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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The glimpse of the moon

the glimpse of the moon XXIII-XXIV

by 어정버정 2023. 5. 15.

XXIII

 

그녀가 거리의 불빛을 향해 달아나자, 자유의 숨결이 그녀의 얼굴을 강타하는 것 같았다.

피곤한 짐처럼 지난 몇 달 축적되던 위선들이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그녀는 다시 그녀가, 닉의 수지가, 다른 어떤 사람의 것도 아닌 자신이 되었다. 그녀는 밝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라 뮈에트 쿼터 위풍당당한 정면, 벌거벗은 나무의 전말, 그녀가 다시는 살 수 없는 온갖 물건을 그녀에게 내밀고 있는 가게 창문의 차츰 깨어나는 번쩍이는 광휘를 바라보며 속도를 올렸다.

가게들이 있는 대로에서 그녀는 모자장수의 창문 앞에 멈춰서 혼자 생각을 했다. “내가 모자를 손질해서 돈을 못 벌 이유는 없지!” 그녀는 출입구 아래 줄지어 쏟아져 나와 전차나 버스를 타려고 흩어지고 있는 직장여성들과 마주쳤다. 그리고 그녀는 피곤에 지친 독자적인 얼굴들을 새롭게 깨어난 관심으로 찬찬히 보았다. “내가 그들처럼 생활비를 벌지 못할 이유가 없어!”하고 생각했다. 조금 더 가다가 그녀는 차분한 익명의 눈길과 손은 널찍한 소매에 숨기고 조심스럽게 총총거리는 한 애덕회(Sister of Charity) 수녀를 지나쳤다. 수지는 그녀를 보고 생각했다. “내가 수녀가 되지 못할 이유도 없네. 돈 걱정할 필요도 없고. 흰 두건 아래 바쁘게 돌아다니며 불쌍한 사람을 돕고!”

지나는 모습에 미소를 짓고, 부러워 뒤돌아보는 이 모든 이방인들은 그녀를 노예로 만든 필수품들에서 자유로웠다. 그리고 그들은 그녀가 자신의 드레스에 그렇게 많은 돈이, 담배에 그렇게 돈이, 브리지, 택시, 팁 모든 그런 종류의 그 외 일에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야 한다고 하면,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그런 사치에 대한 그녀의 영원한 권리는 근엄하게 인정이 되고 비준이 되려고 하려면 영국 대사관 정찬에 서둘러 돌아가야만 한다고 하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인위적이고 비현실적인 그녀의 삶은 숨 막힐 듯한 증기처럼 그녀를 덮쳤다. 그녀는 거리 모퉁이에 서서 막 경주를 마친 것처럼 헐떡이는 숨을 길게 끌어당겼다. 그런 뒤 천천히 목적지 없이 그녀는 눅눅한 정원 속에 아브뉴 뒤 브와까지 이어지는 작은 개인 주택이 늘어선 거리를 따라 한가로이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벤치에 앉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크 드 트리옹프(개선문)가 위엄 있는 덩치로 솟아 있고 개선문 너머로 불빛의 강물이 파리를 향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뒤흔드는 도시의 심장 박동의 소요가 그녀의 가슴속의 고요를 괴롭혔다. 하지만 오래는 아니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무덤의 다른 쪽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일어서서 황혼과 정찬 사이의 저녁의 소강상태에 반쯤 빈 샹젤리제 아래로 어슬렁거리며 걷자, 그녀는 반짝거리는 대로가 따온 이름 그대로 진짜 그림자들의 들판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았고 그래서 그녀가 귀신들 사이의 귀신인 것 같았다.

집에 오던 중간 즈음에, 외로움의 나약함이 그녀를 덮쳤다. 롱포엥(원형 교차로) 근처 나무 아래 혼자 앉았다. 자동차와 마차의 줄이 간선도로들에 모여들고 나란히 물결치고, 가로지르고, 서둘러 즐거움을 찾아 뒤얽힌 서로에게서 안으로 밖으로 둘둘 감으며 활기를 메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보석과 셔츠 앞단에 비치는 빛과 자욱하게 피어오른 털과 벨벳에서 드러나는 엄연히 지루한 눈길이 잡혔다. 그 커플들이 서로에게 하고 있는 말이 막 들리는 듯하였다. 그녀는 발길을 서두르는 거실들, 식당들, 무도장들이, 급히 가고 있는 숨 막히는 판 박힌 일상들이 오래 된 진공청소기, ‘시간이 그들 마차 바퀴의 먼지까지 휩쓸어 갈 것처럼 그려졌다. 그리고 다시 외로움이 해방의 감각 속에서 사그라졌다.

콩코르드 광장의 구석에서 그녀는 멈춰 야회복을 입고 택시를 부르고 있는 한 남자를 알아보았다. 그들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넬슨 밴더린은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그녀가 길에 마주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의 아내의 정사에 그녀가 연루된 줄을 알고 있을까, 추측이라도 할까? 틀림없이 엘리는 지금쯤이면 남김없이 주절주절 내뱉었겠지. 그녀는 그녀의 정사를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듯 넬슨에게 털어놓았을 가능성이 아주 다분했다. 이제 보크하이머 포상은 차지를 했으니.

