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5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깬 것은 아니었다. 이자벨은 그날 아침 일찍부터 이미 잠에서 퍼뜩 일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새로운 일이었다. 한 2주일 전까지도, 그녀는 매일 언제 침대에 들더라도 꼬박 아홉 시간을 잤다. 그녀는 휴식이 필요했다, 그녀는 여전히 젊고, 이번 세기보다 단 두 살 젊은, 이제 겨우 스물여섯이었으니까. 그리고 비록 그녀의 흰 피부는 절대 상기되지도 않고 작고 여리여리한 이목구비는 그런 모습을 의도하여 조각을 한 것 마냥 차분하고 화사하긴 해도, 그녀가 깨어 있는 시간은 늘 움직였다. 그녀는 아름다웠고, 그녀는 대단하다시피하게 부자였고, 그녀는 비극적인 미망인이었으며, 오를레앙 왕가 지지자 가문에서 내려오는 그녀의 혈통에는 이국적인 고귀함이 있어, 비록 루이지애나에 있는 일개 모피 집산지였던 시절 세인트루이스에 정착하긴 했어도 가문의 프랑스적 특성을 결코 잃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많은 이들이 그녀를 만나는 일을 좋아했다. 먼지로 희미한 샹들리에가 오래된 프랑스 포부르 셍제르맹 공중 한복판에 늘어뜨린 코담배 덩이들처럼 보이는 종류에서, 모더니스트 가구가 열차에서 뜯어내온 내장 같은 데까지, 온갖 종류의 집안들이 그녀를 열린 마음으로 맞아들였다. 이자벨은 그들 대부분 집에 참석했고, 그녀의 방문 사이에 랑드에서 그녀는 말을 타고 멧돼지를 사냥했으며 칸에서 보트 항해를 하고, 테니스 명수들과 테니스를 쳤으며, 힘들더라도 타격에는 아름다움이 들었기에 그 두들기는 소리를 즐겼다. 게임이 그녀 체구로는 너무 빨랐지만 그녀의 마음만은 항상 이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실은, 그녀가 이런 활동들을 완전히 삼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녀는 몇 시간씩 긴 의자에 누워 있을 때면, 너무나도 기력 없이 누운 터라 몸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쉬폰 자락이 무슨 돌인 것처럼 가만히 늘어져, 말간 얼굴은 여전히 밝으나 그 관례에 따라 눈부시지는 않는, 마치 잔잔한 바다에 반사된 별처럼, 천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때라도 오른손은 직조기의 북을 던지고 있는 것처럼 손목을 젖히며 쉬지 않고 움직였다. 진짜 직조 중인 북이 있긴 해도 그녀의 이마 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그녀의 능숙하고, 강철 같은 마음은 절대 쉬지 않았다. 그녀는 소르본을 떠난 이후로 추상적인 생각들에 곤란을 겪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낱낱이 지력의 명석한 힘 아래 짚어보는 일을 좋아했다. 왜냐면 그녀는 강박인 공포 하에서 바둥거리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기질 상 그녀는 다른 이들보다 차분했다. 만약 그녀가 다른 이들보다 행동에 있어 출중하게 빠르지 않았다면 그녀는 선병질적인 미치광이라고 불렸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온화하고 차분한 사람들, 음주벽이 절대 들지 않는 사람들, 입에도 대고 맛보지 않는 사람들이 웬일인지 어느새 술에 취한 자신을 발견할까 공포에 시달리는 일이 때로 일어나듯이, 이저벨은 그칠 새 없이 이성이 삶을 기만할 정도의 그런 상태로 파괴적인 충동적인 행동을 표출할까 두려워했다. 그러므로 그녀는 청소년이 수염 없는 턱을 면도기로 깎아대는 그런 가당찮은 열성으로 쉬지 않고 그녀의 정신을 두고 분석 능력을 가동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포츠와 현학 취미 사이에, 그녀는 충분히 바빴고, 대부분 밤에 머리가 베개에 닿기가 무섭게 눈이 잠겼다. 하지만 지난 밤, 그녀가 앙드레 드 베르비에르와 연결되어 있는한, 그녀는 그녀가 미워하는 모든 것들의 협력자이자 노예라는 사실을 침대 위 천장에 달라붙어 있는 것 같이, 직시하느라 그녀는 꽤 오랫동안 잠이 못 들고 누워 있었다. 충동, 파괴, 비이성, 그리고 고함질러대는 히스테리아까지. 자신에게 부끄러운 현 상황을 사실로 상정하고 있다는 혐의, 사실 어떤 근거라고는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일에 대한 끔찍한 상황 상의 세부들로 미늘이 돋은, 어떤 논리적 태도도 포괄할 수 없는 폭력적인 포옹으로 무효화되어 버린 것으로-그리고 이 점이 어느 무엇보다 마뜩찮은 점이었다-갑자기 상정해 버리고 그 자체의 방식대로 그 비난을 논의하고 허위로 철회되기를 원했기 때문에 때문에 특히나 거북살스러웠는데-이는 앙드레 드 베르비에르와 같이 있는 한 그녀의 매일의 양식이 될 것이었다. 이는 그녀에게 아무튼 심히 가공스러웠다. 그녀가 살아가기를 바라는 삶의 종류나 전형이 당장 닿을 듯이 가까이 있지 않기는 해도, 로런스 베논이 그녀를 만나러 버지니아에서 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는 참담했다. 하지만 그녀는 젊었다. 그날 종일 콩피에뉴 숲에서 말을 탔다. 그녀는 몸을 뒤척이며 돌아눕고, 중얼거렸다. ‘아, 오노레 삼촌이 여기 계셔서 내가 어떻게 하라고 하면 좋을 것을!’ 그러다 갑자기 잠이 들었다. 하지만 몇 시간 뒤에 그녀는 갑자기 다시 잠이 깨었다. 그녀는 앙드레의 방에 서있던 기억이 났다. 앙드레의 팔이 그녀 주위로 굴레라도 남긴 듯이 스스로 몸을 흔들며 그녀의 입술을 성마르게 북북 문지르며 소리소리 질렀다. ‘그래, 아주 그럴 듯하게 들리긴 하지만, 왜 내가 마크 살라프랑크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확신한다는 말을 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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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에게 ‘당신 말 안할 거야?’ 간청을 했다. ‘당신 들은 말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냐! 모든 걸 망칠 줄 번연히 알면서. 이해가 안 가, 어떻게, 당신이 내가 살라프랑크와, 당신에게 외도를 했다고 생각하면서, 나와 사랑을 나눌 마음이 드는지! 모든 걸 다 망치면서!’
