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9
다른 편에서
Rein ne vous tue un homme comme d’etre oblige de representer un pays
Jacques Vache, 안드레 브레통에게 보낸 편지
1 장
라 마가나 찾아갈까? 내 얼굴만 내비치러, 콰이 드 콩티로 건너가는 다리 아치까지 루 드 센느를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고는 강을 따라 일렁이는 올리브 잿빛의 등불을 받으며 퐁데자르 미술관 위로 앞으로 뒤로 가로지르는, 혹은 철제 난간에 기대어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가냘픈 몸매를 쳐다보겠지. 다리의 계단을 올라가, 그 좁다란 곳으로 들어가 라 마가가 서있는 곳으로 건너가는 일은 나로서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때로 미소를 짓고 놀란 티는 전혀 내보이지 않았다. 만날 약속을 한 사람들은 그들의 편지지에 줄이 필요한 인물, 혹은 항상 치약통의 밑에서부터 짜올라가는 그런 종류의 인물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는 다리에 나와 있지 않을 것이다. 살푸시 달아오른 얼굴로 아마도 마레 게토의 오래된 출입구들을 슬며시 들여다보고 있거나. 감자튀김을 팔고 있는 여인에게 말을 걸고 있거나 세바스토폴 대로에서 뜨뜻한 소시지를 먹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외출을 해 다리 위로 나가보았지만 거기 라 마가는 없었다. 그 길로 가는 길에 그녀와 마주치는 일도 없었다. 우리는 서로가 어디에 사는지 알았고, 가짜 학생 존재들이 파리에서 몸을 숨기는 있는 온갖 은신처들을 알았고, 싸구려 엽서 액자에 들어간 브라크, 기를란다요, 막스 에른스트 와 천박한 포스터들로 잔뜩 꾸민 모든 창문들을 알았지만, 서로의 집에는 결코 방문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리에서 만나거나, 인도변 카페, 예술 영화관에서 만남을 선호하거나, 혹은 라틴구 어느 마당에 쪼그리고 고양이를 굽어보았다. 우리는 서로를 찾아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우리는 늘 똑같이 언젠가 만나리라 알았다. 와, 마가, 내가 당신처럼 보이는 여자를 볼 때마다 깨끗하고 날카로운 잠깐의 휴지기가 귀를 먹게 하는 침묵처럼 에둘러, 젖은 우산을 접는 것처럼 옥죄며 다가들곤 했다. 그래 꼭 우산처럼. 아마 당신은 기억할 지도 모르겠다, 마가, 추운 3월 어느 날 석양에 몽수리 공원 개울에 아깝게 단념해야했던 낡은 우산. 우리는 그 우산을 당신이 플라스 드 라 콩코드에서 거의 부서진 걸 발견하고서 이를 멀리 던져버렸지. 당신은 우산을 참 많은 데도 사용을 했지, 특히나 메트로에서 버스에서 무기력하게 천장에 파리가 만들고 있는 무늬들을 생각을 하며 사람들 갈빗대를 파헤치는 데 써먹었지. 그날 오후에 폭우가 쏟아졌고 당신은 일견 자랑스럽게 우산을 펼쳐보려고 했지만 당신 손은 차가운 번갯불과 먹장 구름의 재앙 속에서 우산으로 똘똘 감싸였고, 벗겨진 사제복 같은 망가진 살대에서 찢겨진 천 조각들이 떨어져 나왔어. 그리고 공공광장에서 발견되는 우산이란 모름지기 공원에서 고귀한 죽음을 맞이해야지 쓰레기통이나 도랑이라는 쩨쩨한 순환에 말려들어서는 아니 된다는 생각에 우리는 홀딱 젖는 데도 미친 사람처럼 웃어젖혔지. 그런 뒤 나는 이를 최선을 다해 돌돌 말 았고 철도 선로 건너 작은 다리 근처 공원 꼭대기로 가지고 가서, 거기서 이를 하는 한 힘껏 개울 협곡 바닥에 던졌는데, 이는 당신이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는 동안 젖은 풀밭에 착륙을 했고, 이를 보고 나는 발키리의 저주를 어렴풋이 이런 것이로구나 생각했지. 이는 개울에 푸른 바닷물에, 악천후의 푸른 물결에 가라앉는 배처럼 마가, 우리가 오랫동안, 주앵빌과, 공원과 사랑에 빠졌다 여기며, 젖은 나무처럼 이류 헝가리 영화의 배우들처럼 끌어안고 있는 동안에 la mer qui est plus felonesse en été qu'en hiver(겨울보다 여름에 더 믿지 못할 바다 속으로,) 위험천만한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어. 그리고 거기 풀밭에 머물렀지. 짓밟힌 곤충처럼 작고 까맣게. 우산은 움직이지 않았고, 우산 살대 어느 하나 한 때 그랬던 것처럼 튀어나오지 않았어. 끝났다. 끝장났다. 오 마가, 그러고도 우리는 만족하지 않았지.
