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6
“저 드러머를 봐, 그의 신이 진 크루파(Gene Krupa)였지.” 레프티 외삼촌이 내게 말했다.
짚 인 주크박스에는 베니 굿맨 밴드의 “노래, 노래, 노래할 때”의 기막힌 녹음판이 들어 있었는데, 크루파가 톰톰들 위에서 폭발을 하였다. 레프티는 브루저가 거기 한잔하러 우리와 합석을 할 때면 늘 이 곡을 틀었다. 그들은 항상 바 위에 데키를 위해 짐빔 숏 한 잔을 놓아두었다. 그는 블루버즈의 기타주자였지만 한국에서 죽었다. 나는 우리가 떠난 뒤에 이를 누가 마시는지 궁금했다.
우리가 스포츠맨에 갔던 그런 어느 여름 오후 하루는-내가 ‘틀림없이 네 궁둥짝에’이라는 이름의 우승 경주마를 맞췄던 날이다- 블루아일랜드 셋방에서 내가 집에 경기 결과를 보고할 수 있도록 우리는 컵스가 자이언츠에 지고 있는 경기를 듣고 있는데, 외삼촌이 내게 캘리포니아로 돌아갈까 생각 중이라는 말을 했다. 내가 술집에 없었던 게 참 다행이었다. 자신을 억누를 새도 없이, 나는 먼저 울기부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왜 이래, 챔프, 그런 식으로 나오지 마. 나는 돌아올 거야. 이것 봐. 내가 보여줄 작정하고 있던 특별한 물건이 있는데. 어디 한번 살펴 봐.” 그는 침대 아래에서 꺼낸 구지레하게 낡은 케이스를 슬쩍 밀고는 내게 탈칵 그 걸쇠를 열어보라 시켰다. 케이스를 여니 훅 끼치는 놋쇠와 다른 냄새가 섞여 풍겼다. 나중에 살아가면서 내가 코르크 기름, 대나무, 마른 침냄새가 다 같이 섞인 냄새로 인식하게 된 그런 냄새였다. 관악기의 나팔부분에 쑤셔 넣었던 검정 슬립에는 희미한 향수의 기미가 났다. 나팔은 내가 읽을 수 없는 필기체로 뭔가 새겨져 있었고, 키는 자개가 씌어져 있었다. 색소폰이 가피가 덕지덕지 덮인 해적 보물 상자 안 같이 에메랄드 플러시 안감 위에서 번쩍거렸다. 텅 빈 무대에 선 피아노처럼 침묵을 발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키들을 눌러보았고, 구멍에 닿아 울려 퍼지는 받침이 느껴졌다. 그냥 키를 둥당거려도 일종의 음악이 만들어졌다.
“한번 걸쳐 봐.” 레프티 외삼촌이 내 머리 위로 넘겨 목 끈을 조정했고, 작은 고리에 색스를 달아 메었다. 관악기 무게에 내 몸이 앞으로 쏠렸다.
“네게 너무 커구나. 여기 네 크기에 더 적당한 악기.” 그는 침대 아래로 손을 뻗어 다부진 작은 케이스를 찾아내고는 똑딱 이를 열었다. 루비색 벨벳 쿠션을 깔고 있는 분해된 클라리넷이 드러났다. “이것 연주하는 법을 배워, 그럼 색스는 금방 깨우칠 거다. 너 베니 굿맨 밴드 ‘노래, 노래, 노래할 때’ 좋아하지, 안 그러냐?”
나는 세차게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 뱉었다가는 엉엉 울까 두려워서였다.
“왜 네 이름이 이 악기에 새겨져 있는지 아니?”
“왜요?” 외삼촌이 진짜로 클라리넷을 주려고 하는 건지 나는 확신이 없었다.
“왜냐면 너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맞지?” 그는 손가락을 마치 지휘자가 지휘봉 들어 올리듯이 위로 치켜들었다.
나는 귀를 기울였다. 내게 들리는 거라곤 비둘기 소리뿐이었다. “뭘요?” 내가 물었다.
“유령 음악, 헛 음악, 너도 알지, 짚의 오른팔처럼. 다른 이 어느 누구도 듣지 못해도 저기 있지.”
외삼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감이 안 잡혔지만 어쨌든 그렇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 클라리넷이 갖고 싶었다.
“네가 이를 느끼며 노래 부르는 게 내게는 들려. 너는 누구에게 배워서 그렇게 휘파람을 잘 부니?”
“저 혼자 터득했어요.” 하고 나는 말했다. 사실이었다. 나는 우리 동네 길 끄트머리 메아리치는 철도다리 아래 꾸준히 연습해서 휘파람 부는 법을 배웠다.
“그게 내가 말하고자 하던 바야. 항상 거기 있어. 내가 저거에 있을 때 늘 내 곁에 있어줬지.” 외삼촌은 군대에 있을 때 혹은 전쟁에 있을 때 혹은 한국에 있을 때 전쟁포로 수용소에 있을 때 보훈병원 안에 있을 때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냥 저거에, 그 정도라도 그가 이를 언급한 건 그때가 유일했다.
