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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Bridgeshead Revisited

브라이즈헤드 리비짓티드 10

by 어정버정 2023. 5. 7.

2012-8-2 

하루는 찬장에서 우리는 옻칠한 주석통을 찾았다. 안에는 쓸 만한 상태의 유화물감이 들어 있었다.

엄마가 저걸 한핸가 두해 전에 샀어. 누군가 엄마한테 그림으로 그려보려고 할 때만 세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했거든. 우리는 그걸 두고 엄청 엄말 놀렸지. 엄마는 전혀 그림을 그릴 줄을 몰랐어. 아무리 물감통 안에서 밝은 색이었다고 해도, 엄마가 이걸 섞으면 어떻게 된 게 카키색이 되었거든.’ 팔레트 위에 각양각색으로 마르고, 질척한 물감얼룩들이 이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코델리아에게 항상 붓을 씻어 놓으라고 시켰지. 마침내 우리 모두 항의를 하고 엄마가 두손 들게 만들었어.’

그 그림들 때문에 우리는 사무실을 꾸며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무실은 열주 쪽으로 열려 있는 작은 방이었다. 한때는 저택사유지 사무실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유기되어 가끔 정원 놀이기구나 죽은 알로에를 담을 통 같은 것만 들어 있었다. 아마도 다과용 방이나 서재 같이 좀 더 가벼운 사용 목적이었는지 소박하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그에 맞춰 석회 벽에 정교한 로코코 판으로 장식되고 지붕은 예쁘게 궁릉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여기서, 더 작은 타원형 틀 안에서 나는 낭만적인 풍경을 스케치하였다. 그 다음 며칠 동안 그 안을 색깔로 채우고 운 좋게 순간의 행복한 기분의 도움으로 잘 해내였다. 붓은 어쩐지 그 일을 하기만을 바라던 것 같았다. 풍경은 인물은 없이 하얀 구름과 멀리 푸른 하늘, 전경에 아이비로 뒤덮인 폐허, 바위와 폭포 뒤편으로 물러나 있는 대정원으로 울틍불퉁하게 이어졌다. 나는 유화물감은 거의 아는 바가 없었고 작업을 하면서 요령을 터득하였다. 일주일이 못되어 끝내자 세바스찬은 더 큰 다른 판넬을 시작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는 몇 가지 스케치를 했다. 그는 리본으로 장식한 그네가 있는 원유회와 흑인 삽화와 피리를 부는 양치기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열의가 시들해졌다. 나는 내가 풍경을 완성한 일은 좋은 기회 덕임을 잘 알았다. 그리고 이런 정교한 파스티쉬(모방작품)은 나에게 버거웠다.

하루는 우리는 지하저장고에 윌콕스와 내려갔다. 그리고 한때는 어마어마한 와인을 보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빈 구역을 보았다. 오직 한 트랜셉트(십자형 건물의 좌우 날개 부분)만 현재 사용되었다. 거기 와인 상자들이 넉넉하게 적재되어 있었고 어떤 것은 오십 년 묵은 빈티지들이 들어있었다.

주인어른이 해외로 가신 뒤에 더해진 것은 없었습니다.’ 윌콕스가 말했다. ‘수많은 오래 된 와인들이 마실 날만 기다리고 있죠. 우리는 18년도산과 20년대산들을 저장해두고 있어야 하는데. 전 포도주상에게서 그것에 관한 편지를 몇 번 받았어요. 하지만 마님 Brideshead  경에게 여쭤 보라시고 그분은 주인어른께 여쭙고 주인님은 변호사에게 또 물어보라시네요. 나가는 속도로 보면 여기에는 넉넉잡아 10년치는 있어요. 하지만 그 뒤에 어떻게 될까요?’

