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허튼짓, 헛짓/Against the day

Against the day 21-25

by 어정버정 2023. 4. 9.

2019-02-27 

한편 마일즈와 린지가 공진회를 향해 떠났다. 그들이 탑승한 말이 끄는 수송수단이 남부 시카고의 사람 들끓는 거리를 뚫고 지났다. 마일즈는 초롱초롱한 호기심으로 쳐다보지만 린지는 이 광경을 짜증 섞인 시선으로 건너다보고 있었다.

너 어째 침울해 보인다, 린지.”

내가? 아니, 전혀 안 그래. 다만 배를 카운터플라이 혼자 도맡았고 그를 지키고 지도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 켕겨서 마음이 쓰이긴 해도 나는 되새처럼 아주 팔팔해.”

하지만 다비가 거기 걔와 같이 있잖아.”

모르는 소리는. 그 정신 썩은 놈에게 서클링이 휘두를 수 있는 영향력이래 봤자 잘해봤자 무시나 될 텐데.”

, 하지만 있잖아,” 마음 착한 마일즈가 곰곰 생각을 했다. “카운터플라이는 좋은 녀석 같아. 그도 분명 곧 돌아가는 감을 잡을 거라 장담해.”

선임 위병 하사관으로서,” 린지가 투덜거렸다. 아마 자신만 들으라는 소리였다. “인간 본성에 대한 나 자신의 견해는 불가피하게도 덜 희망적이야.”

마침내 차가 어느 거리 모퉁이에 그들을 내려놓았다. 승무원이 확언하길, 여기서부터 장마당까지는 짧은 걸음이면 곧장이라고 했다. 혹은, “얼마나 늦은 저녁이냐 부지런한 걸음이냐에 달렸지만,”하고 키득거리고서 금속끼리 부딪히는 땡그렁 소리와 다가닥 소리를 내며 길을 계속 갔다. 멀리 선원들은 하늘에 공진회의 전기적 불빛을 볼 수 있었지만 이 주변은 온통 그늘 속이었다. 곧 그들은 울타리에 틈을 발견하였고 그 주변에 임시변통으로 꾸민 듯한 출입구는 몽땅 촛불 하나로 불이 들어와 있는데, 무슨 우거지상 아시아식 난쟁이가 그들이 내민 오십 센트는 득달같이 거머쥐었으나, 꼼꼼한 린지가 절차에 따라 작성된 영수증을 달라고 압박을 주어야 했다. 쬐그만 이 보초병 그런 뒤 행하라도 바라듯 손바닥을 내밀었고 이를 선원들은 모른 체해버렸다. “거지 밥주머니!” 그들에게 우리의 해안으로 콜럼버스가 출현한 일의 4백주년을 소개하는 소리랍시고 소리쳤다. 너무 어두워 볼 수가 없는 저 앞 어딘가에서 작은 오케스트라 음악이 흘러나왔고 유난히 당김음이 많이 든 음악 소리가 점점 더 커지더니 거의 밝힌 불이 없다시피 한 작은 야외 무도회장을 알아볼 수 있었다. 무도회장은 커플들이 춤을 추고 있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물결처럼 온 곳을 빽빽이 맥주, 마늘냄새, 담배 연기, 값싼 향수 그리고, 위쪽 어딘가 버팔로 빌의 야생 서부 쇼에서, 밀집한 가축들의 냄새 사이로 흘러 다녔다.

축제에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그 중간 길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보면, 어찌나 유럽식인지, 문명화가 이런 거로구나 놀라워한다던데……솔직히, “화이트 시티 중심부에 가까이 위치한 하얀 전시물들은 그렇게도 보이지만, 그 설화석고 메트로폴리스에서 점점 멀리 조심, 조심 모험삼아 발을 떼는 곳에서, 문화의 어둠과 야만성의 징후들이 더욱 또렷하게 자랐다. 선원들에게 이들은 따로 떨어진, 등불 없는 세상을 가로지르며 제 길을 알아서 개척해나가는 것 같았다. 어디 불명확한 문턱을 넘어 저 밖으로, 자체의 경계적 생명, 사회적 습관들과 관계들을 지니고, 자신을 공식적인 축제와 어디 있더라도 거의 관련이 없다고 깨달으면서…… 이를 어쩌면 지도에 놓이지 않은 주변부를 지배하는 흐릿한 빛은 가로등이 단순히 드물어서가 아니라 환한 한낮으로는 다소 너무 강한 긴박한 필요를 채우는, 안락/자비를 찾는 여기 얼굴들을 위해 필요한 면사포들처럼, 의도적으로 낮춰놓은 듯하였다. 우연히 이 장소를 가로지를 수도 있는 코닥과 양산을 든 순수한 미국 방문객을 담으려고. 그늘 속에는, 미소를 짓고, 찡그리고, 아는 사람마냥 대놓고 린지와 마일즈를 노려보며 얼굴들이 지났다. 이국 세상의 구석들에게 펼친 기나긴 소년들의 모험 속에서 그들도 모르는 새, 기분이 상하고, 갚아야 할 빚으로 들어가, 오역의 비축물을 모았던 것 같아서, 여기 기이한 지옥의 변방으로 재표출되어 그들은 지날 길을, 어느 순간에라도 이전 시절의 무슨 적과 싸움박질을 기대하며, 협상을 해야만 저 멀리 불빛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시카고 경찰 대열에서 차출한 무장한 기도들은 쉬지도 않고 그늘 속을 순시를 돌았다. 한 줄루 극단은 이산들와나에서 영국 부대의 대학살을 재연을 했다. 피그미들은 피그미 사투리로 기독교 찬송가를 불렀고, 유대인 클레즈머 앙상블이 비현실적인 클라리넷 솔로곡들 밤을 채웠고 브라질 인디언들은 거대한 아나콘다에게 태연히 삼켜지더니, 소화되지 않은 채로 다시 기어 나왔으며 분명 아나콘다들도 전혀 불편해 보이지 않았다. 인도 스와미들이 공중부양을 하였고, 중국 권투선수들은 거짓공격을 하고, 차고, 앞뒤로 서로 집어던졌다.

