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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뻘짓)

Sleepless night p26-29

by 어정버정 2023. 4. 22.

2018-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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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기 맨해튼 중심가에, 아래 위 사는 사람들을 멸시하며, 호텔이 앉은 자리가 무슨 압도적인 은혜라도 되는 마냥 믿으며 살았다. 하늘에는 별 하나도 보이지 않기 마련이었지만 하늘은 항상 멀리 깜박거리는 빛으로 밝았다. 나무도 하나 보이지 않았지만, 하지만 마치 기적처럼 작게 쌓인 잔가지들과 날려 온 나뭇잎들이 홈통에 모여들었다. 사물들 한 가운데 모호한 정글에 사는 일은, 흡사-뭐에 가깝다고 하려나? 걷는 거리 안의 모든 장소들은 사람들이 결코 걸어 들어가지 않는 정글.

하지만 그것도 역사가 되었다. 험악한 황혼이 회색과 붉은 빌딩들 사이 텅 빈 곳으로 떨어졌다. 그 속에 호텔은 일종의 키 작은 덤불, 들고나는 뜨내기들에게 질퍽한 디딤대였다. 늙은 호텔 생활자들에게 불안정한 마음에 아로새기는 그 흔적들이란-침울한 부조리들, 그들의 망상과 실종들.

이런 사람들은, 그리고 그 일부들은 몇 년이고 거기에 지냈다. 최근에 강도가 든 집에 사는 것처럼 살았다. 전화선은 끊기고, 그들의 세상은 형편없이 훼손이 되고, 기억은 기이한 상실의 애가였다. 그들 직접 자신들을 도둑질이라도 한 듯, 그런 게 오히려 은근히 생기가 더 돋았다. 셋방으로 나앉는 일에 보답으로 아무 것도 받지 못했다고 상상하지 마라. 그들은 많은 것을 가졌다. 정말이다. 그들은 거만함으로 잊어버린 대출금일랑, 연체금일랑, 허비한 혼인으로부터, 수많은 빚으로부터 벗어났다. 이런 것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야근 호텔 근무자들이 정리를 하던 옆 쓰레기통으로 바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질퍽하고 한심한 마카로니, 빵 반죽이 다인 미트볼, 말라가는 샌드위치 조각들이 든 오토매트(자동판매식 식당). 진흙, 끈적한 접착제, 가죽, 이런 질감들 사이에서 다들 선택을 했다. 일그러지고 뒤틀린 저녁 식사자들의 불행과 그들의 역겨운 습관들. 그들은 필수불가결하다. 하수관처럼, 바우어, 클라인즈, 14번가처럼. 모든 거대 도시들은 당신의 목발을 집어던질 수 있으리라 바라는 루르드였다. 하지만 목발에 비틀거리며 걷고, 성지의 보호아래 절룩거려야만 한다.

스카일러(Schuyler 호텔, 맨해튼의 호텔)은 적잖이 추저분했고, 아주 추저분한 인생들이 드나들었다. 얼룩진 깔개와 벽은 어떤 노력도 턱도 없이 닿지 않을 곤경이었고, 정처 없는 떠돌이 기운이 마치 상처 딱지처럼 모든 것을 딱딱하게 굳혔다. 반복-아무도 어디 도망을 못 가고, 그럴 노력을 벌이는 처량한 사람들은 어느 누구보다 더 깊숙이 덫에 사로잡혔다.

중간 지대(맨해튼 미드타운)- 동쪽으로, 판매로 나온 많은 것들이 번쩍이며 아름다운 곳으로 바라보이고. 눈을 서쪽으로 돌리면-술꾼, 배우, 도박꾼들, 웨이터들이 쐐기풀 덤불처럼 불쑥불쑥, 회색이 된 속옷차림으로 종일을 자던 사람들이 저녁 막 기지개를 펴는 활동을 위해 갈색 정장과 스냅브림 중절모를 차려 입고 신선함과는 한참이나 먼 냄새를 풍긴다. 그런 때는 느슨하게 연결이 이 사람들 주위로 어떨 때는 두꺼운 그리고 우둔한 그러면서도 수동적인 공기가 흐르고, 거리의 얼굴들은 아직은 위험과 도전의 표정으로 굳어지지 않았고, 악의와 대담무쌍함의 얼굴, 대낮의 일광 속에 게슴츠레한 죽음의 얼굴이다.

