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에게 말했고 이제 그녀는 그를 가만 바라보고 있었고 그는 그녀의 눈은 개암색이 아니라 고양이처럼 노란색이며, 남자들이 하듯이 사변적인 냉정함으로, 그냥 뻔뻔함을 너머 골똘히, 보통 응시라기보다 호기심으로 뜯어 보고 있음을 알았다. “이 옷은 빌렸어요. 이런 옷을 입은 건 난생 처음이에요.” 그런 다음 그는 의도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말하게 될지도 몰랐던 말을 했다. 결단력과 의지, 그 노란 시선에 마치 익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내 생일입니다. 저는 스물일곱 살이에요.”
“아,”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그의 손목을 잡고 몸을 돌렸다. 단순하고 무자비하며 확고한 손길로 그를 뒤에 끌고 갔다. “따라와요,” 그는 그녀의 발뒤꿈치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엉거주춤 따라갔고, 그녀는 그를 풀어주고 그보다 앞서 방을 가로질러 병과 잔들이 놓여 있는 탁자 근처에 서 있던 남자 세 명과 여자 두 명에게 갔다. 그녀는 멈춰 서서 다시 그의 손목을 붙잡고 자신 또래의 남자 쪽으로 끌어당겼다. 어두운 더블브레스티드 양복을 입고, 조금 가늘어지고 있는 금발 곱슬머리에, 그다지 잘생기지도 않았고 걸맞게 상당히 무감각해 보이는 얼굴, 지성적이라기보다는 기만하게 영리하였으며, 그래도 전반적으로 온화한 편에 가까우며, 확신에 차 있고, 정중하고 성공한 사람 같았다. “이 쪽은 래트(쥐)예요.” 그녀가 말했다. “그는 고참으로 살고 있는 앨라배마 대학교의 전-신입생이에요. 그런 이유로 우리는 아직도 그를 쥐라고 불러요. 당신도 그를 쥐라고 불러도 됩니다. 가끔 그럴 때가 있으니까.”
나중에—자정이 지나고 플린트와 그에게 키스했던 여자는 사라진 뒤—그들은 마당의 재스민 덤불 옆에 섰다. “저에게는 두 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둘 다 딸이에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재밌어요. 저만 빼고 가족이 모두 남자형제라서. 난 제일 큰 오빠를 제일 좋아했는데 오빠랑은 잘 수는 없으니 오빠하고 래트가 학교에서 같이 방을 써서 래트와 결혼해서 지금은 딸 둘이 있고, 일곱 살 때 난로에 빠졌어요, 오빠하고 나하고 싸우고 있다가, 이게 그 흉터에요. 내 어깨와 옆구리, 엉덩이에도 흉터가 있는데 사람들이 묻지 않을 시간이 나기까지 흉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습관이 들었고 더 이상 중요하지 않는데도 여전히 그렇게 합니다.”
“당신은 모두에게 이렇게 말합니까? 초면에?"
“형제들에 대해서요, 아니면 흉터에 대해서요?”
"둘 다. 어쩌면 흉터에 대해서.”
"아니요. 그것 또한 재밌네요. 완전 잊고 있었는데. 몇 년 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오년."
“근데 당신이 나한테 말했잖아요.”
