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무렵 도시를 가로질러 종소리의 들판이 꽃을 피우며 드러나는 가운데, 소년들은 무라노 넘어, 공장의 연통만 한 크기에 넓은 상층부의 붉은 진흙 굴뚝 위, 상공으로 급강하했다. 그 지역 출신 조종사인 잔니의 말에 따르면, 푸마이올리라고 하는 굴뚝인데, “매우 위험해요. 그 불꽃이 기구 풍선을 터뜨릴 수도 있어요, 세르또(당연히).” 그의 얼굴에서 땀방울이 마치 자체 추진력을 단 듯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익살스럽게 안절부절하지만 마음씨 좋은 이탈리아인은 그날 일찍이, 소년들이 이탈리아에서 “글리 아미치 델라차르도(Gli Amici dell’Azzardo)”라고 부르는, 우연의 친구들 피아첸차 지부에서 필요한 허가들을 받은 후, 배에 올랐다. ‘불편’ 호가 기지창 시설에 들어간 후, 소년들은 동급의 이탈리아 비행선, 반강체형 세카투라(Seccatura/불편)를 일시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각자 자리 잡은 위치에서 동료들은 이제 아래 섬-도시 베네치아를 바라보았다. 마치 오래된 세피아 색 인쇄된 지도처럼 보였고, 햇빛 비치는 이 정도 거리에서는 폐허와 슬픔의 인상이 들지만, 닿을 듯이 가까워지면 훨씬 더 낙관적인 수백만 개 붉은색 기와로 분해되는 듯했다.
“마치 거대한 녹슨 부적처럼,” 칙 카운터플라이 박사가 감탄하며 말했다. “반신반인의 목에서 떨어져, 그 마법의 힘이 아드리아 해를 감싸안아—”
“아, 그렇다면 아마,” 린지 노즈워스가 투덜거렸다. “지금 당장 자네를 그곳에 내려줘야지. 가서 부적을 문지르든 뭘 하든, 부적 애호가들이 하는 대로 하게.”
“여기요, 린지, 이걸 문지르세요.” 다비 서클링이 조종석에서 제안했다. 그 옆에서 마일즈 블런델은 여러 숫자판을 유심히 바라보며 마치 동면처럼 느릿한 황홀경에 빠진 듯 읊조렸다. “이탈리아 숫자로 0처럼 생긴 숫자는 우리 미국 숫자 ‘0’과 같아. 1처럼 생긴 숫자는 ‘1’이고, 2처럼 생긴 숫자는—”
“그만하면 됐어, 모지리!” 다비가 채근했다. “우리도 ‘네 말 듣고 이해했어’!”
마일즈는 활짝 웃으며 그를 돌아보았다. 그의 코가 아래 방출구에서 피어오르는 녹은 유리의 모호한 냄새를 맡느라 벌렁거리는데, 선원들 중 오직 마일즈만이 그 냄새를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들어봐.” 아래 가벼운 안개 속 어딘가에서 노래하는 곤돌라 사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수머리의 라가차(노동-중산계급 젊은 여성)을 향한 사랑이 아니라, 지금 그가 무아지경 노를 젓고 있는 칠흑 같은 곤돌라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었다. “저거 들려?” 볼록한 마일즈의 얼굴면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단조로 진행되다가 후렴구가 나올 때마다 장조로 조가 확 바뀌어. 저 피카르디 3도!”
동료 선원들은 마일즈를 흘끗 보고, 서로를 흘끗 쳐다보더니, 늘 있던 일처럼, 다같이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본분인 뱃일로 돌아갔다.
“저기,” 랜돌프가 말했다. “리도가 있어. 자, 이제 해도를 잠깐 들여다 볼까…”
베네치아 석호와 탁 트인 아드리아 해를 가르는 모래 장벽에 다다르자, 그들은 고도 수십 피트(혹은 이탈리아 기구에서 가리키듯이 ‘쿼타’) 하강하여 곧 이른바 테레 페르세, 즉 잃어버린 땅을 정찰하기 시작했다. 고대부터 이곳에 사람이 살던 수많은 섬들이 몰려드는 파도 아래로 가라앉아, 교회, 상점, 선술집, 그리고 수 세대 베니스 사자들의 정선된 유골들과 이해할 수 없는 취미에 이용되는 궁전들이 모여 있는 상당한 규모의 해저 공동체를 형성했다.
