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나의 꿈학자 친구들과 나(우리의 우정은 수매水媒성 목화 같은 꿈으로 흠뻑 차 있었다)가 신문, <꿈 연감(Almanac of Dreams)>을 예전의 신문이 그랬던 것처럼 대형판으로, 형편없이 인쇄된 컬러 사진이 실린 타블로이드 판은 (꿈은 흑백이고,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꿈에 색을 입힐 카메라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으니까) 아닌 신문을 발행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는 당연히 모든 신문의 근본적 문제, 재정적 문제에 직면했다. 우리에게는 이렇다 할 만한 자본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군가가 그런 돈을 갖고 있다고 해도, 우리 중 누구도 그 돈을 우리처럼 불확실한 사업에 투자하겠노라고 감히 제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다 합쳐 4명이었다. 민중 정치하는 그리스 꿈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품고 사는 전직 빨치산 지시스; 실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세 번 실현하고서, 세 번 그 꿈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만 토마스. 꿈의 전문직 종사자인 제논(그는 <꿈 해석가> 잡지 글을 기고했다); 그리고 남의 꿈을 자신의 꿈인 것처럼, 자신의 꿈을 남의 꿈인 것처럼 기록하며 평생을 살아온 작가, 나 이리네오스. 우리 스스로를 꿈학자라고 칭한 일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우리의 마에케나스를 발견했다. 디미트리스는, 제논의 지인인데, 해외에서 일하다가 출판사에 돈을 투자하겠다는 유일한 꿈을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온 인물이었다. 우리는 천생연분이었다. 가끔 꿈에서 딱 그렇듯이, 전혀 일어날 성싶지 않은 상황을 맞닥뜨리고 잠에서 깨어나 “그건 꿈이었을 뿐이야”라고 하는 때처럼, 그렇게 우리도 꿈을 쫓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진짜였다. 우리는 “꿈은 알아서 한풀이한다!”는 우리의 아이디어를 좋아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매우 시장성이 있다고 내다본 꿈의 금융가를 찾았던 것이다.
“연감 지는 히트작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그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빠트리고 있는 게 있어요. 인간은 축구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꿈과 비디오테이프가 필요합니다. 비디오테이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더군요. 다행스럽게도 꿈은 무형입니다. 수입할 수 없고 물질적인 상품도 아니기 때문에 상상력이 부족한 네오헬레스neo-Hellenes)으로부터 멸시를 받아왔습니다.”
그리하여 디미트리스는 돈과 기계를 제공하기로 하고, 우리는 회백질 두뇌를 제공하기로 했다. 첫 단계 일은 우리 신문에 지세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대통령부(잘코스타 가 3번지)에 신청서를 제출하자 담당 직원이, “확실히 꿈은 세금이 면제도기는 한데. 하지만 그 꿈들이 인쇄된 종이에도 세금이 면제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총지배인을 만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말했다.
우리는 총지배인(지시스는 레지스탕스 전사 협회를 통해 그를 알고 있었다)과 약속을 잡았고, 그는 우리를 기쁘게 맞이하고 우리가 신문을 발행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종이값은 면세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단지 대답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은 듯, 무심히 신문의 정치적 당파관계가 무엇인지 물었다.
“꿈은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우리 네 사람 동시에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 모토는, 오른쪽 상단에는 “세계의 꿈, 단결하다,”라고 적혀 있을 것이고, 반대쪽 구석에 우리 부서副署로 “우리는 그리스어로 꿈꾼다”라고 적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꿈은 입증되었다” 또는 “우리의 꿈은 지속된다”와 같은 모토를 피해 (지난 1981년 선거 동안, 그리스 사회당의 슬로건은 '우리의 투쟁은 입증됐다'였고, 그리스 공산당의 슬로건은 '우리의 투쟁은 지속된다'였다)독자들 사이에 정치적 분열 유발은 피하기를 바랐다. 비록 내가 제안한 것처럼 “우리의 꿈은 교육을 받았다”로, 말장난을 부린 지나지 않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긴 했다.
“알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당신들은 정말로 진보의 꿈에 힘을 실어주고 싶으신 거로군요. 그리고 이보다 더 맞아떨어지는 시기를 고르기도 힘들 겁니다. 주정부가 첫 꿈진료소를 열 생각을 하고 있고, 이를 국가 보건 시스템에 통합하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그는 심지어 우리에게 부서내부 애매한 재원에서 난 소액의 기부도 약속했다. 모든 신문은 국가의 보조금을 받았다. 우리라고 안 될 이유는 없지?
기쁨에 차 우리는 곧장 우리의 마이케나스, 디미트리스에게 달려가 좋은 소식을 전했다. 그는 매우 감격해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첫 번째 호를 준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첫 호는 광택 종이에 4페이지 분량이 될 것이었다.
“<외로운 사람 구애란>처럼,”
토마스가 꿈꾸듯 한마디 했다.
