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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Hopscotch_Rayuela

Rayuela 2 장

by 어정버정 2023. 4. 14.

2018 11월 23일 

2 

 

처음에 여기 있는 일이 사혈치료 같았다. 내부적으로 얻어맞는 태형, 내 외투 주머니에 넣어둔 둔한 파란색 껍데기 여권을 만져보고 싶은 충동, 선반걸이에 단단히 걸려 있는 호텔 열쇠 같았다. 공포, 무지, 당황. 이게 이런 일의 이름이다. 이런 식으로 그런 일을 청해 들이게 된다, 이제 그 여인이 미소를 짓고, 자르뎅 데 플란테스 저 거리 끝에서 시작되어요. 파리, 더러운 거울 바로 옆에 클레가 그린 소묘의 엽서. 라 마가는 어느 오후 세르세미디 거리에 나타났었다. 톰브 이수와르 거리에 있던 내 방에 찾아왔을 때 그녀는 항상 꽃 한 송이, 클레 혹은 미로 엽서를 들고 왔고, 돈이 한 푼도 없을 때는 공원의 버즘나무 잎을 하나 들고 왔다. 그 당시에 나는 이른 아침거리에서 철사 쪼가리와 빈 상자들을 줍고 다녔고 나는 이를 모빌이나, 난로 주위로 맴을 도는 실루엣(그림자 그림), 마가가 색칠을 돕던 쓸모없는 도구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객관적인 그리고 비평적인 기교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뒤 우리는 끔찍한 침묵에 빠져들었고 맥주의 거품이 삼베 잠자리처럼 보여, 차츰 뜨뜻해지고 서로 쳐다보고 이제 시간이다 짐작하는 동안에 말라 쪼그라들었다. 라 마가가 마침내 일어나 헛되이 방안 주위로 걸어 다녔다. 한 번도 아닌 여러 번 나는 그녀가 거울 속의 몸매를 찬탄하는 것을 보았다. 작은 시리아 조각상처럼 두 손으로 젖가슴을 동그랗게 말아 쥐고, 눈으로 천천히 마치 애무하듯 몸을 훑었다. 내 위로 올라오라는 충동을 결코 뿌리칠 수가 없었다. 내 위로 덤벼들라고, 잠시 동안 그렇게 홀로 그렇게 사랑에 빠진 뒤에 다시 펼쳐지기를 그래서 그녀 몸의 영원성과 얼굴을 서로 마주 하러.

