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기서 기다립니다.’ 문지기가 말했다. ‘당신은 이 원주민 친구하고 갑니다.’ 나는 집을 들어섰다. 한 단 아래, 거실로 들어섰다. 나는 축음기, 석유난로, 그리고 그 사이에 젊은 남자를 발견했다. 나중에 내 주위를 둘러보면서 나는 다른 것들, 바닥의 양탄자, 벽에 걸린 자수를 놓은 비단, 조각과 그림이 그려진 천장 기둥 무겁고 천장에서 사슬로 늘어뜨린 장식구멍이 뚫린 무거운 램프 같이 좀 더 기호에 맞는 물건들을 발견하였다. 남포등은 그 자신의 트레이서리 (tracery, 창문의 장식무늬)모양의 부드러운 그림자를 방 주위로 지우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들어서자 이들 세 물건들이, 축음기는 프랑스어로 녹음된 어느 재즈 밴드가 연주하고 있는 그 소음으로, 난로는 그 냄새로 젊은 남자는 그의 늑대 같은 외모로 내 감각을 사로잡았다. 그는 붕대를 감싼 발은 상자 앞으로 찔러넣고 버들가지 의자에 나른하게 누워 있었다. 그는 일종의 얇은, 중유럽 모조품 트위드에 목 주위를 잠그지 않은 테니스 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다치지 않은 발은 갈색 캔버스 신발을 신었다. 의족을 한 쪽에 청동 트레이가 있었고 그 위에 맥주 두 병, 더러운 큰 접시, 담배꽁초로 가득한 작은 접시가 놓여있었다. 손에 맥주잔을 들고 아랫입술에 담배를 물고 있었는데 말을 할 때도 담배는 거기 달라붙어 있었다. 그는 기다란 밝은 색 머리카락을 가르마 없이 뒤로 빗어 넘겼으며 분명 젊은 얼굴일 텐데 비정상적인 주름들이 나있었다. 앞니 하나가 빠지고 없어서 쉬쉬거리는 치찰음이 때로는 혀 짧은소리처럼 때로는 당황스러운 휘파람소리가 되어 나왔고 그러면 그는 키득키득 웃음으로 무마하려고 하였다. 나머지 이들은 담배로 찌들고 넓게 벌어져 있었다.
이 사람이 영사가 묘사한 ‘철저하게 못되어 처먹은 작자’, 안토니 말대로 영화 속 하인이리라. 솔직히 그랬다.
‘저는 세바스찬 플라이트를 찾고 있습니다. 이 집이 그 사람 집 맞죠?’ 나는 내 말을 잘 알아듣도록 댄스음악 너머로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그는 이제 아마 습관처럼 사용하는 말들로 이루어진 유창한 영어로 사근사근하게 대답을 했다.
‘예쓰, 하지만 그는 여기 없어요. 나 말고 아무도 없어요.’
‘저는 중요한 일로 그를 보러 영국에서 왔습니다. 그가 어디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음반이 끝이 났다. 독일인은 판을 뒤집고 축음기를 감고 다시 튼 뒤에 대답을 하였다.
‘세바스찬은 아파요. 수사 형제들이 세바스찬은 병원으로 데리고 갔어요. 만약 그 사람들이 면회씻켜 줄지 모르죠. 아닐 수도 있고. 쩌도 곧 내 발 치료하러 꼳 가야 돼요. 그때 물어보죠. 좋아지면 면회씻켜 줄 거예요. 아마도.’
다른 의자가 하나 있어서 나는 거기에 앉았다. 내가 계속 머물 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독일은 내게 맥주를 권했다.
‘당신은 쎄바스탄 형이 아니죠?’ 그가 말했다. ‘그럼 사촌인가? 어쩌면 여동쌩과 결혼했다던 사돈?’
‘전 그냥 친굽니다. 우리는 대학교 때 같이 있었어요.’