“산트 아리아노 바로 동쪽에… 에코(Ecco,여기)! 보여?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여러분, 이솔라 델리 스페키, 아니 거울의 섬이야!”
“실례지만, 교수님.” 린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바다밖에 없어.”
“수면 아래를 한번 보세요.” 베테랑 비행선 조종사가 조언했다. “블런델이라도 볼 수 있을 거예요, 안 그래, 블런델, 맞지.”
“오늘은 좀 다르네요.” 다비 서클링이 일소에 붙였다. “물 아래 거울-효과들이. 우리가 이 임무를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
“늘 하던 대로 적절하게,” 비행선 사령관이 지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카운터플라이 씨, 렌즈 옆에 서 계세요. 당신이 갖고 있는 이 작은 스태빌리멘토(편제) 판이 최대한 많이 필요할 겁니다.”
“텅 빈 바다의 스냅 사진들—휴-휘!” 몹시 마음 상한 마스코트가 관자놀이 옆에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 늙은이가 드디어 실성이 한 건 아니겠지!”
“이번 한번은 서클링/젖먹이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네.” 린지 노즈워스가 마치 혼잣말처럼 침울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좀 더 좁은 의미의 의학적 관점이겠지만.”
“광선들은, 얘들아, 광선들.” 사진 보정에 열중하던 과학 장교 카운터플라이가 낄낄거렸다. "우리 시대의 경이로움이지. 그리고 이 전설적인 이탈리아의 햇빛 스펙트럼에 낯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믿는데. 우리가 현상실로 돌아갈 때까지만 기다려 봐. 그러면 보이는 게 한 두 가지 있을 것이야. 가리발디에 대고 그럴지라, 장담을 해.”
“에히, 수고(쥬스, 소스라는 뜻)!” 잔니가 조타실에서 소리를 질러, 랜돌프의 주의가 멀리 우현에서 떨고 있는 환영으로 돌아갔다.
랜돌프는 해도대에서 쌍안경을 집어 들었다. “빌어먹을 녀석이네, 얘들아. 저건 세상에서 가장 큰 날아다니는 양파거나, 아니면 또 다시 납신 옛친구 볼샤야 이그라야. 이탈리아 문화를 체험하려는 계획을 품고서 말이지.”
린지가 한 번 쳐다보았다. “아! 저 불쌍한 차르의 나룻배 . 도대체 여기서 뭘 원하는 거지?"
“우리 .” 다비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 명령은 봉인이 되었는데.”
“그래서? 누군가 봉인을 뜯었어. 로마노프 가문 사람들이 안에 사람 한 명, 아니 두 명 정도 심을 여유가 없다고는 할 자가 없을 걸.”
갑판에는 잠시 음울한 침묵이 흘렀다. 우연이 아닌 듯, 그들이 최근 어디를 가든, 어떤 비밀유지 조항 아래 하늘로 여행을 가든지 간에, 늦든 빠르든 거침없는 파지트노프가 그들 시야에 닿는 지평선에 나타났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소년들 사이에 서로에 대한 의심이 싹텄을지 모르지만, 아무리 간단히 계산해도, 못 잡아도 스무 겹으로 의심이 만발하더라도, 그들의 진정한 우려는 보이지 않는 "위" 차원으로 수렴하였다. 저 위는 명령들이 서명도 되지 않고 책임도 돌리지 않은 채, 쓰이거나 잘려나갔다.
하루 종일 그들은 여기 있는 러시아인들 존재와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볼샤야 이그라와 마주치는 일은 없었지만, 구근 모양의 기낭의 그림자와 그 아래 위협적인 포금(砲金과거 포신에 사용하던 합금)의 반짝임은 한참 나중에 지상에서 휴식을 취하는 순간에도 집요하게 지속될 것이었다.
“파지트노프의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우리 명령을 내리는 사람과 친밀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말은 꺼내지도 마.” 린지 노즈워스가 항의했다.
“우리가 그냥 항상 시키는 대로만 하는 한,” 다비가 얼굴을 찌푸렸다. “결코 알 수 없을 겁니다. 무조건적인 복종에 대한 당연한 죗값이죠. 안 그래요?”
