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02
2 장
열두 살이 넘자, 할머니는 우리를 밖으로 내쳐서 여름에 인생을 맛보고 돈벌이의 기초를 익히라고 멀리 떠나보냈다. 물론 그 전에도 그녀는 내가 할 만한 일을 찾아주었다. 정신박약 어린이를 위한 아침 수업이 있었는데, 조지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난 뒤에는 나는 실베스터 스타 극장에 출두해 광고전단을 나눠주었다. 할머니가 공원에 있던 노인정에서 알게 된 실베스터의 아버지와 할머니가 주선을 벌인 일이다.
화창한 날씨가-따뜻하고 바람 없는 날씨를 할머니는 좋아했다-우리 아파트 후미까지 이르면 할머니는 그녀의 방으로 가 아직 몸집이 있던 시절의 유물인 코르셋과 검정 드레스를 걸쳤다. 엄마는 할머니 차를 한 병을 마련을 해주면 꽃을 단 샤포 모자에 오소리 집게발로 어깨 위에 잠그는 꼬리로 만든 털목도리를 두르고 할머니는 공원으로 갔다. 읽을 작정은 아닌 책 하나를 들고서. 노인 정자에서는 책을 읽기에는 너무 말이 많았다. 결혼이 이뤄지는 곳이 이곳이었다. 늙은 무신론자가 죽은 지 일 년 남짓, 안티콜 부인은 거기서 두 번째 남편을 찾았다. 이 홀아비는 그저 결혼을 하겠다는 목표로 아이오와 시에서 내려왔고 그들이 결혼한 뒤에 남자가 부인을 집의 죄수처럼 가둬놓고 그녀의 모든 유산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서명을 하게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할머니는 측은하다거나 동정하지 않았다. ‘불쌍한 버사,’라고만 했지만 그녀의 월등한 유머로, 아주 가늘고 바이올린 줄처럼 조롱 가득한 말투였다. 할머니 자신은 그런 종류의 재혼에 취미가 없다는 점을 아주 명예롭게 생각했다. 나는 모든 늙은이들이 그들의 젊은 시절에 얻으려고 애쓰던 일은 내려놓게 된다고 생각하는 일은 오래전에 중단했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그렇게-‘나 같은 늙은 바바’-믿도록 하는 일이 그녀가 원하는 바였다. 그에 따라 허영을 한쪽으로 치워버린 사심 없는 늙은이의 지혜로 그녀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할머니가 한 번도 결혼신청을 받은 적이 없다면, 그래도 전혀 차이가 없으리란 보장하기는 어렵다. 할머니는 아무 이유 없이 안나 카레니나나, 여기서 짚고 넘겨야할 다른 애독서 마농 레스코에 열광을 할 리가 만무하다. 기분이 맞으면 그녀는 허리며 엉덩이를 뽐내며 다녔고, 내가 아는 한 할머니는 어떤 영광도 영향력도 놓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할머니가 침실로 들어가 코르셋 끈을 묶거나 머리를 위로 말아 올리는 일이 몸에 밴 습관인 때문만이 아니라 70대 브론스키나 데 그르외의 눈을 끌기 위해서임이 확연해 보였다. 나는 때로 노랗게 검버섯이 피고 주름과 메마른 앞머리를 뚫고, 더 젊고 원망 가득한 여성을 그 눈 속에서 일부러 찾아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할머니 스스로가 정자에서 무엇을 쫓고 있건, 그녀는 우리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실베스터 노인을 통해 전단지 일을 내게 얻어주었다. 노인은 하얀 덕스(ducks) 바지와 흰색 골퍼 모자를 써서 ‘제빵사’라고 불렸다. 그는 마비가 있었고, 이로 기우뚱거리며 다닌다고 놀림을 받았지만 하지만 그는 청결했고, 말도 간결했으며, 핏발 선 눈으로 노리는 데도 진지했고, 그의 하얀 말편자 모양 콧수염의 곡선에서 그대로 묻어나는 용기를 짜내어, 남은 짧은 삶을 잘 감수하고 있었다. 