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3
랠피는 몇 주 뒤에, 귀아스트카에 죽었다. 그 단어는 폴란드어로 “작은 별”이란 뜻이고, 가끔 교구에 성탄절 전날을 이렇게 칭하기도 했다. 자정 미사에 복사가 되기에 너무 어린 아이들은 통로에 줄을 이뤄 막대기에 황금 칠한 별을 나르며 구유로 갔다. 살아있었더라면 랠피는 그들 중에 들어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해 봄에 아마 치렀을 첫 영성체를 위해 일찌감치 사두었던 감청색 정장을 입고 묻혔다.
이 말은 경야의 밤에, 그 이후에, 금요일 밤 교회 지하실 빙고 게임에서 빵가게에서 그리고 정육점에서 피제리아와 타케리아(타코가게)와 미용실과 이용실과 모퉁이 선술집에서 두고두고 아쉬워 오갔다. “그 불쌍한 꼬마 아이는 어째 영성체까지 버티질 못했어,” 누군가는 꼭 그랬다.
그럼 꼭 누군가 “누가 예외를 만들어서 그가 더 일찍 하도록 해줬어야 하는데,”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아냐 걔는 예외가 되고 싶어 하지 않았어. 그 아이 성정이 그랬지. 학우들과 같이 해내길 바랐지.”
“그래, 그는 작아도 강인한 옴브레(사내녀석)이었는데. 특별 취급은 바라지도 않고, 불평도 않고.”
“그거 알지. 늘 녀석은 엄지척이야.”
“하나님이 그 아이 버티게 해야 되는데.”
“어어! 그런 이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어.”
“그래, 하지만 딱 이번 한 번만, 내가 신이라면, 아이가 첫 영성체 거기 걸어가도록 하지. 그런 뒤에 그 때가 이른다면, 그럼 그러라지.”
“네가 신이라면 우리는 아직도 온통 창조 둘째 날 밝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다. 네 놈이 빅 카붐에서 얻은 숙취 깰 때까지 자는 거 기다리느라. 그 아이가 어떤 예외 되고 싶지 않을 줄은 하나님도 아셨어. 그분이 그런 식으로 만드셨으니.”
“그래, 그 아이를 빌어먹을 청색 피부로도 만드셨고.”
“어이, 아마 그게 우리에게 준 신의 선물인지도 모르지. 이 세상에 장기간으로 있기에 너무 앙증맞고 상냥한 이. 본보기가 되어 줄 누군가-‘작은 아이가 그들을 이끌리라,’ 페르난도 신부님이 예배에서 말씀하셨듯이.”
“숙취 말이 나서 말인데, 그 사제 아직도 얼빠진 얼굴이던데. 그저께 밤에 신부가 후아니타에서 테퀼라를 팡팡 맹포격했지, 우리 더 못 준다 눈보라 속으로 그만 마셔대고 나가라 몰아댈 때까지. 눈이 어떻게나 깊이 쌓였던지, 우리 거의 문밖으로 나오지도 못했어. 내하고 폴리는 신부 성당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야 했는데, 그러다 폴리가 눈 더미에 떨어지고, 나는 폴리를 꺼내려 눈을 파고 있는데, 쿰바야 신부가 오줌을 싸야겠다 마음이 들었는지, 내가 올려다보니 우리 새 파드레(신부) 양반이 이십육가 한 가운데서 가운데를 흔들고 있네 그려.”
“참 대단한 일이다. 그도 사람이야. 아름다운 추도예배였어. 그 분 근사하게 잘해냈어. 나는 랠피의 형이 이상하게 조금 기묘하다고 생각이 들었어. 관을 무슨 로트와일러처럼 딱 지키고 선 게. 누가 울어도 된다고 이야기라도 해줘야 했는데. 이름이 뭐였더라, 좌우당간?”
“기억이 안 나.”
“그 꼬맹이 랠피는 성인이었어. 언젠가 성인으로 그가 공언이 되어도 놀랄 일이 아니야”
“그러려면 기적 같은 일이 있어야 되는 줄 아는데.”
