링은 줄사닥다리와 곤돌라가 매달려 늘어진 거대한 타원형 외막의 장막을 후다닥 기어올랐다. 흐르는 공기 유동이 방해받지 않는 바로 그 꼭대기에서, 로빈슨 형의 풍속계로부터 정확한 풍속측정값, 얼마나 빠르게 비행선이 나아가는지 그 지표를 읽기 위해서였다. 이들 값은 테니스 공 안에 손으로 적어 넣고 한 가닥 줄로 낮춰 아래 함교로 운송되었다. 정보 전달의 이런 방법은 짧지만 불충분한 결론의 국경의 남쪽 체류 동안에, 그곳에서 펠로타 게임(바구니 같은 라켓을 잡고 선수들이 벽에 대고 서로 주고받는 게임)의 결과에 돈내기를 하는 일에 그들의 삶을 소진하고 있는 저질 부류들 사이에서 이런 공의 전달을 목격하고서 선원들이 채용하게 되었다는 기억이 날 것이다. (여기 우리의 젊은 모험가 무리와 처음 안면을 트는 독자들을 위해 당장은 이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 아마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칙 카운터플라이를 제외하면-벗들이 그 당시에 포르피리오 디아스 대통령의 내무부에 주기로 계약을 했던 정보 수집의 행동에 필수적이지 않았다면, 아무도 저 아래에서 그런 행락지 일컫는 말로 프론톤의 도덕적으로 중독성의 대기로 들어선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공훈에 대한 세부는 올드멕시코에 간 기회의 벗들을 보라.)

극도의 위험이 누가 봐도 명백함에도 눈앞의 임무에 대한 다비의 열정은, 종래와 같이, 그의 요정 같은 모습 주위로 마법 같은 망토를 만들어내어 보호를 하였다. 그래도 빈정대는 칙 카운터플라이의 야유는 막지 못해, 올라가고 있는 마스코트 뒤에서 외쳐댔다. “어이! 서클링! 얼간이가 아니고서야 바람이 얼마나 빨리 부나 보려고 누가 목숨을 담보 삼아!”

이를 듣고 린지 노즈워스는 당혹감으로 상을 찌푸렸다. 그의 고르지 못한 역사를 참작을 하더라도-어머니는, 들은 말로는, 아직 젖먹이일 때 사라졌고,-아버지는 옛날 연맹 지역 안 어딘가에서 남세스럽게 떠돌아다닌다고 하였다-쓸데없이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는 카운터플라이의 성향은 기회의 벗들 내 그의 수습 직위에 위협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진짜 그룹의 사기에 위협이 되었다.

2주 전, 남부 오지의 물빛 검은 강 옆에서, 벗들이 해결되지 않은 쓰라린 이제 삼십 년 묵은 과거 반군-그러니까 아직 여전히 그들 이야기로 페이지는 채우는 일은 껄끄러운 사람-으로부터 용건을 협상을 벌일 적에, 하룻밤은 칙이 엄청나게 두려움에 휩싸여 그들 야영지 나타났다. 사악하게 뾰족한 후드가 달린 하얀 관복 차림의 야밤의 복면기마단(night rider)에게 쫓기고 있었고, 이들을 단원들은 무시무시한 쿠 클럭스 클랜이라고 바로 알아보았다.

그의 이야기는, 청소년기 목소리에 전형적인, 그것도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악화되는 갑작스런 음역의 변동 사이로, 알아먹을 수 있는 한 선명하게 전하자면 아래와 같았다. 칙의 아버지, 리처드, 흔히들 부르기로 은 원래 북쪽 출신이었는데 시험 삼아 여러 많은 사업상 기획들을 굴리느라 수년 동안 옛 남부연맹에서 활동을 해왔다. 어느 것도 아쉽게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벌인 일에 사실, 말뜻 그대로, 감방 문전에 발만 안 들인다 싶은 일도 적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미시시피 주를 멕시코 티화나에 근거지를 둔 비밀에 싸인 중국계 컨소시엄에게 팔려고 한다는 계략을 주워들은 민병대가 금방이라도 들이닥치리란 소식에  카운터플라이는 야음을 틈타 신속하게 종적을 감췄고 그의 아들에게는 주머니 가득 정금과 따사로운 충고, ‘꺼져야겠구나, 꼬맹아, 일거리 잡으면 편지 쓰거라.’만 남겨놓았다. 그 이후로 입에 풀칠만 하며 살던 칙은, 벗들의 야영지에서 멀지 않은 씩크 부시(Thick Bush)라는 마을에서 악명 높은, 사방으로 찾고 있는 북쪽뜨내기 한탕꾼의 아들인 줄 알아보았고 당장 그의 몸에 잊지 못할 혼쭐을 내겠노라 얼음장을 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우리 보호 하에 두고 싶지만, 여기 땅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헌장에 제약을 받아서,” 린지가 동요로 들썩이는 젊은이에게 알려주었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어쩌다 접촉을 하게 되는 이 아래 지역주거인의 법적인 관습은 어떤 개입도 하지 말라고 강권해서.”