내가 왜 퐁데자르로 가고 있었더라? 그날 그믐달 목요일에 롬바르드 거리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와인이나 마실까 센 강 우안으로 가로 건너가려고 했던 것 같다. 거긴 마당 레오니가 내 손금을 읽고 여행과 놀라운 일에 관해 이야기하는 곳이었다. 나는 마담 레오니에게 당신 손금을 읽어달라고 데려간 적이 없었다. 아마 당신 손금 속에서 나에 관한 진실을 읽어낼까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당신은 항상 섬뜩섬뜩한 거울이었고, 가공할 만한 반복의 매개체였으니까. 그리고 우리가 사랑이라고 불렀던 것은 아마 당신 앞에 내가 노란 꽃 한 송이를 들고 있고 한편 당신은 녹색 초 둘을 들고 있고, 금욕과 작별의 느린 빗줄기와 메트로 승차권 우리 얼굴 앞에 날리는 그런 것이겠지. 그래서 나는 당신을 결코 마담 레오니 카페에 데려가지 않았어, 마가. 당신은 내게 그렇게 말했고 그래서 내가 당신이 베르누이 가에 있던 작은 그 책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알게 되었지, 일에 쫓기는 늙은이가 책방에서 수천 개의 참조 카드를 쓰던 데, 그 분은 역사 공부에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 당신은 거기 고양이와 놀기 위해 보통 가곤 했고 당신을 들여보낸 늙은이는 어떤 질문도 하지 않고, 당신이 상부 책 선반에서 책 하나 갖다 달라는 부탁 들어주는 정도로 만족했어. 당신은 그 사람 크고 검은 도관이 달린 난로에서 몸을 데우곤 했고, 당신이 그 난로 옆에 앉으리란 걸 내가 아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적당한 시간을 봐서 말을 해줘야 했었는데, 다만 이런 일에 어느 때가 적절한지가 어려운 일이긴 했지만, 그리고 지금, 다리 난간에 팔꿈치를 대고, 작은 발효된 포도액 색깔의 페니쉬(하천용 거룻배)를, 엄청 크고 아름다운 바퀴벌레처럼 깨끗하게 반짝이는 모습, 이물에 메어둔 줄에 빨래를 널고 있는 흰 앞치마의 여자를 바라보고, 초록으로 칠을 하고, 헨젤과 그레텔 커튼이 쳐진 배의 창문들을 바라보는 지금에도, 마가, 나는 이런 로터리 같이 빙빙 도는 경로가 이치에 맞는지 궁금했지. 생미셀 다리와 오 샹쥬 다리로 롬바르드 거리로 이르는 게 훨씬 쉬울 테니까. 하지만 다른 때 자주 그랬으니까, 그날 밤도 거기 있었다면, 이렇게 빙빙 도는 길도 이치에 맞았겠지.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이를 로터리라고 불러서 내 실패를 깎아내리고 있고 샤트레까지 계속 이어지는 커다란 가게들이 있는 곳에 다다를 때까지 그렇게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마담 레오니를 생각하면서, 선창을 따라 계속 가느냐 그래서, 투르 생자크의 보라색 그늘 아래를 지나 내 거리를 접어드느냐가 문제였어.