윌콕스는 우리의 관심을 반겼다. 우리는 각 상자마다 병을 꺼내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와인을 알게 되는 게 이때 세바스찬과 보내던 평온한 저녁나절이었고 내 척박한 세월에 내가 머물게 되는 풍작의 씨가 심어졌다. 그와 나, 우리는 종종 그림이 그려진 거실에 세 병의 와인을 따고 탁자위에 우리 앞에 각각 세 개의 잔을 올려놓고 앉았다. 세바스찬은 와인 시음에 관한 책을 발견했고 우리는 책의 지시사항을 세부까지 따라했다. 우리는 잔을 촛불을 살짝 데우고 삼분의 1을 채우고 와인을 둥글게 휘돌렸고, 우리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고, 빛을 향해 들어보고, 향을 들이마시고, 홀짝여 우리의 입을 가득 채우고 혀로 굴려보고, 계산대에 있는 동전처럼 구개 사이로 짤랑짤랑 울리고, 머리를 뒤로 제치고 목젖을 타고 내리도록 했다. 그런 뒤 우리는 와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구고 배스 올리버 비스킷(흰색, 딱딱하고 건조한 비스킷, 치즈를 보통은 치즈를 곁들여 먹는다.)을 야금야금 먹었다. 그리고 다른 와인으로 넘어갔다.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고 그런 뒤 다른 와인으로 계속해나가다가 셋 모두 빙빙 돌다가 잔의 순서가 헷갈리게 되고 어느 게 어느 것인지 떨어져 우리 사이에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면 잔 여섯 개의 어떤 것은 잘못 된 병에서 따르는 바람에 와인 섞여서 들어가 있기도 하여, 결국 각자 잔 세 개로 다시 시작을 해야 하고 병은 어느새 비고 그들을 칭송하는 우리 말은 더욱 길을 잃고 이국적으로 변하였다.

……약간, 가젤처럼 부끄러워하는 와인.’

레프리컨(아일랜드 민화의 작은 남자요정)처럼

얼룩덜룩해, 테피스트리 속 목초지.’

잔잔한 물가의 플루트처럼.’

……그리고 이건 지혜로운 늙은 와인.’

동굴 속 선지자.’

……그리고 이건 하얀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야.’

백조처럼.’

마지막 유니콘처럼.’

그리고 우리는 식당의 황금색 촛불을 떠나 바깥의 별빛을 향해 나가 분수 가장자리에 앉아 물에 우리의 손을 식히고 술에 취해 바위에 부딪히고 콸콸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 매일 밤 마셔야 할까?’ 세바스찬이 어느 아침에 물었다.

그래, 그럴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는 낯선 이는 거의 보지 못했다. 마른 몸에 배가 처진 대령출신, 중개상이 있었는데 그는 가끔 우리와 마주치고 한 번씩 차를 마시러 왔다. 보통 우리는 요령껏 그를 피해 숨었다. 일요일날에는 이웃한 수도원에서 미사를 올리고 우리와 아침을 먹기 위해 찾아왔다. 그는 내가 만난 첫 번째 사제였다. 그가 얼마나 사람 같지 않은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하지만 Brideshead 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들이 독특하리라 기대되는 그런 마법의 장소였다. 핍스 신부는 사실 온화한, 동글한 얼굴의 남자로 지역 크리켓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그 흥미를 완강하게 우리와 나누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요, 신부님, 찰스하고 저는 그냥 크리켓에 대해 몰라요.’

전 테니슨이 지난 목요일에 58을 이룩하는 걸 봤으면 원이 없겠어요. 그건 분명 이닝(innings, 크리켓의 배팅기회)이었을 겁니다. 타임즈지에 실린 해설기사는 훌륭했어요. 당신은 그가 남아프리카 사람들 상대하는 거 봤어요?’

그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저도 본 적 없어요. 전 몇 년 동안 최고 수준의 시합을 못 봤어요. 그레이브스 신부가 리즈를 지날 때 잠깐 본 이후로. 그때 앰플 포스에서 수도원장 취임식에 갔다 오던 참이었죠. 그레이브스 신부님은 기차 편을 알아보시고 그날 오후 랭커셔 팀과 붙는 경기에 관람할 수 있도록 세 시간을 주셨죠. 그날 오후로군요. 나는 그 공 하나하나 다 기억합니다. 그 이후로는 신문지상으로 아는 거죠. 당신은 거의 크리켓을 보러 가지 않는 모양이죠?’

