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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 헛짓

No fond return of love 1

by 어정버정 2023. 5. 7.

 2009-12-18

No Fond Return of Love, 1961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긴 하지만 아마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조금 비정상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덜키 메인웨어링은 그녀의 약혼자가 어떻게든 그녀와 결혼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혹은 약혼자 말대로 그는 그녀의 사랑을 받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 그녀는 상당한 불행 속에 몇 달을 견디어 내고는 이런 상태에서 이제 기운을 차릴 수 있겠다 생각했다. 학회 시기가 되었음을 깨닫고 학회가 그녀 같은 지경에 있는 여성에게 적합한 딱 그런 종류의 일로 여겨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사람의 삶을 관찰하며 비록 주말 기간 뿐이고 상당히 비통상적인 환경이긴 하지만 기분전환이 될 것 같았다.

왜냐하면 한 무리의 성년의 사람들, 대부분 중년 혹은 더 나이 많은 사람들, 세상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미묘한 점들을 학문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더비셔에 있는 여자기숙학교에서 모여든 사람들만큼 기이한 게 또 있을까? 방 또한, 운좋게 그들은 기숙사로 몰려들어 가지 않아도 되긴 했지만, 괴이하였다. 좁은 사각의 방안에 두 개의 철제 침대를 보면 낯선 동행인과 방을 써야 함을 예상할 수 있었다.

덜키는 누가 될까 추측을 해보았다. 그녀의 등장을 예상해보는데 룸메이트는 설마 여자이겠지 이런 염려가 들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과 방을 나눠 쓴다니 적어도 재미는 있을 거야라고 그녀는 용기를 내며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복도를 따라 걸어오는 발자국소리를 듣자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문이 열리면 그들은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하게 될까 궁금해졌다. 그러나 발자국 소리는 지나쳐 조금 더 가 멈춰 섰다. 다시 두번째 침대를 쳐다보았는데 침대가 이상하게 납작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커버를 들어올려 보니, 침상이 만들어 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즉시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실망감이 들었다. 그녀는 용기를 쥐어짤 수 있다면 다음 방에 누가 있나 보러 갈 수 있을것이다.

 

온 게 잘못이었다. 바이올라 데이스는 지금, 작은 감방 같은 방을 낙담하여 둘러보다가 두번 째 침대를 발견하고는 거의 공황에 가까운 느낌까지 들었다. 그 침대는 그녀와 같은 하얀 벌집모양 퀼트로 만든 이불로 덮여 있었다. 그러니까 이 초라한 방을 알지 못하는 사람과 나누어 쓰야 한단 말이지. 생각만해도 끔찍하였다. 조심스럽게 그녀는 퀼트 이불 한 쪽을 올려 침상이 마련되어 있나 살펴보았다. 적이 안심되게 그렇지 않았다. 왜냐면 그 아래는 베개와 줄무늬 아마포 껍데기와 회색 담요 한 무더기만 보였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때까진 그녀는 혼자 방을 차지하고 있을 예정이었다. 이제 사흘 밤 견디는 게 조금 가능해 보이기도 하였다.

그녀는 담뱃불을 붙여 창문 밖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녀 아래 담 가장자리에 달리아가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사과와 배가 무겁게 나무에 달려 있었고, 멀리로 황야가 언덕과 세상 바깥너머로, 자유가 확연한 곳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문에서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바이올라는 몸을 돌려 놀라서 들어 오세요라고 조금 날카롭게 말을 했다. 삼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다소 키가 큰 여성이 보였다. 유쾌한 얼굴과 밝은 머리를 가진 여성이 문가에 서있었다. 그녀는 트위드 양장과 투박한 생가죽 신을 신고 있었는데 가는 다리를 생각하면 많이 무겁겠다 싶었다.

활기 없는 영국식 독신녀의 길에 벌써 반쯤 들어선 사람 같다고 바이올라는 생각했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창백하고 조금 수척한 얼굴에 정리되지 않은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자신과는 참으로 대조된다고 깨달았다.

저는 덜키 메인웨어링이에요 밝은 머리결의 여자가 말을 했다. ‘제 방이 당신네들 방 옆이에요. 혹 함께 저녁 먹으러 가도 될까 궁금해서요.’

그렇시다면야, 그러죠 바이올라는 다소 공손하지 못하게 말을 하였다. ‘제 이름은 바이올라 데이스라고 해요. 무얼 하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요?’

아마 아는 사람 아무도 없을 거 같은데요.’ 덜키가 말했다. ‘아무도 저녁 식사하러 옷을 갈아 입지 않으면 선내에서 첫날 밤 같을 거예요. 내가 알기로는 여기서 이런 종류의 학회가 열린 것은 처음인데. 그들은 종교단체들도 묵고 있다고 들었어요. 작가들도 역시. 어느정도는 우리는 작가겠지요?’