아마 할머니는 열을 내어 평소처럼 그녀가 보호하고 있는 가족에 대해 그에게 광고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실베스터는 아들을 만나 보라고 나를 데려갔다. 아들은 돈이나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늘 진땀을 빼고 근심을 하는 젊은이였다. 무언가, 그늘진 그의 사업, 두 시에 텅 빈 좌석들, 그와 영사실의 기사 말고 들려줄 사람 없는 바이올린 연주자 등을 끔찍해하며 그는 진저리 쳤고, 내게 25센트를 주는 데도 오만상을 찌푸렸으며, 아까운 마음에 행동이 거칠었다. 그는 ‘전단지를 하수구에 쑤셔 넣는 꼬맹이들이 있었지. 내가 혹시라도 이를 발견한다면 안 될 일이지, 이를 확인할 방도는 여러 가지야.’ 그래서 나는 그가 배포 길에 한 블록 정도는 나를 미행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나는 거리에서 벗겨지기 시작하는 가는 머리카락을 지닌 그의 머리 그리고 걱정으로 상한, 곰처럼 갈색인 두 눈을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남들 보기 좋게 속아 넘긴다고 자만하는 여느 놈팽이라도 맞상대할 나만의 트릭이 몇 개 있지.’하고 그는 내게 경고했다. 하지만 그가 나는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처음에는 요령피우지 않기도 했고, 그의 지침에 따라 전단지를 둥글게 말아 초인종 위의 둥근 청동입구에 찔러 넣어, 우편함을 엉망으로 만들어 그가 우체국의 미움을 받을 일은 없게 하자, 그는 내게 셀처와 터키 과자를 사주었고 내가 조금만 더 자라면 입장권 받는 사람으로 삼거나 그가 하나 마련할 생각인 팝콘 기계를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는 언젠가는 그는 매니저를 한 명 고용할 것이고 아머 인스티튜트(일리노이 공대 전신)으로 돌아가 공학학위를 마칠 거라고 했다. 마치기까지 겨우 이년 남았고, 그의 아내도 이를 끝내라고 쫓아다니며 닦달을 하였다. 그는 아마도 진료소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를 나이보다 크게 보고, 내게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종종 그랬지만 나는 그가 하는 말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
어쨌거나 그는 조금 잘못 보고 있었다. 왜냐면 그가 다른 소년들이 전단지를 하수구에 통째로 내다버리더라는 말을 하자 나라고 그렇게 못하란 법 없다고 느꼈고 나는 기회만 노렸다. 아니, 내가 처벌을 위해 세워진 것 같은 학교로 정오에 조지를 데리러 갔을 때 조지의 얼간이 반의 아이들에게 뭉치를 나눠주었다. 학교는 얼음집과 인근에서 가장 큰 관공장과 똑같은 벽돌로 지어져 있었다. 저 세상 너머 쩌렁거리는, 엄청나게 음울한, 눈으로 한참을 가늠해봐야 하는 천장을 지녔으며, 나무바닥은 행진으로 자국이 길게 났다. 여름에, 건물의 한 구석을 정신박약아들을 위해 개방을 하였고, 들어서면, 얼음저장고의 물보라를 싹뚝싹뚝 자르기, 종이 사슬 만들며 옹알거리는 시끌시끌 소리, 그리고 교사들의 지시들과 맞바꾸게 된다. 나는 계단에 앉아 남은 전단지를 배분을 하였으며 수업이 끝나 조지를 내보면 조지는 이를 없애는 일을 도왔다. 그런 뒤 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가 위니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그는 낯선 개들을 무서워했다. 그리고 그가 위니 냄새를 담고 다니니 개들을 끌어 모았다. 개들은 항상 조지의 다리를 킁킁거렸고 나는 돌을 들고 다니다 개들에게 던졌다.