우리는 그 시절에 로카마두르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우리의 쾌락은 이기적이었고 좁은 이맛살로 투덜거리며 우리위로 덮치고, 그 짭쪼롬한 손으로 이를 단단히 묶곤 했다. 나는 라 마가의 어수선함을 매순간의 자연스러운 상태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리는 로카마두르에 대한 기억들에서부터 다시 데운 면요리 접시로 건너뛰고, 포도주와 맥주와 레모네이드를 섞고, 모퉁이 늙은 여인에게 스무남은 굴을 사기 위해 가고, 마담 노게의 피아노 덮개에서 슈베르트의 노래들을 혹은 바흐 전주곡들을 연주하고, 혹은 스테이크와 피클에 곁들여 포기와 베스를 올려놓기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어수선한 무질서, 혹은 오히려 질서는 bide로 보았고, 재빨리 그리고 당연스레 레코드와 대답 안한 편지들의 저장고가 되었는데, 비록 라 마가에게 내 느낌들을 말해 주고 싶은 마음을 없었지만 이는 나에게 일종의 필요한 훈련법으로 보였다. 라 마가와는 체계적인 용어들로는 현실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무질서의 칭찬은 이에 대한 비난만큼이나 그녀는 몸서리쳤다. 무질서는 그녀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의 지갑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 알아내는 일과 동시에 발견한 바가 그랬다. (루 레오뮈르 위 카페에 있었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고 우리는 서로를 원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를 받아들였고 이를 확인하고 나자 이에 호감까지 들었다. 실제 나머지 세상 전체와 맺은 내 관계는 이런 불리한 점들에 기초하였다. 얼마나 많은 시간 몇날며칠 정리하지 않은 침대에 누워서 메트로에서 만난 어느 소녀 로카마두르를 연상시키더라는 울음 섞인 넋두리를 들었던가, 혹은 아키텐의 엘레노르의 초상화 앞에서 오후 반나절을 홀딱 다 보낸 뒤 머리카락을 빗고 있는 그녀를 지켜보았던가. 그림처럼 보이려고 자살을 하려고 하고, 그리고 이런 내 삶의 모든 A B C는 고통스럽게 어리석은 단편들이라고 정신적인 트림처럼 내게 떠올랐다. 왜냐면 이는 오로지 변증법적 무늬로, 행위라기보다 비행위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의 선택에, 사회적 체면보다 변덕스러운 외설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이었다. 라 마가는 머리를 땋아서 틀어 올렸다가, 이를 내렸고, 다시 틀어 올렸다. 그녀는 로카마두르에 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휴고 볼프의 노래 같은 것을 (형편없이) 불렀고, 내게 키스를 하고, 그녀는 머리모양에 대해 물었고, 그녀는 노란색 종이쪽에 스케치를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가, 어떤 의문도 없이, 의도적으로 더러운 침대 위에 내가, 의도적으로 김빠진 맥주를 마시고, 항상 내 자신과 내 삶을 지니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얼굴을 마주한 내 삶을 지닌 내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의식 있는 놈팡이인 게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달 아래 살았던 것도, 그리고 라 마가와 로날드와 로카마두르와 클럽과 거리와 내 도덕적 질병과 더 나쁜 다른 일들, 베르터 트레팟과 때로 배고픔과 보통 나를 문제에서 구해주곤 하던 트루여(겁쟁이) 노인, 구역질나는 음악의 밤들의 처마들과 담배와 약간의 치사함과 모든 종류의 교환들 이런 일종의 자초한 곤경들과 겪어나갔던 것도 자랑스러웠다. 왜냐면 그 아래와 그 꼭대기 위로 모두 내 업무와 재정의 혼란은 무언가 더 높은 차원의 정신적인 질서 혹은 똑같이 역겨운 딱지가 붙은 다른 무언가인 보통의 보헤미안처럼 가식적으로 구는 일을 거부했기 때문이었고, 또한 사람들이 필요한 모든 것이 그 많은 지저분한 면직물 한 가운데서 기어 나오는 눈 깜짝할 사이의 체면 (체면 차려, 젊은 친구!)이라는 관념을 받아들이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라 마가,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새에 나의 증인이자 나의 스파이인 그녀를 만났던 것이다. 이 모두를 생각하고 그리고 그 상태인 것보다 생각하는 일이 항상 더 쉽기 때문에, 내 경우에 표현의 에르고(그러므로)는 에르고나 그런 비슷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아는 데 드는 짜증, 그래서 우리는 센강 좌안을 따라가곤 했고 라 마가는, 그녀가 내 스파이이자 증인인 것을 모른 채, 문학이나 쿨 재즈, 그녀로서는 거대한 미스터리 같은 것들을 얼마나 내가 아는지 알고 놀라워하곤 했다. 그리고 나는 라 마가와 있을 때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적대감이 들었다. 왜냐면 우리는 자석과 쇠 줄밥의 변증법 일종으로 서로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라 마가가 나에 관해 나름의 생각들을 지니고 있다고 여긴다. 그녀는 내 선입견들을 씻어 없애버렸다고 혹은 갈수록 가벼워지는 시적인 마음으로 내가 그녀의 집으로 와서 살리라고 틀림없이 생각했으리라. 이런 위태로운 행복의 한 가운데, 이런 가짜 휴전 중에, 나는 내 손을 내밀었고 파리라는 얽힌 실타래를 만졌다. 이 파리의 무한한 물질은 모두 그 자체의 둘레를 둘러쌌고, 그 대기의 침전물은 그들 창문에 내려앉고 구름과 다락방의 이미지들을 형성한다. 그때는 어떤 무질서도 없었다. 세상은 여전히 겁에 질리고 확립된 무언가여서, 그 경첩에서 흔들리고, 실타래의 거리와 나무와 이름과 달들 속에 돌아갔다. 피난용 비상구를 열어야 하는 무질서도 없었고, 오직 지저분함과 빈곤, 퀴퀴한 맥주의 유리잔들, 방한구석 양말들, 섹스와 머리카락 냄새를 뿜는 침대만 있었다. 작고 가는 손을 내 허벅지를 따라 쓰다듬는 여인, 아주 잠깐이라도 공허감의 깊은 골짜기 속 각성 상태의 나를 끄집어낼 수도 있었을 손길을 미루었다. 너무 늦었다, 항상 너무 늦었다, 왜냐면 우리가 그렇게 수도 없이 사랑을 나눴지만, 행복은 무언가 분명 다른 것이었나, 아마도 이런 평화, 쾌락, 유니콘 혹은 고립된 섬의 기분, 부동성 속에 끝없는 추락보다 더 슬픈 무언가였나 보았다. 라 마가는 내 키스들이 그녀를 넘어 열어젖히기 시작하는 눈과 같다는 것을 모르고, 세상의 다른 개념, 시간의 물결을 가르고 이를 무효화하는 검은 뱃머리의 어지러운 수로안내인임을 알아보는 것처럼 바깥에 맞춰나는 것을 몰랐다.

