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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the recognitions, 인식

인식 p69-73

by 어정버정 2024. 6. 30.

 

3년 후, 가장 최근에 이 가족에서 향했던 관심사가 메이 고모를 죽음으로부터 구출이었던 당파적 열혈 신령이 와이어트의 방향으로 임하였다(소년과 그의 아버지가 독자적으로 의심한 것처럼 완전 다른 신이었을 수도 있지만). 와이어트는 열병으로 몸져눕고 독장으로 야위어 몸무게가 삼십육 킬로그램까지 떨어졌다. 이 피골만 남은 상태에서 그는 재주 기막힌 내로라하는 병원의 원형극장-강의실에서 의대생들에게 전시되었다. 그들은 매우 흥미로운 사례라고 생각했고 그렇게들 말했다. 사실 그들은 다른 말은 거의 뱉지 않았다. 의사, 기사들, 인턴들은 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소년의 엑스레이를 찍고, 치료할 수 있다고 그들이 믿는 새로운 질병을 양팔에 주사하고, 한쪽 팔에서 조사연구를 하겠다고 피를 한 병 가득 뽑았고, 다른 여섯 명의 피를 다른 팔에 부어 넣었다. 그들은 소년의 침대 주위를 둘러싸고 모여들어 쿵쿵 치고, 가슴을 톡톡 두드리고, 사나운 손길로 간을 찌르고, 납으로 가중한 튜브로 배를 펌프질하고 사타구니를 주무르고, 비장을 촉진하고, 전기 기계로 반골 기질의 심장 박동을 기록했다.

그는 암을 찾아, 혹은 뭔가 흡족할 만한 이유들을 찾아 헤매는 손가락 떼에 낯부끄러웠고, 훤칠한 간호사에게 약탈당하듯 앗긴 채 나체로 사진이 찍혀 수치스러웠다. 이 젊은 여성들의 손은 무관심한 사랑의 구제로 그에게 닿은 첫 손길이었으며, 특히 어느 두 손은, 비록 누구의 손인지 손의 주인은 전혀 본 적은 없지만 평생 잊지 못할 것이었다. 그는 수술실에 누워 램프 위를 응시하며, 그 중앙에 빙 둘러 있는 칼 자이스, 예나, 칼 자이스 예나 칼 자이스라는 글자를 읽는 동안 한편에서 외과의사가 끈질기게 서투른 손가락들로 팔 아래 절개 부위에서 잡으면 자꾸 미끄러져 나가는 임파선을 파냈다. 그의 머리맡에 있던 간호사의 손이 젖은 천으로 머리를 닦아주었고, 그가 기절하자 향 강한 후자극제로 그를 소생시켰다. 여자의 손은 그를 붙들고, 남자의 손은 결국 임파선을 잡고, 꺼냈으며, 그 구멍을 꿰매고 내려와서 다리에 다른 구멍을 내는데, 다리 피부에서 잠시 멈춰 얼룩덜룩한 피부 조각을 절개해 떼어내고, 그런 뒤 들어가서 탐침 조사를 하고 근육 조각을 제거했다. 열정적인 젊은 인턴 펠 박사는 등뼈에 바늘을 꽂고 그 귀중한 액체를 방울방울 떨어뜨렸다. 매주 그는 비양심적으로 과도한 재능과 끝없는 호기심 가득한 이 음모의 배출구로 계속해서 공여했다.

그위언 목사는 이 모든 상황을 어두운 전망으로 받아들였다. 아들은 병으로 앓아 누워서 죽어가고 있는데, 의사들도 분명 아는 것 하나 없어 보이고, 단순히 익숙하게 접한 질병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전염병을 주입하고나 있으니 이는 고도로 계산된 광기의 성취로만 보였다. 주입하는 곳마다 와이어트의 팔이 부풀어 올랐다. 의사들은 암암리에,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과학이 이런 혼란을 예견하고 심지어, 이런 소일거리를 계획까지 했다는 표시였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 펠 박사는 손에 메스를 들고, 문명사회에서는 대체로 허용되지 않는 눈빛을 번뜩이며 나왔다. 목사의 기억에 그 번득이는 목광(目光)은 평원 인디언 치료 주술사 눈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치료받는 이는 공손하게 이 눈빛을 자신을 죽이기 위해 결집한 전문 기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는 마치 입문식을 치르는 어린 초심자의 화려한 술기로 팔의 감염 부위마다 절개해 열었다. 펠 박사는 임무를 잘 완수해 냈다. 이들은 두 달 동안 배액이 되었다.