한 번도.’ 내가 말했다. 그러자 그는 신실한 마음에서, 세상의 위험에 노출이 된 사람들이 세상의 다양한 위안을 거의 이용하지 않을 수 있는가하는 순진한 경이의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세바스찬은 항상 미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태도는 나빴다Brideshead 는 오래된 가톨릭교의 중심이 아니었다. 레이디 마치메인이 몇몇 가톨릭 하인을 고용하였지만 하인 대부분, 마을 오두막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어디라고 해도 플라이트 가문의 무덤 사이에 문가에 있는 작은 회색 교회에서 기도를 했다.

세바스찬의 믿음은 그 당시에 내게 수수께끼였지만 딱히 내가 풀어야겠다고 느껴지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종교가 없었다. 아이일 때 주일마다 교회에 따라갔고 학교에서는 매일 예배실에 참석했다. 하지만 마치 그 보상인양 공립학교에 갔을 때부터 나는 휴일에 교회에 가는 일은 면제되었다. 내 교육에 내포된 시각은 기독교의 기본 서술들은 신화로 노출되었으며 그 의견은 그것의 윤리적인 가르침은 현재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 지금은 분열이 되었으며 그런 분열은 종교에 불리한 주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종교는 몇몇 사람들이 공언하는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는 취미였다. 기껏해야 약간의 장식용이었고 최악의 경우는 근 십년간 유행어인 콤플렉스 억제의 원인 제공자였고 편협성, 위선, 수백 년 동안을 장악해온 완전히 어리석음의 분야였다. 아무도 이런 예스러운 준수가 일관성 있는 철학적 체계나 타협하지 않는 역사적 주장을 표현하고 있다고 나에게 귀띔해준 사람은 없었고 누군가 그렇게 했더라도 나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1945) 나에게 신성을 가르친 교사들은 성경의 글귀는 대단히 믿을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한 번도 내가 기도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가족 행사가 아니면 가지 않았고 가도 조롱을 덧붙였다. 어머니는 내 생각이지만 독실하였다. 한때 나에게 어머니가 아버지와 나를 놔두고 구급차와 함께 세르비아로 가는 게 자신의 의무로 생각을 하고 보스니아의 눈발 속에서 탈진으로 죽는다는 게 기이하게 보였다. 하지만 나중에 나는 그와 비슷한 정신에 내 속에 있음을 깨달았다. 나중에 또한 나는 그 당시 1923년에 나는 초월적인 존재가 실존한다는 점을 고심해서 검토를 한다거나 받아들인 적인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Brideshead 에서 지낸 그 여름에 그런 필요성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1960)

종종, 거의 매일, 내가 세바스찬을 안 이후로, 그의 대화 속에 우연하게 그가 가톨릭인임을 상기시키는 단어들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걸 그의 곰 인형처럼 가벼운 기벽이라고 여겼다. 우리는 Brideshead  두 번째 일요일까지 그 문제로 한 번도 논의를 해 본적이 없었다. 핍스 신부가 떠나고 우리는 신문을 들고 열주 사이에 앉아 있을 때 그는 갑자기 정말이지, 가톨릭인이 되는 일이 아주 어려워.’라고 말을 해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게 너에게 많은 차이를 내니?’

그럼, 항상 그래.’

그래? 눈치 챘다고는 말 못하겠는데. 너는 유혹에 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쳐? 넌 나보다 훨씬 도덕적으로 고결해보이진 않는다야.’

나는 아주, 아주 사악한 자야.’ 세바스찬이 성을 냈다.

, 그래서?’

‘“하나님, 선한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하지만 아직은 말고요라고 기도하곤 하던 사람이 누구였게?’

나야 모르지. , 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런, 맞았어. 나는 매일 기도를 해. 하지만 그건 아니야.’ 그는 세상의 뉴스(1843-2011 신문사) 지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또 다른 버릇 나쁜 스카우트 단장.’이라고 말했다.

난 그들이 너에게 끔찍하게 많은 헛소리를 믿게 만들려는 수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헛소리라고? 나도 그러길 바란다. 때로 지독하게 바른 소리로 내게 들려.’