이로 작년 한가한 여름은 끝났다. 다음해 여름은, 학기가 끝나자마자 사이먼은 미시건에 있는 리조트 호텔에 사환으로 일하러 보내지고, 나는 노스 사이드에 있는 코블린의 신문배달을 돕기 위해서 코블린 댁으로 갔다. 나는 거기로 옮겨가야 했다. 왜냐면 신문은 아침 4시에 배분소에 들어왔고 우리는 전차로 30분은 족히 떨어진 곳에서 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엄밀히 내가 완전히 낯선 사람의 수중에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안나 코블린은 어머니의 사촌이었고 그에 따라 나는 친척으로 간주되었다. 하이먼 코블린은 자신의 포드 차로 나를 데리러 왔다. 내가 집을 떠나자 조지가 울며불며 법석을 피웠다. 그는 나름대로 엄마는 노부인의 금지령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있었다. 조지는 하는 수 없이 거실에 가둬야 했다. 나는 그를 난로 옆에 앉히고 떠났다. 안나는 모든 사람을 다 합친 만큼 눈물을 흘리고 내가 집을 떠나 상심해 벙어리로 얼이 빠져 있는 모습을 보고, 집의 문간에서 내게 키스로 축축하게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상심은 나로서는 아주 일시적인 잠깐 스치는 감정이었으며, 거의, 이를테면, 두 아들이 때 이르게 징집되어 신고(辛苦)를 치르는 모습을 보게 된 엄마에게서 빌린 감정이었다. 하지만 나를 두고 절충안 협상을 이끌었던 안나 코블린, 그녀가 제일 많이 울었다. 발은 맨발이고 그녀 머리카락은 크게 부풀고, 검정 드레스는 단추를 잘못 채웠다. ‘나는 너를 내 아들처럼 대하마, 내 아들 하워드처럼.’하고 그녀가 약속했다. 그녀는 내 손에서 캔버스 천 세탁 자루를 빼앗고, 부엌과 화장실 사이 하워드의 방에 집어넣었다.
하워드는 도망갔다. 장의사 아들 조우 킨즈먼과 함께. 그는 나이를 속이고 해병대에 지원을 했다. 그들 가족들이 그들을 빼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이 이들은 니카라과에 배로 이송되어 산디노와 그 반란군들과 싸웠다. 그녀는 아들이 벌써 죽은 사람인양 무척이나 슬퍼했다. 그리고 그녀는 엄청난 크기와 무시무시한 에너지의 체질로 온갖 것들을 과도하게 생성했다. 신체적인 것들도 그래서, 사마귀, 물집, 머리카락은, 앞이마에 불룩 솟았으며 목에 엄청 몰려 있었다. 그녀는 아무도 무시 못 할 정도로 아름답게 그리고 명료하게 돌돌 말린 불그스름한 머리카락이 머릿가죽에서 솟아나왔고 치솟아 나와 넓게 퍼지듯이 얽혔다. 뒤통수에서 오리꼬리 모양으로 잘라 귀 위로 높이 비져 나왔다. 원래 힘찬 그녀 목소리는 울음과 천식으로 가다가다 잠겼고, 눈의 흰자위는 같은 이유로 검붉었다. 붉게 달아오른, 비통한 얼굴은, 처량했고 그녀의 기백은 사람들이 그녀보다 훨씬 끔찍하게 사나운 운명에 체념을 할 수 있을 막연한 심려와 생각에는 길이 들지 않았다. 로쉬 할머니가, 본질적으로 평소 같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사정없이 간추려서 말씀하신 대로 그런 처지의 여자가 무얼 바라겠느냐?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녀의 형제들이 그녀의 남편을 찾아 주었고, 남편에게 사업체를 사주었고, 그녀는 두 아이와 자신의 집과 그 외에도 자그마한 부동산 부지들을 지니고 있었다. 저는 여전히 워바슈 대로의 루프 지구 위에, 제가 일을 시작을 했던 여성모자 공장에 있을 수도 있어요. 이런 말을 토로하였다고, 사촌 안나가 할머니와 말을 나누러 와서-사람들이 현명한 여인에게 오듯이-했다고 들었다. 정장 모자, 구두에 몸을 차곡차곡 쌓아 넣고 부엌 거울의 자신을 바라보며 앉아서. 무심코 어쩌다가 아니라, 착실히, 단호하게, 분노에 찬 발언이었다. 가장 쓰라린 순간에도, 입이 눈물로 옆으로 아주 널찍하게 벌어져도 그녀는 이런 관찰을 지속했다. 엄마는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가스 불 위에서 닭을 거슬리고 있었다.
