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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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Boy 청색소년
체스터 포스코짐의 어린 동생, 랠피는 청색아기로 태어났다. 그리고 살아나리라 기대 안했는데도 랠피는 기적적으로 자라 청색소년이 되었다. 청색은 그의 청록색 눈 아래 또렷이, 마치 주먹다짐에 말려들었거나 그의 어머니 마스카라를 훔쳐 바른 것처럼, 그림자보다 더 어둡게 번진 자국으로 보였다. 여름에라도 그의 입술은 추워보였다. 처음에 내가 그의 병에 대해 듣기 전 그 아이를 보았을 때 나는 그가 볼펜을 종일 빨고 있었나 생각했다. 그의 손가락 역시 동일한 파란색 잉크로 얼룩져 있었다.
일요일에는 그가 교회에 입고 가는 하얀 셔츠에 그 파름한 색깔이 한층 도드라지는 것 같았다. 그의 몸이 멍으로 온통, 술 취한 아버지가 툭하면 두드려 패던 레온 자보나 밀턴 피네로보다 훨씬 더 나쁘게 뒤덮여 있으리라 상상이 갔다. 포악한 고양이 고문자가 되어버린 자보나, 눈 마주치는 일을 피하기 위해 고개 푹 숙이고 다니고 말더듬이를 숨기느라 거의 입은 열지 않는 밀턴과는 달리 랠피는 살아있는 것이 아주 기쁜 것 같았다. 그의 미소, 하얀 이에 대비되는 파란 미소에 저절로 번지는 미소로, 그 아이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도, “어이, 잘 지내냐?” 인사를 안 할 수 없었다.
“잘 지내지요.” 랠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엄지를 위로 들어올렸다.
그가 여덟 살까지 용케 버티자, 이는 우리 동네, 리틀 빌리지에 대수가 아닐 수가 없었다. 이는 그가 그 해 후반에 있을 그의 첫 번째 영성체까지 버틸 거라는 그의 소망을 이룰 수도 있을 거란 의미였고, 랠피가 이를 깨닫든 아니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축하했다. 모퉁이 술집, 후아니타나 짚인 같은 데서, 여전히 공장용 족지-강철보강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들이 청색소년의 건강을 빌며 보일러메이커 술을 높이 치켜들었다. 세인트로만 성당에서 여자들이 가외의 묵주를 세며 기도를 드리거나 성인상 앞에 촛불을 밝혔고 가망 없는 일들의 수호성인, 세인트 주드에게 영어나 폴란드어나 스페인어로 기도했다.
그리고 기적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을 필요는 없잖은가? 어떤 면에서 랠피는 진짜 눈물을 흘리는 석고 성모상이나 성금요일에 피를 뚝뚝 떨어뜨리는 십자가위에 못 박힌 그리스도상 대신에 우리 교구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이적이었다.
랠피의 생일을 위해 나는 페드로 가게에 멈췄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도중에 누구라도 수중에 돈이 있으면 모여들던 작은 사탕 가게로 여기서 내 용돈을 고양이 펠릭스 만화에 썼다. 이는 내 기억에 내가 여덟 살 때 내가 좋아하던 코믹이었는데, 이를 그의 형, 체스터에게 전해달라고 주었다.
체스터와 나는 세인트 로먼 학교 같은 학년에 있었다. 우리는 진짜 붙어서 놀러 다니는 사이는 절대 아니었다. 그는 말수 적은 아이였고, 그의 어머니가 아직도 그의 옷을 골라주는지 늘 그런 옷차림새였다. 그는 그리 열심히 운동에 참가하는 축은 아니었고, 머리 쪽도 아니었다. 예절 바르고 숙제 꼬박꼬박 해오는 그저 그런 평균적인 학생이었다. 그의 동생, 청색소년만 아니었으면, 아무도 체스터에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며 아마도 나도 그를 지금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되돌아보면, 체스터가 그의 정상적인 삶은 항상 그의 막내 동생의 사망선고에 견주어 대수롭지 않을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랠피를 사랑했고 이를 숨기려고 들지도 않았다. 랠피가 병원에 들어가야 할 사정이 생길 때면, 체스터는 우리 학급에 동생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러면 우리는 하고 있던 일이 뭐든 다 중단하고 우리 책상 옆에 무릎 꿇고 앉아 평소답지 않게 충심으로 기도를 올렸다. 그 둘은 혈액형이 같아서, 때로 랠피가 체스터의 피를 수혈 받았다. 체스터는 그런 아침에는 결석을 했다가 오후에 반창고를 정맥 위에 붙이고 파인트들이 오렌지 쥬스 한 갑, 이를 책상 앞에서 홀짝거려도 된다는 허가서를 들고 학교로 돌아왔다.