내가 클라리넷을 집에 갖고 오자 어머니는 정말 놀란 눈치였다. 어머니는 레프티가 그의 관악기들을 술집 외상값이나 노름빚을 갚으려고 전당포에 맡겼다고 지레짐작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께 외삼촌이 캘리포니아로 떠날 거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갖고 있어도 되냐고 여쭈자 어쩌면이라고 대답했다. 어쩌면 외삼촌이 가끔 내게 레슨을 해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종류의 압박감은 달갑지 않을 테니 요구 안하는 게 나을 거다, 하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어쩌면 이를 그저 외삼촌 클라리넷을 잘 관리 보관하고 있겠다는 마음먹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어쩌면 외삼촌이 다시 직접 불고 싶어 할 때까지.
나는 어머니께 혹시 외삼촌이 그러면, 도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정말 그럴 작정이었다. 한때 블루버즈에 몸담고서 그런 황금색 색소폰 같은 악기를 사람들 앞에서 놀리던 사람이 어떻게 연주를 멈출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만약 저렇게 관악기를 분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악기를 놓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절대 노래 부르기를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하지만 내 경력의 종지부는 릴레네티 수녀가 가차 없이 찍었다. 릴레네티 수녀는 내 첫 번째 합창단 연습 중에, “고요한 밤” 부르던 한 중간에 노래를 중단시키고,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누가 고문당한 괴로운 개구리 마냥 노래 부르고 있는 거지?”하고 물었다.
이건 충격이었다. 수치심의 충격. 불과 몇 년 전 “올드맨 강” 의전 초청공연들을 펼친 뒤라, 스타가 될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3학년 성탄절 합창단에 합류했는데. 레프티 외삼촌과 돌며 받았던 그 환호는 내게 특별한 흥분을 남겼었는데. 확실히 나는 도드라지긴 도드라졌지만, 영 잘못된 이유였다. 이에 내가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그런 비슷한 자각이 와락 들었지만, 나는 바로 이를 파악했고, 수녀의 평가를 잠시라도 의심하지는 않았다. 나는 좀체 얼굴 붉히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내 얼굴로 어질하게 뜨거운 피가 몰리는 것이 느껴졌다. 릴레네티 수녀는 우리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지시했고, 이번에 나는 입만 벙긋거리며, 노래 부르는 척만 했다. 몇 마디 부른 뒤에 릴레네티 수녀가 정지 신호를 보내고, “훨씬 낫네!” 말했다.
나는 다시는 합창단 연습에 돌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입 꾹 다물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억눌린 노래는 수많은 다른 모양을 갖추기도 한다. 가수가 되는 대신 나는 웃음보가 되었다. 그 당시에 광대들은, 아마도, 실패한 가수라는 생각이 떠오른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의 초장은 큰 전환점이랄 것도 없이 그저 무언가 조금 기이한 일로 시작되었다, ‘물고기’ 데니 미할라가 필로메나 수녀의 질문 “새 떼는 flocks으로 모여들고 물고기 무리는 schools으로 모여든다고 하지, 그렇게 다른 무리들을 세는 명칭으로 뭐가 있을까?”에 대답에서 비롯되었다.
이 질문에 미할라가 손을 번쩍 올리더니 “한 다스 도나스요!” 말했다.
미할라의 대답에 교실을 폭소로 뒤집어지던 일이 처음 있던 일이 아니었다. 한 번은 철자법 연습 시간에, 그는 ‘목마르다’는 단어를 활용해 문장을 만들어보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가 그의 별명을 벌어들인 운명적인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아마 완전 쩔쩔매고 당황하였던가 보았다. 그는 몹시 정신 사납게 도움을 바라며 교실을 휘휘 둘러보더니, 그러다 금붕어 어항을 가리키고서 두꺼운 시카고 억양으로, “쟈 물괴기 목이 마리요.” 말했다.
물고기가 “한 다스 도나스” 대답을 하자, 필로메나 수녀조차 잠깐이지만 미소를 지었고, 그런 뒤 그녀는 학급을 쉬쉬 조용히 시키고 말했다. “고맙다, 데니. 아주 독창적인 생각이야. 하지만 질문은 동물 떼를 이르는 말들이었는데. 소떼나 혹은 늑대떼는 뭐라고 칭하니?”
물고기는 잠자코 수녀를 바라만 보았다.
카밀 에스트라다가 손을 들고 말했다. “늑대는 pack, 야생마는 herd, 사자 무리는 pride, 메뚜기떼는 swarm, 돌고래는 pod…”
수업은 다른 데로 넘어갔지만 나는 그런 순간들이 그냥 떨쳐지지가 않았다. 그런 순간들은 모욕들처럼, 한 성질 하는 누군가 마음속 자그맣게 꽁하니 박힌 구석들처럼 계속 떠올랐다. 아마도 레프티 외삼촌이 바비 바차타가 그의 이를 부러뜨렸던 싸움. 그래서 레프티의 트럼펫을 연주하고픈 타고난 성향을 단방에 날려버렸던 싸움을 이런 식으로 계속 재생했을 것이다. 분노 대신 내 속에 유쾌함, 익살이 솟아올랐다. 내 자신을 추스르고 장악하려고 들수록, 더욱 나는 무엇에 그 웃음이 터졌나 생각이 돌아갔다. 물고기의 대답 ‘한 다스 도나스’는 본질적으로는 그리고 그 자체로 그렇게 우습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영감을 학급과 나누기 위해 그가 손을 위로 찔러 올리던 방식에 그리고 “고맙다, 데니. 아주 독창적인 생각이야.”라고 하던 수녀의 반응에 무한하게 코믹한 면모가 엿보였다. 나는 책상 아래로 몸을 숙이고 신발 끈을 매는 것처럼 떨어뜨린 연필을 찾으려는 듯이 사라지곤 했지만, 웃음보가 숨은 나를 찾아내었다. 나는 책상에 낮잠을 자는 척 팔에 머리를 대어 보지만 내 옆구리가 간신히 우기누른 웃음보로 들썩거렸다. 웃음보는, 더 나은 나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노래보다 더욱 억제할 도리가 없었다.