“그러취, 그 아이가 살아있는 기적이었어. 그 정도면 됐지 뭐. 신이 왜 그 아일 여기다 두셨겠어. 리틀 빌리지는 이로 유명해질 거야. 청색소년! 내 말 새겨들어. 사람들은 곳곳에서 모여들어, 구대륙에 그런 장소에…뭣이냐,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 프라하의 작은 아기 모여들 듯이. 내가 무슨 말하는지 알겠지?”
“그래, 누군가 꼭 그런 일에 한두 푼 벌어들일 궁리를 짜 내.”
한 해 뒤에 아직 기적은 없었다. 적어도 내가 들은 것은 없었다. 하지만 청색소년은 잊히지 않았다. 다시 성탄절 방학이 다가오고 랠피의 첫 번째 기일이 다가오자, 8학년 선생인 루시 수녀가, 성탄절의 의미에 대한 작문 숙제를 내주었고, 이를 랠피를 기리는 일환으로 헌정하라고 했다. 체스터는 우리 반이었는데, 랠피의 언급에, 루시 수녀는 그의 방향으로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지만, 체스터는 그냥 그의 손만 바라보고 있었다. 동생이 죽은 뒤로 그는 외톨이였고 학교에서는 항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체스터가 술주정꾼이 술 사먹을 돈을 위해 매혈을 하러가는 케지의 혈액은행에 정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다만 반복적으로 거절하고 돌려보낸다는 소문을 우리는 들었다.
“너희들 최선을 다 하거라.” 루시 수녀가 우리 학급에 통고했다. “이건 아마 너희들이 쓰는 마지막 성탄절 작문이 되겠지.”
성탄절 작문은 세인트 로먼이 해마다 3학년 위로 매 학급에 요구하는 정례적인 과제였다. 심사에 최고로 판정된 작품은 상을 받았다. 그리고 최고상 수상작은 성탄절 야외극에서 낭독을 했다. 진짜 그 최고상에 무슨 경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늘 따논 당상마냥 카밀 에스트라다 에게 돌아갔다. 그녀는 학교에서 최고의 글쟁이였다. 아마도, 카밀 이전에, 최고 글쟁이니 이런 개념도 세인트 로먼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카밀은 영재였다. 5학년에 벌써 그는 그녀의 우아한 A+ 필기체로 몇 권 소설을 지었고 세탁한 셔츠에서 잘라낸 스테이(지지물)를 커버로 써서 실로 꿰매어 제본했다. 그녀는 재주 타고난 미술가이기도 해서, 이 책들은 든 삽화도 그렸다. 그리고 이들은 대출카드까지 갖춰져서, 블랙뷰티(흑마이야기, 1877), 야성의 부름, 그리고 학교 도서관의 다른 진짜 책들 옆에 보관되었다.
카밀의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동물들에 관해서인데, ‘더글라스 공원의 다람쥐 그리고 종마와 나비’ 같은 제목이 달려있었다. 실제 이 책을 대출해 나간 적은 없지만, 벌을 받아 방과 후에 남아 도서관으로 추방당했던 어느 한 주 은근슬쩍 읽었다. 카밀은 말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말들은 그녀 이야기 속에 자주 고초를 겪었다. 그녀의 삽화 많은 부분 말이 대상이었다. 커다랗고, 근육질의 생물, 콧구멍에 불을 뿜고 자주 뒷발로 서있고, 때로 날개를 달고, 때로는 유니콘을 가지고.