‘나는 대학교에서 친구가 한 명 있었죠. 우리 둘 다 역사를 공부했는데 제 친구는 저보다 똑똑했죠. 약간 나약한 친구라서. 내가 화가 나면 일으켜서 멱살 잡고 흔들어대었어요. 하지만 아주 똑똑해요. 그런 뒤 하루는 서로 “도대체 이게 뭔 일이냐? 독일에서는 일자리가 없어. 독일은 바닥까지 거덜 났어.” 말을 나누고. 그러곤 우리 교수들에게 작별을 고했죠. 그들이 “그래, 독일은 거덜 났어. 여기서는 지금 학생들이 할 게 하나도 없어.” 그래서 우리는 멀리 떠났어요. 걷고 또 걸어서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요. “지금 독일에는 군대가 없어. 하지만 우리는 반드씨 군인이 되어야해.” 그래서 외인부대에 합류했어요. 제 친구는 작년에 아틀라스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다 이질로 죽었어요. “이건 또 뭐야?” 그랬죠. 그래서 제 발을 쐈어요. 지금은 고름으로 가득해요. 벌써 그런지가 1년이 되었는데.’
‘그래요.’ 내가 말했다. ‘그거 아주 흥미롭네요. 하지만 지금 당장 궁금한 건 세바스찬인데요. 그에 관해 이야기 해주실 수 있으시죠?’
‘그는 아주 좋은 친구예요, 세바스찬은요. 그는 저에게 아주 괜찮게 대해줘요. 탕헤르는 고약한 곳이었어요. 여기로, 근사한 집으로, 좋은 음식으로, 좋은 하인이 있는 곳으로 나를 데리고 왔어요. 모든 것이 제게 괜찮은 거 같아요. 나는 괜찮은 게 좋고.’
‘세바스찬 어머니가 아주 아프십니다.’ 내가 말했다. ‘전 그 말 전하러 왔어요.’
‘부잔가요?’
‘예.’
‘왜 그에게 돈을 더 주지 않을까요? 그러면 우리는 카사블랑카에서 살 수 있을 텐데, 아마 근사한 플랫에서. 그분을 잘 아세요? 세바스찬에게 돈을 더 주라고 하실 수 있어요?’
‘세바스찬하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모르겠어요. 그가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닌가 추정을 했나보죠. 수사형제들이 그를 돌봐줄 거예요. 거기라면 그는 괜찮아요. 쑤사들은 좋은 친구들에요. 거긴 아주 싸요.’
그는 손뼉을 치고 맥주를 더 시켰다.
‘보쎳죠? 좋은 하인이 나를 돌봐요. 괜찮은 일이에요.’
나는 병원 이름을 알아내자 떠났다.
‘쎄바스찬에게 말해줘요. 내가 아직 여기 있고 괜찮다고. 그가 내 걱정하고 있을 거라고 추정해요, 아마도.’
다음날 아침에 간 병원은 신도시와 구도시 사이에 있는 방갈로를 모아 병원으로 만든 데였다. 이들은 프란체스코 수도사들이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병든 무어인들 사이로 헤치고 나가 의사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평신도로, 깨끗하게 면도를 하고, 하얗게 풀 먹인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우리는 프랑스어로 대화를 나눴고 그는 내게 세바스찬은 위험에 처해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가기에는 아주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행성 감기를 앓았었고 한쪽 폐가 약간 감염이 되었다. 그는 아주 약하다. 그는 저항력이 부족하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는 알코올중독자다. 의사는 냉정하게, 거의 잔인하게 때로는 말하였다. 그는 그들의 일을 불임의 수준까지 다듬기 때문에 그 자신을 꼭 필요하지 않은 데에 제한을 하는 과학의 양념 같은 남자였다. 하지만 나를 맡게 된 수염을 기르고 벗은 발의 수사는, 병동의 더러운 일을 하며 어떤 과학적인 허세가 없는 그 수사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은 아주 인내심이 많아요. 전혀 젊은 사람답지 않지요. 저기에 누워 결코 불평하는 법이 없어요. 불평할 일이 천진데. 우리는 어떤 편의시설도 없어요. 정부들은 군인들에게 쓰고 돈이 남으면 우리에게 줘요. 그리고 그 사람은 아주 친절해요. 발이 낫지를 않고 2기 매독을 앓고서 여기로 치료받으러 오는 불쌍한 독일 아이가 하나 있는데 플라이트 경은 탕헤르에서 굶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 그를 거둬 집을 마련해줬죠. 정말 사마리아인에요.’