수녀는 이런 행동을 이전에도 보았다. “페리, 너 실성이라도 한 거니? 네가 우리와 합류할 만큼 충분히 철이 들 때까지 외투보관실에 가서 네 행동을 반성 하거라.”
갈수록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외투실로 유형을 당해, 반 친구들의 걸려있는 겉옷을 깊은 묵상의 동무 삼아 서서, 나는 실컷 발작적인 웃음보에 투항을 했다.
가장 나쁜, 가장 가슴 뻐근하게 황홀한 웃음발작들은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주중 아침 미사에 찾아들었다. 보통 그런 미사는 순교자의 축일이거나 추도 미사였고, 성직자들의 제의는 붉은 색 혹은 검은 색이었다. 나는 한동안 세인트 조셉 미사경본대로 전례를 따라가지만, 향냄새를 풍기는 또 다른 중세 아침의 혼탁한 의식 속으로 빠져 들곤 했다. 하지만 때로는 소소한 장난질이 있기도 해서, 예를 들어 5학년 때 내 친구 송골매가-앤절 팔코네-내 옆에 앉아서,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새 복음 낭독 중에 속이 찬 무릎 방석을 어떻게 발끝으로 다 차버렸던 적이 있었다. 신도석의 아이들이 무릎을 꿇게 되는 성찬 전례 차례에 우리 전체 줄이 다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찧었다. 송골매는 무표정을 유지하는 재주를 타고 났다. 나는 무릎을 꿇는 순간에 두 사람 몫의 웃음을 웃었고, 웃음보를 억색을 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기침도 하고 코를 푸는 척하지만 눈에는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런 뒤, 우리들 뒷줄에서, 나는 수녀의 바닥 길이 배대끈 묵주의 나무알들이, 화가 치솟아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가 무릎 꿇고 있는 복도로 달려오며, 신도석에 속사포로 후다닥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나에게 닿기 위해 아이들을 옆을 밀어젖히고, 나를 홱 위로 잡아당기고 나를 중앙 복도 아래로 끌고 현관 전실(前室)로 데려갔다.
“하나님 임한 곳에서 바보처럼 웃다니. 그분은 너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걸렸는데 너는 그 분 고난을 보고서 로마인하고 유대인처럼 웃고 있어! 너는 기독교인이 될 자격이 없다. 멈춰! 당장 그 웃음 멈춰, 안 그러면 얼굴을 갈겨 그 미소 썩 날려줄 테다.”
“미소 짓는 척 해봐,” 시드 소버린이 내게 말했다. “그렇게 말고! 내가 어디 똥 씹어 먹은 얼굴 해보랬어? 너 뭐냐, 어디 모자라? 집중해서 잘 봐. 이게 미소야.”
나는 그의 제대로 된 미소 시연을 지켜보았다. 눈은 매섭게 뜨고 그는 이는 보이지 않은 채 미소를 지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왜냐면 그는 담뱃진에 배여, 썩은 것처럼 보이는 자잘한 이빨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꺼칠꺼칠한 회색 코밑수염은 또 나름 그의 콧구멍에서 뿜어내던 담배연기로 노랗게 바랬다. 그는 럭키스트라이크를 담뱃진에 꺼먼 악보대에 반듯이 놓고 단단히 다문 미소에 딱 맞춰 클라리넷의 마우스피스를 고정했고 손가락을 짚지 않은 G(솔)음을 후 불었다. 나는 혹시라도 관악기 나팔에서 모락모락 나오는 담배연기를 보나 기대에 차 쳐다보았다.
“내가 볼을 불룩 내미는 거 봤지? 나는 망할 풍선 불고 있는 게 아냐, 나는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어. 네가 해봐라. 쭉 펴고 똑바로 앉아. 어떻게 그런 자세로 공기를 불어넣겠어? 자, 미소. 아니, 제기랄! 이게 미소다.” 그가 손가락을 내 입 가장자리를 푹 찔러 내 얼굴을 주물러 개조했다. 내 얼굴이 우리 어느 누구에게도 협조를 하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집중을 하고 상한 감정들은 묵살하려고 노력했다. 첫 번째 클라리넷 수업은 내가 기대와는 영 다르게 돌아갔다.
아버지는 레프티 외삼촌이 내게 클라리넷을 준 이후로, 레슨을 받을 때가 왔다고 결정을 했다.