이런, 이런, 이런. 여기서 딱 잡을 줄은! 만나서 반가워, 수지.” 밴더린은 그녀의 손을 진심으로 꼭 쥐고 그의 둥근 분홍색 얼굴을 오랜 도시풍의 모든 세련미를 안고 그녀에게 숙였다. 그럼, 그녀가 도망치고 있는 이 세계에서 아무 것도 문제되지 않는가, 아무도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기억하지 않는 건가?

파리에 있는 줄은 전혀 몰랐네. 나는 방금 여기 와서.” 밴더린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이 만남에 즐거워하는 모습이 번했다. “이것 봐. 어떤 경우라도 오늘 저녁 당신의 할 일에서 벗어났다고 꿈도 꾸지 마. 같이 가서 외로운 독신남 원기 좀 북돋아줘, ? 안 돼? 당신은 그럼? 좋아, 이번 한 번은 운이네! 아이고, 우리 어디 가지? 사람들이 춤추러 가는 장소 중에 하나는 어떨까 하는데? 그래, 나는 드문드문 혼자 환상적으로 가볍게 스텝을 돌지. 시대에 맞춰야 하니까! 잠깐, 택시! 여기 당신 집에 먼저 차를 몰고 가서 당신 의상을 재빨리 갈아입는 동안 기다리지. 시간 많아.” 그가 그녀를 마차로 이끌고 가자 그녀는 그가 통풍으로 절룩거리며, 그녀의 뒤를 따라 어렵사리 타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답게 굴지 않아도 되어요, 넬슨? 저는 춤추는 일을 당기지 않아요. 부르스 광장 옆에 연기 자욱하고 근사한 작은 식당 같은 데 가서 저녁 먹어요.”

그는 놀라듯 하였지만 그 제안에 한숨을 돌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같이 타고 갔다. 보쥬의 한 구석에서 그들은 조용한 테이블을 발견하고 다른 손님들과 스크린으로 가렸다. 그리고 밴더린이 안경을 조정하며 식단표를 살피는 동안에 그녀는 한참 그를 훔쳐보았다. 그는 평상시 말쑥한 정돈보다 더욱 더 차려입고 있었고 그녀는 아주 편평한 손목시계와 사려 깊게 비싼 조끼 단추들 속에, 모두 새로이 맵시 있게 입으려 한 시도를 감지했다. 그의 얼굴은 같은 변화를 겪었다. 해진 낙관주의의 익숙한 외관은 이를테면 그의 옷에 맞추기라도 한 듯이 마치 일종의 도덕적 화장품을 발라 더 분홍빛에, 기름이 흐르고 진짜로 다시 회춘하지도 않아도 팔팔하니 정정하였다. 얇은 명랑함의 베일을 그저 벗은 머리 위로 반짝거리는 머리카락 가닥들을 재주 좋게 벗어 넘기듯이 그의 얼굴에 덮어 숨기고 있었다.

여기! 카르뜨 드 벵, 웨이터! 샴페인 무얼로 할까, 수지?” 그는 까다롭게, 와인 저장고가 배출할 수 있는 최상을 골랐다. 요리들의 부르주아 특징에 약간 투덜거렸다. “이런 종류치고는 최고급 음식이지만 굵고 거칠하군. 그런 생각 안 들어? , 나는 상관없어……뤽스 요리법에서 조금은 유쾌한 변화로군. 새로운 감각. 나는 새로운 감각에 대찬성이야. 안 그런가, 수지?” 그는 그들의 샴페인 잔을 다시 채우고 한 팔을 팔걸이에 털썩 던지고 부연 박애의 눈빛으로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

샴페인이 흘러넘치자 그의 자신감도 따라 넘쳤다.

내가 무얼 하러, 이런 이혼일 때문에 여기 온 지 알지? 우리는 이 일을 조용하게, 소란 떨지 않고 마무리하기를 원했어. 물론 파리는 그런 종류의 작업에 최상의 장소이지.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사는 거지. 아무 질문도 받지 않고, 더러운 신문일랑은 사절하고. 위대한 나라야, 여기는. 어떤 위선도 없어…… 이 나라 사람은 여기 사는 을 이해 해!”

수지는 가만 응시하며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넬슨이 알아내면 대소동을 벌일 거라고들 생각했던 게 기억났다. 그는 항상 충실하지 못한 아내들에 관한 약간 야만적인 일화에 푹 빠져 있었고 빈번하게 뱉어내는 고함, “당신 여기서 잡았네, ?”정형화된 바로 그 문구는 그런 생각에 대한 지속적인 몰두의 징후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격언 그대로, 그는 모든 다른 사람들처럼 쓴 약은 다 삼킨 게 명백해 보였다. 어떤 강한 분개가 폭발하여 순간적으로라도 그의 평상시 신장보다 더 펄쩍 뛰지도 않았다. 그는 미약한, 평범한 사람들 속에 평범한 사람으로 남았고 모든 오래된 방긋 웃는 낙관주의로 그의 삶을 재건하려는 그의 열망은 파괴된 개미탑을 다시 만들려는 끈기 있는 개미의 근면성을 상기시켰다.

