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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Bridgeshead Revisited

Brideshead revisited 11

by 어정버정 2023. 5. 14.

2012-8-5

저녁을 마친 후에 Brideshead가 말했다. ‘죄송하지만 한 30분간 세바스찬을 따로 만나야 되는데. 내일은 하루 종일 바쁠 것 같고, 품평회가 끝나면 바로 가야 되어서. 아버지가 서명해야 되는 서류가 한참 되어요. 세바스찬이 그걸 가지고 가서 설명을 드려야 하고. 코델리아, 넌 침대에 들 시간이다.’

소화 먼저 시켜야지.’ 그녀가 말했다. ‘밤에 이렇게 잔뜩 먹는 일이 안 익숙하다고. 난 그럼 찰스하고 이야기할 테야.’

찰스?’ 세바스찬이 말했다. ‘찰스? 라이더씨. 당신에게, 아이를 맡길 게요.’

같이 가요. 찰스.’

우리가 따로 되자 아이가 물었다. ‘정말 불가지론자세요?’

너희 가족은 항상 종교에 관해서 이야기 하니?’

항상은 아녜요. 그냥 자연스레 나온 주제에요. 안 그래요?’

그런가? 이전에는 한 번도 없었는데.’

그럼 그건 아마 불가지론자라서 그랬겠죠. 오빠를 위해 기도를 할게요.’

아주 마음이 곱구나.’

전 묵주 하나 다를 할애할 순 없어요. 10년만 딱 할게요. (묵주 알 열 개란 뜻)

전 기도할 사람 목록이 아주 길어요. 전 그들을 순서를 정해놓는데 그럼 한 일주일에 한번 꼴로 10년이 돌아가요.‘

정말이지 몸둘바를 모르겠다.’

아녜요. 전 당신보다 더 어려운 경우도 겪어 봤어요. 로이드 조지(웨일즈 자유당 정치인, 16-1922년 수상)와 독일 황제(카이저 빌헬름 2)하고 올리브 뱅크스.’

그녀는 누구냐?’

지난 학기에 수녀원학교에서 쫓겨난 애요.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잘 모르겠어요. 수녀원장님이 그녀가 쓰고 있던 무언가를 발견했어요. 그거 아세요. 불가지론자가 아니었으면 제가 5실링에 흑인 대녀를 사라고 했을 거라는 거?’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무슨 말 나올까 이젠 놀랍지도 않네.’

그건 저번 학기부터 선교사들이 시작한 새로운 일이에요. 5실링 동전을 아프리카에 있는 어떤 수녀들에게 보내면 그들은 아기를 세례를 하고 당신 이름을 따줘요. 전 이미 여섯 명의 흑인 코델리아가 있어요. 멋지지 않아요?’

Brideshead와 세바스찬이 돌아오자 코델리아는 침실로 보내졌다Brideshead 는 우리의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물론, 진짜 당신 말이 맞아요.’ 그가 말했다. ‘당신은 예술을 종말이 아니라 수단으로 여기죠. 그건 엄밀히 말하면 신학이죠. 하지만 불가지론자가 그걸 믿는다니 특이하네요.’

코델리아가 저를 위해 기도하겠노라 약속했어요.’ 내가 말했다.

걘 자신의 돼지를 위해 노베나(9일간의 기도)도 했었어.’ 세바스찬이 말했다.

이런 모든 일이 내게 얼마나 당혹스러운지 너 알지.’ 내가 말했다.

이러다 반감 일으키겠다.’ Brideshead가 말했다.

그날 밤 나는 내가 세바스찬에 대해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왜 그의 나머지 삶과 나를 떼어놓으려고 애를 썼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는 선상에서, 공해(公海)에서 말을 걸어온 친구와 같았다. 이제 우리는 그의 모항에 들어왔다.

 

Brideshead와 코델리아는 떠났다. 천막은 품평회 마당에서 철거되었으며, 깃발은 뿌리째 뽑혔고 짓밟힌 풀밭은 다시 제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 한가로이 시작되었던 한 달은 금방 끝이 눈앞이었다. 세바스찬은 지팡이 없기 걸어 다니고 그가 다쳤던 사실도 잊어버렸다.

네가 나하고 베니스에 같이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 그가 말했다.

돈 없어.’

그것도 생각해 봤어. 거기 가면 아빠 집에 머물겠지. 변호사가 내 비용을 지불할 건데. 아마 일등칸 침대차겠지. 그 돈이면 우리 둘이 삼등칸으로 여행할 수 있어.’