“예. 그리고 그건 두 배로 재밌네요. 아니요, 지금 세 번째네요. 들어보세요. 저는 당신에게 거짓말을 했어요.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나는 점토로 작업하고 놋쇠도 조금 만지고, 한 번은 돌덩이로, 끌과 망치로 작업했어요. 느껴보세요.”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그의 손가락 끝을 그녀의 다른 손바닥 밑부분을 따라 끌었다. 넓고, 뭉툭하고, 강하고, 손톱을 물어뜯은 것처럼 바싹 깎아 손질한 손톱을 지닌 유연한 손가락을 지닌 손, 밑부분과 손가락 아래쪽 관절의 피부는 엄밀하게 굳은 살은 박히지 않았지만 발뒤꿈치처럼 매끄럽고 단단하고 거칠했다. “그런 것들을 제가 만들어요. 만지고 집을 수 있고 손에 무게감을 느끼며 들고 뒷면을 볼 수 있는 것들, 공기를 옮기고 물을 밀어내는 무언가, 그리고 이를 떨어뜨리면 부러지는 것은 당신 발이지 그 모양이 아닙니다. 우리의 창살들 사이로 썩은 꼬리끝 털로 직소 퍼즐을 맞추는 양 칼이나 붓으로 천 조각을 쿡쿡 찔러대는 일이 아녜요. 그런 이유로 내가 이길 수 있다고 했어요,”하고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움직이지도 않았고, 머리를 움직여 그들 뒤에 있는 방을 가리키지도 않았다. “그냥 그렇게 미뢰를 잠시 간지럽히고서 그러다 삼키면 심지어 내장에 달라붙지도 않은 채 통째로 배설해 빌어먹을 낡은 하수구로 흘러가 버리는, ‘마치 있지 않은 것과 다름없는 것’들이 아녜요. 내일 저녁에 식사하러 오실래요?”
“안 돼요. 저 내일 밤에 당직이예요.”
“그럼 다음날 밤? 아니면 언제가?”
“당신은 다른 약속들은 없나요?”
“모레 밤에 오실 분들이 있는데, 하지만 그들은 성가시게 하진 않을 거예요.” 그녀는 그를 바라보았다. “좋아요. 사람이 많은 것이 싫으면 그 사람들 뒤로 미룰 게요. 모레 밤? 7시에? 제가 당신을 태우러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갈까요?”
"아니요. 그러지 마세요.”
“갈 수 있는데. 알잖아요.”
“나도 알아요.” 그가 말했다. “알고 있어요. 저기요-"
“안으로 들어가요.” 그녀가 말했다. “저는 집에 가요. 그리고 그거 입지 마세요. 자신의 옷을 입어요. 보고 싶네요.”
이틀 밤 후에 그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는 오듀본 공원 근처 흠잡을 데 없는 지역에 간소하지만 안락한 아파트에 도달했다. 흑인 가정부, 딱히 이렇다 할 것 없는 두 살, 네 살, 두 딸아이는 머리카락은 엄마였지만 그것 빼면 그 아버지처럼 (이 인물은 분명 비싸 보이는 또 다른 어두운 색 더블브레스트 정장을 입고서 역시 딱히 이렇다 할만 하지 않은 칵테일을 만들고서 윌번에게 자신을 래트라고 부르라고 고집했다) 생겼으며 그녀는 그가 알기로는 세미정장 스타일로 구매했으리라 싶은 옷을 입었는데 마치 그녀를 처음 봤을 때 입었던 옷과 마찬가지로, 마치 둘 다 작업복인 무자비하고 무심하고 입고 있었다. 칵테일보다 상당히 괜찮은 식사를 한 뒤, 그녀는 그들과 함께 식사했던 큰 아이와 함께 나갔다. 그러나 금방 그녀는 돌아와 소파에 누워 담배를 피웠고, 리튼마이어는 계속해서 윌본에게 대학 사교클럽 회장이 의과대학 서약에 대해 캐묻듯이 그의 직업에 대해 계속해서 물었다. 10시에 윌번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돼요. 아직 가지 마세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그는 남았다. 10시 30분에 리튼마이어는 내일 일해야 해서 자러 가겠다고 말하고 그들을 두고 떠났다. 그러자 그녀는 담배를 끄고 일어나 차가운 난로 앞 그가 서 있던 곳으로 다가와 그를 마주보며 멈췄다. “어떡하- 사람들이 당신을 해리라고 부르지요? 그 일 어떻게 할 거예요, 해리?”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전에 사랑에 빠진 적이 없었어요.”