“뭔가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항상 부업으로 한두 푼 만질 수 있지.”가 아버지의 논거였다. 그리고 아버지로서는 부업으로 한두 푼이면 충분한 이유거리가 되었다. 그는 하나라도 낭비되는 것들은 보아 넘기지 못했고 케이스 속에 하릴없이 누워있는 클라리넷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로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좀 더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나름대로 아버지도 음악을 사랑했다. 토요일 밤에 그는 로렌스 웰크 쇼를 릴대릴 테이프 플레이어에서 녹화를 하곤 했다. 그 장비에 든 경비는 다시는 그가 다른 레코드를 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정당화했는데, 그 말대로 이후 아버지는 레코드들은 사지 않았다. 그는 일 나갈 준비를 하며, 집안을 다 깨울 정도로 진중하게, 거의 매일 아침 노래를 불렀다. “볼가 강 뱃사공 목소리가 뭍에서도 들린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시곤 했다. 아버지는 얼굴 표정까지 지어가며 노래를 불러서 툭하면 면도하다 얼굴을 베었다. 아버지는 안전면도날에 돈 낭비 하는 대신에 접이식 면도칼로 수염을 깎았고 노래를 부르며 피를 흘리니, 칼날에 거품은 분홍색이 되고 얼굴에 화장실 종이 붙은 피딱지들이 들러붙어 있었다. 높은 음을 내려다가, 저러다 목이라도 벨까 나는 두려웠다. 아버지가 부르던 노래들은 내가 거의 상상도 안 가는 통탄스러운 과거에서 나온 곡들이었다. “올드맨 강.” “형제여 한 푼 적선해 주겠는가?”이라든가, “저 재수 좋은 태양 녀석”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밖으로
푼돈 벌겠다고 죽자살자 일하러 가는데
하지만 저 재수 좋은 태양 녀석, 아무 할 일이 없어
그저 하루 종일 하늘을 굴러만 다니는구나…
어렸을 적에 그가 노래하는 그 아들 녀석(son과 sun을 착각해서)이 나라고 생각하곤 했다.
레프티 외삼촌은 연주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했는데, 아버지가 지적을 한 것처럼, 그게 몇 년이나 전의 일이었고, 레프티 외삼촌은 아직 캘리포니아에서 돌아오지를 않았다. 사실 외삼촌이 어디 있는지 잘 몰랐다. 그 외에도, 조니 소버린이 흘린 말로는 그의 형, 시드가 감옥에서 나왔고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돈 적게 드는 이발이건 할인 가격 음악 레슨이건 우리 아버지는 싼값의 흥정을 그냥 거절할 사람이 아니었다.
시드 소버린은 부도수표를 남발하다가 플로리다에서 징역을 살았다. 이제 그는 시카고에 돌아와 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시드의 동생 조니는 아내와 아이들, 주디와 조니 주니어와 우리와는 한 모퉁이 건너 투-플랫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 골목 울타리는 나팔꽃으로 위장이 되었고, 그 뒤로 고양이들이 못 들어오게 스크린을 친 모래상자가 있어서, 조니 주니어와 내 동생 믹이 거기서 같이 놀았다. 조니 소버린은 우리 동네, 리틀 빌리지 상대로 내기경마니 도박이니 주판을 굴렸다. 그렇게 말하면 그가 무슨 거물처럼 들렸지만, 실상 그는 그냥 시시한 삼류 깡패였고, 리틀 빌리지에서는 우편배달부과 크게 다를 것 없이 그리 주의를 끌지 않았다. 조니는 그래도 연줄이 제법 되어, 시드에게 마셜 스퀘어 소년단에 악대 감독이라는 유급직을 얻어 주었다. 거기, 도포연고 냄새 가득한 방안에, 농구와 권투 장비들이 드럼과 튜바들과 더불어 맹꽁이자물쇠로 잠겨 보관되는 곳에서, 시드는 개인 레슨을 벌였다.
시드는 레슨하는 일을 증오했다. 그는 꼬맹이들을 증오했다. 그는 럭키 담뱃갑 주위의 셀로판 커버 안에 약솜을 보관했다. 그는 럭키들을 아주 꼼꼼하게 조심해서 열고 셀로판 커버를 성냥들을 담아두고, 잔돈이며, 명함, 종이쪽에 쓴 전화번호들, 그리고 약솜을 담아두는데 활용했다. 레슨 중에, 처음 몇 번 관악기 끼익끼익 신경질을 부린 후에, 그는 “이 새끼 장난치나! 내 귀청 날려버리려고 작정을 했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약솜으로 손을 뻗었다. 몇 번 더 삐리 끼릭거리면 그는 한 대 칠 것 마냥 벌떡 일어서고는, 대신 권투 장갑들을 잔뜩 재어놓은 로커를 열고 반 파인트들이 병을 휙휙 꺾었다. 이러는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가 도포연고를 마시나 생각했었다. 그는 독주 냄새를 훅 끼치며 다시 주저앉았다. 내가 아직 미소 짓는 일을 숙달하지 못하긴 했어도, 우리는 숨쉬기는 깨쳐가고 있었다.
“조금씩 홀짝거리고, 제발 입 안에서 망할 관악기 흔들거리지 좀 마. 마우스피스는 아랫입술에 가만히 놔두고 윗니로 아래를 깨물고 있어.”하고 말했다. 그는 내 취주법을 시험하러 관악기를 잡아채 이를 잡고 흔들어대면 내 아랫니가 내 입술을 잘라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단히 물고 있어야지 그래야 이처럼 초싹여대질 않지. 조금 삼키고 혀를 리드에 조금만 대고 숨을 불어넣어. 마치 튜우 말하듯이.” 그는 그의 관악기에 보이는 시범이 아니라서, 독주 섞인 침이 내 얼굴에 튀었다. “조금 삼키라고! 관악기를 아예 먹어치우려 드는구나. 핫도그 갖고 노는 거 아냐. 네가 지금 핫도그 레슨 받고 있는 줄 알아?” 그는 마우스피스를 내 목구멍 아래로 쑤셔 넣었고 그래서 리드가 내 입천장을 긁었다. “너 그렇게 하고 연주할 수 있어? 어? 질문하잖아. 너 귀먹었냐? 여기 그게 문제였던 거야, 그랬나 보네.”