그래서 그렇게 우리는 갔다. 처음 삯이 싼, 기나긴 바다를 건너 됭케르크(프랑스 북부 항구도시)까지, 청명한 하늘 아래 갑판에서 온 밤을 앉아 모래 언덕에 회색빛 어스름이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그런 후 파리까지, 나무 좌석에 앉아 이동한 뒤 로티까지 차를 타고 가, 포요트(Foyot’s 파리 라틴 구역에서 있는 레스토랑, 서머셋 몸의 오찬의 무대)에서 목욕을 하고 수염을 깎고 점심을 먹었으며, 포요트는 무덥고 반은 비었는데, 가게 사이를 졸리는 듯이 어슬렁거리다가 반은 텅 빈 카페에 한참 앉아 기차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 후 후덥지근하고, 먼지 자옥한 저녁에 가레 드 리옹(리옹역), 다시 남쪽 행 완행열차에, 가족을 만나러 가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득한 객차의 나무 좌석에 앉아, 북쪽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아주 많은 작은 꾸러미들과 권위에 대한 인내력 깊은 복종의 기운을 띤 여행객들과 떠났다가 돌아오는 선원들 틈바구니에 끼여 있었다. 우리는 잠깐씩 선잠을 자고 밤중에 한번은 덜커덕거리고 멈추고 기차를 갈아타고서, 다시 잠이 들고 빈 객차에서 잠이 깼더니 소나무 숲이 창가를 스쳐 지나고 저 멀리 산봉우리가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유니폼이 국경에서 나타나고, 커피와 빵을 정거장 뷔페에서, 우리 주위에는 남쪽의 우아와 활기로 사람들이 둘러싸고 단속적으로 이어졌다 말았다하는 평지가, 침엽수가 포도덩쿨과 올리브로 바뀌었고, 밀라노에서 기차를 갈아타고,마늘 소시지, , 눈 깜짝할 사이 없어진 오르비에토(이탈리아 와인) 한 모금을 기차 트롤리(손수레)에서 사먹었다. (우리는 우리 돈을 몇 프랑 남기고 파리에서 다 썼다.) 태양은 높이 치솟았으며 시골들판은 열기로 지글거렸다. 객차는 소농들로 가득 차 각 역마차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쓸려나갔다. 마늘 냄새가 뜨거운 객차 안에 진동을 하였다. 드디어 저녁나절에 우리는 베니스에 도착하였다.

누군가 한 사람 우리를 마중하러 나와 있었다. ‘아빠의 시종, 플렌더야.’

전 급행에 마중 갔었습니다.’ 플렌더가 말했다. ‘주인님께서는 도련님이 분명 기차를 잘못 탔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이 기차는 밀라노에서만 오는 거 아닌가요?’

우리는 삼등칸으로 왔어.’

플렌더는 아주 공손하게 킥킥거렸다. ‘제가 여기 궁전 곤돌라를 대령했습니다. 전 소형증기선으로 짐을 싣고 따라갈 겁니다. 주인님은 리도에 가셨습니다. 도련님 오시기 전에 집에 오실지는 모르시겠다고 했는데 그게 급행을 타고 올 거라고 예상했을 때 일이니. 지금쯤이면 집에 계실 겁니다.

그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보트로 안내했다. 곤돌라 사공은 녹색과 흰색의 제복을 입고 팔에 은색 명판을 달고 있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팔라쪼, 프론또.’

, 시뇨르 플렌더.’

그리고 우리는 떠가기 시작했다.

전에 와본 적 있니?’

아니.’

난 여기 전에 한번 왔어. 바다로 해서. 가는 방법이 이래.’

에코 치 시아모, 시뇨리.(다 왔습니다. 손님)’

궁전은 듣던 것 보다 약간 작았다. 좁은 팔라디오(Palladio) 풍의 정면에 이끼 낀, 계단, 시골티가 나는 어두운 아치형 돌입구가 보였다. 한 사공에 물가에 뛰어올라 말뚝에 배를 잡아매고 벨을 울렸다. 다른 사공은 뱃머리에 서서 계단 쪽으로 배를 유지하였다. 문들이 열렸다. 다소 싸구려의 스트라이프 린넨의 제복을 입은 남자가 우리를 어두운 계단을 올라 빛 쪽으로 안내했다. 피아노 노빌레(piano nobile : 큰 저택의 2, 웅대한 방들로 된 베니스 건축물의 특징, 1층은 집안의 일들, 하인들 숙소 등으로 사용된다고 함) 빛으로 가득하였고. 틴토레토(베니스 르네상스 시대 유명화가) 화풍의 프레스코가 눈부시게 빛이 났다.

