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릇을 직접 전달하였고 - 작달막하고 둥글둥글한 남자가 조금 추레하게 말쑥하지 않은 리넨 옷을 입고, 아직 구김살이 진(아직 세탁도 하지 않은 새 것이라) 리넨 냅킨으로 그릇을 덮고서, 서양 협죽도 울타리를 조금 엉성하게 옆걸음으로 지나- 진심이나 동정심이 아닌 의무감에 우러나 수행하며 비타협적인 기독교인 행동의 상징으로 나르는 그릇까지 어색한 온정의 분위기를 풍기며 - 이를 마치 니트로글리세린 폭약이라도 함유된 양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았고 매정한 고양이의 눈 외에 움직이지도 않았다) 내려놓았다. 면도를 하지 않은 퉁퉁한 가면은 바보처럼 환히 웃고 있지만 가면 뒤에 닥터 내부 의사의 눈은 기민하게 아무것도 놓치지 않고 빈틈없이 살펴보며 미소도 짓지 않고 주뼛거리지도 않고 그냥 마른 편이 아니라 실제로 수척한 여자의 얼굴을 살펴보고 생각했다-그래, 1급 아니면 2. 아마도 3. 하지만 심장은 아냐- 그러다가 퍼뜩 깨고 정신이 들어, 그가 아는 바로는 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텅 빈 야생고양이 눈이, 심오하고 광대무변한 증오를 담아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미 기쁨에 잠겨있던 사람이 기둥이나 나무를 기쁨과 행복으로 바라볼 때처럼, 그에게 개인적으로 보내는 시선은 아니었다. 그(의사)는 비현실적이지 않았다. 증오가 그에게로 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류 전체에 향하는 증오야’ 그는 생각했다. ‘아니, 아니면. 잠깐, 잠깐만’- 튿어져 열릴 찰나의 베일, 막 맞물려드는 추론의 톱니- 인류 전체가 아니라 남성이라는 인류의 종족에게 보내는 증오. 그런데 왜? 왜?_ 그의 아내라면 결여된 결혼반지의 희미한 흔적을 알아차렸겠지만, 의사인 그는 그 이상을 보았다. 그녀는 아이들을 출산했어-그는 생각했다- 한 명은, 그래도, 맞다에 내 학위를 걸어도 돼. 그리고 코퍼_(부동산업자의 이름이다)가 그가 그녀의 남편이 아니라는 말이 옳다면, 그리고 그는 틀림없이, 그가 말한 대로 판별할 수 있어야, 냄새를 맡을 수 있어야 해, 왜냐하면 그는 해변 별장들을 임대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니까. 분명히 같은 이유로, 또는 이런 동일한 강박, 간접적, 대리욕구 아래 내몰려, 도시의 특정 사람들이 방을 갖추고 비밀스러운 가상의 이름의 사람들에게 공급을 하게 되니까. . . . 그녀가 남편과 아이들을 버릴 만큼 남성 인류를 증오하게 되었다고 하자, 좋다. 그러나 다른 남자에게 간 것만이 아니라, 보기에도 극빈한, 옹색한 삶을 살고, 그 자신은 아픈, 정말 아픈 처지가 되었다. 아니면 다른 남자와 가난을 위해 남편과 아이들을 버렸다고 하면, 그런 다음 그렇게- 그런 식으로 . . . 그는 그것들을, 톱니바퀴, 딸깍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를 느끼고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서둘러야 한다는 필요를, 마지막 톱니바퀴가 딸깍 소리를 내며 이해의 종소리가 울리는데 그는 보고 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가까이 있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을 느꼈다. 그래, 그래. 인류로서 인간이 그녀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나를,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만약 보았다면 두 번 쳐다보지도 않았을 나 같은 사람을, 저런 의사표시의 징후를 내보이며, 그가 해변에서 그녀가 먹는 바로 그 음식을 요리하기 위해 장작 한 움큼을 들고 걸어갈 때마다 뚫고 지냐가야 하던 그런 증오로 그를 올려다보는가?
그녀는 접시를 받아들겠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이건 수프가 아니라 검보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아내가 만들었어요. 아내는—우리는… . .”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고 구겨진 시어서커천 옷차림에 조심스럽게 쟁반을 들고 뚱뚱한 몸으로 구부정하게 서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남자에게 말을 건넬 때까지 그는 그 사람 기척은 지 못했다.