내가 어느 날 파리에 왔다는 것을 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며 그들이 보는 일을 보며, 나는 한동안 대출금으로 살아나가고 있었음을 안다. 나는 당신이 세르세미디 거리의 어느 카페에서 나오고 있었고 우리는 말을 나눴음을 안다.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익은 그대로 지니고 있던 버릇들 때문에 그날 오후 일이 난처하게 돌아갔었다. 내가 더 이상 기억 못하는 거리에 희미하게 불 밝힌 상점 창문들 속 우스꽝스러운 상품들을 보려고 이쪽 보도에서 저쪽 보도로 도저히 건너다니지를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마지못해 그때 심통이 나 무례하게 굴고 있다고 생각한 당신 뒤를 따라다녔고, 그러다 당신이 지치지 않는데 지쳐버리자 불미세(생미셀 대로)에 있는 카페 안으로 들어갔는데 느닷없이 크로와상 두 개를 사이에 두고 당신 삶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한 무더기 거짓말로 보였던 일들이 모두 사실일 거라고 내가 어떻게 감히 의심이나 했겠는가? 해질녘 제비꽃들이 핀, 격노한 얼굴들의, 구석에 배고픔과 주먹질의 피가리(Figari). 나중에야 당신을 믿게 되었다. 나중에 믿은 데 이유가 있었다, 마담 레오니가 당신 가슴과 함께 침대에 들었던 내 손을 보고, 그녀는 사실상 당신 했던 말을 그대로 읊었다. ‘그녀는 어딘가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어요. 그녀는 언제나 고통을 당했어요. 그녀는 아주 화사하고, 그녀는 노란색을 아주 좋아하고, 그녀의 새는 찌르레기, 그녀의 새는 밤, 그녀의 다리는 퐁데자르군요.’ (포도액 색깔의 페니쉬, 마가, 그리고 왜 우리가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이를 타고 멀리 떠나지 않았을까 궁금해.)
삶이 필요한 모든 것에 우리들이 조금씩, 조금씩 그만 만나도록 모략을 짜기 시작할 때 우리는 서로를 간신히 아는 정도였었지. 당신은 어떻게 꾸며낼지 몰랐기 때문에 나는 즉시 내가 원하는 대로 당신을 보기 위해 내 눈을 감기 시작해야 하리라 깨달았어. 그러자 처음에 노란색 별 같은 것들이 (벨벳 젤리 속에서 움직여 다니고), 그런 뒤 붉은 익살과 시간의 뜀질, 갑작스러운 마가 세상으로의 입장, 어색하고 혼란스러웠지만 클레(스위스 추상파 화가) 거미가, 미로 서커스가, 비에이라 다 실바 회색-거울들로 서명을 한 고사리로, 당신은 비숍처럼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루크처럼 움직이려고 하는 나이트처럼 여기저기 움직여다니는 체스 세상이었다. 그 시절에 우리는 무성영화들을 보기 위해 예술상영관으로 가곤 했다. 왜냐면 나는 문화적 소양이 있었지만, 아닌 지도 모르지, 당신은 당신이 태어나기 전에 모두 일어났던 그 노랗게 경련을 일으키며 지르는 비명을, 죽은 이들이 뛰어다니는 잘 섞인 감광유제를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 하지만 갑자기 해롤드 로이드(무성영화시절 코미디 배우)가 지나가곤 했고 그러면 당신은 당신 꿈의 바닷물을 떨쳐버리곤 마침내 다 잘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곤 했지, 그리고 그렇게 팝스트(Pabst, 독일의 영화감독)과 프리츠 랑이. 