‘다라가야, 아들에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아들은 돌아올 거야.’ 안나가 훌쩍이는 동안에 늙은 여인이 말했다. ‘다른 어머니들도 아들을 거기 두었어.’
‘내가 장의사 아들과 그만 어울려 다니라고 했는데. 무슨 그런 친구가 있어요? 그 녀석이 아들을 그런 데다 끌고 갔어요.’
그녀는 킨즈먼 가족을 죽음을 불러들이는 사람들이라고 깔보았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녀는 장을 보러 갈 때 킨즈먼 장례식장을 피하기 위해 한 구역을 빙 둘러 갔다. 비록 항상 킨즈먼 부인 앞에서 으스대긴 하지만, 크고 팔팔하고 미심쩍어 보이는 이 부인은 어느 단체 자매회원에, 집안의 친구였다. 부유한 킨즈먼 가족, 은행원이었던 코블린의 삼촌은 킨즈먼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렀고, 프리들 코블린과 킨즈먼의 딸은 같은 웅변술 선생에게 다녔다. 그 집 딸은 감시하는 천사가 손을 석탄으로 인도하던 모세와 같은 장애를 갖고 있었다. 프리들과 그녀는 말을 더듬거렸는데, 나중에는 유창한 달변가로 변모했다. 몇 년 후에 내가 핫도그를 팔고 있던 축구 경기장에서,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그날 하얀 모자를 쓰고 있던 나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나는 ‘서리가 펀킨에 내릴 때,’ 이런 말로 코치를 받던 그녀가 기억이 났다. 그리고 또한 내가 자라면 프리들과 결혼해야 한다고 하던 안나의 맹세도 떠올랐다. 나를 바싹 안고, 그날 그 집 현관에서 눈물바람의 환영 인사가 그랬다. ‘들어 봐, 오기, 너는 내 아들이 될 거다, 사위, 내 딸의 남편, mein kind!’ 이 순간에 안나는 하워드는 다시 한 번 죽은 사람 취급하였다.
그녀는 이런 결혼 계획을 늘 펼치고 있었다. 내가 잔디 기계 날을 갈고 있다가 손을 베자, 그녀는 ‘혼인날 전까지는 나을 거’라고 말했고 그리고 나서 ‘이왕 결혼할 바에 평생 알고 지내던 사람과 결혼이 나아. 내가 보장하지. 이방인들보다 나쁜 것도 없어. 내 말 들었니? 새겨들어!’ 그렇게 그녀는 미래의 지도를 그렸다. 작은 프리들이 그녀를 아주 빼닮아서 그녀는 일찍이 내다보이는 딸의 어려움을 감수하였다. 그녀 자신은 오라비의 저속한 섭리로 내몰려야 했다. 그녀를 도와줄 어머니는 없었다. 그리고 아마 그녀에게 남편감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이들은 가져보지도 못했다는 숨 막히는 본능의 힘에 짓눌려 파괴되었을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없는 아이들을 위해 떨구는 눈물에 오필리어의 개울물처럼 확실히 익사를 했을 것이다. 빨리 결혼할수록 더 나았다. 안나의 고향에서는 어쨌거나 어린 시절이 장려되는 데가 아니었다. 그녀 자신의 어머니는 열셋 혹은 열넷에 시집을 갔다. 그러니 프리들은 4년 혹은 오년 밖에 남지 않았다. 안나 자신은 이 상한선을 적어도 십오 년이나 지나서 결혼했으니, 아마 코블린과 결혼하기 전 마지막 몇 년은 공포스러운 비탄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안나는 이미 모든 소년들을 예비 후보 삼아, 유세에 돌입하였다. 내 생각에 나만 유일하지는 않았고, 당분간은 가장 소용에 닿는 후보였을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프리들은 음악과 무용 웅변술까지 교습을 받아 다듬고 이웃의 최고 사교계에 들어갔다. 다른 이유랄 것도 없이 이런 이유로 안나는 여성 단체에 멤버가 되었다. 그녀는 또한 우울하고 집에만 착 달라붙은 여성이라서 자선행사나 바자회에 나가려면 엄청 대단한 목적이 필요했다.