교실 밖에서 그 둘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나는 그들이 비밀을 나누듯 속닥거리고, 무슨 은밀한 농담에 서로 웃으며 일요일 미사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곤 했다. 한번은, 제22번 네거리 그들 집 옆을 지나가며, 특히나 거슴츠레 스며나오는 불이 나무들의 몫보다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 옆길에, 나는 정문 현관계단에 같이 앉아있는 그들을 본 적이 있었다. 랠피는 형의 무릎에 기대고 눈을 감고서, 무슨 황홀한 느낌에 정신을 놓고 듣고 있었다. 체스터는 만화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중이었다. 그게 내가 풍선껌 야구카드 같은 것을 안기는 대신에 코믹 책을 고른 이유였다. 그의 멍 든, 오슬오슬 떠는 것 같은 입술에 랠피가 어디 껌 씹는 일이 허락이라도 될까 의아하기도 하였다.
체스터와 랠피 사이 공개적인 애정은 이런 동네에서 형제 사이 밀치닥거리며 뒹구는 거칠한 관계의 전형은 아니었다. 사내들이 그 남동생들을 돌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형제 사이에 말썽도 자주 일었다. 공단주택 안 거리 건너, 중학생 고메즈는 동생 네스터의 눈알을 네스터 생일에 네스터 생일 선물로 들어온 데이지 레드 라이더 BB탄으로 오케이 목장의 총싸움 놀이를 하다가, 도려내는 말썽을 피웠다. 우리 바로 옆의 아파트에서, 테리 밴들의 아직 아기 남동생, 아직 담요에 쌓인 조조가 2층 창문에서 보도로 떨어졌다. 그들 어머니가 일하는 동안에 테리가 조조의 봐주기로 되어 있었다. 호벌 부인이 아래를 걷다가, 위를 올려다보고 떨어지는 아기를 보았다. 몇 주, 조조가 골절된 두개골로 병원에 있는 동안, 호벌 부인은 들어주는 사람만 있으면 누구에라도 눈물을 터뜨리며, “그 아이 잡을 수도 있었는데 저 위 소년이 쓰레기 자루를 아래로 던지고 있다고만 생각을 했지.” 말하곤 했다.
성경에 이른 것처럼, 형제를 두는 일은 너희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을 지니.
한동안, 쌍둥이 혹은 시샘의 언급, 혹은 피자 이야기라도 비치면 바로 웨스턴 애버뉴 건너, 세인트 미카엘 교구 내, 폴로니 쌍둥이, 지노와 디노-일란성으로 잘 생긴, 사람들 말로는 여자들 훅 가는 영화배우 같은 미남자-어느 오후 한 여자를 두고 어떻게 결투를 벌였나 그 세세한 설명이 촉발되곤 했다. 펑고 방망이 대 잡초 둥근 낫의 대결이었고 결국 먼저 뻗은 지노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디노, 얼굴이 영구적으로 재배열이 되어 여전히 감옥에 있었다. 그들 아버지는 스톰볼리라는, 갱이 죽치고 시간 죽이는 피자 가게 주인이었다. 오클리 대로 위 닫힌 피제리아를 자전거를 타고 지날 때마다, 그리고 그들이 싸웠다던 푹 꺼진 앞마당을 지날 때마다, 그 거리, 그 보도, 그 햇빛 자체가 오래된 핏자국의 고동색으로 바뀌는 것만 같았다. 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어느 쌍둥이가 어느 쪽을 죽였는지 확실히 알았을까 자주 궁금했다. 어쩌면 진짜로 죽은 사람은 디노요 지노가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이 그라는 점을 인정하기 수치스러워 징역을 살고 있다면. 그를 내보낸다면 그는 그 자신의 무덤을 방문에 용서를 빌게 되는 건지. 애도의 빛가리개를 그 거리를 따라 있는 벽돌 건물에 내려뜨린 응달들, 그래서 마침내 나는 거기로 자전거 타고 가는 일은 완전히 죄다 피했다.