당신의 완벽을 바라는 당신의 광증에, 당신의 닳아빠진 신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절도 내가 조금 물리고 화가 나기도 했지. 우리는 오데옹의 카르푸에서 햄버거를 먹었고, 몽파르나스로 아무 호텔이든, 어떤 베개로든 자전거를 타러 가기도 했어. 그런 뒤 다른 때는 포르테 도를랑스로 한참 걸어가기도 하고 우리는 주르당 대로 너머로 텅 빈 땅에 더욱더 익숙해지곤 했지, 거긴 때로 한밤에 세르팡 클럽(Serpent Club)의 회원들이 맹인 예언가를 보러 모여들곤 했어, 흥미진진한 파라독스지. 우리는 거리에 자전거를 놓아두고 좀 더 멀리 걸어가, 멈춰서 하늘을 바라보았어. 왜냐면 하늘이 땅보다 더 가치가 있는 얼마 없는 파리의 지역의 하나니까. 겹겹이 쌓인 쓰레기 위에 앉아 우리는 잠시 담배를 피우고, 라 마가는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거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노래들을 한숨과 기억으로 중간 중간 끊긴 이상한 곡조로, 흥얼거렸어. 나는 이런 때를 이용해 쓸 데 없는 생각들을 했지. 몇 년 전에 병원에서 시작되었던 습관이었고, 이후로 갈수록 모두 더욱 풍성하고 더욱 필요한 것처럼 보였어. 엄청난 노력으로 보조 이미지들을 집결시키고, 냄새와 얼굴들을 생각하며, 나는 간신히 무에서 1940년 올라바리아에서 내가 갖고 있었던 호두 색깔 구두 한쌍을 이끌어내었다. 구두는 고무뒤축과 아주 얇은 바닥을 갖고 있었으며, 비라도 내리면 내 영혼까지 물이 스미어 올라오곤 했다. 내 기억 속 두 손에 그 한 쌍의 구두를 들고 있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왔다. 예를 들어 도냐 마누엘라의 얼굴이라든지, 에르네스토 모로니 시인이라든지. 하지만 나는 그들을 물리쳤다. 왜냐면 이 놀이의 특징은 중요하지 않은, 알아채지 못한, 잊어버린 것들만 상기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기억해낼 수 없어서 몸을 떨고, 뒤로 미룬다는 암시로 그 나방들로 공격을 받으며, 시간에 입을 맞춰버린 얼간이, 나는 마침내 그 구두 너머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어머니가 내게 주시던 솔 브랜드의 차 담은 통이 보였다. 그리고 작은 더블 티스푼, 쥐덫 숟갈, 거기 작은 검은 생쥐가 쉭쉭거리며 끓어오르며 거품이 이는 물 컵에서 산 채로 데이고 있었다. 기억은 모든 것을 간직한다고 확신하여, 그냥 알베르틴 가문과 염통과 콩팥에 관해 위대한 기록만이 아니라, 나는 플로레스타에 있던 내 책상의 내용물을 재구성하는 일을 지속하였다. 게르크렙텐이라는 이름의 기억을 할 수 없는 어느 소녀의 얼굴, 5학년 때 연필통에 들어있던 오구의 개수, 그러다 결국 필사적인 마음에 몸만 떨고 (왜냐면 나는 그 오구들이 기억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펜들이 특별한 칸에 연필통에 있는 것은 알지만 얼마나 있는지 기억할 수 없었고, 두 개 혹은 여섯 개 있던 정확한 순간도 기억할 수 없었다.) 그러면 라 마가가 내게 키스를 하고 내 얼굴 쪽으로 담배연기와 뜨거운 숨결을 불면, 나는 다시 돌아와 우리는 웃었다. 