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자,” 수석재판관이 야단친다, “괜히 열 올리지 말라고!”
하지만 졸고 있는 벤치를 진짜 깨운 사람은 짜증 잘 내는 주걱턱 늙은이 존 피너티이다-그의 팬텀과의 연결은 톰 무니까지 그리고 사코(Sacco)와 반제티(Vanzetti)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그리고 그의 팀의 본색들을 아니 본색을 드러낸다. 그는 특별개정은 법정과 더글라스 대법관의 온정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맹폭하고, 준열하게 브라우넬과 빈슨을 일종의 법리적 음모의 죄로 맹비난한다, 카우프만과 꿍꿍이가 되어 조작된 증언과 허위 증거에 근거해 다 아는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법무부를 공격하고, 사건의 원래 연방 기소검사이자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남자들 한 명인, 어빙 세이폴에 날벼락 호통으로 질타하고 전체 격분을 마무리하며, “뉴욕에 이 보다 더 비뚤어진 지방검사는 없었어요!” 울부짖는다. 톰 클락 대법관, 자신이 전직 법무장관이자 카우프만, 세이폴과 브라우넬의 개인적 친구인 그가 이 정면공격에 감정이 상하고 이를 중단 시키려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휴고 블랙조차 피널티의 장광설에 얼굴을 찌푸리지만 이는 다만 가스 경련일 수도 있다. “유예를 취소한다면,” 쏘아대는 피널키, 그의 아일랜드 볼이 달아오른다. “그럼 미합중국과 이 고결한 법정을 하나님이 보우하시길!” 법정에 이 늙은 배덕자가 헛되게 신의 이름 사용하자 놀라 헉 들숨소리가 들리고 많은 이들이 그가 “아니-고결한 법정”이라고 들었다고 확신한다.
논쟁은 조금씩 격렬한 폭력으로 치달아 갔고, 그래서 프레드 빈슨은 이를 중단시키고 아홉 늙은이들은 자신들의 사적인 회의실로 물러나는데 거긴 아주 적대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블랙과 더글라스는 몹시 골이 나 펄펄 뛰고, 빈슨은 다른 세 명의 뉴딜 정책자들 누구든 간에 이번 사건에 자기편에 섰는지 확신이 없다. 물론 그들이 이와 같이, 민망한 선례가 될 이런 특별심리 같은 일로, 치사하게 휴가를 망가뜨린 더글라스에게 화딱지 난 일은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 더글라스에게 가해지는 새로운 탄핵 위협은 연대 결속의 외양을 도출할 수도 있는데, 그들은 그런 방향 역시 어떤 전례를 남기고 싶지 않다. 여학생들처럼 옥신각신 다툼을 벌이는 그들 말에 귀 기울이며, 빈슨은 이 망할 일에 물릴 대로 물릴 지경이라고 생각한다. 머지않아 그만두지 않으면 제 명에 죽지 못할 것이다. 그는 그들에게 모두 집에 가서 하룻밤 자며 생각해보라 말하고, 그들은 유예를 무효를 할지 아닐지 내일 오정에 결정을 발표하리라. 그렇다 맞다, 하이눈(정오), 왜 아니겠어. 그는 버턴을 시켜 앞쪽에 나가 이 말을 전달하라고 말한다. 그는 토론의 대부분 죽 꾸벅꾸벅 졸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짜증이 덜했다.
일반인들-법정만이 아니라, 건물의 모든 복도에도, 출입구, 계단통, 창문, 아래 계단, 거리 바깥으로 그리고 감리교 빌딩 잔디밭 위로, 의회도서관까지 빽빽이 모여들었던 이들, 이 소식을 복잡한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분명 로젠버그 변호사들은 법정을 납득시키기에 설득력이 적었다. 아니 그렇게 말을 했다. 유예는 필시 늙은 친구들에게 그들 결정에 몇 마디 웅변적인 감동적인 말을 쥐어짜내라고, 바틀릿 인용구집에 들어가 길이 남을 만한 말들을 꾸며내라고 시간을 주느라 그러리라. 또한, 현실을 직시하자, 유예는 드라마를 고조시키고, 결국에 모든 것이 좋게 밝혀지는 한, 그건 아마 좋은 일, 모든 사람들 좀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을 부여하리라. 좋다, 하지만 번거로운 점은 뭐냐면 이보다는 일이 더 쉬웠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지건, 엉클 샘은 솔직히 이날 밤은 팬텀에게 졌다! 날은 따뜻하긴 해도 태양은 낮긴 해도 아직 하늘 높이 떠있지만, 희미한 진저리가 법정에서 천천히 흩어지고 있던 군중들을 훑고 지난다. 사람들이 희망하고 계획했던 대로 다 같이 타임즈 스퀘어를 향해 가진 않지만 따로 자신의 사적인 처형을 향해, 천천히 하지만 사정없는, 축하의례 없는 처형을 향해 흩어진다. 오늘밤 어쨌거나, 홀로 어둠 속에. 세상에 활보하는 팬텀과 함께. 무서운…. 엉클 샘이 의기소침하고 후줄근한 모습으로 법정 안으로 비틀거리며 들 즈음에 법정은 텅 비었다. 늘어뜨린 커튼들은 당겨 걷어두었는데, 먼지가 오후 햇빛 속에 뚱하게 떠다닌다.
