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eshead Revisited 17

2012

 

그렇게 그 해가 흘러가고 약혼의 비밀은 줄리아의 친구에게서, 친구의 친구에게로 퍼졌다. 그래서 물 위의/결국 진흙탕에 부딪히는 물결처럼 동심원을 그리며 커져 언론에까지 암시가 나타났다. 그리고 여왕의 시녀로 있던 레이디 로소코먼은 이 일을 엄중하게 물어왔고 무언가 조치가 필요했다. 그런 뒤 줄리아는 성탄절 성찬식 참석을 거부하였고 1925년 우울한 첫머리에 처음에 나, 그 다음에 샘그라스, 그런 뒤 코델리아에게 배신을 당한 레이디 마치메인은 다시 배신을 발견하고 행동을 취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약혼에 대한 모든 발언을 금지했다. 줄리아와 렉스가 이후로 만나는 일도 금지했으며 6개월간 마치메인 하우스를 닫아걸고 줄리아를 데리고 외국의 친척들을 방문하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 이런 위기에도 부인의 우아함에 딸린 특징적인 인간 본래의 오래된 냉담 때문인지 세바스찬을 보레투스 의사에게 가는 여행의 책임을 맡기는 일이 비합리적인 생각을 못했다. 그리고 그 문제에 실망을 안긴 렉스는 몬테카를로로 발길을 돌리고 부인에게 완전 참패를 안겼다. 마치메인 경은 렉스 성격의 세세한 점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며 그런 건 딸이 상관할 일이라고 여겼다. 그가 보기에 렉스는 이미 신문 정치면에 실린 기사로 이름이 익숙한 거칠고, 건강하며 부유한 친구였다. 통 크게 도박을 했지만 행동에 분별이 있었다. 그는 상당히 좋은 친구들을 두고 있는 것 같았고 미래가 있었다. 레이디 마치메인은 그를 싫어하였다. 마치메인 경은 전반적으로 줄리아가 아주 잘 선택을 했다는 생각에 안심을 하고 즉각적인 결혼에 동의를 했다.

렉스는 몸소 나서서 열정적으로 결혼준비를 했다. 그는 줄리아가 짐작했던 대로 카르티에에 있던 트레이에서 산 반지를 산 게 아니라 해톤 가든의 밀실에서 작은 안전가방에 원석들을 날라 와 책상에 고르라고 전시를 하였다. 그런 뒤 다른 방의 다른 남자가 종이에 몽땅 연필로 세팅을 디자인을 했고 그 디자인 결과물은 모든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어떻게 이런 일들에 관해 알고 있어요, 렉스?’ 그녀가 물었다. 그녀는 그가 알고 있는 일들 그리고 그가 모르는 일들에 매일같이 놀라고 있던 중이었다. 알든 모르든 둘 다 그의 매력을 더했다.

웨스트민스터/허트포드 스트리트 그의 현 살림집은 두 사람 살기에 충분히 넓었으며 최근에 가장 값비싼 회사를 통해 가구를 들이고 장식을 하였다. 줄리아는 시골에는 집을 갖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멀리 가고 싶으면 항상 가구가 딸린 장소들을 빌릴 수 있었다.

부부 재산 계약에 줄리아가 도통 관심 보이기를 거부하여 곤란이 있었다. 변호사들은 자포자기하였다. 렉스는 어떤 자산의 정산 계약도 완강히 거부하였다. ‘내가 신탁주식을 왜 원하겠어?’ 그가 물었다.

‘저야 모르죠.’ 줄리아의 대답이었다.

‘내 돈은 내가 벌고 있어.’ 그가 말했다. ‘나는 15, 20 퍼센트 수익을 기대하고 그렇게 얻지, 자본을 3점 5로 묶어 두는 건 순전히 낭비야.’

‘정말 그래요. 자기.’

‘이 친구들은 내가 당신을 강탈하려는 듯이 말하는군. 도둑질하는 놈들은 저들인데. 그들은 내가 당신에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수입의 삼분의 일을 강탈하길 원해.’

‘그게 문제되어요, 렉스? 우리는 산더미처럼 수북이 많은데, 안 그런가요?’