온갖 유혹이 매 발걸음마다 도사렸다. 린지는 이게 영 분했다. 여기 파빌리언들은 세상의 국가들을 상징하는 게 아니라 가공할 대죄를 의미했다. 손님 끄는 사람들은 꼬드겨 보려고 걸어 다니는 두 젊은이 옷깃만 안 잡았지 온갖 노력을 다 벌였다.

온 세상의 이국적인 흡연 관행들이요, 인류학적 가치가 대단하지!”

과학적인 전시가 여기 있소이다, 피하 주사의 가장 최신 개선품들 및 수많은 사용처를 보시오!”

여기는 와지리스탄에서 온 와지리인들이 있어 여행객을 불러 세우는 다양한 기술들이 하나씩 선을 보였다. 이 나라에서는 이 기술들이 주요한 수입원으로 치부되었다……북부 멕시코에서 온 타라후마라 인디언들은 완전히 벌거벗고, 그들 고향 시에라 마드레 동굴의 외와 회반죽 복제품 안에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선인장을 먹는 척하고 있었다. 이를 먹으면 미국 카니발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친숙한 일반적인 괴짜들의 극적인 경련들과 거의 구별을 할 수 없는 경련을 일으켰다……퉁구스 순록 치는 사람들은 서서 특별 순록 쇼라고 적힌 거대한 간판을 손짓으로 가리켰고 그들 고유의 말로 앞에 모여든 사람들 꼭두머리에 소리를 질러댔고, 상당히 많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두 명의 젊은 여자들은, 금발 머리며 이것저것들이 실제로, 퉁구스족과는 많은 종족적인 특징들을 나누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한편 아주 참을성 많은 수컷 순록 옆에서 빙빙 선회를 하고, 선정적으로 순록을 친근하게 쓰다듬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영어로 권유의 말들을 걸었다. 예를 들어 안으로 들어와 시베리아에서 즐겁게 사는 수십 가지 방법들을 배워요!”라든가 기나긴 겨울밤 동안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나 보세요!”라든가.

이건 도무지,” 매혹과 불신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린지, “……진짜 같지가 않아, 왠지.”

여기로 와요, 자네들. 처음은 공짜야. 빨간 카드를 찾았다, 머리 잘했다 토닥거려주고, 검정 카드를 찾았다, 아무 것도 돌려받지 못해!” 포크파이 챙모자를 쓴 활기찬 네그로가 소리쳤다. 가까이 접이 탁자 뒤에 서서, 탁자를 펼쳐 놓더니, 카드를 집어 들었다.

내가 까딱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저게 카드 도박 중에 하나라고 했을 거야,” 린지가 예의바르게 못마땅한 심정을 억누르며 중얼거렸다.

아니오, 사장님, 이건 점을 치는 고대 아프리카 방식입니다. 당신 운명을 바꿀 수도 있어요.” 그들을 불러 세운 사기꾼은 이제 눈이 핑 돌 정도의 속도로 이리저리 카드를 움직이지 시작했다. 때로는 세지도 못하게 카드들이 너무 많았고, 또 어떤 때는 전혀 보이지가 않아서, 세 번째도 훨씬 너머 어느 차원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비록 거기 있는 조명이 부리는 조화일 수도 있지만.

좋아요! 오늘밤 당신 운이 좋을지 누가 압니까, 빨간 카드가 어디 들었나 점쳐보세요.” 뒤집힌 세 카드가 그들 앞에 놓였다.

순간적인 침묵 후에, 또렷하고 똑 부러진 목소리로 쩌렁거린 사람은 마일즈였다. “당신 거기 내려놓은 카드는 모두 다 검정입니다. 당신의 빨간 카드는 스코틀랜드의 저주라는 다이아몬드 아홉끗인데, 바로 여기 있습니다,”하고 손을 뻗어 사기꾼을 모자를 들어올렸다. 머리 꼭대기의 모자를 벗기고 나자 쟁점의 그 카드가 턱하니 드러났다.

제발 한번만 봐주십시오. 마지막 이런 일 벌어졌을 때 결국 쿡 카운티 감옥에서 아주 오래 휴가 삼아 썩고 나왔어요. 날카로운 눈매에 대한 찬사로다, 악감정은 없기요,” 10달러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 그건…… 린지가 망설이며 말문을 여는데, 마일즈가 이미 내민 돈을 주머니에 감추고 상냥하게, “좋은 저녁되시라고 외치고, 설렁설렁 멀어졌다.

놀란 표정이 린지 얼굴에 맺혔다. “아까 그건……아주 잘 해냈어. 블런델. 그 카드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알았나?”

 

일부 하략----- 

'허튼짓, 헛짓 > Against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Against the day 31-35  (0) 2023.04.09
Against the day 27-31  (0) 2023.04.09
Against the day 16-21  (0) 2023.04.09
Against the day 10-16  (0) 2023.04.09
Against the day 1-9  (0) 202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