나는 입에 악기를 물고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다. 치과에서 말을 하려고 하는 것과 같았다. 나는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내 얼굴이 나를 배신하고 눈물을 떨구려 위협을 벌였지만, 안 될 말이었다. 이 남자 앞에서 창피한 짓은 더는 벌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슨 일 있어도 두 번째로 음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좋다. 다시 해 봐, 튜우.”
나는 피튜우-하고 깨액댔다. 상당히 내 감정이 피력된 소리였다. 시드 소버린은 움찔 대더니 “한 모금씩, 한 모금씩 하라고!” 고함을 쳤고, 내 코를 그러잡고는 이를 비틀어 닫고는, 억지로 내 입으로 조금씩만 숨을 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효과로 스위치를 넣은 게 고작 내 부끄러운 눈물 수도꼭지였다.
이런 상서롭지 못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고동색 망토를 뒤로 펄럭거리며, 처막 도로 아래로 “성인들이 행진해 들어갈 때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의 활기 찬 불협화음에 맞춰 행진을 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제3 클라리넷이라 맨 꼴찌 자리에 서 있었다. 사실, 시드 소버린은 내게, “만약 그런 자리가 있었다면 너는 제 10번 클라리넷 신세였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실이지, 나는 대부분은 갈피를 못 잡고 음을 꾸며내고 있었다. 우리가 주저앉아 연습하던 때에도 밴드 따라잡느라 상당한 고역의 시간을 보냈다. 가끔은 어디 맞아 들어가는 곳에 중앙 C음을 불어넣곤 했다. 때로 악보에서 내 위치를 완전히 잃어버릴 적에는 중앙 C음이 내가 연주하는 전부가 되기도 해서, 그저 윙윙 소리만 더해 넣었다. 악단을 지휘하는 시드 소버린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내 음색이 향상될 때까지 이를 가짜로 꾸미고 있는 게 좋을 거라고 제안은 그가 했다. 미구엘 포터라고, 또 다른 제3 클라리넷으로 내 옆에 행진하던 아이에게도 같은 조언을 했다.
지금쯤 사실 우리는 다가오는 밴드 경연을 위해 음악을 다 암기하고 있어야만 했다. 리버뷰, 노스 사이드에 있는 전설적인 놀이공원, 리버뷰에서 열리는 대회였다. 하지만 지금 연습은 드레스 리허설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악기 앞에 해당하는 악보를 소형 악보대를 끼워 넣는 일이 허용되었다. 시드 소버린이 제공을 했던 고동색 망토와 그에 맞춘 고동색에 황금색 테두리를 두른 모자를 썼고, 하얀색 각반을 내 PF 플라이어 스니커 위로 단추로 채워 신고 있었다. 계절은 여름이었고, 망토와 모자는 모직이었으며, 좀약 냄새가 물씬해도 좀이 먹었다. 다른 세대에서 나온 물건 같았다. 아마도 대공황시대 같은. 우리는 소버린이 소년단 체계 속 오래 잊힌 저장고를 탈탈 털어 약탈하지 않았나 의심했다. 나는 인근 술집의 후원을 받아 소프트볼 팀이 입고 있던 화려하게 장식되고 윤이 반들반들한 유니폼이 부러워 바라보았지만 이런 종류의 차림새로 주위로 행군하고 다니는 데는 마음이 복잡했다. 나는 리버뷰-도시에서 가장 마법 같은 장소-로 가는 도중에 든 이 악대에 들어 있고 싶었지만 얼간이처럼 차려입고 싶지는 않았다.
소버린이 리버뷰 경연에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 붓는 일은 완전 딴판 그답지 않은 면모였다. 그는 브라스 주자들은 그들 호른을 닦으라고 시켰고 그는 오늘의 늦은 오후 리허설을 우리의 정규 토요일 밴드 연습에다 추가했다. 아마 그의 변화는 훌리오 칸디도의 엄마, 우리 리허설에 참석하기 시작한 관중, 글로리아 아줌마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 악대의 방을 열대의 향수로 가득 채우는데 아줌마의 검은 머리 위 하얀 꽃에서 도저히 다 나올 리가 없을 것 같았다. 훌리오의 아버지는, 살인죄로 수배 중이었고, 몇 년 전에 도로 멕시코로 도망갔다. 칸디도 부인은 밴드 연습에 훌리오를 태워다주었고, 학교든, 어디든지 그녀의 흰색 뷰익 컨버터블에 태워 데려다 주었는데, 웨스턴대로 바로 건너 이탈리아인들 동네에 조폭 소굴, 파비오에서 노래하는 칵테일 웨이트리스로 고용된 여자가 정상적으로 누릴 형편의 차는 아니었다.
악대 방은 실제 하프코트 농구 체육관이었다. 보통은 잘 발효된 땀 냄새가 진동했다. 칸디도 부인은 접이의자에 앉아 농구대 아래, 소매 없는 몸에 쫙 붙는 하얀 색 여름옷을 입고서, 구릿빛 다리는 포개고 앉아, 하얀 하이힐의 발가락을 시드 소버린이 지휘하는 무슨 곡이든 박자 맞춰 공중에서 까닥까닥거렸다. 우리가 체육관 안에서 지휘-없이 방황으로 요란하게 쿵쾅거리는 동안에 그는 사무실 뒤에 우울증에 푹 잠겨 숨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대신에 지휘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칸디도 부인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기 전에 그게 우리 루틴이었다. 약솜은 그의 귀에서 사라졌다. 그는 우리가 리버뷰 경연에서 심사위원들 앞으로 행진하는 동안에-주목을 받을 만한 곡으로, 고전적인 ‘성인들이 행진해 들어갈 때’와 어울릴 법한 조금 현대적인 작품으로 연주할 곡까지 썼다.