리도에서 마르세스(후작의 이탈리아어) 빨리 오고 있고 당신 잠자는 데 이쪽 길로. 바로 쑷으세요.’

우리 방은 한층 더 위에 있었다. 깎아지른 듯한 대리석 계단으로 올라갔고 방은 오후의 햇살을 피해 닫혀 있었다. 집사가 문을 활짝 열었고 우리는 널찍한 운하를 내다보았다. 침대는 모기장이 걸려 있었다.

모스티카 지금 없어.’

각 방에는 동글납작한 작은 장, 부옇지만 금박 틀로 된 거울이 있고 다른 가구는 없었다. 바닥은 헐벗은 대리석 판석이었다.

뜨거운 목욕 만들 겁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집사는 우리를 떠났다. ‘조금 황량하지?’ 세바스찬이 말했다. ‘황량? 저걸 봐.’ 나는 그를 다시 창문으로 이끌고 우리 아래로 위로 비교할 바 없는 가장행렬을 가리켰다.

아니야. 이걸 황량하다고 할 순 없지.’

엄청난 폭발에 놀라 우리는 옆방으로 갔다. 우리는 굴뚝 안에 지은 것 같은 욕실을 발견했다.(옆방에서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 뜨거운 목욕은 차질을 빚는다는 공표인가 우리는 조사하기 위해 옆방으로 가서 굴뚝 위에 지은 것 같은 욕실을 발견했다. 1945) 지붕이 없었다. 대신 벽은 바닥에서 그대로 솟아 하늘로 열려 있었다. 집사는 구식의 순간온수기에서 나온 자욱한 증기에 거의 보이지 않았다. (구식 순간온수기에서 증기의 구름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강한 가스 냄새와 차가운 물이 조금 간지러웠다.

좋지 않아.’

시시, 수비토, 시노리.’ (, , 바로 됩니다.)

집사가 계단 꼭대기로 달려가 아래를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보다 훨씬 공격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대답으로 들려왔다. 세바스찬과 나는 우리 창문아래 장관들로 돌아갔다. 어느덧 말싸움이 끝나고 한 여자와 아이가 나타나 우리에게 미소를 짓고, 집사를 노려본 다음에 세바스찬의 낮은 장에 은 대야와 끓는 물이 담긴 물 단지를 올려놓았다. 집사는 한편 우리 짐을 풀고 옷을 개어 넣으며 불쑥 이탈리아를 섞어가며 우리에게 순간온수기의 숨은 가치를 한참 말을 하다가 갑자기 놀랄 일이 있는지 머리를 옆으로 바싹 세우고 말했다. ‘시뇨르 마르세스 그리고는 아래층으로 쏜살같이 내려갔다.

아빠 만나기 전에 옷을 단정히 하는 게 낫겠다.’ 세바스찬이 말했다. ‘차려입을 필요 없네. 지금은 혼자 계신 거 같아.’

나는 마치메인 경을 만난다는 데 완전히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실제로 만나고 나자 내가 제일 처음 충격 받은 일은 정상적인 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점차 그를 알아가자 그게 다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가 바이런식의 후광을 의식하고 있긴 했지만 그는 이를 천박하다고 여기고 숨기기 위해 피나는 노력 중인 것 같았다. 그는 궁전의 주 거실인 살롱의 발코니에 서 있었다. 그가 몸을 돌려 우리에게 인사를 할 때 그의 얼굴은 깊은 그림자에 덮여 나는 키 크고 꼿꼿한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아빠.’ 세바스찬이 말했다. ‘아주 젊어보이세요!’

그는 마치메인 경의 볼에 키스를 했고, , 유아방을 떠난 뒤로는 아버지에게 키스를 해본 적이 없는 나는 수줍게 세바스찬 뒤에 주춤거렸다.

이 쪽은 찰스에요. 우리 아버지 정말 잘생기지 않으셨니, 찰스?’

마치메인 경은 나와 악수를 했다.

누가 네 기차를 예약을 했는지 몰라도.’ 그가 말문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 역시 세바스찬의 목소리였다. ‘우둔한 짓을 저질렀더구나. 그런 기차는 없어.’