거리에 나오게 되면, 나는 내 동생, 믹에게 늘 시선을 두고 지켜봐야하지만, 집에서 우리 관계는 거듭되는 놀림과 분별 있고 솜씨 좋은 농담들로 점철되지만 때로는 싸움으로 점증되기도 했다. 내가 나이가 많아서 통제를 벗어나는 일에 내게 책임이 컸다.
한 번은, 충동적으로, 내 자전거에 친구들이 같이 타는 방식으로-사실, 우리는 핸들바를 짝패안장이라고 불렀다- 동생이 위험스럽게 앞 핸들에 걸터앉아 타고 있는 동안에 경고 없이 브레이크를 밟아, 믹이 공중으로 붕 떴다. 조금 전만 해도 한가로이 타고 가던 그가 다음 순간 인도에 널브러졌다. 그가 휘핑크림이나 안 되면 진흙에라도 착륙했더라면 조금은 슬랩스틱 우스개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웃음기가 싹 가셨다. 동생이 콘크리트에 찧이는 것을 보고 잔뜩 겁에 질렸다. 랠피였다면 살아남지 못할 충돌이었다. 믹은 어리벙벙해, 피범벅으로 엉엉 울면서 일어났다.
“어잇쿠, 너 괜찮아?” 내가 물었다. “미안. 그러려던 게 아냐. 사고야.”
“형 일부러 그런 거지. 너 개새끼야!” 그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어떻게 짝패안장에 타는 일에 내포된 신의를 형이 저버릴 수 있느냐 그 극악한 분개에 꺼이꺼이 목 놓아 울었다.
내가 그 비난을 어찌나 강하게 부인했는지 거의 나조차도 어쩌다 우연한 사고로 벌어진 일이라고 확신이 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동생 다칠 의도는 없었더라도, 그건 내 잘못이었다. 나는 우리의 동맹에 이바지하던 똑같은 무모한 난폭함에서 우러나 한 행동이었다. 뭐든 순하고 얌전한 것들을 희생해서 삶을 코믹하게 바꾸는 그런 유대에서 한 행동이었다. 어리석게, 태연하게 궁금증을 허용하는 충동적인 성향, 그런 동일한 인식 부족에 루터 거리로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오직 한 블록 거리 해 안 드는 안길에, 최대 속도로 페달을 밟아, 내 J.C 히긴즈 자전거를 훌쩍 뛰어내렸다가 탄력을 받아 단번에 되튀어 도로 착지하겠다는 시도를 벌였다.
서부 영화에서 보았던 똥배짱으로 저돌적인 스턴트였다. 총격을 피하기 위해, 카우보이 주인공이, 전속력으로 말을 달려, 안장 앞머리를 붙잡고, 등자에서 빙 돌아 아주 유연하게 땅바닥을 부츠 먼저 치고 즉시 안장에 껑충 뛰어오르는 묘기. 내가 발을 거리에 닫자마자 돌고 있던 페달이 내 다리 뒤를 세차게 쳤고 이에 고꾸라져 한 반 블록은 족히 미끄러졌고 한편 자전거는 내 몸 위로 옆재주 넘기로 나가떨어졌다. 내 무릎과 손바닥 거죽에 불이 났다. 나는 의도적으로 이런 연습하기에 적절한 인적 없는 거리를 골랐었다. 하지만 간신히 영어 몇 마디 하는 어느 아주머니가 삼층 창문에서 고개를 삐죽 내밀고 “꼬마야, 너 호케이?” 외쳤다. 그녀는 막 어느 미친놈이 스스로 목숨 끊으려고 발광하는 것 같은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나는 아주머니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놀랍게도 아무 것도 부러지지 않았다. 게다가 손잡이가 어퍼컷으로 후려갈겼던 내 턱 위에 단단한 옹이가 솟았어도, 이빨도 그대로였다. 나는 주차된 차 아래로 박혀 있던 비틀린 자전거를 주섬주섬 챙겨들었다. 이런 가상 놀이 그대로 만약 이게 말이었으면, 나는 말을 쏴 죽여야 했을 것이다. 내가 방금 스스로 했던 것처럼 누가 나에게 그런 짓을 했다면, 나는 아마 이런 저런 방법으로 그 씹할 새끼 물고 늘어지며 앙갚음을 했을 것이다. 내 동생은 쉽게 금방 나를 봐주었다.