육학년이 되자 그녀는 혼자 타이프 치는 법을 터득했다. 그런 뒤 저작물들이 정말 그녀로부터 쏟아져 나왔다. 카밀은 우리 학교 첫 신문 ‘세상을 바꾸기 위해’의 설립자, 출판자, 편집자, 수석기자가 되었다. 가끔 가다 스페인어 판의 번역가 노릇 또한 했다. 그녀는 대주교 관할 시카고 에세이 경연에서 세인트 로먼의 대표로 나갔다. 왜 카톨릭 검열 규칙이 팝송과 브리지트 바르도 필름, 그래서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같은 영화에 필요한지에 대해 쓴 글이었다. 이런 영화는 어쨌거나 우리 동네 인근에서는 절대 상연이 되지 않을 외국 영화였고, 우리 어느 누구도 바르도를 스크린으로 본 적은 없어도, 그녀 이니셜 BB-참으로 공교롭게 빅 붑스(큰 젖가슴)의 약자이기도 하다-신비하게도 학교 벽에 끼적인 글에, BB 지즈붐바아!가 응원가처럼 등장했다. 카밀의 검열 에세이가 상을 따자, 트리뷴지 메트로 섹션에 언급되기도 되었다.
매년 학교 장기자랑에 “스페인 숙녀”를 아코디언으로 풍짝거리고 탭댄서의 차바닥차바닥 소리에 맞춰 음 나간 업라이트 건반으로 “마음과 영혼”을 쾅쾅되는 명연주자들 잔치에, 카밀은 이때를 기해 지은 자신의 시를 읽곤 했다. 그녀는 연극조로 인상 깊게 읽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의상도 없이 그 뒤에 숨은 악기도 없이 붐 마이크 앞에 서 있는 자태가, 눈은 낱장에 고정을 하고 나직하고, 낭랑한 목소리로 읽는 모습에, 어딘지 선천적으로 극적인 면모가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낭독을 하는 이런 때가 좋았다. 너무 뚫어지게 쳐다본다는 인상 없이 그녀를 쳐다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항상 그녀의 근시안에 가느다란 얼굴이 밝게 빛나는 그 방식에 매료되었다. 긴 속눈썹에 인형의 눈썹처럼 온통 관심을 뺏겼다. 눈썹 아래, 촉촉한 검은 눈동자들이 깜빡이지도 않고 심각하게 왕방울처럼 부리부리 내려다보았다. 목소리는 약간 스페인어 억양으로 물들었다. 그녀는 격식을 차려서 읽었는데 그게 그녀가 영어, 그녀가 쓴 페이지 위에서 그렇게 유창한 그 언어로, 단어 하나마다 고심을 하며 음미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신중하고 내성적인 모습이 더 나이 들어보이게 했다. 반의 소년들이 이를테면 브래드 노키처럼, 이 아이야 유급을 당해서 실제 더 나이가 많긴 해도, 이미 거뭇하게 콧수염이 난다거나 하는 것처럼 신체적으로 나이 든 것은 아니지만. 한번은 장기자랑 쇼에, 나는 두 명의 늙은 여인이 카밀이 그녀의 시 ‘성 테레사의 황홀경’에 관해 낭독하는 방식에 대해 나누는 말을 엿들었다.
“저 아이는 노인네 명민한 감성이 충만해,” 한 명이 이렇게 논평을 하자 다른 여인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 대답했다.
그 당시에도, 일견, 나 역시 그 여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7학년부터 카밀은 그녀의 카라멜 색조의 피부에 비하면 인위적으로 보이는 루주를 발랐는데 이로 열이 나는 듯이 보였다. 그녀는 그해 안경을 끼었다. 아이보리 반짝이 고양이 모양 테는 이전까지 땋아 내리고 있던 검고 두꺼운 머리카락을 뒤로 잠근 바렛 머리핀과 짝을 이뤘다. 그녀는 더 이상 굴곡 없는 납작 가슴이 아니었다. 학교제복 하얀 블라우스 안에 윤곽이 드러나는 장미색 브라까지는 거의 필요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교정기를 했던가 그랬다.
7학년에, 미친 얼척이들이라고 자칭하던 우리 일단은 점심을 먹으러 소년들 클럽으로 몰래 빠져 나가곤 했다. 버려진 드라이클리닝 가게의 출입구였는데 여기서 우리는 럭키를 피우며, 침을 뱉고, 어떤 여자애들은 학교 블라우스를 빨고 또 빨아서 천을 얄따랗게 만들어 일부러 속옷이 다 보이게 한다더라 소문 같은 일들을 열나게 토론했다. 나는 카밀 에스트라다의 브라도 다 보이더라는 언급을 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노키가, “장난하냐? 에스트라다가 찌찌가 있어! 너 걔가 아랫도리도 부숭할 거라고 생각하니?” 그러고는 그는 조롱조의 요란한 웃음을 터뜨렸다.