겨울이 녹아 질척한 봄이 되고 잔인한 4월과 타락한 5월이 치켜들었다가 뒤로 처지자, 의사들은 이 피험자가 거의 지칠 대로 지쳐, 아마, 실제로 그들을 배신하고 해부 탁자로 탈출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환자들 중 소수 몇몇이, 과학을 위해 새로운 실험과 제거들을 용감하게 감수했다. 하지만 와이어트의 장기 체류 동안 비교적 건강한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이미 입원하였고, 과학의 꾸준한 행진에 중요한 기여를 하기 위해 이해 다분한 조바심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의사들은 심히 유감을 보이며, 그들의 흥겨운 놀이의 종결지을 날이 다가오자, 병명으로, 에리세마 그라브(Erythema grave, 심한 홍반)라고 동의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이 더없이 위대한 업적을 이룬 후 그들은 악수를 나누고 전문적인 마법, 상호간 축하와 호혜적인 존경의 언사들을 주고받으며 의식을 마치고 소년을 죽음을 맞으라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와이엇은 목사관에서 홑이불 덮고 비오듯 땀을 흘리며 누워 있었다. 어느 순간에는 몸의 근육과 관절에 통증이 견딜 수 없이 심해 팔 하나 까딱하는 데도, 아니 뒤집는 일에도 몇 분간을 고심하며 찬찬히 해야 했다. 어떤 때는 열에 들떠 깨어났으며, 주위에 쌓인 책들도 지쳐서 집중해서 붙들고 있을 수가 없었다. 책 제목은 도티의 <아라비아 사막 여행기>부터 <코덱스 브루키아누스에 수록된 콥트어 논문>, 로사리움 필로소포룸(철학자의 장미정원), 단테의 <신곡> 두 권, 와이어의 <데 프로스티기프 데모눔/악마의 술책에 대해>, 요렌테의 <에스파냐 종교 재판>까지 다양했고, 이들의 페이지며 모든 나머지에 그위언 목사가 손으로 쓴 메모들로 여백이 어지러웠다. 그위언로서는 여간 입이 떨어지지 않아, 대화를 트는 데 도움을 받으려는 뜻에서 이들을 하나씩 들고 올라왔지만, 하지만 병실에 도착하면 물어올 때까지 안절부절하며 이손저손 바꿔 쥐고만 있었다. 물어오면 그제야 그는 아래를 내려다보곤, 자신의 손에 쥔 것에 놀란 듯이, 잠시 후 열을 내며 이야기를 트고, 차츰 동요하며 어찌할 바 모르는데, 그와 이들을 나눈다는 가능성에 흥분을 한만큼이나, 그에게 아주 흥미로웠던 것들을 아들에게 자꾸 권하려고 드는 생각에 남부끄러운 듯이, 일체 말을 끊고 이를 넘겨주곤 했다. 그런 다음 그는 그냥 서 있기도 하였고, 뒷짐을 지고 한 손으로 다른 손을 가만히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며, 병으로 그들 사이에 생성된 이 친밀함에 대한 극심한 당혹감으로 한편 마룻바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반면에 와이어트는 아버지에게 이토록 큰 즐거움을 주는 이 대화를 준비하기 위해, 금방 붉어진 얼굴이나 그리고 캐러웨이의 달콤한 상큼함이 묻어나는 짧게 내쉬는 숨소리로 드러나는 침묵의 중압갑에 침묵을 깨기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한 많은 책을 읽었다. 때로 그위언은 그냥 몸을 돌리고 문에 닿을 때까지 최대한 자제를 하며 종종걸음을 쳤다. 어느 날 그렇게 걸음을 재촉하는데 바닥에 있던 아들의 종이들 중에 얼룩이 진 익숙한 소책자가 얼핏 들어왔다. - 이게 어디서 나온 건가! 위압적으로 묻고 발에 닻이 묶인 교황으로 장식이 된 모노그램에 펼쳐져 있던 소책자를 낚아채듯 집어 들었다. - 제가 발견했어요, 쓰레기 더미에서, 마차 헛간 뒤 부엌 두엄더미 위에서요, 와이엇이 말을 더듬으며, 그는 아버지 얼굴에 담긴 탐욕스러운 시선을 바라보았다. - 몰랐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이를 네가 보관한 거니, 그래, 내내, 나를 위해 보관했어? 그위언은 고개를 들지 않고 말을 내뱉고, 얼룩진 페이지를 넘겼다. - 읽어 보았니? - 그냥 이탈리아어가 어려워서, 단어를 다 알지 못해서, 하지만 그림들은그거요? 닻이 있는 모노그램? - 그래, 그위언은 엄지손가락 밑에 이를 붙잡고 중얼거렸다. - 클레멘트의 모노그램, 그는 순교했지, 그래, 여기, 게타토 아 마레 콘 운안코라. gettato a mare con un'ancora. 그들은 그의 목에다 닻을 묶고 그를 흑해에 던졌다.