“나는 빠진 적 있어요. 하지만 저도 모르겠어요. 제가 택시를 불러드릴까요?”
"아니요." 그는 돌아섰다. 그녀는 방을 가로질러 그의 옆으로 움직였다. “걸어 갈 겁니다.”
“그 정도로 가난해요? 당신 택시비 치러 줄게요. 병원까지 걸어가지 못해요. 3 마일이나 돼요.”
“그리 멀지 않아요.”
“그 사람 돈은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라면. 나는 나 자신의 돈을 따로 조금 갖고 있어요. 뭔가를 위해 따로 두었는데, 뭔지는 모르겠어요.” 그녀는 그에게 모자를 건네주고 문 손잡이에 손을 얹고 서 있었다.
“3마일은 멀지 않아요. 걸어갈 게요—”
“그래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문을 열었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봤다. 그런 뒤 그들 사이에 문이 닫혔다. 문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들은 악수를 하지 않았다.
그 후 6주 동안 그들은 다섯 번 더 만났다. 점심을 먹으며 시내에서 만나곤 했는데, 왜냐하면 다시는 그 남편의 집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고 그에게 더 이상의 파티를 접할 법한 간접적인 초대장에 엮어드는 운명이나 행운(또는 불운, 왜냐면 안 그랬다면 태양이 그렇지 않듯이 그는 사랑 역시 온 땅과 모든 시간과 모든 숨결에서 벗어나 한 지점, 한 순간, 한 몸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니까)이 다시는 없었다. 대부분 비유까레 모처, 그가 여동생에게 짧은 편지에 동봉하여 보내주고 있던 매주 2달러로 그들이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들이었다. 이런 만남 세 번째에 그녀는 갑자기, 뜬금없이, “내가 래트에게 말했어요,” 털어놓았다.
“그에게 말해요?”
“점심에 대해서. 내가 당신을 만나고 있었다고.” 그 후 그녀는 다시는 남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섯 번째 만남에 그들은 점심을 먹지 않았다. 전날 계획을 세웠던 대로, 그들은 호텔에 갔다. 그는 적절한 절차에 대해 가정과 상상 말고는 아는 것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발견했다. 그의 무지 때문에 그는 그 일의 성공적 수행에는 비결이 있다고, 따라야 할 비밀 공식이 아니라 오히려 일종의 백마법이 있다고 믿었다. 숨겨진 서랍이나 벽판을 여는 것과 같이 단어 하나 혹은 극소하고 사소한 손의 움직임처럼. 그는 한번은 그녀에게 어떻게 벌여야 하나 물어볼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틀림없이 알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결코 쩔쩔 매고 어쩌지 못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이, 그녀의 절대좌표 같은 조정력만이 아니라 이 단기간에도 그는 실제적인 정사의 문제에 몸담은 모든 여성들의 직관적이고 오류 없는 기량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묻지 않았다. 그녀가 그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녀가 말해 주면, 기꺼이 해줄 것이며, 정확하기도 하겠지만, 조금 시간 지나면 그녀가 전에 이 일을 했다고 믿을 것이라서, 심지어 그녀가 그랬다고 해도 그는 그것을 알고 싶지 않다고, 되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플린트에게 물었다.
“맙소사.” 플린트가 말했다. “너 어울려 다닌 적 없던 거야? 나는 네가 아는 여자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윌번은 플린트가 날래게 훑고, 거슬러 올라가며 생각하는 게 눈에 훤했다. “그날 밤 크로우 집에서 시끌벅쩍 파티였지? 하지만 젠장, 그건 네가 알 바이고, 안 그래? 간단해. 그저 가방에 덜거덕거리지 않도록 벽돌 몇 개를 수건으로 싸서 들고서, 그리고 걸어 들어가. 물론 나라면 세인트 찰스나 루즈벨트를 선택하지 않을 거야. 좀 더 작은 데를 골라, 당연히 너무 작은 데는 말고. 아마도 역 쪽으로 저쪽에 있는 데나. 벽돌을 따로따로 싼 다음, 알겠지, 함께 말아. 그리고 코트도 꼭 챙겨가라고. 비옷으로.”
