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06
어떻게 해서인지 메를은 마이켈슨-몰리 실험과 블링키 모건 조직적 수색이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즉 블링키가 잡히면, 또한 어떤 에테르도 없다고 밝혀지리라는 생각이었다. 엄밀히, 한 쪽이 다른 쪽의 야기하리라는 것이 아니라, 양쪽이 동일한 원칙의 다른 발화이리라는 것이다.
“이건 원시 단계의 후두(불길한 짐작)이야,” 로즈웰 바운스가 반대 이유로 댔다. “너는 그럴 바에 아예깊은 정글로 들어가 이를 나무하고 이야기 나누지 그래, 이 마을에 그런 종류의 생각은 팔리지 않을 걸, 분명 아냐, 전혀.”
“하지만 너는 그의 사진을 신문에서 봤잖아,” 블링키의 각자 눈은, 언론 설명에 따르면, 세상을 다르게 보았다. 왼눈은 상자 작업 하다가 너무 폭파가 일렀는지 혹은 반란군에서 싸우는 동안 해군 곡사포 때문인지 애매모호한 부상을 겪었다. 블링키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뽑아내었다.
“걸어 다니는 간섭계란 거지, 네 말버릇처럼,” 에드 애들이 넘겨짚었다.
“복굴절계지, 그런 점에서.”
“또 시작이야. 빛으로 보면 비대칭이지 어쨌건.” 어느 날 메를은 아주 놀라운 그런 사례의 진실을 보았다. 비록 인정하자면 위스키 힐 한 살롱에서 다음으로, 술을 마시며 서서히 나아가며 그날 대부분의 밤을 보내긴 했어도. 왜 전에는 이를 보지 못했을까? 너무나도 명백했다. 에드워드 몰리 교수와 찰스 ‘블링키’ 모건은 하나, 같은 사람이었다! 이름에 두서너 자로 분리되어 있다니, 알파벳이 복굴절된 것 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둘 다 길고 텁수룩한 머리카락과 붉은 큰 콧수염을 달고 있고-”
“아냐, 그럴 리가 없어, 블링키는 말쑥한 차림의 멋쟁이야, 반면에 몰리 교수의 복장은 확실히 격식 없는 옷을 선보인다고 하던데…”
“그래, 그래 하지만 가정해 봐, 그들이 광선을 분열시킬 때, 광선의 한쪽 반은 마이켈슨의 빛이고 다른 반은 그의 파트너 몰리의 빛이라고 해봐. 이건 완벽하게 일치했던 위상들로 돌아오는 그 반쪽이 되는 거지-하지만 약간 다른 조건에서, 다른 공리 하에, 거기 일치하지 ‘않는’ 또 다른 쌍도 있을 수 있지, 자 봐, 사실 수백만의 쌍이 있어, 이건 때로 에테르 탓으로 돌릴 수 있지,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어쩌면 빛이 ‘어디 다른 곳으로’ 가, 우회로를 밟아 그런 이유로 늦게 등장을 하고 위상이 맞지가 않아, 왜냐면 그가 보이지 않을 때 블링키가 있는 데를 갔으니까, 그리고-”
유월 말에, 마이켈슨과 몰리가 그들의 최종 관측을 벌이고 있을 딱 그즘에, 블링키 모건은 미시건, 앨피너, 인디언 공동묘지의 자리에 세워진 휴양지에서 체포되었다. “블링키 ‘불가시성에서 벗어나왔기’ 때문에, 그리고 그가 마이켈슨과 몰리를 담고 있던 세상에 다시 들어가는 순간, 그 실험은 음성의 결과 나올 운명이었어, 에테르는 망한 거지…”
왜냐면 마이켈슨과 몰리는 빛의 속도는 지구 궤도를 따라 들어오건, 나가건 지구의 고속진행에 상대적으로 옆으로 들건 아무 차이가 없음을 발견했다는 말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움직이건 가만있건 에테르가 거기 있다고 해도, 에테르가 나르는 빛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고 있었다. 에테르주의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살롱의 분위기는 갈수록 침울해졌다. 에테르가 날조 혹은 전쟁의 본질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처럼, 음성의 결과는 클리블랜드 역사 속에, 드러난 또 다른 빛의 미스테리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세상이 모월모일에 끝이 난다고 믿는 이른 광신적인 종교 같아.” 로즈웰이 의견을 내었다. “추종자들은 모든 속세의 소유물을들 처분하고 어디 산꼭대기에 무리를 지어 향하고서 기다려, 그러다 세상의 끝이 일어나지 않아. 세상은 계속이 돼. 이렇게 실망스러울 데가! 모두 무리 지어 줄줄이 산을 내려 와야 하지, 그들의 영혼의 자취들을 질질 끌고서. 다만 구제불능 싱긋이 웃는 멍청이 한둘은 이를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새로운, 상큼하게 새 삶을 시작할 기회, 사실 새로이 태어날 기회로 보았어.