“조금은 오리지널 한 것으로,” 밴드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그가 칸디도 부인에게 으스대었다. “무언가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연주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만한 작품으로.”
소버린은 빌 헤일리와 혜성의 히트 곡 “시계를 빙 돌아 흔들어라.Rock around the clock”를 행진 악대용으로 편곡했다.
그의 편곡은 글로켄슈필(철금)들이 “한 시, 두 시, 세 시” 두드리는 일로 시작했고 그런 뒤 전체 밴드가 “락!”하고 고함을 질렀다. 튜바 주자들이 “네 시, 다섯 시, 여섯 시”로 돌아와 연주하면 우리는 “락!”하고 고함을 쳤다. 그런 뒤 다른 악기들-플루트, 코넷, 트롬본들-시계의 남아있는 시간들을 세고, 우리의 마지막 “락!”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 외침이 드럼으로 구두점을 찍으면, 전체 악대가 스윙 행진곡에 착수하게 되고, 우리는 관악기들을 휙휙 스윙 무드로 힘차게 흔들어 연주를 하는 것이다.
칸디도 부인도 행군의 일부로 처막을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해가 창창하고 무더운 날씨였지만 항상 그랬듯 아무리 날이 화창하게 눈부셔도 뷰익 위쪽 덮개를 덮어 둔 채였다. 그럴 거면 왜 컨버터블을 샀는지 나는 궁금증이 들었다.
시드 소버린 역시 소아용 고동색 망토를 걸쳤는데 그가 입고 있으면 삐뚜름한 냅킨처럼 보였다. 그는 악대 지휘자가 빙빙 돌리고 던지는 그런 지휘봉을 들고 우리를 이끌었다. 입가에 담배가 까닥거리고, 음주측정 검문에 선을 따라 똑바로 걸으시오에 절대 통과하지 못할 걸음걸이였다. 그는 잔뜩 취해 정신이 나가 행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아마 말짱한 정신인 채로 여기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캘리포니아 대로로 접어들라고 신호를 보냈다. 칸디도 부인은 붉은 신호등에 걸렸고, 소버린은 우리를 붙들어 두고, 뷰익 역시 캘리포니아로 접어들 때까지 제자리걸음을 시켰다. 그는 우리에게 구역을 한 바퀴 빙 돌아서만 행진을 할 거라고 언질을 주었는데,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보다 훨씬 더 온데다 이미 “성인이 행진하는” 그 네 번째 코러스 주요부에 이르고 있었다. 부인의 하얀 색 컨버터블이 우리를 다시 따라잡자마자, 우리는 몇 블록 더 더글러스 공원 “B”로 가는 고가역으로 행진했다. 불타는 햇빛 속에 엘 고가철로들의 그림자들과 대들보들이 인도를 격자무늬로 수놓았다. 그 안으로 발을 들이니 시원하게 느껴졌고 그림자가 소리에 전하는 반향으로 우리의 연주를 아름답게 꾸몄다. 나는 정거장에서 “B”로 가는 노선전철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활짝 웃는 게 눈에 선했다. 차량 두 개 짜리 엘 기차가 덜커덕거리며 지났고, 제동 거는 강철 바퀴 주위로 우리 내는 소리와 가락이라도 맞추듯이 끼익거렸다. 시드 소버린은 지휘봉으로 우리에게 연주는 멈추기는 하지만 제자리걸음은 지속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는 엘 전철역이 그가 향하려던 지점이고 이제 우리는 소년단 클럽으로 돌아가겠구나 대중을 했다. 이 엘 정거장은 거리지도에는 나타나지 않는 일종의 경계였다. 철로의 동쪽은 암브로스와 투투, 그리고 디시플 갱단의 그래피티들이 줄을 선 리틀 빌리지였고, 서쪽은 좁게 뻗은 임자 없는 무법천지였는데 그 당시에 더글라스 파크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동네가, 인세인 언노운들의 그래피티들로 돋을새김이 되어 있었다.
머리 위 “B” 기차는 문들을 철컥 닫고 도심을 향해 그 원래 리듬으로 덜컹거리며 떠났다.
“오, 예!” 소버린이 마치 기차 출발을 지휘하듯, 지휘봉을 휘두르며 소리를 질렀다. 지휘봉이 이미 그의 홀이 되었다. 그는 칸디도 부인에게 경례를 했고 부인은 모든 창문을 열고서 손을 마주 흔들어주었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뷰익의 내부에서 쓰기에 너무 테가 넓은 픽쳐해트를 쓰고 있었다. 차 덮개를 내려야하는 이유가 하나가 더 느는 셈이다. 소버린은 당당하게 홀을 역에서 내려오는 통근자들에게 내렸다. 그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악대를 보고 그 사람들은 놀란 모습이었다.
