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8-11
샘그래스씨, 에이드리언 포손 경, 헝가리인들, 수사, 브라이즈헤드, 세바스찬, 코델리아는 모두 크리스마스 파티에 남았다.
종교가 집안 곳곳에서 두드러졌다. 매일 미사와 기도를, 예배실에서 아침, 녁으로 드린다는 그 실천뿐만 아니라 모든 교류에서도 쳐났다. ‘우리는 찰스를 가톨릭으로 만들어야 해.’라고 레이디 마치메인을 말을 했고 내가 방문하고 있는 동안에 대화의 주제를 교묘하게 신성한 자비로 몰고 가는 때면 우리는 많은 작은 잡담을 같이 나누었다. 처음 이런 일을 치른 뒤 세바스찬은 ‘엄마가 너하고 ’작은 잡담‘이라는 대화를 가졌었지? 엄마가 항상 하는 일이야. 진짜 안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잡담하러 오라고 불러간다거나 의식적으로 이끌어 가는 적은 결코 없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그녀가 친근하게 대화를 바라는 때면 어느새 그녀와 단둘이 남게 되었고, 여름이면 늘 하던 호수의 산책을 하다가 혹은 담장이 쳐진 장미 정원의 구석에서, 겨울이라면 2층에 있던 그녀의 응접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이 방은 전부 그녀 자신의 방이었다. 그녀는 그 응접실을 그 자신으로 여기고 또 그렇게 바꿨다. 그래서 방을 들어서면 마치 다른 집에 들어선 것 같았다. 그녀는 방의 천장을 낮추고 이런 모습 혹은 저런 모습을 하며 각 방을 우아하게 꾸미던 정교한 처마의 돌림띠(cornice)는 온데 간데 없애버렸고 벽은 한때 양단으로 판을 대어져 있었지만 벗겨내고 푸른색으로 겹바른 뒤 취향과 관련 있는 수많은 작은 수채화 그림들을 점점이 걸었다. 공기는 신선한 꽃향기와 퀴퀴한 포푸리로 달콤하였다. 그녀의 서재는 부드러운 가죽 장정에 많이 읽는 시집과 경건한 작품들로 작은 장미나무 책장을 채우고 있었다. 벽난로 선반은 작은 개인적인 보물들, 상아색 성모, 성 요셉의 석고 모형, 세 명의 군인 남동생의 사후 세밀화 등으로 빼곡히 덮여있었다. 세바스찬과 내가 브라이즈헤드에 홀로 머물던 멋진 8월에는 우리는 세바스찬 어머니의 방은 발을 들이지 않았었다.
나눈 대화의 조각들이 방에 대한 기억과 함께 다시 떠오른다. 그녀가 하던 말이 기억난다. ‘내가 소녀였을 때 우리는 상대적으로 가난했지. 하지만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훨씬 부유했어. 그리고 결혼을 하자 훨씬 부자가 되었지. 그 일로 걱정을 했었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은 아무 것도 없는데 이렇게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가진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어. 지금은 부자들은 빈자의 특전을 탐내어 죄를 짓게 되는구나 깨달았어. 가난한 자는 항상 하나님과 성자들이 총애를 하시지. 하지만 나는 은총의 특별한 달성의 하나가 전 생애를, 부자들까지 포함 하여 신성화하는 일이라고 믿어. 과거 비기독교인 로마에서 부는 필연적으로 정말 잔혹한 것이었지. 더 이상 그렇지는 않아.’
나는 낙타니 바늘귀니 이런 것들을 이야기했고 그녀는 만족스럽게 요점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물론, 낙타가 바늘의 귀를 통과하는 일은 진짜로 기대할 수 없어. 하지만 복음은 단순하게 예상치 못한 일들 목록들로 차 있어. 황소와 당나귀가 구유에 경배를 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잖아. 동물들은 항상 성인들의 삶에 아주 기이한 일들을 하고 있어. 그건 모두 부분적으로 시라고도 할 수 있고, 종교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인 셈이지.’