“이런 마이켈슨과 몰리의 결과도 그렇네. 우리는 아주 많은 믿음을 각기 퍼부었어. 에테르는 이제 움직이건 가만히 서 있건, 그냥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이제 어떻게 하지?”
“다른 관점으로 보면,” O. D. 찬드라세카르가 말했다. 인도, 봄베이에서 여기 클리블랜드까지 곧장 그 먼 길은 온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말을 하면,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무위 결과는 에테르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로 쉽게 읽히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거기 없지만, 그대로 빛은 이동한다. 빛을 품고 있는 매질의 부재는 우리 종교에서 ‘아카사’라고 부르는 공허입니다, 이는 우리가 ‘존재한다’고 상상은 모든 것의 토대 혹은 기초이죠.”
마치 이것을 곱씹는 것처럼 모든 이들이 일순 조용해졌다. “내가 걱정하는 바는,” 마지막 로즈웰이 입을 열었다. “에테르가 무슨 신, 하나님처럼 돌아가는 일이야. 가지지도 않고 설명하려고 하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면, 왜 그걸 못 버리고 지켜?”
“만약에 신이 아니라면.” 에드가 지적했다. 어쩌다 보니 이런 상황은 완전히 무질서한 난투극으로 치달았다. 이 와중에 가구나 유리 제품들도 인간 참가자들보다 별로 나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고, 에테르 학자들 사이에서는 보기 드문 처신이긴 했지만 최근 들어 모두가 뭘 해야할지 모른다고 느끼고 있었다.
메를에게는 일종의 방향 없는 표류였고, 점성술에 헌신한 미아 컬페퍼는, “공허한 경로(점성술 달은 운명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아, void of course 라고 한다고 함)”라고 불렀고, 상황이 10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그 즈음에 뉴버그 정신병원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마침 그날 밤 메를이, 수감환자들의 댄스 파티를 틈타 로즈웰 바운스를 탈주를 도우려고. 거기 있었다. 로즈웰 바운스는 정정당당하지 않은 도박투기 관련 시설에서 나오는 순간 딱 걸린 사진으로 경찰관의 기분을 상하게 한 탓이었다. 정신병원은 아수라장이었다. 정신이상자들과 지키는 관리인들이나 모두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녔다. 15년 래에 뉴버그에서 발생한 두 번째 대형 화재였고, 첫 번째 화재의 공포는 아직 가시지도 않은 상태였다. 구경꾼들 무리가 인근에서 그 쇼를 보러 모여들었다. 불꽃과 석탄이 흩날리며 떨어졌다. 뜨거운 붉은 빛의 돌풍이 땅을 휩쓸고 지나가고, 필사적으로 굴리는 눈동자에 밝게 반사되는 동안, 그림자들이 모양과 크기를 바꾸며, 사방으로 쏜살같이 날아다녔다. 메를과 로즈웰은 개울로 내려가 양동이 부대에 합류했고, 소화전에서 호스가 연결되었다. 나중에 클리블랜드에서 소방차 몇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길이 잡혔을 때쯤에는 피로와 혼란의 북새통에, 메를과 로즈웰이 슬그머니 자리를 떠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위스키 힐로 돌아온 그들은 곧장 모티 비커스 싸롱으로 향했다. “정말 끔찍한 밤이었어.” 로즈웰이 말했다. “불이 났던 그 소예배당 댄스장에 있었을 수도 있었는데. 자네가 내 궁둥짝을 살렸구만.”