렉스는 그의 손에 들어오는 줄리아의 지참금을 자신이 굴리기를 원했다. 변호사들은 계속 동결을 고집했다. 하지만 그들이 요구대로 그로부터 동액(同額)을 얻을 수 없었다. 마침내 렉스는 길게 이는 단순히 정당한 그의 수익이 다른 이의 주머니만 불리는 장치라고 설명한 후에 마지못해 생명 보험에 동의를 했다. 하지만 합의가 그에게 입맛 쓰게만 돌아간 것은 아니다. 그는 보험회사에 아는 연줄이 있어 변호사들이 받게 되리라고 고대하던 에이전트 중개료를 그가 직접 가로채는 방법을 써 약간은 불만은 만회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최소로 렉스의 종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는 한 번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왕실 결혼식에 참석을 했었다. 그리고 그 자신도 그런 종류의 결혼식을 하고 싶어 했다.

‘그런 게 당신네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야.’ 그가 말했다. ‘좋은 볼거리를 상연하는 거. 추기경들에 맞먹는 장관은 결코 못 볼 거야. 영국에는 몇 명이나 있어?’

‘오직 한분요.’

‘오직 한 명? 외국에서 다른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에게 혼합 결혼은 사람들 시선을 최대한 피한다고 설명을 했다.

‘혼합이란 게 무슨 뜻이야? 난 깜둥이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게 아니라, 가톨릭과 개신교도 간이라는 뜻이에요.’

‘오, 그거? 그래. 그쯤이라면 곧 혼합이 안 되면 되지. 나는 가톨릭이 될 거야. 무얼 하면 되는데?’

레이디 마치메인은 이런 새로운 전개에 실망하고 당황하였다. 자비를 베풀어 그의 선의를 받아들이라는 스스로 되뇌어도 전혀 쓸모가 없었다. 이는 또 다른 연애와 또 다른 개종의 기억만 되살릴 뿐이었다.

‘렉스, 난 가끔 당신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큰일인지 깨닫고 있는지 궁금해요. 진심으로 믿지 않으면서 이런 절차를 밟는 일은 아주 사악한 일이 되어요.’

그는 능수능란하게 부인을 대했다.

‘제가 아주 독실한 사람으로 가장하지 않겠습니다. 신학자인 척도 하지 않구요. 하지만 나는 한 집안에 종교가 둘인 건 좋은 계획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 교회가 줄리아에게 만족스럽다고 저도 만족스럽습니다.’

‘알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가르침을 받을 시간을 알아보죠.’

‘저기요, 레이디 마치메인. 전 시간이 없습니다. 교육은 저에게 소용없는 일입니다. 제게 그냥 형식서류만 주면 점선 위에 사인을 하지요.’

‘그 일은 몇 달이 걸립니다. 때로는 온 생애가 걸리기도 하죠.’

‘흠, 전 금방 배우는 사람입니다. 시험해 보세요.’

그래서 렉스는 팜 스트리트의 모우브레이 신부에게 보내졌다. 고집스런 초심자 교육의 승리로 이름 높은 사제였다. 세 번째 면담 후에 신부는 레이디 마치메인과 차를 마시기 위해 왔다.

‘저기, 미래의 사위는 어떻던가요?’

‘그 사람은 제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개종하지 힘든 사람입니다.’

‘오, 저런. 그 사람 쉽게 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전 그 사람 근처에도 갈 수 없습니다. 그는 최소한의 지적인 호기심이나 본연의 경건함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

‘첫날 전 그가 이때까지 어떤 종류의 종교생활을 했는지 알아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기도문이 그에게 무엇을 뜻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가 “제게 아무 뜻이 없습니다. 신부님이 말씀해 주시지요.”라고 대답하더군요. 저는 짧은 말이나마 몇 마디 했는데 그가 “맞습니다. 기도문이 아주 중요하죠. 그 다음은요?”라고 했어요. 전 그에게 초심자 교리서를 가져가라고 줬습니다. 어제는 제가 우리 주님이 하나의 본성을 지니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신부님 말씀하시는 만큼 많습니다.”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그런 뒤 전 그분에게 물었습니다. “교황예하께서 하늘을 우러러 구름을 보고 비가 내리겠구나했다면 반드시 일어나게 될까요?”, “오, 그럼요. 신부님” “하지만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요?”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대답을 했습니다. “아마 그건 영적으로 내리는 비였을 겁니다. 우리가 너무 죄가 많아 볼 수 없을 뿐이었겠죠.”