불쌍한 단순한 수도숭, 불쌍한 얼간이. 신이 날 용서하시길!
세바스찬은 유럽인들을 수용하는 동에 있었다. 거기 침대들이 낮은 파티션으로 정방형으로 사적인 분위기를 조금 연출을 하며 나뉘어져 있었다. 그는 누비이불에 손을 올리고 벽을 바라보고 누워있었다. 벽에는 종교적인 유화식석판화가 유일하게 장식품으로 걸려있었다.
‘당신 친구요.’ 수사가 말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커트를 말하나 생각했는데. 여기서 무엇 하는 거야, 찰스?’
그는 이전보다 훨씬 수척해 있었다. 음주를 하면 다른 사람들은 뚱뚱해지고 붉어지는데 세바스찬은 메말라가는 것 같았다. 수사가 우리를 떠나고 나는 그의 침대 옆에 앉아 그의 병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난 하루 이틀인가 정신이 없었어(오락가락했어).’ 그가 말했다. ‘나는 계속 옥스퍼드로 돌아갔다고 생각을 했지. 너 내 집에 가봤니? 좋아 보여? 커트는 여전히 거기 있고? 커트가 맘에 드는지 너한테 안 물으련다. 아무도 안 좋아하지. 재밌는 일이야. 나는 그가 없으면 지낼 수가 없을 거야.’
그런 후 나는 그의 어머니에 관해 전해주었다. 그는 잠깐 동안 아무 말이 없이 일곱 가지 비탄이 그려진 석판화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리고는.
‘불쌍한 엄마. 엄마는 진짜 팜므 파탈이야. 닿기만 닿아도 죽어.’
나는 세바스찬이 여행을 할 수 없다고 줄리아에게 전보를 넣었다. 그리고 페즈에 일주일간 머물며 그가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정도까지 매일 병원을 방문했다. 내가 두 번째 방문하던 날, 그가 기운이 회복되기 있다는 첫 조짐으로 브랜디를 청했다. 그 다음날이 되자 어떻게 했는지 조금 구하여서는 이부자리 속에 숨겨두었다.
의사가 해준 말이다. ‘당신 친구는 다시 술을 마시고 있어요. 여기서는 금지된 일이죠.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는 감화원이 아녜요. 제가 병동을 감시할 수는 없어요. 저는 여기 사람을 치료하러 있지, 악랄한 중독 습관을 못 하게 막는다거나 자기절제를 가르치려고 있는 건 아녜요. 코냑이 당장은 그를 상하게 하진 않을 겁니다. 다음 번 그가 앓을 때 그를 더 약하게 만들고 그리다 어느 날은 아주 작은 문제로도 목숨이 날아가죠. 훅. 여기는 술꾼들이 묵는 집이 아녜요. 그 사람은 이번 주 말에는 나가야합니다.
평수사가 한 말은 이랬다. ‘당신 친구는 오늘은 아주. 아주 훨씬 행복해요. 딴사람 같아요.’
불쌍하고 단순한 수도승 같으니라고. 불쌍한 얼간이. 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가 말을 덧붙였다. ‘왠지 아세요? 그는 코냑 한 병을 침대에 감추고 있었어요. 제가 두 번 째 발견한 겁니다. 제가 하나를 뺏자마자 어느새 다른 술병을 구해요. 아주 말을 안 들어요. 그에게 술을 구해다주는 아랍 소년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가 행복한 모습을 보니 좋아요. 아주 슬퍼했었는데.’