하지만 나는 그녀의 매력에 이끌리는 것처럼 그녀의 믿음에 마음이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아니, 나는 둘 다 마음에 다가서는 정도가 비슷하였다는 게 더 맞겠다. 나는 그 당시에 세바스찬 말고는 신경 쓸 경황이 없었다. 나는 이미 그가 위협을 받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비록 그런 위협이 얼마나 어두운지 아직 알지는 못했지만. 그의 끊임없는, 절망어린 기도는 그냥 홀로 내버려달라는 것이었다. 그의 마음속에 푸른 바다와 바스락거리는 야자수 옆에서는 그는 폴리네시아 사람처럼 행복하고 해가 없었다. 오직 커다란 배가 산호 암초 너머로 닻을 내려뜨리고 커터(큰 선박에 딸린 소형 배)가 석호에 배를 대고, 황금빛 경사면으로 올라와 한 번도 찍힌 적 없는 부츠 자국을 남기며 상인, 관리자, 선교사, 관광객의 음침하게 침입하며 발을 디딘 후에야, 그때서야 오직 종족의 구식 무기들을 파내고 언덕에 북소리를 울러 퍼지게 된다. 아니면 좀 더 쉽게는 햇빛 쏟아지는 문에서 돌아서서 어둠 속에서 무기력하고, 허식적인 경건함이 헛되이 벽을 둘러 전시되어 있는 곳에서 홀로 누워 럼주 병들 사이에서 심장 깊이 기침을 해대는 것이다.그리고 세바스찬이 침입자들 중에서 자신의 양심과 인간 애정의 온갖 요구들을 계산에 넣은 이후로는 아르카디아에 있는 그의 나날은 손을 꼽을 정도였다. 이런, 나에게는 평온한 시간들에 세바스찬은 겁을 먹었다. 나는 저 멀리 사냥의 낌새에 화들짝 머리를 치켜드는 사슴처럼 그가 그런 경계와 의심의 무드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나는 그의 가족과 종교에 점차 경계를 하는 모습들을 보아왔다. 이제는 나 역시 의심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사랑이 모자라는 게 아니라 사랑의 환희를 잃어버렸다. 왜냐면 나는 더 이상 그의 고독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의 가족과 친밀이 깊어가자 나는 그가 벗어나려고 애쓰는 세계의 일부가 되었다. 나는 그를 붙잡고 있는 유대의 하나가 되었다. 그것은 그의 어머니가 우리의 모든 작은 잡담을 통해 나를 끼워 넣으려고 하던 부분이었다. 모든 것은 침묵 속에 숨었다. 무언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심은 내게 아주 희미하게, 순간적으로만 드물게 찾아들었다.
표면적으로는 샘그라스씨 만이 유일한 적이었다. 2주 동안에 세바스찬과 나는 각자의 생활을 하며 브라이즈해드에 남았다. 세바스찬의 형은 스포츠와 저택 관리로 바빴고 샘그라스씨는 도서관에서 레이디 마치메인의 책 작업 중이었으며 에이드리언 포손 경은 레이디 마치메인의 시간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저녁 때 외에는 거의 보지 못했다. 둥근 지붕 아래 방에는 드넓은 다양한 독립적인 삶들이 있었다.
보름이 지나자 세바스찬이 ‘난 더 이상 샘그라스씨를 견딜 수가 없다.’는 말을 했다. ‘우리 런던으로 가자.’ 그래서 그는 올라와 나와 머물렀고 이제는 내 집을 마처스보다 자주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를 좋아했다. ‘네 친구 정말 재밌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종종 초대하렴.’
그런 후 옥스퍼드로 돌아와 우리는 차가운 공기로 쪼그라드는 듯한 삶을 다시 계속했다. 이전 학기에 세바스찬에게 강하게 있었던 슬픔은 이게 시무룩함으로 자리를 내어주고 나에게조차 침울하였다. 그는 마음 어딘가가 아팠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고 그를 도울 수가 없어서 비통하였다.
그가 이제 흥겨울 때는 보통은 그가 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취할 때는 그는 집요하게 ‘샘그라스씨를 조롱’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는 후렴구가 ‘푸른 엉덩이, 샘그라스-샘그라스, 푸른 엉덩이’로 된 짧은 노래를 작곡해 세인트 메리의 종소리 선율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는 이와 같이 아마 일주일에 한 번씩은 그 사람 창문 아래에서 세레나데를 부르곤 하였다. 샘그라스씨는 처음으로 방에 개인 전화를 놓은 교수로 유명하였다. 거나하게 취한 세바스찬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이 단순한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샘그라스씨는 용케 좋게 받아들였다. 우리가 만나면 말 그대로 아부하듯 웃음기를 띠고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격분이 어느 정도 세바스찬에 대한 고삐를 강화하기라도 하는 듯하다는 확신이 커져갔다.
세바스찬이 나와는 상당히 다른 의미의 술주정꾼임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 그 학기 동안이었다. 나도 자주 술에 취했다. 하지만 고양된 기분이 너무 지나쳤다거나, 순간적인 기분에 취해서, 그런 기분을 늘리거나 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지만, 세바스찬은 탈출하기 위해 마셨다. 우리가 같이 나이가 들고 삶이 더욱 진지하게 되자 나는 점점 덜 마시고, 그는 더욱 더 많이 마셨다. 나는 내가 소속 대학으로 돌아간 뒤에 그는 늦게까지 자지 않고 홀로 가끔씩 흠뻑 술에 쩔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연달은 재앙들이 그에게 너무나 갑작스레 닥쳤다. 예상치도 못할 정도로 맹렬하게 내 친구가 그런 깊은 문제에 빠졌는지 언제 내가 정확하게 인지하였는지 말하기가 힘들지만 부활절 방학에는 그 일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불쌍한 세바스찬. 그 속에 화학적인 무언가가 있어.’ 라고 줄리아는 말하곤 하였다.