‘레이디 마치메인, 그는 선교사들이 마주하는 어떤 이교도도 비교 삼을 만한 자가 없을 정도입니다.’

레이디 마치메인은 사제가 가고 나자 딸을 불렀다. ‘줄리아, 렉스는 이 일을 우리를 기쁘게 한다는 의도만으로 하고 있는 게 확실하니?’

‘그런 마음으로 하는 건 아녜요.’ 줄리아가 말했다.

‘그는 정말 개종에 진심인 거냐?’

‘그는 정말 가톨릭교도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엄마.’ 그리고 혼잣말을 했다. ‘엄마의 기나긴 경험에서 교회에 상당히 괴상한 개종자가 틀림없이 있었겠지만 모든 클로비스(5세기 프랑크 초대왕, 아내의 종교인 가톨릭으로 개종) 군대가 정확하게 가톨릭식 사고를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한 명 쯤 더 있어도 피해는 없어요.

다음 주 예수회 수사는 다시 차를 마시러 왔다. 부활절 휴가 기간이었고 코델리아가 역시 그 자리에 있었다.

‘레이디 마치메인, 더 젊은 신부 중에 이 일을 맡을 사람을 고르셔야겠습니다. 렉스가 교인이 되지 훨씬 전에 제가 먼저 죽을 겁니다.’

‘저런, 전 잘 되어간다고 생각했는데요.’

‘어떤 의미로는 그랬지요. 그는 유난히 고분고분하고 내가 한 말은 모두 다 받아들인다고 이야기를 하고, 하찮지만 외워오기도 하지만 전혀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전 그 사람이 기쁘지 않습니다. 현실감이 전혀 없어 보여요. 하지만 천천히 가톨릭의 영향 아래 점차 놓이게 될 건 알기에, 그래서 기꺼이 그 사람을 받았지요. 때로는 조금 천지 같은 사람이라도 운에 맡겨야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잘 몰라요. 누군가가 계속 그 사람을 보살피는 한 그 운이 따를 겁니다.’

‘이 말을 렉스가 꼭 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코델리아가 말했다.

‘하지만 어제 저는 엄청 깜짝 놀랄 일을 만났어요. 현대식 교육의 곤경은 사람들이 얼마나 무지한지 전혀 모른다는 점이에요. 쉰이 넘은 사람은 누구나 무슨 교육을 받고 무엇을 버렸는지 상당히 쉽게 알아요. 하지만 이런 지적이고, 박식한 외면을 가진 젊은 사람은 그 표면이 갑자기 깨지고 나면 존재하는지 몰랐던 깊은 혼란이 내려다 뵈어요. 어제 예를 들어 봅시다. 그 사람은 처음에 잘 해나가는 듯 했어요. 많은 교리문답서와 주기도문과 성모송까지 암송을 하고 있더군요. 그런 뒤 저는 평상시처럼 그에게 곤란한 일이 있는지 물었죠. 그리자 그는 나를 교활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저기요, 신부님. 똑바로 가르쳐주시는 것 같지가 않아요. 전 신부님 교회에 합류를 원하고 합류도 할 겁니다만 너무 많은 일을 비밀로 숨기세요.” 저는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전 가톨릭교도 한 명과 긴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주 독실하고 교육을 잘 받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한두 가지를 새롭게 배웠지요. 예를 들면, 당신들은 동쪽을 향해 발을 뉘고 자야한다면서요. 그쪽이 천국방향이기 때문에요. 그리고 밤에 죽게 되면 거기로 걸어갈 수 있다더군요. 전 줄리아가 편리하다면 어떤 방향으로도 제 발을 놓고 잘 겁니다. 하지만 장성한 사람이 천국으로 걸어들어간다는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그리고 교황이 소유 말 중에 하나를 추기경으로 삼는다면서요? 성당 현관에 두는 상자는 어떻습니까? 일 파운드 지폐에 누구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적고 집어넣으면 지옥으로 보낸다고 하던데. 이 모든 게 상당히 합리적이다 이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일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혼자 힘으로 알아내게 하지마시고요.”라고 하더군요.’