하지만 몇 년 후에, 동생이 뉴욕에 살면서, 말론 브란도의 유명한 선생 리 스트라스버그와 연기를 공부하고 있을 때, 믹과 나는 술을 마시고 ‘부둣가에서’ 비디오를 보며, 하루 저녁 같이 보낸 적이 있었다. 유명한 ‘도전자가 될 수도 있었는데’ 장면에, 브란도가 “파루카빌에 가는 편도 승차권”에 대해 불평을 하며 그가 형에게 , “찰리, 형 때문에…. 찰리 형은 내 형제잖아. 형이 나를 돌봐줬어야지.” 하자, 믹이 내게 몸을 돌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들었냐는 미소를 지었다.
체스터는 거칠거나 튼튼한 아이가 결코 아니었다. 그래도 조용한 그 나름의 방식으로, 랠피를 놀리고 부딪히는 사람은 누구든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인상은 그가 복잡한 도로에 내려서서, 양쪽 방향으로 교통을 점검하고서야 랠피에게 건너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니면 한 무리 사내들이 누군가 모자를 서로 돌리며 돌려주지 않고 놀고 있거나, 혹은 거리 패싸움을 벌이며, 인도를 질주해 내려올 때마다, 체스터는 본능적으로 그들과 랠피 사이에 발을 들여놓았다.
기꺼이 한방 맞겠다는 자발성은 비행청소년집단에서 아모르(사랑)-보통은 심장에 깊이 사무치는 감정들을 의미한다는 뜻으로 가슴팍을 퉁퉁치는 행동이 동반되는 단어-라고 부르던 그런 용인된 표시였다. 비록 아모르에도 불구하고, 다른 일도 모두 그렇듯이, 기꺼이 한방 날리겠다는 자발성을 더 선호하긴 했지만. 인근 동네에는 담배 한가치 꾸려다가 벌어진 다툼에 목숨을 걸고 싸워대는 사내들이 있었고, 주차 자리 두고 혹은 다음에 누가 술 살 차례나 그 순번을 두고 능히 사람 죽일 수 있는 사내도 있었다. 각 갱들이 쫓는 ‘신이 점지한 사명’이 있어, 한 뙈기 땅덩이를 두고 참호전을 벌이듯이 가차 없고 아무 생각 없는 영역 다툼을 벌였다. 웨스턴 대로 건너 조직 폭력배들이 불구가 되고 살해가 되는 아무 대중없는 방식이 있었다. 반사적이기도 하고 깊이 계획이 되기도 한 치사한 짓을 벌였다. 그래서 그냥 사람들이 그 거리의 자본주의에, 잔혹함이 여전히 최소공동분모임을 잊지 않게 하려고.
여자 부랑자들이 골목을 샅샅이 훑고 고물차에서 자는 노숙자들이 겨울에 얼어 죽은 채로 발견이 되는 나날의 일상적인 삶 한 가장자리에 원칙적인 오롯한 실례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에 짤린 노무자가 새로 찾은 여가 시간에 아내 구타자가 되었고. 공단주택에 사는 보호대상 어머니들은 가계를 보충하려고- 일을 보았고, 여기 아니면 저기 술집에서 거의 매일같이 누군가 이를 잃었다.