그리고 우리는 쓰레기 더미 사이를 클럽의 회원들을 찾으며 다시 쏘다녔다. 탐색은 내 심볼, 밤에 아무 생각 없이 나가는 사람들의 상징이라는 깨달은 것은 얼추 그 시점이었다. 나침반 파괴자의 동기들. 나는 파타피직스에 관해 물릴 때까지 라 마가와 이야기를 했다. 왜냐면 같은 일이 그녀에게 일어나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만남도 그와 같았고, 수많은 일들이, 성냥불처럼 어두웠다) 항상 예외에 해당하고, 사람이 살라는 의도는 없던 헛간에 틀어박힌 자신을 보고, 이 모든 것이 어느 누구 경멸하지 않고 우리는 경로의 끝에 선 말도로르나 떠돌아다니는 특전을 지닌 멜모스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서. 나는 반딧불이가 이 떠들썩한 무리 중에 가장 놀라운 경이 중의 하나라는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실에 아주 대단한 만족감을 얻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반딧불이가 그의 배에 불을 밝힐 때마다 매번 이 불을 품고 있는 벌레는 어렴풋이라도 특혜를 틀림없이 느낄 것이라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한 의식을/의식적인 존재를 상상할 수는 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라 마가는 법칙의 고장과 실패가 그녀의 삶을 지배하기 때문에 그녀가 발 담게 되었던 기이한 혼동들에 매료되었다. 그녀는 단순히 다리를 걸어 지나는 일로 다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혹은 금방 오백만 상금을 딴 복권을 가게 창문 안에서 보았다고 훌쩍거리며 기억을 할 수 있는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나로 말하자면 상당히 예외적인 일들이 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미 익숙하다. 그리고 레코드 앨범을 찾으러 어두운 방안에 들어가서 제본 표면에 잠을 자자고 선택한 꿈틀거리는 지네 같은 벌레가 내 손에 만져져도 아주 섬뜩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런 일들. 아니면 담뱃갑 안에 회색이나 녹색 뭉치들을 발견하거나, 혹은 제때 엑스 오피시오(자신의 위치 덕분에) 동시에 루드비히 반이 만든 교향곡에서 나온 한 악절과 맞춘 기관차의 기적을 듣거나, 혹은 메디시스 도로의 피소피에레(남자공중변소)에 들어가서 소변보는데 전념을 하고 있는 남자가 소변기에서 그의 손의 손바닥에 마치 소중하고 성스러운 대상인 것처럼 믿을 수 없는 색깔과 규모의 거시기를 들고 물러서는 모습을 보고, 그리고 그 순간에 이 남자는 다른 누군가 아주 흡사하다고 (비록 그들은 같은 사람이 아니긴 해도) 스물네 시간 전 살 드 제오그라피에서 토템과 터부에 대해 강의를 했던 사람, 그의 손바닥에 상아 막대기, 금조 깃털, 의식절차의 동전, 마법의 화석, 불가사리, 마른 생선, 왕족의 첩들의 사진, 사냥꾼의 공물, 같이 자리한 숙녀들이 어쩔 수 없이 화들짝 놀란 희열에 떨게 만들었던 박제한 거대한 딱정벌레들을 조심스럽게 치켜들었던 사람의 복제품이라고 깨닫거나.
