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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Against the day

Against the day 66-70

by 어정버정 2023. 4. 10.

2021-07-17 

메를 마이컬슨에게 소개하는 밴더주스 교수의 편지를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 그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했을 법한 처지에 이르렀을 즈음에, 에테르-변화(drift) 실험은 과학저널에 다 기록이 되었고 마이컬슨은 클라크 대학교에 가르치려 멀리 나가 있었고 너무 유명해서 떠돌이 기술자들과 눈인사 건네기도 힘든 사람이 되었다.

그런 식으로 갑자기, 객기 어린 바보짓하는 젊은 시절이 만료가 되는 것처럼, 다음으로 넘어갈 시간이 된 것 같았다-매지와 미아는 둘 다 부자 연인을 발견했고, 경찰은 전차 노동자조합 내부의 무정부주의에 관심을 돌렸다. 블링키 추종자들은 도시를 떴는데, 많은 이들이 로레인 카운티, 소문으로 블링키와 그 깡패단이 엄청난 보물을 묻었다는 곳으로 향했다. 에테르 신자들과 그밖에 빛에 사로잡힌 이들은 그들을 여기로 내몰았던 삐끗 어긋난 균형이 뭐었던 그 일을 재개하려 흩어졌다. 무슨 특허분쟁에 관해 피츠버그에 출두하라고 소환이 되었던 로즈웰 바운스도 이 부류에 속했다. 그리고 메를이 얼리스 밀즈 스니델을 만난 때도 나날의 분착에 뒤덮여 어지러운 이런 축복받은 소강상태였다. 그리고 어느새 예상치 못하게 어둠 속에서 그가 지도에도 없는 갈래길을 맞닥뜨린 것처럼, 조금 익숙치 않은 길 수 마일을 올라 가고 있었다. “에테르는 여전히 미결의 문제일지도 몰라,” 댈리에게, 몇 년 지나 말했다. “하지만 저 얼리스에 대해 아무 의문도 없었어.”

그럼-”

왜 얼리스가 떠났느냐? 저기, 꼬맹이 가지야, 난들 알겠니? 어느 날 돌아와 보니, 그냥 불쑥 별안간에 가버렸더라고, 그게 다야. 너는 침대 위에 어린 시절 처음 배앓이 없는 잠에 아주 평온하게 깊이 잠들었고-”

잠깐만, 엄마 때문에 내가 배앓이를 했다고요?”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렇게 말했다고? 그냥 우연이지. 그런 거야. 네 엄마는 버틸 수 있는 한 오래 버텼어, 댈리, 용감하기도 했고, 우리가 꾸려 나가려던 삶을 생각하면, 법원 명령 들고 온 보안관보가 아침 먹기 한참 전에 들락거리고, 변리사들, 엽총 들고 경계 서는 자경단들, 가장 나쁜 건 온갖 마을 여자들이, 무슨 메뚜기 떼마냥, 한도 끝도없이, ‘염치도 모르는 짐승 막대기 푯말을 흔들고 횃불 집회를 하기도 하고, 그녀는 나를 쫓아다니는 이들이 남자들만이었던 때는 꿋꿋이 견뎠지만 저 분개한 자매들이란, 그건 아주 참을 수는 없었던지, 그 일이 저절로 굴러내려가기 시작하면 여자들은 여자들을 조심해야지. 오 미안하구나, 너도 거의 그런 부류에 접어들 참인데, 안 그러니 너무 미안하다 거기-”

잠깐, 잠깐만요, 조금 뒤로 가서, 그 좀비니란 잡새 이 이야기에 어떻게 끼어들었다고요, 다시 말씀해 주실래요?”

. 그 사람. 마음 같아서는 그가 사악한 침입자라 불쑥 덮치고 아내를 데리고 도망갔다고 하고 싶지만, 애정을 잃고 소원까지 해지고, 하지만 너도 진실을 들을 만큼 충분히 나이가 들었고 하니, 물론 내가 진실이 무엇인지 안다면야 그렇지만, 나는 네 엄마의 속마음이니 이런 것까지 엄마를 대신해서 말을 해야 하잖니, 이건 아내에게 부당하기도 하지만 나로서는 불가능한-”

알아들었어요, 아빠, 얼밋얼밋거리며 당황하지 마세요,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직접 만나 물어볼 날이 오겠죠.”

내 말은-”

괜찮다니까요. 진짜. 언젠가.”

조금씩 조금씩, 하지만 그녀는 이야기를 일부 얻어들었다. 그 당시에 루카 좀비니는 무대 마술에 그저 그런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고, 미드웨스트의 지역 버라이어티 순회행사에 공연했다. 하루는 아이오와 이스트 풀문에서, 평상시 무대보조 락새너가 지역 오페라하우스 피트석에 연주하는 밴드의 테너색스폰 연주자와 달아났고 이 먼 타향의 지평선 위에 대체인력을 구할 희망은 거의 없었다. 그런 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루카의 자석 무대 도구 하나가 고장 났다. 어쩔 줄 몰라, 눈에 띄기라도 하면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에, 그의 눈에 멀리 마을 변경에 멈춘 메를의 마차가 보였다. 얼리스가 꿰매던 양말에서 눈을 들어 올려 모자를 붙잡고 문턱에 걸터앉은 그를 보았다. “혹시나 싶어서 그러는데 남는 전기코일 이 주변에 있을까요?”