그녀의 아이를 무시하는 누구라도 그녀는 포악하게 적대시하였고 불리한 소문들을 퍼뜨렸다. ‘피아노 선생이 직접 내게 말했어요. 매일 토요일 같은 일이 벌어진대요. 그녀가 미니 카슨을 가르치려 가면, 집 주인이 그녀를 문 뒤로 끌어당기려 한다네요.’ 사실이든 아니든, 이는 곧 그녀의 확신으로 자랐다. 그녀에게 정면으로 대항하건 선생이 그녀를 찾아와 그만하라고 간청을 하건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카슨 댁은 프리들을 생일 파티에 초대를 하지 않았으니, 그로 자신들은 코르시아 섬사람의 준엄함과 순수한 몰두 정신을 지닌 적을 상대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하워드가 달아나고 나니 그녀의 모든 적들은 지옥의 중개상과 대리인들로 연루가 되었다 어림잡고 침대에 누워 그들을 저주하며 울고 불었다. ‘하나님, 만물의 주인이시여, 그들의 손과 발이 시들어빠지고 머리는 메말라 타들어가게 하소서.’ 등등, 다른 거창한 망상적인 저주들이 그녀에게 일상사의 언어가 되었다. 그녀는 앞마당의 빛 가리개와 개오동나무로 누그러진 여름 햇살 아래 습포, 수건, 해진 천으로 등에 대고 납작 누워 그녀는 상당한 고도의 몸통을 선보였고, 발바닥은 흑연 마석처럼 홑이불 바깥으로 반짝였다. 나폴레옹의 스페인 군사작전으로 망가진 마을의 전쟁 사상자의 발이었다. 전등 스위치의 긴 줄 위에 파리들이 계층을 이루며 타고 있었다. 한편으로 그녀는 숨을 헐떡이고 고통과 공포로 제 살을 도려내고 있었다. 그녀는 최후의 심판일까지 천국에서 이브와 한나가 이끄는 고통받는 어머니들의 무리에 속해서 심하게 망가진 머리를 하고 다닐 순교자의 의지를 지니고 있었다. 왜냐면 안나는 끔찍하게 종교적이었고 그 자신만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천국과 영원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그녀는 사물들을 분할을 하고, 납작하게 누르고, 피사의 사탑의 단과 마루들처럼 당겨보는 반면에, 니카라과는 세상 지름의 두 배 되는 거리에 있었고, 밴텀 닭 산디노가-그리고 어떤 사람인지 그녀에게는 상상력 밖의 인물-그의 아들을 죽이고 있었다.
한편 집의 추저분함이란, 특히나 지저분한 부엌은 굉장했다. 그럼에도 퉁퉁 붓고 붉어진 눈으로, 천천히 맨발로 걸어, 알아들을 수 없이 전화통에 대고 소리쳤고, 마침내 왕족 수준으로까지 상승시키는 아주 멋진 머리카락으로 붉게 타오르는 얼굴로, 그녀는 때로 해야 할 일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갔다. 남자들이 먹을 식사들을 시간 맞춰 차려주고, 프리들이 연습을 하고 리허설 하는 일을 보살폈고, 코블린 직접 할 수 있게 근처에 당장 없을 때는 수금된 돈을 점검하고, 세고, 분류하고 동전들을 종이로 말았으며, 새 구독 신청은 처리하기도 했다.
‘Der…jener…오우기, 전화 울렸어. 들었니! 그 사람들에게 토요일 오후판은 이제 가외라고 잊지 말고 말해!’