“다음 차례 술을 사, 그럼 퉁치는 걸로 하지.”
“그보다 더 좋은 건, 경찰들이 나타나자, 내 견습생이 도망쳤단 말이지. 사진작가라는 직업의 가장 심오한 비밀을 배우고 싶지 않나?”
로즈웰이 정신병원에 든 지 하루 이틀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그의 장비는 지역 노획꾼이나 집주인의 손도 닿지 않은 채 남은 걸 발견했다. 메를은 그쪽 방면으로 전혀 손재주가 없었다. 그는 전에도 카메라를 본 적이 있었고, 심지어 한두 번은 직접 찍기도 했다. 카메라들을 배열하여 준비하고, 전구를 꽉 누르고, 돈을 받는 일은, 항상 바보나 하는 장난처럼 느껴졌다. 물론 누구나 그렇듯, 그도 감광판에서 인화로 넘어가는 철저히 가리고 있는 신비로운 과정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했지만, 금지된 암실의 문턱을 넘어 슬쩍 직접 보고 싶은 지경까지 역부족이었다. 기계공으로서 그는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있는 인과관계의 단순한 사슬을 존중했지만, 이런 화학 반응은 누구의 통제도 벗어난 아주 멀리 저 아래에서 일어나, 곁에 서서 그냥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 일들이었고, 옥수수가 자라기를 기다리는 정도에 미치는 흥미를 돋우는 일이었다.
“좋아, 시작해 볼까.” 로즈웰은 루비색 암실 등에 불을 붙였다. 휴대용 케이스에서 마른 감광판을 꺼냈다. “잠깐 이걸 들고 있어.” 그는 두세 개 다른 병에서 액체를 계량하며 따라내기 시작하면서, 그사이 계속 횡설수설 속사포로 다다거리는데 메를은 그 말 거의 따라갈 수가 없었다. “열분해성, 웅얼웅얼 구연산, 브롬화칼륨... 암모니아...” 비커에 액체를 모두 넣고 저은 후, 감광판을 현상 트레이에 넣고 혼합액을 부었다. “자, 지켜봐.” 메를은 상이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 무(無)에서 나온다. 창백한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와, 현실보다 더 선명하게, 달리 설명이 가능한 이 세계로 내려온다. 떠오른 상은 마침 뉴버그 정신병원이었고, 두세 명의 수용된 환자가 전경에 서서 응시하고 있었다. 메를은 뒤숭숭한 마음으로 들여다보았다. 얼굴이 뭔가 잘못되었다. 눈의 흰자위가 짙은 회색이었다. 높고 뾰족한 지붕선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거의 검은색이었고, 분명 밝은 색을 띠었을 창문들은 어두웠다. 마치 빛이 마법으로 어떻게 그 반대편으로… .
“이건 뭐야? 저 사람들 영혼이나 유령이나 뭐 그런 걸로 보여.”
“이건 음화야. 이걸 인화하면 모두 뒤집어져 정상으로 돌아올 거야. 먼저 고정을 해야 해. 저기 있는 하이포 병 좀 가져다 줘.”
그렇게 그날 밤은 계속되어, 주로 여러 가지 용액에 저것들을 씻어 내리고 마르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셰이커 하이츠 위로 해가 뜰 무렵, 로즈웰 바운스가 이미 메를에게 사진의 기초를 소개받았다. “사진아, 이 사람은 메를이야, 메를—“
”알았어, 그만하면 됐어. 그리고 맹세코 이게 은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네 주머니에 있는 물건과 똑같이."
“최근에는 아닌데.”
제엔장.
“한 번 더 해 봐.” 그는 자신이 박람회장 찾은 촌뜨기처럼 들린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설령 마술 농간, 순전히 세속적인 속임수라 할지라도, 그는 그것을 배우고 싶었다.
“처음 사람들이 햇볕에 탄 이후 알아차린 대로,” 로즈웰이 어깨를 으쓱했다. “빛이 사물의 색을 바꾼다는 거야. 교수들은 그걸 '광화학'이라고 부르지.”