당신들 이짝 출신이 아인가보요,” 칙이 조금 날을 세워 대답했다. “그치들 사람 쫓을 때, 법적이냐는 아무 상관이 없으야,-냅다 뛰어야제, 양키, 달음박질혀, 케이티 문짝을 닫아걸어.”

공손한 대화에서는,” 린지가 얼른 끼어들어 그의 잘못을 고쳤다. “아인가보요보다 아닌가요를 높게 쳐줘.”

노즈워스, 좀 그쯤 해둬!” 랜돌프 세인트 코스모가 버럭 소리쳤다. 아까부터 불안스레 야영지 주변에 장옷에 후드 달린 인물들을 내다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들이 들고 다니던 지글거리는 횃불이 오만하게 드리운 옷 주름과 구김살을 마치 무대의상처럼 정교하게 샅샅이 비추고 있었고, 니사나무, 사이프러스, 히커리 나무 사이에 기이한 그림자를 던지고 있었다. “더 이상 왈가왈부할 일은 없어. 이 친구는 일시적 피난을 허용해야해. 그가 바란다면, 우리 유닛에 임시단원으로 받는다. 이 아래에서 그의 미래는 남아있지 않음이 분명하니까.”

폭도들 횃불에서 튄 불꽃이 수소발생 기구 근처에라도 떨어져 엄청난 참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심초사 뜬눈으로 조심하며 하룻밤을 보냈다. 이윽고 하지만 불길하게 옷을 감싼 시골 사람들이, 흉조 같은 바로 그 기계에 대한 공포로 그들 집으로 단골술집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칙 카운터플라이는, 좋든 싫든 그들 곁에 남았던 것이다……

추진기 장치는 곧 배를 가속하였고, 고물에서 똑바로 불어오는 바람의 도움도 더해서, 배는 땅에서는 거의 보이지도 않을 속도를 내었다. “우리는 일분에 일 마일 훨씬 더 되는 속도를 내고 있어,” 칙 카운터플라이가 제어반에서 목소리에 경외심은 감추지는 못하고 떠들었다.

그 속도면 해거름 전에 시카고에 닿겠네,” 랜돌프 세인트 코즈모가 예상을 했다. “다 괜찮은가, 카운터플라이?”

크래커잭(진짜 멋져!)” 칙이 탄성을 질렀다. 이 조직의 대부분의 루키(초보자)’들처럼 칙은 처음 속도가 아니라 고도, 그리고 고도에 따라 변하는 기압과 기온의 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몇 번 떠오를 때 그는 아무 불평 없이 임무를 해내더니 하루는 허락 없이 다양한 종류의 북극용 복장이 든 사물함을 샅샅이 뒤지다가 발각되었다. 린지 노즈워스 앞에 서자 변호이랍시고 이 친구 --추워요!’ 딱딱 이를 부딪쳤다.

린지가 가르쳐주길, “다음 번 인컨비년스에 탑승할 시에 반()사실적 세계로 도망쳤다고 생각은 하지마라. 이 위는 맹그로브 늪지도 린치(사사로운 체벌)도 없겠지만 기정(旣定) 현실세계를 살아나가야 한다. 무어니 해도 고도가 오르면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데지. 궁극적으로 그런 점에서 너의 예민한 감각들도 둔화시켜야 해. 그동안에는,”-.. 소유물이라고 검정바탕에 밝은 노란색으로 스텐실 한 악천후용 검정 일본식 염소가죽 망토를 그에게 던지며-“이는 과도적인 의복으로만 여겨야만 한다. 그럴 때까지 이런 고도에 적응하는 동안 운이 좋다면, 고도들간 사전계획하지 않은 체질의 시련을 배워라.”

아주 간결하게 요약해서, 위로 오르는 길은 북쪽으로 가는 것과 같다.” 랜돌프가 나중에 슬쩍 일러주었다. 그리고 논평이라도 바라는 듯이, 눈을 껌벅이며 서있었고.

하지만,” 불현듯 생각이 난 칙이, “아주 북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결국은 북극을 넘고 그러면 다시 남쪽으로 향할 텐데요.” 말했다.

그래.” 하늘배 지휘관이 까끄럼하게 어깨를 움칠거렸다.

그럼……아주 높이 올라간다면, 다시 내려오기도 하는 거죠?”

쉬잇!” 랜돌프 세인트 코즈모가 경고했다.

다른 행성의 표면에 접근이라도 하나요?” 칙이 고집스레 계속했다.

꼭 그렇지는 않아. 다른 표면이긴 한데 여전히 지구 표면이지. 참 유감스럽게도, 너무나도 지구스럽지. 그보다 뭐랄까, 나는 그다지 내키지는-”

그것들이 다 이 직종의 신비들이로군요.” 칙이 넘겨짚었다.

언젠가는, 알겠지, 물론 자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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