함성이 날아오르면-“싸움 났다!”-그러면 아이들이 기대감에 차 떼 지어 모였다. 특히나 술꾼 둘이서 서로 두드려 패고 있다면, 변치 않고 잔돈들이 엉망으로 취한 그들 주머니에서 날아오르기 때문에, 잔뜩 모여들었다. 니켈이며 다임 잔돈푼 긁어모으느라 우리끼리 2차 싸움이 새끼를 쳤다. 그리고 우리가 충분히 재빠르지 않으면, 다가온 샤키가 우리를 흩었다. 샤키는 한국전에서인지, 아니면 알래스카에서 기차에 무임승차하다 그랬는지 베라크루즈에 상어밥으로 내주었는지, 말할 때마다 바뀌는 그의 이야기에 듣는 사람 좋을 대로 믿으면 되는 그런 사연으로 양다리를 잃은 사람이었다. 그는 조금 회까닥한 사람이었고, 사람들은 그 자신도 정확하게 어디서 그의 다리를 잘못 되었는지 기억이나 하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샤키는 늦은 시간 후아니타 바를 쓸고 걸레질했다. 하지만 이 사람 수입의 주 원천은 쓰레기 뒤지기였다. 그는 넓은 스케이드보드처럼 집에서 만든 장치에 올라앉아 그는 장갑 낀 손에 끈으로 묶은 목괴(木塊)로 추진을 하며 골목이며 연석을 우르릉거리며 굴러다닌다는 이유로 또한 거터볼Gutterball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늦은 여름밤이면, 그가 달아난 종마처럼 인적 없는 거리 한가운데 타가닥타가닥거리고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거터볼이라고 면전에 대고 부르고 그의 길을 막아선다, 그러면 그는 그 목괴 하나로 네놈 무릎뼈 박살을 내겠다고 위협하였다.
이건 그냥 떠보려고 던지는 위협이 아니었다. 이로 그는 몇 번 드잡이 소동에 휘말렸다. 보통 “어딜 뒤룩거리며 쳐다보길 쳐다 봐, 타조-새꺄?” 이런 시비로 싸움이 붙었다.
누구라도 다리 있는 사람은 샤키에게 타조였다.
“뭐어?” 보통 반응은 이렇게 나왔다.
하지만 그런다고 이를 그냥 넘길 샤키가 아니었다. “바른 대로 말해. 너 씹새끼야, 너 벗겨진 자리 보고 있었지, 안 그러냐?”
샤키는 진짜 머리에 벗겨진 데가 있었다. 그는 천천히 당황해하는 타조에게 굴러가고, 타조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면, 샤키가 그 속도를 올렸다.
“네 놈 전에는 단연코 바퀴처럼 벗겨진 자리 본 적이 없는 모양이지? 그러냐? 나로서는 내 벗은 데가 아주 예민하기 그지없단 말이지. 아니면 네 놈 시선 끌 어디 매력적인 데라도 있더냐? 마치, 어디 보자, 내가 해주기 딱 좋을 키를 하고 있다거나. 너 변- 비스무리가 벗겨진 콩깍지가 -면서 앞바퀴 묘기라도 해주련?”
그쯤 되면 샤키는 가속도도 얻었겠다, 타조녀석 날 살려라 내빼지 않으면 충돌할 조준은 다 되었고, 보통 그렇게 달아나는데, 이에 샤키는 그를 쫓아 다그닥거리며, “달아나, 너 변-놈아, 새가슴 이족(二足) 겁쟁이야.” 바락바락 대었다.
샤키는 분명 이런 대치들을 즐겼다. 아무도 의심치 않은 것은 그런 가관의 볼거리들은 진짜 그가 갈망하는 것, 퍼레이드의 대용물일 뿐이라는 점이다.
리틀 빌리지에는 가두행진이 어디에도 딸리거나 모자라지 않았다. 대부분 민족들마다 하나씩은 다 있지. 샤키는 그렇게 속으로 셈을 했을 것이다. 성 패트릭은 정치인들이 모습을 보였고, 성요셉일은 지역내에서 폴라시크 날이라고도 하였다. 사람들이 붉은 옷을 입는데, 폴란드 국기가 하얀 독수리 배경이 붉은 색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성요셉일과 딱 집어 폴란드와 연계점이 무언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그 날을 위해서 특별히 선명한 붉은 양말을 샀다.