— 3-
우주에 대한 꿈, 무관심한 꿈들이 있다. 은행의 안전 금고에 몇 년 동안 갇혀 있는 꿈; 복종하는 꿈, 그리고 병역 기피자와 같은 꿈, 우리가 잠든 땅으로 결코 돌아오지 않고 머나먼 곳에서 늙어가다가 사면을 받아 본국으로 돌아가는 꿈들; 그런 다음 이 꿈들은 부지불식간에 그 사이에 훌쩍 자라난 다른 꿈에 압도된다. 왜냐하면 꿈의 본질은 그런 식으로 빈틈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꿈의 식물은 부재 중인 꿈을 위해 빈자리를 남겨두지 않는다. 그리고 군 복무를 피하기 위해 돈으로 사는 사람처럼 매수된 다른 꿈도 있다. 타락한 언어로 된 단도직입적인 꿈; 원자로 내부에서 자라는 것과 같은 유독한 꿈이 있으며, 모든 방호방책에도 불구하고 배출된 약간의 유독성 증기로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꿈이 있다. 어떤 이의 꿈은 다른 사람의 악몽이 되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그리고 그런 일이 인생에서 일어난다. 방랑하는 집시 꿈도 있고 나무처럼 수백 년 된 꿈도 있다. 어떤 꿈들은 하룻밤만 지속되고, 날이 새기 전에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존재하기 위해 햇빛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가 뜰 때 나오는 것들도 있다. 넓은 바다에 대한 꿈, 선원의 피부에 새겨진 문신처럼 지울 수 없는, 범선의 꿈, 벽 안에 유폐된 그리고 손으로 빚지 않은 파도 위의 꿈; 모자이크 꿈, 비잔틴 황제의 꿈; 개신교와 카톨릭의 꿈, 히로히토 천황의 꿈, 역사 연구자들을 위해 화석처럼 그 껍질을 남겨두고, 내부가 비어 있는 건축 작품처럼, 한 시대에 흔적을 새기고 어느 날 사라지는 파시스트의 거창한 꿈; 호주머니 꿈, 신용거래 꿈 -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다이너스 클럽, 비자- 국제 시장 어디에서나 현금화할 수 있는 꿈과 루블화처럼 자국에서만 받아들여지는 또 다른 꿈들, 꿈을 꾸는 사람들이 다른 꿈과 1:5의 비율로 교환하기를 열망해도 그들 공식 가격이 1:1로 유지되는 꿈; 살아남기 위해 모습을 바꾸는 불법적인 꿈도 있다. 파업불참자 꿈, 그리고 죽음이라는 큰 백색 파업을 계획하고 죽음이 다른 것으로 변하기 전에 죽음이 지속되는 동안 지속되는 다른 꿈들; 이성복장 착용 꿈, 즉 복장 도착 꿈, 두가지로 해석되는 꿈, 양서류 꿈, 쌍자엽 꿈, 개구리 꿈, 수륙양용 꿈, 잠의 수렁에 빠진 모기처럼 쓸모가 없는 꿈; 고깃배를 따라가며, 어부들이 그물에서 버린 뭐든 훔쳐먹는 갈매기 같은 꿈들; 백주의 대낮 속으로 나오기를 꿈꾸는 석탄 광부의 인종차별 반대 꿈; 컴퓨터 과학의 꿈, 멜로드라마 같이 최종적이고 말기적인 그리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꿈; 무기력에서 깨워 일으키는 팸플릿 꿈; 선언문 꿈; 기의가 없는 기표들로 된 기호학적 꿈; 타조 꿈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머리를 모래 속에 깊이 숨기지만, 꿈 사냥꾼들은 매년 9월 자동소총으로 개똥지빠귀처럼 타조 수십 마리를 쏴 맞추고, 깊은 산골짜기의 바위자고새처럼 달리는 꿈; 모래밭을 걸어가는 동안, 발이 가라앉는 모래알 같은 꿈, 그러다 꿈속의 꿈 하나, 사하라 사막의 잠의 오아시스가 나타나고; 헬리콥터 꿈, SS-20과 호크, 원격 조종 꿈, 경계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 대륙간 저공비행 꿈, 그런 뒤 깨어난 후에 어떻게 하다 기억하지 못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은둔자와 금욕주의자 같은 꿈, 카푸친회, 프란체스코회, 라파엘 전파 꿈. 모딜리아니 풍의 꿈, 샤갈, 마르코 폴로, 징기스칸의 꿈; 몽골, 이라크, 이란의 아이러니한 꿈; 피라미드의 꿈, 미케네와 아즈텍의 꿈; 또한 비와 우박의 꿈; 복권 꿈, 도박 꿈, 행운 또는 불운 꿈, 숫자 13에 대한 꿈, 천체 물리학 꿈, 노동직 및 지성인 꿈, 유기적이든 무기적이든, 이들은 우리 잠 속에서 열대 식물처럼 번성한다. 잃어버린 고향, 이오니아식, 피타고라스식, 기하학적, 십진수,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가죽과 같은 순수한 양모에 대한 꿈; 나일론, 플라스틱, 액체 가스 및 스모그 꿈, 대기 오염 지표를 위험한 수준으로 올리는 숨 막히는 꿈; 심연, 중세, 구석기 시대, 유목민, 조지왕 시대; 밀다발과 같은 꿈이나 영화관에서 틔우는 팝콘 같은 꿈; 석류처럼 터지는 꿈들 그리고 사과나무 아래 떨어지는 꿈, 사과로 된 꿈 그리고 매력 없는 꿈; 구조주의자 꿈들, 컴퓨터 시대 꿈들, 대개 미신을 굳게 믿는 선원들을 인도하는 기압계의 꿈; 바르비투르산염 꿈, 네펜테스 꿈, 아가판테스 꿈, 사랑과 외로움에 대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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