하지만, 세바스찬, 너 그걸 전혀 심각하게 믿지 않아도 돼.’

않아도 돼?’

내 말은 크리스마스, 베들레헴의 별, 세 명의 왕, 황소와 당나귀 같은 거.’

, 그래. 나는 그런 거 믿어. 정말 아름다운 발상이야.’

하지만 아름다운 발상이라고 그것들을 믿을 수는 없어.’

하지만 난 그래. 그게 내가 믿는 방식이야.’

그리고 기도를 드려? 너는 조각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몇 마디 말을 한다고 크게는 아니더라도 그냥 마음속으로 날씨를 바꿔달란다 거나 말을 할 수 있어? 아니면 몇몇 성인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욱 영향력이 크다거나 너는 분명 직면한 문제에 너를 도울 만한 적합한 사람을 찾게 될 거라고 생각해?’

, 그럼. 너 지난 학기에 내가 알로이어스를 데리고 갔다가 내가 어딘지 모르는 곳에 남겨두었던 일 기억 안 나? 나는 미친 사람처럼 그날 아침에 파두아의 성 안토니우스(13세기 성인, 잃어버리거나 도둑맞은 물건에 기도를 올린다.)에게 기도를 했어. 그리고 점심 직후에 캔터베리 게이트에 니콜라스 씨가 알로이어스를 팔에 안고 나타났지. 내가 그를 그 사람 택시에 놔두었다고 하면서.’

그런데.’ 내가 말했다. ‘네가 그 모든 걸 믿을 수 있고 착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면, 네 종교에 어려운 점은 어디 있는데?’

네가 볼 수 없으면, 넌 보지 못해.’

그러니까, 어디에?’

뭘 시시콜콜 따져. 찰스. 나는 헐에서 무슨 기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여자에 관한 기사 읽고 싶어.’

네가 시작한 주제야. 난 그저 관심이 갔을 뿐이야.’

내가 다시는 그 이야기 안 꺼내마. 서른여덟 개의 다른 사례를 고려하여 그녀에게 6개월 형을 선고하는 바입니다. 됐냐!’

 

2012-8-4

하지만 그는 열흘인가 지난 후에 다시 언급을 하였다. 우리가 집의 지붕에 누워 햇볕을 쐬면서 망원경으로 우리 앞에 있던 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던 농산물 품평회를 구경하던 때였다. 품평회는 이웃한 교구들이 주관하는, 심각한 경쟁의 센터로서보다는 공진회와 사회적 모임으로 더 오래 존속하고 있는 그리 크지 않은 2일간의 행사였다. 링은 깃발로 표시되었으며 주위로 다양한 크기로 대여섯 개 천막이 처져 있었다. 심사위원석이 있고 가축들 우리가 몇 개 있었다. 가장 큰 대형 천막은 음식과 음료를 대는 곳이었다. 거기에 다수의 농부들이 서 있었다. 준비는 일주일간 계속되었다. ‘우리는 숨어야 될 거야.’ 날짜가 다가오자 세바스찬이 말했다. ‘우리 형이 여기 올 테니. 형은 농산물 품평회에서 큰 역할을 차지해.’ 그래서 우리는 난간 아래의 지붕에 누웠다.

브라이즈헤드는 아침에 기차로 내려와 중개상, 펜더 대령과 점심을 먹었다. 나는 그를 그가 도착한 뒤 5분 동안 만났다. 앤서니 블랑세의 묘사는 괴상하게도 맞아 들었다. 그는 아즈텍인이 조각을 한 플라이트 가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를 지금 망원경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붙임성 있게 소작인 사이를 돌아다니며 멈춰서 위원석에 앉은 심판들에게 인사를 하고 우리 위로 몸을 숙여 심각한 얼굴로 소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묘한 사람이야, 우리 형은.’ 세바스찬이 말했다.

충분히 평범한데.’

아냐, 안 그래. 네가 형을 안다면 우리보다 훨씬 많이 미친 사람이야. 단지 전혀 밖으로 안 드러나서 그렇지. 형 속은 온통 비틀렸어. 너도 알겠지만 형은 사제가 되고 싶어했지.’