그 말은 아무리 생각헤도 대중 과학의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그 시대의 위선적인 관용구였다. ‘저들 사이에는 화학적인 무언가가 있어.’란 말은 어떤 두 사람 사이를 압도하는 증오 혹은 사랑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다. 새로운 형태의 오래된 관념이었다. 나는 내 친구에게 화학적인 어떤 게 있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브라이즈헤드에서 부활절 파티는 쓰라린 시간이었다. 이 일은 작지만 잊히지 않을 만큼 고통스러운 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세바스찬은 그의 어머니 집에서 저녁 전에 상당히 많이 취했고 그의 하락의 서글픈 기록 속에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의 점을 찍었고 그를 몰락으로 몬 가족으로부터 도망을 가는 첫 발자국이었다.
부활절을 찾은 커다란 사람 무리들이 브라이즈헤드를 떠나던 날 말미였다. 사실 부활절 주간의 화요일에 시작되었지만 부활절 파티라고 불렸다. 왜냐면 플라이트가는 세족 목요일부터 부활절까지 칩거를 위해 수도원의 손님 숙소에 들기 때문이었다. 이번 해는 세바스찬은 자신은 가지 않겠노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는 항복을 하고 내가 도저히 북돋아줄 수가 없었던 급격한 우울에 빠져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일주일간 아주 심하게 술을 마셔댔다. 나만 오로지 얼마나 심하지 알았다. 그것도 초조해하며 남몰래 은밀히, 완전히 과거 습관답지 않게 마셨다. 파티 중에 항상 그로그(럼주에 물을 탄 것) 쟁반이 도서관에 있었다. 세바스찬은 툭하면 슬그머니, 하루 중에 기이한 순간에 도서관에 들어갔으며, 나에게조차 말을 하지 않았다. 집은 그날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나는 콜로네이드에 있는 작은 정원 쪽 방에 있던 다른 패널 그림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세바스찬은 감기 기운이 있다며 안에서 머물렀으며 그 시간 내내 술이 깬 적이 거의 없었다. 그는 아무 말도 않아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다. 이따금씩 나는 그가 궁금해 하는 시선을 끈다는 걸 알았지만, 파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변화를 알아채기엔 그를 거의 알지 못했고 한편 그의 가족들은 자신들이 특별히 초대한 사람들 접대에 여념이 없었다.
내가 불평을 하자 그가 ‘나는 여기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침내 사람들이 다 떠날 때가 오고 허물어져 버린 채 그는 근접한 거리에서 가족들과 대면을 해야만 했다.
보통 관행으로 여섯시면 응접실에 칵테일 트레이가 날라져왔다. 그러면 우리는 각자의 음료를 섞고 옷을 갈아입을 때쯤이면 병은 치워졌다. 나중에 저녁식사 바로 전에 칵테일 트레이가 다시 나타나고 이때는 하인들이 차례로 돌렸다.
세바스찬은 차 시간 이후 사라졌다. 빛이 사라지자 그 다음 한 시간 동안 나는 코델리아와 마작을 하였다. 여섯 시 내가 응접실에 혼자 있을 때 그가 돌아왔다. 그는 내가 아주 잘 아는 방식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그가 입을 열자 나는 그의 목소리에 술기운이 잔뜩 배어 있음을 알았다.
‘아직 칵테일 안 가져 왔어?’ 그는 서투르게 종 당김줄을 당겼다.
‘너 어디 있었어?’
‘유모하고 위에.’
‘못 믿겠는데. 너 어딘가에서 술 마시고 있었지.’
‘내 방에서 책 읽고 있었어. 감기가 오늘 더 나빠져서.’
트레이가 도착을 하자 그는 진과 베르무트를 텀블러에 콸콸 따랐고 방밖으로 가지고 나갔다. 나는 그를 따라 위층으로 갔다. 그는 내 얼굴 앞에서 그의 침실방 문을 닫고 열쇠를 돌려 잠갔다.
나는 실망과 불길한 예감에 가득 차 응접실로 돌아왔다.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레이디 마치메인이 물었다. ‘세바스찬은 어떻게 되었지?’
‘자리에 누우러 갔어요. 감기 나빠졌답니다.’
‘저런, 독감에 걸린 게 아니었으면. 그가 최근에 한번인가 두 번 열이 있는 얼굴이던데. 그가 따로 원하는 게 있어?’
‘아니요.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간곡하게 따로 부탁했어요.’
나는 브라이즈헤드에게 말을 해야 하나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수정같은 엄숙한 마스크가 모든 신뢰를 차단했다. 대신 옷을 입기 위해 위층으로 울라가는 길에 나는 줄리아에게 말했다.
‘세바스찬이 술에 취했어.’
‘그럴 리가요. 칵테일 시간에 내려오지도 않았잖아요.’
‘오후 내내 제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어.’
‘아주 이상하네! 얼마나 지루했으면 그랬을까. 만찬 때는 완전 깨겠지요?’
‘아니.’
‘어쩌나, 당신이 오빠 일 해결하셔야겠네요. 저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자주 이래요?’
‘요즘에는 그래.’
‘진짜 따분했나 보네.’