우리 그거 타고 왔어요.’

그럴 수가 없어. 그 시간에 밀라노에서 오는 기차는 완행 밖에 없어. 나는 리도에 있었다. 거기서 초저녁에 프로 선수하고 경기를 하러 갔지. 그때가 너무 덥지 않은 유일한 낮 시간이야. 너희 둘 다 위층이 지내기에 편안했으면 좋겠다. 이 집은 오직 한 사람의 안락을 위해 지어진 것 같아. 그게 나지. 나는 거의 이 방만한 방을 쓰는데 아주 적당한 옷방이 딸려 있지. 카라는 다른 제법 큰 방을 손에 넣었고.’

나는 그가 그의 정부를 그렇게 간단하게 그렇게 태평스럽게 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끌렸다. 나중에 그런 효과를 노리고 나에게 말했던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분은 어떠세요?’

카라? 글쎄. 바람이지만 그녀가 내일은 우리한테 돌아올 거다 그녀는 브렌타 운하에 있는 빌라의 미국 친구들을 방문하고 있어. 카라는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루나에 가볼 수도 있긴 한데 거긴 지금은 영국인으로 가득 차 있지. 집에서 먹는 건 너무 따분할까? 카라는 내일은 분명 나가서 먹자고 하겠지. 여기 요리사는 진짜 솜씨가 상당히 좋아.’

그는 창가에서 벗어나 붉은 다마스크 벽을 뒤로하고 저녁 햇빛으로 가득 찬 곳에 서있었다. 고귀한 얼굴이었다. 통제된, 그러려고 계획한 것 같은 딱 그런 얼굴이었다. 어딘가 피곤한 것 같고, 조금은 냉소적이며 약간은 관능적인 얼굴. 그는 생애 최고의 시기 있는 것 같았다. 그가 우리 아버지보다 불과 몇 살 어리다니 기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805

우리는 창가에 있는 대리석 탁자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 집에서 모든 물건이 대리석 아니면 벨벳으로 혹은 흐릿한, 금빛 젯소(석고로 칠한 바탕)로 되어 있었다. ‘여기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거니? 수영 아니면 관광?’하고 마치메인 경이 물었다.

관광을 좀 할까하고.’ 내가 말했다.

카라가 좋아하겠네. , 그녀는 세바스찬이 말했겠지만, 여기 안주인이야. 둘 다는 할 수 없어. 리도에 한번 가면 거기서는 빠져나갈 데가 없어. 백가몬(주사위놀이)를 하고, 바에 발목이 잡히고, 태양에 얼이 나가게 돼. 교회에 단단히 붙어 있거라.’

찰스는 그림에 아주 열심이에요.’ 세바스찬이 말했다.

그러냐?’ 나는 내 아버지를 통해 익히 알고 있던 따분함의 기운을 눈치 챘다

그래? 특별히 좋아하는 베니스 화가라도?’

벨리니.’ 나는 조금 까칠하게 대답했다.

그래? 어디?’

죄송하지만 벨리니가 두 명인지는 몰랐는데요.’

정확하게는 세 명이지(아버지와 아들 둘). 많은 시대에 그림은 거의 대부분 가족 사업이었단 사실을 알게 될 거야. 영국에서 어떻게 왔니? 금방 영국에서 왔겠구나?(1945)’

아주 멋진 시간이었어요.’/, 거기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보냈다고? 보냈었다고? 내간 영국의 시골 지역을 혐오하는 건 비극이지. 엄청난 책임을 물려받았지만 완전히 무관심한 일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거기 있었다면 완전히 사회주의자가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온통 걸림돌이 되었을 거야. 큰 아들이 모든 걸 바꾸겠지. 틀림없어. 사람들이 그가 물려받을 걸 남겨둔다면야……. , 이탈리아 단 음식들은 아주 좋아들 하는지 의문이야. 내 아버지 대까지 Brideshead에는 이탈리아 페이스트리 요리사가 항상 있었어. 오스트리아 요리사도 데리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더 나았지. 지금은 팔뚝이 두둑한 양호교사처럼 생긴 영국여자가 있겠지.’