메를의 밤샘 조명/계몽은 자체 연장되어 피할 수 없는 발간 불빛이 되었고 그 빛에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 시작했다. 그는 머레이 힐의 빈 땅에 마차를 세워두고 당시 사람들이 이해하던 대로 빛-초상화의 신비의 연구에 돌입했다. 로즈웰 바운스부터 클리블랜드 도서관까지, 그가 닿을 수 있는 데는 안 끼는 데 없이 닥치는 대로, 거리낌 없이 정보를 모았다. 메를은 곧 알게 되었지만, 클리블랜드 도서관은 서가 접근을 개방하기 약 10년 전에 혁명적인 조치를 취해 누구나 와서 하루 종일 그들 마음에 품고 있던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들이 알아야 하는 필요한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메를은 가능한 모든 은 화합물을 두루 거친 후 금, 백금, 구리, 니켈, 우라늄, 몰리브덴, 안티몬 염으로 옮겨갔고, 얼마 후에는 금속 화합물은 버리고, 수지, 으깬 벌레, 콜타르 염료, 여송연 연기, 야생화 추출물, 자신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의 소변으로 갈아탔고, 인물 사진 작업으로 얻은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렌즈, 필터, 유리판, 확대기에 재투자하여, 그 결과 머지않아 마차는 그저 굴러가는 사진 현상소가 되었다. 그는 초점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닿는 범위 내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이미지로 담았다. 마을 사람들로 북적대는 거리들, 아무것도 움직이는 것 없을 구름빛 비친 언덕, 그를 무시하며 풀을 뜯는 소들, 툭하면 렌즈 바로 앞까지 와서 얼굴을 찡그리는 정신 나간 다람쥐, 로키 강에 피크닉을 나온 사람들, 버려진 수레, 하늘 아래 방치되어 녹슬어 가는 특허받은 가시철망 펼치는 신장구(伸張具), 벽에 걸린 시계, 부엌의 화덕, 불이 들어온 그리고 꺼진 가로등, 주간 곤봉을 흔들며 그에게 달려드는 경찰관들, 점심시간에 팔짱을 끼고 윈도 쇼핑을 하거나 퇴근 후 호숫가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젊은 여자들, 전기식 소형 무개차, 수세식 변기, 1,200볼트 집전 발전기와 근대의 다른 경이로운 발명품들, 건설 중인 새로운 ‘고가교’, 저수통 옆에서 재미를 찾는 주말 나들이꾼, 그리고 어느 틈엔가 그는 한 겨울과 봄이 지나고 그는 혼자 나가서 구역 순회하는 사진사로 생계를 꾸려나가려고 노력하고, 때로는 마차를 타고, 때로는 그냥 가볍게, 휴대용 카메라와 12개 감광판만 달고 여행하고, 계속해서 도시간 교통을 유지하며, 샌더스키에서 애쉬터불라까지, 브루클린에서 쿠야호가 폭포들과, 애크런까지 다녔고, 그 결과 철도 유커 카드 놀이를 제법 해, 매번 여행할 때마다 적당한 수익을 주머니에 챙겼다.