마지막 날 오후에게 내가 ‘세바스찬, 어머니가 돌아가셨어.’라고 전해주었다. 그날 아침 당도한 소식이었다. ‘영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니?’
‘그러면 어떤 면에서 멋질 텐데.’ 그가 말했다. ‘하지만 너는 커트가 그 일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니?’
‘맙소사.’ 내가 말했다. ‘너 일생을 커트하고 지내겠다는 뜻은 아닌 거지, 응?’
‘나도 몰라. 그가 나하고 평쌩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그러면 그에게 괜찮은 일이 될 거 라고 추정합니다, 어쩌면.’ 그가 커트의 액센트를 흉내 내며 말을 했다. 그런 후 그는 아마 내가 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내가 가지고 있지 않던 열쇠가 되었을지도 모를 말을 덧붙였다. 그 당시에 나는 듣고 기억은 했지만 주의를 기울이진 않았다.
‘있잖아. 찰스야. 온 생애동안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아왔는데 너 자신이 돌볼 사람을 가진다는 일은 조금 즐거운 변화란다. 물론 나 같은 사람한테 보살핌을 받으려면 아주 가망 없는 사람이어야 가능하지.’
나는 떠나기 전에 돈 문제를 정리를 할 수 있었다. 그는 거기서 어려움에 봉착할 때까지 죽 살다가 변호사에게 어림의 액수를 보내달라고 전보를 보냈었다. 나는 인도차이나 은행의 지사장을 만나고 세바스찬이 일 년에 4번씩 수령이 되는 자금이 런던에서 오게 되면, 용돈을 일주일치 씩 주고 나머지는 비상시에 대비해 저금을 하도록 해두었다. 이 돈은 오로지 세바스찬에게 개인적으로 주어야만 하며 지사장이 그의 용도가 적당했다고 인정을 하는 경우로 국한했다. 세바스찬이 주저 않고 이 모든 조건에 동의를 했다.
‘안 그러면’ 그가 말했다. ‘커트가 내가 진탕 술에 취해있을 때 모든 저금이 든 수표에 서명하라고 하고선 날아버리겠지. 그러고는 온갖 종류에 말썽에 휩쓸리고.’
나는 병원을 나와 집에 있는 세바스찬을 만났다. 세바스찬은 침대에 누워 있을 때보다 버들가지 의자에 앉아있으니 더욱 쇠약해보였다. 그와 커트, 두 아픈 사람이 축음기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앉아 있었다.
‘안 그래도 돌아 왔어야 했을 거예요.’ 커트가 말했다. ‘전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 커트?’
‘그렇게 생각해요. 당신이 아플 때 혼자 있는 일은 좋지가 않아요. 저 소년은 게으른 녀석이에요. 내가 필요한 때면 항상 슬며시 없어져요. 하루는 저 놈이 종일 밖에서 밤을 지내느라 제가 일어났을 때 아무도 커피를 만들어 가지고 오는 사람이 없었어요. 고름이 잔뜩 난 발을 지니는 일은 좋지 않아요. 잘 잘 수 없는 때가 많아요. 어쩌면 다른 때 저 역시 슬며시 사라져서 나를 돌볼 만한 곳에 가버릴 지도 몰라요.’ 그는 손뼉을 쳤지만 아무 하인도 나타나지 않았다. ‘봤죠?’ 그가 말했다.
‘뭘 원하니?’
‘담배. 침대 밑의 가방에 넣어두었어요.’
세바스찬이 고통스럽게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내가 가지고 올게.’ 내가 말했다. ‘저 사람 침대가 어디야?’
‘아냐. 됐어. 그건 내 일이야.’ 세바스찬이 말했다.