저녁 후에 궁전을 떠나 길 쪽 문을 나가 미로 같은 다리와 광장 골목을 걸은 뒤에 플로리언(1720년부터 있던 베니스 중심부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캄파닐레(산 마르코 성당의 종탑) 아래를 횡단하고 다시 횡단하는 장중한 군중들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베니스의 군중 같은 사람들은 없어.’ 마치메인 경이 말했다. ‘시는(나라는) 부정부주의자(공산주의자, 1945)로 가득하지만 한 미국여자가 지난밤에 여기 어깨를 다 드러내고 앉아 있으려고 했는데 그들이 하도 뚫어지게, 그것도 아주 조용하게 쳐다봐서 쫓겨났지. 그들은 여자가 떠날 때까지 선회하는 갈매기 같이 갔다가 다시는 돌아오고. 우리 자국민은 그들이 도덕적으로 용납 못하겠다는 표현하려고 하면 훨씬 덜 우아한 방법을 쓰지.’

한 무리의 영국인들이 그런 후 부둣가에서 나와 우리 근처의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런 뒤 갑자기 다른 쪽으로 옮겨가 곁눈질로 우리를 힐끔거리고 머리를 가까이 모아 쑤군거렸다. ‘내가 정치에 입문하고 있을 때 알던 사내하고 그 아내야. 세바스찬, 너희 교회에서 유명인사시지.’

그날 밤 자러가면서 세바스찬이 말했다. ‘아버지는 좀 귀염둥이셔. 안 그러냐?’

 

마치메인 경의 정부는 그 다음날 도착했다. 나는 열아홉 살이었고 여자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지하였다. 나는 거리에서 여자가 매춘부인지 아닌지 확연히 알아보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러므로 불륜 관계의 커플의 집 지붕 아래 머문다는 사실에 신경이 아니 쓰이는 것이 아니었긴 해도 나는 내 흥미를 숨길 수 있을 만큼은 나이를 먹었다. 그래서 마치메인의 정부는 내가 그녀에 관해 상충되는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다가 일순간에 그 모든 게 그녀가 나타나자 실망에 빠지는 모습을 고스란히 알아보았을 것이다. 그녀는 툴루즈-로트렉의 육감적인 오달리스크(터키 군주의 첩, 이슬람 여자노예)가 아니었다. 그녀는 훅 가는 젊은 아가씨가 아니었고 중년의 나이에, 몸매를 아주 잘 유지하고, 찰 차려 입은, 수없이 공공장소에 보고 가끔씩 만나던 아주 예절 바른 여성이었다. 어떤 사회적인 낙인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도착한 날 우리는 리도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녀는 거기서 거의 모든 식탁에서 인사를 받았다.

비토리아 코롬보나(존 웹스터의 16세기 복수 비극의 연극 제목)가 우리 모두를 토요일 있을 무도회에 초대했어요.’

정말 친절하군. 당신 나 춤 안 추는 거 알지.’ 마치메인 경이 말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요? 좋은 구경거리가 될 거예요. 코롬보나 궁전이 무도회로 온통 불을 밝힐 텐데. 미래에는 얼마나 그런 무도회가 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고요.’

아이들은 제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지만. 우리는 거절해야겠어.’

그리고 전 해킹 브루너 부인에게 오찬을 하러 오라고 청했어요. 부인에게 매력적인 딸이 한 명 있지요. 세바스찬하고 그의 친구는 그녀가 마음에 들 거예요.’

세바스찬과 그의 친구는 상속녀보다 예술에 더 관심이 많아.’

어머, 그건 제가 항상 바라던 거잖아요.’ 카라가 공격의 초점을 노련하게 바꾸며 말을 했다. ‘내가 셀 수도 없을 만큼 여기에 왔었지만 알렉스는 산 마르코조차 한 번 안 데려가줬어. 우리 관광객이 되면 되겠네. 그럴래?’

우리는 관광객이 되었다. 베니스의 모든 문이 개방이 되는 난쟁이 베네치아 귀족을 가이드로 요청하여 구하고 그녀는 그를 끼고 손에 가이드북을 잡고 우리와 같이 왔다. 때로는 축 늘어지긴 했지만 결코 포기를 않고, 장소의 엄청난 경이 한 가운데 깔끔하고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다녔다.

