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짓, 헛짓/Bridgeshead Revisited22 브라이져드 재방문 02 2012-6-3 아무도 그런 희롱에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반응이 전무하자 그 때문에 대령은 더욱 불타올랐나 보았다. ‘너.’ 그가 말쑥한 차림의 A 중대 출신에게 돌아서며 말을 했다. ‘가서 가위 들고 와. 그리고 저 젊은 장교 머리를 제대로 잘라.’ ‘명령이십니까, 대령님?’ ‘자네 지휘관의 바람이다. 그리고 이건 내가 아는 한 최상급 명령이다.’ ‘잘 알겠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어색한 분위기가 쌀쌀하게 흘렸다. 후퍼가 의자에 앉아있는 동안 그의 머리 뒤에 몇 번 싹둑싹둑 가위질이 있었다. 그 작전의 시작에 나는 대기실을 떠났다. 그리고 나중에 그의 환영인사에 대해 후퍼에게 사과를 했다. ‘이 연대에서 흔히 일어나던 그런 일은 아니었어.’ 내가 말했다. ‘아닙니다. 악감정은 없습니다. 그 정.. 2023. 5. 7. 브라이즈헤드를 되돌아보며 01 2012-5-31 (1945년 초판) (1960년 개정판 ) 황토색-여기저기 주워모은 주석 브라이즈헤드를 되돌아보며 브라이즈헤드 REVISITED 브라이즈헤드 REVISITED, Evelyn Waugh, 1945 프롤로그 내가 언덕 꼭대기에 있던 C 중대의 전열에 다다르자 나는 멈춰 서서 머물던 진영을 돌아보았다. 야영지는 발아래 이른 아침 잿빛의 옅은 안개 너머로 전체 모습이 그제야 눈에 다 들어왔다. 우리는 그날 떠날 예정이었다. 3 개월 전에 우리가 진군해 들어왔을 때는 그 장소는 눈으로 덮여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첫 봄의 이파리들이 움을 틔우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아무리 황량한 광경이 우리 앞에 놓여 있어도 이것보다 더 잔혹한 광경도 없으리라 두려움에 속으로 뇌까렸지만 지금은 반추해 보니 어떤 .. 2023. 5. 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