8월에 그는 우연히 콜럼버스에 있었는데, 그곳 신문에 주 교도소에서 수감된 블링키 모건의 임박한 처형과 이를 막으려는 다양한 최후의 필사적인 시도에 대한 기사가 가득했다. 마을이 숨 막히는 몽유병에 사로잡혔다. 어디에도 제대로 된 식사는커녕 새참조차 구할 수 없었다. 다 타버린 두툼한 플랩잭(팬케이크)이나 가황처리고무처럼 딱딱한 스테이크는 기껏 현재 손에 넣을 수 있는 그래도 입맛 도는 음식이었다. 또한 도시에 커피를 만드는 법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금세, 끔찍할 정도로 확연히 드러났다. 마치 잠에서 절대 깨지 말라는 어리석은 합의가 아니 시 조례라도 있는 것처럼. 다리 난간은 느릿느릿 움직이는 사이오토 강을 지켜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싸롱에는 말없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그들은 쓰러질 때까지 아주 천천히 술을 마셨다. 고꾸라지는 때가 보통 저녁 8시쯤이었는데, 여기서 문을 닫는 시간이 그 시간인 듯했다. 밤낮으로 수천 명의 청원자들이 의사당 문 앞에 밀치락거리며 모여 교수형 집행에 입장할 방법을 모색했다. 기념품 가판대들은 보답이 두둑한 장사로 블링키 포커 카드 벌과 보드 게임, 줄 달린 회중시계와 여송연 자르개, 블링키 로켓(갑)과 부적 팔찌, 기념 도자기와 벽지, 블링키 장난감들이며 각각 작은 장난감 교수대가 목이 매달려 있는 속을 넣은 블링키 인형까지, 호기를 누렸고 가장 인기 있는 물품은 블링키 작은 엄지-책이었는데, 종이쪽에 라벤나에서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살인 사건을 그린 풀컬러 화가 수작업이 들어 있는데, 엄지손가락으로 빠르게 넘기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한동안 매료된 메를은 임시 점포와 터주 노점을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설치하고, 수십 개 동일한 블링키 모건 기념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씩 찍었다. 그러다 누군가 그에게 허락받고 들어가 왜 처형 장면을 찍으려고 안 하느냐고 물었다. “어, 아시잖아요,” 정신을 차린 듯 “저도 모르겠습니다.” <플레인 딜러> 신문에 전보를 넣을 만한 사람도 있고 하니, 어쩌면 호의로 보답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위험천만 소름 돋는 병적인 착오로 보이는 일에 화들짝 놀라 그는 가져간 감광판을 덮개를 벗기고 너른 공간에 일광 아래 노출하여, 순수함과 공백으로 되돌렸다.
마치 ‘하늘’의 빛이 그의 뇌에 비슷한 정비를 한 것처럼, 메를은 피할 수 있다면 다시는 이곳 경계 안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미국이 사람이라면, 그래서 주저앉는다면,” 이 말을 그는 나중에 즐겨 말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는 즉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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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 마이컬슨에게 소개하는 밴더주스 교수의 편지를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 그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했을 법한 처지에 이르렀을 즈음에, 에테르-변화(drift) 실험은 과학저널에 다 기록이 되었고 마이컬슨은 클라크 대학교에 가르치려 멀리 나가 있었고 너무 유명해서 떠돌이 기술자들과 눈인사 건네기도 힘든 사람이 되었다.
그런 식으로 갑자기, 객기 어린 바보짓하는 젊은 시절이 만료가 되는 것처럼, 다음으로 넘어갈 시간이 된 것 같았다-매지와 미아는 둘 다 부자 연인을 발견했고, 경찰은 전차 노동자조합 내부의 무정부주의에 관심을 돌렸다. 블링키 추종자들은 도시를 떴는데, 많은 이들이 로레인 카운티, 소문으로 블링키와 그 깡패단이 엄청난 보물을 묻었다는 곳으로 향했다. 에테르 신자들과 그밖에 빛에 사로잡힌 이들은 그들을 여기로 내몰았던 삐끗 어긋난 균형이 뭐었던 그 일을 재개하려 흩어졌다. 무슨 특허분쟁에 관해 피츠버그에 출두하라고 소환이 되었던 로즈웰 바운스도 이 부류에 속했다. 그리고 메를이 얼리스 밀즈 스니델을 만난 때도 나날의 분착에 뒤덮여 어지러운 이런 축복받은 소강상태였다. 그리고 어느새 예상치 못하게 어둠 속에서 그가 지도에도 없는 갈래길을 맞닥뜨린 것처럼, 조금 익숙치 않은 길 수 마일을 올라 가고 있었다. “에테르는 여전히 미결의 문제일지도 몰라,” 댈리에게, 몇 년 지나 말했다. “하지만 저 얼리스에 대해 아무 의문도 없었어.”