벌이가 시시한 우리 주변의 작은 가게들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 그리고 우리의 기념품들과 우상들이 얼마나 뒤얽혔는지 설명을 해준다. 도시 속 이방인들을 바라보라, 불쌍한 사람들, 얼떨떨한 상태로 결정을 내리고, 호기심 안 돋는 기품(奇品), 별스럽지 않은 장식품에 동전과 지폐로 맞바꾼다. 6번가 대로는 손자들의 서랍, 책상, 상자들, 다락과 지하저장고 속에 파묻혀 누워 있다. 거기, 시꺼멓게 되어, 죽은 시계들, 새끼손가락에 맞을 기다란, 타원형 가락지들, 긴 턱의 아프리카 인형 머리가 된 매끈한 윤을 낸 나무 조각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열쇠고리들이 있다. 그리고 작고 요란스러운 가게들이 있었다, 감옥처럼 좁고, 대부분 밤 내내 열려, 오래 먹고, 긁히고, 낡아 얇아진 재즈나 레이스 레코즈들-보칼리온, 오케, 그리고 브룬즈윅 상표들의 레코드들을 팔았다.

그리고 52번가 거리에 의뭉스러운 재즈 클럽들에 딸린 인물들의 커다란 확대 사진들, 악기, 이름들. 여송연을 잘근거리며 씹고 있는 작은 남자들이, 추위나 더위 속에 밖에 서서, 공연자의 이름들을 외쳐 부르고 단 삼일 밤만, 혹은 뉴욕에서 마지막 밤이라고 목을 뺐다.

연석에, 택시에서 나오며, 혹은 화이트 로즈 바에서 술을 마시며 거기 그들이 있었다. 지친, 갈색의 얼굴을 한 위대한 연주자들이 이른 저녁에 수수께끼처럼, 특유의 기침을 밭고, 벌어진 입술에 노란 눈동자를 하고서. 그들의 옷은 밝은 색깔의 주름이 져 뼈-섬유질 새 깃털처럼 딱딱한 옷을 입고.

그리고 거기 그녀가 자주 있었다-‘기이한 여신’, 빌리 할리데이.

진짜 사람들이다. 당신의 아버지나 어머니와 전혀 닮지 않은, 오래전부터 이제 은식기와 사진들과 몇 개 새 전등불과 새 지붕을 인 집안의 집에 홀로 살고 있는 그런 친구들-마침내 죽을 준비를 하기로 마침내 마음을 먹은 사람들과도 영 달리.

밤에 추운 겨울 달빛 속에, 1943년 경, 시의 화려한 행사는 그나마 얌전한 편이었다. 청소년들은 잠을 잤고 위협은 오직 경관, 미학 속에만 있었다. 진창으로 녹은 더러운 눈은 배수로에 있고, 잃어버린 검정 덧신 한 짝, 아마 지나던 차에서 던져버렸을 하얀 팬- 하나, 살인적인 방탕은 음악과 함께 흘렀고, 피부와 뼈와 불가분이었다. 그리고 항상 어둠에서 빛나는 그녀의 자기 파괴도.

우리가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뚱뚱했다. 크고, 휘황찬란하게 아름답고, 뚱뚱했다. 그녀는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그 순간에 거의 나이 지긋한 부인처럼 보였다. 누군가 진짜 합리적으로 돈을 은행으로 날라가, 종이에 날인을 하고, 잘 어울리도록 짜놓은 커튼이며, 걸어놓은 드레스며, 짝을 지어놓은 구두들을 금색과 은색, 검정과 흰색을 준비를 시켜놓은 사람. 그처럼 허깨비를 드러내다니 얼마나 기이한지, 미친 짓이다, 어떤 여자도 아내 혹은 어머니가 아닌 적이 없었고, 그렇게 무심하지도 않았으니. 그래 보이려고 한다면 그럴 듯해도 보일 딸인 적도 없었구나. 어린 소녀의 측은한 달콤함을 마음에 떠올리는 것은 거의 없었다. 아니, 그녀는 눈부시게 번쩍이고, 어두침침했고 홀로였다. 물론 결코 혼자이지 않았지만, 결코. 위풍당당하게, 사악하게, 결연하게.

크림빛 입술, 번들거리는 눈꺼풀, 격심한 향수-그리고 그녀의 목소리에는 열대의 I r의 소리가 담겼다. 그녀의 존재,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는 불안을 창출하였다. 붉고 긴 손톱과 증폭을 한 기타의 소리. 여기 절대 기독교도가 아니었던 여자가 있었다.

백인 관객의 일부로 이런 바로크풍 알쏭달쏭한 혼령을 안다고 이야기하는 일은 과유불급이다. 그래도 개인적일 수도 있을 기억의 작은 자배기들을 가진 사람들은 많다. 때로 그들은 일종의 그 교환물들을 기억했다. 그리고 물론 크고 하얗고 아름다운 귀처럼 끼고 있던 선정적인 치자 꽃들, 묵직한 웃음, 믿기 어렵게 가지런한 이빨들, 호화로운 머리, 에게 해에서 씻어놓은 듯, 고전적인 머리. 때로 그녀는 붉은 색으로 머리카락을 물들었고 마른 피처럼 그녀 머리통에 납작하게 곱슬머리를 눌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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