‘예쓰. 저도 그건 세바스찬의 일이라고 추정합니다.’
그래서 나는 세바스찬을 골목 막다른 곳에 세상과 담을 쌓은 작은 집에 그의 친구와 남겨두고 떠났다. 내가 세바스찬을 위해 할 수 있는 더 이상 없었다.
나는 원래는 파리로 바로 돌아갈 작정이었다. 하지만 세바스찬의 수당에 관한 처리로 나는 런던에 가야만 했고 Brideshead를 만나야만 했다. 나는 탕헤르에서 P & O를 타고 바다로 여행을 하여 유월 초에 집에 도착했다.
‘네가 보기엔 동생이 이 독일인하고 관계에 그릇된 면은 없어 보이더냐?’ Brideshead가 물었다.
‘아니요. 확실히 그렇지는 않아요. 단순히 부랑아 두 명이 뭉친 경우에요.’
‘그가 범죄자라고 했던가?’
‘전 “범죄형”이라고 했죠. 그는 군 감옥에 있다가 불명예제대를 했어요.’
‘그리고 의사 말이 세바스찬이 술로 자살을 하고 있다고?’
‘약화시키고 있다고요. 그는 알코올성 진정섬망증도 간경화도 없어요.’
‘그가 정신 이상은 아닌 거지?’
‘절대 아녜요. 그는 좋아하는 친구를 찾았고 살고 싶은 장소를 만난 거죠.’
‘그렇다면 그는 네가 말한 대로 수당을 받아도 되겠다. 일이 명백하네.’
어떤 면에서 보면 Brideshead는 다루기가 쉬운 사람이었다. 그는 모든 일에 관해 일종의 터무니없는 확실성을 지니고 있어서 그는 결정을 항상 신속하고 쉽게 내렸다.
그가 갑자기 ‘네가 이 집을 그림으로 그려주겠니?’라고 물어왔다. ‘정면 그림 하나. 공원에서 보는 뒤쪽 하나. 층층대 그림 하나, 큰 응접실 하나? 작은 유화 4개로. 아버지가 기록으로 그려뒀으면 바라셔. Brideshead에 보관하기 위해. 나는 아는 화가가 없어. 줄리아가 넌 건물 전물이라고 하더라.’
‘예. 꼭 제가 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말했다.
‘너 이 집 허물 거라는 거 알지? 거래가 진행 중이야. 업자들이 여기에 아파트를 세울 거라는구나. 이름은 그대도 쓴대. 우리가 딱히 막을 명분은 없어.’
‘정말 슬픈 일이네요.’
‘그래. 나도 진정 유감이야. 하지만 네 생각에 이게 건축학적으로 좋으냐?’
‘제가 알기론 가장 아름다운 집 중에 하나에요.’
‘그런지 모르겠다. 난 항상 좀 흉측하다고 생각했거든. 어쩌면 네 그림이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해줄지도 모르겠구나.’
이게 내 첫 번째 주문이었다. 나는 시각을 다투며 작업을 해야 했다. 왜냐면 도급업자들이 파괴의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마지막 서명만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아니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에 너무 캔버스에 오랫동안 붙잡고 있고 결코 있는 그대로 두지 않은 내 결함을 놓고 보면, 이들 네 점의 그림들은 내 작품 중 특히 애정이 간다. 그리고 그들은 나나 다른 이들에게 성공작이었다. 이들은 앞으로 있을 내 경력의 분수령이 되었다.
나는 기다란 응접실부터 시작했다. 사람들이 집이 지을 때부터 서있던 가구들을 옮기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었다. 방은 길고, 정교하며, 대칭적인 아담(Adam 18세기 신고전주의식 스코틀랜드 건축가) 스타일 방으로 그린 파크 쪽으로 열리는 두 개의 베이 (Bay, 만처럼 쑥 내민) 윈도우가 있었다. 내가 거기서 그림을 시작하던 날 오후에 서쪽 창으로 흘러들어오는 빛은 바깥의 어린 나무에서 비치는 신선한 푸른빛이었다.