‘대체 그 불쌍한 사람이 말하는 뜻이 무얼까요?’ 레이디 마치메인이 말했다.

‘그 사람 아직은 교회에서 멀다는 걸 아시겠죠.’ 모브레이 신부가 말했다.

‘하지만 주위에 누가 그런 말을 할 사람이 있을까요? 꿈이라도 꿨답니까? 코델리아, 어떻게 된 거냐?’

‘대단한 얼간이네요! 엄마, 진짜 재밌는 얼간이에요!’

‘코델리아, 너였구나.’

‘엄마, 그가 곧이곧대로 들을지 누가 꿈이라도 꿨겠어요? 전 그것 말고도 엄청 이야기를 해줬는데. 바티칸에 신성한 원숭이들이라든지, 온갖 종류의 일들요.’

‘네가 내 일을 엄청 배가시켰구나.’ 모우브레이 신부가 말했다.

‘불쌍한 렉스.’ 마치메인 부인이 말했다. 그런 점을 보면 그 사람도 사랑스러운 점은 있네요. 모우브레이 신부님, 신부님은 렉스를 어리석은 아이처럼 대하셔야겠습니다.‘

 

 

그래서 입교 가르침은 계속 되었다. 그리고 모우브레이 신부님 마침내 결혼 한 주 전에 받아들이는데 동의를 하였다.

‘그 사람들은 나를 받아들였다고 기뻐 날뛸 거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렉스가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어. 카지노 출입증 카드를 발급하는 친구들처럼 구는 대신에. 한 술 더 떠서 말이야. 코델리아가 뒤죽박죽을 만드는 바람에 뭐가 교리고 뭐가 그 아이가 지어낸 건지 모르겠어.’

이렇게 일은 돌아가며 결혼 삼주 전이 되었다. 초대카드는 이미 발송이 되었으며 선물들이 빠르게 들어오고 있었고 신부들러리들은 드레스에 아주 기뻐하고 있었다. 그런 후 줄리아가 “브라이드의 폭탄선언”이라고 부르는 일이 터졌다.

늘 하던 무자비함 그대로 경고도 없이 그는 폭탄 짐을 그 당시까지 행복한 가족잔치 장소 집어던졌다. 마치메인 하우스의 도서관은 결혼 선물 보관장소로 쓰였다. 그곳에서 레이디 마치메인, 줄리아, 코델리아, 렉스가 선물을 풀고 목록을 바지런히 작성을 하고 있는데 브라이즈헤드가 들어와서 잠시 그들을 바라보았다.

‘베티 아주머니께서 보내신 금이 간 꽃병.’ 코델리아가 말했다. ‘오래된 꽃병이네. 버커본 층계참에 있던 게 기억나.’

‘이게 다 무언가요?’ 브라이즈헤드가 말했다.

‘펜들-가스웨이트 내외분과 딸, 이른 아침용 다기 세트 하나. 구드 상품, 30 실링, 아주 인색하네.’

‘이 선물들을 다시 다 싸는 게 나을 겁니다.’

‘브라이디, 그게 무슨 뜻이냐?’

‘결혼을 취소하기 위해서죠.’

‘브라이디.’

‘아무도 관심이 없는 거 같아서 저 나름 제 장래의 매제에 대해 조사를 해보는 게 낫겠다 생각했죠.’라고 브라이즈해드가 말했다. ‘오늘밤 최종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는 1915년 몬트레올에서 사라 에반젤린 커틀러 양과 결혼을 했어요. 계속 거기 살고 있더군요.’

‘렉스, 그게 사실인가요?’

렉스는 비취로 만든 용을 손에 쥐고 가늠을 하며 서있었다. 그런 뒤 그는 조심스럽게 이를 상아 좌대에 놓고 모두에게 드러내놓고 순진한 얼굴로 웃어보였다.