몰랐는데.’

아직도 그러고 싶은 것 같아. 그는 스토니허스트(가톨릭 남학교 겸 예수회 신학대학)에서 바로 나온 예수회 사람이 다 되었지. 엄마에게는 끔찍한 일이었어. 엄밀히 말하면 엄마가 말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당연히 엄마가 절대 바랄 일은 아니었지. 사람들 말 할 거 생각해 봐. 집안의 장자가. 내가 그런 것도 아니고. 그리고 불쌍한 아빠. 교회는 그런 일 없더라도 아빠한테 충분히 문제거리였어. 엉망진창 난리법석이 벌어졌어. 수도승과 주교예하가 집을 생쥐처럼 부산스럽게 돌아다녔어. 브라이즈헤드는 그냥 침울하게 앉아서 신의 의지를 관해 이야기를 하고. 형은 아빠가 외국에 가버렸을 때 가장 마음이 상했지. 진짜 엄마보다 훨씬 더. 마침내 그 사람들이 옥스퍼드로 가서 삼년 동안 생각해 보라고 그를 설득했지. 지금 마음을 정하려고 하는 중이야. 그는 근위대에 간다거나 하원에 진출한다거나 결혼한다느니 그런 이야기를 해. 형은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 몰라. 내가 만약에 그랬더라면, 내가 스토니허스트에 간다고 했다면 과연 나는 갔을까 궁금해. 오직 아빠가 내가 충분히 나이를 먹기 전에 해외에 갔더라면 그랬겠지. 아버지가 고집한 첫 번째 일은 내가 이튼에 가는 거였어.’

너희 아버지는 종교를 포기하셨니?’

, 어떤 면에서는 그래야 했을 거야. 아빤 오로지 엄마하고 결혼하는 것 때문에 받아들였거든. 떠나게 되자 남은 우리들한테 다 남기고 떠났지. 너 그분을 꼭 만나야 돼. 아주 근사한 분이야.’

세바스찬은 한 번도 그의 아버지를 진지하게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내가 말했다. ‘아버지가 집을 떠났을 때 집안사람들 모두 마음이 안 좋았겠다.’

코델리아 빼고 다. 그러기에 코델리아는 너무 어렸어. 그 당시에 내가 혼란을 겪었지. 엄마는 위의 세 명에게 우리가 아빠를 미워하지 않도록 해명을 하려 하셨지. 내가 미워하지 않은 유일한 아이였어. 나는 그녀가 내가 그러길 바랐다고 생각해. 항상 아빠가 나를 좋아했거든. 이 발만 아니면 지금쯤에는 아버지하고 있을 텐데. 나는 아버지에게 가는 유일한 자식이야. 너도 같이 갈래? 너도 아빨 좋아할 거야.’

메가폰을 든 남자가 아래 들판에서 열리는 마지막 행사의 결과를 외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우리에게 들렸다.

그러니 너도 보다시피 우리는 종교적으로 혼합이 된 가족이야. 브라이즈헤드와 코델리아는 둘 다 열렬한 가톨릭이야. 형은 비참하고 동생은 새같이 행복해. 줄리아와 나는 반쯤 비종교인인데 나는 행복하고 줄리아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 엄마는 대중들이 성인으로 여기는 사람이고 아빠는 파문을 당했지. 그런데 나는 둘 중에 누가 행복한지는 감이 안 잡혀. 어쨌든 네가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행복은 종교하고는 많은 상관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다만 내가 바라는 건……내가 좀 더 가톨릭을 좋아했으면 해.’

너희 가족들은 다른 사람들하고 똑 같은데.’

저런, 찰스야, 다른 사람들하고 딱 정반대지. 특히 거의 없다시피 한 이 나라에서는 더하고. 그들이 파벌이라서가 아니야. 사실, 그들은 적어도 모두 서로에게 같이 지내는 시간의 반은 불한당이야. 서로 완전히 다른 생활관을 지니고 있어.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이 서로 서로 다 달라. 서로 할 수 있는 최대한 숨기긴 하지만 늘 튀어나오지. 그들이 그러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해. 하지만 네 눈에는 줄리아와 내가 반은 비종교인이라고 보기 어렵겠지만.’