메를은 오페라 하우스에 가본 적이 있어 그를 알아보았다. “둘러보시고, 필요한 물건 가져가세요-뭐에 쓰실 건가요?”

홍콩 미스터리 효과요. 좋으시다면 작동법을 보여드리죠.”

그냥 어리둥절한 채로, 있으렵니다. 마침 점심때인데 괜찮다면 동석하시구려.”

냄새가 미네스트로네 같네요.”

거기 클리브랜드에서 내게 어떻게 만드나 보여줄 때, 그렇게 불렀던 거 같아요, 근본적으로, 처음에 모든 것을 튀긴다고.”

머레이 힐요? , 거기 제 사촌들이 사는데.”

두 남자는 침묵이 들릴 정도로 얼리스에서 내려앉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각자 이를 그들 나름대로 해석했지만. 신비왕 좀비니가 원인이리라는 생각은 메를에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특히나 좀비니는 그런 전형적인 이탈리아인의 경고징후는 전혀 보이지도 않았다. 번뜩이는 검은 눈동자, 번지르르한 입바른 말, 그런 것 하나도 없이, 그냥 평균적인 외모의 신사에 누가 보더라도 얼리스를 의식하지도 않은 눈치였는데 마술사 보조 자리가 비었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갑자기 얼리스 쪽으로 몸을 틀고, 식탁 저 아래 끝 수프 냄비처럼 부글부글 끓어 오르며-“실례해요, 시뇨라, 약간 별난 질문이겠지만갑자기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이 든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가득 한 방에서라도, 그냥”-연기처럼 사라지는 모양새로 두 손을 던지며-“휙 없어져 버리는?”

저요? 항상 그래요, 왜요?”

누군가 당신을 향해 칼을 집어 던질 때 꼼짝 하지도 않고 가만히 서 있을 수 있어요?”

그보다 더한 상황에도 잘 견디고 버틴다고 정평이 났죠,” 휙 시선을, 메를의 방향으로 던졌다. 이 지점에 댈리가 잠이 깼다. 마치 귀담아 듣고 있다가 딱 그 순간을 고른 것 같았다.

내가 가서 볼게,” 메를이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스치듯 비껴 지나며, 이 젊은 여인의 얼굴을 훑고 간 아름다움을 마음 저리게 깨달았다. 이런 아름다움은 전기 충격의 그림자처럼 항상 예상치 못하게 가다가다 그렇게 그녀 얼굴에, 한편 그녀의 몸은 밝아지지 않고 오히려 선명한 밀도를 띠었고, 조심스럽게 똑바로 쳐다 보아야만 하는 차원이 되었다. 딱 그런 때는 하려는 마음은 전혀 동하지 않는 일일지라도.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알았다.

락새너, 색스폰 연주자의 재촉에 아마도 그녀의 의상까지 갖고 가버려, 그날 밤 공연을 위해 얼리스는 무용수에게 타이츠를 빌리고, 곡예사에게 금속편이 든 짧은 드레스를 빌려 모아 입어야 했다. 그녀가 무대 조명을 받고 등장하자, 메를은 자신의 목에서 사타구니까지 욕망과 절박감으로 몽땅 파내는 느낌이었다. 다만 입술 연지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는 미소를, 거의 잔인한, 전에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미소, 분명 의기양양한, 하지만 이제 충분히 단호한 미소, 쪼개진 운명에 더는 부정하지 않는 미소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굴뚝 검댕과 광유로 정교히 검게 그린 그녀 눈에서, 눈꺼풀과 눈썹에서 그는 아무 것도 읽지 못했다. 다음 날 신비스러운 말들도 특별한 장비도 없이 그녀와 마술사는 사라졌고, 뒤에 남은 댈리의 담요에 핀으로 쪽지만 꽂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아이를 찾으러 오겠다. 행운을 빈다거나 사랑을 담아, 얼리스 같은 말은 전혀 없었다.

메를은 할 수 있는 한 오래 이스트 풀문의 집에서 기다렸다. 우편을, 전보를, 파발꾼 기수를, 겨울 하늘에서 맴을 도는 전서구를 기다렸다. 그리고 한편으로 얼마나 간단명료 수월한 일이 될는지 알게 되었다. 이 아기를 여기에서 돌보고, 시간이니 혹은 좀 더 큰 계획을 다루어야만 할 수 있다는 어떤 욕구로 초조해 하며 꾸물거리고만 있는 한-얼리스는 가버렸고, 그런 일이라면 뭐든 한물이 졌고 어쨌거나 통행료 징수소는 건넜다-그러니 그냥 그저 들숨 날숨 부드럽게 계속 숨을 쉬는 동안, 그 순간의 따분한 잡일의 윤곽 안에 비통하든 그 반대이든, 통증에 작고 소중한 근거를 제공하는 어린 달리아와 삶은 머물리라 하고.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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