지친 수퍼히어로는 방의 뒤편 좌석에 무겁게 털썩 고꾸라진다. 발을 들어 올려 앞으로 다리를 쭉 뻗는다. “별 수 있나,” 그가 신음하고, 목소리가 허허로운 바람이 텅 빈 대리석 홀들을 통과하듯 메아리친다. “고통 없이 얻는 게 없어. 말마따나.” 그의 부츠 바닥에 구멍이 났고 그의 두 빰까지 부드럽게 무너져 항복한 표정. “지혜로운 이는,” 코 위로 실크해트 모자를 앞으로 기울이며, 머리를 뒤로 기대고, 그는 투덜거린다 “역사를 서두르라 덤비지 않는다…” 그의 눈이 닫힌다. 그는 하품하고 씁쓸하게 혼자 실크해트 아래 키득거린다. “인간사 모든 게” 한숨을 쉬고, “처량해…”
건장하고 어깨 넓은, 끈을 끝까지 채운 워킹화를 신은 한 남자가 뒤 밀실에서 나오며, 낡은 스웨터 위로 천 바람막이 재킷을 당긴다. “어디 가는 길이야, 빌?” 모자 아래 차갑게 엉클 샘이 묻는다.
“나가서 운하 예선로 따라 걸으려고. 같이 갈래요?”
“아니. 너무 지쳤어. 똥줄 빠지게 일했거든, 삐딱한 개새끼야. 뒤꿈치에 물집이 어찌나 큰지 팔꿈치 구부려도 아파. 탱크가 내 척주 앞하고 뒤 양쪽으로 다 뭉갰고, 어떻게나 망할 배를 곯았는지 배가 내가 목이 잘려나갔나 생각할 지경이야!”
“자, 그럼 같이 가죠. 집에서 훈연한 시골풍 소시지 파는 작은 가게 아는데, 문 닫기 전에 잘하면 시간 안에 닿을 수 있어요…”
“네놈 망할 예선로-거기에 콘크리트를 부어버리고, 그래서 거기 육차선 고속도로를 만들까 하는 마음이 반쯤 들었어, 새끼야! 오늘 밤 해버렸을 것을, 꼴이 말이 아니게 기진맥진하지 않았다면야. 왜 이런 일을 내게 한 거야, 빌?”
“글쎄, 법이…”
“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 사건에 이제껏 우리편을 들어주었잖아. 나는 마침내 네 놈도 제정신 드는가 보다 했는데, 왜 이런 식으로 막판에 망쳐버린 거야? 어? 왜 우릴 이런 진흙탕에 끌어들이냐고? 휴고 블랙이 다시 널 끌어들이려고 집적거렸어?”
“아니요…”
“그 불쌍한 토트로드 새거모우tote-road shagamaw(벌목꾼 이야기에 나오는 상상 속 동물)놈은, 아직도 껌둥이 매달던 옛적 쿠클럭스클랜에서 흥청망청 떠들고 놀던 시절을 극복하질 못했어. 그는 고칠 수 없는 과잉보상자야. 그 녀석 꼬드김에 넘어가 바보짓 하지 마, 빌!”
“제기, 그는 이번 일과 아무 상관없어요,” 더글라스가 단호하게 자른다.
“괴짜 개새끼 녀석, 블랙은 병원으로 슬그머니 떠나 처형을 보이콧하려고 들었어,” 모자 아래 엉클 샘이 끙하고 투덜거린다. 그는 외투 주머니에서 옥수숫대 물부리를 찾아 더듬는다. “그 놈 조심하지 않으면, 다시는 나오지도 못한다!”