“고마워요.” 그녀가 말했다. “이거 집안으로 들여가요, 해리.”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의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내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는 두 명의 세입자에 대해 생각하면서 휙휙 흔들리는 빛살 뒤 계단을 내려가 아래쪽 홀에 있는 퀴퀴한 검보 냄새 속으로, 문을 향해, 노크소리를 향해 갔다. 두드리는 사람이 해리라는 그 남자란 것은 불쑥 머리 떠오른 탓이, 예감 탓이 아니었다. 그건 그가 나흘 동안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고리짝 잠옷을 걸친 담뱃진내 중년 남자는 희극의 국가적 소품 중 하나가 되어, 이제 아이 없는 아내의 시큼한 침대 깊은 잠에서 깨어나 이상한 여자의 눈 속 이미 목적 없는 증오의 심오하고 산만한 불꽃을 생각하고 (아마도 꿈을 꾸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는 다시금 임박했다는 느낌이 들어, 진실의 형상이, 뭔가의 베일 바로 너머 있다는, 베일만 없으면 더듬을 수 있고 만져질 듯하지만 만질 수 없이, 거의 보이지만 또렷이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에, 이를 깨닫지도 못하고서 구식 짜투리천 슬리퍼를 신고 계단에서 우뚝 멈춰 재빨리 생각했다. _‘그래. 맞아. 전체 남자 종족 전체에 뭔가, 남성들이 그녀에게 한 일 혹은 그녀 생각에 했다고 생각하는 뭔가.’
문 두드리는 소리가 지금 다시 들렸다. 마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문 바로 아래 보이는 손전등 빛의 변동을 통해 그가 멈춰 선 것을 깨닫고 늦은 밤 도움을 구하는 낯선 사람의 그 소심한 고집으로 다시 두드리기 시작한 것 같았다. 의사는 다시 움직였다. 다시 두드리는 소리에 반응한 게 아니라, 아무런 예기도 없이, 마치 재개된 노크에 나흘 동안 곤혹스럽던 오래된 교착의 막다른 골목이 되풀이되고 그리고 궁리하고 항복하고 또 다시 굴복하는 일과 단순히 겹친 것 같았다. 마치 본능이 그를 다시 움직이게 한 것처럼, 지성이 아닌 움직일 수 있는 몸이, 지성이 아니라, 육체적으로 전진하면 베일에 더 가까이, 베일이 갈라지고 거의 만져지는 듯한 진실을 불가침의 고립 속에서 드러내는 바로 순간 그를 데려다 주리라 생각하는 것처럼. 그래서 그는 어떤 예감은 없는 채로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으며 두드리는 사람에게 손전등 불빛을 비췄다. 해리라고 하던 그 사람이었다. 그는 거기 어둠 속에, 보이지 않는 종려나무 잎이 메마르게 부딪치는 소리로 귀가 먹먹한 강하고 꾸준한 바닷바람 속에 서 있었다. 의사가 항상 보았던 것처럼 때묻은 범포천 바지와 민소매 땀받이 속옷을 입은 채 시간과 난국에 대한 통상적인 예의로 몇 마디 중얼거리고, 전화를 좀 사용해도 되겠느냐 물었고 한편 축 늘어진 종아리까지 흘러내리는 긴잠옷 차림의 의사는 방문객을 찬찬히 응시하며 맹렬히 솟구치는 승리감에 -이제는 대체 무슨 일인지 알아내게 되었구나- 생각을 했다. “그래요, 전화는 필요 없을 거예요. 나 자신도 의사예요.” 그가 말했다.
“아,” 저쪽이 말했다. “바로 와주실 수 있습니까?”
"예. 바지 입을 시간만 조금 주세요. 문제가 뭔가요? 그러면 무엇을 가져가야 할지 알 테니.“
한 순간 다른 쪽이 머뭇거렸다. 이전에 본 적이 있는 의사에게 익숙한 반응이었고 그 근원은 충분히 짐작이 되었다. 대가를 지불하는 전문기술과 지식을 빌리는 의사나 변호사에게서도 일부 진실을 숨기려고 하는 인류의 선천적이고 근절할 수 없는 본능. “피를 흘리고 있어요.” 그가 말했다. “수수료는 얼마나 될지-”
그러나 의사는 혼잣말을 하고 있느라, 이는 의식하지 못했다. ‘-아, 맞다. 왜 그 생각은 하지 못했나? . . 물론 폐가 문제겠지. 나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그래요, 여기서 기다리겠어요? 아니면 안에서? 오래 안 걸릴 거예요.” 그가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다른 쪽이 말했다. 그러나 의사는 이 말도 듣지 못했다. 그는 이미 계단을 도로 뛰어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침실로 종종거리며 달려갔고 그의 아내는 침대에서 한쪽 팔꿈치로 짚고 몸을 일으켜 그가 바지를 입으려고 버둥거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침대 옆 낮은 테이블 위 램프로 드리워진 그의 그림자, 벽에 익살스럽게 춤췄고, 그녀의 그림자 역시 괴물같이, 회색으로 보이는 목이 높은 잠옷 위에 놓인, 역시 회색빛 얼굴 위의 뻣뻣한 종이로 배배 꼬아 말아놓은 회색 머리카락이 고르곤처럼 보였다. 그녀가 소유한 모든 옷이 그녀의 확고부동한, 무적불굴 도덕성의 엄숙한 철색을 띠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의사가 나중에 깨달은 바로는 거의 전지전능하였다. “그래,” 그가 말했다. “피를 흘려. 출혈이라. 아마 폐겠지. 그런데 왜 난 그런 것 생각도—”
“저자가 여자를 베거나 총으로 쐈을 가능성이 좀 더 크죠.” 그녀는 차갑고 조용하고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내가 한번 가까이서 살폈던 그녀의 눈빛을 두고 보면 베고 쏘는 사람이 도리어 그녀라고 하고 싶지만.”