대단한 건 뭐냐면, 알려줄까, 이 자유! 모든 일이 요즘에 바뀌었어. 결혼이라고 다를 게 있나?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사업상 동업자 관계에서 나올 수 있어. 하지만 사제는 평생 동안 서로를 옭아매고 있기를 원해. 우리가 하루는 교회에 어슬렁거리고 걸어들어가 그들 앞에서 예스라고 말했기 때문에. 아니야, 아니야. 그건 너무 쉬워. 우리는 그 이상을 지녔어. 과학 그리고 이 모든 새로운 발견들……. 십계명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지. 사람이 십계명을 위해서가 아니라란 거야. 그리고 아무튼 그 속에는 이혼에 반대하는 말 하나도 없어! 내가 모든 것을 성경으로 환원하고 계신 불쌍한 노모에게 말씀드리는 말이 그거야. 그렇게 적힌 데를 나한테 한번 대보라고. ‘그대 이혼의 소송을 제기하지 말 것이며.’ 이 말에 불쌍한 어머니는 격노하시지. 그분은 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분은 어떻게 이혼 같은 것을 빼는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하시지. 나는 모세가 인간의 본성을 칭얼거리는 현대 사제들보다 더 잘 알고 있어서 빼버렸다고 생각이 들어. 그들은 항상 조사를 참고 있지도 역시 않았을 걸. 하지만 나는 그런 거 신경 안 써. 나는 나대로, 다들 사는 거지. , 수지? 우리 모두 우리의 친근감에 권리를 갖고 있는 거 아니겠어? 당신도 우리의 예를 잘 따르고 있다고 들었는데. 1급의 생각이야. 지금 하는 말이지만 나는 지난여름 베니스에서 올 게 오는구나 알아봤지. 딱 잡아챈(만난) 거지, 말 그대로! 늙은 넬슨은 사람들 생각만큼 감감하지 않아. 여기, 우리 스트레프와 스트레프 부인의 장수를 빌며 다른 병을 열자고!”

그녀는 그가 소믈리에에게 신호를 보내려고 하는 그 손을 잡았다. 이 수다스럽게 얼굴 붉힌 넬슨은 그녀에게 그 어떤 더욱 영웅적인 인물보다 더욱 사무치는 감동을 주었다. “더 이상 샴페인은 안 되어요. 넬슨. 그건 그렇고 그녀가 서둘러 덧붙였다. “그건 사실이 아녜요.”

그가 빤히 보았다. “당신이 올트링엄하고 결혼한다는 게 사실이 아니야?”

.”

정말로 그럼, 대체 무슨 연고로 당신은 닉을 내친 거야? 당신은 친근감이 도저히 생기지 않던가?”

그녀는 웃음을 터뜨리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 모든 일이 닉이 한 일이라고 이 뜻인가, 그럼?”

모르겠어요. 대신 당신 이야기를 해요, 넬슨. 저는 당신이 그렇게 기분이 좋아보여서 기뻐요. 전 그러리라 생각-”

그는 그녀의 말에 재빨리 끼어들었다. “내가 소란을 부리리라고 생각했다고, 뭐 총을 쏜다거나 그런 소동? 나는 사람들이 그랬단 거 알아.” 그는 그의 콧수염을 꼬았다. 분명 그의 명성을 자랑스러워하는 듯했다. “글쎄, 나는 하루 이틀은 붉으락푸르락 해댔지만 나는 철학자야.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은행에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두 번 서부에서 한 재산 벌었다가 잃었지. , 내가 어떻게 그들을 다시 세웠을까? 누굴 쏜다거나 하건 아냐, 나 자신도. 그냥 온힘을 쏟고, 모든 일을 다시 시작을 한 거지. 그렇게 한 거야. 그리고 지금도 내가 하는 일이 그거고. 모든 일을 다시 시작하기…….” 그의 목소리가 자랑스레 뽐내는 데서 애석한 멜랑콜리로 떨어졌다. 껄끄러운 명랑한 외관은 그의 얼굴에서 마치 가면처럼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일순간에 그녀는 진짜 그 사람, 늙고, 황폐하고 외로운 본연을 보았다. 그렇다. 그게 다였다. 그는 외로웠다. 사무치게 외로워서 그런 깊은 고독의 바다 속으로 침몰하고 있었다. 과거에서 나온 어떤 존재라도 그가 매달릴 동아줄과 같았다. 그녀가 그의 재앙에 했던 역할을 그가 알든 추측을 하든지 간에, 온기를 주기를 바라며 그렇게 그녀에게 인사하며 다가오는 것은 냉혹함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지평선에 차가운 안개처럼 영원히 걸려 있는 똑같은 무가치와 고립감, 왜소함의 감지 때문이었다. 갑자기 그녀 역시 늙은 느낌이 들었다. 늙고 말도 못 하게 지쳤다.