‘분명 사실입니다.’ 그가 말했다. ‘이건 뭔가요? 모두들 왜 구걸하는 사람처럼 쳐다보고 있어요? 그 여자는 아무 사람도 아녜요. 도움이 되었던 적도 한 번도 없어요. 전 꽤나 어렸다고요. 그런 종류의 실수는 누구나 할걸요. 지난 1919년에 이혼을 했죠. 브라이디가 여기서 이야기하기 전에는 어디 사는지도 몰랐어요. 왜 야단스럽지 구는지 모르겠네요.’

‘나한테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잖아요.’ 줄리아가 말했다.

‘한 번도 묻지 않았잖아. 솔직히, 난 몇 년 동안 그 사람 생각도 안했어.’

정직한 모습이 숨김이 없자 이 일을 두고 사람들은 앉아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런 미련퉁이 같은 사람아, 모르셨어요? 가톨릭은 다른 아내가 살아있으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거 정말 몰랐어요?’ 줄리아가 물었다.

‘난 몰랐어. 내가 6년 전에 이혼했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당신은 가톨릭이면 이혼할 수 없어요.’

‘난 가톨릭교도가 아니었고 나는 이혼을 했어. 어딘가에 서류를 두었을 텐데.’

‘하지만 모우브레이 신부님이 당신에게 결혼에 관해 설명하지 않으시던가요?’

‘그분이 나는 당신하고 이혼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지. 그래, 그러고 싶지는 않아. 그분 하신 말씀 다 기억할 순 없어. 신성한 원숭이들, 무조건적인 관용, 사말(四末,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네 가지 문제로 죽음· 심판· 천당·지옥을 뜻함) 이런 한 말들을 다 기억을 한다면 다른 일 할 시간은 나지도 않았을 거야. 어찌 되었든 간에 당신 이탈리아 사촌은 그럼 어떻게 된 거야. 두 번 결혼을 했다면서.’

‘그녀는 혼인 무효선언을 받았어요.’

‘그럼 좋아, 나도 무효선언 얻지. 얼마면 돼? 그런 건 누구한테서 받아? 모우브레이 신부가 갖고 있을까? 나는 오로지 올바른 일만 하고 싶다고. 아무도 내게 그런 말 안했어.’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렉스가 결혼에 심각한 장애의 존재를 납득할 수 있었다. 토론은 저녁시간까지 이어졌고 하인들이 있어서 잠시 휴지기에 있다가 그들만 남겨지자 다시 시작되어 한밤을 지나서까지 길게 지속되었다. 위로, 아래로 빙글빙글 논쟁은 마치 갈매기처럼 선회를 하고 급강하를 하였다. 이제는 바다를 벗어나, 시야를 벗어나, 구름을 향해, 무관한 일과 반복을 헤매다가, 생선내장이 떠다니고 있는 땅뙈기로 직행했다.

‘제가 뭘 하길 바라십니까? 전 누구를 만나야 합니까?’라고 렉스는 같은 질문을 계속했다. ‘이 일을 바룰 사람이 없다고는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방법이 없어요, 렉스.’ 브라이즈헤드가 말했다. ‘그저 당신 결혼식은 거행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일이 급작스러워 여러모로 모두에게 미안해요. 당신 스스로 우리에게 말을 했어야했습니다.’

‘이것 봐요.’ 렉스가 말했다. ‘당신 말이 맞다고 치고, 법으로 엄밀히 따진다면 당신들의 대성당에서는 결혼을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대성당에 예약을 했습니다. 아무도 거기서 어떤 질문도 안했습니다. 추기경은 이 일에 관해 아무 것도 몰라요. 모우브레이 신부님은 아무 것도 몰라요. 우리 말고는 하나라도 아는 사람 없어요. 왜 곤란을 크게 만듭니까? 그냥 입 다물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순조롭게 흘러가도록 하죠. 누구 이걸로 손해 보는 사람 있습니까? 저야 지옥에 가는 위험을 무릅쓰겠지요. 그럼 제가 감수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안 될 거 없잖아요?’ 줄리아가 말했다. ‘이들 사제들이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같은 일로 지옥에 간다고 믿지 않아요.무엇이든지 간에 믿는 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건 우리가 단속할 일이에요. 여러분들 영혼의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구하진 않아요. 그냥 물러나주시죠.’