“오, 예!” 소버린은 딱히 누구랄 것 없이 함성을 질렀다. “우리 리버뷰까지 죽 행진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나는 시퍼런 번갯불, 미끄럼틀을 쏘아라, 알라딘의 궁전 그리고 원심력으로 벽에 못 박히고, 바닥이 서서히 떨어져나가, 중력을 거스르는 놀이기구, 회전날개(Rotor)를 떠올렸다.
“저치 분명 스피드볼이라도 한 모양이야,” 미구엘 포터가 말했다.
“좋아, 꼬맹이 재즈명수들, 꼬맹이 마리아치들아,” 소버린이 고함쳤다. “좋아, 자 이제 이걸 하자꾸나! 엇하나, 엇둘, 글로켄슈필, 예!”
글록들이 “한 시, 두 시, 세 시”를 땡땡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락!” 소리쳤고 소버린은 조금 폴짝 뛰고 “크아-퍼엉” 고함으로 착륙하였다. 이는 내가 따라 갈 수 있는 노래의 한 소절이었고, 그래서 나 역시 달려들었다. 엘 기차에서 나온 구경꾼들이 응원의 환호를 보냈다. 시드 소버린이 “오 예, 베이비, 튜바! 튜바 소리 좀 들어보자, 베이비, 오 예, 자 들어보자고!” 고함쳤다. 우리는 움파거리며 “네 시, 다섯 시, 여섯,” 그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소버린은 똑바로 앞으로 지휘봉을 가리켰고, “락!”의 포효에, “B” 기차가 쇳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소리에, 우리는 철로 아래를 행진해서 다른 쪽으로 나와 임자 없는 무법지역으로 들어섰다.
보도는 착착 맞춘, 굳건하게 꾸준한, 고동색 대열들 아래 쿵쿵대었고, 처음으로 나는 간신히 음악에 내 자리를 지켰으며 과감히 한발 더 나가 갑자기 레프티 외삼촌의 클라리넷이 혼자 저절로 연주를 하던 꿈이 떠올라, 더 크게 연주를 하였다. 연주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느낌이라, 마치 악대가 우리가 부는 음악이라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 우리 앞에서 활공을 하는 것 같았다. 점점 더 검은 피부의 사람들이, 현관으로 걸어 나오고 위층 창문을 활짝 열고 입을 쩍 벌렸다. 고적대장처럼 지휘봉을 아래위로 흔들며 시드 소버린은 우리가 면책 특권을 지닌 장례식 행렬인 것처럼, 멈추는 법 없이 우리를 멈춤 표지판 사이로 이끌었다. 더글라스 공원의 녹지가 나타나자, 칸디도 부인은 경적을 빵빵거리기 시작했고, 시드 소버린은 지휘봉이 클라리넷인양 투툿 부는 척하고서 “오 예. 베이비, 팡! 팡! 팡! 베이스 드럼!” 고함쳤고 그녀 방향으로 절을 하였다. 그는 분명 부인이 스파이크 존즈의 필치를 더하려고, 자동차 경적을 음악적으로 투툿 울린다고 생각했던 게 틀림없다. 비록 그녀는 진짜로는, 망할 놈아 내 아들 훌리오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느냐?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었지만.
소버린은 우리 가두행진이 점점 더 길어졌다는 것을 눈치 채지도 못했다. 공원에서 소프트볼 놀이를 하던 흑인 아이들 그룹을 끌어 모았다. 더글라스 공원에서 온 다른 아이들이 그들에게 합류했다. 그들은 우리 행렬의 옆 배수로에서 행진을 하고 있었고, 여전히 우리 방향으로 더 많은 인파가 달려오고 있었다. 아마 소버린은 음악이 우리에게 무슨 시혜를 베풀리라고, 그리고 모든 이들이 단순히 우리가 알렉산더의 래그타임 밴드라도 되는 양 재미로 합류하려고 하는구나 생각한 거 같았다.
처음에는 거의 그런 식으로 보였다. 더글라스 공원에 나온 새로운 행진자들은 그들끼리 한껏 즐기는 것 같았다. 우리 유니폼을 보고 비웃고, 뒷걸음질로 행진하고, 우리 횡렬에 부딪히고 “팡! 팡! 팡! 후레자식.” 고함을 쳤다. 샤워모자를 쓴 깡총한 사내가 소버린의 지휘봉 기법을 따라하며 소프트볼 방망이로 우리를 공동지휘했다. 우리 눈을 똑바로 앞을 향하고 우리 측면에 점점 자라는 대혼란은 감지 못한 듯이, 그리고 “너희들 평화를 교란시킨다”는 외침은 못 들은 듯이, 우리는 행군했다. 하지만 샤워 모자 쓴 사내가 갑자기 방망이로 베이스드럼을 후려치고, 대대적으로 비트를 바꾸는 것을 무시하기는 불가능했다. 우리가 공원을 나와 거리를 가로질러 인도를 따라 진행하고 있을 때 위층 창문 하나에 누군가 튜바들 속으로 물 단지를 비웠다. 병 하나가 떨어져 박살이 났다. 목소리들이, “어이! 저기 아래 그 흰둥이 개수작들 집어치워!” 고함쳤다. 베이스 드럼주자는 솜털 보송한 타구봉 트로피를 따려는 한 꼬마와 줄다리기를 하였고, 한편 샤워 모자를 쓰고 방망이 든 사내는 드럼을 두드려대었다.