제일 친한 친구, 엔젤 팔코네조차도, 참지 못하고 자지러졌다. “BB 대신에 걔는 bb를 갖고 있지-비비따스.” 그가 목소리를 가늘게 내며 말했다. “어이, 어쩜 그 소식 걔 신문에 낼지도.”
“머리기사로!” 노키가 소리쳤다. “윤전기를 멈춰!” 그가 출입구에 낙서를 그리려고 들고 다니던 분필을 꺼내고서, 보도에 커다란 활자를 실었다. “ESTRADA HAS bb’s”
그는 이를 록웰의 굴다리 아래 그래피티 가득한 벽에도 그리고 우리가 지나는 건물의 벽돌벽에 그리고 학교와 나란히 어린 여자애들이 사방치기 방을 그리는 거리 아스팔트 위에 분필로 그려 넣었다. 납득 안 되게 눈길 사로잡는 그런 문구의 하나였고, 이후 몇 주 동안 모든 곳에 떠돌았다. 남자 화장실에, 워쉬테노오 운동장에, 공단아파트 중앙 콘크리트 농구장에도. ESTRADA HAS bb’s.
수업시간에 내가 몰래 그녀를 훔쳐보면, 그녀의 연지 바른 얼굴이 타는 듯이 보였는데 아마 다만 내 비밀스런 수치심의 투사였는지 모르겠다.
7학년이 끝나갈 무렵에 내 책상은 복도 밖으로 옮겨갔다. 행실 평가에 벌점 백점을 쌓고 나니 추방된 곳이었다. 그러자 그해 우리 선생님, 메리 도나딜레 수녀가-우리가 그녀 이름으로 마리아님이라고 고집스레 부르던 유일한 수녀-그리스도의 짝친구를 도입했다. 아마도 알콜 갱생치료에서 빌렸을, 실험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습관성 나쁜 사내들을 그 스폰서들-착한 소녀들-과 팀을 이뤄 소년들에게 착한 행실에 따르는 보상의 맛을 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여자들은 이게 뭐로 여겨졌을까 말할 처지는 안 되지만 아마 고문이었을 것이다. 소년들에게 이는 미묘하나 굴욕이었다. 카밀은 내 그리스도의 짝친구로 배정이 되었다.
세인트 로먼에 두 종류의 아이들에 방과 후에 남았다. 벌 받아서 남거나 선생의 총아들이 교실 청소하는 수녀들을 도우라고 초대가 되거나. 벌서는 시간은 신약성경 장들을 베끼고 있었지만, 메리 도나딜레 수녀의 실험 덕분에, 파멸계시록을 다시 쓰는 대신에, 나는 카밀과 함께 흑판 지우개 터는 일을 하게 되었다. 이는 명예로운 임무였다. 오직 총아들에게만 학교 뒤로 지우개 가져가서 벽에 대고 깨끗하게 터는 일이 맡겨졌다. 비록 나는 학급에서 카밀 옆자리에 재배정되긴 해도, 우리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같이 서서, 분필 가루 먼지와 벽돌 벽에 펠트의 숨죽인 쿵쿵 소리만 울리는 영 불편한 침묵에 에워싸였다. 분필 자국으로 나는 F-U-하고 블록체로 차례로 텅텅대었다.
“나 진짜 네가 구사하는 어휘가 마음에 들어,” 카밀이 말했다.
“웃기고 있네.”
“아냐, 진짜로 하는 말이야. 너는 꽤나 멋진 상상력을 지녔어.” 그녀가 말했다.
너무 어리둥절해 대꾸도 못하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나를 깔아뭉개는 건지 나를 놀리자는 건지 그런 겸손 떠는 심리전을 펼치는지 아니면 그냥 별나서인지 종 잡히지가 않았다.
