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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기 없는 짓/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the museum of unconditional surrender 33-

by 어정버정 2023. 4. 1.

2019-05-03 

page 33

 

II

 

꽃무늬 표지의 공책

 

그리고 그가 직접 저민다. 그는 그 씨앗들을 특별한 종이조각에 주워 모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갑카에게 잉크를 가져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씨앗을 담고 있는 종이에 내용을 적어 넣는다. ‘이 멜론은 모월모일 먹었다.’ 혹시라도 손님이라도 같이 있었다면, ‘모모씨가 참여했다.’

-V. N 고골 어떻게 이반 이바노비치는 이반 니코포로비치와 싸웠나

 

 

 

1986, 어둑하고 먼지투성이 고미다락의 판자 마룻장을 짚어 모스크바에 속한 화가 일리야 카바코프의 스튜디의 빛 들어오는 공간에 어느새 들어있을 적에 나는 마음속으로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을 했다. 나는 인정받지 못한 쓰레기의 왕, 쿠르트 슈비터스(Kurt Schwitters, 전위적인 독일화가) 계열의 후손의 통치영역에 들어있었다. 이 계열은 매일의 고고학자들이라는 그 비밀스러운 종족들을 성장시켰다. 로버트 라우션버그(팦아트의 선두주자), 페르만데스 아르만, 존 챔벌레인, 앤디 워홀Leonid Sejka(위대한 산더미 쓰레기의 철학자’) 외 다수의 사람들을 키워내었다

 

 

 

이 종족의 러시아 분파는 고골에서부터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들은 정말 그들의 유명한 현대예술의 증기선에 그들과 더불어 오직 고골만 골라 태웠다)까지 흐른다. 그리고 매일에 대고 머리를 박아대는 형식주의자들까지도. byt’ (다른 언어의 동일어보다 러시아어에서 훨씬 많은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be라는 뜻이다) 이런 숨겨진 종족의 가장 기이한 문학사의 인물은 잊힌 아방가르드 작가 콘스탄틴 바지노프(Konstantin Vaginov1899-1934, 러시아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그의 소설 전반에 걸쳐 인물들은 매일의 박물관, byt’을 설립하겠다는 꿈을 꾸는 인물상들이 거닐어 다닌다. 과거의 현대의 폐물들을 모은다는 취지의 협회의 설립자들, 쓰레기, 손톱들, 성냥과 사탕 껍데기들의 수집가들, 사소한 것들의 위대한 체계조직자 하파고니아다(harpagoniada) 소설에서 비견할 수 없는 줄론빈처럼 담배꽁초의 분류사들이다. 이 인물은 분류는 가장 창조적인 활동의 하나이다.’라고 탁자 위에 놓인 모든 담배꽁초들을 재고대장에 기입해 넣고 나서 말한다. ‘근본적으로 분류가 세상의 형상을 만든다. 분류 없이는 어떤 기억도 없다. 분류없이는 현실을 상상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바지로프의 주인공은 곱씹는다.

소련의 시대가 종말을 맞고 있다고 감지하고서 똑같은 일을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후예들이 러시아 대안 예술가들이 한 30년 후에 떠맡았다. 모스크바 예술가 일리야 카바코프는 현실을 이해하는 그의 프로젝트로 무엇보다 먼저 오래전 신문에 소련에 관한 여러 권의 책 중에서, 오래된 영화 포스터에서, 기록되었던 대로 정확하게, 장면들을 그려서 시작했다. 이 장면들은, 말하자면, 소비자의 의식 하에, 소련의 전형적으로 도상학적으로 이미 표현할 수 있을 것들이다.

그런 식으로 카바코프의 그림 속에서, 극현실주의와 사회주의 현실주의가 혼란스러운, 아이러니한 연결을 맺게 된다. 이 그림들 속에 소비에트의 매일의 삶이 현실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사회주의적 현실주의 예술 속에서 발달되었기에 매일/byt’의 은유서술이다.카바코프의 그림 속 매일은 시대에 적응을 하고 이전의 정형화된 사회주의식 현실주의자 얼굴과 통합을 한 것 같다. 그래서 그림들 중에 카파코프는 1937년 사회주의 현실주의자 전시회에 헌정된 앨범에서 난 한 사회주의 현실주의자의 복제품을 복사한다. ‘고고학자 카바코프는 일상사에서 (사실에 기반을 둔) 재료들을 끌어다 썼다. 소비에트 앨범은 그런 재료의 합법적인 부분이다.

카바코프의 그림들에서 원문은 때로는 완전히 회화요소를 삭제된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캔버스에 카바코프는 소비에트의 매일의 문서들을 복제하고 확대할 것이다. 기차열차표, 하우스 준수사항, 게시판 공고물, 다양한 소비에트 서류들과 형식들동시에 카바코프의 예술적인 개입은 아주 적어, 그저 단순히 소비에트 일상사에서, 소통의 형태(게시판과 광고판) 그리고 전갈의 내용들 (하우스 준수사항들) 둘에서 모든 것을 가져온다. 이처럼 확대를 하여 그 전갈은 몇 가지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장식적인 기능을 얻어 의미가 전혀 없는 요식적인 담론으로, 새로운 읽기를 불러들이는 텍스트로, 공식적인 예술 (하우스 준수사항의 목록은 또한 예술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에 대한 개념적인 도발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카바코프 자신은 하지만 어떤 해석의 제안도 내어놓지 않는다. 확대된 광고판에 옮겨놓은 관료화된 매일의 삶의 재료는 관찰자/독자가 부득이 그 자신의 의미로 읽도록 강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