당신을 만나서 반가웠어요, 넬슨. 하지만 지금은 집으로 가야겠어요.”

그녀는 어떤 반대도 내놓지 않았지만 계산서를 요구하고 웨이터들 사이에 후함을 흩뿌리는 사이에 쾌활한 분위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그녀 뒤로 한가로이 걸어 나와 택시를 불렀다.

그들은 침묵 속에 떠났다. 그녀는 그럼 클라리사는!”하는 생각이 났지만 감히 물어보지 못했다. 밴더린은 담뱃불을 붙이고, 춤곡을 흥얼거리고 창밖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갑자기 그녀는 그의 손을 느꼈다.

수지, 그녀를 본 적이 있어?”

보다니, 엘리를요?”

그녀에게 눈을 돌리지 않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자주는 아니고……가끔씩은…….”

만약 만나면, 제발 부탁이니 나는 행복하다고 말해줘……왕처럼 행복하다고……그녀에게 말해줘. 내가 그렇더라고 당신이 직접 봤다고 말할 수 있지…….” 그의 목소리가 약간씩 헐떡이는 숨으로 끊겼다. “……나는 뒈져버릴 거야……그녀가 나 생각에 불행하기라도 한다면…… 내가 도움이 된다면…….” 담배가 그의 손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흐느낌으로 그는 얼굴을 덮었다.

, 불쌍한 넬슨, 가여운 넬슨.” 수지가 나직이 속삭였다. 한편 그들 택시가 플라스뒤 카루젤을 덜컹거리며 지나, 다리 위에서 그녀는 계속 그녀 옆에 얼굴을 가리고 앉아있었다. 마침내 향수 뿌린 손수건을 꺼내고 그의 눈을 문질렀다. 그리고 다른 담배를 찾아 더듬거렸다.

나는 괜찮아! 그녀에게 말해 줘, 그럴 거지, 수지! 나라면 절대 잊지 못할 우리 옛날 시절이 일부 있지. 하지만 그 기억에 그녀에게 다감한 마음이 지워지질 않아.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나는 그러리라 전에 미리 생각 못 했어. 하지만 그래……그리고 지금 일이 다 확정되니, 나는 삼발이처럼 아주 튼튼하고 정상이야. 그러니 그렇게 말해도 돼……이봐, 수지…….” 택시가 호텔 앞에 정차하자 그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녀에게 내가 이해하더라고 말해 줘, 그럴 거지? 나는 그녀가 그건 알았으면 좋겠어…….”

꼭 말씀드릴 게요, 넬슨.” 그녀가 약속했다. 그리고 홀로 계단을 올라 음울한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수지의 한 가지 공포가 스트레포드가, 그가 그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돌아와서, 그 전날 저녁의 그들의 이야기를 신경이 치받혀서 벌어진 일로 취급하고 농담으로 넘겨버리는 일이었다. 그는 아마 실제로 그녀의 행동거지에 아주 깊이 분개하여 그녀를 즉시 만나겠다, 찾아 나설 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실과 강한 신념에 대한 그의 태평한 현대적인 태도는 이를 있을 성 싶지 않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가 가장 마음 쓰는 일은 그녀가 예의고 뭐고 내팽개치고 대사관 정찬에 빠지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왜 그녀가 다시 그를 만나야 하는가? 그녀는 지난 몇 달 동안 얼마나 드물게 아무 일이라도 설명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충분히 설명을 했었다. 다른 사람이 첫 마디에, 처음 눈길에서 조차 이해를 하지 못하면 그 다음 해명은 모호함만 깊어지게 도울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무엇보다 그리고 넬슨 밴더린과 시간 이후 특히 더, 그녀를 자유롭게 유지하고 거리를 두고 그녀의 불안정하게 회복된 자아의 포착을 꼭 붙들어 보유하기를 원했다. 그녀는 앉아 스트레포드에게 편지를 썼다. 그 편지는 닉에게 써서 부친 편지에 버금가게 아팠다. 그녀 자신의 감정에 그럴 때 쓰는 척도 같은 게 있어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스트레포드를 포기하겠다는 결정에 확언 되었던 것처럼, 그녀는 그의 친절, 관대함, 그의 근사한 유머감각, 그녀가 항상 그 속에서 좋아했던 모든 다른 특질들만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고통과 치욕으로 겪게 만든 망설임이 낯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치욕이 주였다. 그녀는 그녀가 해야 하는 말이, 어떤 방식으로 그녀가 파기선언의 틀을 짜더라도 그의 자존심에 상처 입힐 것임을 알았다. 그러자, 그녀의 펜이 맡은 임무를 증오하며 망설이고 흔들거렸다. 그런 뒤 그녀는 아내에 대한 밴더린의 나라면 절대 잊지 못할 우리 옛날 시절이 일부 있지.”라는 말이 기억났고 그레이스 풀머의 듣기는 들었지만 그 당시에 의미의 반도 알지 못했던 말 당신은 아직 결혼 생활이 길지 않지. 아슬아슬 균형을 잡는 사람의 기억 속에서 얼마나 그들이 사소하게 보이는지.”라는 말이 기억났다.