“네가 성탄절에 대해 썼던 이야기. 개미에 관해서. 아주 간지 났어. 신문에 싣고 싶었는데 너무 길더라고.”
그녀는 “엄청 큰 선물”, 내가 6학년 때 성탄절 경연용으로 썼던 글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나는 흔히 숙제 다 해 제출하는 일일랑 관심을 놓았는데 쓰다 보니 좀체 학교일과는 결부시키지 않던 집중력으로 그 이야기를 들뜬 마음으로 썼었다. 숙제는 베들레헴의 마구간에 아기 예수에게 가져온 선물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일이었다. 내 이야기에서 선물은 내 서술자, 개미보다 수천 배 넘는 무게가 나가는 한 덩이 빵 조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이를 들어올리고, 거미들, 참새들, 황소들의 발굽, 샌들 바닥들이 포함된 위험을 간신히 탈출해, 마침내 구유 안으로 기어들어가 선물을 내놓았다.
“네가 그걸 낭독하고 나서 계속 그에 관해 생각을 했지. 그리고 네가 무얼 뜻했는지 알겠던데.” 카밀이 말했다. “그 개미가 첫 번 째 빵을 예수에게 가져오는 일이 작은 기적과 같다는 그런, 나중에 예수님이 빵 덩이와 물고기의 큰 기적을 행하시잖아,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 몸과 피로 바꾸시고.”
나라면 그런 식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내게 이는 그냥 개미의 모험담이었다.
“엄청 큰 선물”은 학급 앞에서 낭독하는 글쓰기로 뽑혔다. 하지만 학교 경연에 이기지는 못했다. 카밀의 “오 켄타우루스의 작은 별이여”가 상을 받았다. 성탄절별이 날개 달린 말 모양의 우주선이더라 밝혀지는 이야기였다. 이 모습이 모빌 정유사의 불같이 붉은 페가수스 상표 말고는 달리 그려지지가 않았다. 우주선은 켄타우루스 성좌에서 건너왔는데, 그 성좌에서 수 광년 전에 그리스도가 등장해 진보는 했지만 잔혹한 발굽달린 외계인들을 구원을 했었다. 켄타우루스 인들은, 이제 형제애와 평화로 전향을 하였고, 그리스도가 우주를 여행을 하며, 이 세상 그리고 다음 세상 구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경의를 표하기 위해 그들은 시간과 공간 사이로 그를 따라다니며 각각 재출현을 목격하였다. 어슴푸레한 그들 우주선의 불빛이 매 새로운 세상에서 매 새로운 그리스도의 무한으로 반복되는 탄생의 밤에 선물을 갖고 오는, 현자들을 안내했던 별이었다.
“네 이야기에 나는 허기야 두손두발 다 들었는데.” 내가 말했다. 그녀의 낭독을 들은 이후로, 켄타우루스의 그리스도도 다른 켄타우루스인들처럼 말굽이 있을까 궁금증이 들더라는 말은 더하지 않았다. 속 시원한 설명이 들어있지 않았지만 분명 십자가형에 문제를 좀 안겼으리라.
“고마워, 하지만 네 이야기가 상을 받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어.” 그녀가 말했다.
“말도 안 돼. 네 건 영화로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지어 내냐?”
“너는 그 개미 생각은 어떻게 해내었는데?”
“나도 몰라. 나는 벌레나 그런 거 읽는 거 좋아해.” 내가 말했다. 여름에 나는 철도 선로 아래로 몰래 나가 위생 수로로 가서, 나비들 잡으려고 홈메이드 곤충망 숨겨둔다는 언급은 뺐다.
“나는 절대 의도적으로 이들을 꾸며내려고 들지는 않아.” 카밀이 말했다. 갑자기 학급에서 발표할 때 어투들처럼, 모범 답안식 대꾸였다. “그냥 그렇게 벌어져. 어쨌거나 그건 지어내는 게 아니라. 그런 느낌이 드는 거지.”
그녀가 동의를 바라며 나를 보았지만, 탈바꿈한 목소리에 경계심이 들었다.