"예. 내가 그 사람한테도 코트를 가져오라고 말하는 게 나을까?”
플린트는 소리는 크지 않지만, 짧게 단음절로 웃었다. “아닐 걸. 그 사람은 당신이나 나한테서 어떤 코치도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은데. - 보라고,” 그가 재빨리 말했다. “나대지 말고 잠깐 기다려보라고. 나는 그녀를 몰라. 그녀에 대해 말을 하지도 않을 거야. 나는 여자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거야. 그녀 자신의 가방에다 코트까지 들고, 베일이니, 풀만 특별객차표 토막이 핸드백에서 튀어나와 있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그녀가 전에 이런 일 해봤다는 뜻은 아니야. 여자들이라면 그렇다는 거지. 돈 후안이건 솔로몬이건 어디든 이런 종류의 속임수 놀이로 망아지 짓하는 열넷 막내둥이 소녀에게 조언을 주지 못할 걸.”
“상관없어.” 그가 말했다. “그 사람은 어차피 안 올 것 같아.” 그는 자신이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가방을 들고 기다리고 있던 연석에 택시가 다가와 섰을 때에도 여전히 그것을 믿었다. 그녀는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가방이나 베일은 없었다. 그가 문을 열자 그녀는 택시에서 잽싸게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냉정했으며 눈은 유난히 노랗고 목소리는 거칠었다.
“그럼? 어디?”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멀지 않아요. 우리는…” 그녀는 돌아서서 이미 택시에 올라탔다. “우리는 걸어갈 수 있어요—”
“당신 빌어먹을 극빈자 녀석,” 그녀가 말했다. “차에 타. 서둘러.” 그는 탔다. 택시는 출발했다. 호텔은 멀지 않았다. 흑인 포터가 가방을 받아들었다. 그러자 윌본은 자신의 인생에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금처럼 그녀가 신경 쓰이는 때가, 한드럼 주자들과 마이너 경주 트랙들로 된 토요일 밤을 한데 엮어넣은 우중충한 로비 중앙에 서 있는 동안, 그렇게 그녀가 의식되는 적이 없을 것 같았다. 한편 그는 종이에 가상 이름 두 개에 서명하고 여섯 번째 2달러, 여동생에게 가기로 따로 떼어놓았지만 그러지 못한 돈을 직원에게 주는 동안 그녀는, 그를 기다리면서, 주변 시선을 피하려고 애쓰지도 않고, 조용하게 침착하게, 그가 알기로는 (그는 빨리 배우고 있었다) 그녀에게만 특유한 점이 아니라 이런 점은 삶의 이 순간 모든 여성들의 속성이어서, 이런 속성이 그들에게 거의 겸손한 품위를 부여하며, 마지막 바닥에 부복하여 약간 코믹한 태도로 궁극적인 항복의 순간까지 이월하여 걸치고 있을 것이다. 그는 그녀를 따라 복도를 따라 걸었고 포터가 열어준 문으로 들어갔다. 그는 짐꾼을 물린 뒤 빌린 문을 닫고 그녀가 방을 지나 하나 있던 우중충한 창문으로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여전히 모자와 코트를 입은 채 멈추지 않고 돌아섰고 마치 ‘죄수 기지(두 편을 가르고 땅을 가른 뒤 상대편 죄수를 한 명씩 두고 상대 기지로 가서 데려오는 오래된 게임) ’ 놀이를 하는 어린아이가 그에게 돌아오는 것처럼 노란 눈을, 아름답다고 이제 그가 칭하게 된 얼굴 전체를, 확고하게 그에게 돌렸다. “오, 해리.”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그의 가슴을 두들겼다. “이건 아니야. 맙소사, 이런 식으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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