나는 세바스찬의 문을 열어보았지만 여전히 잠겨있었다. 그저 잠들었기를 바라고 목욕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그는 내 방 난로가 일인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는 신발 빼고는 저녁 만찬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타이는 엉망이었고 머리카락은 쭈뼛쭈뼛하였으며 얼굴은 아주 빨갰고 눈을 살짝 찡그리며 가늘게 뜨고 있었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찰스, 네가 한 말 다 맞아. 유모하고 없었어. 위에서 위스키 마셨어. 도서관에 아무도 없고 사람들은 다 가버렸어. 사람들은 다 가버리고 엄마뿐. 차라리 취해버리자. 여기 트레이에 올려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해. 엄마하고 저녁 안 먹어.’
‘침대로 가.’ 내가 그에게 말했다. ‘내가 너 감기가 더 심해졌다고 말씀드릴게.’
‘훨씬 더 나쁘다고.’
나는 내 방 옆에 붙어있는 그의 방으로 그를 데리고 갔다. 그를 침대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그는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 속의 자신을 풀린 눈으로 어렵사리 보며 그의 보타이를 새로 매려고 더듬거렸다. 난로가의 책상에는 반이 빈 위스키 디캔터가 있었다. 나는 그나 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집어 들었지만 그는 거울에서 빙 몸을 돌려 내게 말했다. ‘너 그거 내려놔.’
‘바보 짓 좀 그만해! 세바스찬. 이미 마실 만큼 마셨어.’
‘대체 그게 너하고 무슨 상관인데? 넌 손님일 뿐이라고. 내 손님. 나는 내 집에서 나 마시고 싶은 만큼 마셔.’ 그 순간에 그는 그 일로 나하고 싸우기라도 할 참이었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나는 디캔터를 다시 놓으며 말했다. ‘진짜 남들 생각하고 눈에는 안 보이게 치워.’
‘그러셔, 네 일이나 신경 쓰시지. 넌 내 친구로 여기 왔어. 이제는 어머니를 위해 날 감시하고 있는 거지. 그래, 쪼르르 달려가서 나도 친구들을 골라서 미래에는 그녀를 감시할 거란 말 들었다고 말해.’
그래서 나는 그를 떠나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다.
‘저 세바스찬하고 있다 왔습니다.’ 내가 말했다. ‘감기가 더 안 좋아졌나 봐요. 침대에 누었고 아무 것도 먹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불쌍한 세바스찬.’ 레이디 마치메인이 말했다. ‘뜨거운 위스키 한 잔 마시는 게 낫겠다. 내가 올라가서 어떤지 봐야겠어.’
‘그러지 마세요. 제가 갈 게요.’ 줄리아가 일어서며 말했다.
‘내가 갈 거야.’ 코텔리아가 끼어들었다. 그날 밤에는 손님이 떠난 것을 축하하는 뜻에서 아래층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문가에 있었고 누가 말릴 틈도 없이 문을 빠져나갔다. 줄리아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아주 살짝, 슬프게 어깨를 으쓱했다.
몇 분 안 되어 코델리아가 침울한 얼굴로 돌아왔다. ‘그래요. 아무 것도 원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녀가 말했다.
‘어떻더냐?’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주 술에 취한 거라 생각해요.’ 그녀가 말했다.
‘코델리아.’
갑자기 아이가 깔깔대기 시작했다. ‘와인에 익숙하지 않았던 후작의 아들. 미래가 위협을 받고 있는 모범생.’이라는 인용을 하였다.
‘찰스, 이게 사실인가?’ 레이디 마치메인이 물었다.
‘네.’
그러자 만찬이 준비되었다는 전갈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식당으로 갔고 그 문제는 거기서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브라이즈헤드와 내가 따로 남겨지자 그가 말했다. ‘자네 세바스찬이 술에 취했다고 말했나?’
‘예.’
‘잘도 이상한 때를 골랐네. 말릴 수는 없었던가?’
‘예.’
‘없었다고.’ 브라이즈헤드가 말했다. ‘나도 자네가 말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 들어. 나도 예전에 아버지가 취한 모습을 뵌 적 있지. 이 방에서. 그 당시에 난 10살 채 안 되었는데. 사람들이 취할 작정이면 말릴 수는 없어. 어머니도 아버지를 말릴 수 없었어. 그래.’
그는 그 식의 기이하고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말을 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이 가족들을 더 볼수록, 이상한 점을 더욱 발견해 나가는 것 같았다. ‘어머니께 오늘밤에 우릴 위해 책을 읽어달라고 해야겠어.’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가족간 긴장이 감도는 저녁이면 항상 레이디 마치메인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부탁하는 게 전통이었다. 부인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엄청 익살을 섞여 표현을 했다. 그날 밤은 그녀는 브라운 신부의 지혜(the wisdom of Father Brown, 채스터든의 탐정소설) 일부를 읽었다. 그녀는 매니큐어 물품으로 뒤덮인 스툴에 에 앉아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톱의 광을 내었다. 코델리아는 줄리아의 페키니즈를 돌보았고, 브라이즈헤드는 패이션스(혼자서 하는 카드놀이)를 했다. 나는 무리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그들을 찬찬히 살피고 서성이며 서서 위층에 있는 내 친구를 애통해 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의 공포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가끔씩 가족들만 홀로 있으면 자러가기 전에 예배실에 들르는 게 레이디 마치메인의 관례였다. 그녀가 막 책을 덮고 아직 문이 열렸을 때 거기에 가자고 제안을 하자 세바스찬이 나타났다. 그는 내가 그를 마지막 봤던 모습 그대로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얼굴이 달아오른 대신에 죽은 사람처럼 창백했다.