암만 생각해 보아도, 라 마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지금 분명 벨빌이나 팡텡 주변을 걷고 있을 사람, 조심스럽게 땅을 쳐다보다 한 조각 붉은 천을 찾아내고 있을 것이다. 그녀가 이를 찾지 못하면 밤새라도 그러고 다닐 것이다. 멀건 눈을 하고 그 배상금의 한 조각, 용서 혹은 연기의 징후를 찾지 못하면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서, 그녀는 쓰레기통을 뒤적거릴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징후들에 복종하기 때문에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안다. 내가 빨간 다 낡은 천조각을 찾아야만 했던 때도 있었다. 어린 시절 이후로 내가 무언가를 떨어뜨릴 때마다 그게 뭐든 이를 주워 올려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재앙이 나에게가 아니라 내가 떨어뜨렸던 물건과 같은 글자로 시작을 하는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나쁜 일은 내가 무언가를 떨어뜨리면 아무 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이를 대신 집어 든다고 해도 저주는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사람들은 보통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고 내가 그런 일을 할 때면, 내가 떨어뜨린 연필 혹은 종이쪽에 득달같이 달려들면, 진짜 미친다. 과밀한 사업가들과 은빛 여우를 걸친 창부들과 자리를 잡은 결혼한 커플들이 있는 고급스러운 장소인, 스크리브 가의 그 식당에서 설탕 한 덩이를 떨어뜨렸던 그날 밤처럼. 우리는 거기 로날드와 에티엔느와 같이 있었고, 나는 설탕 한 덩이를 떨어뜨렸다. 설탕 조각은 우리와 조금 거리가 진 식탁 아래 내려앉았다. 내게 맨 처음 든 생각은 어떻게 그렇게 멀리 굴러갔나, 였다. 왜냐면 거의 대부분 설탕 덩이는 기하학적 원칙에 충실히 따라 내려앉은 자리에 머무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설탕은 무슨 좀약처럼 도약을 하고, 내 걱정을 한껏 높였다. 이게 실제로 내 손아귀에서 낚아채인 것마냥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로날드는 나를 안다, 그리고 어디 이게 착륙했는지 보고서 그는 웃기 시작했다. 이 웃음에 나는 더욱 두려움에 휩싸였고, 슬쩍 화기도 같이 돌았다. 한 웨이터가 내가 무언가 값나가는 물건을, 파커 만년필, 의치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으로 옆에 왔다. 그가 하는 모든 일에 내 속이 더욱 상했다. 실례하겠다는 말도 않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호기심에 가득해서, 아마 (제법 맞는 말이지만) 무언가 중요한 일이 관련되었나 보다 생각하는 사람들 구두 사이에 그 각설탕을 찾아 헤맸다. 다른 뚱뚱한 붉은 머리와 또 다른 여인, 그렇게 뚱뚱하진 않지만 그냥 매춘부 같은 여인과 두 명의 사업가, 아니 그렇게 보이는 남자들의 탁자 아래로 갔다. 내가 어렵사리 처음 파악한 일은 지금은 한 무리 닭처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 그 신발들 사이를 깡총거리는 것을 분명 보았는데도 어디에도 시야에 설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바닥에 깔린 카펫이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이 위를 그렇게 많이 밟고 다녀 때가 까맣게 탔어도, 덩이는 카펫 솜털 사이로 숨어버려서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웨이터는 탁자 다른 쪽에서 바닥을 기고 있었고 거기 우리가, 두 명의 네발짐승처럼 이런 내내 미친 듯이 저 위에서 꼬꼬댁거리는 닭-신발들을 사이를 헤매고 있었다. 웨이터는 여전히 파커나 루이도르(프랑스 금화, 20프랑)를 찾고 있었고, 대단한 친밀감과 그림자 속에서 우리가 탁자 아래 제법 있었을 때, 그가 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나는 그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경첩에서 떨어져나갈 태세였지만 나는 웃을 계제가 아니었다. 공포로 내 속이 몇겹 또아리를 틀었고, 나는 그 즈음에 상당히 필사적이 되어 혹시 여인의 구두 아래 골에 숨어있지 않는지 보려고 그 신발들을 움켜쥐기 시작했다. 한편 닭들은 계속 꽥꽥 대고 사업가-수탉들은 내 등을 쪼아대었다. 내가 한 탁자에서 다른 탁자로 움직이자 나는 로날드와 에티엔느가 터뜨린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결국 제왕 같은 발 뒤에서 편안히 자리 잡고 있는 그 설탕 덩이를 발견했다. 모든 사람들이 화가 났고 나도 그랬다. 내가 손바닥에 단단히 설탕을 잡자 손에 흘린 땀으로 설탕이 녹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항상 말려드는 그런 또 하나의 소동을 끝장을 보겠다는 의미의 그런 비열하고 끈적끈적한 복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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