“정말이에요, 샘. 이건 법의 문제에요…”
“설마 그럴까. 그런 식으로 어물쩡 넘어가지 못해. 알지.” 더글라스는 한숨을 쉬고 어깨를 으씩하고 벤치 위에 한물 간 회중시계처럼 달랑거리는 오래된 시계를 올려다본다. “둘리 씨(Mr Dooley, 미국 유머 핀리 피터 던 작품 속 주인공) ‘헌법이 깃발을 따르고 자시고에 상관없이 대법원은 선거 개표보고를 따르재.’ 했잖아. 너는 오늘밤만은 우리 쇼를 털썩 망쳤을지 모르겠으나, 너희 친구들이 내일이면 너에게 똥지게꾼 일하게 떠밀어 낼 걸!”
“어쩌면…”
“그런 일에 어쩌면은 없어. 저들이 원칙에 준해 충실히 너 편을 들고 지켰다면 오늘 일은 오늘 끝났겠지. 아니야, 빚 다 갚고 이쁜 짓 할 시간이야-자네를 아주 짓밟아 뭉개버릴 걸, 빌리.”
“그들이 그러면, 그들이 틀린 거지요. 냉혹한 진실은 사형선고는 어쩌면 아닐-”
“냉혹한 진실이고 뭐고 그런 건 없어, 야…” 그는 물부리를 찾고, 그의 실크해트 챙 아래에서 담뱃대 대통 속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본다.
“—아마 로젠버그가 한 일에 부과되지 않았겠지요, 배심원단이 권고하지 않았다면.”
“허!” 엉클 샘이 콧방귀를 뀌고 빈 담뱃대를 빤다. “누가 그래?”
“전거 인용하기에도 너무 기본적인 법요, 샘, 2개 형법이-하나는 죽음을 담고 다른 쪽은 징역형을 담고 있는 경우-적용되는 곳에 법정은 덜 가혹한 선고의 부과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
“자네가 이야기하는 법정은 내 법정은 아니야-망할, 빌리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성미 고약해!”
“허, 나는 마음 속 깊이 내가 법에 정통하다고 알고 있어요.”
“마음 속 깊이? 에라이.” 엉클 샘은 발을 낮추고 천천히 일어나 앉아, 그의 코에서 멀리 모자를 밀어올리고, 더글러스 대법관을 비스듬하게 올려다본다. “그래, 법과 망할 네놈 마음, 다 뒈져랴! 조심해, 친구, 도덕성은 사적이고 돈 많이 드는 호사야. 자네 친구 펠릭스 말하듯이, ‘법정은 이 해에는 정치적 덤불에 들지 말아야지!’”
“브레어 래빗(19세기 미국 동화책 등장토끼)는 그 말에 답을 갖고 있었지요,” 풍자적 미소로 더글라스가 대꾸한다.
엉클 샘은 담배를 좀 찾아 이를 담뱃대 대통에 쑤셔 넣는다. “브레어 래빗 이자뿌고, 선지자들을 기억해, 이 친구야: 불가피한 일에 반박하는 일은 쓸모가 하나 없다. 동풍에 써먹을 수 있는 유일한 언쟁은 외투를 걸쳐라.‘” 그는 귀 뒤를 긁적이고 나무 성냥을 꺼낸다. “지금 분명히 충고하고 있어, 미스터,” 지시봉처럼 위로 성냥을 쥐고 그가 말한다. “저 두 명 반역자는 이제-” 그는 성냥을 더글라스의 바지가랑이 안쪽에 탁 치지만 불이 붙지 않는다. 말문이 막혀 성냥을 노려본다. “이게 뭐여-!” 그는 이번에는 자신의 바지 위에 탁 긋는다. “이제는-” 이번에는 머리가 떨어져 나간다. “빌어먹을. 원산항에서 물기를 먹었나 보네…어…이봐, 빌리, 불 있어?”
더글러스는 스모키 베어(Smokey Bear) 경고가 그 위에 담긴 안전성냥갑을 아래 아메리카 수퍼히어로에게 던진다. “반역자의 말이 나와서 말인데, 영 찜찜하게 성가신 다른 일이 있어요. 음모법요. 이를 이용하여 범죄 그 자체로 유죄판결해서 그에게 줄 수 있는 형량보다 더 가혹한 처벌을 누군가에게 준다거나, 혹은 이를 이용하여 피하려고 누군가-”
“더 가혹한 처벌! 대체, 이 사람아. 이건 반역죄야!”