‘사과하러 왔어.’ 그가 말했다.
‘세바스찬아, 아가. 다시 네 방으로 돌아가렴.’ 레이디 마치메인이 말했다. ‘아침에라도 그 이야기는 할 수 있어.’
‘엄마가 아녜요. 찰스한테 사과하러 온 거예요. 찰스한테 지랄 맞게 굴었어요. 그는 내 손님인데. 그는 제 손님이고 제 유일한 친구에요. 제가 아주 지랄같이 대했어요.’
싸한 기운이 머리 위로 번졌다. 나는 그를 방으로 데리고 갔다. 가족들은 각자의 그들의 기도를 하러 갔다. 위층에 올라가자 디캔터가 지금은 완전히 빈 게 눈에 띄었다. ‘지금은 침대에 있을 시간이야.’ 내가 말했다.
세바스찬은 훌쩍이기 시작했다. ‘넌 왜 나 말고 그 사람들 편을 드니? 그 사람들 만나게 하면 네가 그럴 줄 알았어. 왜 너는 나를 감시하는 거니?’
그는 이십 년이 더 지난 후에까지 고스란히 기억할 수 있는 말을 더 했다. 마침내 그를 재우고 나서 아주 슬픈 마음으로 내 자신의 침대로 자러갔다.
그 다음날 아침, 그는 아주 일찍 내 방으로 왔다. 집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그가 커튼을 걷는 소리에 깨어보니 거기 완전히 옷을 차려 입은 그가 보였다. 그는 나에게 등을 진채 담배를 피며 길게 이슬을 가로질러 새벽의 그림자들이 길게 드리우고 일찍 깬 새들이 움이 싹 트는 나무 꼭대기에서 지지배배거리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입을 열자 그가 얼굴을 돌렸다. 얼굴에는 전날 저녁의 황폐함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실망에 빠진 아이들처럼 샐쭉하고 꽤 쌀쌀하였다.
‘뭐야. 기분은 좀 어때?’ 내가 말했다.
‘좀 얼얼해. 아직 술이 덜 깬 것 같아. 금방 마구간에 차를 얻으려고 내려갔다 오던 참이었는데 다 잠겼더라고. 우리 떠날 거야.’
그는 내 베개 옆에 있던 물병의 물을 마시고 창밖으로 담배를 던지고 늙은이처럼 떨어대는 손으로 다시 하나 불을 붙었다.
‘어디로 갈 건데?’
‘나도 몰라. 런던이겠지. 가서 너하고 머물러도 돼?’
‘물론이지.’
‘그럼, 옷 입어. 사람들이 우리 짐은 기차 편으로 보내면 돼.’
‘우리 이렇게 불쑥 떠날 수 없어.’
‘우리는 머물 수는 없어.’
그는 나에게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며 창가 자리에 앉았다. 곧 그가 ‘저기 집들 사이 굴뚝에 연기가 올라온다. 이제는 마구간 문도 열었을 거야. 가자.’라고 말했다.
‘난 갈 수 없어.’ 내가 말했다. ‘네 어머니께 작별인사를 해야 해.’
‘귀여운 고집이네.’
‘어쩌겠나. 나는 도망가는 꼴은 안 좋다고 본다.’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리고 나는 계속 도망을 갈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한 멀리, 그리고 최대한 빨리. 너는 너 좋을 대로 엄마한테 둘러댈 궁리를 짜. 나는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어젯밤에도 꼭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나도 알아, 미안하다, 찰스. 아직도 취했다고 이야기했잖아. 너한테 위로가 된다면, 나는 완전히 나 자신이 혐오스러워.’
‘전혀 위로가 안 돼.’
‘너무 작은 모양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래, 너 안 갈 거면 유모한테 잘 지내라고 대신 전해 줘.’
‘너 정말 가려고?’
‘정말이다.’
‘런던에서 보는 거지?’
‘그래, 너네 집에 신세지러 갈 게.’
그는 떠났지만 나는 다시 잠이 들지 못 했다. 거의 두 시간이 지나 하인이 차와 빵 버터를 들고 왔고 새로 입을 옷을 챙겨 늘어놓았다.
그날 아침 늦게 나는 레이디 마치메인을 찾았다. 바람이 조금 쌀쌀해서 우리는 실내에 머물렀다. 나는 방 난로 앞에 그녀 가까이 앉았고 그녀는 바느질감에 몸을 숙이고 있었으며 싹이 트는 넝쿨식물이 유리창에서 달가닥거렸다.