초저녁이었다. 빌린 비행선을 본토의 A. 델’A. 시설 구내에 반납한 후, 일행은 산 폴로에 있는 아늑한 오스테리아 (술집) 정원에 모여 저녁 식사를 했다. 인적이 드문 운하, 혹은 베네치아 사람들에게는 이 좁은 수로를 부르는 말처럼, 리오 옆에 있는 술집이었다. 아내들은 작은 발코니에 몸을 기대어 내밀고 하루 종일 말리던 빨래를 걷었다. 어딘가에서 아코디언 소리가 심장을 쓰라리게 비틀고 있었다. 밤과 다투어(against the night) 덧창을 닫기 시작했다. 좁은 칼리(calli, 베니스의 길)에 그림자들이 깜빡였다. 곤돌라와 그보다 덜 우아한 배달선들이 무도회장처럼 춤추듯 매끄럽게 물 위를 미끄러지며 다녔다. 아주 오래 멀리서 꿈꾸는 이들에게서 들려오는 듯한 소리들이, 차가운 황혼에 울려 퍼지고, 소토포르테기의 바람-연통을 지나고 수많은 불가해한 구석구석을 돌아, 곤돌리에리의 괴상하게 황량한 조언들이 “Sa stai, O! Lungo, ehi!”, 더 이상 답을 기대하지 않지만 마치 마지막 햇빛을 되돌려 놓으려는 듯 절박하게 들리는 아이들, 청과물 상인, 해안에 있는 선원들, 노점상들의 외침과 뒤섞여 들려왔다.
“우리에게 무슨 선택권이 있나요?” 랜돌프가 말했다. "누가 파지트노프에게 알렸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을 겁니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나 있나요, 다들 눈에 보이지 않는데?”
“우리가 이번에는 불복종하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아닌 한.-그러면 그들은 금방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다비가 똑 부러지게 말했다.
“물론이지.” 칙 카운터플라이가 말했다. “길어 봤자 우리를 하늘 밖으로 날려 버리려고.”
“그럼…” 랜돌프가 마치 수정 구슬이라도 되는 양 배를 움켜쥐고 생각에 잠겨 배를 내려보며 말했다. “그냥 무서워서? 우리가 이 꼴이 되었나요, 사내들에게나 어울리는 제복을 입고 있는 씰룩씰룩거리는 토끼 떼가 된 겁니까?”
“시멘트 같은 문명화의 연대, 비행사들,” 다비가 즐거운듯이 재재거렸다. “항상 그렇죠.”
최근 산에서 내려오거나 남쪽에서 올라와 이곳에서 일하고 있던 소녀들은 일종의 압착된 황홀경에 빠져, 마치 이곳으로, 이런 식으로 창백한 바다로 흘러들어 오게 된 자신의 행운이 게 믿기지 않는 듯이, 테이블 사이를 미끄러지며 돌아다니고 부엌을 드나들었다. 같이 있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세속적인 인물이자, 어쩌면 애매모호해질 지도 모르는 이성과의 조우에서 자동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하는 칙 카운터플라이는 아름다운 카메리에레(웨이트리스) 중 한 명을 손짓해 불렀다. "우리끼리 아는 이야기로, 주세피나, 연인끼리만 아는 비밀로 하고, 이번 주에 라군 주변의 다른 팔로니스티(열기구 주자들)들에 대해서 들은 소식 있어?”
“연인이라, 어라. 도대체 어떤 '연인'이기에.” 주세피나는 기분 좋게, 하지만 다들 들리도록 궁금함을 표했다. “오로지 경쟁자만 생각할 수 있는 건가?”
"경쟁자라니! 하고 싶은 말이 그러니까, 다른 어떤 하늘 길손이, 어쩌면 한두 명이 아니라! 네 마음을 차지하려 한다고? 에히, 마케, 피나(어허, 피나, 대관절 무슨 소리야)! 대체 어떤 ‘사랑 받는 이’기에 차갑게 추종자들을 샐러드 속 잎사귀처럼, 이리저리 뒤적, 뒤적거린단 말인가?”
"어쩌면 저 잎사귀들 뒤에서 큰 지아드룰(오이/바보의 사투리)를 찾고 있나 보네.” 나폴리 출신 동료 산드라가 말을 보태었다.
“파-지-노 선장님!” 방 건너편에서 노래 부르는 루치아. 주세피나의 얼굴이 붉어진 듯도 하지만, 지붕 위로 남은 석양 때문인지도 몰랐다.