여기 결혼한 상태의 미로 속으로 그녀보다 훨씬 더 파고들었던, 가장 험한 가시밭길 일부도 몸부림치며 뚫고 간 두 사람이 있다. 그래도 둘 다 하나는 의식적으로, 한 쪽은 반쯤 알지 못한 채 이미 그녀에게 감이 잡히고 있는 신비로운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상호 이해로 시작된 결혼의 영향은 너무 깊어서 도망과 부정의 순간에서 조차 자체로 다시 재효력을 발휘 안 할 수가 없었다.

진짜 이유는 당신은 닉이 아니기 때문이에요.”가 그녀가 감히 진실을 감추지 않고 벌거벗겨 늘어놓으려고 마음먹었다면 스트레포드에게 해야 할 말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가 무엇을 쓴다 해도 그는 너무 뼈저리게 아파서 그 말의 아주 속까지 읽지 않으려고 할 것을 알았다.

그는 내가 아직 닉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라고 생각하겠지……그리고 아마 그럴 거야. 하지만 내가 그렇다 해도 그 차이는 거기 어쨌든 놓여있지 않은 거 같아. 하지만 더 깊은 곳에, 사랑보다 더 오래가거나 혹은 사랑을 무언가 다른 것으로 바꾸리라고 여겨지는 것 같은 우리가 나눈 일 중에 있어.” 그녀가 스트레포드가 이를 이해시키는 일을 바랄 수만 있다면 그 편지는 쓰기가 한층 쉬웠겠지만 딱 어느 지점에서 그의 이해력이 실패를 할지, 어떤 분명하고 표면적인 추론에 그 이해력이 머무를지 그녀는 잘 알았다.

불쌍한 스트레프, 불쌍한 나!” 그녀는 봉투를 봉인하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 편지를 부친 후에 얼빠진 느낌이 그녀에게 내려앉았다. 그녀는 그녀의 마음을 모든 허무한 망설임과 의심을 성공적으로 몰아내고 자신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건강한 체제는 그들을 당연하게 거부하였다. 하지만 보내고 나니, 마치 죽은 뒤 처음 순간 그것에 익숙해지기 전에 그렇듯이 그녀는 생각에 덜거덕덜거덕거리는 기이한 허무가 남았다. 죽은 상태에 익숙해지기. 그게 그녀가 당면한 과제 같았다. 그리고 초보긴 초보로구나, 그런 일에 아주 끔찍하게 생생하니. 어떻게 다른 사람들은 살아가는 일 없이 사는 법을 배웠을까? 넬슨은, 글쎄, 그는 여전히 단말마의 격통 속에 있었다. 그리고 그가 고통에 숙달한다고 해도 그 교습을 아마도 절대 이해 못 할 수도 있다. 혹은 소통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레이스 풀머는, 그레이스 풀머가 파리에 있다는 기억이 났다. 그녀를 찾아 출발해봐야겠다.

 

 

XXIV

 

닉 랜싱은 한참이나 긴 길을 걸어 캄파냐로 들어갔다. 그의 시간이 따로 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힉스 씨나 힉스 부인이 점점 더 그의 시간에 대해 갑작스럽고 다소 고압적인 요구에 빠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 그는 그냥 점심 후에 슬쩍 빠져나와서 포르타 살라리아로 가는 전차를 잡아타고, 그 뒤에 폰테 노멘타노(노멘타노 다리) 방향으로 방황하였다.

그는 벗어나서 생각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사업도 그가 베니스를 떠난 후에 손을 댄 아무 소득이나 결실이 없는 모든 일의 증명처럼 실패하였다. 생각을 해. 무슨 생각을? 그의 미래는 두 달 전에, 몇 줄로 된 수지가 그녀의 자유를 요구하는 편지를 받은 이후로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보였다.

그 편지는 충격이었다. 비록 그가 이에 대비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긴 했지만 충격이었고 그래도 다른 감각에서 안도이기도 했다. 이제 마침내 상황이 그를 그녀에게 편지를 쓰도록 강요하고, 그에게 무슨 말이라도 하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짧게 가능하면 단순하게, 그녀에게 그는 그녀의 해방에 어떤 방해를 놓지 않을 것이며, 그는 그녀 측 변호사의 처분에 잠자코 차후의 소통의 답을 보낼 것이며 그는 같이 한 날들 결코 있지 못하고 그런 날을 지나게 해준 그녀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었다.

그게 다였다. 그는 로마 은행원에 주소를 주고 다른 편지를 기다렸다. 하지만 안 왔다. 아마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으나 공식절차는 그가 짐작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리나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자유를 되찾는데 전혀 서두를 이유가 없어서, 그는 지체되는 이유를 알아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하지만, 그는 자신을 사실상 자유롭다고 여겼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그는 자신의 미래에 어떤 관심도 가지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의 삶은 열이 떨어진 후에 요양원에서 보내는 초기 시절처럼 맥 빠져 보였다.