“그래요, 알아요, 판사 검사에서 FBI하고 찐따 바보 얼뜨기 당신 화신들까지 모든 이들이 계속 그 말 되풀이하대요-하지만 헌법에 적혀있기를 ‘동일한 현시 행위에 대해 두 명 증인의 증언 혹은 공개법정에서 자백이 없다면 아무도 반역죄 유죄판결을 받지 않을 것이다.’ 로젠버그 부부가 연관된 이 전체 사건에서 어떤 행위도 두 번째 증인에 의해 확증이 되지 않았어요, 샘, 그리고 그 사람들 자백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뭐? 모든 사람들이 그건 알아. 그래서 우리가 음모 법을 이용해야 했던 이유야, 우리는 이 망할 사건 어디에도 두 명 목격자를 확보 못 했어, 사건 자체 성격이 그런대!”
“그건 이해가 가요, 하지만 좀 더 하위법이나 더 광범위한 법으로 유죄선고를 했다면, 어떻게 좀 더 심각하거나 엄밀한 법으로 그들에게 형을 가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온당히 이 점을 잘 고심해봐야지요, 샘.”
“여보게나, 두 마디만 하지,” 담뱃대를 빨아들이고 연기를 내뿜고 엉클 샘이 말한다. “불-가능!” 위stick a pin in it협적으로 파이프로 툭툭 찌른다. ‘무식장이 의심하라는 가르침을 받으면,’ 예언서에서 말하였도다, ‘그들은 무엇을 안전하게 믿을 수 있을지 모르노라고!’ 그러니 이점은 확실히 짚고 넘어 가야지, 잘난 체 헛똑똑이 친구-”
“흐음, 나는 의심은 전혀 안 들었어요.” 더글라스 방을 떠나려고 몸을 돌리며 되받아 쏜다. “대답은, 내 의무는 명확하다 확신해요. 이 일에 알랑거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샘. 그 부풀린 머리에 핀을 찔러 꽂고 한숨 돌릴 겸 한 오분 으스대는 꼴을 멈춘다면, 당신은-“
”뭐? 뭐!!” 화증에 박차고 일어나 엉클 샘이 포효한다. “잘 들어, 이건 내 곡예단이야, 늙은 어둑이! 그리고 갈수록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이 맞는지 네 녀석 나보다 잘 아는 척하는 꼴이 메스껍고 진절머리난다!”
“아무렴요, 그래, 내친 김에,” 대법관이 대답한다. 권총집에 든 6연발총인양 그의 물통에 가볍게 커다란 한손을 얹고, 차분히 두런거린다. “빛의 아들들이니 어둠의 아들들이니 스릴은 내려놓고 그만 씨부렁거릴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모든 일에 아예 신물이 거의-”
“신물이 날 지경인 게 맞아!” 화간 잔뜩 난 수퍼두목 기습한다. “너는 네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곤경이 처했어! 이 나라가 네 머리 가죽을 뒤쫓고 있어! 아주 영리해서 중고 주고 있는 모양인데, 나도 좀 주지, 중단해! 그만 안하면, 의회가 쥐도 새도 모르게 번개같이 너를 내쫓아내겠지! 내 말 들었어? 덤으로 너에게 린치를 안 가한다면 몹시 운이 좋은 거고! 너는-대체 뭘 두고 낄낄 웃고 있는 거야?”
“아니, 샘, 저들 어리석은 딕시(미국 남동부 지역) 말방귀들에게 존경심을 나못지 않는 존경심을 갖고 있는 줄 알았는데요-그들은 조금의 진전도 보이지 않을 거고, 잘 알잖아요. 당신이 헤이든 혹은 애이컨 혹은 솔턴스톨을 돌려세워 내게 위협을 가한다면, 그때는 걱정하기 시작하겠죠, 하지만 지금 그냥 산책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같이 갈래요, 아니면-?”
“아니!” 엉클 샘이 발끈 화를 낸다. 얼굴이 상기되고, 하얀 턱수염이 쭈뼛 서고, 파란 눈일 불타오른다. “내-내가 장담을 하지, 미스터, 우리가 언젠가 널 잡고 말어! 이렇든 저러든, 땅을 치고 후회할 거다!”
더글라스 대법관은 잠깐 성난 슈퍼히어로를 쳐다보았다. “그래요,” 그가 머리를 흔들고, 한숨지었다. “아마 후회하겠지요,” 그리고 홱 돌아 방을 나가다, 막 청소하려고 들어 오던 잡역부와 거의 넘어뜨릴 뻔 부딪친다.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계세요?” 잡역부가 묻고, 통방울 눈을 텅 빈 대법원실 안을 유심히 살핀다. “혼잣말 하고 계셨어요?”
“그래요,” 더글라스가 돌아보지 않고 말한다. “그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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