“파지노...” 칙 카운터플라이가 공손하지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파-지이트-노프예요.” 발음 정정한 주세피나는, 칙을 공식적으로 애석하다는 미소를 띠고 쳐다보았다. 당연히 이런 미소는, 이 영원한 협상의 도시에서라면, “자, 이제 반응으로 내가 뭘 기대할 수 있겠느냐?”라는 뜻일 것이다.
“우레같은 두꺼비-독침이네,” 다비 서클링이 소리쳤다. “이 마을에 골라잡을 수 있는 그 많은 스파게티-가게 중에 하필, 넨장맞을 그놈들이 여기 들어왔다는 겁니까? 몇 명이나 있던가요?”
하지만 그녀는 할 도리는 모두 응하였고 하니, 한쪽 벗은 어깨 너머로 입방정 놓는 젊은이를 향해 꾸짖는 가짜 시선을 던진 후 다른 노역을 하러 갔다.
“보라색 추수감사절이군.” 마일즈 블런델이 활짝 웃었다. 그는 오늘 밤, 얼른 속도를 올릴 작정으로, 석류 소스 담근 타키노(칠면조)부터 시작하기로 했고, 그 증거로 그의 휴가 제복 점퍼에는 이미 그 흔적이 훈장처럼 묻어 있었다.
“별로 조짐이 좋은 소식은 아니군요, 선장님.” 다비는 투덜거렸고, 동의를 구하며 식탁 주위를 둘러보았다. “음식들은 건너뛰고 여기서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럴 수는 없지.” 격렬하게, 린지 노즈워스가 단언했다. “여기 놈들의 의도가 무엇이든—”
“그 입, 노즈워스, 닥치고 있지 그래,” 함장이 한숨을 쉬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알아도 너무 잘 알고 있잖아. 우리가 전에도 도망쳤듯이 이번에도 그럴 수 있다고. 그리고 부정한다고 해서 하늘의 동지 파드지트노프에게 이길 확률이 개선되지도 않아.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동안—둠 비비무스, 비바무스dum vivimus, bibamus(살아있는 동안 마시자)—그러니 네게 주빈의 영광을 돌린다 이 말이다, 린지,” 그는 와인잔으로 테이블 가운데 놓인, 그날 저녁 와인을 차갑게 식히고 있던, 얼음이 가득 찬 양동이를 가리켰다. 부함장은 뚱한 표정으로 두 병을 골라 마개를 땄다. 여기 바로 북쪽에 있는 포도원에서 난 프로세코 한 병과, 훨씬 더 멀리 내륙에서 온 비등하게 거품이 이는 발폴리첼라 한 병이었다. 그러고는 테이블 주위를 돌며 각 잔에 화이트와 레드 비니 프리잔티(스파클링 와인)을 같은 양으로 따랐다.
랜돌프가 잔을 들고 일어섰다. “붉은 피, 순수한 정신.” 다른 사람들도 조금은 마지못해 한목소리로 반복했다.
와인잔은 무늬가 일치된 열두 개들이 세트에서 나왔는데, 각각은 불과 며칠 전 무라노의 어느 취관 끝에 빛을 내며 달린 녹은 유리 덩이에서 시작되었다. “우연의 친구들” 문장紋章과 “상귀스 루베르, 멘스 푸라(SANGUIS RUBER, MENS PURA)”라는 모토가 은으로 고상하게 장식된 이 세트는 바로 그날 현재 ‘망명-중인-재야-도제(doge/베니스 총독)’ 도메니코 스핀치우노가 소년들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그의 가문은 1297년, 당시 베네치아의 부유하고 유력한 여러 인사들 몇몇과 함께 시의회에 참석 자격을 박탈당했고, 따라서 베네치아 도제국 내 선출될 자격 역시 소멸되었다. 당시 재임 중이던 도제, 피에트로 그라데니고가 내린 악명 높은 '세라타 델 마조르 콘실리오(Serrata del Maggior Consiglio/시의회 봉쇄)'라는 칙령의 결과였다. 그러나 500년 후 나폴레옹이 도제 직위를 폐지했지만 그래도 스핀치우노 가문은 여러 세대에 걸치는 동안, 분개의 별난 타성에 젖어, 당연한 권리로 간주하게 된 도제 직위에 대한 권리 주장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한편, 그들은 동방과의 무역에 전념했고 동방 견문 간 폴로 가족들이 베니스로 돌아온 후, 스핀치우노 가문은 그라데니고 봉쇄로 격하된 다른 가문들과 비슷하게, 신흥 투기 모험가들에 합류했다. 그들의 자금은 카세 베키에(베키에 전통 세도가)보다 새 것이었지만 첫 번째 탐험을 감당하기에 충분했고, 그들은 한 재산 벌기 위해 동쪽으로 향하였다.