멕시코인들은 두 개의 경축일이 있었다. 첫째는 엘그리토, 여름 끝에 열리는 카니발였다. 축제행사 일부분으로 19번 도로 한가운데 레슬링장을 세웠다. 조랑말타기도 있어서 믹과 나는 엘이 머리 위로 덜컹거리며 지날 때 안장에 올라타 있으려고, 그러면 망아지들이 뒷발을 서곤 해서 그 시간을 잘 맞추려고 공을 들였다.
멕시코 수호성인,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 축일은 좀 더 진중했다. 매해 섣달 12일, 날씨가 어떠하더라도, 행렬이 거리를 따라 구불구불 휘감겼다. 행렬 앞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아니라 불쌍한 인디언 원주민, 후안 디에고 앞에 나타났던 그 처녀 마리아의 닮음꼴 석고상이 이끌었다. 성녀는 자신의 메스티자 얼굴을 디에고의 망토에 아로새겼는데, 이 기적은 여전히 거기 멕시코 시티의 바실리카에 다들 볼 수 있다. 그녀는 후안 디에고에게 오직 선인장만 자라는 어느 한 곳에 그녀를 위해 꽃을 꺾어달라고 말했다. 분부를 받들어 거기 이르자, 그는 풍성한 카스티야 장미들을 발견했다. 그래서 리틀 빌리지 곳곳에 사람들이 장미를 들고 다니고 스페인어로, 여린 샌들로 케찰코아틀, 인간제물을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아즈택 뱀신의 머리를 으깬 이 성처녀의 찬송가를 불렀다. 부시장과 지서장조차 장미를 들고 행진을 했다. 그리고 매년 위대한 티토 귀자르가, 란초 그란데의 멕시코 영화계 스타가-로이 로저스처럼 노래부르는 카우보이-팔로미노 말을 타고 나타나 바리오barrio를 거치며 행렬을 이끌 것이라는 환상적인 소문이 돌았다. 그의 영화들이 블루아일랜드의 밀로 극장에서 상연되었다. 사람들이 스페인어로 영화를 보여주는 데였다. 나는 읽을 수 없는 포스터들을 면밀히 살피고 로이 로저스의 말, 트리거가 미국에서는 스타이듯이 뒷발로 선 그의 말이 멕시코에서 명성이 났을까, 궁금해 하곤 했다.
그러다, 한해는, 진짜로 티토 귀자가 등장했다. 와쉬테노오 대로 아래로, 이십일 가로 향하여, 그가 성처녀상 바로 뒤에 말을 타고 왔다. 팔로미노는 아니었지만 솜털처럼 소용돌이치는 이른 눈발에 갈기가 흩날리는 하얀 말이 껑충거렸다. 말은 거리에 김이 모락거리는 황금색 거름의 질퍽한 덩이들을 남겼고, 한편 티토 귀자르는 은으로 징이 박힌 검정 가죽 챕스chaps를 입고서, 그의 기타는 라이플처럼 그의 등에 끈으로 가로지르고서, 그의 솜브레로를 흔들어, 그를 보기 위해 보도에 줄을 선 덜덜 떨고 있는 군중에게 축복을 내렸다.
행렬이 세인트 로먼 성당으로 다가오자, 활기차게 부릉 총격마냥 액셀을 밟은 오토바이에 하얀 말이 겁을 먹었다. 그래서 티토 귀자르가 워워 고삐를 당기는 동안, 한 할리데이비슨이 목사관옆 골목에서 부르릉거리며 나왔다. 이는 샤키를 끌고 있었다. 그는 뒤편 흙받이에 마부가 마차의 고삐를 잡고 호령하듯이 빨랫줄을 달아 딸려갔다. 할리는 한때 봄스로 알려진, 시릴 봄브로우스키가 몰고 있었다. 그는 모터사이클광이었는데, 그러다 골목 아래 110킬로 넘게 속도 내다 쓰레기차에 부딪쳤다. 그는 머리에 금속판을 해 넣었고 완전 나자빠진 이후에 툭하면 경기를 해대어서 더 이상은 오토바이를 그렇게 많이 타지는 않았다. 이제 사람들은 그를 스패즈라고 불렀다. 그가 거리 아래로 타고 가면, 그를 처음 본 사람은 누구라도 독립전쟁 시 폴 리비어Paul Revere같은 경고, “스패츠 공격!”을 외치는 전통이 생겼다.