평소와 다른 심각한 대화는 멀리 높은 굴뚝에서 어린아이 같은 세바스찬, 세바스찬 외치는 큰 고함소리로 중단되었다.

아이쿠, 맙소사!’ 세바스찬이 담요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내 동생 코델리아 목소리 같다. 너도 완전히 숨어.’

오빠, 어딨어?’

열 살이나 열한 살 가량의 팔팔한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 역시 명백한 가족의 특징을 지녔지만 잘못 배열되어 솔직하게 못나고 통통한 얼굴이었으며 등 뒤로 두꺼운 구식의 땋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저리 가, 코델리아. 우리 옷을 안 입고 있어.’

? 옷 충분히 갖춰 입었고만. 오빠 여기 있을 거란 추측이 맞네. 내가 근처에 있을 줄 몰랐지? 나 브라이디 오빠하고 함께 내려와 프란시스 자비에 보려고 들렸어.’ 그리고 나에게. ‘갠 제 돼지에요.’라고 말했다. ‘그런 후 우리는 펜더 대령과 점심을 먹었어. 그리고 품평회에 갔지. 프란시스 자비에가 우등상을 받았어. 짐승 같은 인간 랜덜이 지저분한 동물로 일등상을 받고. 세바스찬 오빠야. 다시 보게 돼서 반가워. 오빠 아픈 발은 어때?’

라이더 씨에게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해.’

, 미안. 처음 뵙겠습니다.’ 모든 가족들의 매력이 그녀의 미소 속에 담겨 있었다. ‘저쪽 아래에서 모두들 꽤나 곤드레만드레가 되어가고 있어. 그래서 벗어났지. 아 맞다. 사무실은 누가 칠한 거야? 거기 슈팅 스틱 찾으러 갔다가 봤어.’

말조심해야 된다. 라이더씨가 한 거야.’

하지만 사랑스럽던데. 정말, 당신이 진짜로 그렸나요? 재주가 좋으시네요. 두 사람 다 옷 입고 안 내려 올 거야? 근처에 아무도 없어.’

브라이디가 분명 심사위원들을 데리고 올 거야.’

아니, 안 그럴 걸. 난 오빠가 안 데려올 계획이란 말을 들었어. 큰오빠는 오늘 아주 뚱해. 내가 작은 오빠하고 저녁 먹는 것도 안 원하던데. 하지만 그건 내가 해결했어. 있잖아. 남부끄럽지 않게 옷 차려 입을 때까지 유아실에 있을게.’

 

* * *

 

우리는 그날 저녁에 칙칙한 소규모 무리였다. 코델리아만 완전히 마음이 편해서 음식을 즐긱 늦은 시간, 오빠의 친구에 재밌어했다. 브라이즈헤드는 세바스찬과 나보다 세 살이 많았지만 그는 마치 다른 세대 사람 같았다. 그 역시 가족들의 신체적 요령들을 가지고 있었고 아주 가끔이지만 웃으면 다른 가족들처럼 아름다웠다. 그는 그들의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의 말에는 아마 내 사촌 재스퍼라면 잘난 체하고 인공적으로 들렸겠지만 그의 경우에는 평범하게 가장하지 않고 의식하지 않는 신중함과 자제가 들어있었다.

집을 찾아주셨는데 제가 시간 내어 대접을 못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가 내게 말했다. ‘불편하지 않도록 예대했는지요? 세바스찬이 와인 일을 잘 처리하고 있길 바라는데. 윌콕스는 자기 책임 맡고 있는 일은 내주기를 꺼려하는 편이라.’

그 사람은 우리를 아주 후하게 대접했어요.’

그 말 들으니 기쁘군요. 와인을 좋아하십니까?’

아주 좋아합니다.’

저도 그랬으면. 다른 사람과 유대에 참 좋죠. 맥덜린(Magdalen) 대학에서 나도 몇 차례 취해 보려고 해봤는데 좋지를 않더군요. 맥주하고 위스키는 더더욱 입맛에 맞지 않아요. 오늘 오후 같은 행사는 결과적으로 제게는 고문입니다.’