스핀치우노는 점점 더 부유해졌고, 기다렸다. 그들은 기다리는 법을 배웠으니까. 도메니코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선조들처럼, 그는 뒤쪽이 위로 향한 고전적인 도제 모자뿐만 아니라 그 아래에 전통적인 쿠피에타라는 납작한 린넨 모자도 쓰고 있었는데, 쿠피에타는 보통은 그 자신만 그 모자를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특혜 받은 손님들에게 마음 내키면 공개적으로 이를 공개하는데, 물론, 당시 사실, 첨스 친구들이 그런 호의를 받았다.
“... 그래서, 이제 우리의 꿈은 그 어느 때보다 실현에 가까워졌습니다.” 하고 그가 회합에서 말했다. “저명한 젊은 미국 과학자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20세기 발명의 기적을 통해, 우리는 마침내 폴로 가 사람들과 가증스러운 그라데니고가 찬탈해 간 우리의 아시아의 운명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축복을! 이 라가치(젊은이들)는 상징적이든 실질적이든 어떤 형태의 존경과 존대도 아니 받지 않을 겁니다. 우리 대공의 미움을 감수하면서, 상당한 공자의 불쾌감을 불러들이지 않으려면 그러진 않겠죠.”
“와, 이게 바로 도시의 열쇠 수여 같네요!” 린지가 환호했다.
“’아텐지오네 알 쿨로(엉덩이 조심해)에 더 가깝지.” 칙이 중얼거렸다. “이곳이 가면 산업으로 유명하다는 걸 잊지 마.” 남의 이목 끌지 않는 일을 열렬히 옹호했던 칙은 오늘 같은 격식 갖춘 행사들은 불필요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행사처럼 시간과 가시성에 구애받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가장 좋았을 베니스에서 그들 임무는 전설적인 스핀치우노 여정표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는 폴로 이후 아시아로 향하는 경로를 표시한 지도 또는 해도로, 숨겨진 도시 샴발라로 직접 이르는 경로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었다.
“먼저, 평범한 2차원 그림은 잊도록 하십시오.” 이 문제에 그들 시체로네(가이드), 피사 대학교의 스베이예 교수가 조언했다. “당신들이 찾는 ‘지도’는 그런 종류가 아닙니다. 도메니코 스핀치우노나 그의 대상 중 한 명으로 돌아가 그 자리에 대입해 보도록 하세요. 당신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별이 항상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고, 칸 텡그리 같은 봉우리도 늘 있지는 않을 때 . . . 심지어 시바의 낙원인 카일라쉬 산마저도 없어요, 하루 중 특정 시간에는 거의 눈이 멀 정도로 밝은 봉화에서 자신의 거리와 방향을 찾아요. . . .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반 랜드마크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봉화에는 의도적으로 일시 눈이 머는 일이 있어서요.”
“잠깐만요,” 칙이 이해가 안 되어 쩔쩔 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이 대화가, 어떻게 말해야 하나, 추상적으로 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이 스핀치우노 여정표가 지리적 지도가 아니라 어떤 영적인 여행에 대한 설명으로 드러나게 되려나? 그저 우화와 숨은 상징에 지나지 않는 설명이—“
“게다가 진짜 한 잔 마실 수 있을 망할 오아시스도 하나도 없고.” 맛이 쓴 다비가 끼어들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교수님. 우리는 지금 종교 보급품 사업에 들어 있네요.”
“지형은 아주 실재하고, 이 세상과 아주 비슷해요. 당신들도 중대성을 통찰하겠지만,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스핀치우노 시대처럼 지금도 아득히 멀리 ‘아시아’에는 두 가지 별개의 버전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상의 강대국들 사이의 정치적 투쟁의 대상이며, 다른 하나는 시간을 초월한 믿음으로, 이쪽 사람들 용어로 모든 지상의 투쟁은 환상입니다. 이 세상에서 권력을 영구적인 목표로 삼는 자들은 이 다른 쪽 사람들을 가차 없이 흔쾌히 이용만 해먹을 따름이고, 그들의 목표는 당연히 권력에 대한 온갖 의문들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각자는 서로를 미혹된 바보 무리로 여깁니다.”