아무도 이번에는 외치지 않았다. 스파즈와 샤키 뒤에, 교구의 불구자 행렬이 고샅길에서 불거져 나왔다. 두 명 2차대전 참전군인, 재향군인 클럽의 바에 대들보들인 이들, 한 명은 보철용 후크가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알코올의존 비틀거림 외에 포착가능한 부상은 없었다. 그리고 트립, 맹인 신문노점상, 또 한명은 저속한 광고전단 돌리는, 그저 -달리 있겠나만-절름발이로만 알려진 사내가 버탬대로 자신의 휠체어를 밀고 있었고, 마비로 마치 줄에 달린 꼭두각시처럼 움직인다고 하우디 두디의 이름을 딴 하우디가 있었다.
불과 열 남짓의 퍼레이드였지만, 상연치고는 대단한 큰 상연이라, 그래서 구경꾼들은 거기 없는 부상 당한 병사들, 산업재해이건 다른 이유이건, 사고의 희생자들, 소아마비와 중풍의 생존자들의 대대가, 거리를 피하는 모든 유배자들, 그들의 고약한 병을 따 거리 이름을 짓는 세례식을 회피하는 망명자들, 문 뒤에서 고통과 괴로움을 숨기고 있는 은둔자들, 급탕장치 불 켜다가 같이 터진 마리아 사보이 혹은 유산을 두고 티격태격 대다가 남동생이 산탄총으로 얼굴 반을 날려버린 뒤에 여전히 세속에 격리된 세월을 지내고 있는 아그네스 루텐스키 같은 여자들의 분대가 충분히 상상이 갔다.
지팡이와, 목발과 휠체어를 한 모습이 퍼레이드라기보다 루르드로 가는 순례자들 같았다. 그들은 샤키가 모다 들였고, 절름발이가 다 망가진 휠체어에 세워놓은 대걸레 자루에 물려놓은 화이트 삭스 우승기의 배너 아래 비록 그들 걸음걸이에 정확히 들어맞을 단어가 없기는 해도 행군했다. 절름발이는 자신의 의자에 절대 앉지 않았으며 오히려 카트처럼 이를 사용하여, 아무도 읽지 않는 광고전단 회람을 배달할 때 그가 모은 수거용 병을 담은 봉지나 유용한 물품들을 쌓아놓았다. 오늘은, 그 휠체어에 폐물들이 없었다.
그들 기에는 아무 충성의 상징도, “삭스 이겨라” 외에 대의명분을 내건 슬로건도 담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껏 샤키의 격분에 불을 지폈던 일이 갑자기 모두 선명해졌다. 그들은 가장 눈에 띄는 동시에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소수집단이라는 것이다. 복음서에 나오는 단역배우들, 기적에만 쓸모 있는 도구가 되는 대신에 뒤뚱발이와 절름발이가 마저 이룰 때까지 긴 안목으로 버티고 있나니, 이는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건이 이랬다.
교회를 지나가자, 샤키가 나무 굽을 들어올렸다. 축복이나 경례가 아니라 일견 결승골의 득점이라고 한 것 같은 그 신호에 뒤에 따르던 행렬이 그들 주먹을 들어올렸다. 그 순간에 랠피가, 캡을 쓰고 체크무늬 목도리로 둘둘 휘감고 있던 그가 연석에 줄지은 군중에서 나왔다. 모든 사람들이 놀라 말문이 막혔고 체스터조차 “어, 너 어디 가니?” 외치는 이상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그 즈음에 벌써 랠피는 급가속을 붙여-전에 없이 랠피가 뛰는 걸 본 건 처음이었다-절름발이를 따라잡고, 휠체어에 올라타서 그의 주먹 역시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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