‘그 모습을 안 봤더라면 좋았을 걸.’ 그녀가 말했다. ‘참으로 잔인하구나. 그가 술에 취하는 생각은 신경 쓰지 않는다. 모든 남자들이 젊은 시절에 다들 그러니까. 나는 그런 생각에 익숙해. 남동생들은 그 아이 나이 때 거칠었지. 안타까운 건 말이다, 어젯밤 그에게 행복한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상하더구나.’
‘저도 압니다.’ 내가 말했다. ‘전에는 한 번도 그런 모습 본 적이 없어요.’
‘모든 밤중에서도 마지막 밤에……모두 다 가고 우리끼리만 있는데, 너도 알지, 찰스. 나는 너를 우리 가족의 한 사람으로 여겼다. 세바스찬은 너를 사랑해. 그를 즐겁게 할 노력을 필요 없었을 때는. 그리고 그는 즐겁지가 않았어. 어젯밤에는 거의 자지를 못했어. 계속해서 한 가지 생각이 자꾸 떠오르더구나. 그는 아주 행복하지 않다고.’
내가 반도 미처 알지 못하는 일을 그녀에게 설명하는 일은 불가능하였다. 그렇다하더라고 나는 ‘그녀는 언젠가 충분히 알게 될 거야. 어쩌면 지금 알고 있겠지.’라고 느꼈다.
‘끔찍한 일이었죠.’ 내가 말했다. ‘하지만 제발 평소 그가 그렇다고는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샘그라스씨가 그는 지난 학기 내내 너무 많이 마시고 있다고 이야기를 전해줬어.’
‘예, 하지만 이번처럼은 아녜요. 전에는 결코 없었어요.’
‘그럼 왜 하필 지금이냐? 여기서? 우리하고 있는데? 밤새도록 나는 생각을 하고 기도를 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 근데 지금 오늘 아침, 그는 아예 여기 없어. 정말 잔인한 아이야. 말 한 마디 없이 가다니. 그가 부끄러워하는 일은 원하지 않아.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 그를 망친 모든 것들이지.’
‘그는 불행하다는 걸 부끄러워해요.’ 내가 말했다.
‘샘그라스씨가 아들이 시끄럽고 활기차다고 말하더라. 나는 그 말 믿는다.’ 그녀가 구름이라도 걷어내려는지 희미하게 유머를 섞어 말을 했다. ‘나는 너하고 아들하고 샘그라스를 좀 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샘그라스씨가 아주 좋단다. 너 역시 그래야하고. 어쨌든 너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잖니. 아마 내가 너희들 나이에 남자라면 나 자신도 살짝 샘그라스씨를 놀리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생각은 한다. 아니야. 그런 것 신경 쓸 게 아니지. 하지만 어젯밤하고 오늘 아침은 무언가 상당히 달라. 너도 알지. 전에 이런 일이 전부 일어났었지.’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그가 취한 것도 자주 보고 저도 같이 자주 취했었지만 지난밤은 저에게도 아주 낯선 일이었어요.’
‘아니다. 난 세바스찬을 두고 한 말이 아냐. 몇 년도 더 전. 전에 내가 사랑했던 다른 사람과 겪었었다. 무슨 의미인지 너도 알겠지. 그의 아버지 말이다. 그는 딱 그런 식으로 술에 취하곤 했었지. 누군가 남편이 지금은 그때 같지 않다고 하더구나. 나는 하나님께 그게 사실이기를 빌고 진심으로 정말 그렇다면 그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달아난 일은, 그 역시 달아났지. 방금 전 네가 말한 것같이 그도 행복하지 않은 게 부끄러워했지. 그들 둘 다 행복하지 않고 부끄러워서 도망을 갔다. 너무 가련하구나. 내가 같이 자랐던 남자들은,’ 커다란 눈을 자수틀에서 떼어 벽난로 선반에 접이식 가죽 케이스에 든 세 명의 세밀화로 옮겼다. ‘그렇지가 않았다. 나는 그냥 이해가 안 된다. 넌 이해가 되니, 찰스야?’
‘아주 조금 만요.’
‘하지만 그래도 세바스찬은 우리 누구보다도 너를 좋아하지. 너는 꼭 그를 도아야만 한다. 나는 할 수가 없어.’
나는 여기에 짧은 문장으로 압축을 해 놓았다. 실제는 훨씬 더 내용은 많았고 레이디 마치메인은 산만하지 않았지만 그 문제를 여성스럽게, 약간은 교태스럽달 정도로, 빙 둘렀다가, 다가오고, 물러섰다가 꾸미며 붙들고 있었다. 그녀는 나비처럼 빙빙 맴돌았다. 그녀는 ‘할머니 같은 발걸음으로’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놀다가, 다른 사람이 등을 돌리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게 진짜 요점에 다가갔고 본다 싶으면 꼼짝 않고 서있었다. 불행, 도망 이들이 그녀의 비애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만의 방식으로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미 그 전체를 드러내었다.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말 한 것이 한 시간 전이었다. 그런 후 내가 자리를 뜨기 위해 일어나자, 그녀는 나중에 생각이라도 난 듯이 덧붙였다. ‘네가 우리 남동생 책을 봤는지 궁금하구나. 금방 나왔어.’