나는 연필로 준비한 투시도를 가지고 있어서 세밀한 모습을 신중을 기해서 배치하였다. 나는 물가에 선 다이버처럼 그림에서 물러서며 망설였지만 일단 들어간 뒤 둥둥 떠서 신명이 지폈다. 나는 정상적으로는 느리고 신중한 화가지만 그날 오후 그리고 그 다음날 하루 종일, 그리고 다음날, 빠르게 작업을 했다. 나는 잘못을 저지를 수가 없었다.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나는 긴장으로 다음을 시작하기가 두려워 멈칫거렸다. 마치 도박꾼이 행운이 틀림없이 뒤집혀 돈더미를 잃어버릴 것처럼 겁이 났다. 조금씩, 조금씩, 시시각각으로 그림은 존재를 드러내었다. 어려움은 없었다. 복잡한 다양한 빛과 색이 전체가 되었다. 딱 맞는 색이 팔레트 위에 내가 원하는 곳에 있었다. 한번씩 붓질을 끝내자마자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오후, 내게 말을 거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여기 머물면서 구경해도 돼요?’
몸을 돌리니 코델리아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내가 말했다. ‘네가 말을 않는다면.’ 그리고 작업을 계속했다. 그 아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태양이 떨어져 하는 수 없이 붓을 놓아야 될 때가지 그렸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면 참말 멋진 것 같아요.’
나는 그녀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
‘정말 그래.’
태양이 지고 방이 단색으로 어두워져 가는 데도 나는 아직도 그림을 떠날 수가 없었다. 나는 이젤에서 그림을 집어 들고 창문 높이 치켜들었다. 그리고 다시 돌려놓고 그림자를 밝게 채색했다. 그러자 갑자기 머리와 눈과 등과 팔이 피곤이 몰려왔다. 나는 저녁이 되어 포기하고 코델리아에게로 돌아섰다.
코델리아는 이제 열다섯 살이었고 키가 쑥 자랐다. 지난 열여덟 달 사이에 거의 자랄 만큼 다 자란 것 같았다. 아이는 줄리아처럼 완전한 콰트로센토 미인이 될 전망은 없었다. 그녀의 긴 코나 높은 광대뼈에 이미 Brideshead의 기운이 보였다. 그녀는 어머니의 애도로 검은 상복을 입고 있었다.
‘난 지쳤다.’ 내가 말했다.
‘척 봐도 그래 보여요. 끝난 건가요?’
‘실질적으로는. 내일 한 번 더 살펴봐야 돼.’
‘저녁 식사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거 아세요? 여기에 지금은 음식을 해줄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전 오늘 막 오던 참이라 퇴락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었는지 알지 못했어요. 저하고 저녁 먹으러 갈 마음 없으세요, 혹시나?’
우리는 정원 문을 통해 집을 나와 공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땅거미 속을 걸어 리츠 그릴에 닿았다.
‘세바스찬 보셨지요? 오빠는 오질 않으려고 하죠, 지금에도?’
나는 그때까지 그녀가 아주 많은 부분 이해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나는 그렇다고 말했다.
‘흠, 전 다른 누구보다 오빠를 사랑해요.’ 그녀가 말했다. ‘마처가에는 슬픈 일이에요. 안 그래요? 여기 아파트를 지을 거란 거 알고 계세요? 렉스는 꼭대기에 “펜트하우스”라고 불리는 장소를 차지하고 싶어 했어요. 그다운 일이지 않아요? 불쌍한 줄리아 언니. 언니한테는 너무 한 일이에요. 그는 아마 전혀 이해를 못하겠죠. 그는 언니가 예전 집과 계속 접촉하는 걸 좋아할 거라고 생각할 정도니. 일들이 모두 아주 빨리 끝나버려요. 그래요. 분명 아빠는 오랫동안 엄청난 빚을 지고 있었을 거예요. 마처스를 파는 일이 다시 일을 바로 잡고 나는 1년에 얼마인지도 모르는 이자를 아꼈겠죠. 하지만 다 부수다니 부끄러워요. 줄리아 언니는 거기에 다른 사람이 살러들어오는 것보다 그 편이 빠르다고 말해요.’