그가 확실히 결심한 유일한 일은 힉스 가족에게 고용된 상태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들이 로마를 떠나 중앙아시아로 향하면, 그들과 동행할 의향은 없었다. 버틀스의 승계자의 일부 일은 매일매일 점점 더 그에게 견디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버틀스라면 가장 흡족스럽게 탐닉할 그런 이유들이었다. 급여를 받는 신탁의 사제로 힉스 씨나 힉스 부인에게 취급당하는 일은, 소유물의 한 조각으로 전시를 하고 총애를 받는 일은 이런 친절한 사람들과 관계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입맛이 썼다. 그리고 그들의 포부가 명백하게 사교적으로 바뀐 이후 그의 직무는 더욱 쉬웠다 해도 하지만 그들과 처음 몇 달 동안 보다 훨씬 덜 마음이 맞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는 힉스 부인에게 몇 백번이라도 사산과 사라센은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용어가 아니라고 끈기에게 설명하는 일이 부에게 작위를 가진 손님들의 계보학을 풀어놓고 그녀가 정찬 파티들을 앉힐 때 공작이 대공보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고 상기시키는 일보다 더 좋았다. 그렇다. 그 일이 확실히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생계를 벌 다른 방도를 찾아 나서러 가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진짜로 생각하려고 도주를 한 이유가 아니었다. 그는 결코 굶주리지 않을 것은 알았다. 그는 그의 책을 다시 믿기 시작까지 하였다. 그가 생각해 보려고 한 것은 수지였다. 아니, 그렇다기보다 그가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게, 그가 어떤 생각을 시작을 하더라고 가 닿는 것이 수지였다.

다시 또 다시 곱씹으며 그는 과거와 휴전 관계를 형성하였다. 행복이라고 불리는 밝디밝은 적과 패배와 실패의 타협을, 휴전의 합의에 이르렀다. 그리고 사실 그는 수지와 착수했던 그런 종류의 삶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음을 절실하게 깨닫는 지점까지 이르렀다. 그녀를 사랑하는 일이 그녀가 결코 만족시킬 수 없는 이상향들을 그에게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그들 관계의 비극이었다. 그는 그녀가 자신처럼 재미있고 편견이 없고 환멸에 차 있었기에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이런 일들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그녀를 계속 사랑할 수가 없었다. 그런 순환논리로 보면 쟁점이 될 게 없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는 절망적으로 빙빙 돌았다.

그녀가 올트링엄 경과 재혼할 거라는 끈질긴 소문을 듣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다시 그녀를 보려고 하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남의 위험과 가망 없음을 깨닫고, 그는 전반적으로 그런 만남을 피하기 위한 이유가 반가웠다. 그렇게 적어도 그는 정직하게 그의 마음의 상태라고 가정을 했는데 어느 결 또 그는 이 기회를 틈타 그의 생각은 제멋대로 길을 따라 끝까지 가고 있었다. 그 끝은 변함없이 수지였다. 비평적인 정신 하에 정리하려고 덤볐던 양질의 자질과 내면의 결합 꾸러미들이 아니라, 아련하고 은은한 정체, 개성, , 머리카락, , 웃음, 말투와 몸짓의 장난들, 혼자서 그리고 심오하게 그녀 자신의 것이면서 그래도 그녀가 할 수도 있는 일, , 생각이 결정적인 상황들에서 신비롭게도 독립적인 이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 그는 예전에 수지가 그에게 한 말이, “어쨌든 당신은 나를 정부로 원했는데, 당신이 옳았다.” 그리고 그가 그녀에게 한 대답에 불신으로 분개한 눈살도 기억났다. 하지만 이런 시간들에 가장 가까이 매달리는 것은 그녀의 만져질 듯한 이미지였다. 그러다가 변함없이 벌어지지만, 그의 상상은 완전히 원점으로 돌아와, 그의 가슴에 기댄 그녀를 느끼는 것처럼, 또한 그의 영혼 속에 그녀를 원했다.

그런, 모두를 아우르는 사랑은 인간 경험 중에서 가장 드문 일이다. 그는 다른 사람은 원하지 않을 거라는 그의 추정에 미소를 지었다. 지쳐서 그는 돌아서고 귀로 방향으로 겨울의 땅거미 속으로 전차를 탔다.

호텔의 문 앞에서 그는 토이토부르그 대공의 부관을 우연히 만났다. 그들은 며칠 동안 만나지 못했고 닉은 대공의 결혼 설계가 구체적인 모양새를 갖추면 그 자신은 아무튼 그들이 선발한 주창자가 될 가능성이 적다는 희미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가끔씩 대공비 마마의 화기애애한 눈길 아래 무슨 의심 가득한 냉담에 놀랐다. 그리고 그녀가 아마 그를 아들의 염원에 장애물로 의심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그렇게 보인 대도 미안하지는 않았다. 그는 충심으로 코럴 힉스에게 애착을 느꼈고 그녀를 위해 아나스타시우스 대공의 배우자가 되는 운명보다 좀 더 인간적인 운명을 바랐다.