그리고 내가 하워드의 색소폰을 불어보려고 했을 때 나는 그녀가 얼마나 빨리 침대를 벗어나 집을 가로질러 올 수 있는지 깨우치게 되었다. 그녀는 문을 와락 열고 들이닥쳐 내게서 이를 낚아채고 소리를 질렀다. ‘벌써부터 사람들이 아들 물건들을 앗아가고 있는데!’ 그 성화에 내 거죽이 머리와 목 전체 아래로 잡아당겨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사위 아들은-솔직히, 오직 장래의 아들-그녀의 아들에 비견하여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보았다. 그녀는 내가 그녀 때문에 겁먹은 줄은 감지했지만, 그날은 나를 용서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실제 느낀 것보다 덜 상처 입은 것처럼 보였으리라 짐작한다. 그래서 그녀는 내가 뉘우치고 잘못을 깨닫는 사람이 아니라고 짐작했다. 실제로는 내가 원한을 품을 만한 힘이 없다는 점이 더 맞을 것이다. 사이먼이나 옛날 남부의 명예와 그 자신의 결투 규칙 위험천만의 태연함 그런 시대적인 정신을 지녔지 나는 안 그랬다. 그런 점 외에도 그렇게 엄청난 사람에게 원한을 품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녀가 내 손에서 색소폰을 잡아당기는 동안에도 그녀는 긴 서랍장 꼭대기의 작은 거울 속의 자신의 반영을 뒤쫓고 있었다. 나는 덧창과 기구들이 있는 지하 저장고로 내려갔다. 거기서, 나는 다만 로쉬 할머니가 그대로 돌려보낼 것이기에 집으로 당장 떠날 수도 없다고 판단한 뒤에 나는 왜 변기에 물이 똑똑 떨어지나 흥미를 갖고 물통의 뚜껑을 열어보았고, 부엌 바닥이 휘청이고 쿵쾅거리며 삐걱거리는 동안에 거기 아래서, 어쭙잖게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집이 다 흔들리는 저 소리는 분명 안나의 덩치 우람한 남동생 파이브 프로퍼티즈일 것이다. 긴팔에 구부정한 어깨, 목에서 무슨 줄기처럼 독창적으로 무리 진 두꺼운 근육이 자라난 머리, 녹색을 띤 갈색의 보드라운 머리카락, 눈은 완전히 투명한 녹색인데 원초적이며, 가소로운 듯이 가늠을 하고, 원초적인 단순함을 지닌 에스키모의 미소로 입이 벌어지면 높은 잇몸에 파묻힌 에스키모의 이빨이 드러났다. 신이 나서 장난치는 솔직하지 못한 인상, 부를 두고 다투는 큰 발의 도전자였다. 그는 우유배달차를 운전했다. 운전수가 조타수처럼 일어서는 곳마다, 병들과 철사로 묶은 나무 상자들이 미친 듯이 부딪혀대는 아주 신명나는 직업 중의 하나였다. 그는 나를 그의 배달경로에 몇 번 데리고 갔고 그가 서둘러 빈병 치우는 일을 돕자 반 달러를 주었다. 내가 전체 상자를 다루어 보려고 시험을 하자 그는 내 갈비며, 허벅지와 팔을 더듬거려 보았고-이는 그가 자주 하는 일이었다-그리고 ‘아직은 아니야. 아직 기다려야겠어,’하고 말하고서 직접 이를 날라, 아이스박스 옆에 콰당 내려다놓았다. 그는 그가 들르는 조용하고 작은 라드 냄새 가득한 폴란드인 식품점들, 구멍만 찍거나 머리를 맞잡고 농으로 드잡이를 벌이거나, 이탈리아인들에게 이탈리아 어로 ‘풍구우(fungoo)’,욕설을 해대고 그들에게 뻣뻣한 팔로 뭉텅 엿먹어라, 털어내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나름 엄청 즐기며 살았다. 그리고 아주 빠릿빠릿한 사람이라고, 그의 누나가 말했다. 그가 러시아인들과 독일인의 시체를 실은 마차를 폴란드인 농장에 있던 장지에 몰아 제국의 몰락에 작으나마 힘을 보탰던 게 아주 그리 옛날이 아니었다. 이제 그는 은행에 저금한 돈이 있었고, 낙농장에 가축이 있었고, 그는 이디쉬어 극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뒤똥거리며 으스대는 기업사냥꾼, ‘파이브 프로페티스. 플렌테 머니Five prope’ties. Plente money‘의 걸음걸이를 주워 익혔다.