나는 그녀에게 세바스찬의 방에서 쭉 훑어본 적 있다고 말씀드렸다.
‘네가 그 책 한 부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하나 줘도 되겠지? 그 세 사람은 훌륭한 사람들이었어. 네드가 그 중 최고였어. 제일 마지막으로 전사했던 게 그 남동생이야. 전보가 왔을 때 마치 올 걸 알았던 것처럼 나는 “이제 네드가 못 다한 일을 하는 것은 내 아들 몫이로구나.”생각을 했지. 나는 그 당시 혼자였단다. 아들은 방금 이튼에 들어갔던 때였거든. 네드의 책을 읽으면 이해가 될 거다.’
그녀는 그녀 사무실에 미리 책한 권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그 당시에 나는 ‘이 분은 내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이런 작별을 계획을 했어. 혹시 모든 면담을 미리 연습을 했을까? 일이 다른 식으로 흘렀다면 책을 다시 서랍 속에 넣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그녀의 이름과 내 이름, 날짜와 장소를 책의 공지에 적었다.
‘밤에 너를 위해서도 기도를 했다.’ 그녀가 말했다.
나는 뒤의 문을 닫았다. 봉듀세리(bondieuserie 예술적인 의미는 거의 없는 종교적인 장식물), 낮은 천장, 친츠(chintz), 양가죽 장정, 피렌체 풍경, 히아신스와 포푸리 그릇, 친숙하고 여성적이고, 현대적인 세상을 차단하고 둥근 천장에 사각으로 둘러 들어간 지붕(coffered roof), 중앙 현관의 원주와 엔터블러처(entablature, 그리스, 로마식 건축에서 가로지른 들보), 위엄 있고, 남성적인 더욱 상당히 나이가 든 분위기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바보가 아니다. 나를 매수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을 알 정도로 나이를 먹었으며 그런 경험이 기분이 좋았음을 알게 될 정도로 젊었다.
나는 그날 아침에 줄리아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막 떠나려는데 코델리아가 차문을 뛰어와 말했다. ‘세바스찬 보러 갈 거죠? 제발 제가 특별히 사랑을 전한다고 해주세요. 기억하시겠어요, 특별히 사랑한다고?’
런던으로 가는 기차에서 나는 레이디 마치메인이 준 책을 읽었다. 권두삽화에 근위보병연대 제복을 입은 젊은 남자의 사진이 들어있었고 브라이즈헤즈가 띠고 있던, 아버지 혈통의 품위 있는 특색 위에 덧놓여 있던 암울한 가면의 기원이 고스란히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수풀과 동굴의 남자, 사냥꾼, 부족회의 심판, 둘러 싼 환경과의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의 거친 전통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책에는 다른 삽화들도 있었다. 휴일을 보내는 세 명 형제의 스냅사진이 같은 이제 폐물이 된 선의 자취를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별같이 반짝이고 섬세한 레이디 마치메인을 떠올려보면 이런 침울한 남자들과는 어떤 닮은 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책 속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그녀는 제일 나이 많은 남동생보다 아홉 살이 많았고 아직 남동생들이 어린 학생이었을 때 결혼을 하고 집을 떠났다. 그녀와 그들 사이에는 다른 자매가 두 명 더 있었다. 세 번 째 딸이 태어나자 아들을 바라며 성지순례와 경건한 축복기도회들이 있었다. 왜냐면 그들 가문의 재산이 넓었으며 가문의 이름은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이었다. 남자 상속자들은 뒤이어 태어났고 그들이 태어나자, 그 당시에는 가문을 잇는다는 희망이 팽배하였지만 불행한 사건으로 그들 대에서 갑자기 끝나 버렸다.
가족의 역사는 전형적인 영국 가톨릭 대지주였다. 엘리자베스 치세부터 빅토라이 시대까지 그들은 소작인과 친척 사이에 격리된 삶을 살았고 아들들은 외국에 있는 학교로 보냈으며 거기에 자주 결혼을, 근친결혼을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과 같은 한 떼의 가족들과 지내며, 그런 잃어버린 세대들 틈에서, 집안의 마지막 세 사람의 삶속에서 읽힐 수 있는 교습들을 받았다.
샘그라스씨는 능란한 편집수완으로 신기할 정도로 균일한 작은 저작-시, 편지, 일기 모음들, 미발표작 에세이 한 두 개의 본문들을 모으고 배열을 하였다. 이들은 모두 활기차고, 심각하고, 예의바르고, 다른 세상(내세)의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들이 죽은 뒤 쓰인 동시대의 편지들은 모두 다양한 정도로 표현하였지만 그들은 모두 학업에 매진하였고, 운동에 뛰어나 인기가 높고 앞날이 창창하게 밝았다고 하나같이 같은 칭송을 하였으며 그들의 친구들과 어느 정도 동떨어진, 화관을 둘러쓴 희생자, 몸 바쳐 희생한 사람들로 묘사하였다. 이들 남자들은 후퍼를 위한 세상을 위해 죽어야만 했다, 그들은 다각형 외알안경, 두툼하고 축축한 악수, 씨익 웃는 의치를 지니고 여행을 하는 세일즈맨의 일이 안전하도록 느긋하게 쏘아 죽이는 원주민, 법적으로 보장을 받는 해악을 끼치는 야생동물과 같은 대상이었다. 나는 기차가 더욱 더 레이디 마치메인으로부터 멀리 굴러감에 따라 아마도 그녀 역시 그녀나 그녀의 것들에 전쟁이외에 다른 면에서 파괴의 표식을 하는, 같은 불길이 등장하였는지 궁금하였다. 그녀는 그녀의 아늑한 화강암의 붉은 중심에서 신호를 보았을까, 그리고 유리창에 타고 오른 넝쿨 달가닥 소리에서 붕괴의 속삭임을 들었을까?