그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사람이 짐승을 호출할 때 그러듯이, 손바닥을 아래로 두고 구부러진 네 손가락에 엄지만 퍼덕거렸다. 그녀는 이를 그녀의 요구가 식사 때 애완용 개가, 현명한 주인의 인정보다는 달래 달라는 간청의 재롱을 부리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그가 보기엔 그녀는 아마도 외국문물에 덟어서, 그의 비난들을 두고 그와 말싸움을 벌이는 그 시기 선택에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는 문제를 일으키겠다는, 재미있고, 흥분되는 문제를 일으키겠다는, 최고조에 이르도록 신경을 옥죄겠다는 그 의도는 충분히 이뤘다. 그러니 그 유효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이런 원칙이, 흥분을 돋구치는 거라면 어떤 방도든 무방하다는 원칙은 그의 삶에 속속들이 퍼져있었다. 이런 점은 그의 왕정주의자 정치관이 해명이 되었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프랑스에 왕이 들어서는 일만큼 가능성 없는 일도 없는 줄을 잘 알았다. 왕정주의는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비방, 따귀 때리기, 결투, 죽음, 투옥을 그리고 감옥에서 탈주들을 도발하였다. 그래서 이를 옹호했고, 논리적인 배경은 없었다.
그녀는 혐오로 몸서리쳐지는 자신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없어 무너져, 그 옆에 소파에 쓰러지듯 털썩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녀가 그와 더 가까이 있으려고 다가온 것이라 생각하고, 애정 어린, 휘감기는 뱀처럼 팔로 그녀의 몸을 휘둘렀다. 어느 면으로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는 상상이 가능한 그녀의 집단에 대한 아주 극단적인 선호도를 지녔고, 이는 영원히 가리라고 역력히 믿었다. 그는 그녀의 돈이 필요하지 않긴 해도 늘 그녀에게 결혼해달라고 졸라댔다. 이런 고려사항들이 그녀를 다루는 상대편의 잔인하고 요란스러운 성정에 대한 그녀의 혐오감을 거의 덜어주지 못한다는 점은 사뭇 기이하기까지 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귓불을 건드리고 민감한 부분을 찾자, 곤두선 신경에 그녀의 불만들이 잔뜩 터져 나왔다. 그것도 잘못된 불만들로, 덜 중요한 불만들로 쏟아지자 자신이 하소연에는 참 재주가 없다는 처량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신은 우리가 거실을 떠나기 전에 그 말을 했어.’ 애통한 목소리였다. ‘마담 뷔욤이 분명 들었을 텐데.’
‘아주 멍청한 사람이라 설사 들었다고 해도 이해는 못했을 거야.’ 태연하게 앙드레는 말했다. 일화에 대한 파리지엥다운 열정에 빠져나갈 구멍을 알아보고, 그는 말을 이었다. ‘그 사람 남편이 직접 돈을 벌어 썼다는 말을 했던가?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야. 불가리아의 페르디난드 1세가 1912년에 파리에 왔을 땐데,……’
그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녀의 시선은 쪽모이 바닥 에 고정되었다. 토탄 색깔로 짙은 부분에서 로렌스 버논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는 사이프러스 가로수 길이 보이는데 이 길은 오래된 기둥으로 된 길과 그의 조용한 집, 마운트 아이리스로 이어졌다. 앙드레가 끝을 내자 ‘당신을 이해를 못하고 있어, 앙드레,’ 그녀가 말을 했다. ‘나는 당신을 떠나고 싶어. 나는 이 모든 것을 멈추고 싶어.’
‘오 내 아기!’ 그는 정말 당황한 기색이었다. 이렇게 우스운 이야기에 웃지 않다니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당신의 앙드레에게 그런 이야기는 해서는 안 되지.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안 그래?’
-------별로 재미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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