베니스에서 14일은 재빨리 그리고 달콤하게 지나갔다. 아마 너무 달콤했나 보았다. 나는 침도 없는 꿀 속에 익사하고 있었다. 어떤 날들은 삶은 우리가 옆수로로 조심조심 코를 들이밀고 사공은 애처로운 새 울음소리로 경고를 내지르는 때처럼 곤돌라의 속도에 맞춰 흘러갔고 또 다른 날은 햇빛에 반짝이는 포말 줄기 사이로 석호를 튀어오르는 쾌속선처럼 지나갔다. 찌르는듯한 어지러운 태양빛의 추억과 차가운 대리석 실내의 기억이, 어디나 있는 물이 매끄러운 바위에 닦아내며 그림이 그려진 천장에 빛의 얼룩을 반사하고, 바이런도 알고 있었을 것 같은 코롬보나 궁전에서 지낸 밤이나 치오지아(베니스 근처 산호섬)의 얕은 물길에서 스캄피 새우를 낚던 또 다른 바이런 식의 밤, 인광으로 반짝이는 작은 배의 항적, 이물에서 흔들리는 남포등과 해초와 모래, 바둥거리는 물고기를 가득 담은 채 올라오던 그물, 아침의 싸늘함 속에 발코니에서 맛보던 멜론과 프로슈토, 영국식 바(해리 바, 1960)에서 먹던 뜨거운 치즈 샌드위치와 샴페인 칵테일의 기억이 뒤섞여 남았다.

나는 콜레오니(15세기 콘도티에로-용병대장) 조각상을 올려다보며 세바스찬이 하던 말이 생각난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너하고 내가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을 거란 생각을 하니(1차 세계 대전을 겪은 그 당시 사람들은 전쟁의 끝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함) 조금 슬프다.’

나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방문 마지막에 가졌던 대화가 특히 기억이 남는다.

세바스찬은 부친과 테니스를 치려고 나가고 없었고 카라는 결국에 피곤을 인정하고 우리는 늦은 오후에 대운하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바느질거리를 들고 소파에 앉았고 나는 한가로이 일인용 소파에 앉았다. 우리 둘만 따로 있는 일은 처음이었다.

넌 세바스찬을 아주 좋아하는 거 같더구나.’ 그녀가 말했다.

, , 그럼요.’

난 영국과 독일인들의 이런 낭만적인 우정에 대해 잘 알아. 라틴계가 아닌 사람들. 너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면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그녀는 아주 차분하였고 사실 난 그녀의 말을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긴 했지만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녀도 대답은 바라지 않은지 그냥 바느질을 계속하고 때로는 멈춰 그녀 옆에 바느질 바구니에서 맞은 비단을 찾았다.

그건 아이들이 그 의미를 알기 전에 찾아오는 그런 종류의 사랑이야. 영국에서는 그게 거의 남자가 다 되었을 네 나이 즈음에 오지. 그건 좋다고 생각해. 그런 종류의 사랑은 소녀보다는 소년에게 향하는 더 나아. 알렉스는 너도 아다시피 한 소녀에게 그런 감정을 느꼈어. 그의 아내에게. 넌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니?’

정말이지, 카라 당신은 무척 난처한 질문을 하고 계세요.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전 그저…….’

사랑하지 않아. 조금치도 아냐. 그런데 그는 왜 나와 머물까? 이유는 이거야. 내가 그를 마치메인 부인으로 그를 보호하기 때문이지. 그는 그녀를 증오해. 하지만 넌 그가 얼마나 미워하는지는 아마 감도 안 잡힐 거야. 넌 그 사람이 아주 침착하고 영국사람답다고 생각하겠지만 대감마님은 심드렁하니, 모든 열정은 다 죽고 그저 편안하기를 걱정이 없기로 바라고, 태양을 뒤따라다니고 나는 어떤 사람도 스스로 할 수 없는 한 가지 일을 돌보지. 보게나. 그는 증오로 가득 찬 화산이야. 그는 그녀와는 같은 공기로 숨을 쉴 수가 없어. 그는 영국이 그 여자의 모국이기 때문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거야. 그는 세바스찬과 있을 때는 거의 행복할 수가 없어. 그 여자 아들이니까. 하지만 세바스찬 역시 그녀를 미워해.’

그 점에 있어서 아주머니가 분명 틀렸어요.’

그가 그걸 너에게 인정 안할 수도 있어. 그 자신에게도 인정하지 않을 거야. 그들은 증오로 가득 찼어. 증오 그 자체야. 알렉스와 그들 가족은……넌 그가 왜 사교계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고 항상 생각해요.’