일요일 아침에, 풍선 행상아치가 달콤하고 잔잔한, 잎이 무성한 거리와 푸른 하늘 아래 가만히 돌아다니면, 흰색 정장을 입고 세심하게 이를 쑤시고, 밀짚모자 아래 스키타이 인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내리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왔다. 그럼에도 그는 주중의 우유 냄새를 벗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아침에 그의 모습은 얼마나 근사한지, 바람에 살갗이 타고 원기왕성하게, 이빨, 잇몸 그리고 뺨이 터지는 웃음에 동참을 하고 있었다. 그는 눈물로 시무룩한 구리 빛 눈동자의 누나를 꼬집었다.
‘아니치카.’
‘가, 아침 준비 되었어.’
‘파이브 프로페티스, 플렌테 머니.’
뚱하게 저항하던 그녀 얼굴이 미소가 슬그머니 번졌다. 어쨌거나 그녀는 남동생을 사랑했다.
‘아니이카.’
‘가! 내 아이가 실종되었어. 세상이 엉망진창이야.’
‘파이브 프로페티스.’
‘바보짓 하지 마. 너도 네 자식들을 가지겠지, 그럼 너도 베티그wehtig(멜랑콜리)가 뭔지 알게 될 거야.‘
파이브 프로퍼티즈는 없는 사람이나 죽은 사람에 대해 전혀 마음을 두지 않았고 이를 공공연히 떠들었다. 내가 무슨 상관이람. 총성과 폭발을 뚫고 뻣뻣한 시체가 그의 포장마차에서 덜컹거리고 있는 사이, 그는 그들 부츠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가 할 말이 있으면 보통은 스파르타 혹은 고대 로마 총독 식으로 빠르게 딱딱하게 했다. ‘탄약 냄새를 안 맡고 전쟁에 나갈 수 없지.’ ‘할머니가 바퀴만 있으면 수레가 되겠어.’ ‘개와 잠들면 벼룩으로 잠을 깬다.’ ‘밤 먹는 자리에는 똥 누지 마라.’ 다 뭉뚱거려 이르게 된 단순한 하나의 교훈, ‘자신 말고 비난할 사람은 없다.’ 혹은 프랑스 식으로-왜냐면 나도 시간을 들여 세계의 수도에서 보냈으니까-‘Tu l’as voulu, Georges Dandin.‘이었다. (말리에르 연극 대사, 네가 벌어들인 일이잖아, 조르쥬 당뎅’)
그러니 파이브 프라퍼티즈가 조카의 입대에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 지 알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누나에게 그런 말을 아꼈다.
‘더 무얼 바라는 거야? 지난주에 조카가 편지를 썼잖아.’
‘지난 주! 그럼 그 사이는 어쩌고?’ 그녀가 말했다.
‘그 사이에 그 아이는 자신을 간질이고 꼭 껴안아 줄 작은 인디언 여자아이를 구했겠지.’
‘내 아들은 안 그래,’ 부엌 거울로 눈을 돌리며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사실 누군가 얻어 살림을 차린 것 같았다. 조 킨즈먼은 그의 아버지에게 손에 손을 잡고 짧은 치마를 걸친 직모를 지닌 원주민 여자 둘의 스냅촬영 사진을 아무 부언설명은 없이 보냈다. 킨즈머은 이를 코블린에게 보여주었다. 아버지들은 딱히 불쾌해하진 않았다. 적어도 서로에게 불쾌감을 내보이는 일은 적절치 않다고 여겼다. 그와 반대였다. 하지만 사촌 안나는 그 사진 소실을 듣지 못했다.