그래요, 우리를 그렇게 부를 수도 있지요.’ 바이올라는 그녀의 립스틱을 꺼내고 거의 난폭해 보일 정도로 발랐다. 마치 그녀는 가능한한 학술세계의 좀더 무미건조한 주변부에서 일하는 사람과 다르다고 공언을 할 작정이라도 한 것 같았다.

덜키는 넋을 놓고 그 결과를 응시하였다. 홀쪽한 얼굴에 번쩍이는 산호 색깔의 입은 희한하지만 충격적이어서 그녀 자신의 조심스럽게 해놓은 자연스러운 화장이 조금 못마땅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데리고 학회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별나요.’ 덜키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교정을 보고 서지를 작성하고 색인을 만들까요? 그리고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을 위해 다소 단조로운 보람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요?’

그녀는 단어를 거의 음미라도 하는 듯이 길게 늘여 발음하는 거 같다고 바이올라는 생각을 하였다. 극도로 따분한 인상을 주려고 작정이라도 한 거 같았다.

, 제 생활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녀는 재빠르게 말했다. ‘전 저 혼자서 직접 조사를 해왔어요그리고 이미 새 소설도 시작을 했고. 제가 진짜 여기 온 이유는 강사 중의 한 명을 알고 있어서……’

바이올라는 말을 망설였다. 다시 마음 속에 낙담이 솟아 올라 분명 여기 온 것은 실수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훌륭한 미스 메인웨어링은, 그녀가 방금 묘사한대로 지루한 일들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을 바로 상상할 수 있는 이런 분은 그러나 그녀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거 같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다.

저는 단지 임시직 일을 하면서 색인을 만들어요.’ 덜키가 활기차게 말했다. ‘저는 어머니께서 아프실 때 집에서 더 작업을 잘 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정규직은 실제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종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비올라는 종소리에 덜키에게서 받은 우울한 기분이 더 깊어지는 거 같았다.

저녁 식사인가 봐요.’ 그녀가 말했다. ‘그럼 아래로 내려갈까요?’ 저녁 시간 어느 순간에 분명 그녀를 떼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에일윈 보브스는 반이 찬 납작한 진 병을 그의 짐가방안 개어져 있던 파자마 사이에서 들었다. 그건 런던에서 이 먼 더비셔 마을까지 무사하게 이동하여왔다. 그는 제일 먼저 그걸 화장대에 놓았다. 그러나 그의 효모 알약과 위장 가루약과 머리 수렴제와 같이 있을 만한 물건이 아닌 거 같았다. 다른 찬장이 없어서 결국엔 옷장 안으로 들어가야 할 거 같다. 거긴 전통적으로 조금 부끄러운 생각으로, 술병을 숨기는 장소였다.

그의 짐 중에 다른 중요한 물품은 그가 할 편집자의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한 강의에 대한 기록이었다. 그는 침대 곁 의자에 노트를 놓았다.

그러고나자 그는 세면대 위에 사실 작은 찬장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아마 약병들을 올려 놓는 곳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옷장에서 진 술병을 꺼내 들어 찬장에 놓았다.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 과연 종업원들이 정직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종업원 중의 한 명이 아침에 그의 방에서 그녀가 하듯이 진 술병을 입술에 가져가 벌컥 마셔버리는 상상이 떠올랐다. 어쨌거나, 그런 위험 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마음 먹고 진을 효모 알약과 위장 가루약과 함께 작은 찬장에 두었다. 그러나 그는 머리 로숀을 사용할 때 어디에 있는 게 적당할지 결정을 하지 못해서 화장대 위에 그건 그대로 남겨 두었다. 그 다음에 그는 강의 노트를 침대 옆 의자에서 집어 브러쉬와 피렌체 가죽 징 박은 상자 옆에 두었다.

 

이제 짐가방에 남은 거라곤 그가 편집자로 있는 문학 저널의 최신호들과 커다란 역시 피렌체 가죽 장정된 사진틀 속의 자신 아내 마저리의 사진이었다. 그는 저널을 꺼내어 침대 옆 의자에 놓았다. 그 자신이 침대에 누워 저널을 읽고 있는 그림이 연상되어 기분이 조금 안좋았다. 마저리 사진 놓을 만한 적당한 자리가 없어 사진틀은 다시 짐가방 안에 넣고 가방을 닫고 침대 아래로 밀어 넣었다. 일을 끝내놓고 보니 꺼내 놓아도 쓸모가 없어 보였다.  