‘너는 앞으로 어떻게 할 거니?’
“무슨, 진짜? 온갖 종류의 제의가 들어와요. 이모 패니 로스코먼은 이모하고 살기를 원하시고. 렉스하고 줄리아언니는 Brideshead 반을 인수하고 거기에 살까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아빠는 안 돌아오시려고 해요. 우리는 돌아오실 지도 모른다 생각하지만, 아녜요.
‘사람들인 Brideshead에 있는 예배실을 닫았어요. Bridey하고 주교. 엄마 추도 미사가 거기서 가진 마지막 미사였어요. 매장을 한 뒤에 사제가 들어오데요. 저는 거기 혼자 있었는데 그분이 저를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제단의 돌을 빼내더니 그 사람 가방에 집어넣었어요. 그런 뒤 그는 솜뭉치에 성유를 붓고 태우고는 그 재를 밖으로 던졌어요. 성수반을 비우고 성소에 있던 등불을 불어 껐어요. 그리고 태버네클(영성체를 보관하는 캐비넷, 성주간에는 수난금요일에 비워서 열어두었다가 성토요일에 닫는다.) 비운 채 열어두었어요. 마치 지금부터는 항상 수난금요일인 것처럼. 이 모든 일들이 찰스 오빠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겠죠. 불쌍한 불가지론자 오빠. 전 그 분이 갈 때까지 머물렀는데 갑자기 거기에 더 이상 어떤 예배실도 존재하지 않는 거였어요. 그냥 이상하게 장식이 된 방일뿐. 그때 느낌이 어땠는지 말로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오빤 한 번도 테네브래 예배 (Tenebrae, 그림자 어둠이란 뜻, 성주간 마지막 3일의 예배, 예식 중에 15개의 촛불을 하나씩 꺼 교회는 어둠에 잠기에 둔다고 한다.)
에 간 적 없죠. 아마.‘
‘안 가봤어.’
‘가봤더라면 유대인들이 그들 사원에 대해 느끼는 바를 알았을 텐데. 쿠오모도 세데트 솔라 시비타스Quomodo sedet sola civitas … 아름다운 찬송이에요. 한번은 가보셔야 해요. 그냥 그걸 들으려고라도.’
‘여전히 날 개종시키려는 거냐, 코델리아?’
‘오, 아니요. 그것 역시 끝났어요. 아빠가 가톨릭교도가 될 때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엄마가 전에 이야기 해준 적이 있어요. 엄마에게 그랬대요. “당신은 내 가족을 선조들의 종교로 돌려놨어.” 젠체하면서 그러셨다네요. 종교는 사람들을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여요. 어쨌든 가족은 변함없이 계속 남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아빠가 가고 세바스찬이 가고 줄리아가 갔어요. 하지만 신이 그들을 아주 오랫동안 멀어져 있게 하진 않으시겠지요. 세바스찬이 처음으로 잔뜩 취했던 날, 제 말은 형편없던 저녁날요, 엄마가 읽어주셨던 이야기 기억하시나 모르겠어요. 브라운 신부가 무언가 “보이지 않는 바늘과 눈에 안 띄는 줄로. 나는 그(도둑)를 잡았다. 줄은 그가 세상 끝까지 헤매다녀도 될 만큼 아주 길지만 여전히 가닥을 한번 씰룩하면 다시 데려올 수 있다.”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는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는 좀체 꺼내지 않았다. 내내 우리는 말을 했고 그녀는 왕성하게 먹어치웠다. 한번은 이런 말을 했다.