코블린은 나름 자신의 아버지로서의 걱정들이 있었다. 하지만 킨즈먼을 적대시하는 안나 같은 분노는 아니어서, 그는 그와 사무실에서 필요한 연락을 유지하였다. 당연히 장의사가 그 집에 들어올 수는 없었으니까. 전반적으로 말해서, 코블린의 주요 노선은 여하튼 바깥이었고, 재미없는 속도로 꾸준히 움직이는 삶을 살고 있었다. 안나나 남동생과 비견하면 그는 일견 작아보였지만, 진짜 적당한 크기에, 다부진 체격이었다. 머리카락 전체가 깨끗이 쓸고 지난 듯 대머리였고, 얼굴 생김새도 크고, 둥글고 반반하고, 눈자위는 불룩한데 놀려먹기 거의 좋을 만큼 이 눈을 자꾸 깜박거리는 버릇이 있었다. 이런 그의 틱 경련을 유순함으로 일반적으로 치부해버린다면, 글쎄다. 인류의 경험을 기만하도록 발달하는 유형과 습관들이 있긴 하다. 그는 안나나 파이브 프라퍼티즈나 다른 가족들에게 꿀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상당히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었고, 그 자신의 동기도 가지고 있고 한바탕 싸움을 벌이면 자칫 위험스러운 인물로 돌변하는 사람의 그런 결단력도 지녀서 자신 나름의 맞는 방식들 또 확실히 확립했다. 그렇게 안나가 항복하고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그의 셔츠는 항상 옷깃에 고래뼈대 조각들을 넣어 따로 넣어두었고, 아침에 배달에서 돌아왔을 때 먹는 두 번째 음식에는 콘플레이크와 완숙 계란들이 들어있게 되었다.
엄청나게 전적으로 개성 가득한 식사는 양도 엄청났다. 안나가 먹는 일을 중시하는 믿음이 깊었다. 소금이나 후추나 버터나 소스나 안 든 마카로니 대접들, 골(골) 스튜와 폐 스튜들, 약간의 송아지 털이 들어간 송아지 족발 젤리와 저민 달걀, 차갑게 식초절임한 생선, 빵가루 채운 소의 양요리, 통조림 콘 챠우더, 대형 오렌지 탄산수 병들. 이 모든 것들은 파이브 프라퍼티즈와는 잘 맞았다. 손가락으로 빵에 버터를 발라먹는 사람이니. 더 나은 매너로 식사를 하는 코블린은 불평도 하지 않고 당연한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배달업자 모임으로 도심지역에 갔을 때는 다른 식의 먹거리로 상찬을 벌인 것을 안다.
우선, 그는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처럼 자루 가득 신문을 넣고 배달 돌던 낡은 체크무늬 배달 옷을 새 체크옷으로 갈아입었다. 스냅브림의 탐정용 펠트 모자를 쓰고 발가락 부위가 큰 신발을 신고, 장부와 트리뷴지를 한 부 끼고서, 검프 가족(시카코 트리뷴지 코믹), 운동경기 결과들, 주식 시세-그는 투기를 벌였다-또한 갱단 전쟁 소식, 시서로에 콜로시모와 카포네 주변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려고, 노스 사이드 오바니언즈, 그 당시 오바니온은 방아쇠를 지그시 쥐고 있던 어떤 친구의 총에 맞아 자신의 꽃밭에서 숨졌기 때문에 소식을 따라잡으려고,-아무튼 이를 지니고 코블린은 애쉬랜드 차에 올랐다. 점심으로 그는 좋은 식당에 갔다. 혹은 보스톤 콩요리와 갈색 빵을 먹으러 레이크 가게에 갔다. 그런 뒤 모임에 참석하는데 거긴 유통 관리자가 일장 연설을 했고, 그런 뒤에 루프 지역 남쪽 끝에서 파이 아라모드와 커피, 헤이마켓이나 리알토에서, 혹은 통속적인 희가극 쇼가 뒤를 이었다. 혹은 농장 출신이나 흑인 여자들이 고되고 따분한 일을 하는 더 싼 극장 중의 하나에, 한 가지 목적에 좀 더 염두를 두고, 오락은 덜한 그런 데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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