‘줄리아 언니, 미워.’ 라고 말하고 코데릴아는 방을 떠났다.

‘우리 모두 지쳤다.’ 레이디 마치메인이 말했다. ‘할 말 아직 남았다면 아침에 다시 토론하자꾸나.’

‘하지만 토론할 거 없어요.’ 브라이즈해드가 말했다. ‘어떻게 하면 이 전체 사건을 가장 덜 불쾌한 방식으로 끝맺을 수 있을지 빼고는 없어요. 어머니하고 저는 그 일을 결정을 하죠. 타임즈와 모닝 포스트에 광고를 내야할 겁니다. 선물들은 다시 돌려보내고. 신부 들러리 드레스는 보통 어떻게들 하는지 모르겠네.’

‘잠깐만요.’ 렉스가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봐요. 당신이 우리가 대성당에서 결혼하는 건 막을 수 있다고 쳐요. 좋아요. 망할, 우리는 개신교 교회에서 결혼을 할 겁니다.’

‘그것 역시 내가 막을 거다.’ 레이디 마치메인이 말했다.

‘하지만 그러실 수 없을 걸요, 엄마.’ 줄리아가 말했다. ‘아시잖아요. 전 한동안 렉스의 정부였어요. 그러니 결혼하든 안하든 계속 정부로 남아있을 거예요.’

‘렉스, 이게 진짜인가요?’

‘아녜요. 빌어먹을 아녜요.’ 렉스가 말했다. ‘차라리 그랬으면 싶습니다.’

‘다시 아침에 이 일을 토론해야 될 거 같구나.’ 레이디 마치메인이 진이 다 빠져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더 이상 계속 할 수가 없어.’

그리고 그녀는 아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계단을 올라갔다.

 

‘대체 어쩐다고 어머니께 그런 말씀을 드렸어?’ 몇 년이 지나, 내게 그때 일을 이야기해주던 줄리아에게 내가 물었다.

‘그 일을 렉스도 똑같이 알고 싶어 하던데요. 사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말 그대로가 아니라, 내가 비록 그때 스무 살이었긴 하지만 아무도 진짜 “현실의 삶”을 말만으로는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물론, 전 그게 말 그대로 진실이라는 뜻은 없었어요.달리 표현할 방법을 몰랐죠. 전 렉스와의 관계가 너무 깊어서 그냥 “예정된 결혼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라는 말로 그냥 없던 걸로 넘길 일이 아니란 뜻이었어요. 제가 솔직한 사람으로 여기길 원했어요. 생각해보니 이후 계속 그렇게 원했네요.’

‘그리고 나선?’

‘그리고 나선, 대화는 계속 이어졌죠. 불쌍한 엄마. 그리고 사제가 그 문제를 물려받고 이모들이 물려받고. 온갖 종류의 제의들이 넘쳤어요. 렉스가 캐나다에 가야 된다느니, 모우브레이 신부가 로마에 가서 혼인무효에 대한 어떤 타당한 근거가 있는지 알아봐야 된다느니. 나는 1년동안 해외에 가야 된다느니. 그런 와중에 렉스가 그냥 아빠에게 “줄리아와 전 개신교 의례에 따라 결혼을 했으면 합니다. 혹시 반대하시는지요?”라고 전보를 치고 아빠의 대답이 “흔쾌히.”라고 왔죠. 엄마가 법적으로 중지시키겠다는 데까지 번지자 문제는 타협을 보았죠. 이후에 수많은 개인적인 호소가 뒤따랐어요. 사제며 수녀님이며 이모들에게 번갈아 보내져 상담을 들었어요. 렉스는 그저 조용하게, 아니 정말 은밀하게 계획을 지속했어요.

‘오, 찰스, 얼마나 결혼식이 추저분하던지! 사보이 분회당은 그 시절에 이혼한 커플들이 결혼을 하던 장소였어요. 렉스가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얼룩이 너저분한 작은 교회였죠. 전 그냥 아무 아침에 등기소에 기어들어가 몇 명 청소부를 증인으로 세우고 끝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한사코 렉스는 신부들러리하고 오렌지꽃하고 웨딩 마치만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죠. 섬뜩하였죠.