이날 저녁, 하지만 그는 부관 인사에서 아주 환한 민활에 놀라 당황했다. 있었는 지 모르겠으나 그들 사이에 걸려있던 구름은 치워졌다. 토이토부르거 문중은 어찌 되었든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거나 불신하지 않았다. 그 변화는 단순한 악수의 힘, 짧은 대화의 교환으로 전달되었다. 그리고 부관은 널리 알려진 오래된 로마 세계의 미망인을 따라 서둘러 쫓아가서, 아마 무슨 의식의 목적에서 역사적인 운송수단 박물관에서 차출한듯 보이는 제관을 쓴 말이 끄는 사륜만자 속으로 그 귀족미망인이 드는 일을 도왔다. 그리고 즉각 랜싱에게 이 귀부인은 대공의 제안을 미스 힉스의 발아래 바치기 위해 선택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

그 발견은 그를 언짢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직행하는 대신에 그는 힉스 부인의 거실로 올라갔다.

방은 비어 있었다. 하지만 정성들인 차 모임의 흔적이 만연했고 어마어마한 빽빽한 장미의 부케가 중앙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그가 돌아서 나오자, 엘도라다 투커가 붉게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갑자기 들어왔다.

, 랜싱 씨, 우리는 사방에서 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저를 찾아요?”

그래요. 코럴이 특히나……그 아이가 당신 보기를 원해요. 당신이 그 아이 거실로 오기를 원해요.”

그녀는 그를 대기실을 가로질러 힉스 양이 머물고 있는 따로 떨어진 스위트의 복도를 따라 데리고 갔다. 문지방에서 엘도라다가 감정에 북받쳐 헐떡이는 숨을 내쉬었다. “보면 알겠지만 아주 사랑스러워요.” 그리고 그가 들어가자 흐느끼며 홱 멀어졌다.

코럴 힉스는 결코 사랑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평소답지 않게 잘 생겨 보였다. 아마 긴 검정 벨벳 드레스를 입은 탓에, 가리개를 씌운 램프를 등져 그의 강인한 풍채가 더욱 가늘어 보이는 듯도 했고, 어쩌면 거무스름한 볼에 약간의 홍조가 있는 듯도 하였다. 만개한 여성성을 숨기려고 하지 않은 채 늘어뜨리고 있었다. 실로 그녀가 항상 진지하게 용감하게 어떤 기분에 휩싸이든 그 최대한을 드러내는 것이 그녀의 독창적인 면모의 하나였다.

정말 모습이 눈이 부시네!” 그가 그녀에게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그녀는 머리를 돌리고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게 제 미래의 직업이 될 거예요.”

눈이 보시게 보이는 일이?”

.”

그리고 왕관을 쓰고?”

그리고 왕관을 쓰고……

그들은 계속해서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닉의 심장은 동정과 당혹감으로 아팠다.

, 코럴, 결정된 건 아니지?”

그는 마지막으로 날카로운 순간 동안 세심히 뚫어지게 살폈다. 그런 뒤 시선을 거뒀다. “저는 결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요.”

그는 모순되는 충동들로 목이 메여 망설였다. 오도하거나 그녀에게 고통이 되지 말아야 할 무슨 말이라도 만들어내기가 겁이 났다.

왜 내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 그가 서투르게 물었다. 그리고 즉시 그의 실수를 인식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시무룩한 눈썹 아래 그를 올려다보았다. 전에도 눈썹이 저렇게 두꺼웠던가? 미처 몰랐던 일이었다.

제가 당신에게 말했다고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요?”

무슨 차이?”

제 옆에 앉으세요.” 그녀가 명령했다. “당신에게 말을 하고 싶어요. 당신이 미리 말할 수도 있었던 아무 말이나 이제 말할 수 있어요. 저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어요. 저는 여전히 자유로워요.”

아직 대답을 하지 않은 거야?”

제가 했다고 해도 문제되지 않아요.”

그 반박은 그녀가 여전히 그에게 바라고 있는 게, 그가 여전히 그래서 줄 수 없는 게 어렴풋이 보여, 그는 흠짓 놀랐다.

그건 네가 승낙의 말을 했다는 뜻이야?” 그가 시간을 벌기 위해 계속 추궁했다.

, 아니오는 문제되지 않아요. 저는 무언가 말은 해야 했어요. 제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조언이에요.”

이런 막판에?”

아니 막판이 지나도.” 맘을 멈췄다. “전 어떻게 해야 하죠?” 갑작스럽게 무력한 억양으로 물어왔다.

그는 똑같이 무력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에게 물어라, 부모에게 물어라고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다음 말은 그런 덧없는 위선들과 휩쓸려 나갈 것이다. 그녀의 전 어떻게 해야 하죠?” 당신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뜻이었고 그는 그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녀가 그것을 아는 것도 알았다.

나는 결혼에 아무 조언을 주기에는 나쁜 사람이야.” 그가 껄끄러운 미소를 띠고 말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어.”

어떤 종류의 시각요?” 그녀는 가차 없었다.

그저 사람들이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

사람들이 부르는 것, 당신 자신을 믿지 않는 거 아시죠! , 저 역시 그래요. 그런 형태로는 좌우지간.”