“그럼-”
“왜 얼리스가 떠났느냐? 저기, 꼬맹이 가지야, 난들 알겠니? 어느 날 돌아와 보니, 그냥 불쑥 별안간에 가버렸더라고, 그게 다야. 너는 침대 위에 어린 시절 처음 배앓이 없는 잠에 아주 평온하게 깊이 잠들었고-”
“잠깐만, 엄마 때문에 내가 배앓이를 했다고요?”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렇게 말했다고? 그냥 우연이지. 그런 거야. 네 엄마는 버틸 수 있는 한 오래 버텼어, 댈리, 용감하기도 했고, 우리가 꾸려 나가려던 삶을 생각하면, 법원 명령 들고 온 보안관보가 아침 먹기 한참 전에 들락거리고, 변리사들, 엽총 들고 경계 서는 자경단들, 가장 나쁜 건 온갖 마을 여자들이, 무슨 메뚜기 떼마냥, 한도 끝도없이, ‘염치도 모르는 짐승’ 막대기 푯말을 흔들고 횃불 집회를 하기도 하고, 그녀는 나를 쫓아다니는 이들이 남자들만이었던 때는 꿋꿋이 견뎠지만 저 분개한 자매들이란, 그건 아주 참을 수는 없었던지, 그 일이 저절로 굴러내려가기 시작하면 여자들은 여자들을 조심해야지. 오 미안하구나, 너도 거의 그런 부류에 접어들 참인데, 안 그러니 너무 미안하다 거기-”
“잠깐, 잠깐만요, 조금 뒤로 가서, 그 좀비니란 잡새 이 이야기에 어떻게 끼어들었다고요, 다시 말씀해 주실래요?”
“오. 그 사람. 마음 같아서는 그가 사악한 침입자라 불쑥 덮치고 아내를 데리고 도망갔다고 하고 싶지만, 애정을 잃고 소원까지 해지고, 하지만 너도 진실을 들을 만큼 충분히 나이가 들었고 하니, 물론 내가 진실이 무엇인지 안다면야 그렇지만, 나는 네 엄마의 속마음이니 이런 것까지 엄마를 대신해서 말을 해야 하잖니, 이건 아내에게 부당하기도 하지만 나로서는 불가능한-”
“알아들었어요, 아빠, 얼밋얼밋거리며 당황하지 마세요,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직접 만나 물어볼 날이 오겠죠.”
“내 말은-”
“괜찮다니까요. 진짜. 언젠가.”
조금씩 조금씩, 하지만 그녀는 이야기를 일부 얻어들었다. 그 당시에 루카 좀비니는 무대 마술에 그저 그런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고, 미드웨스트의 지역 버라이어티 순회행사에 공연했다. 하루는 아이오와 이스트 풀문에서, 평상시 무대보조 락새너가 지역 오페라하우스 피트석에 연주하는 밴드의 테너색스폰 연주자와 달아났고 이 먼 타향의 지평선 위에 대체인력을 구할 희망은 거의 없었다. 그런 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루카의 자석 무대 도구 하나가 고장 났다. 어쩔 줄 몰라, 눈에 띄기라도 하면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에, 그의 눈에 멀리 마을 변경에 멈춘 메를의 마차가 보였다. 얼리스가 꿰매던 양말에서 눈을 들어 올려 모자를 붙잡고 문턱에 걸터앉은 그를 보았다. “혹시나 싶어서 그러는데 남는 전기코일 이 주변에 있을까요?”
메를은 오페라 하우스에 가본 적이 있어 그를 알아보았다. “둘러보시고, 필요한 물건 가져가세요-뭐에 쓰실 건가요?”
“홍콩 미스터리 효과요. 좋으시다면 작동법을 보여드리죠.”
“그냥 어리둥절한 채로, 있으렵니다. 마침 점심때인데 괜찮다면 동석하시구려.”
“냄새가 미네스트로네 같네요.”
“거기 클리브랜드에서 내게 어떻게 만드나 보여줄 때, 그렇게 불렀던 거 같아요, 근본적으로, 처음에 모든 것을 튀긴다고.”
“머레이 힐요? 에, 거기 제 사촌들이 사는데.”