‘불쌍한 엄마는 순교자처럼 행동을 하며 어머니 레이스를 이 모든 일에도 꼭 써야 한다고 고집하시고. 어머니는 거의 그래야만 했어요. 원래 드레스가 물려 쓰려고 계획했던 거라. 제 친구들은 물론 왔죠. 렉스가 친구라고 부르는 괴짜 공범자들도 오고. 나머지 사람들은 정말 어색하게 안 어울리는 사람들이었어요. 어머니 쪽 가족은 아무도 안 왔어요. 아빠쪽은 한명인가 두 명 있었고. 온갖 고루한 사람들은 코빼기도 안 비췄어요. 앵커리지가, 케이즘가, 밴브루가 사람들. 전 “참으로 감사하군요. 저 사람들은 어쨌든 항상 나를 얕잡아보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렉스는 불같이 화를 냈죠. 그가 꼭 왔으면 하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었으니까.

‘어느 순간에 전 파티가 없었으면 하기도 했어요. 엄마는 우리는 마처스 집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셨고, 렉스는 아빠한테 전보를 넣어 가족 변호사들을 앞장 세워 음식공급자들 군대로 그 장소를 쳐들어가길 원했죠. 결국에 선물을 보기 위해 집에서 그 전날 파티를 하기로 결정이 났어요. 모우브레이 신부의 판단에 따르면 이는 분명 올바른 일이었을 거예요. 그래요. 아무도 자신의 선물을 보러 가는 건 항거할 수 없으니 상당히 성공적이었어요. 하지만 그 다음날 렉스가 사보이 호텔에 마련한 리셉션은 아주 추잡했죠.

‘임차인들도 난처하고 어색하기 마찬가지였죠. 마침내 브라이디가 영지에 내려가서 그들에게 저녁을 대접하고 모닥불을 피우고 불꽃놀이를 벌였죠. 은 수프그릇의 답례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었을 거예요.

‘불쌍한 코델리아는 가장 힘겹게 받아들였어요. 그녀는 제 들러리가 되기를 엄청 바라고 있었거든요. 제가 데뷔하기 훨씬 이전부터 함께 이야기하던 일이었어요. 물론 걘 아주 신실한 아이이기도 했죠. 처음에 저한테 말도 안했어요. 그러다 결혼식 날 아침에, 그게 더 나을 거 같아서 전 그때 패니 로스코먼 이모 집으로 전날 저녁에 옮겼었는데, 제가 일어나기도 전에 팜 스트리에서 직행해 와서 눈물을 쏟아내면서 결혼하지 말라고 애걸을 했어요. 그런 뒤 나를 안고 걔가 산 귀여운 작은 브로치를 주면서 항상 제가 행복하기를 기도하겠노라고 말했죠. 항상 행복하게, 찰스!

‘끔찍하게 인기 없는 결혼식이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엄마 편을 들었죠. 항상 그랬듯이, 그런다고 무슨 이득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엄마 생애 내도록 엄마는 모든 사람들의 동정을 샀어요. 사랑하던 사람을 빼고요. 그들 모두 제가 엄마에게 괘씸하게 행동했다고 했죠. 렉스는 사실 따돌림을 받은 사람과 결혼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가 바라던 정반대였어요.

‘그러니 일이 결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걸 아시겠죠. 시작부터 우리에게 액이 끼였어요. 하지만 전 여전히 그에게 홀딱 빠져있었어요.

‘되돌아보면 우습지, 안 그래?’

‘모우브레이 신부는 보자마자 렉스의 됨됨이를 알아챘는데, 전 1년 결혼생활을 하자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의 전부가 그냥 거기 있지 않았어요. 그는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는 부자연스럽게 발달한, 작은 조각만 인간인 존재였어요. 마치 병속에 든 생명체, 실험실에서 생명을 부지하는 장기(臟器) 같았어요. 전 원시적인 야만인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완전히 현대적인 존재, 이런 섬뜩한 시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신의 존재였죠. 사람의 아주 작은 조각이 마치 그의 전체처럼 가장을 하고 있었죠.’

‘어쨌거나, 지금은 다 끝났어.’

이 이야기를 대서양의 폭풍 속에서 들려준 건 10년 뒤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