그는 생각에 잠겼다. “나는 그걸 위해 노력하는 일은 믿어. 노력이 그 일의 최선이라고 해도.”

저기, 저도 노력했지만 실패했어요. 그리고 전 스물둘이에요. 결코 젊지 않아요. 전 제가 상상력이 충분하지 않은 줄 알았어요.”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전 무언가 다른 것을 원해요.” 그녀는 단어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는 두드러지길 원해요.” 그녀가 단언했다.두드러져?”

그녀는 까무잡잡하게 붉어졌다. “, 웃고 계시네요. 어리석다고 생각하시죠. 당신에게 가치 있어 보이진 않겠지요. 그건 당신은 항상 모두 그런 것들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저는 아버지가 어디에서 밀어 올라왔는지 알아요. 그리고 저는 다시 오를 수 있는 한 밀고가길 원해요. 더 높게. 그래요. 전 상상력이 대단히 많지 않았어요. 저는 항상 사실들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제가 대공비가 된다는 사실을 좋아할 거라고 알아요. 제가 어울리는 사람들을 고르고 아버지 어머니가 고개를 숙이는, 그들은 그들을 경멸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모든 이들 유럽의 고위귀족들 위로 서 있는 일을 생각하면. 당신은 그저 당신 모습 그대로도 이런 사람들 위로 서 있을 수 있어요. 어떻게 해서인지는 아시지요. 하지만 저는 발판, 마천루가 필요해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절 교육시키시느라 노예처럼 일하셨어요. 그분들은 교육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셨죠. 하지만 우리 세 명 모두 범용한 마음을 가졌다면 우리는 그 범용한 사람들 사이에 정착했겠지요. 제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그 모든 엉터리 과학과 엉터리 예술과 모든 엉터리를 간파하고 있다고 추측하지 않으시지요? 그게 아주 꼭대기에 한 자리를 사기를 원하는 이유에요. 제가 충분히 힘이 있어서 제가 원하는 사람들, 큰 사람, 바른 사람들을,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 제 주위로 모을 수 있는 곳에. 저는 당신이 항상 이야기를 하던 르네상스의 여인들처럼 문화를 장려하고 싶어요. 저는 그 일을 에이펙스 시를 위해 하고 싶어요. 이해하시겠어요?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해서도. 저는 제 묘비에 새겨 넣을 그 모든 작위를 원해요. 그들은 사실이잖아요, 어쨌든! 저를 비웃지 마세요…….” 평상시 그녀의 어설픈 미소를 지어보이고 말을 불쑥 중단했다. 그리고 그에게서 떨어져 다른 쪽 방 끝으로 갔다.

그는 앉아서 존경이라는 기이한 감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혹독한 실증주의는 그의 환멸에 찬 기분에 강장제 같았다. 그리고 그는 정말 가엽군!”이라고 생각했다.

큰 소리로 그가 말했다. “나는 당신을 비웃고 싶은 느낌은 없어. 당신은 위대한 여성이야.”

그러면 저는 위대한 대공비가 될 거예요.”

오 하지만 당신은 훨씬 더 위대한 무언가가 될 수도 있을 텐데!”

그녀의 얼굴이 활활 다시 타올랐다.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는 부지불식간에 일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왜 안 돼?”

당신은 내가 다른 종류의 위대함을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 말이 그를 움직였다. 예상치 못하게 그를 움직였다. 그는 마음속으로 큰일 났군, 만약 그녀가 그렇게 소름 끼치게 부자가 아니었다면-”하고 떠올리고 그런 뒤 잠깐 동안 그와 그녀라면 그가 끔찍해 하는 그런 아주 부자들과 지낼 수도 있겠다는 무엇보다 설득력 있는 광경에 굴복하는 지점까지 이르렀다. 하여튼, 매정하고 물질적이라는 그녀의 이상에는, 그녀의 원시적이며 육중한 인격과 친분을 유지한다는 데에 천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 이상에는 다소 음울한 고결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다른 종류의 위대함을 입에 올릴 때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으며, 단순히 그를 끌어들이려고 언질이라도 달라고 하는 말이 아님을 알았다. 그녀 속에 간교한 속임수 한 방울 없었다. 바로 그녀의 정직이 증류한 한 방울을 빼면.

다른 종류의 위대함?” 그가 말을 되풀이했다.

그래요. 당신이 행복에 대해 한 말이 그것 아니었나요? 저는 행복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고를 수가 없어요.”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래, 사람들은 고를 수가 없어. 그리고 어떻게 그 자신 안에 행복을 지니지 않은 사람이 당신에게 행복을 줄 수 있겠어?”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바닥 안에 녹아내리면서도 그 손이 얼마나 크고, 근육질이며,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나 느껴졌다.

가여운 코럴. 내가 당신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당신이 필요한 것은 사랑받는 거야.”

그녀는 몸을 뒤로 빼고 그에게 강하고 직설적인 그녀 특유의 시선을 던졌다. “아녜요. 그저 사랑하는 일뿐.” 그녀가 씩씩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