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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야생종려나무-만

야생 종려나무 p17-22

by 어정버정 2024. 4. 14.

의사는 이 말 역시 듣지 못했다. “, 그래요. 알겠어요. 그래요.” 이제 그는 멈췄다. 계속해서 어두운 바람이 그를 지나쳐 여전히 불고 있었던 것을 보면 그가 움직임에 중단을 둔 적이 없었음을 의식했다. ‘나는 이런 일을 하기에는 나이부터 틀렸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생각했다. ‘내가 스물다섯 살이라면 나는 그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고 내일이나 내년에는 내 처지가 그럴 것이고 그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니까. 그리고 만약 내가 65세였다면, 하느님께 감사하게도 나는 그 사람이 아니구나, 왜냐하면 그런 일이 가능하기에 내가 너무 늙었다는 것을 알 것이며, 그 사람이 그가 죽은 몸이 아니라는 증거를 사랑과 열정과 생명의 본체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를 부려워 하는 일은 나에게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제 나는 마흔여덟 살이고 내가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생각했다. “잠깐만요,”라고 그는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요.” 다른 쪽이 잠시 멈췄다. 그들은 거칠고 마른 종려나무 소리가 가득한 어두운 바람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이고, 서로 마주보며 섰다.

당신에게 돈을 지불하겠다고 했는데요.” 다른 쪽이 말했다. “오 달러면 충분하지 않나요? 그렇지 않다면 그만한 돈으로 올 사람 이름을 알려주시고 제가 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시겠어요?”

잠깐만요.” 의사가 말했다. 그러니까 코퍼가 맞았어,’ 그는 생각했다. 넌 결혼하지 않았어. 다만 무슨 이유로 나한테 그렇게 말했을까? 물론 그는 그런 말은 안 했고, “너는 하지 않. . 당신 아니지. . . 당신 뭡니까?” 물었다.

키가 더 큰 상대방은 거친 바람에 몸을 기울이고 안달로, 끓어오르는 자제력으로 의사를 내려다보았다. 검은 바람 속에서 서있는 집, 즉 판잣집은 그 자체는 보이지 않았고, 희미한 빛은 문이나 창문의 형체가 아니라 바람에 거무칙칙 그리고 뻣뻣하게 꼼짝도 하지 않는 어둡고 쓸쓸한 장식깃발처럼 보였다. “제가 뭐라니요 뭐요?” 그는 말했다. “저는 페인터가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인가요?”

칠장이요? 하지만 큰 건물도 없고, 호황기도 아니고, 여기 더 이상 개발 붐도 없는데. 그러니까, 당신은 일자리 제안도 안 받고 계약도 전혀 없이 여기 오셨다는 겁니까?”

저는 그림을 그립니다.” 다른 쪽이 말했다. “적어도 내 생각엔 그런 것 같은데, 저기? 제가 당신의 전화를 사용해도 되나요, 안되나요?”

그림을 그린다고요.” 그가 말했다. 그는 조용한 놀라움의 어조로 그 말을 했다. 이는 30분 후, 그리고 내일 또 내일이면 격분과 분노와 절망 사이에서 요동을 하리라. “아무튼. 그녀는 아마 아직도 피를 흘리고 있겠지요. 같이 들어가죠.” 그들은 계속 갔다. 그가 먼저 집에 들어갔다. 그 순간에도 그는 자신이 손님이 아니라, 주인으로서가 아니라, 적어도 저 여자가 안에 있는 한 그 둘 중 자기만이 그곳에 들어갈 권리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상대방보다 앞서 들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그들은 바람에서 벗어났다. 바람은 해리라고 하던 남자가 들어오며 닫아놓은 문에 어둡게, 가늠하기 힘들게, 단단하게 그저 숙이고 기울였다. 의사는 바로 퀴퀴하고 식은 검보 냄새를 다시 맡았다. 그는 검보가 어디에 있을지도 알고 있었고 먹지도 않고 차가운 스토브 위에 그대로 얹혀 있는 모습도 거의 보이는 듯했다. (‘그들은 맛도 보지 않았으리라,’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왜 그래야만 할까? 대체 무슨 이유로 그래야 하나?’) 왜냐면 그는 부엌을 잘 알고 있으니까 부서진 스토브, 치워둔 여분의 요리 용기들, 얼마 되지도 않는 부서진 나이프와 포크와 숟갈 일속, 한때는 화려한 라벨이 붙고 기계로 만든 피클과 잼이 들어 있던 음료수용 병들. 그는 집 전체를 잘 알고 있었고, 자기 소유였으며, 이를 지어올렸다. 얇고 허술한 벽은 (그가 살고 있는 집처럼 촘촘한 은촉이음 벽이 아니라 반턱쪽매이음이었고, 합성 이음매가 축축한 소금기 때문에 뒤틀리고 비바람에 낡아서, 구멍난 양말과 터진 바지처럼 모든 사생활이 새어 나갔다.) 수천 임대된 낮과 밤들의 유령들로 웅웅거려 이에 그는 (그의 아내는 비록 아니지만) 눈을 감아버렸고, 커플이 공식적으로 남편과 아내라고, 지금처럼, 그도 속지 않고 아내 역시 속지 않을 만큼 눈치가 뻔했지만, 공언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뒤섞인 단체에는 특이한 인물이 늘 있기 마련이라고 고집스레 생각했다. 그랬기 때문에 바로 이런, 내일 그리고 내일 절망과 번갈아 가며 등장할 이 분노와 격분이 시작되었다. ‘왜 나한테 말을 했느냐?’ 그는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말하지도 않았고, 화를 돋우지도 않았고 당신이 몰고 온 것들은 여기 가져오지도 않는데, 비록 그들이 뭘 없애버려도 나야 모르겠지만.’