우리는 2배 구보를 하였고, 3배 구보로, 거의 조깅을 하였으며 그러고도 계속 연주를 했다. 나는 중앙 C음을 웅웅거리는 일로 돌아갔다. 쓰레기의 종이쪽들이 꽃종이처럼 창문과 옥상에서 떨어졌다. 소버린은 머리를 맞았는데, 잠시 소버린 대가리가 터졌나 싶었으나, 그냥 토마토였다. 비틀거리던 그는 정신이 멍한 채로, 우리에게 옆길로 접어들라고 지시를 했다. 칸디도 부인은, 쉴 새 없이 경적을 빵빵거렸고, “훌리오! 훌리오!” 비명을 질렀다. 반쯤 먹은 피자가 아래로 프리스비처럼 떨어져 컨버터블 덮개와 유리창에 후두룩 떨어지자 훌리오가 대열에서 떨어져 나와 차를 향해 달렸다. 총알처럼 차를 몰아가며 칸디도 부인이 와이퍼를 작동시키는 모습이 일견 우스꽝스러웠다. 나도 훌리오와 함께 뷰익에 있었으면 바랐다-덮개가 늘 올려져 있더라는 내 말은 끽소리도 들은 척도 하지 않겠지만-그리고 차가 사라지자 나는 버려졌다는 느낌이었다.
악단 멤버의 트롬본이 이제 팔뚝에 문신이 아니라 아예 갱단 휘장으로 낙인을 찍은 한 사내의 소유로 들어갔고, 이 사람은 쇳소리 입술 방구들을 생성하며 바쁘게 슬라이드를 넣었다 뽑았다하고 있었다. 내 나이 또래 아이가, 아프로 머리 위에 둥지를 지은 화이트 삭스 모자 아래 신이 나서 미소를 지으며 내 클라리넷을 그러잡았다. 나를 잡은 손을 멀리 잡아떼었고 레프티 외삼촌이 캘리포니아에서 돌아와, 내가 외삼촌 악기 잃어버렸다고 둘러대어야 할 생각을 하자 갑작스런 공포가 가득 차올랐다. 악단은 문란한 밀치닥질로 무너져 내렸고 어느새 우리는 관악기와 글로켄슈필을 버리고 달리고 있었다. 고수들은 그들 목에 찼던 걸이에 발이 걸려 넘어졌고, 모든 이들이 다들 알아서 총퇴각을 벌였다. 나는 무리에서 떨어져, 저 아래 또 다른 옆길로 그리고 다른 옆길로 내뺐다.
가려운 망토가 내 뒤에서 펄럭이며 치솟았고, 내 목구멍을 잡아당겼다. 누군가 잡고 나를 무너뜨리기에 완벽하리라. 목소리들이 소리를 치지만 나는 누가 쫓아오는지 돌아보지 않았다. 잘 맞지 않은 모자가 날아갔고, 내 악보가 그리고 다음에 부착용 악보대가 날았지만 나는 클라리넷만은 꼭 쥐고 있었다. 나는 발이 빨랐다, 학교에서 제일 빠른 아이였다. 나는 클라리넷으로는 열 번째이겠지만, 온갖 도보경주에는 일등이었고 PF 플라이어즈(상표명임) 위로 단추로 채운 각반이 마치 날개 달린 뒤꿈치를 더한 것처럼, 한층 더 발을 날렵하게 놀렸다. 나는 주인 없는 무인 지대 방향으로 달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신은 없었다. 거리들이 흐릿했고 옆구리가 당겼지만 계속 달렸다. 충동적으로 나는 캘리포니아 대로로 돌아가는 길로 이어지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옆길로 접어들었다. 내 체육용 신발이 물을 튀겼다. 웅덩이가 아니라 도랑에서 흘러나온 쓰레기들이 소용돌이치는 물길이었다. 거리가 침수가 되었고, 모든 소화전이 열렸으며, 판자들을 간헐천의 입구 안에 끼워놓아, 가압한 물을 부채처럼 펴 프리즘 안개 자욱한 유령 무지개들을 만들었다. 나는 물로 무정부 상태를 표현하는 이상한 동네에, 소화전이 쏟아지는 호반 기슭의 어느 마을에 있었다. 그 거주자들은 몸에 들러붙는 젖은 옷을 입고서 빗발치는 물 사이로 신이 나 뛰어다녔다. 반바지 입은 어린 스페인계 여자 아이가 붉은 소화펌프의 분수 옆에 서서 잔물결 속에 균형을 잡는 것처럼 팔을 벌리고 있었다. 아이는 혼자 소리 내어 노래를 흥얼거렸다. 언어 없는 곡조, 아마 남모르는 소화전펌프 노래인가.
“어이, 클라리넷 소년.” 그녀가 노래로 말을 붙였고 나는 우뚝 멈춰 숨을 고르며 섰다. “아무 거나 연주해 봐.” 말했고 내게 물보라의 장막을 뚫고 다가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리고 내가 거기 속하기라도 한 것처럼, 나는 폭포처럼 층이 진 물의 덮개 아래 그녀가 기다리는 은신처로 발을 들였다.
“너 뭐 듣고 싶은데?” 내가 물었다. 마치 뭐든 연주할 수 있는 것처럼.
'그외(뻘짓) > Stuart Dybek'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ve from dreamsville (0) | 2023.04.08 |
---|---|
I sailed with Magellan PDF (0) | 2023.04.02 |
노래 1 (0) | 2023.04.01 |
Undertow (0) | 2023.04.01 |
병뚜껑 bottle cap, 고양이 여자 (0) | 2023.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