그래요 닻을 매달고 바다로? 아버지가 이야기해줬던 그 남자처럼요? 닻이 묘비에 걸렸고, 그 남자가 닻을 풀려고 천상의 바다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다가 익사했지요? 들어보세요, 그러나 그위언은 소년의 목소리에 스며드는 집요한 단조로운 어조, 정신착란의 예고일 수도 있는 이 목소리가 두려워, 로마 성 클레멘트 대성당 지하에서 발견된 지하 성소의 그림을 요모조모 뜯어보며, 두 눈은 갑자기 2천 년 전의 증기로 감각이 둥둥 떠다니는 듯이 갑작스러운 빛을 내며, 서둘러 방에서 나왔다.

그위언의 입장은 종종 이런 탈출만큼이나 급작스러웠고, 와이어트는 계단을 올라 아버지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자고 있는 척한 적도 있었다.

글을 읽을 수 없을 때면 그는 그림을 그렸는데, 놀랍도록 능숙하고 날래서 전체 의식을 완전히 잡아먹기도 했고, 때로는 종종 너무 팽팽하게 곤두서 정신착란에 빠지기도 했다. - 뭐지, 나는... 저게 뭐였죠? 들어봐요.

바로 그런 섬망이 그위언은 두려웠다. 착란이 일면 갑절로 무력감에 꼼짝못하고서, 등 뒤에서 한 손으로 다른 손을 비틀며 불안을 감추려고 애썼고, 서둘러 집에서 유일하게 움직이는 존재인 자넷을 불러들였다. 그녀는, 메이 이모의 심문에 횡설수설 증언을 하며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아는 한, 그녀는 집을 떠난 적이 없었다. 최대한 음량으로 말을 할 때면 성인 남성의 음색처럼 우렁찼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었다. 그녀는 보통 쉰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는데, 그 소리가 조절 안되게 침이 줄줄(그 원인이, 자신은 몰랐지만 메이 고모의 수납장에서 발견한 수은이 첨가된 약을 이모가 돌아가신 후, 경건하게 한결같이 과다 복용을 재개한 탓이었다) 흘러 기름친 듯 미끌거렸다. 어깨는 넓적했고, 허벅지는 좁았으며, 네모난 근육질의 손으로 턱밑에 거뭇거뭇한 어두운 미세한 털들을 에머리 사포를 밀어 제거했다.

다른 토박이 가정이었다면, 그녀가 맡은 업무에 고정적으로 빠지거나, 빈 창문 앞에서 인사불성 뻣뻣하게 굳어 혹은 부엌 바닥에 엎드려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발견되는 경우들은 기질적 장애로 간주되었을 것이며, 그리고, 16세기형 어린 시절에 무수히 많은 오해를 산 황홀경들이 무수히 엄습했던 가경자 오르솔라 베닌카사처럼, 그녀를 깨우려고 검고 푸른 멍이 들도록 때리고, 바늘로 찌르고, 불꽃에 화상을 입혔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위언 목사가 혼자 가만히 회고해 보았더니 그해 부활 주간에 가장 두드러진 그녀의 직무유기가 발생했다. 목요일 저녁 8시경, 저녁 식사를 차려주다가, 그녀가 부엌 스토브 앞에서 멍하니 황홀경에 진입을 했고, 다음 날 오후 3시에는 서재 문밖 어두운 통로에서 크루즈 콘 에스페호스(거울 달린 십자가) 앞에 팔을 벌린 채 꼼짝 않고 서 있는 그녀를 거의 넘어버릴 뻔했다.(최후의 만찬과 갈보리에 매달린 시간이라고 함/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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