“말도 안 돼.” 그는 멜빵에 몸을 끼워 넣으며 말했다. “말도 안 되고말고.” 그는 지금 아내에게 말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바보같이. 여자를 여기로 데려오다니. 다른 데 다 두고. 해수면으로. 미시시피 해안으로-남포등불 내가 끄고 갈까?”
“그래요. 돈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려면 아마 거기에 오래 있을 테지요.” 그는 남포등을 불어서 끄고 다시 손전등 빛을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그의 검은 왕진가방은 홀 테이블의 모자 옆에 놓여 있었다. 해리라는 남자는 현관문 바로 밖에 여전히 서 있었다.
“아마 지금 이걸 받아두시는 게 나을 겁니다,” 그가 말했다.
“뭘?” 의사가 말했다. 그는 멈칫해 아래를 보고 손전등을 옮겨, 다른 쪽이 내민 손 위의 지폐 한 장을 비췄다. ‘그가 한 푼을 안 썼다고 해도, 이제 그는 오직 십오 달러 밖에 없을 텐데,’그는 생각했다. “아니, 나중에.” 그가 말했다. “아마도 서두르는 게 나을 것 같소.” 그는 손전등의 춤추는 광선을 뒤따라 부산스레 앞장서서 걸었고, 다른 사람이 걸어가는 반면 종종걸음을 쳐서 다소 방풍이 되는 자신의 마당을 가로질러 갈라진 서양 협죽도 울타리를 통과하여 장애물 없이 최고풍속 그대로 몰아치는 바닷바람속으로 들어갔다. 바람은 보이지 않는 야자수 사이를 허우적대고 다듬지 않은 다른 부지의 모양 사나운 염생초들 속에서 쉭쉭거렸다. 이제 다른 집안의 희미한 빛이 보였다. “피가 난다고, 어?” 그는 말했다. 구름이 뒤덮였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강하게, 보이지 않는 야자수 사이로,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 꾸준하게 불어왔다. 거칠고 꾸준하게 바깥쪽 방벽 섬 위 낮게, 흔들어대는 초라한 소나무로 요새처럼 두른 모래가 뱉은 상처로 웅얼거렸다. “출혈?”
“뭐라고요?” 다른 쪽이 말했다. “출혈요?”
“아닌가?” 의사가 말했다. “그냥 조금 피가래 기침이 나와? 기침하면 피를 조금 뱉는 거지, 어?”
“피를 뱉어요?” 상대방이 말했다. 단어들이 아니라 어투였다. 의사에게 전달하려는 말이 아니었고, 마치 그 말이 전하는 대상은 웃음은 스며들지 않는 듯이 웃음을 초월하는 말이었다. 멈춘 것은 의사가 아니었다. 의사는 거칠게 요동치는 손전등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희미한 빛을 향해 여전히 짤막하게 땅에 붙은 듯한 다리로 빠른 걸음을 앞으로 놀리고 있었지만, 침례교도, 지방개신교인은, 멈칫 정지한 듯, 한편으로 그 사람, 지금 의사가 아닌 그 남자는, 충격이 아니라 일종의 절망적인 놀라움 속에서, ‘내가 평생을 과연 영원한 순진한 바리케이드 뒤에서. 닭장 속의 암탉처럼 사는 사람이던가?’ 생각했다. 그는 꽤나 신중하게 소리 내어 말했다. 베일이 이제 걷히고, 이제 사라지고 있었고, 이제 막 갈라지려 하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그는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차후로 영구히 마음의 평화를 누리기 위해 엄두가 나지 않음을 지금은 너무 늦었고 스스로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묻고 싶지 않은 질문을 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고 듣고 싶지 않은 대답을 얻었다.
“그 사람 피를 흘리고 있다고 했지요. 어디에서 피가 나고 있나요?”
“여자들은---?” 다른 이가 말했다, 거친 격노의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만약 의사였다면 왜 당신에게 5달러 지폐들을 낭비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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