두 남자는 침묵이 들릴 정도로 얼리스에서 내려앉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각자 이를 그들 나름대로 해석했지만. 신비왕 좀비니가 원인이리라는 생각은 메를에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특히나 좀비니는 그런 전형적인 이탈리아인의 경고징후는 전혀 보이지도 않았다. 번뜩이는 검은 눈동자, 번지르르한 입바른 말, 그런 것 하나도 없이, 그냥 평균적인 외모의 신사에 누가 보더라도 얼리스를 의식하지도 않은 눈치였는데 마술사 보조 자리가 비었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갑자기 얼리스 쪽으로 몸을 틀고, 식탁 저 아래 끝 수프 냄비처럼 부글부글 끓어 오르며-“실례해요, 시뇨라, 약간 별난 질문이겠지만…갑자기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이 든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가득 한 방에서라도, 그냥”-연기처럼 사라지는 모양새로 두 손을 던지며-“휙 없어져 버리는?”
“저요? 항상 그래요, 왜요?”
“누군가 당신을 향해 칼을 집어 던질 때 꼼짝 하지도 않고 가만히 서 있을 수 있어요?”
“그보다 더한 상황에도 잘 견디고 버틴다고 정평이 났죠,” 휙 시선을, 메를의 방향으로 던졌다. 이 지점에 댈리가 잠이 깼다. 마치 귀담아 듣고 있다가 딱 그 순간을 고른 것 같았다.
“내가 가서 볼게,” 메를이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스치듯 비껴 지나며, 이 젊은 여인의 얼굴을 훑고 간 아름다움을 마음 저리게 깨달았다. 이런 아름다움은 전기 충격의 그림자처럼 항상 예상치 못하게 가다가다 그렇게 그녀 얼굴에, 한편 그녀의 몸은 밝아지지 않고 오히려 선명한 밀도를 띠었고, 조심스럽게 똑바로 쳐다 보아야만 하는 차원이 되었다. 딱 그런 때는 하려는 마음은 전혀 동하지 않는 일일지라도.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알았다.
락새너, 색스폰 연주자의 재촉에 아마도 그녀의 의상까지 갖고 가버려, 그날 밤 공연을 위해 얼리스는 무용수에게 타이츠를 빌리고, 곡예사에게 금속편이 든 짧은 드레스를 빌려 모아 입어야 했다. 그녀가 무대 조명을 받고 등장하자, 메를은 자신의 목에서 사타구니까지 욕망과 절박감으로 몽땅 파내는 느낌이었다. 다만 입술 연지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는 미소를, 거의 잔인한, 전에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미소, 분명 의기양양한, 하지만 이제 충분히 단호한 미소, 쪼개진 운명에 더는 부정하지 않는 미소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굴뚝 검댕과 광유로 정교히 검게 그린 그녀 눈에서, 눈꺼풀과 눈썹에서 그는 아무 것도 읽지 못했다. 다음 날 신비스러운 말들도 특별한 장비도 없이 그녀와 마술사는 사라졌고, 뒤에 남은 댈리의 담요에 핀으로 쪽지만 꽂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아이를 찾으러 오겠다. ‘행운을 빈다’거나 ‘사랑을 담아, 얼리스’ 같은 말은 전혀 없었다.
메를은 할 수 있는 한 오래 이스트 풀문의 집에서 기다렸다. 우편을, 전보를, 파발꾼 기수를, 겨울 하늘에서 맴을 도는 전서구를 기다렸다. 그리고 한편으로 얼마나 간단명료 수월한 일이 될는지 알게 되었다. 이 아기를 여기에서 돌보고, 시간이니 혹은 좀 더 큰 계획을 다루어야만 할 수 있다는 어떤 욕구로 초조해 하며 꾸물거리고만 있는 한-얼리스는 가버렸고, 그런 일이라면 뭐든 한물이 졌고 어쨌거나 통행료 징수소는 건넜다-그러니 그냥 그저 들숨 날숨 부드럽게 계속 숨을 쉬는 동안, 그 순간의 따분한 잡일의 윤곽 안에 비통하든 그 반대이든, 통증에 작고 소중한 근거를 제공하는 어린 달리아와 삶은 머물리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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