‘타임즈지에 실린 에이드리언 파손의 시 봤어요? 웃겨요. 그 사람은 엄마를 누구보다 잘 알았어요. 평생 엄마를 사랑했어요, 아시죠. 그래도 그런 게 엄마한테는 아무 상관이 없었지만.’
‘전 우리 중에 엄마하고 제일 잘 지냈어요. 하지만 제가 진짜로 엄마를 사랑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마 엄마가 원하거나 받아야할 사랑만큼은 아녜요. 전 타고나길 무턱대고 애정부터 느끼는데 제가 안 그랬다는 게 이상해요.
‘나는 진짜로 너희 어머니를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말했다.
‘오빠는 엄마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때때로 나는 사람들이 신을 미워하고 싶을 때 엄마를 미워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요.’
‘그게 무슨 말이냐, 코델리아?’
‘저기, 아시잖아요. 엄마는 성자 같았지만 성자는 아녜요. 누구도 진짜로 성자를 미워할 수는 없어요, 안 그래요? 그들은 진짜로 신을 미워할 수 없어요. 사람들이 하나님과 성인들을 미워하고 싶으면 그들은 그 비슷한 것들 그리고 하나님인 척하는 것을 찾아야 해요. 그리곤 대신 미워하죠. 오빠는 이게 다 시시한 소리 같으시죠.’
‘전에 이와 아주 흡사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다른 사람한테서.’
‘오, 저 정말 심각해요. 전 그 일을 두고 엄청 생각을 했었어요. 이래야 불쌍한 엄마가 설명이 되어요.’
그런 후 이 괴상한 아이는 새로 당긴 식욕으로 음식을 쑤셔 넣었다.
‘절 혼자 레스토랑에 저녁 먹자고 데리고 나온 일은 이게 처음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나중에 ‘사람들이 마처스를 팔려고 한다니까 줄리아 언니가 한 말이 “불쌍한 코델리아, 그럼 이후로 코델리아 사교계 데뷔 무도회를 못 열 텐데.”였어요. 이야기를 나누곤 하던 일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언니 신부들러리가 되는 일처럼. 그것도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았어요. 줄리아 데뷔 무도회를 할 때 전 한 시간 동안 아래층에 있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패니 이모하고 구석에 앉아있었어요. 그때 이모가 “6년 안에, 이 모든 걸 다 가질 거야.” 속삭였죠.…전 제가 (성직의) 소명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그건 너는 수녀가 될 수 있도다는 뜻이에요.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아무리 되고 싶어 해도 소용이 없어요. 소명의식이 있으면 도망치려고 해도 할 수 없죠. 무지 싫어하더라도요.(신내림인가?) Bridey는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없었어요. 전 세바스찬은 가지고 있는데 증오한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모든 게 너무 갑자기 많이 바뀌었어요.’
하지만 나는 이런 수녀원 수다에 싫증이 났다. 나는 붓이 그날 오후에 내손에 든 생명을 앗아갔다고 느꼈었다. 나는 내 손가락을 엄청나게 말캉한 창조의 파이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었었다. 나는 그날 저녁에 르네상스의 남자(다양한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브라우닝 시 속에 그런 모습으로 등장한다.) 였다. 브라우닝의 르네상스 사람. 제노바 벨벳(질좋고 아름다운 벨벳 생산지로 유명)을 입고 로마의 거리를 걷고 갈릴레오의 망원경으로 별을 보았던 나는 먼지 낀 톰(tome, 커다란 책, 보통은 학구적인 내용)과 움푹 꺼진 눈과 난해하게 따지고 드는 발언을 한 수사를 일축을 했다.
‘넌 사랑에 빠질 거다.’ 내가 말했다.
‘오, 안 그러길 빌어요. 저기요. 머랭 맛이 기가 막힌데 하나 더 먹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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