그런 후 나는 패팅턴에 도착을 하였고 집으로 돌아가 거기서 세바스찬을 발견했다. 그리고 비극의 기분은 사그라졌다. 그는 내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쾌활하고 자유로웠기 때문이었다.
‘코델리아가 그녀의 특별한 사랑을 전하래.’
‘너 엄마하고 ’작은 잡담‘을 나눴어?’
‘그래.’
‘너 엄마 편으로 넘어가 버렸어?’
그날 이전이었다면 아마 ‘나눠진 두 편은 없어.’라고 했겠지만 그날 나는 ‘아니야. 나 너 편이야. 세바스찬, 콘트라 문둠(contra mundum-일반적인 의견에 구애되지 않고).’
그리고 그게 우리가 그 문제를 두고 나눈 유일한 대화였다. 그때나 그 이후로나.
하지만 그늘은 세바스찬을 빙 둘러 싸고 있었다. 우리가 옥스퍼드를 돌아가고 다시 한 번 비단향꽃무가 내 창문 아래 꽃을 피우고 호두나무가 거리를 밝히고 따뜻한 석조들이 자갈길 위로 거스러미를 흩날렸지만 예전과 같지 않았다. 세바스찬의 마음속은 한겨울이었다.
한 주가 지났고 우리는 다가오는 학기에 지낼 하숙을 찾아 메트론 스트리트에서 셋방을 발견하였다. 테니스 경기장에 가까운 외지고 비싼 작은 집이었다.
최근에 덜 자주 만나는 샘그라스씨를 만나서 나는 우리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최신 독일 책을 진열해 놓고 있던 블랙웰(브로드 스트리트에 있는 서점)의 구입책 작은 더미를 한 쪽에 쌓아놓은 탁자에 서있었다.
‘넌 세바스찬하고 하숙을 같이 하려고?’ 그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다음 학기에 올라오니?’
‘아마 그럴 겁니다. 못할 이유라도 있나요?’
‘왜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어쩌면 그가 안 올 거라고 조금 생각을 했지. 나는 항상 그런 일은 틀려. 나는 메트론 스트리트가 마음에 들어.’
그는 그가 사려고하는 책들을 내게 보여주었다. 나는 독일어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내 흥미를 끄는 책은 아니었다. 내가 그를 떠나자 그가 말했다. ‘내가 간섭한다고 여기지 말 거라. 하지만 확실해 질 때까지 나라면 메트론 스트리트에 정식 계약을 하지 않을 게다.’
나는 이 대화를 세바스찬에게 말했고 그가 ‘그래, 거기엔 음모가 있어, 엄마는 내가 벨 주교예하 댁에 가서 살기를 원하셔.’라고 말했다.
‘왜 그 이야기는 내게 안 했냐?’
‘왜냐면 난 벨 주교와 살지 않을 거니까.’
‘그래도 나한테 이야기를 했었어야지. 언제 시작된 거였냐?’
‘어, 아직 진행 중이야. 엄마는 알잖아. 아주 똑똑하셔. 엄마는 너한테 실패한 거 아셨어. 네드 삼촌 책을 읽은 후에 네가 써 보낸 편지이었지 않을까.’
‘난 거의 한 말이 없는데.’
‘그게 바로 그거지. 네가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했다면 넌 많은 말을 했을 테니까. 네드 삼촌은 시험이야. 알겠지.’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절망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며칠 후에 그녀로부터 ‘나는 화요일에 옥스퍼드를 지나갈 예정이다. 너하고 세바스찬을 만나기를 바란다. 나는 아들을 보기 전에 한 5분간 너를 따로 만나고 싶구나. 너무 무리한 요구는 아니겠지. 너희들 방에 12시경에 들르마.’라는 짧은 편지를 받았다.
그녀가 왔다. 그녀는 내 방을 칭찬하였다……. ‘남동생 사이먼과 네드가 여기 있었지, 네드는 앞쪽 정원 쪽 방을 썼는데. 나는 세바스찬도 여기 오기를 원했지만 남편이 크라이스트 처지에 있었지. 너도 알겠지만 세바스찬 교육은 그가 책임졌어.’ 그녀는 내 드로잉을 칭찬했다……. ‘모든 사람들이 정원 방에 있던 네 그림을 사랑해. 그거 안 끝내면 용서 없을 줄 알거라.’ 마침내, 그녀는 요점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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