“문제는 투사에 있습니다. 여정표의 저자는 지구를 단순히 3차원 구로만 상상한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상상의 표면’처럼, 2차원 용지에 투사한 최종적인 결과에 대한 광학적 배열은 참으로 기이하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아나모포스코프(왜상경), 더 정확히는 파라모포스코프(이상형상경)를 다룹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에게 기정의 유일한 세계라고 여겨왔던 그 세계에서 한쪽으로 밀려났던 세계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어서 고전적인 아나모포스코프를 보통 원통형이나 원뿔형의 거울로, 의도적으로 왜곡된 그림 위나 아니면 근처 다른 식으로 놓고 적절한 방향에서 보면 이미지가 다시 "정상적으로"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잠깐 유행은, 이르게는 17세기 초부터 나타났다 사라졌으며, 이솔라 델리 스페키의 장인들은 재빨리 이 특수 시장 충족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물론 그들 중 일부는 미쳐서 산 세르볼로의 광인수용소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이 불행한 사람들 대부분은 다시는 어떤 종류의 거울도 도저히 들여다 볼 수 없었고, 어떤 반사면에도 철두철미하게 거리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그들이 시달리는 중고重苦의 고통스러운 뒷골목들을 더 깊이 파고들기로 결심하고서, 얼마 후 더욱 이국적인 표면을 갈고 닦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쌍곡면 그리고 더욱 기이한 표면을 연마하고. 결국에는 우리가 “상상의” 형상이라고 부르는 거울도, 일부는 클리포드 식 용어 “보이지 않는” 형상을 더 선호하지만, 이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이 전문가들은 이솔라 델리 스페키에 일종의 엄격한 감금 내부의 감금 아래 머물렀는데, 너무나도 처절한 감금이라, 역설적이게도 그들에게는 유럽은 물론이고 그 이전이나 이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스핀치우노 여정 안내서는 14세기와 15세기 이본들을 취합하여 이러한 이상형상 왜곡 중 하나로 암호화되었습니다. 특정 렌즈와 거울들 배열을 통해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복상復常한다는 뜻입니다. 그 정확한 설계 사항은 지도 제작자와 이를 만든 다른 의미에서 완전히 미친 장인들, 더불어 필연적으로 상속인과 양수인들만 알고 있는데, 그들의 신원은 오늘날까지도 활발한 논란의 대상입니다.이론적으로는 이 정말 골치 아프게 암호화된 지도의 각 지점을 모두 소재가 확인되어야 했지만, 실상은, 이것은 우리 시대의 칸토르 박사(무한집합들이라도 크기가 같지 않다, 칸토르 명제)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무한의 정도를 의미했기에, 제도사들과 기구 제작자들은 당시 저지대 국가(유럽 북해연안 국가들)에서 수입한 최신 복합 현미경이 제공하는 세부 정밀도 정도에 귀착했습니다. 이는 그린들 폰 아흐 직접 만든 평철 렌즈 디자인보다 당시에도 훨씬 더 뛰어났다고 합니다,”라고 교수는 설명했다.
1669년 처음 보고되기 얼마 전, 방해석, 즉 아이슬란드산 방주석이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복굴절 특성이 즉시 관심을 받았고, 이 귀신같은 광물은 곧 유럽 전역의 광학 과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수요를 타며 인기를 끌었다. 마침내 2차원 공간의 공액점/켤레점과 유사한 특정 “보이지 않는” 선과 표면이 방해석으로 정교하게 만든 렌즈, 프리즘, 거울을 통해 접근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하지만 그 허용 오차는 거울 유리 작업에서 마주치는 오차보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훨씬 더 미세했지만, 이로 인해 수십 명, 결국 수백 명의 장인들이 이미 광기의 광활한 풍경을 헤매던 수많은 추방된 교우들과 합류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므로” 교수는 계속 이어 설명했다. “지도가 꿈으로 시작해서 세상에서 유한한 삶을 거쳐 다시 꿈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을 받아들인다면, 아이슬란드 방주석의 이상형상경은, 혹여 있다고 해도 수가 많지 않을 것인데, 꿈의 구조를 드러내고, 평범한 위도와 경도의 조직망에서 벗어나는 모든 것들의 구조를 드러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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