즉시 그는 열린 문 너머 희미한 등불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안내하는 빛이 없어도 어느 문인지, 문 너머 침대가 있는 데를, 아내가 검둥이 하인도 자라고 하지 않을 침대가 있는 있는 데를 알았을 것이다. 뒤에서 다른 쪽의 목소리가 들렸고 처음으로 해리라는 남자가 아직 맨발이라는 것과 그를 지나 방에 먼저 들어갈 참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들 둘 중에 실제 그(의사)는 오직 작은 부분의 권리만 가지고 있어 자제를 해야 한다 생각하고서, 웃고 싶은 지독한 욕구를 느끼며, ‘알잖은가, 이런 경우에 에티켓들을 알지 못해, 내가 젊었을 때 분명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도시들에서 살았으니까, 내가 두려웠던 모양이야, 너무 두려웠던 거야,’ 생각하고서 저쪽이 멈춰서 같이 멈췄다. 의사에게는 그래서 멈춘 걸음이 실제 신통력이었는지 두 사람 모두 마치 이 자리에 없는 격분한 합법적인 남편의 그늘, 그림자가 그들보다 앞서 지나가도록 하느라 멈췄던 것처럼 보였다.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병이 유리잔에 부딪히는 소리로 실제 그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만요.” 해리라는 남자가 말했다. 그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의사는 해변용 의자 위에 가로질러 놓여 있는, 적절한 자리들이 정확하게 그녀에게 너무 작은 그 빛바랜 청바지를 보았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단지 남자의 맨발이 바닥을 재빠르게 쓸고 지나가는 소리와 긴장된 그의 목소리, 시끄럽지 않게, 조용하게, 매우 부드럽게 울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의사는 왜 여자의 얼굴에 고통이나 공포가 없었는지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 남자가 땔감을 나르고 (의심의 여지 없이) 땔감으로 그녀가 먹은 요리를 하듯이 그것 역시 그가 나르고 있었구나.

안돼요, 샬롯.” 그가 말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이럴 수 없어요. 다시 침대로 가요.”

왜 그렇게 못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망할 내가 왜 못해?” 이제 의사에게 그들이 드잡이하듯 버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날 놔줘. 이 빌어먹을 어설픈 개자식아.” (“쥐새끼의사는 귀에 들린 말이 그 명사라고 믿었다.)

약속했잖아, 쥐새끼야. 내가 부탁한 건 그게 다고 당신는 약속했잖아. 왜냐면 잘 들어라, 쥐새끼야의사는 이제 그 간사하고 비밀스러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이 아니었어. 알잖아. 그 개자식 윌본은 아니었어. 내가 당신에게 했듯이 그도 뒤에서 일러바쳤어. 다른 사람이 그랬지. 어쨌든 당신은 할 수 없어. 사람들이 제 배는 봐달라 애원하곤 하듯이 난 내 궁둥짝 살려달라 애원할 거고 진실이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몰라, 갈보 같은 년이 누구에게 유죄를 때릴지-” 두 쌍의 맨발 소리가 들렸다. 마치 그들이 격렬하게, 극미량으로 그리고 신발없이 춤추는 소리 같았다. 그러다가 이도 멈추었고 목소리는 간살맞지도, 비밀스럽지도 않았다. ‘그러나 절망은 어디에 있는가? 공포는 어디에서 나오나?’ 의사는 생각했다. “세상에나, 내가 또 이런 말을 해애 해. 해리! 해리! 당신 약속했잖아.”

당신 말 알아들었어요. 다 괜찮아요. 도로 침대로 가요.”

술을 줘.” ”

안돼. 더 이상 안된다고 했지요. 왜 안되는지 말했잖아요. 지금 많이 아파요?”

맙소사, 나도 몰라. 알 수가 없어. 술을 달라고, 해리. 어쩌면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지.”

아니. 지금은 안 돼요. 그러기에 너무 늦었어요. 게다가 지금 의사 선생님이 오셨어요. 그분이 그걸 다시 시작할 거야. 선생님 들어올 수 있도록 가운을 입혀 줄게ㅇㅅ.”

그래서 내가 소유한 유일한 잠옷에 - 배도록 두라고?”

그러라고 입는 건데. 그래서 우리가 가운을 입는 거잖아요. 어쩌면 그렇게만 해 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말 좀 들어요.”

그럼 저 의사는 왜? 5 달러 지폐들은 왜? , 빌어먹을 엉터리 놈아, 안돼 안돼 안돼 안된다고. 얼른. 다시 시작하네. 빨리 멈춰 줘. 나 지금 아프다고.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오 망할, 염병할, 염병그녀는 웃기 시작했다. 힘든 웃음이었고 구역질이나 기침처럼 크지도 않았다. “거기. 바로 그거야. 주사위와 같아. 7 11. 어쩌면 내가 계속해서 이를 말할 수만 있다면(의사)는 바닥에 두 쌍이 맨발 소리, 녹슨 침대 스프링의 애처로운 통곡 소리, 여자는 크지는 않지만, 여전히 웃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오에 검보 그릇 너머로 그녀의 눈에서 보았던, 정신이 딴 데 팔린 몹시 격렬한 절망이 웃음에 같이 담겨 있었다. 그는 거기 서서 작고 낡고 흠투성이에 튼튼하고 유용한 검은색 가방을 들고 해변용 의자 위에 뭉쳐있는 무더기 옷들 사이에 있는 빛바랜 청바지를 바라보았다. 그는 해리라는 남자가 다시 나타나 그 무더기 중에서 잠옷을 고르고 다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의사는 의자를 바라보았다. ‘그래, 장작과 꼭 마찬가지로,’ 그는 생각했다. 그런 뒤 해리라는 남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이제 들어오셔도 됩니다,” 그가 말했다.

 

old man 23-31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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