난 와인이 좋아.’ 코델리아가 말했다.

내 여동생에 관한 마지막 보고에 동생은 학교에서 제일 품행이 나쁜 아이일 뿐만이 아니고 제일 연장자 수녀의 기억에도 가장 나쁜 아이라는군요.’

그건 내가 앙팡 드 마리(Enfant de Marie)가 되기를 거절했기 때문이야. 수녀원장님이 내가 방을 더 깔끔하게 유지 안하면 될 수 없다고 말씀하였어. 그래서 나도 될 마음 없다고. 그리고 우리 성모님께서는 내가 운동화를 무도화 오른쪽에 놓는지 왼쪽에 놓는지 갖고 콧방귀도 안 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씀드렸어. 수녀원장님이 격노하시대.’

성모님은 복종은 관심을 가지셔.’

브라이디 형, 너무 독실한 체 하지마.’ 세바스찬이 말했다. ‘우리는 무신론자하고 같이 있어.’

불가지론자.’ 내가 말했다.

정말인가요? 당신 대학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요? 맥덜런에서 상당수 있었는데.’

자세히는 몰라요. 전 옥스퍼드 가기 훨씬 이전부터 그랬어요.’

곳곳에 그래.’ 브라이져드가 말했다.

종교는 아무래도 그날 피할 수 없는 화제였나 보았다. 잠시 동안 우리는 농산물 품평회로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브라이져드가 지난주에 런던에서 주교님을 뵈었어.’라고 말을 꺼냈다. ‘우리 부속 예배시를 닫고 싶어하시더라고,’

그럴 수 없을 걸.’ 코델리아가 말했다.

엄마가 순순히 따를까 몰라.’ 세바스찬이 말했다.

너무 멀어.’ 브라이즈헤드가 말했다. ‘근처 멜스테드에 여기에 올 수 없는 열두어 가족들이 있어. 주교님은 거기 한가운데 미사를 열었음 하시더군.’

하지만 우리는 어쩌고?’ 세바스찬이 말했다. ‘우리가 추운 겨울 아침에 차를 몰고 가야만 해?’

우리는 여기서 성찬 빵을 먹으면 되지.’ 코델리아가 말했다. ‘나는 틈틈이 불쑥 들어가는 거 좋아. 엄마도 그래.’

나도 그래.’ 브라이져드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만으로 너무 적어. 우리가 구가톨릭교여서 저택영지 내의 모든 사람들이 미사에 오면 모를까. 늦든 빠르든 벌어질 일이야. 어쩌면 어머니 돌아가신 뒤였을 수도 있지만. 요점은 지금 벌어지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거지. 당신은 예술가지요, 라이더. 무신론자로서 이걸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코텔리아가 눈에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좋은 책략(Art), 인가요?’

저기, 전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전 이런 시기에 놀랄 만하 본보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80년 후에는 엄청 존경을 받을 거예요.’

하지만 20년 전에는 좋은 일이었을 리가 없고 80년 후에는 좋은 일이란 건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은 좋지 않다?’

어쩌면 지금 좋은 일일 수도. 내 말뜻은 그러니까 저라면 그런 일을 많이 좋아할 거 같지 않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좋아하는 것과 옳다고 생각하는 데는 차이가 있지 않은가요?’

브라이디 형, 예수회사람같이 굴지마.(궤변 늘어놓지 마)’ 세바스찬이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충돌은 낱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통행이 불가능한 우리 사이의 깊은 분리를 드러내는 일임을 알았다. 이 쪽 누구도 다른 쪽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와인을 두고 말을 할 때는 그냥 탁월함을 두고 하지 않나요?’

그래요. 나는 그 끝이 와인이 때로 수단이 되는, 남자와 남자 사이에 공감을 증진하는 걸로 끝나면 좋아하고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그런 끝을 이루지 못하지요. 그래서 전 그걸 좋아하지도 제게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브라이디 형, 그만 좀.’

미안하다.’ 그가 말했다. ‘난 흥미로운 의견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튼에 가서 천만다행이지.’ 세바스찬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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