그는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긴 복도를 세면실이 어디쯤일까 궁금해하며 훑어보았다. 그는 몇발자국 망설이며 한쪽으로 걸어 나와 보았다. 그러다 코안경을 끼고 머리망을 하고 커다란 붉은 꽃 무늬가 퀼트된 가운을 입은 나이 든 여인이 수건과 스폰지백을 들고 그를 향해 결의에 찬 모습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가 어느 쪽으로 나아가든, 그녀는 분명 그보다 먼저 세면실에 다다를 것 같았다. 그는 재빠르게 피난처인 그의 방으로 몸을 피했다. 남녀 구분조차 없단 말인가?

그 여인의 발자국소리가 저벅저벅 지나 그의 옆 방에서 멈추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미스 페이스 랜들 그의 동료 강사임을 깨달았다. 그의 마음의 눈에 그녀가 하기로 한 색인 다는 법의 몇가지 문제점 강의 제목이 떠올랐다. 모든 강의 제목이 무언가에 대한 몇가지 문제점들일까?하는 이번에는 조금 더 대범하게 복도로 걸어나가면서 의문이 생겼다.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서 그는 양치질 용 컵에 진을 따라 부었다. 수도꼭지에서 수돗물을 더하고 그게 마치 약이라도 되는 듯이 조금 재빠르게 들이켰다. 어떻게 보면 약이기도 하였다. 저녁을 먹으러 내려 가야겠지. 그는 강사는 학회의 다른 회원들과 떨어진 탁자에 앉는다는 생각에 적이 안심이 되었다. 그는 코안경과 머리망을 한 미스 랜들을 떠올려보고 그가 만약 그녀 옆자리에라도 앉게 되면 대화로 무얼 나눌까 궁금해졌다. 내가 정통한 색인들? 간통, 경영, 낙태……왕새우, 요업, 임신- 이거 좋은데! 아마 너무 빨리 들이켰나 보았다.

 

저 잘생긴 남자는 누구에요? 저녁을 위한 마지막 뎅소리가 나기를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섰다가 덜키가 바이올라에게 속삭였다.

잘생긴 남자라.어디요? 바이올라는 다 둘러보아도 잘생긴 학회 회원은 없다는 생각에 빠져있던 참이었다. 사실, 학회가 배우나 영화 스타들의 회의가 아니라면 잘생긴 사람들로 구성될 수나 있을까 궁금증이 들었었다. 그러나 덜키가 말을하자마자 그 사람이 누군인지 바로 짐작이 갔다. 그녀는 기이하게도 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화가 나고 거의 실망스럽기까지 하였다.

그녀는 올려다보고 금빛 사자머리, 잘 생긴 콧날, 검은 눈빛, 그래서 비전형적인 밝은 머리카락을 쳐다보았다.

, 그래요.편집자의 몇 가지 문제점.  덜키가 인용을 하였다. 다른 문제점도 가진 사람으로 보이는데요. 제 말은 저렇게 잘생겼다면요. 그는 어디 편집자래요? 잠깐 기억이 안 나네요. 그는 정말 우리의 문제점을 알까요?

바이올라는 에일윈 포브스가 편집하는 저널 이름을 말해주었다. 조금 잘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죠라고 덧붙였다.

?

그하고 전 한때……’바이올라는 말을 흐리며 그녀의 은색과 검은색 겉옷의 술장식을 쓸어내렸다.

그렇군요. 덜키는 물론 종잡을 순 없었지만 그렇게 말했다. 그들이 대체 무슨 사이였을까? 아직도 그런 사이일까? 연인? 동료? 편집자와 부편집자? 어느 봄날 오후, 먼지 많은 도서관 색인 카드 카탈로그 옆 어디 적당한 데서 그녀를 그의 팔에 단순하게 감싸 안는 그런 관계? 바이올라의 연막을 친 힌트로만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일인가 보았다. 가끔 여성의 신중함이란 이리 성가시기도 하다.

결혼은 했나요? 덜키가 단호하게 물었다.

, 물론이죠. 어떤 의미론, 그래요. 바이올라가  성급하게 대답했다.

덜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보통 결혼을 한다. 그런데 어떤 의미론인 경우는 얼마나 될까?

에일윈 포브스는 그들이 서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우와, 안녕하신가, 바이! 당신이 여기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그는 즐거운 어조로 말을 걸었다. 학회를 위해 특별히 취하는 것만 같은 어조였다.

안녕하세요, 에일윈 바이올라가 덜키의 존재에 주춤거리며 그가 그녀를 바이라고 부른 데에 불쾌해하며 말했다. 그녀는 바이올렛이라는 세례명을 상기시키는 걸 싫어하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워즈워드를 좋아하였는데 잠시 착각해 이끼낀 돌부리의 제비꽃(바이올렛), 사람들에게 보일락말락 숨어있는 이라는 싯구에 매료되어 바이올렛이라는 이름이 그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 못하고 이름을 붙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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