오십 년대 그 시절에 나는 나 자신이 라 마가와 실제로 일어났어야 했던 일의 다른 관념 사이의 우리에 갇혀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내가 자유를 찾자말자 내가 자유롭다는 느낌이 드는 일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하는 때에, 마가의 세상과 로카마두르 세상에 대항해 들고 일어나는 일은 어리석었다. 몇몇 다른 사람들처럼 위선자, 이는 내 자신의 피부, 내 다리, 라 마가로부터 쾌락을 얻는 내 방식을, 막대 사이로 키에르케고르를 읽고 있는 새장에 갇힌 앵무새가 되겠다는 나의 획책을, 염탐하도록 나를 졸랐다. 나는 생각한다. 가장 내게 성가신 일은 마가가 자신이 증인이란 생각은 도통 하지 못한다는 점으로, 오히려 내가 운명의 탁월한 명수라고 확신하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은 내가 마가 세상에 나 자신이 에워싸웠다고 느끼는 그 시절만큼 내가 자유에 그렇게 가까이 다시는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일이었다. 그리고 달아나고자 하는 내 불안은 패배의 인정이었다. 인공적인 강타와 마니교의 빛줄기, 혹은 건조한 어리석은 양분론으로 나는 라 마가가 나를 로카마두를 방문하라고 나를 이끌던 곳의 가레 드 몽파르나스의 계단들을 올라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자 영 비통해졌다. 왜 나는 일어나고 있는 일을 설명하려는 노력 없이, 칼레 코차밤바의 마당에 제라늄 화분들을 정렬하던 것처럼 질서 혹은 무질서라는, 자유와 로카마두르의 생각들을 떠올리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었을까? 아마도 사람들은 열쇠가 변소로 혹은 올리브 정원으로 들어가는 자물쇠로 맞도록 하기 위해서 어리석음의 깊은 구렁에 떨어져야 하나 보았다. 잠시 동안 라 마가가 그녀의 아들을 로카마두르라고 부르는 수준까지 환타지의 나래를 펼쳐 나를 놀라게 했다. 클럽에서 우리는 이유를 찾는 일을 관두었다. 라 마가는 그녀의 아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말만 했지만 아이 아버지가 사라진 뒤에 아들을 로카마두르라고 부르는 게 나아 보였고 그가 앙 누리스(유모와 함께) 양육하라고 시골로 보냈다. 때로 라 마가는 로카마두르를 언급하지 않고 몇 주를 보내기도 했고 그때는 항상 그녀가 리더(Lieder, 가곡)의 가수가 되고자 희망하는 때와 꼭 겹쳤다. 그러자 로날드가 카우보이 붉은 머리를 하고 피아노 앞에 앉고서 라 마가는 휴고 볼프가 지은 곡을 흉포하게 내질렀다. 이 소리에 마담 누게는 옆집에 앉아 세바스토폴 대로의 가판대에 내다팔 플라스틱 구슬을 꿰고 있다가 소스라쳐 몸을 떨었다. 라 마가가 부르는 슈만의 노래는 제법 유쾌했지만 모두 달에, 그날 밤 우리가 무엇을 할지, 그리고 또한 로카마두르에 좌지우지되었다. 라 마가가 로카마두를 생각하자마자 노래 부르는 일은 제대로 망했고 로날드는 피아노에 홀려 남겨졌다. 줄곧 그의 밥bop 느낌 물씬한 음악 같은 것을 맹연습하는 혹은 우리를 무슨 블루스로 가만히 우리를 뻑 가게 하는 세상과 함께.

나는 로카마두르에 관해 적고 싶지 않다. 적어도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왜냐면 나 자신에 너무나도 가까이 접근해야할 것이며, 중심에서 멀리 나를 떼어놓는 모든 것을 약해지도록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말꼬리가 항상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내가 알고 있는 아주 조금의 보장도 없이 중심에 관해 이야기하는 일로 꼭 이끌리고 우리 서양인들이 우리의 삶을 규제하려는 데 사용하는 방법인, 기하학의 올가미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끝을 맺는다. , 중심, 레송 데트르(담배), 옴팔로스(배꼽, 중심), 향수 어린 인도-유럽식 이름들. 내가 가끔 묘사하려고 하는 이런 존재들조차, 내가 고엽처럼 돌아다니고 있는 이런 파리조차, 만약 그 뒤로 축, 중심대와 다붙은 존재에 대한 불안을 통제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모든 단어들, 똑같은 무질서에 대한 이 모든 용어들. 때로 나는 삼각형은 어리석음의 다른 이름이라고 확신한다. 형체로 만져지는 성운, 라 마가를 안고서, 나는 바스러뜨린 빵으로 인형을 빚는 것만큼이나 내가 결코 쓰지 않을 소설을 쓰는 일이나 모든 사람들을 벌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의 방어하기 위해 내 삶을 바치겠다거나 하는 일만큼 이치에 맞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진자의 추는 즉각 방향을 바꾸고 거기 나는 다시 마음 달래는 생각들 사이에 있다. 무용지물 인물, 위대한 소설, 영웅적인 죽음. 나는 이들을 사소한 것에서 위대한 것까지 줄을 세웠다. 인형, 소설, 영웅심. 나는 오르테가가, 셸러가 아주 샅샅이 파헤친 가치들의 순서들에 관해 생각했다. 미학, 윤리, 종교. 인형, 소설. 죽음, 인형. 라 마가의 혀가 나를 간지럽힌다. 로카모두르, 윤리, 인형, 마가, , 간지럼,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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