넌 정말 한참 어리구나. 사람들이 알렉스같이 잘 생기고, 똑똑하고 부유한 사람에게 등을 돌리다고? 네 생애 결코 그럴 일은 없을 거다. 그 사람들을 멀리 내치는 사람은 그야. 지금조차도 그들은 모욕을 당하고 조롱을 받아도 오고 또 다시 와. 그리고 레이디 마치메인과 관련된 모든 거. 그는 그 여자와 닿았을 거 같은 손은 건드리지도 않아. 우리가 손님이 있으면 그가 그들이 혹시 Brideshead에서 금방 온 것은 아닐까? 마치메인 하우스로 가던 길인가? 그들이 아내한테 내 이야기를 전할까? 그들이 나와 내가 증오하는 그녀 사이의 고리는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게 다 보여.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진짜로 그는 정말 그렇게 생각을 해. 그 사람은 미쳤어. 그리고 그 여자가 이런 증오를 받아 마땅한 사람이냐면? 그녀는 아무 잘못도 없어. 아직 덜 자란 사람으로 사랑을 받았다는 것 말고는. 나는 한 번도 레이디 마치메인을 만난 적이 없어. 오직 한 번 본 적은 있지. 하지만 남자와 살다보면 그가 사랑을 했던 다른 여자들을 알게 되는 법이야. 나는 레이디 마치메인을 아주 잘 알아. 그녀는 누군가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을 했을 뿐 좋은 단순한 여성이야.

사람들이 모든 정력을 쏟아 증오를 하면 그 자체로 그들이 증오하고 있는 무언가가 돼. 알렉스는 소년시절의 모든 환상들을 증오하고 있어, 순수, , 희망. 불쌍한 레이디 마치메인은 그 모든 걸 견뎌내야만 하지. 그는 한동안, 아주 짧은 시간 나를 사랑했어. 남자들이 그 자신의 힘을 사랑하듯이. 여자들에게 더 간단한 일이지. 그녀는 이런 방식들의 사랑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1945). 여자들은 이런 방식들의 사랑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

지금 알렉스는 나를 아주 좋아해. 그리고 나는 그 자신의 순수로부터 그를 보호하고. 우리는 편안하게 살고 있어.

세바스찬은 그 자신의 어린 시절과 사랑에 빠져 있어. 그건 그를 아주 불행하게 할 거야. 그의 테디베어, 그의 유모……그리고 지금은 열아홉 살인데…….’

그녀는 소파에서 몸을 꿈적여 몸을 기울여 지나가고 있던 보트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애정 어린, 놀리는 어조로 말했다. ‘그늘 사이에 앉아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니 얼마나 좋아.’ 그런 뒤 대지로 급전직하하듯이 말을 덧붙였다. ‘세바스찬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우리 둘 다 그러는데요.’

너한테는 문제되지 않아. 난 너희 둘 다 지켜보았다. 세바스찬에게 다른 문제야. 그는 누가 그를 말리지 않으면 술주정뱅이가 될 거야. 그런 사람을 많이 봐왔단다. 알렉스와 내가 만났을 때 그도 거의 술주정뱅이었어. 혈통이 그런가. 세바스찬이 마시는 방식에서 그게 보여. 넌 그렇게 마시지 않고.’

 

우리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날 런던에 도착했다. 채링 크로스에서 오던 길에 나는 그의 어머니 집 앞마당에 내려주었다. ‘여기가 마처스 그는 휴일이 끝났다는 의미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잠깐 들렀다 가라고 하진 않을게. 집에서 아마 우리 집 사람들로 가득할 거야. 우리 옥스퍼드에서 만나자.’ 나는 하이드 파크로 가로질러 집으로 차를 몰았다.

아버지는 약간의 애석함이 섞인 그의 평소 분위기로 나를 맞았다. ‘오늘은 여기에.’ 그가 말했다. ‘내일이면 사라져버리고. 너를 거의 보지 못한 거 같다. 아마 여기 있는 게 너한테 지루하겠지. 그런다고 달라질 거라도 있나? 갔던 일은 즐거웠고?’

아주 즐거웠어요. 저 베니스에 갔었어요.’

그래, 그래. 그랬을 거 같더라. 날씨는 화창했어?’

그가 조용히 연구로 저녁을 마치고 침실로 가면서 잠깐 멈춰 내게 물었다. ‘네가 아주 걱정을 하던 그 친구 말이다. 그가 죽었니?’

아니요.’

아주 잘된 일이로구나. 그 이야기라도 편지로 썼어야지. 내가 그 친구 걱정을 아주 많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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