“느낌 같은 거지, 너는 알겠지?” 그녀가 반복했다. “그게 중요한 거야.” 내가 무슨 다른 뜻에 반대라도 하고 있는 듯이 우기는 목소리였다.
그녀는 지우개 터는 일로 돌아갔다. 심벌즈처럼 같이 팡팡 두드렸고, 분필 자욱한 팟팟 연기들이 수도원 위로 왕창 몰려든 구름 사이로 죽 뻗은 햇살로 청동색이 된 그녀를 둘러쌌다. 그녀는 내가 벽돌벽에 대고 찍어놓았던 분필가루 글자 두 개를 뚫어지게 보고서 나를 돌아보고, 블록체로 C를 두드렸다.
“공동 작업 할까?” 그녀가 물었다.
나는 다시 혼란스러워, 쟤가 겁을 주고 있다 인정하기가 싫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녀 옆에서 구제할 길 없이 풋내기라는 느낌에 가만히 서 있었다.
“자, 얼른,” 그녀가 말하고서 빠진 K의 비뚤한 위쪽 막대를 쳐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똑바른 막대기 자국을 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래쪽 비뚤 막대를 더했다. 지우개에 분필가루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고, 사라져가는 글자의 유령들만 남겼다. 나는 내 심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의식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우리의 협동작업물을 소리 내어 읽었다. 그녀의 부정교합 가로질러 흘러나오는 공기로 지은 것처럼, 귓속말이 벽돌 위에 그 희미함을 재현하는 것처럼.
“그리 놀란 표정 짓지 마. 너는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잖아.”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는 “나는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어.” 덧붙였다.
“무슨 이야긴데?”
“나는 누가 제 꿈 이야기 꼭 고백할 필요 없듯이 사람들이 그 이야기들로 비난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남자애들은 그들 꿈을 고백 안 해도 되잖아. 너는 그래?”
나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 주제였다. 나는 얘가 무슨 변죽을 울리느라 이러나 확신이 없었다. 이 아이가 몽정을 언급하고 있는 거라면, 아직은 나로서는 경험해 봐야할 그런 것들이었다. 나중에 고등학교에서, 나는 학교 뒤에 있던 우리 둘을 돌이키다 보면 그게 아마 진짜 뜻한 바로구나 깨달았지만, 하지만 그 당시에 나는 그저 어깨만 으쓱하고 말았다.
그녀는 나를 흉내 내어 앙상한 어깨를 구부정하게 구부렸다. “어쩌면 네가 비밀 지킬 만한 사람이다 생각이 들면 말해줄 수도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물론 비밀 지켜.” 내가 그녀에게 말했다.
“맞교환해야 해. 먼저 내가 비밀 꼭 지켜줬으면 하는 내용으로 네가 뭔가 이야기해줘야 해.”
“내가 비밀이 없으면 어쩔래?”
“다들 있어. 하지만 만약 네가 예외라고 치면 그냥 지어내 봐.”
나는 나비 수집하는 일은 그녀가 다그치는 그런 종류의 비밀이 아니란 건 알았다. 그때에도, 우리가 몇 년을 학교를 같이 다니고 거의 말도 안했는데 지금 갑자기 내가 전에는 여자든 아니 누구든 결코 하지 않던 그런 대화를, 카밀이 알지 모를지 몰라도, 벌써 비밀로 간직하게 될 대화를 우리가 나누고 있다는 게 이상해 보였다. 나는 대답을 피하려는 웃음을 웃었다.
“속죄로 너는 뭐 하는데?” 그녀가 물었다.
“너 맨날 주기도문 다섯 번에 성모 송 다섯 번 말하니?” 내가 말했다. 내 경험에 네가 무슨 고백성사를 하더라도 얻는 속죄의 행위였다. 이게 여자애들에게도 같은지 아닌지 몰랐다.
카밀은 나를 재미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너 죄에 해당하는 이야기 써본 적 없어? 네가 속죄로 해야 하는 그런 거?”
“이야기로 속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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